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804 하 사실 더 일찍 부르고 싶었는데 묘하게 타이밍 잡기 애매해서 못했단 말이지ㅋㅋㅋㅋㅋㅋ 지금 아니면 영영 못할 거 같아서 질렀는데 너무행복하네요... 나너무감동... (펑펑울기)(빵빵배 고양이 배 통통통) 근데 첫 일상 할 때부터?!!?! 젠장 진작 더 들이댈걸! 사실 저도 그 즈음부터 그걸 매우 원하긴 했는데요 이게진짜가되네 😇
긴긴 밤을 기억해. 쉬이 잠들 수도, 쉴 수도 없던 밤들. 수많은 밤의 장막들 사이로 잠시 들여다보았던, 그 세계를.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로운 겨울날. 그녀는 간만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맞이했다.
"...낮잠을 너무 잤나-"
해가 저물고 밤이 무르익는데도 그녀의 정신은 또렷해져 갈 뿐이었다.
"이럴 때는..."
연주나 할까, 하고 첼로 케이스를 봤지만 금새 눈길을 돌렸다. 뭐라도 먹을까, 하고 부엌을 보아도 구미가 당기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창 밖을 보았다. 검은 구름 유유히 흐르는 밤하늘과 그 하늘 한 가운데 뜬 휘영청한 달을.
달빛 소슬하게 내리는 세상을.
그래서 그녀는 준비했다. 얇고 가벼운 옷차림을 벗어던지고 이 밤에 어울리는 옷으로 단장을 했다.
검은 벨벳과 가죽으로 몸을 가린 채 조용히, 밤거리로 스며들었다.
달빛 아래, 그녀는 하나의 그림자나 다름없었다.
그림자에 소리는 나지 않았다. 훌쩍, 담장에 올라타도 좁은 골목길을 잽싸게 지나가도
누구도 몰랐다.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밤거리를 자유로이 누비던 그림자가 문득 멈춰섰다. 어느 폐공장 앞이었다.
검은 벨벳 망토의 후드 속, 하얀 얼굴이 고개를 들어 폐공장을 응시했다.
음침하고 음산한데다 어딘가 불길하기까지 한 곳이었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서서 그 자리에 서서, 폐공장을 보고만 있었다.
뒤에서 인기척이 들릴 때까지.
"오, 이제 오냐. 기다리다 잠들 뻔 했잖아. 뻥이지만."
휙- 하고 그녀가 돌아섰다. 매끄러운 턴에 몽실한 망토자락이 살랑거렸다. 손으로 후드를 살짝 넘기자 하얀 머리칼과 얼굴이 그만큼 살짝 드러났다. 그 위로 비치는 달빛 때문인지, 킥... 하고 웃는 얼굴이 짖궂게 그려졌다.
그녀는 월을 보며 말했다.
"거 들었나? 나 학교 그만둔 거. 저지먼트는 당연하고. 그래서 여기면 만날 수 있을까 했지. 유니온이니 뭐니 없어졌어도 여긴 여전할 거 아냐? 내가 아는게 여기 뿐이기도 하고."
그렇게 말하며 폐공장을 돌아보았다.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 앞도 충분히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겁없이 그 앞을 가로질러 폐공장의 잔해더미 위에 걸터앉았다.
앉은 후에 계속 조잘거렸다.
"생각해보면 여기가 시작이었던 것 같기도 해. 그런 일을 겪고도 변하지 않는게 이상하지만. 아무튼 시작이나 다름없는 곳이니, 너한테도 나름 감사를 표해야 할 듯 해서."
말하는 도중, 그녀의 망토 안에서 달칵, 하고 잠금 풀리는 소리가 났다. 그 뒤 양 손으로 뭔가 꺼냈는데 언뜻 보기엔 서바이벌용 가방 같았다.
"야, 받어."
그녀는 그 가방을 그대로 월에게 건넸다. 가방 자체는 광택이 없는 검은 천과 같은 재질에 크로스백 형식으로 메는 물건이었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검집을 끼울 수 있는 고리라던지 시판되는 제품과는 소재부터 다르다는 것을 알 만 했다.
"썰지 말고!"
