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당장은 안 되고 내일, 아니 모레쯤. 그 대답이면 충분했다. 리라는 시원한 웃음소리와 함께 좋아요, 하는 대답을 남기곤 통화를 종료했다. 어쩐지 스마트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음성이 꽤 피곤하게 들린다는 감상이 없잖아 있었으나, 생각해보면 또 그게 당연하겠거니 싶어서 상념은 충분히 깊어지지 않았다.
다만 그것과 선배가 걱정되는 마음은 또 별개인지라. 막상 마주본 얼굴에 피로감이 짙은 것을 발견하면 절로 혜성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네, 전 괜찮았어요. 물론 엄청 편안하다... 그런 기분이랑은 거리가 좀 있지만 이제야 제 안에서 헛돌던 부품들이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는 느낌이네요. 뭐, 아직 녹슬고 뻣뻣한 상태긴 하지만 어쨌든 움직이고 있다는 게 중요한 거겠죠?"
희미한 미소와 의례적인 대답. 리라의 눈동자는 그 봄날과 같은 듯하면서도 조금 더 얼어붙은 겨울 호수의 색깔에 가까워진 듯한 혜성의 눈동자를 마주한다. 게다가 하얗게 바랜 머리카락도, 훌쩍 어른스러워진 옷도 하나하나 머릿속에 담지 않을 수 없다. 선배는 변한 걸까. 아니, 이건 비단 혜성만이 변화했다고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의 1년은 길었고 다사다난했으며 다들 많든 적든 변화를 거쳐왔으니까. 다만 그 변화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일까. 변했다는 것이 과연 당신에게 좋은 일일까. 후배이지만 엄연히 타인인 이리라로서는 스스로와 주변의 변화를 대하는 혜성의 심리를 바로 알아챌 길이 없다.
그래도 오지랖은 부릴 수 있지.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 인연은 짧고도 길고 얕고도 깊잖아요. 짝궁의 연인, 연인의 친구, 다정하면서도 단호한 선배, 의지가 되는 3학년 저지먼트 동기 상급생들 중 하나. 수많은 고난을 헤쳐나오게 해 준 레소난티아이자, 그 모든 걸 제쳐두고 그저 이혜성이라는 사람. 이미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고도 적잖은 세월을 보낸 이상 리라는 혜성이 변하든 말든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인간의 변화는 필연적이며, 혜성 언니는 어떤 변화를 거치더라도 이리라의 친구니까.
"근데 시험이요? 혜성 언니 예체능... 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어떤 시험 준비하세요? 이 시기면 공무원인가...? 헉, 아니면 인첨대 같은 곳에서 입학 시험 같은 거 따로 쳐요? 아무튼 힘들겠다! 수능 끝나면 쉬고 놀아야 한다는데!"
아마 리라는 수능을... 보... 볼까? 모르겠다. 보고 싶긴 한데, 인첨공에 들어온 뒤로는 인생이 생각대로 흘러간 적이 없어서. 그런 불확실성이 사랑스러운 거지만.
"고생 많으세요... 너무 스트레스 받거나 하면 언제든지 저한테 연락해요, 가끔 이렇게 커피 마시면서 숨 돌리고 그러게요. 이제 학교에선 자주 못 만날텐데 아쉽기도 하고... 언니랑 랑이 언니랑 금이랑 같이 이 카페 오고 싶기도 했었는데 우리 올 한해는 너무너무 정신 없어서 그러지도 못했잖아요. 꼭 여기 아니라도 되니까 언제 넷이서 같이 만나 놀아요. 물론 혜성 언니 시험 끝나고!"
아, 근데 우리 수능도 끝나야 하나. 짧은 깨달음 뒤에 쏟아지는 고뇌가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목화고 저지먼트 이번 기수는 추천장 주니까 괜찮지 않나? 그래도 최저는 맞춰야 하겠지만... 아, 모르겠다. 갑자기 슬퍼졌어. 내가! 내가! 고삼이라니!
