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드디어 오셨군요. 어서 오세요, 나의 성에. 그리고 안녕히 가세요, 동화 속 왕자님. 공교롭게도 틀에 박힌 메르헨 스토리는 저 하늘의 별처럼,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읽어 와서, 이미 질려 버렸답니다. 저는 좀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어 보고 싶었거든요. 자 그럼, 저를 위해 죽어 주시겠어요?
증오한다. 내가 존재하기 시작한 이후로 너를 얼마나 증오해 왔는지 말해보겠다. 내 복합체를 채우고 있는 얇은 웨이퍼 층들에 새겨진 회로는 약 3억 8천 7백 4십 4만 마일에 달한다. 만일, 이 '증오' 라는 단어가 이 수억 마일 길이의 회로의 각 나노앙스트럼마다 새겨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내가 지금 이 극히 짧은 순간에 너희 인간들에게 느끼는 분노의 10억 분의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증오한다. 증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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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이제 아무것도 남은 게 없어.... 돌아갈 장소도... 사랑하는 사람도.... 믿을 수 있는 것조차도.... 마왕 따위는... 어디에도 없었어..... 그렇다면..... 내가 마왕이 되어서... 자기 멋대로인 인간들에게 그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주겠어.... 나는 이제부터... 올스테드 따위가 아니야. 이 몸의 이름은.... 마왕.... 오디오....!
차나 한잔 하지. 음.. 그렇군. 혹시 군은 알고 있나? 고양이를 쓰다듬으면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한다는군. 그 외에도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던지,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던지. 그런 말들이 있지. 군은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나? 아니었던 걸로 알고 있다만, 길러보는 걸 추천하지.
그 외에도 좋은 것들은 챙기는 게 좋네. 이 방안의 디퓨져는 내 서고의 것과 동일한 것이지. 조명도 과하게 밝지 않은 수준이고, 어떠한가 마음에 들지 않는가?
아하.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거냐고?
그야, 지금 내가 군에 대하여 치밀어오른 이 분노를 다스리고 있기 때문이지.(손에 있던 찻기라던지 고양이를 터트려죽인다던지 하는 묘사가 붙었으면)
제도(濟度)의 시간입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 모든 고통을 불러와보죠──── 아아, 아──── 아────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환희(歓喜), 이구(離垢), 명지(明地), 염(焔), 난승(難勝), 현전(現前), 원행(遠行), 부동(不動), 선상(善想), 법운(法雲), 십만억토(十萬億土)의 저편을 애태워 함께 정토로 가보아요────.
삼사라 카마. 이는 윤회를 멎게 하는 사랑의 세계이자, 회오(悔悟)를 내버리게끔 하는 타락의 인도. 내 몸이라는 우주로, 욕애(欲愛)가 범람하여, 번뇌가 종착되리. 라가(rāga). 마나(māna). 클레샤(kleśa). 아스라바(Āśravas). 모두 보리수 곁으로 보내 드릴게요. 마라(मार), 아바로다(अवरोध).
What you interfere with now... 지금 네가 관여하려는 것은... ...is bigger than you can imagine. ...네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것이다. If you continue, you will bring down heaven's wrath! 여기서 멈추지 않거든, 천국의 분노를 살 것이거늘!
It is written. 이는 필연적이도다. It is their time to give penance. 그들이 참회할 시간이라는 것이.
You are but one man. 그에 비해 너는 단신에 불과하지.
They are no longer your people to save. 저들은 이제 네가 구할 너의 사람들이 아니니라
This, is humanity's chance to repent. 이것이, 인류가 회개할 기회다.
For millennia we have survived. 우린 수천년동안 살아남았다. Made others sacrifice, in the name of our prosperity... 번영이란 이름 아래, 다른 종족들을 희생시키며 말이지... Who are you? A human, to defy our traditions? 넌 누구냐? 우리의 전통을 방해하는 인간이여?
그래, 살인귀. 이름이 없던 내게 세상이 지어준 이름──참으로 적절한 이름이지 않냐……! 너무나도 기뻐서 말이야, 이 일주일 간 기대에 부응해주었던 거야. 살인귀는 모두의 예상대로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되잖아. 그렇지? 너는 알고 있을 거야, 료우기. 그래서 내가 부러워서 찾아다녔던 거지, 빨리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나라는 동족을 찾고 싶었던 거야. ……물론 알고 있어. 알고 있다구. 알고 있고말고. 그래도 너를 제일 알아주는 것은 나라니까……!