그 가방 안에는 다른 무언가도 들어 있었다. 꺼내보면, 가방과 같은 특수 재질로 만든 검푸른색 롱 자켓이 나왔다. 역시나 허리춤에 칼집을 위한 고리가 달렸고 안과 밖에 주머니가 있어 물건을 소지할 공간도 충분했다. 옷 곳곳엔 벨트와 고리가 있어, 얼마든지 타이트하게 맞추는 것도 가능했다. 옆라인엔 지퍼도 있어서 충분히 열어둔다면 움직임에 방해도 덜 될 것이었다.
"너, 툭하면 어디 찢어지고 뜯기고 난리도 아니잖냐. 어지간한 절단이나 충격은 막아주는 소재로 만든 거다. 무대포로 다닐 거면 장비 좀 제대로 갖추고 다녀. 현실엔 리스폰 따윈 없으니까."
한 박자 텀을 두고, 한 마디가 따라붙었다.
"내가 언제까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리고 그녀는 잔해더미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한 마리 고양이처럼, 사뿐히 내려서서 기지개를 켰다. 하암- 하는 하품 소리도 났다.
"그럼 용건 끝났으니 간다. 열일하셔."
그녀는 예고 없이 그 자리에 나타났던 것처럼 전조 없이 그 자리에서 멀어졌다.
잠깐이나마 드러났던 하얀 머리카락은 어느새 검은 벨벳이 가리웠고 돌아선 뒷모습은, 그저 하나의 그림자일 뿐이었다.
한숨만 푹푹 내쉬던 정지호는 입도 대지 않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그대로 돌려놓고 카페를 나섰다. 슬슬 더워진다. 자잘한 일을 이어가며 간신히 잊혀지지 않고는 있었지만 그것도 슬슬 한계다. 여름이 가기 전까지는 뭐든 제대로 된 걸 해야 할 텐데. 뭐든... 뭐라도. 아무거나. 뭐든 제대로 된 일이 있으면 좋겠다. 솔로 앨범을 낸 동료들은 얼마 못 가 묻혔고, 재데뷔한 동료들도 어쩐 일인지 이전만큼의 빛은 보지 못하고 있었다. 온더로드라는 과거는 해체 이후에도 끊임없이 재조명 되고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그룹을 이루었던 개개인은 하나둘씩 묻혀서 잊혀지고만 있다.
예전에 쓴 글에서 일부 잘라왔는데 이 말대로면 나머지도 솔로 하거나 새 그룹으로 재데뷔했는데 묻힌 거 같네! 답변이 되었길...!
>>817-818 와 으와 으와와와 ㄴ@ㅁ@ㄴ 옛날 글까지 찾으시며 세세하게 답변 주셔서 감사해요오오오오 >< 팀일 땐 잘 나갔는데도 개별 멤버가 활동하면 그때만 못한 거 어떤 느낌인지 알겠어요 묻혔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 그래도 뜨기 힘든 바닥에서 천금 같은 기회를 잡았는데 못 살렸네요. 있을 때 잘했어야 하는데..(먼눈)(옆눈) 온더로드 근황 검색하면 서연이는 착잡하겠지만~~ 이렇게나 알려 주셨으니 잘 써먹어 보겠습니다아아아(점핑인사)(납죽)
밝은 태양이 기울어지고, 그 눈을 완전히 감을 때 쯤. 스산한 골목길로 누군가가 발걸음을 옮긴다. 허리에는 칼이 한 자루 있었고, 실용성에 몰빵한 점프 슈트 한 벌을 입은 채로. 단열이라고는 쥐뿔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차림새로 한겨울의 골목길로 들어간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서 이젠 제 집 안방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어느 폐공장. 그곳에 다다르자 보이는 한 인영에, 그는 쉬지 않던 발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 ....... "
밝게 말을 걸며 넘어가는 망토. 그것이 이전의 심해 같던 검푸른 색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그가 눈가를 찌푸린다.
" 누가 내 눈 색 따라하래. "
첫 인사가 이런 것은 버릇인걸까.
" 듣진 않았는데... 대충 알고있긴 했어. "
자주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끔씩 얼굴 정도는 마주쳤던 이전과 달리, 게시판에 메모만 덩그러니 남기고 사라졌기에 어림짐작 정도는 하고 있더랬다. 어떻게 찾아가서 깽판을 쳐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이야. 그래서 그런걸까, 뭔가 마음이 가라앉은 느낌이었다.