"휴. 며칠 뒤면 언니들은 성인이고 저랑 금이는 열아홉이네요. 삼학년이라니... 세월 빠르다. 히히. 너무 빨라서 야속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많은 일도 이렇게 지나가는 일이긴 했구나 싶어서 감회가 새로워요."
"혜성 언니는 올 한 해 어떠셨어요? 전 힘들지만 그래도 돌이켜보면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지먼트는 저한테 정말 큰 의미가 되어줬거든요. 물론 혜성이 언니까지 포함해서요. 기억나세요? 저 봄에 부실에서 언니한테 때 이른 할로윈 장난 치려다가 실패한 거. 그때는 바보짓한 후배도 센스있게 감싸주는 다정한 선배라고 생각했고, 그 뒤로 많은 일들을 겪어오며 언니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간간히 보게 될 땐 마음이 아팠어요. 그런데도 떠나지 않아줘서, 제가 가장 힘들었던 여름에 도와달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꺼낼 수 있게 해줘서, 그리고 정말 그 말대로 도와줘서 많이 고마웠던 것 같아요." "음. 지금의 언니는 가장 처음에 봤을 때랑 조금 달라진 것 같기도 해요. 꼭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적으로도요. 하지만 둘 중 하나가 더 낫다거나 더 별로라는 건 아니에요, 어떤 모습이더라도 혜성 언니는 저와 같이 시간을 보내온 제 친구니까. 다만 일년이 우리한테 너무 많은 걸 안겨준 것 같아서."
말이 길어지는데.
"저한테는 이러나저러나 결과적으로 좋은 한 해였는데 언니한테는 힘든 한 해였을까 봐서요. 그래서 대단한 건 아니더라도 이런 자리 한번쯤은 갖고 싶었어요. 연말이니까 달콤한 음식으로 힐링하고, 앞으로 다가올 내년도 내후년도 절대 어제와 같은 날은 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한 교차선에 서 있었으니까, 각자 다른 곳으로 갈지언정 가끔 우연찮게 마주치면 반갑게 웃기도 하자고 말하려고요."
시간이 가고 떠나는 사람들이 생기는 건 당연한 순리지만 이리라는 어쩔 수 없이 미련이 넘치는 인간이다. 그러니 서글픔이 몰려오는 건 어쩔 수 없었고, 그러니 이런 칭얼거림마저 기탄없이 토해내는 것이다. 시험 준비하는 선배한테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지!
어제 토의스레 보고 이런 거 보낸 모양인데 모카고 R2가 마음에 안 들면 조정스레 올려서 없애면 됩니다. 근데 그럴 용기는 없어보이고 정말로 웹박수로 자칭 관전자들의 이거해줘 의견이 정말로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니 이번 것은 특별히 박제해서 올려드립지요!
고3은 빡세다. 입시형 커리큘럼으로 학교 출석은 대체하고 있지만, 대신 내 공부가 다른 훈련생들에게 전시되는 나날의 연속이다. 그러고 병원의 간이 혈액검사나 길벗 상담센터의 사이코메트리 장비 점검, 자동차 검사 장비 개발용 데이터 제공, 안티스킬 수사 협조, 미술관의 작품 감정 같은 외부 커리큘럼을 번갈아 한다. 화수목 3일은 저녁에 점포 알바를 하고, 쿼츠의 거래 내역은 점포 알바가 있든 없든 저녁에 정산한다. 그렇게 돌아가는 일상에서의 낙은 오르는 성적이랑 줄어드는 대출금. 작년까지만 해도 잘 나와 봤자 7등급이었는데 이제 무려 평균이 .dice 6 7. = 6등급은 나온다.(5등급은 받아야 하니 아직 멀었다만...) 빚도 다다음 달이면 탈출 가능할 각이다!!!! 그리고 선배. 작년처럼 알바 끝난 뒤 같이 기숙사로 돌아가지는 못해도, 간간이 통화하고 톡을 주고받고 만나면, 갓 충전된 폰처럼 쌩쌩해지는 거 같다.