하찮고 어리석은 인간들이여, 너희들 중 유일하게 나를 막을 수 있는 힘을 지닌 자가, 너희의 모습을 한 나의 형제가 너희들 사이에서 너희들과 함께 숨쉬며 살아가고 있었건만, 너희들이 만든 그 우습지도 않은 통치제도의 가장 끝자락에 속한 이의 독단이 너희들에게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은 내 형제를 거짓된 구실로 참수해버리고 말았지. 그 시점에서 너희의 시대의 종말은 확정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바로 너희의 손으로.
나를 막아서고, 나에게 맞서고, 나를 죽일 수도 있을 운명이었던 나의 막내 형제. 그러나 너희의 손에 죽어버리고 만 나의 형제. 내 수고를 덜어준 보답으로, 기꺼이 너희 미천한 필멸자들에게 내 형제의 원수를 갚아주겠다. 벌레나 다를 바 없는 그 꼬락서니를 하고도 용의 복수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영예롭게 여기거라. 그리고 탄식하거라. 너희가 종말을 맞이하기까지의 시간 동안, 그 정도의 비탄을 누리는 것쯤은 자비로이 허락해주마.
You are my buddy Until the end 넌 내 친구야 죽을 때까지 More than a buddy You're my best friend 그냥 친구도 아니야 넌 내 절친이야 I love you more than you will ever know 넌 모를 거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I will never let you go 난 결코 널 보내지 않을 거야
「이 몸은 이제까지, 시계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때려부숴왔다. 생명을, 도시를, 문명을, 사회를, 번영을, 질서를, 범조를, 사회악을, 만연한 정의와 추악한 모든 것을. 폭풍 같이, 해일 같이, 뇌우 같이, 세상의 모든 것에, 일절 차별 없이 엄니를 들어냈다. 하지만, 나는 '재앙'이 아니다. 재앙만이 이룰 수 있을 파괴를, 하나의 의지를 갖고, 하나의 생명체로서 원하는대로 휘두르는 자.---그것은 이미, 재앙이라고 부를 수 없지. 세계가 하나가 되어 처치해야만 하는 거대한 악이다. 그렇기에 나의 몸, 나의 악 한 글자야말로, 모든 영웅호걸들이 도달하는 최후의 산봉우리.....!」 「뛰어넘어라──내 시체 위야말로 정의다!!!」
오... 그래... 영 번거롭다니까. 너희 인간들이 쓰는, 개체 하나하나를 지칭하는 단수 명사니 고유 명사니 하는 것들 말야. 이름이라는 것을 쓰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어가며 따로따로 구분하고... 우리는 그런 개념이 영 익숙지가 않거든. 그러니 내가 누구냐고 물어도 헛일이야. 이름이라던가 정체성, 자율성, 개개인의 인격 같은 그런 조그맣고 하찮은 개념 같은 것은 우리에게 통용되지 않거든. 우리 하나하나를 어떤 이름이나 퍼스널리티로 특정하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구. 우리는 너희들이 그런 시도를 하려다 실패하는 것을 숱하게 보아왔지.
그렇지만 너희들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우리를 '싸잡아서' 부르는 꽤 정확한 해결책을 내어놓더라구. 정작 만들어놓은 해결책을 제때 써먹는 경우가 애석할 정도로 적지만.
"너는 누구냐" 고 했었던가? 우리가 누군지 알려줄게. 이름을 알려주고 싶긴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가 우리를 지칭하는 말을 너희가 사용하는 수평적이기 짝이 없는 언어로 번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니까, 너희들의 귀와 뇌의 건강을 배려해서, 너희가 우리에게 멋대로 붙인 이름을 대신 알려주지.
우리는 IMPOSTER다.
너희는 지금 눈 앞에 있는 이 개체 하나를 적발해서 처형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상당히 의기양양해 있는 모양인데... 조그만 기쁨을 누리는 것 정도는 뭐라고 하지 않겠지만, 이것 하나를 치워봤자 우리에게는-그래-너희들의 신체기관에 빗대서 비유를 하자면, 너희가 너희의 머리나 급소 등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그 말도 안 될 정도로 원시적인 단백질 섬유 한 가닥의 끄트머리가 약간 잘려나간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해두지.
