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situplay>1597054288>995 캡 헐..............(대략 위짤 상태) 드러누워도 소용없으면 영혼이 나갔다가 자기가 부순 건 맞으니까 견적서 달라고 할 거 같은데 말입니다아아아89898ㅁ898989;;;;;;;;; 캡 자비 쩜...(굽신굽신)
situplay>1597054288>994 월주 제가 잘 이해를 못 했는데요(얼벙댕)(댕청) 1) 부원이 넷인데 부원들한테 괴이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는 건...부장 월이 점례 말고 해민이는 오컬트 연구하는 부 정도로 알고 있다는 의미일까요? 2) 유령부원은 귀신인 부원이다? 가짜 부원이다? 어느 쪽일까요? @ㅁ@;;;;;
situplay>1597054288>998 리라주 수면 보충은 건강 관리에 필수예요!!!! 일정 시간 이상 질 높은 수면을 취하셔야 합니다아아아아!!!! 리라랑 보라의 음방 출연 기대할게요오오오 ><
>>4 새봄주 ㅋ ㅋㅋ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인 복도 킹왕짱이죠? /////////////////////////////// 저 혼자 만드는 모브들이다 보니 너무 비슷비슷해지는 거 같아서 호진 씨나 의사 정도나 이질적으로 해보려던 건데 다들 개성 있다 말씀해 주시니 감사하지 말이에오오오오 >< 근데 졸업식에 대강당을 과자집................ 문자 그대로 충격과 공포의 졸업식이겠는데요 무서워어어어어(호달달)
>>6 돌아온 새쪽이: 그런 의미에서 뽀뽀 안 해요~?(히쭉히쭉) 에구 그랬구나! 대체로 서연이에게 다들 호의적이긴 하지만 다들 각자 입장이 뚜렷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느낌이라서 개성적이라고 느꼈던 것 같아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 새봄이가 진짜로 저질러버리면 아마 기숙사 사감 선생님부터 새봄이를 주기려 할지도 몰라! 새봄: 살려주세요오오오오(도망감
>>6 1) 부장, 월이, 점례, 해민. 이 넷은 정식 부원이 맞으며, 넷 모두 괴이에 대한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2) 유령 부원은 실제로 존재하는 모카고 학생인데, 그냥 부원이라고 이름만 올라가있습니다. (동아리 개설의 최저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요!) 그러므로 이 유령 부원들에게는 '괴이부는 귀신 연구하는 동아리' 라고만 알린 상태입니다. 그런 거 있잖아요? '우리 동아리 하고싶은데 인원이 적어. 우리는 귀신 연구하는 동아리인데, 활동 안해도 되니까 이름만 올려주면 안될까?' 라고 한거에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활동하지는 않는 모브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Q. 이런 쓸데없는 설정은 왜 있나요? A. 원래 희생양 같은걸로 써먹으려 했는데 딱히 등장시킬만한 씬이 없었어서... 👀
>>8 새봄주 에 으에 으에에에에 @ㅁ@;;;;;;;;;;;;;;;;;;; (먼눈)(옆눈)(도주) 한대도 그걸 빤히 보는 사람 앞에서 하기는 좀 많이 뭔가뭔가인 거시에오오오오오(절레절레)(쥐구멍)(머리박) ㅋㅋㅋㅋㅋㅋ 사감 선생님은 원한이 많으신 거 같았으니까요오오오오 그래도 기숙사가 아니면 의외로 노 터치이실... 아닌가? 쟤 상습범이라고 피꺼솟하시려나요...👀👀👀 (호달달)
>>1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그렇지! 그런 의미에서 서형철형 커플의 크리스마스 데이트 나도 기대중이라구>< 메타 새봄: 뽀뽀해요!!(이쯤되면 집착광공 ㅋㅋㅋㅋㅋ 아무래도 건물이 과자집이 되는 거 자체가 사감선생님의 트리거가 되지 않았을까 싶더라구>< 사감: 너... 너... 신새봄이 니가 또오오오오!!!!!(스레빠 들고 추격) 새봄: 끼야아아아(ㅌㅌㅌㅌㅌㅌ
>>15 캡 근데 저 조금 생각해 보니까요, 강당을 과자집으로 만든 뒤에 졸업식 끝나자마자 졸업생들과 참관자들이 합심해서 부숴 먹는 걸로 뒷풀이하는, 그리고 이듬해 강당을 다시 짓는(???) 풍습이 정착돼도 괜찮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 버렸어요. 교복이랑 교과서 찢거나 태우는 대신 졸업식장을...!!!!! 아, 참!!!! 아까 보라 음방 얘기 나와서 궁금해진 건데요, 보라의 신곡이라거나 여태까지 불렀던 앨범곡들은 어떤 곡과 비슷할까요?
>>16 새봄주 아 아아 일상 돌리기는 어려운 상황 같아서 이벤트라도 준비해 보고 싶은데 아직은 아이디어가 충분하지 않아서 궁리 중이에요(자라나라 떡밥떡밥!!!!) 그렇게 사감 선생님은 새봄이만 노리는 추격자가 되어 버리시고(◀이거 아님) 무섭다고 호들갑 떨었지만 캡 반응 보자마자 위에 캡께 말씀드린 몹쓸 아이디어가 떠올라 버렸다 합니다ㅎㅎㅎㅎㅎ
>>22 새봄주 ∑@ @ ㅁ ;;;;;;;;;;;;;;;;;;;;; 앗 아앗 아아아앗 ㅋㅋㅋㅋㅋ 새봄이가 돈을 댄다면 예산 걱정은 없겠는데요!!!!! 근데 강당 다시 지으려면 몇 달 걸릴 거고 그 기간엔 행사나 비 오는 날 체육 수업 같은 게 곤란할 테니 기존 강당은 두고 졸업식용 강당을 따로 지어야....... (◀이거 절대 안됨)
어느새 12시 넘어 버렸네요 이만 현생으로 침몰하겠습니다. 계신 분들 즐겁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오오오오 (꼬르르르)
똥쟁이 녀석과의 최종결전으로부터 며칠이 지났다. 그 난리통이 무색하게도 난 다시 눈 코 뜰 세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런 바쁜 일상속에서도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었다. 그건 바로, 웨이버 씨가 나 대신 똥쟁이 녀석의 공격을 받고 죽을 뻔하신 일이다. 사실, 똥쟁이 녀석에게도 묻고 싶은 게 참 많지만 똥쟁이 녀석이 면회를 안 받고 있기도 하고 나도 굳이 그 녀석에게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데다, 가봤자 니 아빠 잘 죽었다는 패드립이나 하는 것으로 내 품위를 떨어트리게 될 것 같아서 관두기로 했다. 어쨌든, 그 일에 대해 생각할 수록 물음표가 사라지지가 않았다. 대체 왜 날 구하셨을까? 그것도 목숨을 버려가면서? 나랑 웨이버 씨는 디스트로이어 아저씨와의 그것 만큼도 접점이 없었는데.
...설마, 나한테 첫눈에 반하셨다던가?!
...에이, 설마. 내가 오늘 한 생각 중 제일 터무니 없는 생각이었다. 웨이버 씨는 낭군님도 있잖아. 무슨... 민우였더라. 내 개똥 마시멜로 먹은 사람. 그럴 리 없지, 그치그치. 뭐, 궁금한 게 해결되든 어떻든 감사인사는 전해야지. 그래서 나는 웨이버 씨 몫으로 부쉬 드 노엘을 새로 구웠다. 크리스마스기도 하고, 초코케이크는 보통 호불호가 많이 안 갈리니까. 그리고 편지를 한 통 썼다.
웨이버 씨께
안녕하세요, 웨이버 씨. 저는 목화고등학교 1학년 A반 저지먼트 소속이었던 신새봄이라고 합니다. 기억하실 지는 모르겠지만 유니온과의 최종결전에서 웨이버 씨가 구해주신 사람이에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감사인사를 드리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날 저 대신 유니온의 공격을 맞고 저를 구해주셔서요.
그 때 제게, 정확히는 목화고 저지먼트에게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그래서 저희에게 미안하실 일이 있나, 하고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리버티 소속으로서 저희와 전투를 치르시는 과정에서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공격하신 것에 대해서는 화가 났었습니다만, 그 일에 대해서는 제가 웨이버 씨를 달콤하게 만들기도 했고, 웨이버 씨의 낭군님에게 개똥으로 만든 마시멜로를 먹게 한 일도 있거니와, 이후에 이번 일을 포함해서 신세를 많이 지게 돼서 더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른 부원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더 미안해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전 웨이버 씨에게 목숨을 빚졌으니까요.
다만 조금 궁금하긴 합니다. 저는 웨이버 씨와 큰 접점이 없었는데 어째서 몸을 던져서 저를 구해주셨는지. 상황상 저를 구하기 위해 돌아가시는 것 보다는, 웨이버 씨께서 살아남으셔서 유니온을 공격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었거든요. 뭐, 모든 일이 잘 끝났으니 궁금해해봤자인 사안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이것 저것 쓰다보니 편지가 길어졌네요. 이 편지와 함께, 좋아하실 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수제로 만든 케이크를 보냅니다. 입맛에 맞으실 지는 모르겠지만, 약소하나마 목숨을 구해주신 것에 대한 답례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신새봄 드림.
자, 다 썼다. 편지지를 곱게 접어 봉투에 넣어 봉하고, 케이크를 담은 종이상자에 붙였다. 그런 뒤, 편지와 케이크를 챙겨 교도소로 향했다. 사식으로 케이크를 넣어주실 수 있으려나? 일단 잘 말씀은 드려봐야지.
-보내준 편지는 잘 읽었어. 그럼에도 일단 난 미안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 이전의 일에 대해서 그다지 핑계 댈 생각 없어. 그런 찌질한 것은 싫기도 하고, 어찌되었건 내가 그런 일을 벌였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 물론 지금도 그때의 생각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때처럼 행동할 생각은 없어. 어쨌든 너희들을 다치게 하고 고생시킨 것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미안해.
왜 구해줬냐고 해도... 별 이유는 없어. 아마 다른 퍼스트클래스도 마찬가지일거야.
그냥 몸이 먼저 움직였어. 에너지 덩어리를 막아야한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기도 했고... 솔직히 나도 다른 이들도 일부러 맞으려고 한 이는 없을거야. 그저 우리의 힘이 부족했을 뿐이야. 그 에너지덩어리를 받아쳐야한다고 생각했지만 그저 힘이 부족했어. 그래서 휘말려서 사라진 거야. 어쨌건 우리들이 그것을 막기로 한 것도 있었고...
다시 말하지만 죽을 생각은 없었어. 그저 상황이 그렇게 되었을 뿐이지. 그러니까 그에 대해서는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크리스마스는 커플의 날이라 누가 그랬어?!!? 커플의 날은 개뿔!!!! 갈 수 있는 데가 없다. 아침부터 알아봤으나 룸카페는 가격이 세 배로 뛰었는데도 예약까지 꽉 찼대고 식당도 예약 더 못 받는다는 고지만 수두룩하다. 놀이공원이며 영화관도 싹 매진이고. 크리스마스에 데이트를 하려면 일찍부터 예약해야 하는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 야외 뷰가 좋은 덴 몇 군데 찾았다만(☆★백화점이 건물부터 일대 가로수까지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싹 장식해서 야경이 끝내 준다더라) 것도 밥 먹고 몸 녹여 가며 봐야지, 쌩으로 나돌며 보는 건 춥고 배고프고 처량한 꼴이잖아;;;;;;; 새봄이가 케이크를 줬지만 이 날씨에 밖에서 먹다간 케이크도 얼고 우리도 얼 거야889ㅁ89899;;;;;;;;
하다 못해 밥은 편하게 먹어야지!!!! 고민 끝에 연구원에게 연구실을 하루만 빌려 달라 조른 서연이었다. 학교가 보수 공사 들어가지만 않았어도 빈 교실이라도 써 보겠는데 것도 안 되니 연구실밖에 없잖아... 연구원은 어처구니없다 못해 심드렁한 얼굴로 날 쏘아보다가 연말까지 휴가 쓰는 데 동의할 것과 내년의 본인 플젝(???)에 협력하면 ㅇㅋ해 주겠다더라. 휴가야 서로 내면 개꿀인 거 같은데 내년의 플젝은 뭐지? 살짝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그러기로 했다.
그런 얘기를 하던 중 연구실에 새로운 노래가 흘러나왔다. 크리스마스라고 연구원이 플레이리스트에 캐롤을 넣었나 보다. 근데 부르는 목소리는 낯설다. 누구지?
ㅡ역시 노래는 불렛이라니까
불렛이면 레드윙? 연구원도 레드윙 노래 들을 줄은 몰랐네. 레드윙이 콘서트나 방송 말고 선배만 관객 삼아 노래하면 선배가 좋아하려나? 그런 생각이 스쳤으나 울 연구원도 좋아할 정도인 인기 아이돌이 연말에 무슨 시간이 있겠어... 시간이 있대도 개인적인 부탁씩이나 해도 되는 사이는 아니고. 불렛 콘서트 티케팅이라도 해 봤음 좋았을걸!!! 바깥에서 온더로드 콘서트 티케팅도 성공한 적이 1도 없는 곰손이면서 때늦은 한숨을 쉬는 서연이었다. 그러다 깜찍하다면 깜찍하고 끔찍하다면 끔찍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말았으니
크리스마스 이브라도 오전이라선지 코노는 한산했다. 레드윙이 선배만을 위해 공연하게 할 수는 없지만 레드윙의 노래를 불러 볼 수는 있단 말이지. 녹음해다가 연구원 플레이리스트 대신 연구실에 틀어놔야지~☆ 그런 야심찬 계획과 함께 기세 좋게 들어갔으나
" ............ "
레드윙 노래 중 아는 걸 선곡하고 오래지 않아 싹 굳고 만 서연이었다. 음 높아!! 박자 맞추기 어려워!!! 외국어 가사 어쩔?!?! 그나마 음이 높아 삑사리가 나는 건 키를 낮춰 해결했으나 박자랑 가사는 답이 없다. 게다가 몇 번 연습했더니 목이 갔다. 수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결국 재선곡에 앞서 그 노래만 서른 번은 다시 들었다. 막히던 부분은 반복 재생으로 확인하고, 중간중간 물 마시면서 목도 가다듬은 뒤에야 어찌어찌 녹음을 마쳤는데... 내 목소리 왜케 나오다 막힌 거 같냐?;;;;;; 레드윙만큼 못 부르는 거야 당연하다만 이거 양심이 수박되지 않고서야 들을 만하달.. 수 있나? 근데 자꾸 듣다 보니 양심이 수박되는 거 같기...도??!?;;;;;;;;;
급한 김에 빌리긴 했지만, 연구실은 데이트 장소 삼기엔 너무 살풍경하다. 더구나 크리스마슨데!!! 트리는커녕 크리스마스 리스 하나 없다구!!!!
