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2967379> 우울함을 털어놓는 곳 :: 876

익명의 참치 씨

2016-05-11 20:49:39 - 2018-12-17 01:56:09

0 익명의 참치 씨 (69391E+58)

2016-05-11 (水) 20:49:39

시험 불합격에
부모님과 마찰
이별까지 겹쳐서 마음이 힘들어서 그럴까?

이전처럼 듀얼을 해도 즐겁지 않다.
만화나 애니를 봐도 즐겁지 않다.
글을 읽어도 즐겁지 않다.
게임을 해도 즐겁지 않다.
최애캐를 보아도 기쁘지 않다.
맛있는걸 먹어봐도 무감각 하다.
덕토크를 해도 즐겁지 않다.
SNS를 들여다 보면 오히려 공허하다.

텅빈 공허함만이 남았다.

아무런 일도 손에 잡히질 않는다.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오늘 태운 담배만 두갑.
군대에서도 두갑은 안태웠는데

그냥 마음이 무겁고 정말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은 나날이 계속 된다.

그렇다고 죽고싶거나 하지는 않은건 내가 아픈걸 극도로 꺼리기 때문이겠지.

214 익명의 참치 씨 (3870557E+5)

2016-12-27 (FIRE!) 22:35:51

자랑은 아니지만. 저, 지금껏 나이에 맞지 않게 어리다는 소리 많이 들어요? 외모가 아니라 정신이. 뭐, 개념없다는 말도 맞을 것 같지만.

덕분에랄까, 그 후, 벌써 6년쯤 됐나? 제법 어른행색은 하게 됐어요. 내면은 아직 어려도. 약간씩 스스로를 절제한달까. 정확히는 겁이 많아진거지만요.

처세를 알았어요. 보다 많고 큰 쪽에의 편승을 알았어요. 누군가에게 덤터기 씌우는 것을 알았어요. 그것이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지만, 겁내면서 미움받지 않기 위해 필사적이다보니 그렇게 되더라고요.

이게 아마 현실이겠죠. 당신들이 갖추라고 했던 상식, 개념은 이런 처세들이였을까요. 불특정 다수인 당신들이 의도한 바는 무엇이였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곧은 자아를 버림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됐어요.

표현이 왠지 비아냥 거리는 것 같지만 아니에요.

그저 곧게 살려고 했던 그때보다는 더 편하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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