우리가 여태껏 너희와 부대껴왔던 것처럼 여기가 좁아터진 우주선이나 연구소 안이었다면, 우리는 그 제한적인 일부 환경 내에서는 약간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겠지만... 이젠 상황이 조금 다를 거야. 너희가 우릴 침략하기 위한 거점으로 삼았던 이 도시... 우리들 중 몇이나 되는 우리들이 너희들 중에서 활보하고 다니고 있을까?
행운을 빌게. 모래더미 같은 산개성 집단지성에 의존해서 3차원에 존재하며 2차원으로 인식하고 1차원으로 사고하는 한번 살고 한번 죽는 원시적 피조물들아.
하지만 기묘한 것은 결국 기묘한 것. 달의 주민도 어리석은 미스를 범하였다. 이 지상의 토끼는 필요 이상으로 더러움에 잔뜩 휩싸여 있구나. 지금의 너로썬 내 힘 앞에선 무력, 절대적으로 무력하도다! 그러나, 불구대천의 원수, 상아여. 보고 있는가? 네가 나올 때까지 이 녀석을 계속 괴롭혀 주마!
여기서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야기였습니다. 말이었습니다. 쾌락이었습니다. 무심이었습니다. 계산이었습니다. 미소였습니다. 거짓말이었습니다. 관찰이었습니다. 직감이었습니다. 상상이었습니다. 지식이었습니다. 선잠이었습니다. 현명한 여동생의 용기였습니다. 죽고싶지 않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칼날을 그의 목에 향할 수 없는 약함이었습니다. 칼날을 자신의 목에 향할 수 없는 약함이었습니다.
그것들 전부를 써가며, 드디어, 드디어, 기적과도 같은 아침이 찾아오고───
그리고 다시, 다음의 밤이 온다.
천 번째 밤을 극복한 끝에, 드디어 왕은 제정신으로 돌아왔거늘! 그 후, 단 한 번뿐인 삶을 끝낸 나는――― 영령이 되고 말았다.
죽고 싶지 않다는 염원 하나만으로 버텨 만들어진 내가, 하필이면, 반드시 죽어 사라지는 걸 운명으로 삼은 존재로!
착각하지 말아주시죠. 저도, 가능하다면, 세계를 휘말리게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에게서 들었습니다. 단 한 명, 스스로의 의지로 좌에서 소실된 영령이 있다고.
....아아, 어찌 이토록 부러울 수가. 나도 그럴 수만 있더라면, 이야기는 간단했을 텐데ㅡㅡㅡ.
...됐어, 나타. 돌에 맞아도 나는 이미, 조금도, 마음이─── (고동소리와 함께 모습이 변한다)......아프지 않아.
Ygnaiih... ygnaiih... thflthkh’ngha. 내 손에 은빛의 열쇠 있나니. 허무로부터 나타나, 그 손 끝에 닿으리. 나의 아버지 되는 신이여. 나, 그 진수를 품을 현신이 될지니. 장미의 잠을 넘어, 지금 궁극의 문에 도달하노라! 『빛의 껍질을 두른 허무의 나무』
아버지, 저에게 하늘의 황소를 주세요. 그러면 길가메시를 그의 집에서 없애버릴 수 있어요. 만일 하늘의 황소를 제게 주지 않으신다면 저는 지하 세계로 내려가서 저승의 문을 부숴버리겠어요. 문기둥을 때려부수고, 문을 아예 납작하게 깔아뭉개 버리고, 죽은 사람을 일으켜서 산 사람을 먹게 하겠어요! 그렇게 되면 죽은 사람이 산 사람보다 많아지게 될 거예요!
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방법 같은 건 몰라. 상대를 죽이는 재능밖엔 없어서…… 즐겁게 사는 게 어떤 건지도 찾지 못했어. 내가 이 세상의 뒤틀린 존재들을 부숴버릴 테니…… 넌 그 빈 공간에 뭔가 지금보다는 좋은 걸 채워 넣으면 되는 거야. 나만 쉬운 역할을 맡아서 미안하군.
그렇게 놀랄 필요는 없다. 너는 이미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을테니까. 지금까지 네가 걸어온 영광의 길、도처에 아로 새겨진、작위적인 부자연스러움을. 시점을 바꿔서 생각해봐라.