하여 ○이소로 갔으나 크리스마스 리스는 다 팔리고 없다... 그나마 포인세티아라는, 빨강꽃과 초록잎이 두드러지는 식물의 모형 화분은 있더라. 빨강 초록이니 크리스마스 색이라고 우겨 볼까? 그걸 여럿 챙기며 다른 장식을 찾아보려니, 눈사람 모양의 LED램프가 눈에 띄었다. 1회용에 수박 소리 나오는 가격이었지만... 저거라도 아쉬운 입장이라 답이 없네...모양이나마 귀여우니 감사합니다 하고 써야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결국 다 사와서는 눈사람 램프는 테이블에 두고 포인세티아 화분은 창가에 놓았는데, 그러고 나니 아차 싶다. 밤에 전등 끄고 눈사람 램프만 켜면 화분이 안 보이겠... 결국 책상의 스탠드등을 창가로 옮기고 그 둘레에 포인세티아 화분을 뒀다. 어설프더라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치자고오오오;;;;;
이제 남은 건 식사 준비? 식당에서 먹긴 글렀으니 포장 주문이라도 예약해 보고자 했으나, 24~25일 이틀은 주문이 너무 몰려서 포장 예약이 어렵다는 고지만 줄줄이었다. 이 정도면 배달을 시키려도 최소 1시간은 기다리게 될 각인데. 어쩐다? 마트 즉석식품이라도 사야 하나? 그거라도 있음 다행이고 재수없으면 울 점포의 삼김이나 도시락을 먹게 될지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 반 우려 반으로 가 봤더니, 다행히 즉석식품 코너에 '홈파티 플래터'라는 제품이 딱 하나 남아 있다!!! 바베큐폭립, 숯불양념 닭다리, 훈제 삼겹살, 치킨윙, 새우튀김은 물론 빵과 디핑소스까지 갖춰진 제품이었다. 이건 사야 해!!!!! 누가 먼저 집을세라 냉큼 안아들었다. 에프에 돌리면 먹을 만해지겠지.
서연이 철현을 만났을 땐 그런저런 우여곡절을 거친 뒤였을 것이다. 아마 겸연쩍은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제가 겪은 일들을 설명했으리라. 그 목소리는 다소 잠겨 있을지도
" ....식당도 룸카페도 못 잡았어. " " 그래서 말인데;;;;; " " 그, 어... 잠깐 눈 가려도 돼? "
만약 철현이 동의했다면 서연은 철현에게 안대를 씌웠을 것이고, 철현이 마다했다면 서연은 알겠다고 끄덕이며 그냥 제 연구소로 안내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연구실에 이르면(안대를 썼다면 이때 서연이 벗겨 줬을 것이다.) 서연이 녹음한 불렛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어둑한 공간에서 눈사람 램프로 장식된 테이블, 창가의 스탠드등을 에워싼 포인세티아 화분이 눈에 띄었으리라. 그리고 좀 전보다 한결 더 머쓱한 티가 나는 목소리도 들렸겠지.
//짤은 눈사람 램프 이미지고요👀👀 영상은 ㅋㅋㅋㅋ 불렛 노래를 커버하자는 야심을 품었을 때 서연이가 꿈꿨을 이상적인 퀄입니다...(먼눈)(죽은눈) 첫 크리스마스 이벤트(???)지만 기한이 촉박하기도 했고 서연이가 준비하면 뭔가뭔가 어설플 것도 같아서 이런 내용이 나와 버렸네요(쥐구멍)(머리박)(포탈)
혜성주 오늘도 현생에서 고생 많으셨고요 ㅋㅋㅋㅋㅋㅋ 윙 맛있죠!!! 부위보다 중요한 것은 맛!!! (엄지척)
아지주 저는 윙이랑 봉이 둘 다 날개라고 알고 있었어요 오늘 저녁은 치킨봉으로 드셨을까요?:D
한양주...께서는 히이이익;;;; 아침형 인간을 넘어 새벽형 인간으로 사셔야 하나요 898ㅁ9899 고생이 많으십니다...
그 사이에 새봄이는 웨이버한테 편지를 썼고 답장도 받았네요. 근데 '...설마, 나한테 첫눈에 반하셨다던가?!'라니 새봄아ㅋㅋㅋㅋㅋ 일전에 부장님과 크리에이터를 오해한 것도 그렇고, 서연이랑 선배 연애 관전에 찐심인 것도 그렇고, 새봄이가 연애 화제에 관심이 많군요!!!!(정인쌤은 아직 마음에 두고 있을지?) 웨이버는 인첨공이 싫지만 일단은 지키기로 마음 바꿨을까요? 새 대표이사를 믿어보기로 했으려나? 넘버즈에 가입은 할지 어떨지 모르겠는데 그건 출소 이후의 일일까요? 막을 생각이 너무 앞서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던 게 동기인 셈이군요. (글고 보니 서연이도 퍼클들 신세 많이 져서 뭐라도 해야 상도덕인데;;;;) 암튼 두 분 다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물개박수)
오올 서형~!! 철형을 위해서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준비했구나!!>< 준비하는 과정 뭔가 좌충우돌이라 눈물겨워 ㅠㅠㅠㅠㅠ 철형 반응도 엄청 기대되는걸!! 메타새봄: 오늘에야말로 뽑뽀하나요!!(해맑)(초롱초롱)
>>6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래도 짝사랑 말고는 경험해본 적 없는 감정이라 관심이 무지 많은 편이지!! 게다가 주변의 좋아하는 사람들이 거의 다 닭살커플인 것도 영향이 있을 거구 말이야>< 새봄: 정인쌤요? 음... 시기가 시기라서 싱숭생숭하긴 한데, 그래도 마주치면 사심없이 인사할 수 있을 것 같긴 해요 히히 새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버린 것도 있구요! 그게 꿈 속이라는 게 함정이지만요.....(에휴(자세한 것은 새봄이 위키 어딘가에!
>>72 철현주 엣 에엣 @ㅁ@;;;;;;;;;; 어, 그, 크리스마스면 그 '적당히 식당에서'부터가 망할 거 같아서ㅎㅎㅎㅎ 그런 상황에서도 데이트가 되려면 어떻게 때워야 자연스러워질까 하다가 나온 레스니 부담 갖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다만 크리스마스 데이트를 하게 된다면 선배한테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요, 거기 선배가 뭐라 답할지는 궁금합니다!!!
서연 : 예~~전에 부실서 선배 편 들기 어렵댔잖아. 지금은 어때? 서연 : 그때랑 비슷하게 어려워? 그때보다 쫌은 나아?
묻고 싶어진 이유 1) situplay>1597054288>259의 마지막 문단이 제 맘에 남아서 2) 선배가 과연 스스로를 사랑하게 됐을지가 서연이한텐 최고 관심사일 거 같아서
>>73 새봄주 ㅋ ㅋㅋ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크리스마스는 커플에게 험난한 날일지도 모릅니다아아.. 근데 새로운 사랑이라니? @ㅁ@ 근데 꿈 속..?? 어 어어 어어어;;;; 안 돼 새봄아 현실을 살아야지......니가 꿈에 빠지면 급식소는 누가 하고 보육원은 누가 하니이이이이?!?! 위키에 있다면 언제 한번 각 잡고 파묘해야겠어요!!!(???)
>>74 청윤주 어서오세요오오오오 평소보다 더 주무시게 되는 건 피곤하셔서일 터라 컨디션 괜찮으신지 모르겠네요. 한편으론 졸리시더라도 좀 참고 계셨다가 밤에 한꺼번에 자는 게 수면의 질상 더 낫지 않을까 싶어지기도 하고요...
>>78 >>8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사람 케미 좋아요 장난기로 투닥투닥 커여어어어어 ><
>>84 그러게ㅠㅠㅋㅋㅋㅋㅋ 데이트 장소 경쟁하는 날? ㅋㅋㅋㅋㅋ 새봄: 힝 안 그래도 그 꿈 다시는 안 꿔지더라구요... 새봄: 그래도 현실엔 서형도 철형도 우리 애들도 있으니까 지금을 열심히 살아야죠! 히히 헉 읽어주는구나! 미리 고마워><!! 힌트는 새로 만들어진 항목이라구><!! 그리고 확실히 새봄이랑 철형은 장꾸 어린애들같은 케미가 좋은 것 같애 ㅋㅋㅋㅋㅋ 새봄이랑 장난치고 투닥대던 철형이 서형한테는 한껏 진중하고 젠틀해지는 것도 맛도리고 말이지!!ㅋㅋㅋ
>>80 철현: 어..음...내가 그런 말을 했었나?...했었지... 철현: 그때 내가 제 정신이 아니었나봐? 철현: 정말로 그때 당시는 제 정신이 아니었지. 철현: 나보다 더 잘난 동료들과 후배들 때문에 말이야. 철현: 그런데 요근래 여러 일을 겪으면서 느낀건데, 나 그렇게 못난 녀석이 아니더라고
>>85 새봄주 데이트 장소 경쟁하는 날ㅋㅋㅋㅋㅋㅋ 그거 정답 같아요👀👀👀 다시 안 꾼다니 다행이네요!!! 꿈에 너무 취했다간 현실이 꼬일지도 모르니요. 글고 새로운 사랑은 엄... 엄... 새봄이의 한결같은 취향은 성숙함이나 어른스러움일까 생각했다 합니다(먼눈)(옆눈)
>>89 철현주 89898ㅁ9889989 (울컥)(주먹울음) 서연이 저 말 듣자마자 하려던 거 다 까먹고 목놓아 울어 버릴 거 같은데요. 선배가 서연이 기준 위험한 일도 거침없이 했던 게 스스로를 아끼지 못해서는 아닌가 내내 불안했을 거라...이벤트 벌여 놓고 울음판이라니 뭔가뭔가라 안 울게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게쓰요. 서연이도 서연이지만 제 안구까지 촉촉해져 버렸...(먼눈)(토끼눈)
>>102 새봄주 헤에에~ 성숙함과 어른스러움 + 내가 힘을 보태야 할 거 같음 혹은 보태고 싶음 속성에 약하군요?? 새봄이가 다른 사람 챙겨 주는 걸로 에너지를 얻는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는데, 두 번째는 그런 면과 통하는 데가 있어 보여요. 그리고 서연이 반응은 엄...👀👀👀 저 말을 들은 순간의 감정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를 제가 잘 모르겠기도 해서요^^;;;; 새봄주 말씀마따나 선배가 스스로를 아끼게 돼서 좋다!! 완전 좋다!!!!인 건 확실하지만요
>>108 히히 맞아! 성숙하고 단단해보이는데 지켜주고 싶은 면을 보이면 약해져버리지 ㅋㅋㅋ 헉 듣고보니 그러네! 그런데 그것도 약간 사람을 타는 것 같아 ㅋㅋㅋㅋ 특히 서형의 경우엔 새봄이가 마음을 쓴다는 걸 알아주고 서형도 마음을 많이 써주니까 마음을 쓰는 보람이 있달까! 하긴 너무 감격하면 말보다는 눈물이 앞설만도 해 ㅠㅠㅠㅋㅋㅋㅋ 어쨌든 서형도 엄청 기쁜 나머지 우는 울음이라니 나도 흐뭇해지는 걸!ㅋㅋㅋ 훈훈한 크리스마스야~><
아. 여기는 너무나 낯익고 익숙한 인첨공 3학구랍니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문제의 연구소에선 이런저런 연구가 이어지고 있었어요. 네? 유니온도 쓰러뜨렸는데 이게 무슨 끔찍한 상황이냐고요? 어차피 이 상황은 스토리와는 상관없이 흘러간다는 것을 여러분들은 이미 잘 알고 있을 거예요. 한두번도 아니잖아요. 받아들이세요!
"선택에 고통을 받는 이이 구원받을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박사님!"
"오. 조수야! 오늘이야말로 우리의 연구가 인첨공을 구원해주는 날이 되겠구나. 그래. 실험은 언제나 그랬듯이..."
"네! 대충 목화고등학교 방향으로 쏘겠습니다. 어차피 마지막이니까 이제는 양심의 가책도 없습니다! 하하!"
"그래! 어차피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항상 그쪽이 피해를 입으니까 마지막까지 그 역할을 다하게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껄껄껄."
봄부터 쭉 목화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더니, 드디어 두 사람의 양심에 털이 난 모양이에요. 아이고. 이를 어쩌면 좋죠? 어쨌든 박사는 오른팔을 앞으로 쭉 뻗었습니다. 아. 마치 부하에게 사격을 개시하라는 듯한 포즈네요.
"자! 가라! 조수야! 우리들의 화려한 연구성과를 보여주거라!"
"스폰지밥을 보면서 깨달은 선택에 고통을 받는 이를 위한 연구성과! 받아라! 목화고등학교! 너희가 인첨공을 구한 것 같지만 우리는 아무래도 좋아! 하하하!"
결국 언제나처럼 보라색빔이 발사되었답니다. 으아아악! 이대로 괜찮은 것이 맞을까요? 어쨌건 보라색빔이 목화고등학교 일대에 펑하고 떨어졌어요. 그리고 아침이 밝았답니다.
"소라고동님. 학교에 가야하는데 왼쪽과 오른쪽 중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뒤로 돌아가. "저 지각하는데요?!" -선생님한테 개겨 "으아아악!"
그 근방의 모든 학생들이 각자 소라고동을 들고 서 있어요. 그리고 계속 뭔가를 물어보고 있고, 소라고동이 계속 답을 해주네요. 그리고 학생들은 그것을 따르고 있어요. 불평을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따르고 있어요. 아. 이렇게 소라고동이 대신 결정을 해주고 그에 따르기만 하면 되는걸까요? 당연하지만 그 현상을 이상하게 여기는 이는 하나도 없었답니다.
도와주세요! 저지먼트!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좀 해결해주세요!
/마지막 조수 이벤트 상황 올릴게요! 대부분이 알고 있을 스폰지밥의 그 소라고동이랍니다. 별 건 없고 그냥... 선택을 해야할 모든 상황에 대해서 다이스로 정해서 결정하면 되겠습니다! 이를테면 이렇게요.
비록 약의 후유증으로 목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지는 붉고 푸른 핏발들에 퀭한 눈매와 눈밑에 드리운 짙은 다크서클에 시체인양 희멀건한 낯빛이 애처로웠으나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양 밝은 표정을 지었다. 셋이 함께하던 어릴 때처럼 해맑게 웃으며 그녀를 데려가는 태오에게 어리광을 부렸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에는, 다같이 외출도 하구..."
마냥 그러기에는 고갈된 체력 탓에 몇 마디 못 하고 기절해버렸지만은.
눈 감고 축 늘어진 그녀에게 그 언젠가처럼 위태로운 호흡은 없었다. 단지 밀린 잠을 자듯, 몹시 깊고도 편안하게 잠들었을 뿐이었다.
누굴 닮았는지, 호흡이 얕아 숨 쉬는게 맞나 싶어도 손에 옷깃 닿거든 움켜쥐고 익숙한 체향과 온기 느껴지면 그리로 고개 기울였다.
그럼에도 보는 이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앓음도, 뒤척임도 없이 거진 반나절을 자고서야 겨우 눈을 떴을 터였다.
"...느에... 뭐야, 나 언제 잠들었어...? 우으으... 춥다... 오빠야..."
졸린 눈 끔뻑이며 이리저리 돌아보고 태연히 춥다며 품에 파고들기나 하며 어쩌면 묘하게, 보는 이로 하여금 불안을 느끼게 했을지 모르겠다.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하면 죽을 때가 가까워진 것이라는 옛 말이 있지 않은가.
어쩌면 그런게 아닐까 하고.
역시나 그런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자고 일어난 후에도 그녀는 마냥 해맑았다.
"오빠- 나 머리 빗질해 줘- 희야는 내가 해줄게, 여기 앉아 여기. 내 무릎 말랑말랑하다? 히히."
눈만 마주쳐도 생글생글 웃고 온종일 옆에 붙어 관심과 손길을 보채고 이제는 셋이 닮아버린 희디 흰 머리카락을 만지며 즐거워하고
"으, 망할 후유증... 다리가 꼼짝도 안 해... 팔도 저려... 오빠 나 아파아..."
약의 후유증에 시달릴 땐 우는 소리를 내며 품을 찾았고 아픔이 가셔도 괜히 더 붙어 어리광을 피웠다.
언뜻,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이 보여도 그녀의 남매들은 알 수 있을 것이었다.
"어? 이거 봐, 크리스마스에 눈 올 거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겠네! 많이 쌓이면, 우리 간만에 눈싸움이나 해볼까?"
