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폐관이라 함은, 본디 깨달음을 위한 것이련만. 그에게 있어 폐관이란 그저 도피에 불과했다. 도피라는 모양새를 잘 포장하기 위해 폐관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폐관을 하고자 함 속에 도피라는 마음이 숨어있는 것인지 본인도 잘 분간이 가지 않았지만, 무엇이 진실인지는 그에게 있어 별로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 끝은 본인에게 닥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함이었으니.
그러니 폐관에서 나왔을 때도 별 성취는 없었다. 또한 어떠한 감상도 없었다. 폐관이란 남궁지원에게 있어 그정도 의미였을 뿐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하야."
...그렇기에, 폐관에서 나왔을 때 그 얼굴이 남궁지원을 맞이해주는 것은 조금 놀라운 일이었다. 얼굴에 놀라움이 눈에 띄게 드러나고, 거기에 재하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어딘가 한 구석에서는 죄책감이 느껴졌다.
지원은 금방이라도 달려가 안을 것처럼 몸을 비틀었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자신에게는 그럴 자격도 없지 않던가. 조용히 자신이 부르던 정인의 애칭을 한번 부르고는 마치 아이처럼 안절부절 못하며 눈 앞의 청년을 바라볼 뿐이었다.
제에가 스토리를 지금 다시 하나하나 읽고 일상도 정주행을 해봤는데용.. 시점이 조금 헷갈려서...!
예은이가 재하 푹찍하고 도피성 폐관(이거는 이미 재하 한풀이 한 걸로 기억함+비녀 쥐여주면서 살아 돌아오기야 알겠지...? 후일담도 있음)은 아니구 지금 교국으로 떠나기 전~이면 창궁무애검 이전에 한 번 더... 정마대전 막 클라이맥스 팡팡 터지던 시기의 폐관인거죵? 지역이랑 그 시점이 다시 정주행을(극단적)
어느 날, 파란 끈을 매단 전서구가 날아왔다. 기도를 마칠 적 날아온 전서구는 자신이 밑바닥을 보여준 이후부터 꾸준히 날아왔다. 사소하게는 이상이 없다 쓰여있을 뿐이고, 신경 쓰이게 하는 날엔 늘 그렇다 할 일상만 쓰여있었다. 최근에는 죄다 대필이었다. 끝이 내려간 필체를 재하가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었다. 처음엔 전장에 나선다 하였으니 바쁜가 싶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런 서신만 계속되니 걱정이 앞섰다. 그렇지만 천하의 비룡이 크게 다쳤다거나, 죽음을 맞이했다면 교국의 호사가들 입에 쉼 없이 오르내리고 즐거운 이야기로 치부될 터였으니 재하는 줄곧 기다림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하물며 최근에는 자신을 처참히 죽이는 염몽마저 꾸었으니, 더욱이 마음이 조급하고 두렵기까지 했다. 전서구가 주는 서신은 쌓여만 가고, 아무리 중요한 서신이라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당신을 잊었다.
그야 당연한 일이다. 제 양아버지와도 같은 주군과 신앙이 우선이니까. 교국에서 내전이 발발하였고, 한한백가를 포섭하느라 여간 애를 썼기 때문이다. 지금은 몹시도 든든한 편이 되어주는 시아와 함께 수도로 다시금 상경하며 내전이 발발하고, 기억하지 못하는 일과 함께 편지가 수북하게 쌓일 때, 재하는 참지 못하고 서신을 펼쳤다. 어디 하나 불구가 되어도 자신은 사랑해 줄 자신이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마주한 것은 영 편치 않은 소식이었다. 동시에 몹시도 안도가 되고, 심상의 평온을 주는 모순적인 감정이 섞여오는 소식이었다.. 다소곳한 자세는 변함이 없었다. 밖을 고이 지키던 재하는 처음 보는 옷을 입고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기품 있는 맵시와 연한 보랏빛의 옷은 하늘하늘하니 딱 보아도 누군가에게 어여쁨 받았구나 싶었다.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인형처럼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던 재하는, 긴 속눈썹을 팔랑이듯 한 번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당신의 표정을 눈에 담고 곱씹는 것이 멀리서도 알아챌 수 있을 만큼 느렸다.
"……왜 안 안아주시어요?"
단순한 물음이 허공에 흩어졌다. 격하게 소리를 내지르던 이전 만남과 달리 언제 그랬냐는 양 순한 모습이었다.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던 재하는 팔을 쭉 뻗더니, 이내 잠시 자신의 발치를 한 번, 당신을 한 번 바라보다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아니다. 행동할 사람이 아니지……."
쪼르르 걸음을 옮겼다. 쪼르르, 하고 옮기던 걸음은 점차 조급해진다. 그리고 어느새 당신의 품에 파묻히듯 안기려 들었다. 그리고 안겼더라면, 품에서 고개를 묻은 채 웅얼거렸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