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해왔습니다. 해외 쪽 괴담사이트의 괴담이나 주술을 직접 번역할 예정입니다. 주술 번역은 재미로 하는 것이니 실제로 시도해보지는 마세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올라올 번역 글들의 출처
- Real Ghost Stories - Your Ghost Stories (실제로 겪은 심령현상 경험담을 올리는 사이트) https://www.yourghoststories.com/real-ghost-stories.php - Scary/horror/ghost stories (레딧 - 공포이야기 카테고리) https://www.reddit.com/r/Horror_stories/ - SAYA IN UNDERWORLD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일본 괴담들을 영어로 번역해 올린 블로그) http://sayainunderworld.blogspot.com/ - Scary Website | Scary For Kids (괴담, 귀신 이미지, 무서운 영상, 공포 영화 등이 올라오는 사이트) https://www.scaryforkids.com/ - Spells - Real Magic Spells (마법 주술이 올라온 사이트) https://www.spellsofmagic.com/spells.html
나는 매일 잠에 들 때마다 몸을 자주 뒤척이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이건 모두 내 남편이 해외로 출장을 갔기 때문이다. 늘 내 옆에 함께 잠들던 사람의 온기가 너무 그리워서 쉬이 잠들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잠기운과 사투하기를 몇 분, 결국 나는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얕은 수면에 빠져들게 되었다. 오늘 밤은 너무 추워서 마치 따뜻한 이불이라는 전리품을 두고 추위와 전쟁을 열렬히 벌이는 것만 같다.
그렇게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른 뒤, 나는 잠결에 몸을 반대편으로 돌리고 내 남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며 팔을 그의 허리에 두르다가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머리가 맑아지는 걸 느끼며 눈을 크게 떴다.
'나는 방금 남편이 아닌 누군가를 끌어안았다.'
순간 잠기운이 완전히 달아나고, 머리가 차갑게 식기 시작했다. 이다음 행동으로는 어떤 걸 취해야 할까. 가만히 숨죽인 채 분위기만 살피던 나는, 불현듯 어떠한 것을 깨닫고는 참을 수 없는, 거대한 두려움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도 그럴게, 내가 머리를 기대고 있던 가슴의 주인에게서는 미세한 심장 박동의 소리조차 들려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내 숨소리 외에는 상대방의 것이 들리지 않기도 했다. 어두운 밤이라 주변이 상당히 고요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상대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이 상황을 어찌 타파해야 할까 고민했지만, 역시 제일 나은 선택은 잠에 취한 척 다시 몸을 반대편으로 돌려 저것을 힘껏 무시하는 것인 듯했다. 그래서 몸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전혀 그럴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는 새에 이형의 팔이 내가 다시 옆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등을 잡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 낯선 상황에 놓였다는 두려움과 긴장감 탓인지, 내 호흡은 점점 불안정해져 갔다.
결국 이도 저도 못하게 된 나는 계획을 수정해보기로 했다. 자신의 방 침대 속에서 갑자기 일면식도 없는 낯선 남자를 발견한 여자의 평범한 반응을 취하기로 한 것이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나는 바로 내 옆에 누워있던 이형의 존재를 향해 있는 힘껏 비명을 질러댔다. 그리고 그 낯선 것이 날 공격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고 정면을 향해 팔을 마구 휘둘러대며 어떻게든 자기방어를 하려 애썼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상했다. 앞에 뭐가 있을지도 몰라 긴장한 채로 눈을 살며시 떠보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그 어떤 것도 내 옆이나 방의 어느 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데도 아직도 가시지 않은 공포감으로 인해 달달 떨리는 몸을 부여잡으며 아무것도 없는 침대나 방 안을 계속 둘러보았다.
'꿈이었나? 그저 내가 악몽을 꾼 것뿐이었던 걸까?'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침대에 누운 나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으려 했으나, 아까의 그것이 새카맣게 물든 눈으로 천장에 붙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나를 보며 실실 웃더니 나를 향해 제 몸을 던졌고, 나는 그것에 경악하여 비명을 지르다가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한참 나중에야 눈을 뜨자 보인 건 창문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화사한 햇빛이었다. 어젯밤 일어났던 것들은 모두 꿈이었던 것이다. 그래, 그저 질 나쁜 악몽이었을 뿐이다.