그녀의 그런 모습은, 어릴 적과도 다른 것이란 것을. 다시금 버려질까, 멀어질까, 전전긍긍하던 그 때와 달리 지금의 그녀는, 몹시도 조용한 심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결핍이 쌓이면 불만이 되더라. 어떻게 알았냐고? 나도 알고 싶지 않았어." "알았어야 했지만."
크리스마스 이브.
그녀는 4학구 미술관장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직접 초대를 받은 건 아니었지만 초대 받은 태오와 동행하게 되었다.
"오빠 오빠- 나 옷 이상하지 않아? 화장 괜찮아? 으음, 나아 가도 괜찮나아. 내가 초대 받은 것도 아닌데에."
말끔히 올려 장식을 꽂은 머리에 창백함을 가려줄 화장을 하고 하늘색 원피스와 연회색 반코트를 걸치고 굽 낮은 메리제인 구두로 치장한 그녀는 생전 처음인 자리가 어색해서인지 내내 약간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막상 식장에 도착해 인사를 하게 되자 원피스 자락을 예쁘게 잡으며 흠 잡을 곳 없는 인사를 했지만서도.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관장님. 부디 오래도록 행복하시길 바라요."
그녀가 저렇게 웃을 줄도 알았나 싶을 만큼 환히 웃음이었다.
그 뒤로 그녀는 내내 태오의 옆에 붙어다녔다. 접착제로 붙인 양 따라다니던 그녀가 유일하게 떨어진 때는, 본식이 시작되고 조금 지나서였다.
환한 조명 아래, 오늘의 주인공인 부부가 입장하고 주례가 이어지고, 그러던 중에,
"...나, 좀 답답해서, 나가 있을래."
작게 소곤소곤 말하고, 잡을 틈도 주지 않았다. 조용히 미끄러지듯 식장을 빠져나간 그녀는 찬바람 쌩한 바깥으로 나갔다.
그 바깥에서, 특별히 무언가를 한 건 아니었다. 내일의 눈발을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는 듯 엷은 잿빛 하늘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식장의 떠들썩함에서 멀어지듯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하늘을 보던 그녀는 혼잣말이거나 혹은, 행동의 이유인 듯 한 마디 중얼거렸다.
"부럽다. 응. 부러워."
잿빛 하늘 아래, 그녀는 눈을 감았다. 찬바람에 눈가가 식고 뺨도 차게 식을 무렵에서야 식장으로 돌아갔을 터였다.
그 날 밤은 조금 뒤척이며 잠들지 못 했음을 누가 보고, 누가 알았을까.
"누가 인정하고 싶겠어. 자신이 그런 하자 투성이라는 걸." "아니래도 어쩔 수 없는 거야. 결국 이해할 수 없었어." "진작 이랬어야 했는데 말야."
대망의 크리스마스.
전날부터 우중충하던 하늘에서 아침부터 하얀 눈발이 흩날렸다.
"오빠! 희야! 이것 봐, 눈 와!"
그녀는 생애 눈 처음 보는 사람처럼 들떠서 아침인데도 어서 밖에 나가자며 채근했다. 엊그제의 난리통으로 인해 거리든 어디든 예년 같은 분위기가 아닐 텐데도 같이면 뭐든 좋지 않겠냐며, 신이 나 있었다.
"열린 카페가 있으려나? 빵집은- 음- 크리스마스니까 케이크 있어야지, 케이크! 아, 있지, 나가서 가장 먼저 보이는 가게의 케이크를 사는 건 어때? 무조건 제일 큰 거 사기!"
핏발과 창백함이 조금 가신 얼굴에 피어나는 미소는 때 이른 꽃마냥 밝았다. 이른 봄의 아지랑이 같기도 했다.
"와아- 눈이다 눈-!"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눈은 하루 종일 내렸다.
바깥에 나왔을 때도 여전히 퐁퐁 내리는 함박눈에 그녀는 맨손으로 눈송이를 잡아보며, 즐거워했다. 어쩌다 눈썹에, 머리카락 끝에 눈송이가 걸리거든 이것 보라며 손을 파닥였다.
"아, 눈 쌓였다!"
물 대신 눈이 소복히 담긴 분수대를 보곤 한웅큼 잡아올려 꾹꾹 뭉치더니 팔뚝을 향해 휙 던지고, 깔깔 웃었다. 그리고 되맞지 않으려는 듯 분수대를 빙 돌아 도망쳤다가 제자리로 돌아와 와악! 하고 달려들기도 했다.
"후후, 아하하-"
연신 울리는 웃음소리와 소리 없이 내리는 눈과 함께 한없이 평화로운 하루를 보냈을 것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날이 저물어 찾아온 저녁, 온종일 노는 것에 피곤해졌는지 저녁을 먹자마자 그만 까무룩 잠들었다. 졸리다며 보챌 틈도 없이 소파에 앉아 머리를 대자마자 잠든 그녀는 여전히 낮고 가는 호흡으로 잠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가 넘어가려나 싶을 쯤...
- 똑똑똑
그 때를 기다린 듯,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듣고 문을 열었을 때는 그 밖에 아무도 없었다.
다만, 자그마한 선물상자가 짙은 녹색과 연한 노랑색 포장지에 푸른 리본이 꽃처럼 묶인 상자 두 개가 문에 걸리지 않게 놓여 있었다.
당연하게도 진녹색은 태오의 것이며 연노랑은 희야의 것이었고 발신인은, 안에서 잠들어 있을 그녀였다.
그 부드러운 포장지와 각진 상자 안에 든 것은 친히 자필로 쓴 편지와, 마음이 담겼을 선물이었다.
[ 친애하는 태오에게.
안녕, 오빠. 이렇게 직접 편지를 써보는게 얼마만이더라. 7년만이던가? 농담 농담 ^^*
음. 이 편지가 제대로 전해질려나. 알다시피 큰 일을 앞두고 있으니까.
만약 오빠가 이 편지를 보고 있을 쯤이면 나는 나로 존재하고 있을까. 아마도 곧 있을 결전에서 무리하게 될 것 같거든. 도망치지 않고 여기까지 왔으니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 않겠어.
그 끝에 결국 내가 없어진다면 오빠는 슬퍼할까, 후련해할까. 궁금하네.
오빠, 저번 일이 있기 전에 나한테 보냈던 문자 기억해? 내 부름에 응하는 걸로 내게 속죄하겠다던 문자.
나 그거 보고 정말 어이없었어. 대체 무슨 속죄를 하겠다는 건가 하고.
난 이미 오빠를 용서했는 걸. 그 골목길에서, 모든 걸 들은 날. 전부를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그간 나의 외로움이 오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 만은 이해하고, 용서했어.
오빠의 과거로 인해 일어났던 일들도 몹시 힘들고 지켜보는 것조차 괴로웠지만 그 일 자체가, 오빠의 잘못은 아니잖아.
그러니 내게 속죄한다느니 하지 말아. 속죄를 마치면, 그 마음이 홀가분해지면 떠날 것 같은 말은 그런 말을 할 바에는, 그냥 조용히 멀어져 줘.
나는 오빠에게 어떤 잘못도 없다고 생각하니까 속죄니, 참회니, 그런 거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니 그런 마음 갖지 말고, 오빠 현태오로써 있어 줘.
내가 찾지 않아도 오빠가 먼저 나 찾아주고 그 사람들만큼은 아니어도, 남들보다는 조금 더 생각해주면 그거면 돼. 나는.
내가 온전할 때에나 가능한 얘기겠지만은. 아무튼.
올 겨울은 유난히 싸늘한 듯 해서, 없는 실력으로나마 만들어봤어. 별 건 아니지만 오빠에게 요긴했으면 좋겠다.
태오. 늘 고마워. 많이 사랑해.
이만 줄일게.
하나 뿐인 동생, 혜우가. ]
위 편지와 함께, 진초록색 포장지의 상자 안엔 흰색 바탕에 벚꽃색 털실로 비늘무늬가 수놓인 니트 숄과 연녹색 털실로 짜여져 양 끝에 보들한 테슬 장식이 달린 목도리가 들어 있었다. 태오의 신장에 맞춰진 긴 숄과 낙낙한 길이의 목도리는, 두르는 것만으로도 온기가 전해지는 듯 했으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을 것이 분명한 선물들이었다.
[ 애정하는 희야에게.
안녕, 희야. 어디에서 이걸 보고 있으려나. 제대로 전달은 됐으려나
이걸 보고 있을 때, 아파하고 있지 않으면 좋겠다. 어쩌면 내가 더이상 만나러 갈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희야. 그거 알아? 나 어릴 때, 희야에게 조금 질투했어. 희야가 부럽기도 했어.
승환 삼촌은 언제나 희야가 제일 우선이었잖아. 그래서 나한테 잘해주는 희야가 좋으면서도 조금은 미웠어. 나도 희야처럼 되고 싶었어.
그래도 많이 미워하진 않았어. 삼촌은 그랬어도 희야는 아니었으니까. 아직도 작은 희야가 더 작은 나를 안아준 기억이 선명한 걸.
희야가 혼자 무서운 일을 겪으면서도 나를 기억하고 지켜주려 한 걸 이제는 아는 걸.
희야, 고마워. 그 시절의 나를 기억해줘서. 그리고 미안해. 오래도록 혼자 아프게 해서.
이 편지의 다음이 있다면 더는 희야가 아프지도 외롭지도 않게 해줄게. 떨어져 지냈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희야와 함께 해줄게.
사실 내가 그러고 싶은 거지만 그렇다고 하면, 그래줄래?
소중한 작은 오빠, 희야.
언젠가 자유로이 나갈 수 있는 날이 오면 꼭 첫 외출은 희야랑 같이 나가고 싶어.
담은 건 마음에 들려나. 희야를 생각하며 만들었어. 부디 희야에게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
이만 줄일게.
희야의 동생, 혜우가. ]
위 편지가 들어있던 연노랑 선물박스엔 크림색 눈여우귀 털모자와 벙어리장갑, 하얀 방울장식의 복슬한 털목도리가 들어 있었다. 엷게 노란빛이 도는 모자와 촘촘히 땋은 털실로 연결된 벙어리 장갑은 지금의 희야의 손과 머리에 딱 맞았고 털목도리 또한, 매우 보드랍게 목을 감싸는 소재였으며 어느 것 하나, 희야와 어울리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당일, 아직 해가 서쪽 하늘을 지나고 있을 무렵이었다. 2학구의 연구소, 데 마레에 뜻밖의 방문객이 찾아왔다.
검은 정장에 짙은 회색 코트를 입은 남성이 크고 작은 상자 여럿을 들고 데 마레의 로비를 가로질러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음, 선물 배달 왔답니다?"
선물 배달이라고 용건을 밝힌 그는 세 개의 포장된 상자를 로비 데스크에 올렸다. 그리고 태연하게, 발신인을 대었고 누가 붙잡기도 전에 돌아섰다.
"천혜우 양으로부터 안승환 씨, 백한결 씨, 윤성훈 군 앞으로 보내는 선물이랍니다. 영락의 파나케이아, 라고 대는게 조금 더 신뢰가 갈까요? 어쨌건 저는 전달했으니, 받을지 아닐지는 본인들이 정하시길 바란답니다. 그럼, 메리 크리스마스."
그가 두고 간 상자는 각각 연회색, 검정빨강 체크무늬, 밤갈색 포장지였으며 역시나, 푸른 리본이 꽃을 연상케 하는 장식을 하고 있었다. 각각의 상자에는 마찬가지로 편지와 선물이 들어있었으니...
[ 안성훈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 편지가 전해질 쯤, 별 일 없으실지요. 도시의 위기를 넘긴 후일 테니 데 마레에 큰 일은 없었길 바라요.
선생님께는 무슨 말을 먼저 올려야 할지 참 많은 고민을 했어요. 하고 싶은 말이 많기도 하고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기도 했거든요.
그렇지만 모처럼 쓰는 편지고,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만큼 하나 하나 가감없이 써보려 해요.
선생님. 일전, 태오에게 불미스러운 의혹이 생겼던 때에 선생님께 손을 올리는 행동을 하여 죄송합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선생님께 그랬던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었어요. 머리를 식히고 이성적으로 행동했어야 했는데 선생님께 애꿎은 책임을 떠넘긴 듯 해 죄송했어요.
그렇지만 선생님. 어릴 적, 저희를 공평히 대해주시지는 못 해도 같은 아이로서 봐주실 줄 알았어요. 저보다도 태오보다도 희야를 우선하신 만큼 적어도 아직 어린 아이로서 신경 써주실 줄 알았어요. 다른 선생님들은 몰라도, 적어도 선생님 만큼은요.
하지만 아니셨죠. 결국 선생님은 희야 뿐이었어요.
저, 그 시절부터 어른들의 기분을 살피는 눈치만큼은 좋았거든요. 선생님은 제가 태어나 처음으로 겨우 마음을 기댈 수 있게 된 어른이어서 조금만 더 봐주길 바랐고, 손길이 고팠고, 무섭고 아픈 날엔 울며 안기고 싶었지만 선생님은 저보다 희야 얘기에 발길을 돌리는 날이 더 많았어요. 몇 번이고 하얀 옷자락을 잡고 싶었지만 다시 버림 받고 싶지 않으니 그저 조용할 수 밖에 없었죠.
후에 제가 데 마레를 떠난 후에도 선생님은 저를 찾아주지 않으셨어요. 작았던 관심마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요.
많이 원망스러웠어요. 많이 서운하고, 섭섭했어요.
그랬지만, 무작정 원망만 들진 않았어요.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선생님이 저를 받아주셨고, 덕분에 희야와 태오를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그것이 조건에 의한 의무였다 할 지라도 데 마레가 있고 선생님이 계셨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산 송장이나 다름없던 저를 받아 사람으로 길러주셔서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주셔서 제게 세상과 사람을 알려준 첫 어른이 되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승환 삼촌.
길러주신 노력에 부응하지 못 하고 이렇게 못난 아이로 커서 죄송해요.
하지만요. 삼촌. 만약 다음이 있다면 이 편지가 전해진 후에 다시 뵐 수 있다면 그 때엔
아버지 라고 불러도 될까요?
딱 한 번이어도 좋으니 선생님도 삼촌도 아닌 제 아버지가 되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제게 생명을 준 친부모보다도 지금도 공주님이라 불러주시는 삼촌이 더...
비록 이렇게 커버렸지만 선생님이자 삼촌을 반기는 마음은 여전하니까요.
다사다난한 겨울이 될 듯 하여, 조금이라도 춥지 않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오래오래, 건강하셔야 해요.
이만 줄일게요.
혜우 올림. ]
위 편지가 동봉된 상자는 연회색 포장지의 상자였다. 리본 장식에 [안승환 귀하]라는 태그가 달린 것으로 구분되었다. 상자 안에는 진회색 목도리가 들어 있었는데 선명한 꽈배기 무늬로 촘촘히 뜨여진 것이, 품이 제법 들었겠구나 싶고 사용된 털실은 보풀이 잘 나지 않는 것으로 바쁜 와중에 어떻게 써도 손질할 일이 적게끔 만들었구나, 싶은 선물이었다.
[ 윤성훈에게.
잘 살아 있냐? 이거 보고 있으면 잘 살아 있는 거겠지 뭐.
너 그거 알아? 처음에 네 인상 완전 별로였어. 세상에 레이브를 사칭하는 놈이 있다니 완전 어이가 없었다니까.
거기다 내 소중한 오빠한테 감히 형님이라니. 뒤질라구 그냥.
그래도 네가 남들한테서 나 감싸주고 저번에 챙겨줬을 때는 고마웠어. 나는 못 하는 얘기, 오빠랑 하는 것도 그렇고.