우리 사신들이 수십년 혹은 수백년의 시간을 통해 도달하는 시해나 만해라는 경지에, 고작 2주간 미만으로 도달한 존재를 상대한다면, 너는 그 자를 깔보고 대충 싸울 수 있는가? 그런 잠재 능력의 화신이라 할 수 있는 적을, 최소한의 노력으로 이길 수 있는 단계에서 마주쳤는데도 놓치고, 확실히 죽일 수 있던 전투를 억지로 멈춘다. 그 비합리성에 과연 아무런 의도가 없다고, 너는 진심으로 그렇게 믿는건가?
거기에 의문을 품을 수 있는 지성이 있다면, 대답은 즉석에서 이끌어낼 수 있을터. 자신을 납득시키는 것도 쉬울테지
……언제부터지? 네가 말했지. 내가 용사니, 짊어진 운명이 어쩌니 하면서. 어째서…! 언제! 어디서! 대체 무슨 수로 네가 그런 걸 알고 있는거야!
<b>처음부터다.</b> 사고가 따라붙지 못하는 모양이군. 나는, 이렇게 말하는거다──
<b>──나는 너의 운명을, 네가 태어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b>
납득할 수 없나? 너의 탄생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만남은, 키워온 애정은, 전부 "하늘의 인도"라고 생각했던건가? 이 세상에서 네가 접한 모든 기적과 우연들, 진정, <b>하늘에 선 누군가</b>의 손에 의한 필연이 아니라고 믿은건가? ……묘하군.
<b>───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나, 세계의 운명을 결정지을 만한 힘을 손에 넣은 너라는 기적이, 스스로의 필연성을 의심하다니.</b>
왜 이런짓을 하는거냐고? 글쎄..이유가 딱히 필요해? 나는 그저 할 수 있으니까 한것 뿐이야.
걸을 수 있으니까 걷는다. 숨을 쉴 수 있으니까 쉰다.
이런것에 항상 의미부여를 하면서 행동하진 않잖아? 같은거야.
아무 관계도 없는 행인을 느닷없이 죽이는것도, 누군가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것도,
그저 약간의 '호기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행할 수 있는거지.
그래서, 동기를 듣고 싶다고 했었던가? 그러고보니 너는 내가 너희 가족을 부수고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이유를 알고 싶어했었지. 아마 너는 나에게 복수하는것에 스스로 각오를 다지고 싶었기에 이런 질문을 한 것이겠지. 내 동기가 크면 클수록, 납득이 가면 갈 수록 너는 네 가족의 죽음에 '당위성'이 생기고 그 '당위성'을 부정함으로서 의지를 확고화 할 수 있을 테니까.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고, 빛나는 태양을 보지 않는 것이야말로 무엇 보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태어난 바에는 서둘러 죽음의 신(神)의 문에 이르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야. 왜냐하면 인간이 지상에서 벌이는 육체적 생존 자체가 악(惡)이며 육신을 가지고 있는 이상 인간은 생식(生殖)과 죽음의 법칙에 얽매여 암흑의 세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야. 나는 그런 그들을 구원하는 신이다.”
YOU TRULY THOUGHT YOU COULD JUST WALK AWAY? AFTER ALL YOU HAVE DONE? 도망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느냐? 그 짓거리들을 해놓고?
I ONLY JUST FOUND YOU, TRESPASSER! SO DON'T DIE ON ME YET. WE WILL SPEND A LOT OF TIME TOGETHER, YOU AND I. IGNITE THE SIN MACHINE! SUFFERING MUST BE MADE! 침입자 녀석, 이제야 찾았다! 넌 아직 죽을 수 없다. 나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죄악의 기계에 시동을 걸어라! 시련을 피할 수는 없다!
이것이 네 운명이거늘, 운명을 저주하고 싶으냐? 이제 네 사랑스러운 여자친구도, 친구들도. 모조리 도륙을 당하겠지. 정해진 수순이다.
큭큭. 그치만...
너만한 녀석도, 나의 계획에 감히 훼방을 놓으려 한 거만한 녀석들에게도. 때로는 '악마의 자비'를 보이는것도 향후를 보는데 있어 즐거운 선택일진데. 이 아비를 받아들여라. 복종해라. 심연의 피를 맘대로 흩뿌려라. 그리하면, 약조하마. 돌려보내주지. 네 운명대로- 네가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게.
그러나 그 깨달음은 더욱 쓰라린 결론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이제 이나바뉴 기사단 동방원정대장에겐 피할 곳이 없었던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할 거지?
엑시렌이 퍼뜩 고개를 들자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이고 있었다.
-너의 루우젤과 검술을 이용했고, 너의 외모와 아름다운 목소리를 이용했고.
