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죽겠다. 퇴근하고 싶다. 아니 그 전에 니코틴이 떨어졌는데 피고 와도 되나. 그래. 이것만 마무리 짓고 가자.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목 안쪽으로 기어들어가는 앓는 소리를 내며 양손으로 얼굴을 눌러내고 다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대략 스무줄 정도 보고서를 작성하다가 혜성의 손이 키보드 위에서 우뚝 멈췄다.
"아."
감탄인지, 침음성일지 모르는 소리를 흘리며 오타투성이로 가득찬 화면을 노려보듯 바라보던 혜성은 데구르르 눈 굴린다. 피로와 귀찮음이 공존하는 새파란 눈동자가 창문으로 향하는 순간, 혜성은 번개를 발견하고 자리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쓰고 있던 안경을 벗었다.
"이놈의 도시는 한순간도 조용하질 않아."
진짜로, 지긋지긋하게. 책상 위로 던지듯 안경을 내려놓고 혜성은 의자에 걸쳐놓은 붉은 계열의 외투를 집어들고 그대로 자리를 박차 밖으로 나섰다. 오늘 칼퇴 못하게 되면 두고두고 원망할테다. 나한테는 가정이 있단 말이야. 밖으로 나서자마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범위로 탐지를 위해 능력을 사용하는 건 너무 당연한 노릇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지만, 후원금은 엄청 모이진 못하고 있다.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우리 보육원 이름이라도 알리는 게 어디야.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계속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는데, 사태가 이상하게 돌아갔다. 자신만만해보이는 과학자도 지금 이 상황에 크게 당황하고 있었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들리는 목소리에, 맥이 탁 풀릴 것 같았다. 맙소사, 설마설마 했는데 오늘 사달이 나는구나.
"...내가 전생에 이완용이었나보다."
그런 푸념이 절로 흘러나왔다. 그러지않고서야 또 이런 난리를 맞닥뜨리게 될 수 있나. 그렇지만 한탄해봐야 소용없는 일. 할 수 없이 부스를 팽개치고 사달이 벌어진 연구성과회 현장으로 향했다.
저지먼트의 부장인 나라에게 작게 말을 건네고는, 한 간이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꼰 채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다.
"아. 그거 말이군요. 어떻게 알았냐면, 제가 담당하는 학생 중에 과거, 그 추악하기 짝이 없는 전 대표이사가 추진해서 많은 감정을 잃은 학생이 하나 있습니다. 그 학생과 감정이 살아있는 학생을 비교하면서 감정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었죠. 어쨌든 여러분들에게 직접 보여주겠습니다. 자.."
' 플레어인가... '
" ..... 저거를 자랑이라고 보여주는 건가? "
한양은 커피를 마시고는, 감정을 이용한 동력을 보며 혀를 찬다. 하지만 곧, 상황은 시작된다. 5년 전의 불안함이 다가왔고, 이는 곧 현실이 되었다.
" ..... "
" 애들아, 지금부터 선생님 말 잘 들어라. 다들 이 목소리 들리지? 내가 5년 전에 유니온을 상대했을 때.. 허수학구에서 들린 목소리야. 아무래도 이번에는 정말 크게 고생할 날이 왔네. "
" 자, 나라? 너가 아이들을 지휘해서 외부인들의 대피를 맡아. 이번 사태는 너네들이 직접적으로 부딪히면 죽을 수도 있어. "
한양은 일어나며 바지를 툭툭 털더니, 한숨을 푹 쉬며 말한다.
" .... 이렇게 말해도 너네.. 내 말 안 들을 거지? 분명히 나 몰래 사고치는 녀석이 있을 거야. "
" 자신있는 녀석은 따라와라. 너네는 내 학생들이니, 절대 과소평가 하지 않아. 대신, 내 싸움에 방해만 되지 말아줘. 그리고 절대 죽지 마라. 다치는 건 불가피 해. 그건 알아둬. "
한양은 터벅터벅, 과학자와 거리를 좁히며 소리친다.