여기가 어딘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거침없이 걸어가 잔해더미에 앉는 모습을 보고 혼내야 하나, 겁을 줘야 하나 고민해봤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 어떤 것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일 것 같지 않았기에.
" 감사는 무슨... "
그러는 와중, 혜우가 망토 속에서 가방을 꺼내 건네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것을 받아든다.
" ....? 뭐야 이게. "
일반적인 가방과는 확연히 달랐다. 천같긴 한데... 칼을 끼워넣을 수 있는 고리가 달린걸 보면 오더 메이드인가? 그럴 정도라면 천도 그냥 천이 아닐텐데.... 칼에 썰리려나?
까지 생각했을 때 혜우의 썰지 말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 뭐야, 언제 사이코메트리까지 얻어냈어? "
단도를 꺼내려던 손을 황급히 내리며 투덜거린다. 아무튼, 가방 지퍼를 열어보니... 이번엔 롱 자켓이 나온다. 누구의 머리카락 색이 생각나는 색깔이었다. 여기에도 칼을 찰 수 있었고... 주머니에 벨트까지. 점프 슈트 보다 훨씬 편하고 실용적인 자켓이었다.
" ..... "
잠시 조용히 있자니, 혜우는 뛰어내려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이번엔, 이곳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이었다. 동월은 어느새 저만치 멀어진 혜우를 부른다.
" 야!!! 허영 살쾡아!!!! "
동월은 품 속에 있던 단도를 꺼내 던졌다. 칼집에 제대로 결합되어 있었으니 분리되어 안타까운 사고가 날 일은 없을테다.
" 이자식 내 보물을 훔쳐가다니!! "
?
" 나중에 찾으러 갈게. 나 그거 없으면 죽거든. " " 버리고 사라지면 당장 9시 뉴스 달려가서 생방송에다가 너 찾는다고 광고해버릴거다. "
이제까지 잘만 잡아오던 무거운 분위기를 집어던지고 화사하게 웃은 동월은, 아까 혜우가 그랬던 것 처럼 폐공장의 한가운데로 총총 뒷걸음질을 친다.
" 나중에 어디로 찾아가면 되는지 문자나 남겨놔라? "
따로 혜우가 그를 불러세우지 않았다면, 어둠 속으로 스르륵 사라졌을테다. 당분간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겠지. 딱히 혜우가 문자를 남기지 않더라도 아마 언젠가는 볼 수 있을테다.
이별을 정했다면 피할 수 없겠지만... 재회한다는 것은, 정하지 않더라도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만들어낼 수 있을테니.
>>829 (흡입)(?) ㅋㅋㅋㅋㅋㅋㅋ 이제 해 짧아질 때지ㅋㅋㅋㅋㅋㅋ 싫다 (여기도 해 짧아져서 고통받는 중인 1인) 서머타임 끝나서 더 심해졌어... 뭔가 뭔가 잘못됨... 투닥대는 선후배... 인데 뭔가 뭔가인? 묘하게 솔직해지는 관계라고 느껴졌는데 말이지 혜우우도 그렇게 느꼇구나! 헤헤 그리고 뭐랄까... 월이는 혜우가 파도치는 날에도 그 파도에 쓸려서 밀려나가지 않는 느낌? 이라고 생각햇음
>>830 나는이런서사에약하다워리에게고소미과자를먹여주갯다. (과자 주기) 나도 즐 겁 다!! 워리는 하루 잘 보냇어?
>>835 헤헤 헤헤헤 (만족) 아 진자로... 안그래도 추운데 해까지 없으면 죽으라는 말이냐 어이!!! 그치ㅋㅋㅋㅋㅋㅋㅋㅋ 약간 월이 해안가에 뚝심있게 박혀있는 단단한 하얀 바윗돌 같은 느낌임 밀려나가지 않아요 호오호오... 확실히 둘 첫만남이 괴이 일상이었어서 혜우가 좀더 편하게 속내 드러낼 수 있는 시작점이기도 했지😏😏 즐 겁 다
그러니까 그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날이 더 차가워짐에 따라서 가을 외투를 옷장 저 안쪽에 밀어넣고 겨울 옷을 보다 앞으로 꺼내주는 행위는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어서 하는 일이라기보다는 해야만 하기에 하는 잡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옷들을 뒤적이는 동안 어느 외투에서인지 떨어진, 거의 다 닳아가는 티라미수 교환 쿠폰이 발치에 떨어지자 리라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만. 이걸 지금까지 안 썼단 말이야?!"