앵간히 귀찮게 굴었는데 그거 다 받아준 것도. 나름 마음에 드는 별명 붙여준 것도.
그렇지만 슬그머니 데 마레로 들어간 건 살짝 열받네. 너 다음에 정강이 조심해라.
다음이 있다면 말이지만. 아무튼.
만들다가 실이 남아 네 것도 대충 하나 했다. 쓰던지 말던지. 필요 없으면 버려.
감기 걸리면 격리 시켜버릴거니까 아프지 마라. 윤바보야.
이만 줄인다.
혜우가. ]
이 짤막한 편지는 푸른 리본에 [윤성훈 귀하]라는 태그가 달린 밤갈색 포장지의 상자에 들어 있었다. 잘 포장되어 있던 둥근 상자 안에는 진갈색과 연갈색의 체크무늬 목도리가 편지와 함께였다. 남는 실로 대충 만들었다던 편지의 내용과 달리, 무늬가 선명하도록 실을 잘 교차해서 짠 수고와 주변 선물들에는 전혀 쓰이지 않은 색의 털실이라, 고심해서 별도로 준비했구나 싶은 선물이었다.
[ 큰 형부, 작은 형부께.
춥고 고단한 겨울. 무탈히 지내고 계시온지요. 이 편지 받으실 적, 심신 무탈하시길 바라요.
어느 분께나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적합하겠으나 당돌히 처제 대접 받고 싶으니, 두 형부님들의 넓은 아량으로 봐주시어요.
몇 자 적어볼까 해 이리 펜을 들고 보니 세상사 참으로 기구하다 싶네요.
여태 살아 오빠가 둘이나 생길 줄은 몰랐는데 설마하니 형부가, 그것도 둘이나 생길 줄이야.
이렇게 서스럼없이 형부 형부 하지만 아직도 어딘가 낯설고 어색한 것은 있네요.
제 기준으로는 형부님들이 썩 마음에 차지 않아 그런가봐요. 어째서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믿어요.
하여 형부님들이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싫은 것도 아니에요.
어찌됐든 형부님들이시니까. 오빠가 사랑한다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러니 이제는 저 떼어놓을 생각일랑 깨끗이 접어넣으시고 가끔은 다같이 모여 식사도 같이 하고 해요.
물론! 오빠 옆자리는 제 것이지만요.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도 매서울 것 같네요. 동봉한 물건이 부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다음이 있다면 그 때에 뵈어요.
하나 뿐인 처제, 혜우 올림. ]
마지막 검은색과 빨간색 체크무늬 상자엔 역시나 리본 장식에 [백한결 귀하]라는 태그가 달려있었으나 내용물은 두 사람 분이 들어 있었다. 하나는 버건디 컬러의 골지 목도리이며 하나는 완벽한 검정색 골지 목도리였다. 그러나 두 목도리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으니 어딘가에 쓰였던 벚꽃색 털실로 비늘 무늬가 섬세하게 표현된 것이었다. 그 색과 무늬가 어디에도 있을지는, 조금 나중에 알게 될 일이었다.
"하나 하나 만들고, 쓰고 나서, 새삼 깨달은게 있었어." "나는 아직 생애 첫 발도 제대로 못 떼었구나." "뒤로 가거나, 혹은 제자리 걸음만 너무 오래 했구나." "이 편지가, 이 선물이, 제대로 전해질 지는 몰라. 그 때에도 내가 아직 있을 지는 몰라." "그렇지만 모두에게 전해지게 된다면, 그 다음이 있다면," "내 인생은 비로소 그 때부터 시작 될 거야." "그런 기분이 들어."
뜻밖의 선물이 하나 둘 전달되었을 올해의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저물어갔다.
온종일 내린 눈이 차가운 아스팔트에, 메마른 나뭇가지에, 불빛 켜지는 창틀과 베란다에 소복히 쌓였다.
숨소리마저 쌓인 눈송이에 스며들어 쥐죽은 듯 고요하면서도, 쓸쓸하진 않은 그런 밤이었지 않을까. 그 해의 크리스마스는.
이벤트 기간이네요. 선택할 거리라.... 일상 소재용일까요? 극장판 예고편에 25주년은 20주년 아닌가 했는데 바로 아래서 혜우주께서 짚으셨군요ㅎㅎ 월이의 후일담은 회사에 묻혀 있고(파헤치지 않으면 묻혀서 전설이 된다?!) 혜우의 후일담은 올라왔네요:D 태오 선배랑 희야 몫 말고도 여러 사람을 챙겼었네요. 혜우가 자기강박에서 벗어난 덕인진 몰라도 앞으론 잘 지낼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었어요~☆
@철현주 situplay>1597054393>95에선 선배 말 들으면 목놓아 울어버릴 거랬는데 울음 좀 수습하는 대로 반발(???)도 할 거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ㅎㅎ 서연 : (눈물 닦)(훌쩍) 그러게. 제정신 아니었네 서연 : 선배만큼 꿋꿋하고 따듯하고 똑똑한 사람 어딨다고!!(입 삐죽) 서연 : 내가 반한 사람인데!!!(말해 놓고 제풀에 빨개짐) ....나, 나 눈 높다구우우~~ 서연 : 그때 편 못 들어줬으니까... 이제부턴 편 많이 들어 줘 서연 : 또 셀프 구박해 봐. 싸울 거야!! 선배라도 싸울 거야ㅠㅠㅠㅠㅠㅠㅠ
일상으로 돌아왔단 실감이 가장 찐하게 난 건 알바 날이었다. 물론 학교가 공사 중이라선지 쿼츠의 배달 내역을 실시간으로 정리할 수 있을 만큼 월루 모드지만, 유니온이 미쳐 날뛸 땐 아예 셔터 내리고 간판 불까지 껐던 점포가 어쨌건 운영은 하니, 그 난리 통은 완전 쫑났다는 게 훅 와닿는 것이었다.
3학년 때도 계속할 수 있으려나? 저지먼트 그만뒀으니 펑크 낼 일 없고 알바 날도 3일이니 나름 할 만할 거 같은데. 5렙 지원금이 어마무지하다지만 몇 달은 대출 갚는 데 올인해야 하고, 학교 운동장이며 수도관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것도 찔리긴 찔린다. 그거 물어내라면 빼박이라구;;;;; (저지먼트 활동 중에 박살난 시설이나 기물 따위는 여태 부장이 사비로 물어 줬었단 얘기도 어찌어찌 전해들었다... 근데 인제 부장은 저지먼트 졸업했으니;;;;;;)
그런저런 돈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웬 손님이 왔다. 걸음에서부터 취한 티가 나는 게 나랑 언니의 데인저 센스 없이 봐도 쎄하다. (이런 감이 바로바로 오는 건 '진상 센스'라는 초능력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곱게 가지 않겠단 체념 반 후딱 살 거 사고 나가 줬으면 하는 희망 반으로 어서 오시라 인사하고 대기 타려니, 이 손님이 음료칸에서 망부석이라도 될 기세다. 뭘 찾는대?
::어, 씨, 무슨 편의점에, 쏘주도 읎어?!? ::어이!! 쏘주 없어?!
" ............ "
아, 글고 보니 소주 다 나갔었다. 학교 앞이라 원래도 많이 안 받는데 유니온 난리 통에 물류도 좀 꼬여서 재입고를 미처 못했다던가. 그런 사정을 적당히 안내하고 치워도 됐으련만 혀 꼬인 소리가, 뭉개진 발음이 거슬려서였을까. 평소라면 억지로라도 갖췄을 점원 모드가 와장창되고 말았다.
" 학교 앞에서 어디 술 타령이야!!!!! " " 없어!! 나가!!!!!! "
나 미쳤나@ㅁ@;;;;;;;;;;; 저쪽이 행패 부리면 어쩔?!?! 인제 나 저지먼트도 아니고 저쪽이 작정하고 덤비면 제압도 못하는데??!? 안티스킬로 신고되는 버튼을 눌러야 할까? 아님 전에 사 둔 모형 총이라도 겨눠?? 험악한 시선에 가슴이 뻐근하게 떨리고 다리도 후들거렸지만, 꾹 참고 마주 노려봤다. 머리 위에 엎드렸던 토실이가 같이 싸우겠다는 듯 일어서는 것도 느껴졌다. 에라, 모르겠다.
" 안 나가?!! "
::어, 씨, 미친X!!!
욕설이었으나 앞서에 비해선 기가 확 죽은 소리. 뒤이어 진상은 가래 끓는 소리를 거하게 내고서 바닥에 가래침을 뱉었으나, 그 이상 행패 부리진 않고 나갔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가래침은 더럽다만 이걸로 끝난 게 어디냐. 저런 하찮은 진상이 설치고 다니는 것도 유니온 난리가 쫑난 덕이겠지ㅎㅎㅎ....
중간에 진상이 나타나긴 했어도 별일 없이 하루 넘어가려니 했는데, 불쑥 폰이 울렸다. 정이의 톡이 뜨는가 싶더니 태인이의 톡도 왔다. 뭔 일인가 보니 둘이 똑같은 소릴 한다. 저지먼트 부원들이 1억씩 받는다나?? 뭔 소리래? 만우절은 멀었구만.
그러나 뉴스를 확인하자마자 입이 떡 벌어지고 만 서연이었다. 이왜진??! @ㅁ@;;;;;;;;;;; 1억이면 어, 그, 빚 바로 갚을 수 있네? 학교 운동장이랑 수도관 수리 비용도 댈 수 있겠네?? 당장이라도 만세 삼창이 나올 거 같았으나 다음 순간, 양심통이 왔다.
받아도 되나?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돈을, 것도 1억이나 되는 돈을 왜 안 받아?! 하지만 께름칙했다. 내가 받을 자격이 있나? 멋대로 꼈다가 폐만 됐는데. 그래 놓고 저 큰 돈을 낼롬 처먹으면 양심 수박이잖아...;;;;;;; 동시에 우스워지기도 한다. 내가 5렙이 되지 않았다면, 그걸로 지원금이 어마무지하게 늘어날 걸 몰랐다면, 지금 내 양심을 따졌을까? 퍽이나! 새봄이한테도 빚 갚을 만큼은 받고 싶다고 툴툴댔는걸. 그러니 양심 타령 해 봤자 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 싸는 꼴이지. 더구나 내가 안 받는대서 뭐 달라지나? 누가(일테면 거기서 죽을 뻔한 퍼클들이) 돈을 더 받기라도 해? 그렇지 않다면 어차피 눈 먼 돈, 감사합니다 하면 그만 아냐?
명쾌하다면 명쾌한 결론이 나왔는데도 속이 안 후련하다. 스불재도 이런 스불재가 없다. 착잡함에 한숨을 푹푹 내쉬는 서연이었다.
>>204 청윤주 앗 앗 @ㅁ@ 말씀 감사해요오오오오 >< 저지먼트 활동하면서 원래라면 무서워서 못했을 행동들을 더러 했던 영향으로 서연이 담이 쎄졌는지도 모르겠어요(먼눈)(옆눈)
>>205 새봄주 아하하^c^ 편의점 알바는 서연이의 주요 정체성 중 하나였으니까요. 여러 변화를 거쳤어도 본진(???)은 편의점이다 어필해 보고 싶었어요ㅎㅎ 근데 새봄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짓하면 너부터가 안티스킬에 잡혀갈지도 몰라... (옷 벗겼다고 강제 추행 혐의 씌우면 어쩔 898ㅁ9898) 엔딩 직후엔 당연히 받아서 대출 갚고 치울 줄 알았는데 좀 더 생각해 보니 서연이가 돈은 좋아도 그 돈을 받기엔 자기 공이 없다 여길 거 같더라고요^^;;;;;; 그렇다고 안 받아 봤자 누구한테 이로운 것도 아니니 받긴 할 텐데요~ 받는 김에 나중에 떡밥으로 써먹어 볼 계획입니다ㅎㅎ
>>210 하긴 서형 하면 파란만장한 편의점 알바 모험기(?)가 또 개성이지! ㅋㅋㅋㅋ 서연주 글에서 나오는 편의점 진상들도, 서형의 대응도 총천연색 가지각색이라서 다시 봐도 너무 재밌어 ㅋㅋㅋ 새봄: 앗차 하긴 이제 저지먼트도 아니니 아무데서나 달콤해져라 하면 그냥 힘센 스킬아웃이네요! 새봄: 그럼 나 있을 때 진상손님 오면 안티스킬에 신고한다고 협박할래요~(이래도 되는가 에구구 그랬구나 88 그래도 서형 덕에 새봄이가 은우한테 음쓰포를 안 쏠 수 있었는데!! 그리고 공이 크든 작든 의무가 없는데도 사실상 소년병으로서 내전에 참전하기도 했고 말야88 그래도 받긴 받는구나! 거기에 새로운 떡밥이라니 엄청 기대되는걸><
>>214 그럼그럼! 대성공이라구>< 그렇게 가지각색인데도 어디에선가 저런 알바생도 진상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 했는걸! 히히 그러게!>< 안티스킬 번호 눌러놓고 전화하는 척 하면 되겠다! 여담으로 새봄이 바쁠 때 끼니 때우러 종종 서형네 편의점 올 것 같아 ㅋㅋㅋ 하긴 그래 ㅋㅋㅋㅋㅋ 표적을 랜덤으로 정한다면 은우한테 안날라갔을 수도 있겠긴 하겠다 ㅋㅋㅋ 에고 그랬구나, 하긴 연출상 쓰려다가 마는 게 아니고 아예 쓸 생각조차 안한 거 같았으니 그럴 수 있겠다. 오호오호 1억의 사용처구나! 역시 궁금한걸 ㅋㅋㅋ 서형이 어디에 사용할지! 새봄이는 당연히 새봄: 우리 애들 먹이고 입히고 학교 보내는데 써야죠~!
>>215 엣? 에엣? @ㅁ@ 손님으로 와 주면 매상 올려 주니 환영입니다만👀👀 '엄마 쟤 흙 먹어!!!' 해도 엄마가 확인한 순간엔 흙 아니고 멀쩡한 먹거리일 새봄이가 끼니 못 때워서 편의점이라뇨?!? 그러지 말자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 어쩔 수 없죠^c^;;;; 진행 참여하다 보면 오너는 알아도 캐는 모르는 정보도 생기는 법이니요. 다른 사용처 1도 생각 안 하고 애들 뒷바라지에 쓰다니, 새봄이 엄마 맞네요!!!! 가끔은 새봄이 본인에게도 상을 주면 좋겠단 생각도 들어요. 특히나 엔딩 직후엔 고생 많이 했으니... 단풍이와의 양갱 파티도 셀프 보상이 되려나요?:)
>>216 에이 서형 얼굴 볼 겸 겸사겸사지!>< 애기들 줄 까까도 사고 말이야 ㅋㅋㅋㅋㅋ 아 끼니보단 애들 줄 까까 사러 많이 올지도?! ㅋㅋㅋㅋㅋ 그러게 나도 새봄이가 엄마가 될줄은 몰랐는데 말야 ㅋㅋㅋㅋ 듣고 보니 그러네! 그런 의미에서 새봄이는 크리스마스 이브는 급식소랑 애들한테 산타 이벤트 하러 다니고, 크리스마스에 단풍이랑 양갱 파티하면서 쉴 거 같아>< 이제는 말할 수 있는 저지먼트에서의 무용담과 개고생들 풀어놓고 푸념하면서 말야!><
>>217 히히 그러게 ㅋㅋㅋㅋ 하지만 애들은 엄마는 커녕 동생 내지 동갑내기 친구로 보는 게 현실이지! 새봄: 엄마들 왜 나를 작게 낳으셨나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개를 끄덕이며 곧잘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혜우의 장난 탓에 머리가 길어졌을 때는 아지도 땋아내리고 다니곤 했으니 안다.
