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한 해의 마지막 날, 특별할 건 없었다. 손님도 그리 많이 안 왔고 진상도 안 왔다. 학교는 공사 중에 찐연말이라 학교 인근에서 밤까지 어슬렁거릴 사람은 없어서려나? 폐기 체크하고 물류 받아다 매대에 진열하고 쓰레기통 비우고 매장 바닥 닦기까지 마무리하니 퇴근 5분 전이다. 라디오에선 음악이 나오더니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중계하겠다는 안내가 나왔다. 소리만 들어도 종 치는 현장이 붐비는 게 느껴진다.
설렘과 희망, 꿈으로 가득 찬 새해를 알리는 종이라. 작년엔 어땠더라? 보육원 취침 시간이 지난 시각이라 뭐 안 했던 거 같다. 중계를 듣는 룸메가 있었는지도 모른다만, 난 새해가 달갑지 않았다. 그만큼 시간이 간 거고 보육원에서 나가야 하는 날이 다가오는 셈이었으니까.
올해는... 선배 곧 오겠네. 어느새 표정이 헤실헤실 풀어졌다. 핫팩을 두 개 결제해다 손수건에 싸 놓는다. 선배 만나면 옷 주머니에다 쏙 넣어주려고. 한겨울 오밤중에 쉬지도 못하고 나오는데 돌아가는 길이라도 덜 추워야지!! 하다가 제 머리 위의 토실이를 보는 서연이었다. 토실이도 추위를 타려나? 혹시 몰라 핫팩을 하나 더 산 뒤 토실이와 제 머리가락 사이에 두는 서연이었다. 나도 머리 따수워지고 괜찮네, 이거ㅎㅎ
하는 와중에도 흘러나오는 방송의 영향인지 은근 감상적이 된다. 그러고 보면 선배랑 처음 제대로 대화해 본 것도 여기서다. 담배 내놓으라고 생떼 쓰던 진상을 선배가 야식 사러 왔다가 쫓아 줬었지.
"이거 밖에선 효과 없다? 우린 안티스킬이 아니거든" "공부하러왔지. 난 고3이잖아.."
공부하다 죽은 사람은 없다, 본인보다 더 열심인 사람도 많다던 모습이 그때도 묘하게 마음에 걸려서, 대뜸 참견질부터 해 버렸었다. 근데도 언짢아하지 않고 받아 줘서 좋은 분이라 생각했었고.
이후 참 여러 일이 있었다. 선배가 퍼리메이드 하다 탈진했을 땐 선배가 서현씨의 능력을 이용하며 자괴감을 느낀다는 점과 내 레벨이 선배를 괴롭게 하는 요인임을 알게 됐었지. 그 절박함이 안쓰럽고 안 그래도 힘든 사람 더 힘들게 한 게 미안해 어쩔 줄 몰랐었다. 그런데...
"먹을게 땅에 떨어지면 그냥 버려. 나중에 병원비가 더 나온다." "난 딱히 남한테 말해도 상관 없는데...네가 내게 한 말은...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꺼야."
그날, 내 세상이 바뀌었다. 내가 싫을 만한 처지면서, 내 약점을 듣고도 너무 스스럼없이 따스하게 대해 줘서. 제 앞가림에나 급급하던 김서연이가, 제 앞가림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더 바라게 됐더랬다.
그때부터 죽, 선배는 내게 애달픈 사람이었다. 그런 마음만 앞선 나머지 선배를 상처입히기도 했다.
"네가 나를 기만하는 줄 알았어." "내가 의지가 된다고?" "레벨 0인 내가?"
그렇게 아프고 힘들던 순간에도 선배는 내 얘기에 귀 기울여줬다. 상처를 홀로 삭일지언정 날 안 싫어한다고 제대로 얘기도 해줬다. 심지어 고백까지 받아 줬다. 것도 여기에서였지. 꼬꼬마가 됐던 건 그렇다 쳐도 알바하다 고백이라니, 다시 생각하니 쥐구멍 각이다만;;;;;;
"네가 좋아." "너와 함께 있으면 행복해." "너와 이야기하면 즐거워." "네 목소리를 듣는게 좋아." "널 보면 내 가슴이 두근거려." "그러니.." "앞으로도 나와 함께 있어줄래?"