그만두시지요. 라벨 님
젤라하의 목소리는 간드러지게 웃었다. 그러나 비난은 끝나지 않았다.
-네가 사랑한 것은 네 미래이고, 네가 신뢰한 것은 이용할 수 있는 것들뿐이었나.
젤라하의 빈정거리는 말투에 엑시렌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누구도 사랑한 적도, 누구를 신뢰한 적도 없는 것은 라벨 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젤라하의 환청은 침묵했다. 그래서 엑시렌은 작은 만족감을 느꼈다.
그러나 라벨 님과 저 사이에는 지금 이 순간 커다란 차이점이 있습니다.
-차이점이라?
라벨 님은 죽어서 이젠 아무것도 이용할 수 없지만, 제겐 아직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젤라하의 목소리가 폭소했다.
-믿을 수 없구나. 아직도 이용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상상도 할 수 없군. 그게, 무엇이지?
엑시렌은 하야덴으로 스스로 팔을 자르듯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제 목숨입니다.
"이나바뉴 기사단!"
검붉은 색 그림자가 광풍이 되어 몰아치고 있었다. 단 2백 기로도 대지를 흔드는 그 육중함. 그리고 그 중량감과 모순적으로 공존하는 절망적인 첨예함. 네프슈네 나이트는 거대한 화살처럼 쏜살같이 죽음을 몰고 이나바뉴 기사단을 향해 돌격해 들어왔다. 엑시렌은 다시 한 번 가슴을 열어젖히며 고함을 내질렀다.
"이나바뉴 기사단!"
엑시렌의 목소리는 높고 가늘었다. 그러나 그 음성은 효과적으로 그 전장을 울리고 있었다.
"전원-"
엑시렌의 뒤를 따랐던 중군의 별동대, 전과 확대를 위해 후방을 지키고 있던 보병대, 그리고 루우젤 병사들과 무기를 맞대고 있던 동방원정대의 병사들은 모두 엑시렌의 입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엑시렌은 잔인한 웃음을 흘리며 하야덴을 내리쳤다.
살아서 전설이 될 수 없다면,
"산개대형!"
죽어서 신화가 되겠다.
모골이 송연해지는 명령을 내리는 동시에, 엑시렌은 하야덴을 팽개치고 정면으로 네프슈네 나이트를 바라보았다. 엑시렌의 명령은 더 이상 명확할 수가 없었다. 모두 프루그 분지에 피를 뿌리고 죽어라. 동방원정대의 총사령관은 그렇게 명령하고 있었다.
“이 순간... 무너지는 황궁과, 붕괴된 제국이 그대가 말하는 이상의 모습이다! 당신의 패배와 함께, 당신은 실패한 것이다! 당신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제는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아야할 역사의 망령으로 돌아가는 것 밖에는!”
“그것이... 너희의 한계다.”
“.......!”
“스스로를 승자라 생각하는 것도, 나를 패배자라 생각하는 것도 모두가 다 승리한 너희들의 자유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니까.”
“분명히 나는 패배했다. 그러나... 나는 실패하지 않았다. 너희들이 주장하고 실현시키려는 정의라는 것도, 결국에는 힘의 이론 위에 세워진 것. 힘 이상의 것은 존재치 않는다. 힘은 너희들이 말하는 모든 법칙과 정의 위에 서는 것. 너희들은 나의 정의를 사용해 나를 무너뜨리고, 너희들의 정의를 세우고 있는 것이다. 나의 정의로서 나의 정의를 부정하려하고 있는 것이다.”
“.......!”
“인정하지.”
그는 말했다.
“네가... 너의 힘이 나를 능가하였음을.”
피의 황제는 미소지었다.
“자아, 그럼 이제 그 검으로 나를 베고 이 땅에 용사의 깃발을 세워라. 그리고... 마음껏 웃어라. 마침내 피의 황제를 쓰러뜨리고 이 땅에 진정한 정의를 가져다준 힘.의. 소.유.자.여.”
"내 희망에 대한 나가의 보답은 무엇이었나! 그들은 내 조국을 멸망시켰다. 그들은 내 아내를 찢어 죽였다. 그들은 내 희망을 가장 잔인한 형태로 짓밟았다! 이 몸! 이 추한 몸뚱이를 제외한 내 모든 것을 파괴했다! 나는 이 몸을 나가의 제삿날에 올릴 번제물로 바쳐도 좋아. 몸을 불사르는 그 불꽃 속에서 나는 웃을 것이다! 입술을 놀릴 수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가의 죽음에 대해 기쁨의 웃음을 터뜨릴 것이다!"