" 박사 양반!! 일단 저 장치들부터 당장 끄쇼. 저 기계가 계속 감정 에너지를 흡수하면, 지금의 사태가 더 심각해질지 몰라요. "
혜성의 초음파가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안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 것처럼 보입니다. 일단 사람이 엄청 많은 것은 확실해보입니다. 일단 검은색 구체 내부는 파악되지 않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내부에 '여자아이'로 보이는 실루엣이 살짝 보이는 듯 했지만 이내 사라졌습니다. 안에 여자아이라도 들어있는 것일까요?
그와는 별개로 행사장 여기저기에서 검은색 작은 에너지 결정 같은 것이 검은색 구체 속으로 흡수되는 것을 그녀는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저건 뭘까요? 적어도 그녀가 판단하기는 힘들었습니다.
편의점 내부 테이블에서 식사하던 사람들도 그 중계를 보고 있었기에 아지도 어깨 너머로 조금씩 볼 수 있었다.
"그치만 감정이 에너지가 되면~~~ 근데 무슨 감정이지~~? 좋은 기분을 빨아들이는 그런 건 아니겠지~?"
알쏭달쏭한 얼굴로 화면을 보다가, 로아가 잠든 느낌이 나서 고개를 살살 돌려 확인하던 아지는 헤실헤실 웃었다. 이런 기분이 에너지가 되면 틀림없이 최고로 강할 거야아
하지만 곧 이상한 목소리가 들리고, 하늘이 뒤덮이자 편의점 안의 사람들도 소란스럽고 그 탓에 로아도 깬 것이다.
"여러분 진정하세요~~ 로아야아"
둥기둥기! 울기 시작하는 로아를 움직여서 진정시키려 하지만 사람들도 로아도 맘 같이 되지 않는다. 과거가 생각난 아지는, 남편에게 화상 통화를 거는 것이다.
"자기야아 지금 하늘 보고 있어~~? 이거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아아~~ 차 갓길에 세우고 로아 좀 데리러 와아" "무슨 일이야?! 보고 있어!" "길게 설명할 시간 없어어 빨리이"
그리고 빠르게 화상 통화를 여러개 켜는 것이다.
"엄마아 아빠랑 같이 있어요~?? 아니라구~~?? 아빠랑 빨리 붙어 있어~~ 뭔지 나도 몰라아~~ 그래도 모여있어어 안전한 곳에~~" "여보세요~~ 네에 대표님~~ 지금 이러저러해서 가게를 잠시 닫아야 할 것같은데요~~ 아니~~ 계속하라구요~~?? 이런 상황에서요~~?? 아니이 안될 것 같은데에"
청윤과 한양, 은우, 혜성, 세은, 서연... 닥치는대로 전화를 건다. 그런 통화를 받으면 지금 하늘 보고 있냐는 물음이 우선된다. 동시에 전화를 걸었기 때문에,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을 터이다.
인첨공에 들어온 지도 이제 5년. 고3 이후 다시 수험생 모드다. 여느 때라면 도서관이나 스카에 짱박혀 전공서적과 씨름했겠지만, 요 며칠은 외지인도 인첨공에 올 수 있는 20주년 행사 기간. 하여 큰 맘 먹고 원장님과 한쌤을 초대해 봤다.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기를 18년간 키워 주셔서 감사했고, 키워 준 빚 갚겠다고 그간 돈을 따박따박 보냈었으니까.
그러면서는 이제는 평범한 세차장에도 제법 보급된, 자동차 검사 장비를 자랑했다. △△병원에서 개발된 정밀 검사용 인체 스캔 장비도 전시한 참이라 원장님과 한쌤께 건강 검진도 권했다. (결과상으론 원장님도, 한쌤도 당장 수술 같은 큰 조치가 필요한 질병은 없으셔서 다행이다 했다.) 물론 두 장비의 개발 과정에 내가 참여했다 같은 소린 안 하고, 여긴 이케 별게별게 다 만들어지는 별천지라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었다는 식으로만 말씀드렸다. 인첨공의 발전된(???) 요리 기술로 만들어진 먹거리도 잔뜩 싸 드렸다. 무거우시더라도 챙겨 가셔서 나눠 드시라고. 두 분 다 바쁘신 분들이라 그 정도만 하고 인첨공 바깥으로 배웅까지 잘 해드렸더랬다.
