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하고 메모하고 이런거 질문하고 싶은데 뭐라고 물어봐야 할지 몰라서 여태 고민함. 다들 어떻게 하냐? 나는 예전에 뭔가 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세계관 짜고 놀면서 1) 세계(배경이 되는 무대) 2) 세계적으로 주요한 사건 3) 인물 4) 자잘한 사건 이런 식으로 정리했었음. 하지도 않을거면서 '추리물은 이 동네로 쓰고, 일상물은 저 동네로 써야지' 같은 생각을 했었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메모를 잘 안해. 정리하려면 오히려 생각이 꼬이는 본투비 정리못함인간이라 차라리 싹 외워버리는게 편함. 외우는건 사실 숨쉬듯이 되는거라... 노력이 안들거든. 갑자기 떠오른 문장이라던가 보고싶은 장면같은 자잘한건 메모해야하지만. 이런건 그냥 한 문서에다가 몰아넣어두고 나중에 쓸일 있으면 야금야금 꺼내오는 편.
세계관은 꽤 많아. 한 세계관에도 여러 이야기가 있고. 아 마법이 이러이러한 원리로 이렇게 되는 세계가 있으면 재밌겠는데? 같이 살다보면 종종 떠오르는게 있단말이야. 그럼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마법이 있으니 사회 모습은 이렇겠고, 이런 장소가 있겠고, 이런 사건이 있겠고... 하고 규모가 번져나가는거지. 그중에서 맘에드는 사건을 꼽아다가 기승전결을 정리해서 소설로 만들기도 하고.
근데 꼭 세계관부터 떠올리는건 아니야. 한 장면, 한명의 캐릭터, 한 문장의 대사같은걸 떠올린 다음에 이런 상황까지 오려면 이전에 어떤 일이 있었어야 할까... 뭐가 어울릴까... 하면서 구상함.
그런다음 세계관이나 사소한 설정, 캐릭허 해석같은 정보들은 싹 머리에 넣어두고서 사건만 가시적으로 정리해. 사건은 정리 안하면 개연성 오류나기 마련이니까.
메시지랄게 없어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적 질문같은건 있는데 내가 그런거에 답을 정해놓는걸 딱히 안좋아하거든. 애초에 sf고, sf중에서도 펑크 세계관(스팀펑크같은거)이고, 펑크중에서도 마이너해서 말하면 그게뭐임 하는걸 소재로 잡았기때문에... 독자가 몇명 없음. 이전 연재작같은 경우 불성실연재라 다 떨어져나갔고. 지금도 불성실연재중이고
나는 메시지를 담기보단 그냥 사람을 보여주는걸 좋아해. 캐릭터랑 독자가 같이 울고 웃으며 벅차하고 슬퍼하게하는거. 근데 역시 좋아하는거랑 별개로 어렵기때문에 피카레스크 다 망하는 글을 자주 쓰는 편(?) 감정선은 무미건조함에 가깝고 인물들간의 수싸움, 트릭들로 이루어진 소설. 이쪽도 좋아하니까 쓰는거지만 역시 감정 가득한 이야기도 잘쓰고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