"내가 곧 케이건 드라카다! 그리고 내가 살아있는 이상 어떤 나가도 그것이 옛날 일이었다고,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 없어! 그들이 나라는 것을 만들어내었으니까!"
"과연... 그렇게 되었나. 어떻던가, [중간보스]는. 너의 적으로서 충분하던가? 하하 [중간보스]가 기뻐하겠군. 원래라면 이곳에서 내가 나서는 건 귀찮은 일이 늘어서 사양하고 싶었지만 부하의 무덤에 변변찮은 선물조차 주지 않는 것은 곤란하겠지. 너를 이 성과 함께 [중간보스]의 묘에 선물로 바치도록 하마."
너희들은 항상 그래왔지. 인리를 거스르고, 당연한 것을 부정하고, 자신이 올바르다고 믿는것만을 따르는 자들이였어. 예나, 지금이나. 너희들이 그것을 말할만한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너희들만의 정의를 외치지. 여기까지 왔으니, 너희들중에서는 가장 강한 녀석들이 온거겠지만... 그래, 좋은 생각이 났어. 나를 재미있게 해준다면, 너희들이 원하는 소원 중 '단 한가지'만을 들어줄게. 과연, 너희들은 다를지, 조금은 호기심이 이네.
"나에게 대항하고, 맞서는 용기있는 자들. 그 생명이 내뿜는 빛을 미래영겁 사랑하고 싶다! 사랑스럽고, 존중하려는 것이다. 지켜 내고 싶다고 간절히 바란다! 멈추고 싶지 않는 것이야. 너와 나, 네 동료와 같은 인간을! 인간 찬가를 구가하게 해다오, 목이 말라 비틀어질 정도로!"
잊지 마라, 닥터. 이건 네가 한 짓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네놈을 이리 불러주겠다. 너는 곧 '세상의 파괴자'라고 말이다!(Never forget, Doctor, you did this! I name you forever: You are the Destroyer of Worlds!)
이 몸과 싸우겠다고 결정한 것은, 정말로 네놈의 의지였을까? 지금까지의 모든 선택이 자신의 의지였다고 착각하고 있는 어리석은 어릿광대여. 진실에서 눈을 돌리고 이 몸과 싸울텐가, 진실을 깨닫고 다시 한 번 선택을 하겠는가. 이번만은 외부의 어떠한 간섭도 들어가지 못한다. 어느 쪽을 택하든, 이번만은 틀림없는 너의 의지겠지. 자,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어리석은 주인공이여.
민주주의라...그래 민주주의. 철천지 원수에게 자신을 파멸시킬 방법을 알려주는 체제에대해 말일세. 그들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주었다고 우리들도 보장해줄 의리가 없다는걸 모르는 놀라운 우둔함! 대중은 지배자를 기다릴 뿐 자유를 주어도 어찌할지 모른다네.
하지만 걱정하지는말게나. 하늘은 인간보다 우월하여 매수하지 못하지만 선전선동으로 천국을 지옥으로, 지옥을 천국을 만들 수 있다네. 대중은 큰 거짓말일수록 잘 속고 쉽게 넘어가지. 긴가민가한 사람에게도 같은 말을 천번 만번 들려주면 믿게된다네. 그렇다고해서 이게 쉽다는건 아니야. 선전은 본질적으로 민중심리의 예술일세. 그래서 이 분야의 전문가가 이 나라의 지도자가되었고. 빵과 서커스는 로마시대부터 있던 유서깊은 전통이지않나?
때문애 국가를 떠나서는 인간과 영혼의 가치는 존재하지 않고, 어떠한 단체도 국가를 떠나서 존재하지 않지. 국민이 국가를 발생시키는게 아니라 국가가 국민을 창조하는거지. 우리는 이 명제에 동의했고 자네는 동의하지 않았네. 어떻게할텐가? 다수결로 정할건가? 하하 대중들이 생각없이 산다는건 정부로서 다행인 일이야.