"그럼요~~ 다른 머리~~ 그러니까아 양갈래 머리 같은 거도 궁금.... 아, 양머리 해줄까요~~?"
아지가 뭔가 무시무시한 걸 말하려다가, 수건을 흔들며 신나서 얘기하는 것이다. 양머리 만든지 오래 되긴 했지만 왠지 금과 함께 있으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식혜를 받고서 연신 꼴깍대다가, 개운해진 얼굴로 캬 하고 소리를 내며 식혜를 내린다. 탄산음료라도 마신 양.
"으음~~??"
금의 질문에는 매우 진지하기 시간을 들여 고민한다만...
"으음~~~!!! 삶은 계란이요~~!!!!"
이 녀석, 창의력 없다. 어쨌거나 매점에 가면 없던 창의력도 생길지 모르는 일이다. 벌써 옆에서 누군가 먹고 있는 컵라면 냄새를 킁킁대고 있으니 말이다.
>>217 청윤주 앗앗 저랑 같은 생각 하셨어!!!! 아기 오리 줄줄이 달고 다니는 엄마 오리가 떠올랐지 말입니다 ><
>>218 새봄주 급식소에서 산타 이벤트라니... 그날 급식 메뉴가 엄청 맛날 거 같지 말입니다아아아(츄릅) 배고파졌어요!!!! 단풍이가 새봄이랑 사이좋게 병연이 쪼물딱거리고 양갱도 먹으면서 수다 떨면 힐링 맞겠네요. 새봄이 내년엔 기숙사 들어가든 새 집을 장만하든 단풍이랑 살고 싶겠어요~♪
>>219 아지주 아지 양머리를 할 줄 알아? (해 본 지 오래 됐다지만 한 적이 있다는 게 어매이징@ㅁ@) 아지 머리 손질 잘하는구나!!!! 양머리 한 금이 귀여울 거 같아요. 사진 찍어다 옆집 누나한테 보내 보자!!!!! 덤으로 아지 머리 길던 시절에 셀프 양머릴 했어도 어울렸겠단 생각이 들어 버렸어요~☆(도름)
좀 궁금해하다, 마저 웃어버리는 것이다. 그 와중 나름대로 진지하게 궁금해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아지는 자신의 장점(어떻게 보면 단점)에 대해서는 평소에 딱히 의식하고 있지 않으니. 왜냐하면 객관적인 냉철한 파악이 우선시되는 문제니까.... 거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거기까지 머리가 닿지 않는다...
"끄악"
등을 팡하고 맞아 칩으로 돌리고 있던 전화번호부가 멋대로 돌아간다.
"보통 거기서는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고 하는 타이밍 아니야~~??" 타이밍을 알긴 아나 보다. 컨셉이냐는 물음엔 뭐가 문제냐는 듯이 눈을 초롱거린다.
"근데 내가 물어보면~~ 내가 궁금한 줄 알지 경진이가 물어본 줄 모르잖아~~"
한 치 앞은 생각하지 않고 딱 그것만 생각하는 안갯길 같은 뇌세포를 자랑하는 한아지올시다. 어쨌든 간에 코를 꾹 눌린 아지는, 자기가 스마트폰이나 키오스크가 된 것 같다는 헛된 상상 같은 거나 해 보고....
"근데 방금 새봄이한테 전화 잘못 걸었어. 이따 전화 올지도 몰라~~"
퍄하하 웃고 넘기고서 천재인 아지는 더 좋은 걸 제시하기로 한다.
"구급상자!! 염색약~~!!! 호랑이 그려진 점퍼~~!!!! 네일 스티커~~~!!!!!"
무슨 기준으로 외치는지 알 수 없는 것들의 나열이다. 곰곰히 생각하더니,
"마스크~~ 고기~~~ 새 신발~~~ 그런데 태진 선배가 이쁜 걸 좋아할까~~?"
곰곰히 생각하며 허공을 멍청히 쳐다보더니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태진 선배가 이쁜 걸 좋아한다는 확신은 없고, 그렇게 치자면 태진 선배가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지 없는지에 거는 것보다 불확실한 도박이다.
"워리 형 느낌이다아"
경진이 멈추어 선 트레이닝복 중 은색과 회색, 곤색이 섞인 것을 보고 얘기하는 것이다. 경진과는 감상이 다른가 보다
>>222 새봄주 엣?! 주사위인가요!!! 과연 다갓은 사감쌤이 새봄이를 사면하도록 해 줄 것인가?!?!(두근두근) 빚 갚아야 하니 졸업 때까진 기숙사를 못 벗어날 거 같아요^^;;;;; 자취를 하게 된대도 같이 살아도 될지는 서연이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닌지라👀👀👀
>>223 >>227 아지주 새봄이한테 잘못 걸었...ㅋㅋㅋㅋㅋㅋㅋㅋ 태진 선배 선물... 아지가 대는 거 보다 보니 경진이가 태진 선배 발 사이즈를 알면 운동화도 괜찮은 선물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어요. 활동량도 돌아다닐 일도 많을 테니까?? 트레이닝복 보고 경진이는 부부장님 떠올렸는데 아지는 월이를 떠올렸군요 ㅋㅋㅋㅋ (트레이닝복 입은 채로 썰어버린다!!!!!????) 오지덕 연구소 지하의 감옥에 갇혀서 실험당할 날만 기다리는 어린애들을 새봄이가 거둬서 보육원 차린 걸로 알아요. 그때 아지는 1학구에서 제로포랑 싸웠던 거 같네요.
혜우는 태생부터 육친에게 존재 자체를 거부당해왔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뭐라 해야 해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가장 원초적인 애정을 받은 적이 없어서 사람과 사람 간의 교류성이 바닥임 그나마 어릴때 데 마레에서 지낸 걸로 교류성은 아예 없진 않은데 그걸 계속 쌓아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낌 > 인간관계를 서서히 관둠
저지먼트 활동 중에 만난 빌런들의 쌉소리들도 한몫 하긴 했지
아무튼 인간관계니 뭐니 필요 없어서 다 놔버리는 지경이 되어가고 있었으니 그걸 막고 붙잡아서 지속적으로 필요성을 상기시켜줘야 하는? 그런 거임 암튼
@철현주 (마이크) 1) 유니온전에서 퍼클 실루엣 중 하필 부장님 실루엣을 타게팅했던 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2) 유니온전 끝난 뒤에 서현이랑 재회했을 때 서현이 반응 궁금해요~ >< 3) 이듬해엔 대학 기숙사? 자취? 어느 쪽이든 선배 이사일에 서연이가 거들었대도 괜찮을까요? 4) 서연이가 일전에 준 소원 쿠폰에 쓰고픈 소원이 있을까요? 아직 못 정했을까요? 있다면 뭐일지? 5) 선배가 갖고 싶을 만한 아이템!! (졸업 선물 궁리 중인지라 ^^;;;;)
>>344 1) >>346 이거 맞음 2) 서현: 왔냐? 철현: 왔다. 서현: 선물 사왔어? 철현: 이 슈트 너 줄게, 나중에 남친 생기면 데이트할 때 써. 서현: 이런 이상한 걸 나보고 쓰라고? 철현: 남자들은 이런 거 착용한 여자 좋아해. 히어로 착지 포즈 잡으며 하늘에서 미인이 내려오는 거 멋있잖아? 서현: 무슨 그런... 철현: 그게 팩트야. 3) 좋아요!! 4) 5년후 극장판 후일담에서 공개! 5) 서연이 선물이라면 뭐든 상관 없어요!
>>345 철현: 알았어 알았어(토닥토닥) 철현: 우리 울보를 어쩌면 좋을까~ 철현: 앞으로는 안 그럴테니까 그만 울어 철현: 우리 레벨 5 현이 덤비는 건 너~무~ 무서우니 자학은 그만해야지.
"여, 레소난티아." "그렇게 부르는 건 담당 학생을 놀려먹겠다는 심보인거죠?" "그럼 영웅님이라고 불러주랴?"
감정기복이 없는, 귀찮음이 한껏 담긴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연구원의 말에 혜성의 피로와 피곤에 찌든 희멀건한 얼굴에 쓴웃음이 번졌다가 사라진다. 같은 연구소 소속인 또다른 소나키네시스 능력자의 데이터를 살피며 쉴새없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던 연구원은 혜성의 메마른 얼굴 위, 쓴웃음을 보고 혀를 찼다. 언제부터였나. 수동적이고 수용적이라 그 어떤 불합리한 조건에 불만을 표출하지 않던 네가 모니터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과 똑같은 표정을 짓게 된 것은. 잠시 휴식시간을 선언한 연구원은 혜성에게 스리슬쩍 눈짓했다. 나가서 이야기하자는 그 제스처를, 금방 알아들은 혜성은 휴식을 위해 밖으로 나온 학생의 동경어린 시선을 외면하고 연구원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 모든 도깨비들 집합. : 스트레인지의 현 상황 파악 중. : 추후 대면하여 보고.
"여전히 어른답지 않네요. 담당자님은." "피차일반이지 않냐. 흡연자가 흡연자한테 뭐라고 하지 말아라. 그걸 우리는 내로남불이라고 하기로 했으니까."
연구윈의 말에, 혜성은 눈 깜빡이다가 그저 짧게 웃을 뿐이었다. 매캐하지않은 담배연기가 차디찬 겨울 하늘을 물들이다가 퍼져나갔다. 그래서- 하고, 연구원이 입을 연다.
"어때? 지금이라도 안티스킬말고 연구원으로 취직해보는 건? 레벨 5 레소난티아가 연구원이 된다면 홍보효과도 쏠쏠할텐데." "그거 연구원이 아니라 그냥 얼굴마담 아니에요?" "어차피 저지먼트여서 얼굴은 다 팔렸잖냐." "제안은 감사하지만 싫어요. 다른 사람 알아보시죠."
연구원은 안티스킬이 되고 싶은 이유를 묻지 않았다. 묻지 않았기 때문에 혜성 또한 묻지 않은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을 이유는 없었다. 하릴없이 시간이 흘러갔고, 혜성은 연구원에게 크지 않은 조막만한 상자를 내밀고, 이렇다할 말 없이 자리를 떴다. 담당 연구원과의 만남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혜성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익숙한 복도를 지나, 익숙한 풍경과 장소를 지났다.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크리스마스였다. 그래서 급하게 혜성은 기념비적인 첫 기념일을 위해 바삐 움직였다. 소소한 연락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며칠동안, 네가 오해한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첫 기념일을 공시 준비를 한다는 이유로 넘길 수 없는 노릇이잖은가. 마지막 결전의 날에 비해 확연하게 짧아진 머리카락이 걸음에 따라 부드러이 흔들린다. 이제는 가릴 이유 없어진, 네가 알고 있는 문신의 흐릿한 명암도 흔들리는 머리카락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한다.
"금아."
복도 저 멀리서 보이는 익숙한 모습에 혜성은 손을 살짝 흔들어 인사를 건넸다. 제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종종걸음으로 당연하다는 듯 다가오는 제 연인을 흔들었던 손과 어깨에 두른 담요를 잡고 있던 손을 뻗어 폭 끌어안는다. 눈꼴시린 애정표현일수도 있지만, 따끈한 체온에 끌어안은 손 위치를 옮겨서 제 키보다 높은 위치의 어깨에 턱을 얹고 혜성은 쪽, 소리나게 뺨에 입까지 맞췄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선물 주려고 왔는데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어?"
한번, 두번. 세번. 나름 만족스러울만큼 뺨과 입가에 몇번이나 입맞추던 혜성은 그제서야 떠올랐다는 듯 상체를 슬그머니 한뼘정도 뒤로 물려 금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종말의 날을 막아낸 수고비용으로 받은 1억의 용도는, 너를 위한- 아니 너와 나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마련하는데 사용되었으니.
>>348 철현주 3학구장과 만난 뒤에 부장님이랑 독대요? 3학구장 만나러 하늘 타워 갔던 진행이 10월 12일이니까 그 이후 스레를 뒤져봤는데 무슨 독대를 했는지 못 찾았어요898ㅁ9898 혹시 그 성하제 때 부장님네 고모부랑 마주쳤던 일상 말씀이실까요?👀👀👀
>>350 새봄주 과연 서현이가 저걸 받을지부터가...ㅎ ㅎㅎ ㅎㅎㅎㅎㅎ 암튼 덕분에 저도 달달한 거 와구와구 먹었습니당 >< 글고 저나 서연이나 >>348에 대한 새봄이 반응에 쌍수 들고 동의할 테지만 당사자 입장은 다를 수 있겠죠. 본인은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었던 초능력을 최고 수준으로 지닌 능력자로만 본다면... 질투 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 생각해요. (그런 점이 뭔가뭔가 현생스러워서 선배가 눈호캐가 됐었지요...^c^;;;;;)
>>352 여로주:3 끼야아아아 설마 김장에 동원되셨나요? 거 완전 중노동일 텐데... 심신이 갈리신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아아... 보쌈이라도 둔둔히 드시고 쉬시는 중이시길 ㅠㅠㅠㅠㅠㅠㅠ
>>353 혜성주 어? 이거 읽기 전엔 전혀 생각 못 했는데, 읽고 보니 연구원은 얼굴마담만 하고 노동엔 안 시달리는 꿈의 직장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 버렸어요!!!! 그래도 혜성 언니는 (비사문천의 리더 겸) 안티스킬이 더 잘 어울릴 거 같지만요~ 그리고 1억으로 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면... 역시 투룸입니까?!?! @ㅁ@ (엄지척)
돌아온 일상에 적응하느라 한동안 동동거리고서야 진즉 챙겼어야 하는데도 빠트린 것이 보였다. 목숨을 빚져 놓고 안 챙기다니 상도덕 꽝이다. 늦으나마 기프티콘(중간에 빚이 의식되어 손 떨렸지만, 이제 지원금도 오를 거고 어마어마한 거액도 받을 거라며 정신승리했다;;;)과 톡을 준비해 본다. 이전까지 연락처를 몰라 부장(이젠 전 부장이라고 불러야 할까?)께 전달해 주십사 부탁드렸겠지만, 부부장(이분도 이젠 전 부부장?) 덕(???)으로 연락처를 알게 되어 그 번거로움은 덜었다. 연락받는 사람들에게 달가울지는 모르겠다만;;;;
@플레어 [ 안녕하세요. 목화고 저지먼트 소속이었던 김서연입니다. ]> [ 박형오 로봇이랑 유니온 부하한테 공격당했을 때 구해주신 것과 ]> [ 유니온의 막을 뚫을 수 있는 퍼클포 제작에 협력해 주신 것과 ]> [ 유니온이 만든 에너지 덩어리를 없애는 걸 도와주신 것과 ]> [ 유니온의 공격을 막아 주셨던 것 등등을 감사하고 싶어 톡 보냅니다. ]> [ 그중 한순간이라도 도움을 못 받았다면 ]> [ 제가 이렇게 살아 있을 수 없었을 테니까요... ]>
그렇게 톡하면서도 마음은 뭔가뭔가 싱숭생숭하다. 난 플레어가 사람을 삭제하던 순간을, 사이코메트리로 간접 체험했으니까. 그때 죽은 사람들과 아무 교류 없었고, 실은 그 사람들에게 관심 없는데도, 그 사람들이 살해당한 것은 약했기 때문이라는 정보가 마음에 남아, 그리 살해당하는 게 나일 수도 있었다는 애매모호한 동질감이 각인된 탓이다.
하지만 그건 if고 현실에선 (플레어와 싸우지도 않았으니) 도움만 받은 게 맞으니 그런 얘길 굳이 꺼낼 필요는 없으리라. 박형오 깡통이랑 유니온 따까리가 습격했을 때 난 플레어의 말을 못 믿었다는 얘기 역시 필요없을 거 같고. 그리고 음... 지금부터 하려는 얘기도 플레어에게 달갑지만은 않을 듯하다만, 어차피 이 연락부터가 일방적이었으니 그건 마저 해 볼란다.