어제는 번역을 하던 중 컴 화면에 괴담 사이트 틀어놨던 걸 엄마에게 걸려서 못 들어왔어.... 미안 부모님은 독실한 기독교도셔서 자녀가 이런 걸 보는 건 싫어하시거든 이 어장을 연재하는 것도 들켰다면 평생 참치어장 출입을 금지 당했을 거야 대신 오늘 저녁에는 들어올게 그때 보자
어느 한 연인이 있었다. 그들은 재밌을 것 같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폐가에 가기로 마음을 먹고 그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그곳에 도착한 그들은 어떠한 이유로 서로 다투게 되었고, 결국 여자친구에게 화가 단단히 난 남자는 애인을 그곳에 버려둔 채 차를 몰고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분이 흐르고 나서야, 흥분을 가라앉힌 남자는 자신이 했던 일을 돌아보았다.
'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어두운 밤중에 여자친구를 홀로 폐가에 두고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과거의 자신을 자책하며 후회하던 그는 늦게라도 애인을 데리고 가기 위해 다시 핸들을 꺾어 폐가 쪽으로 되돌아갔다. 다행스럽게도, 여자친구는 아직 그곳에 있었다. 연인은 서로 미안하다며 화해를 한 후 이제 이 소름 끼치는 곳을 벗어나기 위해 함께 차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던 길, 그들은 자신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어떤 소년을 발견했다. 하지만 보통 누군가를 향해 인사를 할 때 바깥쪽으로 손바닥을 보이게 하는 것과 달리 소년은 손등을 바깥쪽으로 해서 손을 흔드는, 기괴한 인사를 하고 있었다.
여자친구는 늦은 밤에 도로에서 서성이는 소년이 안쓰러웠는지 남자에게 물었다.
"이 늦은 밤에 혼자서... 불쌍해라. 우리, 저 아이를 집까지 태워줘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남자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안 돼. 만일 누군가가 보통 사람들이 하는 양과 반대되게 행동한다면, 그 사람은 다른 세계의 존재일 수도 있다는 말도 모르는 거야?" "와, 정말? 자기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 거야?"
어느 날 오후, 하교를 하던 한 소년은 어떤 나이 든 여자와 맞닥뜨리게 되었다. "다리를 원하니? 다리를 원해? 다리를 줄까?" 집에 가고 싶었던 소년은 그 여자를 무시하고 가던 길을 가고 싶었지만, 그 여자는 소년이 어딜 가든 계속 따라오며 질리도록 같은 질문을 던져대길 반복했다. "다리를 원하니? 다리를 원해? 다리를 줄까?" 자신의 길을 막는 상대에게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난 소년은 끝내 정말 짜증 난다는 듯이 외쳤다. "다리 필요 없어요!!"
그 순간, 누군가의 끔찍한 비명이 어두워진 거리를 휩쓸었다. 비명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나간 사람들은 그 끔찍한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거리에는 다리 한쪽이 뜯겨나간 소년이 쓰러져있었기 때문이었다. ----- 다리 상인에게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 만일 당신이 그 괴물에게서 '싫다'고 답한다면, 당신은 윗글에 있는 소년처럼 다리를 잃게 될 것이지만.. 만일 '좋다'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좋든 싫든 강제로 몸에 세 번째 다리를 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당신이 탈출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해결책이 존재한다. "나는 당신의 서비스가 필요없으니.. 대신 (누군가의 이름)에게 가서 물어보는 건 어때요?"라고 상인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인은 당신이 추천했던 그 사람에게로 가서 다리를 얻고 싶으냐는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그때가 오게 된다면 잘 기억하고 있어라. 반드시 당신이 싫어하는 상대의 이름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역에서 기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나는 문득 내 옆에 어떤 여자가 품에 아기를 안은 채로 앉아 있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아이들을 귀여워하긴 했지만, 그 아이는 너무 사랑스러워서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아이를 힐끔힐끔 바라보던 그때, 여자가 그런 나의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내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
"사실 이건 아기가 아니랍니다. 제가 들고 다니는 가방이에요."