선배가 다시 해 준 고백은, 수박씨와의 정신 나간 싸움이 잊히도록 황홀했다. 한마디 한마디가 묵직하게 와닿은 건 물론이고, 밝은 모습이며 상냥한 눈에서 마음의 짐이 덜어진 것도 느껴졌으니까.
그랬기에 놀이공원에서 행복한지 묻고서도 가슴 벅찰 수밖에 없었다.
“너와 함께라면 언제나”
선배가 행복하다니, 것도 나와 함께라 그렇다니. 그 마음이 내겐 세상 누구도 못 줄 선물이고 축복이었다.
바로 그날 선배가 미친 싸이코한테 납치당해 버렸던 건 돌이키기도 끔찍하다만... 천만다행으로 선배가 기지를 발휘해 무사해 줬고 저지먼트 부원들에게 진심을 털어놓기도 했다.
"정말로, 너희들과 대등하게 싸우는 느낌이 들어서 희열을 느끼기도 했어." "하지만." "너희들이 다치는데, 내가 강한 게 무슨 소용이야."
그 사건이, 그 미친 싸이코가 선배에게 무슨 영향을 얼마나 미쳤는지는 차마 묻질 못했다. 다만 그 사건과 상관없이 선배에게 괴로움이나 고민은 가능한 한 적길, 있더라도 내가 위안이나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유니온의 다 죽이겠단 선언에 내가 멘붕하고 정신 못 차릴 때 선배가 지탱해 주고
"서연아, 너도, 나도, 우리는 죽지 않아." "함께 살거야."
앞으로 하고픈 일을 처음 얘기했을 때 선배가 조언해 줬듯이.
"네 능력을 활용하려면 사이코메트리로 사람들의 생활패턴이나 식습관을 보고 교정을 해주는 것일테지." "의사보단 간호사나 간호직 공무원이 낫지 않아?"
그리 바라면서도 가끔은 자신이 없어진다. 과연 난 선배가 힘들 때 지탱해 줄 수 있을까? 맨날 나부터 멘탈이 나가 버리는데. 강수연씨를 막았을 때도
"내가 왜 먼저 죽어? 네가 있는데" "널 걱정시킬 수는 있겠지만." "결코 네가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
그리 달래 주는데도 안심을 못 했다. 안심할 수가 없었다. 선배가 무사하길 바라니까. 털끝 하나 다치는 것도 싫으니까. 그래서 전파 차단 잉크를 끼얹자마자 벗어 버렸을 땐
"네가 구해줄거잖아." "내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면 네가 구해줄테니" "위험해도 할 수 있어. 그리고 팔찌도 있고."
그리 말하는 선배가 야속하기까지 했다. 내가 뭘 걱정하는지 모르지 않았을 텐데(내가 박형오의 관을 쏴 버렸을 때 맨몸으로 유니온에게 달려들고, 세은이를 레드윙으로 착각해 피날개를 넘겨 주려 했을 땐 가면을 벗고 날아왔던 것도 같은 마음에서였을 텐데) 너무나 쉽게 위험에 뛰어드는 것만 같아서.
하지만 실은 안다. 선배는 나와 그릇이 다른 사람이다. 난 위험을 차단하고픈 맘이 앞서 버리는 겁쟁이지만, 선배는 위험이 보여도 내 판단을 우선시해주는 사람이다. 수경이가 납치당했을 때 사이코메트리 사용을 만류하면서도 그랬다.
"고마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 자유를 막고 싶은 건 아니야. 네 판단하에 해야하겠다면 해야겠지." "나도 그럴거니까."
그만큼 본인의 판단도 존중받길 바라겠지. 선배는 선배 판단대로 행동해야 마땅하기도 하고. 더구나 선밴 납치당했다 구출된 뒤 내가 걱정하니까 약속도 해줬잖아...
"그래, 서로가 안전하게 지내자." "서로가 위험해지면 서로가 구해보자." "나는 널, 너는 날"
내가 구해주리라 믿은 것도 실은 그 약속을 지켜준 것. 결국 선배한테 서운한 게 아니다. 선배가 위험해져도 구할 능력이 없는 내가 싫은 거지. 선배에게 위안이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지는 것도 그래서고.
순간 몸서리친 서연이었다. 라디오에선 어느새 딩 하는 종소리와 함께 박수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12시다. 마침 사장님이 오셔서는 교대하자신다.