[ 돌아가신 분의 일은 유감입니다. ]> [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 감히 입댈 일이 아닌데도 ]> [ 그런 제가 보기에도 이루 말할 수 없게 잔혹한 일이라 ]> [ 유감이라는 말씀을 한 번쯤은 드리고 싶었어요 ]> [ 많이 힘들고 아프실 거고 후유증도 오래 남으시겠지만 ]> [ 가능하다면 돌아가신 분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 [ 충분히 애도하실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 [ 그리고... 기프티콘은 3학구 케이크 맛집의 초코 케이크예요. ]> [ 입에 맞으시면 좋겠습니다. ]> [ 파베 케이크 세트_아이러브 스위티 ]>
@디스트로이어 [ 안녕하세요, 수박씨!!! ]> [ 유니온 땜에 엄청 갈리셨는데 몸은 좀 어떠세요? 괜찮으세요? ]>
내가 걷어찬 데가 안 낫진 않았겠지? 저지먼트 부원들이 떼로 덤벼도 끄떡없었으니;;;;
[ 별건 아니고요. 감사 인사 드리려고요. ]> [ 그날 제가 안 죽고 산 건 수박씨 덕이었으니까요. ]> [ 근데 사실 지금도 이해는 안 가요. ]> [ 뭐가 강자가 다 책임진다예요!!!!! ]> [ 강자가 그러고 죽어 버리면 남은 약자는 시간차로 죽기밖에 더 해요?!?! ]> [ 줄초상 날 뻔 했잖아!!!!!! ]> [ (우는 이모티콘) ]>
아차차. 홧김에 톡을 막 보내 버렸다. 사실은 그게 아닌 거 아는데.
[ ....이건 걍 땡깡이고요. ]> [ 실은 반성했어요. 수박 씨 말씀이 옳았다고요. ]> [ 약한 사람이 나서 버리면 그렇게 민폐가 되는구나 ]> [ 마음만으론, 의욕만으론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 [ 그래서 앞으론 낄끼빠빠를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요. ]> [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폐는 되지 않을 일만 할 생각이에요. ]> [ 그니까 어..;;; 위급 상황에 폐 끼쳐서 죄송했습니다. ]> [ 그리고.. 공부 제대로 하라셨죠? ]> [ 주신 참고서 봐 가면서 노력해 볼게요!! ]> [ 이제 가고 싶은 대학도 있거든요. ]> [ 에, 그리고, 이건 선물이에요. ]> [ 수박씨가 추천했던 디저트집 케이크는 별로신 거 같아서 ]> [ 이건 쓰시겠다 싶은 걸로 골라봤어요~☆ ]> [ 고양이 사료(대용량) ]>
서연이 우연히 철준의 집 근처를 돌아다닐 때 철준이 고양이들에게 챙겨줬던(situplay>1597047959>424) 바로 그 제품의 기프티콘일 것이다.
@최은우 [ 안녕하세요, 은우 선배~~ ]> [ 미리 말씀드리는데 저지먼트 일로 연락 드린 거 아니에요!!! ]> [ 세은이 통해 들으셨겠지만 저도 퇴부했으니요... ]> [ 그래도 한 번은 인사 드려야지 싶어서 톡 보내 봐요 ]> [ 1년간 엄청 고생하셨잖아요 ]> [ (눈치보는 이모티콘) ]> [ 개인적인 일만으로도 엄청엄청 힘드셨을 텐데 ]> [ 모자란 점 많은 후배까지 이끄시느라요 ]> [ 앞으로도 어벤저스? 거 하실 예정이면 고생길 훤하실 거 같구;;;;; ]>
이게 인사야 악담이야;;;;;;;; 작작해도 될 텐데 손을 못 멈추겠다.
[ 그, 거기선 혼자 이승 탈출 넘버원 하지 마시길 바래요!!!! ]> [ 접때도 말씀드렸지만 은우 선배가 암만 강하셔도 ]> [ 인해전술은 못 당해요오오... ]> [ 내가 살아야 인첨공 지킨 보람도 느끼죠!!! ]> [ 세은이 걱정시키시면 안 되고요~~ ]>
[ 이건 여유 되실 때 드시라고 보내 봐요. ]> [ 제 사업 밑천이 될 수도 있었던 사인도 해 주셨는데 ]> [ 중간에 런쳐 버린 거 죄송하다는 의미도 있고요... ]> [ 새봄이가 알바했던 카페 시그니처 메뉸데요!!! ]> [ 입에 맞으셨으면 좋겠어요~☆ ]> [ 딸기 생크림 케이크 세트_카페 블랑 엣 느와르 ]>
@레드윙 [ 안녕하세요. 목화고 저지먼트 소속이었던 김서연입니다. ]> [ 일전에 오지덕 박사의 난동 때도 신세 졌었는데 ]> [ 그 뒤에도 도움을 잔뜩 받았네요. ]> [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라 감사 인사차 기프티콘 보냅니다. ]> [ 레이어 가나슈 케이크 세트_케이크집 ]>
인사하고 기프티콘 보냈으니 이대로 마무리하면 되겠지만, 이 이상 떠들면 아이돌한테 치대는 악성팬스러워질지도 모르지만, 음... 그래도 미련이 남는다.
[ 그, 실은 팬이라기는 뭣하지만 ]> [ 불렛 콘서트에 관심은 많아요!!! ]> [ 불렛 유명하더라고요!! 제 주변에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 [ 리라랑 음방 나온 것도 눈이랑 귀 완전 정화됐고요 >< ]>
생방으론 못 봤지만 인첨튜브에 올라온 영상 좋아요도 누르고 몇 번이고 돌려 봤단 말이지!!! 리라랑 합동 공연이면 말할 것도 없지만 불렛 단독 공연이라도 선밴 좋아할 거 같고, 연구원도 불렛한테 관심 꽤 있는 모양이니 불렛 콘서트 티케팅에 성공만 하면 뇌물로 써먹을 수 있을지도??
[ 앞으로도 활동 잘 하시면 좋겠어요!!! ]> [ 티케팅 성공하면 콘서트 보러 갈게요~~ ]>
@크리에이터 [ 안녕하세요. 목화고 저지먼트 소속이었던 김서연입니다!!! ]> [ 두 번이나 고쳐 주셨던 로봇을 조종하던 학생이에요~~ ]> [ 그렇게나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덕분에 도망다니는 대신 뭐라도 해 볼 수 있었어요 ]>
사천만이 없었다면 그 상황들에서의 난 아무것도 아닌 게 차라리 다행인 존재였으니. 근데 사천만을 고쳐줬던 거보다 더 감사하고 또 미안한 건...
[ 선배, 그니까 강철현 선배를 보호해 주신 것도 감사해요. ]> [ 실은 이건 죄송하기도 해요 ]> [ 무사히 회복되셔서 망정이지 아니었음 ]> [ 가족에게, 따님에게 못 돌아가실 뻔 한 일이니까요... ]>
소중한 사람과 다시 만나고픈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텐데 그러지 못할 위험을 감수했던 거다. 마지막인 줄만 알았을 때 어린 딸이 얼마나 눈에 밟혔을까. 그걸 짐작하면서도, 심지어 부모 잃은 아이의 설움을 보육원에서 간접 체험 해놓고서도, 선배가 잘못되지 않아 다행이란 맘이 앞서 버린 건 못내 미안하다. 나라면 하늘이 두쪽 나도 크리에이터를 선배보다 우선시하진 못할 것이기에 더욱
[ 그런 일 없이 돌아오셔서 천만다행이에요!!! ]>
[ 보답이라기도 사과라기도 시원찮지만 ]> [ 따님이 좋아하실 만한 케이크나마 보내고 싶어요 ]> [ 먹는 도중에 좀... 징그러워질 수도 있긴 한데요 ]> [ 첫 모습은 나름 귀여울 거예요~~ ]> [ 고양이 홀케이크_케이크집 ]>
@웨이버 [ 안녕하세요. 목화고 저지먼트 소속이었던 김서연입니다. ]> [ 기억하실진 모르나 유니온의 부하가 붙였던 안테나를 언급한 학생입니다 ]> [ 유니온의 부하가 땅속에 폭탄을 넣었을 때 ]> [ 물을 쏟아 구해 주신 학생이기도 합니다 ]> [ 그 밖에도 여러 도움을 받았었기에 ]> [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어 톡을 보냅니다. ]>
사실 감사하지만은 않다. 아니, 나한텐 생명의 은인이고 물수박이 없었다면 유니온을 막을 수 없었을지도 모르고 새봄이도 구해 줬으니 감사하다 거듭 절해도 모자라다. 근데도 마음이 순순해지지 못하는 건 리버티네 잠수함에서 물수박이 청윤이와 정하도, 무엇보다 선배까지 다치게 했었기 때문. 당시 혜우가 말끔히 치료해 줬는데도, 그 이후에 신세란 신세는 다 져놓고도, 그 순간의 원망과 분노는 눌어붙은 음식 찌꺼기처럼 남았다. 심지어 선밴 물수박의 연인인 그 월광고 저지먼트 부부장과는 아는 사이라고! 그럼 물수박하고도 왕래가 있었을 수 있잖아!! 근데도 죽일 기세로 공격했다. 리라의 팔찌나 정하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솔까 내가 월광고 부부장을 반죽음으로 몰아갔음 물수박도 나한테 감정이 좋을 리....
거기서 뜨끔했다. 그케 치면 선배도 월광고 부부장을 전기구이로 만들 뻔(???)했네;;;;;;; 월광고 부부장이 먼저 덤볐다만 그래도.... 쌤쌤이구나. 한숨이 나왔다. 지난 일로 꽁해 봤자 좋을 게 없겠다. (복복낳 같은 말도 어쩌면 이래서 나왔는지도;;;)
[ 저나 웨이버씨나 서로에게 좋은 감정만 갖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나 제가 아끼는 사람들은 웨이버씨께 도움받았기에 ]> [ 인사치레 정도는 하고 싶습니다 ]> [ 기프티콘은 배달 주문도 가능하니 ]> [ 월광고 부부장과 함께 드실 수 있을 때 이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 밀푀유 슈케이크 2인 세트_케이크집 ]>
@저지먼트 단톡방 [ 안녕하세요. 김서연입니다. ]> [ 퇴부했으면서 아직 단톡방을 안 나갔었네요^^;;;;;; ]> [ 그간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도 감싸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 그 위험한 현장에서 무사히 돌아온 건 ]> [ 전적으로 여러분께 도움받은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 [ 보답으론 너무 적지만 탕비실 먹거리 보충에 보태 주세요 ]> [ 10만 원 상품권_인첨25 ]> [ 인첨25 어느 점포에서나 사용 가능하지만 ]> [ 기왕이면 가까운 목화고점을 이용해 주시면 감사합니다!! ]> [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목화고 저지먼트에 꽃길만 있길 바라겠습니다!!!! ]> ㅡ김서연님이 나갔습니다.ㅡ
>>361 에구 그건 그래... 누구나 한번쯤 자기가 가질 수 없는 거에 열망을 품기 마련이니까 ㅠㅠㅠ 오호 그런 점 때문에 철형이 눈호캐가 됐었던 거구나!! 철형이 그런 매력이 있지 ㅋㅋㅋ 뭔가 보고 있으면 찡하고 응원하고 싶어지는? >>362 그나저나 서형 ㅎㄷㄷㄷㄷ 대단해!! 퍼클들이랑 저지먼트에까지 선물을 다 돌렸어!! 새봄이는 직접 목숨 빚진 웨이버한테만 사례했는데 서형걸 보니 디스 아재랑 크리 아재한테도 뭔가 사례를 할까 싶어지는걸 ㅋㅋㅋ 디스 아재는 새봄이한테 거하게 당해서 달가워할지 모르겠지만 ㅋㅋㅋ 그러고보니 궁금해진건데, 서형은 극장판에 참여하려나?
일단 바깥, 그니까 본가에서 계속 자랐다면 적어도 천대받진 않았을 듯 표면상이든 어쨌든 언니인 혜령과 같은 수준으로 키우고 가르쳤을텐데 항상 미묘하게 혜령보다는 못난 결과를 냈을 듯 초중까지는 그러다가 고등학교, 그니까 혜령이 성인이 되고 혜우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였을 때부터 두각을 드러냄 참고로 혜령은 전형적인 재벌 2세 타입이라 성적이 그렇게 좋지도 않고 학창시절 은근히 사고 치고 다님 대학가서도 안변함, 그거 다 집안의 위력+돈으로 무마함 하지만 혜우는 그런거 없이 조용하게 꾸준히 잘 큼, 성적은 항상 전교권 전국권 단순히 혜우를 혜령의 들러리로 생각하던 부모의 시선이 서서히 바뀜 점점 더 챙겨주고 갖춰주는데 혜우는 항상 얌전히 받아들이기만 함 그러면서 성적 최상위권은 항상 유지, 사고 치는 일도 휘말리는 일도 없음 사실 학교에서 집안 잘났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시비가 걸릴 뻔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조용히 즈려밟아서() 닥치게 함 ㅋㅋ 순수한 실력으로 상위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 즈음엔 가문의 기업 중 본사에 해당하는 곳에 스펙으로 입사함 혜령은 오로지 집안의 빽만 믿고 빽으로만 뭐든 해결, 뒤늦게 혜우의 위협을 눈치채고 뭐라도 해보려 하지만 이미 늦음 어느새 부모도 집안도 회사도 전부 혜우 편임, 혜령이 발버둥 쳐봤자 하는 일마다 좌초되고 망하고 결국 이름값 봐서 본사도 아닌 계열사 어딘가로 보내짐 그리고 혜령의 일을 물밑에서 망치게 한 것도 혜우가 한 짓임, 혜우 왈 너무 허술해서 그냥 둬도 망할 일이었다 함 모든걸 빼앗겼다 생각한 혜령이 한번쯤은 물리적으로 혜우한테 달려들거 같은데 그때 혜우가 직접 혜령 머리채 잡고 걷어차서 바닥에 무릎 꿇린 다음
"멍청한 천혜령. 뺏기기 싫었으면 잘 지켰어야지. 멍청해서 다 뺏겨놓고 왜 나를 탓할까? 정말이지, 웃겨, 어쩌다 너 같은게 나랑 한핏줄인지. 그나저나 오늘 일, 아버지 귀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지 참 궁금한데... 넌 어때? 혜령 언. 니."
이런 개싸가지로 굴면서 눈 앞에서 창백해진 혜령이 보고 웃을듯 내자슥이지만 뺨싸다구 마렵군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나려고 하는 이에게 결국 빛은 찾아왔다. 아주 오랫동안 기다리던 순간이다. 스스로 어른에 가까워졌다 생각하며, 금은 인생에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압도된 채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정말 부끄럽지만 그만큼 황홀했던 감정들이다. 이런 감정을, 욕망을 가져본 적 없었으니 이제는 자신이 어떤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했다.
"언니."
당신의 얼굴이 단번의 금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열여덟 번 째 맞이한 크리스마스에는 혼자가 아닐 것이었다. 눈에 띄게 짧아진 머리, 담요를 걸친 당신의 예상치 못한 모습은 금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 얼굴은 운명적인 날로부터 우리가 겪었던 변화를 시각적으로 상기시키게 주었으니, 당신에게 다가갈 적에 머리카락 사이로 엿보이는, 이제는 더 이상 우리에게 비밀은 아닐 문신을 본다. 자신이 먼저 껴안기 전에 당신이 금을 따뜻하게 감싸 안으면, 연락이 잘되지 않아 생겼던 모든 걱정이 햇빛 속의 눈처럼 녹아내리며 말끔히 사라진다. 당신을 바라보는 금의 눈동자에는 사랑에 빠진 이들이 가진, 열망과 기대에 뒤섞인 빛이 반짝인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니. 예. 물론 있습니다."