그렇다. 이 자식, 언젠가부터 티라미수 쿠폰의 존재를 새까맣게 까먹고 있었다!
- 애오옹. "찡찡아, 언니는 바보 멍청이 멍텅구리야." - 왜용. "봐 봐, 혜성이 언니가 준 쿠폰이야. 이거 언제 받았는지 알아?" - 무오옹... "여름! 여름에 받았어! 원래 여름이나 초가을에는 써야 했던 건데 하도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아, 정말. 그래도 그렇지 이게 뭐람?! 이리라 정신 못 차리지?!" - 뮁, 애옹... 우오오오옹...
멀어지는 반려묘의 뒷모습에서 한심하다는 듯한 기운이 뚝뚝 떨어지는 건 기분 탓일까. 그럴 일은 없거늘 마치 찡찡이가 고개마저 절레절레 젓는 듯한 환각까지 덧씌워져 보인다. 리라는 얼마 전 벽에 붙인 캣닢볼에 코를 콕 박고 이내 그를 완전히 잊어버리는 고양이의 노랑 뒤통수를 응시하다가 그대로 상체를 고꾸라뜨려 바닥에 이마를 콩 소리가 나도록 찧었다.
"......오늘 며칠이더라."
손을 뻗어 핸드폰 액정의 불을 밝히면 정말 아슬아슬하게 다음 해로 넘어가진 않은 날짜가 하얀 숫자로 표시된다. 리라는 잠금 화면의 날짜와 오전에서 갓 오후로 넘어간 시간을 번갈아 보다가, 곧 뭔가 결심이라도 했는지 홈 화면으로 진입 후 전화 앱을 눌렀다. 이름 검색, 이혜성. 통화 버튼 클릭.
뚜르르르, 뚜르르르. 통화 연결음이 얼마나 이어지고 상대가 전화를 받아주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게 언제가 되었든 혜성이 전화를 받아주는 순간 리라는—
"혜성이 언니, 저 어떡하죠... 언니가 주신 쿠폰 아직도 못 썼어요... 하도 일이 많아서 갈 생각도 못 하고 완전히... 흑!"
쿠폰 사용 안 되면 그냥 제가 살게요, 하고 덧붙이는 말은 어쩐지 처절하다... 아무리 서러워도 공시생한테 이게 웬 행패람. 하지만 이 정도로 하지 않으면 혜성과 티타임을 즐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찾아든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 그게 1년 먼저 사회로 나가게 될 사람의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든, 혹은 다른 것이든 간에.
혜성은 이 뜬금없는 당일 약속을 받아들였을까, 아니면 보다 상식적으로 다음날이나 다다음날 중 스케줄을 다시 잡으려고 했을까. 하나 확실한 건 어느 쪽이 되었더라도 혜성은 리라를 한번은 보게 될 거라는 사실이다. 이리라는 끈질기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후배고, 이혜성은 1년을 함께 보낸 선배로서 이리라의 성격을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었을 테니까.
"혜성이 언니! 어서오세요! 와, 머리 자르셨네요! 이것도 잘 어울려요~ 뭔가 학기초 생각이 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게 만남이 성사되면 이런 반응도 당연하게 현실이 되어 디밀어지는 거다. 리라는 연신 생글거리며 웃다가 마침 타이밍 맞춰 울리는 진동벨을 집어들고 카운터로 걸어갔다. 혜성에게 앉아있으라는 듯 손짓하는 것도 잊지 않고.
"짠, 티라미수 도착! 이 쿠키는 서비스로 주셨어요. 이걸 이제서야 먹어본다니... 어휴, 정말. 일년이 너무 다사다난해서 말이죠. 계속 가지고는 있었는데 틈이 안 나서 그만... 그래도 사장님이 아직 해 안 넘어갔다고 쿠폰 받아주셨어요. 다행이죠!"
......진짜?
"아무튼~ 뭔가 언니랑도 굉장히 오랜만인 거 같아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수능도 끝났는데 하고 싶은 일은 많이 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