어제 사건반장 보는데 어떤 여자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웬 모르는 남자한테 발차기로 맞고 쓰러져서 영구적인 장애를 입은 사건이 있었음.
내가 설명해줄 수 있는 부분은 이 부분임. 주먹... 즉, 상단 공격은 빠른 대신 피해는 적음. 얼굴을 맞았대도 주먹 한 방에 기절해버리거나 하진 않거든? 눈이나 관자놀이를 맞은 게 아니라면... 발차기 같은 하단 공격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큰 공격은 사전동작이 길어... 다리가 속력을 얻기 전에 막으면 손으로도 막는 게 발차기임. 아마 그 남자는 발차기를 준비하려고 그 여자 뒤로 갔을 거임. 절대 뒤를 허용하면 안됨... 생존하고 싶다면 말이야... 아마 흘끗 돌아보기만 했더라도 못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사실 그 남자, 운동 경력이 꽤 되더라고. 피해자가 성인 남성이었어도 막을 수는 없었을 거라고 보는 게 맞긴 함.
그러니 제발 밤길이, 세상이 안전해야 한다는 말은 집어치워. 그랬던 적 없어. 앞으로도 마찬가지야. 사람이 사람을 해치면 안 된다? 지켜진 적 없는 약속이라는 것 알잖아. 외면하고 살면 마음은 어떻게, 좀 편하냐? 세상에 이빨을, 발톱을 가지고 있는 괴물들은 언제나 있었어.
나쁜 재능 그냥 나열만 하면 도둑도 종류가 많아서 자물쇠 기가 막히게 잘 따는 놈이 있고(나쁜 짓 할 때만 잘 따서 쓸데없음), 손이 진짜 빠른 애가 있고(미술시간엔 똥손임), 머리까지 좋아서 훔쳐놓고 알리바이 만들어서 남한테 뒤집어씌우기를 잘 하는 애가 있고 그래. 때리는 걸로 하면 겨드랑이나 가슴같이 안 보이는 곳만 골라서 때리는 이상한 머리가 튼 애들도 있고, 다른 운동신경은 그닥인데 발을 기가 막히게 잘 걸어서 멀쩡한 사람 조지는 애가 있고, 폭력 자체에 감각이 튼 애들이 있음. 두 종류만 조금 읊어도 이 정도네. 쉽게 남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모든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 편할듯.
어떤 여자애가 애인한테 맞았는데, 그 애인이 미안하다고 싹싹 빌면서 한다는 소리가 '너무 미안해. 진짜 사랑해서, 질투해서 내가 미쳤나봐' 이거래. 그래서 용서해줘야될 것 같다고 그런 적이 있었지. 듣는 내내 너무 답답하더라고. 이렇게나 폭력을 모르다니. 이렇게나 나를 몰라주다니. 심지어는 폭력을 경험했고 애인의 폭력성 때문에 고민이라면서 무서웠다고 실컷 말해놓고! 도대체가!
말하다보니까 그런 생각도 듦. 맞춤법처럼 그냥 틀리는 사람은 틀리는 그런 감각인 것 같기도... 아니면 운동신경처럼 남한테 줄 수 없는 건가? 저 사람 눈빛이 어떻게 이상하면 아예 상종도 말고 튀어야되고, 약간 눈이 우왕좌왕 하는 것 같으면 눈치 보다가 얼굴에 주먹 콱 박고 튀면 되고... 공식처럼 되는게 아니라서 뭔가 설명하기 어렵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