당신 역시 자신과 같은 준비를 하고 있떤 걸까. 금은 본능적으로 당신의 허리에 팔을 감으며 더욱 가까이 끌어안는다. 옷자락에 남았을 겨울의 찬 공기. 당신의 피부에서 풍기는 익숙한 향기. 당신이 볼과 입술에 애정 어린 키스를 퍼부으면 그 자리마다 전기의 불꽃이 일며 금의 숨은 가빠진다. 짧게 들이쉬는 숨소리. 길게 내쉬는 숨소리. 심장이 덜컥거리며 빠르게 뛴다. 당신의 존재 자체가 자신에게 가장 큰 선물인데. 금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그러며 당신의 답을 기다리는 동안 금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서 당신의 등 뒤로 모아 잡았던 손가락을 살짝살짝 간질이는 동작을 하며 움직인다.
situplay>1597054393>219 양 갈래머리도 궁금하다니. 금은 난감히 웃는다. 정말 너라면 양 갈래를 해주겠다고 달려들 것 같아서. 물론 머리카락이야 내어주는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긴 하다만. 다른 사람들이 보았을 때 제 모습이 어떨지 생각하면 조금은 부끄러울지도 모를까. 그러니 양머리를 해줄까 하며 묻는 네 물음에 뒤늦게 반응한 금은 눈을 깜빡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찜질방 하면 당연히 거쳐가는 것이곤 하니.
"좋습니다. 아지 건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식혜를 시원하게 마시는 모습에는 저도 따라 연신 꼴깍대며 마시고선 소리 내어 웃는다. 삶은 계란 또한 원하는 모습에는 그 까끌까끌한 머리를 다시 한번 큰 손으로 복복복- 쓰다듬다간, 추가로 식혜와 삶은 계란까지 사고선 아지를 데려 자릴 찾아 움직인다.
situplay>1597054393>370 새봄주 현생의 평범한 사람들 같아서 덜 힘들었음 좋겠고 잘 사는 거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캐였어요. 그렇게 된 거 같아 마음 놓이고요. 신세졌으니 인사 정도는 하고 싶어 할 거 같았어요. 한꺼번에 쓰려다 보니 맞춤법 문법 띄어쓰기 안 맞고 두서도 없지만ㅎㅎㅎ 하기로 했던 거 마쳤으니 만족인 거시에오오오~~>< 극장판은 아직 모르겠네요. 서연이가 끼어들 만한 상황이라고 설득시키는 데 성공하면 참여하고 실패하면 관전만 하려고요. 캡께서도 정규 진행은 끝이라셨으니 참여시키려고 무리하진 않아도 된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457 그러게 히히 철형이 행복해진 데는 서형이 엄청 지대한 영향을 미친 거같고 말야! 나도 보는 내내 무지 흐뭇하더라 히히>< 역시 서형은 받은게 있으면 꼭 갚는구나!! 여섯명이나 챙기느라고 애썼네(복복) 오호오호 그렇구나! 나도 비슷할 것 같아 ㅋㅋㅋ 5년 뒤 새봄이 쓰고 싶기도 하고 스토리에서 떡밥 많이 나와서 참여할까 싶긴 한데 새봄이가 사태를 알 길이 없으면 짤없이 관전모드일 거 같달까 ㅋㅋㅋ 극장판과는 별개로 5년 뒤 서형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도 궁금해지는걸!
모카고의 옥상. 그 난간에 한 소년이 아슬하게 걸터앉아있다. 위태로워보였지만 소년은 아랑곳 않는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쉬며 칼을 휘적휘적 돌리고 있다.
사실, 이번 일이 끝나고 나서. 동월은 진지하게 저지먼트 퇴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다사다난했던 1년이 지나고 나니, 자신이 괴이부와 저지먼트를 병행해서 활동할 수 있겠는가... 에 대한 고민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고민의 해결은, 생각보다 쉽다. 둘 중 하나를 그만두면 된다. 하지만 동월이 괴이부를 그만 둘 리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그만둔다' 는 선택지는 저지먼트를 가리키게 되었다.
" 하아... "
저지먼트를 그만두는 것에는 '이제 고3' 이라는 이유도 섞여있었다. 아무리 지원금이든 추천서든 나온다곤 하지만... 아무래도 고3이라는건 이름만 들어도 무거운 자리였으니까. 괜시리 마음이 심란해지는 느낌이라, 자신도 모르게 수능을 위한 문제집을 사서 들고 있었다.
잠시 한쪽 구석에 있는 문제집을 바라보던 동월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더럽게도 푸르고 맑은 하늘이다. 다 끝났다고 생각해서인가 예뻐보이기까지 했다. 인첨공의 하늘인데도.
그러다가 눈을 감고 회상을 시작했다. 처음 인첨공에 들어왔을 때, 저지먼트에 처음 입부했을 때, 2학년이 시작되고서 생긴 일들. 하나하나 뇌리에 떠올리던 동월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 뭐하는건지. "
머리가 말끔해진 것을 느끼며, 문제집을 수십 갈래로 썰어버린 동월은 휘적휘적 저지먼트 부실로 향한다. 창 밖에선 동월이 썰어낸 책의 조각들이 눈처럼 내리고 있었다.
" 언제부터 내가 생각이란걸 했다고. "
굉장히 상쾌하고 산뜻한 표정을 지으며, 부장 책상에 있는 서류 뭉치 위로 칼을 내리찍고, 순식간에 냉장고 안에 있는 음식들을 거덜냈으며, 게시판에 대충 난장판이 된 부실의 상태 사진을 붙여넣고선 뿌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몸을 뉘였다.
>>458 새봄주 뭘 받아먹었으면 갚고 싶어지는 건 인지상정 아닐까요ㅎㅎㅎ 근데 받는 사람 입장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속 편하자는 거라 '갚는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언젠가 혜우한테 받은 만큼 갚고 싶어했을 때 혜우주께도 이 비슷한 말씀 드린 적이 있는 거 같네요👀👀) 아아 그러게요 참여하고 말고를 떠나 5년 뒤에 캐들이 어떻게 살고 있을지는 궁금해요!!! >< 극장판이야 어떻게 하시든 새봄주께서 즐겁고 편안한 방향이면 괜찮지 않을까요? 서연이는 5년 뒤도 5년 뒤지만 일단 내년의 수능부터 ㅋㅋㅋㅋㅋㅋ (간호대 안착 커트라인을 5등급 정도로 잡았는데, 설마 거기까지도 못 올릴까 생각은 합니다ㅎㅎㅎ 재수 싫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싫어!!!!!) 재수 안 하고 대학 간다면 간호대 4학년이라 졸업이랑 간호사 국시를 준비하고 있지 싶어요^c^;;;;;
그에 대한 약간의 에프터스토리도 있는데.. 분명히 진열장에 그 케이크 있는거 확인하고 이거 바꿀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직원이 그거 지금 없다고 해서 다른거로 바꿀 수 있다고 해서 어 그래? 저건 그냥 진열용인가? 해서 잠시 케이크 둘러보다가... 다시 직원에게 물으려고 가니까 이제 또 다른 직원이 서 있어서 이거이거 없다고 해서 다른 것으로 바꾸라고 하던데 그럼 차액만큼 내야하냐고 물어보니까 내야 한다고 해서...
그럼 지금 무슨 케이크가 있나요? 라고 물으니까 진열장에 있는 것은 다 있다고 해서... 어라? 하는 생각에 그럼 이 케이크도 저기에 있는 거 아니에요? 라고 물어보니까 네 있네요. 바꿔드릴까요? 라고 하는.. 직원 분.
리라주 또 밤샘은 아니시죠? 8989ㅁ8989 아참참, 그그 리라가 보라랑 연말에 음방 찍는대서 situplay>1597054393>363에서 살짝 언급했어요. 음방 영상 챙겨 봤을 거다 정도인데 혹시 문제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굽신굽신)
지스타라는 게 부산에서 열리는 행사였군요~~ 이걸로 알 수 있는 점 캡에게 부산은 타지이다!!! 앞에 섰던 직원은 진열대에 있는 건 모형인 줄만 아는 초짜였을까요... (카페 진열대는 웬만하면 실물 같던데;;;;;) ...게임하다 쓰러진 것도 오싹한데 그게 기사로도 안 나올 만큼 흔한 일이면 무서운데요@ㅁ@;;;;;;; (호달달)
>>489 솔직히 이거다 싶어서 끌리는 게임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전체적으로 구경만 하고 왔답니다. 거기 스테퍼케이스. 이거 제가 다 재밌게 다 깬 게임인지라 거기 직원분과 잠깐 이야기 좀 나누고.... 그 외에는 그냥 무난하긴 하던데... 일단 인디게임 쪽은 오타쿠들이 좋아할법한 게임은 없더라고요. 1전시장은 사람이 또 워낙 많아서.. 밖에서 마법전사 아저씨 게임 무대 세워놓고 참가자들이 올라와서 하긴 하던데..거기 올라가고 싶진 않았고...
>>491 웬 아파트 단지에 로봇이 등장해서 주민(???)이 당황해서 글 올렸더니 지스타 땜에 코스프레한 거란 댓글이 달렸던 짤을 봤는데 그 로봇일까요(먼눈)(옆눈) >>493 아 캡께도 ㅎㅎㅎㅎ situplay>1597054393>363 퍼클한테 기프티콘과 고양이 사료를 뿌렸어요. (본격 고단하실 때 폭탄 던지기) 이런 일도 있었다 정도로 여겨 주시면 감사합니다!!! ><
>>482 뭣 아니 상황이 안좋았잔아!!!!! 직원분들!!!! (코뿔소 코를 달고 드릉드릉) 고생혔다... 와중에 숙소 방충망에 구멍이라니 으아악 으아아악 (창문 못 여는 숙소에 안 좋은 기억 있는 사람) 그래도 에어컨 켜져서 다행이다... 캡틴... 따끈한 며칠을 보내고 왓구나... 🫠
>>496 ㅋㅋㅋ 제가 본 짤의 로봇은 저거 아니었어요. 근데 딱 보기엔 로봇인데 코스프레라니 굉장한데요!!!!(감탄)(얼벙댕)(엄지척) >>497 헐 @ㅁ@??!?? 실시간으로요? (호달달) 반응 다 쓰시는 건 무리무리죠!!!!! 위에 말씀드린 대로 이런 일도 있었다고 전달하고파서 말씀드린 거예요. 그 와중에 디스트로이어 반응 써 주셨어!!!! 감사합니다아아아아 >< (납죽)(제리인사) 근데 디스트로이어 진짜 번호 바꾸나요? @ㅁ@;;;;;;;;;;;
>>498 저도 처음엔 몰랐는데 밤에 자기 전에 환기 좀 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방충망 구멍이... 어? 그리고 모기가 다섯마리 들어오게 되고..(죽은 눈) 호텔보다는 약간 펜션 느낌인지라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고.. 첫째날은 방에 열기가 가득한데... 창문을 열 수도 없어서.. 진짜 답답한 느낌 제대로였고..둘째날은 그냥 다들 이러다간 우리가 죽겠다 싶어서 에어컨 켜고 잤어요. 와..시원하더라고요. 잠도 잘 잤고...ㅋㅋㅋㅋ
아무튼 저거 안에 사람 있어요. 코스프레에요. 저거.
>>500 아마 말은 저러지만 바꾸진 않을 것 같네요. 하지만 계속 연락이 오면 그땐 귀찮다고 바꿀 것 같아요!
>>502 발 빠 진 주ㅣ. 발 빠 진 주ㅣ.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 끈 한 새 !!! (매끈해진 리라를 혜우냥의 방석으로 만든다)
헉 신상인가 첨 들어보는데! 맛나겠다🥹🥹 롤케이키... 아주 잘해써요 간만에 혜우우가 맛난거 먹었다 해서 기부니가 좋아 앞으로 맨날 맛난것만 먹을 수 있음 조켓네🥹🥹
>>503 그 틈을 타서 또 들어왔냐고 이놈들아~~!!!! 보라가 있으면 모기 체내의 피를 조종해서 깔끔히 처리했을텐데... 아쉽군 (?) 하 와중에 하루 그냥 버텼냐고 이사람 대단하잔냐. 잘했어... 창문 못 여는 숙소는 진짜 지옥이야 사람이 통으로 쪄진다는 느낌🫠🫠 에어컨이라도 켜야만 한다...
>>498 리라주 기침? 근데 못 주무실 정도고 날씨 때문이면 감기가 심하신?! 8989ㅁ8998 운동... 괜찮나요? 감기 심하면 휴식과 든든한 식사가 약일 거 같은데 ㅠㅠㅠㅠㅠㅠㅠ 음방 언급은 문제가 없어서 다행이에요. 본편도 기대할게요오오오 >< (그래도 일단 몸부터 돌보셔서 컨디션 끌올하셔야...) 근데 매끈한 새 발빠진 쥐는 뭔가요?👀👀👀
>>501 새봄주 제일 잘 나온 게 7등급이던 애가 평균 5등급까지 올리려면 얼마나 해야 할까 암담합니다만(먼눈)(옆눈)(죽은눈) 재수는 삼진에바이므로!!! 그냥 밀어붙이렵니다... 공부는 열심히 했을 거 같아요. 가능만 하다면 문제들 풀려면 알아야 하는 내용 같은 거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하고 그것들은 달달 외웠다거나...(본격 시험에 나오는 것만 외우기)(◀이거 될까👀👀👀) 근데 케이크 만들어 준다니 새봄이 의리 짱짱인 거시에오오오오 >< (제리인사)(굽신굽신)
>>503 캡 엣 에엣 에에에엣 한 번은 더 연락할 거 같은데요@ㅁ@ (공부 제대로 하랬으니 대학 붙는다면 인증 정도는 할 거 같아서요👀👀👀) 이렇게 강철준씨는 번호 변경의 길로...
>>510 그럼그럼!! 서형은 공부만 약하지 기본 머리가 좋으니까 공부에 좀만 익숙해지면 5등급정도는 올라갈거라구!! 왠지 이후로도 새봄이가 같이 공부하면 서형 국시 문제집 보고 뜨악할 거같애 너무 어려워보인다고 ㅋㅋㅋ 그나저나 그 공부방법 꿀이다!ㅋㅋㅋㅋ 암기는 안 꿀이겠지만ㅠㅠㅋㅋㅋ 히히 당근 서형한테니까 의리를 지켜야지! 레터링케이크로다가 만들어줄 거라구>< 여담으로 5년 뒤 새봄이는 레벨 5 찍었을 거같애! 사유는... 22살 엄마 새봄: 애들 학교가야 해서 돈 많이 필요해요><
>>517 그치그치 ㅋㅋㅋㅋㅋ 그래서 공부가 빡센 거 같아, 암기가 근본이라서 ㅠㅠㅠ ㅋㅋㅋㅋㅋ 그러면 맛있는 걸로 쓰면 되지! 라곤 해도 초코펜이나 크림밖에 선택지가 없긴 하겠다 ㅋㅋㅋ 그치그치 ㅋㅋㅋㅋㅋ 본격적으로 보육원 세워지고 애들 유치원 학교 가기 시작하면 돈이 살살 녹을거야 ㅠㅠㅠㅠ 한둘도 아니고 수십이니 말이지! ㅋㅋㅋㅋ 새봄: 소처럼 일하고 정승처럼 써야 해 ㅠㅠㅠㅠ
>>518 >>520 여로주:3 앗 아앗 아아아앗 8989ㅁ898989 심야에 공부 시작하시면 휴식이 아니지 않나요오오오오 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고생하시는데요. 건강 괜찮으십니까...