그렇게 말한 여자는 아기의 옷을 뒤집더니 배에 있는 지퍼를 보여주었다. 아, 그러고 보니 아이의 눈이 유리 같긴 했었다. 진짜 유리구슬로 된 거라 그렇게 반짝였던 거구나.
"와, 정말 실제 같네요." "저도 알아요. 그래서 만들기가 어렵고 그만큼 시간도 많이 필요로 하죠. 하지만 그게 제게 문제가 되진 않아요. 전 재활용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미소와 함께 답한 여자는 마침 역에 도착한 기차를 타고 가버렸고, 나는 그 모습을 멍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나도 그 여자가 탄 기차를 타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나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그 기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한 젊은 엄마가 새로 낳은 아기를 홀로 키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아기를 두고 장을 보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죽게 되었다. 가볍게 마트에 다녀오는 길이라 신분증도 자신을 특정할 만한 어느 것도 지니고 있지 않았던지라 병원 측에서는 그의 혈육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엄마는 집에 어린아이만을 놔둔 채 홀로 묻히게 되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난 후, 죽은 엄마가 살던 집의 주인이었던 사람은 계속 월세가 밀리고 있다는 점에 이상함을 느끼고 이에 관해 묻기 위해 세를 놓은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세입자를 부르기 위해 현관문을 두드렸지만, 당연하게도 어떠한 대답도 문 너머로 들려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웃에게도 세입자의 행방에 관해 물어봤지만, 그렇게 유용한 정보는 얻을 수 없었다.
'어쩌면 집을 두고 도망갔을지도 모르겠군.'
집주인은 세입자가 일부러 잠적을 탔다고 생각하고 마스터키를 가져와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집 안은 온통 깜깜하기만 했고 창문들도 하나같이 모두 닫혀있었다. 집주인은 어둑어둑한 시야를 개선하기 위해 불을 켜려 했지만 한참 전부터 전기세를 내지 않아 이미 전기가 끊긴 지 오래였다.
그는 어둠에 조금 익숙해진 눈으로 집 안을 둘러보았다. 집 안의 풍경은 마치 아직도 사람이 사는 것처럼 보였다. 가구도 그대로였고, 바닥의 한가운데에는 검은 큐피 인형도 놓여 있었다.
"너무 급하게 떠나느라 아무것도 챙기지 않고 간 건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집주인은 허리를 숙여 바닥에 떨어져 있던 큐피 인형을 집어 들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손으로 인형을 건드리자마자, 인형이 갑자기 조각조각으로 허물어지더니 수십의 바퀴벌레들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신호를 기다리던 나에게, 갑자기 누군가가 이렇게 말을 걸어왔다. 당시의 나는 20세의 대학생이었으며 일생을 통틀어 한 번도 자식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내게 말을 건 상대는 30은 족히 넘어 보이는 연상으로 보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빈말로도 모자지간이라고 하기엔 좀 많이 그런 관계인 것이다.
"아니요.. 저는 당신이 찾는 그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
하지만 남자는 이런 나의 태도에 상당히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마치 내가 그런 말을 할지 몰랐다는 것처럼. 그리고 이건 내게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그 남자의 반응에 적잖이 놀란 것이다. 그렇기에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초록빛을 내뿜자마자, 나는 곧장 빠른 걸음으로 길을 건너갔다.
상당히 무례한 발언이 될 것 같지만 남자는 어딘가 모자란 지적장애인처럼 보였다. 크게 뜨여진 눈이나 처진 옷차림이나 어깨에서 허리에 이르기까지 사선으로 걸쳐 매던 노란색의 작은 가방이나 하는 것들은 나의 그런 추측들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이것은 그 남자와의 첫 대면이었고, 나는 그 이후에도 몇 년이 넘도록 그 남자와 조우하게 되었다.