그러고서는 도서관으로 향하는데, (20주년 행사를 중계 중인) 번화가의 전광판에서 웬 약장수스러운 설명이 나왔다. 감정을 에너지로 쓴다고?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화내거나 지루해하거나 해서 폰 배터리, 차 배터리를 채운단 얘기야? 그게 태양광, 풍력, 조력 발전 같은 거보다 어떤 점에서 더 유리하려나? 감정을 느끼는 즉시 에너지가 돼서 바로바로 충전이 되고 전기로 쓸 수 있으면 편하긴 하겠는데, 반대로 감정을 안 느낄 경우 전기나 연료를 못 얻는다면 억지로 감정을 쥐어짜야 하나?? 그건 그거대로 피곤하겠는데;;;;;; 하면서도 한편으론 저런 설명에 혹하는 게 공부하기 지겨워서인가, 이 감정은 전기로 바꾸면 몇 볼트일까 하는 공상도 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오늘은 쉴까. 마저 구경하려니 설명자는 각종 가전제품이 잔뜩 달린 장치를 가져와서는 초록색 뭔가를 흡수했다. 그러자 가전제품이 작동한 거까진 좋은데, 저 초록색이 감정인지 아닌지는 뭘로 판별한담?
의문을 품었을 때 장치에서 시커먼 불빛이 번쩍였다. 합선? 고장? 그 직후 장치가 땅으로 꺼졌다??
" @ㅁ@??? "
뒤이어 들려오는 텔레파시인지 뭔지 모를 메시지는, 누구 하나로 특정되지 않을 거 같은 목소리는, 전에 들은 적이 있다. 유니온이 지가 원하는 방법으로만 인첨공을 박살 내겠답시고 대기 타던, 허수학구에서. 그 기억이 떠오르기 무섭게 땅에서 시커먼 게 치솟더니만 하늘까지 새카매졌다. 저 비슷한 거, 유니온 따까리가 수박 같은 탑 세웠을 때랑 비슷해!!! 하늘 색깔만 다르지 개판 된 건 똑같아. 이런 수박... 원장님과 한쌤이 빨리 나가신 게 천만다행이다!!!!!
그나저나 어쩌지? 머릿속이 멍한 가운데, 급한 김에 아는 사람들에게 당장 대피소로 피해 있으란 단체 메시지부터 돌렸다. 이럴 땐 대피소에 피해 있는 게 상책이다!!!! 그러고는 저도 대피소로 가려다 멈칫했다. 안티스킬이나 저지먼트가 어련히 알아서 하겠냐만 누군가는 안내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여 연구소로 가서는 사천만의 머리며 어깨에 보조등 같은 걸 부착하고 탑승해 본 서연이었다. 이거 작동이 되나? 이거저거 두들기고 움직여 보니 다행히 조종은 된다. 그에 힘입어 서연은, 사람들의 눈에 띄기 쉽게 보조등을 켜 두고 대피소로 피난 가는 사람들을 안내하고자 했을 것이다.