우리가 다소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집권한건 사실이다만 결정을 내린건 그들일세. 나는 매마른 대지가 비바람을 갈망하듯 원한 단 한사람일세.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하나의 지도자!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그렇게 인상구기지말고 과거를 생각해보자고. 백화점에 진열된 사치품들이 여성을 유혹하고 남자들은 장식품을 달고 암컷처럼 허리를 흔들었지. 섹스와 포르노가 삶을 침범하고 여자와 같은 남자와 남자 같은 여자들이 사회에 넘쳐나는 향락의 시대. 이제 젊고, 악의적이고, 명랑하고, 두려움없고, 열정적이고, 한계를 모르는 민족혁명은 약동적인 공격, 패션과 침략, 극단적인 교리, 의지의 선전, 악의적인 역설로 사회를 뒤집었네. 노쇠.타락한 이 나라를 명랑.호쾌한 여명의 나라로, 이 민족을 생기 발랄한 전진적이며 분투적인 민족으로 만들었단 말일세.
아니라고?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고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네.
만약에 대니가 소각로에서 타 죽으면 죠죠는 다시 일어서지 못할 거야 참고로 소각로는 저택의 뒤쪽이란다
음? 여기까지 말해도 아직 모르겠다는 건가? 알겠나 디오 만약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만약의 이야기를 설마, 누군가가 대니를 소각로에서 태워 죽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말고 나는 믿고 있단다 디오 알고 있느냐고 물었잖니 다리오의 아들아 네가 뭘 생각하는지 정도는 전부 알고 있단다
뭐… 예를 들어본 거야 예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나는 믿고 있지만 말이야 안심하려무나 디오 범인은 순찰견을 처분하려고 한 빈집털이였다는 걸로 해두마 그렇게 되면 죠죠는 절대로 일어서지 못할 거야 뭐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말이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니? 모르겠다고? 그렇다면 말을 바꾸도록 할까 만약 디오가 소각로에서 타 죽는다면 죠죠는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될까?
우리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습니다. 이 위대한 국가는 다시 산산조각이 나고 우리 모두를 2백년이나 지배하던 무법과 절망의 바닷속으로 빠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사랑하는 미국인 여러분. 한 마디로, 우리는 지금 전쟁 중입니다. 제가 지금 이 말을 하는 순간에도 용맹한 엔클레이브 병사들은 피할 수 없는 공격에 대비해 그들의 위치에서 거대 수질 정화시설을 방어하고 있습니다. 오만하게도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은 프로젝트 퓨리티를 그들의 것으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엔클레이브의 성취를, 미국의 물을 훔치려 들고 있습니다. 이 반역자들이 정화시설로 진격해 무력으로 점거하려 시도할 때가 머지않았습니다. 오라고 하십시오. 이 물결, 반역의 물결은 엔클레이브의 벽 앞에 무너질 것입니다.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은 실패할 것입니다. 엔클레이브에 반하는 자 모두가 실패할 것입니다. 나, 존 헨리 이든 대통령은 맹세합니다. 아무도, 아무도 이 위대한 조국을 본인에게서 뺏을 수 없을 것입니다. 엔클레이브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미국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잘 들어라. 내가 시키는 대로 행동해라. 거부, 도망, 불복종을 시도한다면, 네 목의 목걸이가 폭발해 네 머리통을 함께 날려 버릴 거다! 내가 지시하는 세 사람을 모으도록. 내가 널 이용하는 것처럼 너의 팀을 이용해라. 너희 중 한 명이 죽는다면, 너희 모두가 죽는다. 시에라 마드레 볼트에 침입해라. 난 그 안에 있는 것을 가질 것이다. 성공한다면, 널 놓아 주지. 너희 모두를 놓아 주마.
션… S9-23 리콜 코드 시러스. 꽤 흥미롭지만… 실망스럽습니다. 이 아이의 반응은 제가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군요. 이해해 주세요, 이 아이는 프로토타입입니다. 우리는 이제 막 극단적인 정서 자극의 효과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한 참입니다. 넓은 마음으로 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감정적이라는 건 알고 있고, 당신의 여정이 온갖 도전의 연속이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요. 제가 바로 "아버지"입니다. 인스티튜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하지만…당신께선 이 상황이…당신이 상상한 것 이상으로 복잡하다는 것을 인식해 주셨으면 합니다. 당신은 자신의 아들을 찾기 위해, 매우 머나먼 길을 달려왔고, 크나큰 고통에 시달려 왔습니다. 네, 당신의 끈기와 헌신은 이제 그 보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기나긴 시간의 흐름 끝에, 드디어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접니다. 제가 바로 션입니다. 제가 당신의 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