그다음부터 남자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장소에서 날 매일 같이 기다리고는 "당신이 저의 어머니이신가요?"라는 질문을 던져댔다. 한번 그 장소에 갈 때마다 그 남자가 말을 걸어대니 나로서는 상당히 불편했지만 그래도 아니라고 부정할 때마다 알겠다면서 수긍하고 가버리니 그렇게 위험한 상대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경찰에 신고하거나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중에는 그 남자가 내가 다니는 대학교까지 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 이상하고 긴 만남을 깔끔하게 끊어내야 했다. 나는 그 남자에게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이렇게 당신이 날 찾아오는 행위 자체가 역겹다고 했고, 그 의미를 알아들은 모양인지 남자는 한동안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몇 년 후 대학을 졸업한 나는 다시 지방에 있는 우리 집으로 돌아갔고 일 년 후 대학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에게서 이런 전화를 받게 되었다.
[들어봐! 내가 아까 대학 근처에서 네 스토커를 만났는데 그가 "당신이 제 어머니이신가요?"라고 묻더라고. 그게 너무 무서워서 바로 도망쳤어.]
"아, 그 이상한 아저씨 말이지? 나도 기억해!"
그렇게 그 아저씨와는 다시 만날 일도 없다고 생각해서 아예 잊고 살았었는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왜냐면 그해 어머니의 날에 누가 시들어 빠진 한 송이의 카네이션을 우리 집 대문 앞에 놓고 갔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자마자 그 남자의 짓이라는 걸 깨달은 나는 참을 수 없는 공포에 휩싸였고, 아빠에게 내게 벌어졌던 그 일에 관해 설명한 뒤 같이 경찰서에 신고하러 가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일을 그저 누군가의 질 나쁜 장난이었던 걸로 판단한 모양이었다. 몇 달 동안 그 일을 겪었음에도 어떠한 상해를 입은 적도 없고 최근에 벌인 일이라고는 고작 시든 카네이션 하나를 목표대상의 집 앞에 두는 것이라니. 그들의 판단은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이후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된 건 그 일이 벌어진 지 몇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날 밤 나는 눈이 폭설 수준으로 내리던 도로를 걷고 있었는데, 때마침 우연찮게 눈 덮힌 도로에 미끄러진 차에 그대로 치이게 된 것이다.
잠시동안 기절해있다가 정신을 차린 나는 스스로가 쓰러진 나무와 불타는 차 사이에 딱 끼어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외에는 차에 들이받혀진 충격 때문인지 온몸이 으스러질 정도로 고통스럽다는 것과 중간에 제대로 끼어서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것만 가까스로 알아챌 수 있었을 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내가 도와달라 외쳐도 아무도 내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나를 더욱 절망스럽게 만들었다.
그렇게 차에서 터져나온 불길이 점점 가까이 다가와 살아나갈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던 희망을 슬슬 버리려던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 어머니!!!"
"나 여깄어! 도와줘! 나 지금 여기 있어!!"
그 상대는 다름 아닌 몇 년 전부터 날 어머니로 오인하던 그 남자였던 것이다! 도움을 청하는 외침은 이성이 반응할 겨를도 없이 즉시 튀어나갔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남자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내 생각일 뿐이지만 어째 그 사람도 이 사고에 휘말렸던 것처럼 보였다. 왜냐면 그의 온몸에 온통 피 칠갑이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두껍게 쌓인 눈을 뚫고 들어온 남자는 제대로 몸이 끼어 움직이지 못했던 나를 꺼내주었고, 그제야 나는 그의 모습을 처음으로 제대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그 남자의 상태는 나의 것보다 훨씬 심각하고 고통스러워 보여서 바로 구급차에 실려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남자는 날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평소와 다름없는 말을 할 뿐이었다.
"당신이 저의 어머니이신가요?"
순간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도저히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네, 그래요..."라고 울먹거리면서 겨우 답하고는 잠깐 소매로 일그러진 시야를 조금이나마 닦아냈을 뿐이었는데, 그 찰나의 사이에 남자는 이미 어디론가로 사라져있었다.
그리고 그날이 바로 내가 그 남자를 본 마지막 순간이었다. 그 일로부터 수 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그와 비슷한 사람을 발견한 적도, 만난 적도 없다. 어쩌면 남자는 살아있는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아니, 애초에 정체 자체가 불명인 존재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가 유령 같은 부류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난 지금까지도 눈이 내리는 걸 볼 때마다 그 사람을 추억하곤 한다. 이름도 모르는... 내 소중한 아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