그제야 서연은 제 양볼을 가볍게 쳤다. 쓸데없는 생각 집어치우자. 내가 무능하다 자책할수록 선배가 속상해질 거 아냐, 선배가 한창 힘들어했을 때 내가 그랬듯이. 또 선배가 날 좋아해준 건 도움이 되길 기대해서가 아니다. 그건 바로 이 자리에서 선배가 알려줬었다!
“도움이 많이 되어서 좋다면 은우를 좋아했겠지. 안그래?” “난 그냥 너여서 좋은거...야...”
그때 선배한테 뭐랬었나. 나도 같은 마음인 거 기억해 달랬다. 그래놓고 먼저 주눅들어 버리면 그게 뭐야;;;; 게다가 선배는 스스로를 아껴줄 줄 알게 됐는데!!
"요근래 여러 일을 겪으면서 느낀건데, 나 그렇게 못난 녀석이 아니더라고"
이제 와 자괴감이나 품어 버리면 날 좋아해주는 선밴 뭐가 돼? 유니온 테러 때 배우지 않았나. 내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당연히 선배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영원하지 않다. 그 시간을 헛되이 날리게? 안 아까워? 정신 차리자, 김서연!!
그리 마음 다잡고는 퇴근했다. 손수건에 싸 뒀던 핫팩을 열이 나라고 흔들면서. 그러다 철현이 오는 걸 알아봤다면 쪼르르 달려가 철현의 양 볼에 핫팩을 대 보고자 했을 것이다. 철현이 내켜하지 않았다면 핫팩은 철현의 외투 주머니에 넣으려 하거나, 제 주머니에 넣었을 거고. 어느 쪽이든 다소 거창하게 느껴질 만큼 결연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을 것이다.
" 좋아해! "
" 선배가 따스한 사람이라서 "
"얘들아! 보지마!!"
목 잘린 시신과 마주했던 끔찍한 상황에서도 주변 사람부터 걱정해 주고
'...원망스러워.' "뭐가 그렇게 원망스러워?" '...왜 나만...' "무슨 일이 있었어?" '...나가고 싶어.' "도와줄게."
정체 모를 자들의 원망도 진지하게 들으며 돕고 싶어 할 만큼 따스한 사람이라서
" 올곧은 사람이라서 "
"풀자." "결국 실리를 위해 인권 침해 요소를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우리가 그 망할 영감들과 뭐가 다르겠어?"
옳지 않다 판단한 일은 불이익이 있어도 안 하려 하고
"너 스스로가 경계할 짓을 하지 않는다면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남도 널 경계하지 않을거야." "남에게 경계하지 않길 의심하지 않길 요구하지 마"
스스로부터 바르게 처신해야 한다 여길 만큼 올곧은 사람이라서
" 꿋꿋한 사람이라서 "
"나는 평범한 일반인이거든?" "운동을 한 일반인"
십수 년의 노력이 배신당했던 고통을 건강하게 수용하며 나아가고
"네가 가지 말라고 한다면 안 갈거냐고?" "아니, 네가 가지 말라고 한다고 해도 갈거야." "그것이 네가 좋아한 나니까."
아무리 두려워도 본인의 다짐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할 만큼 꿋꿋한 사람이라서
" 기발한 사람이라서 "
"제발 추측이 맞아라!!" "제발 서로 죽여라!"
적이 어떤 방식으로 저지먼트를 알아보는지 추측해 역이용해보려 하고
"한번 해보자!" 레벨 동기화가 네 능력이라고? 능력차단 코팅이다!
민간인을 보호하는 동시에 동료의 디버프도 푸는 최적의 방법도 단번에 찾아낼 만큼 기발한 사람이라서
" 유쾌한 사람이라서 "
"차라리 유니온 두명을 쓰러뜨리는 게 더 쉬울지도 몰라"
터무니없는 상황에서도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고
"글쎄? 뭘 할 수 있을까?" "팝콘이나 먹어야겠지만 팝콘까지도 없네" "희망이라도 먹어야지 별 수 있겠어?"
허연 입김이 웃음을 타고 나왔다 흩어진다. 바람이 오싹하게 시린데도 땀이 나는 거 같다. 어느새 또렷해진 두근거림. 선배는 지금 어떤 기분일까. 거기까진 알 수 없지만 서연의 시선은 줄곧 철현의 까만 눈에 고정되어 있었다. 지금 하는 얘기들이 곧이곧대로 전달됐으면 했다.
" 선배한테 이 인사 젤 먼저 할 수 있어서 기뻐!! " " Happy New Ye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