" 어! 아지야!! 봤고 보고 있어!!! " " 일단 난 사천만으로 사람들 대피소로 안내해 보려고 " " 사천만은 눈에 잘 띄니까 이 쪽으로 오세요 표지판 삼아서?? " " 너도 일단은 제일 가까운 대피소로 피해. 로아 데리고 있을 거 아냐;;;;; " " 일하는 중이었음 비상 식량도 좀 챙기고 ㅠㅠㅠㅠㅠㅠㅠ "
아마 서현이 보낸 슈트는 날아서 철현에게 전달이 되었을 것입니다. 탑승을 할 생각인가요? 일단 문제없이 돌아가는 것 같긴 합니다. 한편 혜성은 일단 안티스킬 쪽에 통신을 보냈습니다. 바로 옆에는 와이어에 묶여있는 스킬아웃 3명이 히잉-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아직 확인된 정보는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하늘 현상이 5년전의 그것과 비슷해보입니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고, 밖에서도 들어오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 나아가.. 인첨공 내부에 강한 에너지 기운이 퍼져있습니다. -일단 확인된 것은 여기까지이고.. 현장의 안티스킬 멤버들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스킬아웃 3명은 현장의 다른 이들 중 일부가 와서 데려가려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안티스킬 멤버들도 움직이려는 모양입니다. 그와는 별개로 혜우는 정복 차림의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렸고, 그 사람들은 시민들을 행사장 밖으로 대피시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도 서연이 곧 합류했습니다. 일단 그녀가 합류하면서 조금 더 빠르게 사람들을 대피시킬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다 빠져나가려면 한참 멀었지만요.
-아. 바보 아지! 보고 있어! 지금 오빠도 보고 있는데.. 아..오빠! 진짜 그렇게 나갈거야?! 아. 미안! 바보 아지! 나 지금 바빠서!! 아무튼 나중에 연락해! 위험한 짓 하지 말고!
전화를 받은 것은 세은이었습니다. 굉장히 다급한 목소리로 딱 그렇게 대답하며 그녀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한편 새봄과 혜우는 비슷한 타이밍에 연구성과회 발표자리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한양 역시 그곳에 있었습니다. 한양이 그렇게 말을 했지만 부장을 포함해서 몇몇 부원들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저지먼트로서 자신들도 할 것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그게..끄려고 하는데 안 꺼져요! 애초에 기기는 빨려들어갔잖아요!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으악!! 내 연구 성과!!"
"...진정하세요. 박사님."
"나라야! 넌 지금 진정하게 생겼니?! 내가 저걸 얼마나 고생해서 만들었는지 알잖아?! 어!!"
"...하지만..."
"시끄러워! 지금은 말걸지 마!! 으아아!!"
박사의 말에 나라는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아래로 숙였습니다. 아무튼 잔소리만 많은 자식. 그런 혀차는 소리도 들렸을지도 모릅니다.
한편 아지는 TV 화면이 갑자기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주변의 카메라가 멋대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화면에 비치는 것은 검은색 구체입니다. 그리고 그 검은색 구체에서 하늘을 향해 검은색 광선이 발사되었습니다. 그 검은색 광선은 이내 검은색 하늘을 뚫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이어 화면이 바뀌었습니다. 지구를 비추고 있는 위성 카메라 화면인걸까요? 검은색 에너지 기둥이 날아가는 궤도가 보입니다. 그건 다름 아닌....
"....!" "....!!"
TV를 보는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쪽으로 정말로 빠르게 광선이 날아가더니, 두 대륙이 순식간에 소멸하듯 사라졌습니다.
-...제거. -...소멸의 에너지를 차지할 시간이 필요. 좀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
이어 근처에 있던 안티스킬이 달려들어 일제히 구체에 총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총알은 조금도 박히지 않았고, 일부 초능력을 쏘는 이도 있었지만, 초능력이 전혀 닿지 않았습니다. 그와 동시에 검은색 구체의 절반이 떨어져나갔고, 남은 절반은 그대로 지하로 스며들었습니다. 이내 떨어져나간 절반은 꿈틀거리더니 '괴물'의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온 몸이 검은색이며, 두 눈은 붉은 색입니다. 머리는 사자처럼 생겼으나 입을 벌리니, 입의 형태가 갈라졌고 수많은 이빨이 날카롭게 솟아올랐습니다. 하반신은 들짐승처럼, 정확히는 늑대같은 형태이며 등에는 한 쌍의 검은 날개가 달려있었습니다.
-...소멸해라. -...증오스러운 인간들이여. 모두 소멸해라.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재앙'의 시작인 것일까요? 귀가 찢어질 정도의 괴성이 그곳을 울렸습니다.