오늘은 그런 선배를 위한 날. 정확히는 선배한테 주고픈 선물을 준비하는 날이다. 곧 선배의 생일이라
"생일? 나도 진짜 태어난 날은 모르지만 6월 21일."
선배 생일을 첨 들었을 때 이미 지나 버린 게 내심 아쉬웠다. 그래서 내년 생일은 꼭 챙기자 맘먹었지. 보육원 여건상 생일 축하를 개인적으로 받긴 어려웠을 거 같아(선배는 보육원에서 가족을 이뤘으니 달랐을지도 모르겠다만) 생일로 정한 그날 온전히 선배만을 축하하고 싶었다. 더 솔직히는 선배가 태어나고 나와 함께해 준 게 내겐 세상에서 제일 기쁘고 좋은 일임을, 그래서 선배가 태어난 걸 기념하는 날은 내게 특별한 날임을 전하고 싶었다.
그런 날을 기념하자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궁리하던 중 날짜마다 탄생화가 있단 걸 알게 됐고, 6월 21일의 탄생화는 달맞이꽃임도 확인했다. 꽃말은 자유스러운 마음, 선배랑 어울린다. 선배가 그런 마음으로 살 수 있었으면. 하지만 달맞이꽃에 한껏 의미 부여해서 선물하자니 마땅한 걸 모르겠더라. 꽃다발은 보관이나 뒤처리가 노답이고, 화분은 생명을 키우라는 거라 선물보단 테러에 가깝...지?;;;;;;; 뭐 실용적인 거 없나? 이래저래 검색하다 하바리움 무드등이란 걸 발견했다. 투명한 병에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넣고 특수 오일도 담은 뒤 밀봉해서는 LED등에 연결해서 만든단다. LED등이면 조명으로 쓸 순 있겠다고 마저 검색해 보니, 하바리움 무드등을 만드는 원데이 클래스도 있더라. 그 뒤는? 뻔하지. 바로 예약했고 오늘이 결전(???)의 날!!! 행여 손이 뻣뻣해질세라 쥐었다 폈다 하며 공방으로 향했다.
그렇게 도착해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달맞이꽃부터 고른 서연이었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막상 핀셋으로 꽃을 집으려니 망가뜨릴까 손이 떨렸다. 핀셋으로 집는 정도론 안 망가진단 설명을 듣고도 꽃과 잎을 병에 넣기까지 한참을 버벅거렸다. 다음 단계인 특수 오일 담기도 긴장되긴 마찬가지였다. 너무 세게 넣다간 내용물의 위치가 달라진대서 힘 조절하느라 팔이 빡 경직됐다. 그래도 거기까지 해내자, 꽃이며 잎의 빛깔이 선명해지며 꼭 생화 같아져서 의욕이 솟았다. 그 뒤부턴 쉬웠다. 뚜껑 꽉 잠그고 장식용 리본을 묶은 다음 LED등에 얹어놓는 걸로 끗~☆ 완성하고서 실내 조명 다 꺼 봤더니 꽤나 분위기 있다 >< 포장까지 마치니 보면서 내가 다 신이 난다.
그러고 나오려니 선배 생일의 취지를 되새기게 된다.
"낮이 가장 긴 시기니까. 밝은 사람이 되라고 그렇게 만들어주셨어."
낮이 가장 긴 시기처럼 밝은 사람이 되란 기원.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해가 암만 길어도 결국은 지듯이 사람 역시 항상 밝을 순 없을 거다. 그래도 선배가 생일의 취지대로 어둠보단 빛과 가까운 삶, 밝고 따스한 삶, 태어난 게 기뻐지는 삶을 살아갔음 좋겠다. 그 삶 한 자락에 닿을 수 있다면, 나란 사람이 그 삶을 일부나마 채울 수 있다면, 그게 내게도 빛으로 남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