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인가 보군." 선생님이 말했다. "사이가 좋아보이네요." 내가 대답했다. 선생님은 쓴웃음조차 짓지 않았다. 두 남녀가 안 보이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나서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자넨 사랑을 해본 적이 있나?" 나는 없다고 대답했다. "사랑을 하고 싶지 않나?"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고 싶지 않은 건 아니겠지?" "예." "자넨 방금 그 두 남녀를 보고 놀리지 않았나? 그렇게 놀린 데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상대를 구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포함되어 있었을 거야," "그런 식으로 들렸습니까?" "그렇게 들렸네. 사랑의 만족을 맛본 사람한테서는 좀 더 따뜻한 말이 나오는 법이거든. 하지만......, 하지만 사랑은 죄악이네. 알고 있나?" 나는 깜짝 놀랐다.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