우는 로아가 딱하다. 좋은 거만 보고 빵긋빵긋 웃어야 할 시긴데. 아지도 울먹이는 거 같다. 별일 없어야 할 텐데.
" 고마워! 너도 조심해. " " 로아를 잘 지키려면 너부터 안전해야 해!! " " 혼자 있으면 나쁜 생각 들기 쉬우니까 " " 가능하면 남편이랑 같은 대피소로 피하고 "
그 와중에 구체에는 가까이 가지 말라는, 새봄이에게 꺼낸 얘기에도 (아지에게 보일 리는 없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 피난 끝난 거 같으면 나도 대피소 갈 거야. 이런 스케일의 난리에서 난 안 끼는 게 플러스라는 건 5년 전에 똑똑히 배웠다고. 그러고는 대피소로의 안내를 계속하는 서연이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시커면 구체에서 하늘을 향해 광선이 뻗어져나가더니, 순식간에 아프리카와 유럽이 소멸했다. 거기에 그 구체가 절반으로 갈라지더니 하나는 땅에 스며들었고 하나는 괴물로 변했다. 한탄할 시간이 없다. 난 제법 오랜만에 그 물건을 꺼냈다. 음쓰포와 여러 포탄들이다. 이걸 내가 왜 가지고 있느냐 하면, 오늘 아침 어째 느낌이 쎄해서 챙겨나왔다. 포탄들도 같이. 저게 어디까지 통할 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봐야겠지. 난 슈가파우더가 든 탄알을 장전하고 괴물을 향해 발사한 뒤, 성냥을 그어 던졌다. 이제부터 지구전이다. 마음 단단히 먹자!
"현장에 있는 안티스킬에게 전달합니다. 시민들의 대피를 최우선으로 하되 검은 구체에 닿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이런 틈을 타서 혼란을 야기하려는 이들이 있을테니 현장 체포하시고.....시민들이 모두 안전하게 대피했다면 안티스킬들도 현장에서 신속하게 빠져나가세요."
5년 전과 비슷한 하늘을 가만 올려다보던 혜성은 통신을 통해 안티스킬에게 전달하고 주머니에 핸드폰을 집어넣으며 휴대용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끈다.
"-라고 말하기가 무섭네."
상황이 빠르게 흘러간다. 눈 깜빡할 새 소멸한 두 대륙, 검은 구체에서 나타난 괴물. 담배를 하나 더 꺼내 입에 물고, 혜성은 울려퍼지는 괴성을 막기 위해 양손으로 귀를 막았다. 괴성의 색깔은 형용할 수 없는 불길한 색으로 눈앞을 물들인다. 퍼지는 소리를 뒤집어서 괴물이 스스로가 뱉은 소리에 피해를 입도록 역이용하는 연산을 사용했다.
시민들의 대피를 돕고자 갔을 땐 이미 안티스킬은 물론, 정복 차림의 사람들이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있었다. 난리 났네. 수박;;;;; 이 많은 사람들을 다 대피시키는 것도 일이고, 급하게 움직이다 누구 하나 넘어지면 이 자리에서 대형 사고가 터질지도 모른다.
" 여기 보조등을 따라와 주세요!!! " " 급하게 움직이시다 사고 나면 더 위험해요!!! " " 앞사람 속도 맞춰서 천천히 움직여 주세요!!! "
하며 이동하면서도 골이 지끈거린다. 가장 가까운 대피소로만 안내하기도 노답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대피소마다 수용 인원은 한정되어 있으니;;;;; 대피소 인원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가? 급한 대로 검색해서 안티스킬이나 정복 차림의 사람들과는 다른 쪽의 대피소로 안내해 보려는 서연이었다. 내가 연락 돌린 사람들과 연구원도 다 무사히 피했어야 할 텐데. 암튼 사람들 대피소로 보내고 나면 나도 피할 거야. 이번엔 토실이도 못 맡겼다고!!!!!!
/사람들 대피시키는 것만으로도 혼이 다 빠졌을 거 같으니 대피나 계속 ㄱㄱ인 거심미다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