>>519 혜성주 ㅎ 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 2만 원이 넘는 도전(호달달) 하게 되면... 아마 지갑은 울겠지만 치느님에도 급이 있다는 교훈은 얻을지도요?
>>521 새봄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봄이가 지금 돈 넘쳐난다고 하는 건 인생이 실전임을 몰랐기에 나올 수 있는 패기였군요!?!? 보육원 운영이면 오맨들씨네 연구소에서 구출한 애들 다 키우는 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새로운 애들을 받을 텐데에에에에(먼눈)(죽은눈) 새봄이 한평생 소 모드 확정일 거 같지 말입니다아아아;;;;;;;
situplay>1597054393>447 나는 언제나 밖의 찬 공기를 묻히고 네 곁으로 돌아오고, 너는 그런 내 체온을 따뜻하게 감싸안아주고. 금의 팔이 제 몸을 가깨 끌어당길 때 방금 전 만난 연구원의 매캐한 담배 내음이 느껴지는 건 아닐까 하고 혜성은 아주 잠깐 생각했다. 그러나, 차디찬 겨울의 공기가 묻은 제 몸을 따스하게 감싸는 체온에 생각은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 지금은 이런 걸 생각할 필요는 없지. 느릿하게 눈 깜빡이며 금에게 제 빰을 문질러냈다. 그리고 혜성은 자신과 금의 모습을 호기심 어린 궁금증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의 시선에 보란 듯 애정어린 입맞춤을 떨어트렸다.
"그래? 이 뒤에 일정이 없으면 같이 돌아갈까? 여기서 바로 보여줄 수 없는 선물이기도 하고.."
등 뒤에서 느껴지는 금의 행동에 살그머니 상체를 물려서 얼굴을 가만 들여다보고 있던 혜성은 곧 끌어안고 있던 제 손을 떼어내서 금의 뺨을 양손으로 누르듯 꾹 쥐고 피로한 낯 위에 부드러운 웃음을 내보였다. 어디에서 너와 나를 위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해줄 수 있을까. 미소 띈 얼굴과 달리 혜성의 머리는 제법 바쁘게 돌아갔다. 제 자취방의 책상 위를 장악하고 있는 온갖 서적과 문제집, 서적들을 떠올리니 목적지는 분명해졌다.
"내 자취방 말고 네 자취방으로 가자."
무던하고 조용한 어조로 중얼거리며 혜성은 금의 뺨을 누르듯 쥐었던 손 떼어내고 제 등 뒤의 금의 손에 제 손을 얹었다. 손을 깍지 껴서 잡았다면 혜성은 자리에 남아있는 학생들을 향해 까딱 고갯짓을 하고 곧장 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좀 이른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제 특징과도 같은 걱정일터라.
"네가 나한테 소중한 걸 줬으니까 나도 걸맞는 걸 주고 싶었거든. 그런데 받은 것보다 소중한 걸 찾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았어."
원래는 네가 졸업까지 하고, 내가 제대로 독립을 하게 됐을 때 말하려고 했는데 마침 좋은 타이밍이 생겼잖아? 이어진 손을 통해서 전해지는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혜성은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 찬 공기로 인해 발갛게 물들은 얼굴을 한 채 혜성은 잠시 헛기침 했다.
>>524 그런셈이지! ㅋㅋㅋㅋㅋ 그런 의미에서 5년 뒤 새봄이는 애들 학교가니까 살살 녹는 돈에 식겁해서 현실에 찌든 직장인 모드일지도 모르겠어 ㅋㅋㅋㅋ 새봄: 기부... 기부를 받아야... >>525 그 와중에 흐미 달달한거!! 구경꾼도 흐뭇해지는 광경인걸>< 메타새봄: 에헤~(지가 만든 케이크 나왔다고 신남
(침몰하려다 >>527 보고) 어? 시험 때 못 쓴다는 건 전에 알려 주셔서 기억하고 있었고요^^;;; 수능 기출 문제들을 풀기 위해 알아야 하는 개념이나 공식 따위를 사이코메트리 써서 파악하는 걸 생각했어요. 그 뒤에 이해나 암기는 당연히 서연이 몫일 테고요. 그게 안 되면 뭐... 전처럼 교과서, 참고서, 문제집 빨리 읽는 데나 써먹을게요ㅎㅎㅎㅎ 그럼 진짜 침몰!!!! (꼬르르르)
금이 반응할 때까지, 아지는 눈을 반짝이며 기다렸다. 본인 자체가 느긋한 성향이니 상대가 느릿해도 아무 불만이 없는 것이다.
"좋아요오~~ 우하하~~"
재밌겠다! 누가 더 잘 하는지 비교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금의 웃음소리에, 괜시리 행복한 기분이 된다.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미 누나는 구석진 자리랑 사람들 많은 중간 자리랑~~ 둘 중에 어디를 더 좋아해요~~?"
내성적인 사람은 구석진 자리를 좋아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아지는 금이, 아마 구석진 자리를 더 선호하지 않을까 하는 직감을 생각하며 두 개의 자리를 가리킨다. 하나는 말 그대로 구석진 자리. 근처에 잠든 사람들 한둘을 제외하면, 딱히 사람은 없다. 콘센트도 있어, 핸드폰을 충전하거나 하기 좋아보인다. 다른 자리 하나는 완전히 중앙으로, 앉으면 찜질방의 전경이 한눈에 보일 것이다. 가까운 곳에는 불가마가 자리하고 있어, 스불재를 겪는 사람들이 가끔 눈에 보이며, 제법 귀여운 꼬마아이들도 근처에서 놀고 있어 다소 어수선하다. 사람들을 좋아한다면 이 자리를 좋아할 법도 하다. 벽에 상영되고 있는 TV도 적당한 자리에 있는 듯하군.
오자마자 제일 처음 본 것이 동물 귀 달린 둘이에요? 금이 사진 찍고 나면 동물 귀 만지작거리면서 이러니 귀엽다며 작게 소리 내어 웃었을 텐데. 답레도 정말 >>네가 나한테 소중한 걸 줬으니까 나도 걸맞 걸 주고 싶었거든.<< 하아아아... 사랑을 준 만큼 다시 돌려받는 거란. 정말...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방학도 코앞이다. 그건 곧 연말도 코앞이라는 뜻이다. 리라는 슬슬 끝을 보이는 책상달력을 가만히 응시하다가 핸드폰을 들어 연락처 검색창에 이름 석 자를 입력했다. 연보라. 나오는 연락처는 한 개. 녹색으로 반짝이는 통화 버튼을 누르기 전 조금은 망설였을지도 모른다. 성하제의 무대는 무사히 소화해냈지만 카메라가 몇 대씩 돌아가는 음악방송의 무대는 어쩔 수 없이 떨렸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성하제의 무대도 여러 사람의 개인 스마트폰 및 다용도 칩에 녹화되었으니 카메라 앞에서 해낸 것이나 다름없긴 하지만— 아니, 역시 다르다. 작은 폰카메라와 달리 방송국의 카메라는 인첨공 안의 브라운관으로 송출되고, 많은 사람이 들여다보는 방송국 유튜브에 업로드 될 테고, 그건 단순 개인이 찍은 직캠보다 더 파급력이 강할 테니까. 통화 버튼 앞을 헤매던 손가락은 결국 전화를 거는 대신 전원 버튼을 누르길 택했다. 암전된 직사각형 액정에 비추어진 스스로의 반영과 눈을 마주치던 리라는 이내 한숨을 내쉬며 책상 의자 위에 푹 늘어지고 만다. 사실, 사람들의 시선도 시선이지만 리라가 정말 걱정하는 건 따로 있었다.
공식적으로 방송에 다시 진출하는 거잖아. 그럼 이건 재데뷔. 또는 그에 준하는 일이나 다름없는 건가? 그게 아니라면, 팬들에 대한 예우를 갖추지 못하고 이루어진 은퇴를 여기서 다시금 매듭짓는다는 의미인가?
만약 그렇다면— 어느 쪽이더라도, 난 그럴 준비가 되어 있나?
"—그런 생각을 하느라 오늘까지 연락을 못 했어요." "연말 무대 얼마 안 남지 않았냐?" "그쵸... 아, 너무 어렵네."
무용실 A의 마룻바닥은 얼음장처럼 차가웠으나 공기만큼은 인첨공의 최신 기술을 듬뿍 버무려 만들어진 히터의 영향을 받아 따뜻하기 그지없었다. 덕분에 세 명의 여학생은 바닥에 몸이 닿는 걸 최소화하고자 저마다 까치발을 서거나 컴퓨터 책상의 의자와 책상 본체에 각각 올라앉아서 땅으로부터 올라오는 냉기를 피하고 있었다. 그러나 발끝부터 얼려버릴 것 같은 추위도 눈 앞의 후배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잊혀지고 마는 거다. 진과 채영은 책상 위에 공벌레처럼 동그랗게 몸을 말고 앉아 한숨을 푹 내쉬는 리라를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다. 저지먼트에 입부하기 전부터 이미 관심을 끌던 사람이다. 성하제 무대를 거쳐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가 인천첨단공업단지의 영웅이 되어버린 지금에 와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이리라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건 어떤 새로운 시작 따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기대하는 사람이 많을 테니까.
"뭘 걱정하는지는 알겠는데, 생각만 한다고 해결되는 건 없다는 거 알지?" "생각 없이 행동부터 할 순 없잖아요." "왜 못 해? 코뿔소잖아 너?" "무대 위에서까지 코뿔소면 안 되지 않을까요..."
후, 짧은 한숨과 함께 정적이 흘렀다. 꽤나 길게. 이에 의아함을 느낀 리라가 고개를 들면—
—따악!
"아야!" "리라야, 이런 거 저런 거 걱정하기 전에 제일 중요한 게 있잖아. 그건 생각해봤어?" "제일 중요한...?" "네가 거기에 나가고 싶은지."
또다시, 그러나 조금 전보다는 더 짧은 정적이 흘렀다. 딱밤을 때린 손을 거둬들인 진을 바라보던 채영은 이내 소리내어 웃으면서 진의 등을 끌어안았다.
"맞지, 이리라가 나가고 싶은지가 제일 중요하지." "방송 다음에 다가올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까 그때 가서 대처해도 늦지 않아. 지금 신경써야 할 건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가 아니라 현재 네가 뭘 하고 싶은지, 아닐까?"
붉어진 이마를 슥슥 문지르던 손이 이어지는 목소리에 움직임을 멈춘다.
"그러게요, 그걸 잊고 있었네요."
현재를 충분히 사랑해야 하는 법인데. 몇 번이나 되새기고도 잊어버리기 십상이라. 리라는 손을 치우고 두 선배를 바라보았다. 한결 개운해진 미소와 함께.
"저는 사실...—"
시선 한 자락이라도 흘려보내기 아까워하며 간절히 관심을 바랐던 시절에도, 모든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영원히 도망치고 싶었을 때도, 때때로의 감정이 어쩄든 이리라는 언제나 주목받는 사람이었다. 주목이 주변을 허전하게 만드는 원흉이 된다는 걸 알아버렸을 땐 이미 늦은 뒤였고, 그는 오래도록 외로웠다. 분명히 외로웠었다.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도, 함께 데뷔한 멤버들도, 피를 물려준 부모님마저 주목도에 눈을 빼앗겨 그의 주변을 떠나가고 비워버렸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리라는 주변을 메워준 사람들 덕분에 달라질 수 있었다.
Who am I? The revolution 환상 속에 태어나 새롭게 깨어난 your illusion 너의 상상 속에 존재해
"촉박한 일정이었는데도 흔쾌히 받아줘서 고마워요, 보라 양. 오늘 하루는 같은 팀이니까 모쪼록 잘 부탁할게요! 연말 시상식에서 불렛과 같은 무대에 오르다니... 저도 꽤 출세했네요~"
장난스러운 말과 함께 웃음을 터뜨리면 머리에 단 레이스 리본이 흔들리고 풍성한 치맛자락이 몸의 떨림에 맞춰 나풀거린다. 리라는 팔과 다리를 휘감은 섬세한 리본을 응시하다가 보라를 바라보고 다시금 미소지었다. 조금 전의 장난스러움을 한꺼풀 걷어낸 차분한 웃음이 만면에 퍼져나간다.
"고마워요."
무엇이 고마운가, 는 따로 짚어 말하지 않는다. 고마워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 만난 소중한 인연들 중 한 사람이자 그가 포기하려고 했던 길을 혼자서도 꿋꿋이 걸어가던 강인한 여자아이. 명실상부 인첨공의 최강 중 하나이자 최고의 인기 아이돌, 레드윙이자 불렛.
Who am I? The evolution 상상 속에 자라난 다른 색의 hallucination 너의 기억 안에 존재해
"음, 사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조금 갑작스러울 수도 있지만, 혹시 오늘부터는 보라야~ 라고 편하게 불러봐도 괜찮을까?"
그리고 그의 친구. 연보라.
"친구니까!"
또한 그의 친구들. 저지먼트. 사랑해 마지않는 존재들.
카메라 앞에서 코뿔소의 영혼을 드러내도 괜찮을까 걱정하던 게 무색할 만큼 거침없이 스테이지로 나아가는 걸음걸이는 누가 봐도 이리라가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 소속임을 알리는 듯했다. 백조처럼 새하얗고 섬세한 발레 코어 의상과 각자의 눈동자 색에 맞춘 부드러운 리본으로 치장된 두 사람은 지금 이 공간에 서 있는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아름다웠으리라.
카메라가 돌아간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백댄서와 열을 맞추고, 목과 몸에 열을 끌어올린다.
3, 2, 1.
You know, I'm your imaginary friend You know, I'm 너의 밤이 되어줄게 When there's monsters on your ceiling I'll keep you safe and 꿈을 꿀 수 있게 You know, I'm your imaginary friend You know, I'm, it's you and I until the end
>>583 크아악 오늘은 팥이다!! 화요일이라 속이 꺼멓기 때문이지!! (아님) 핫하하 아직 쓸 독백들이 많다 기대하진 말고 기다려라!!!! 학생복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교직원 복지는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뭐... 학생복지니까! 교직원이 피해를 봐도 어쩔 수 없지! (안됨) 고질라 재등장이라니 리라야 고질라 대가족을 만들자 저지먼트 전부 탈 수 있게!!!!
그리고 독백 봤습니다 하아 카나리아야... 풋풋하고 귀엽고 다 하는구나... (은은) (행복사) 인첨공 스타 리라와 괴이 스타(?) 월이. 양지와 음지의 스타니까 아무튼 케미 쩌는건 어쩔 수 없지 않았냐며 (아무말)
>>590-591 (만족!) 단백질! 머거! 고기! (?) 혜우우 그동안 식사 잘 못했으니까 영양소를 채우는 것이 필요해요 크아아아아아악 그리고오오오오오 8ㅁ8 혜우우는 어쩜 이렇게 예쁘고 좋은 말을 잘 해주지 으에엥 고마어 리라가울다. 리라주도울다. 인천앞바다가되.
물론 선물주면 받아주어요!! 대신 한번 붙잡혀서 작은 거라도 하나 들려갈 각오는 하도록(?) 혼자만 주게 둘 순 업따 히히
>>592 이유가 너무 씁쓸하잖아요 크아악 이거 팥 맞나 커피농축액 아니야?!! (죽다) 워리... 힘을내는것이야... (쓰담) 와중에 쓸 것들이 많다는 게 아주 기뻐요 기대하면서 기다려야지 (?) 후후 어른들은 어쩔수없어 인첨공이잖아요 여긴 학생들의 나라야 견뎌 (아니다) 헉 근데 고질라 대가족... 너무좋은데?? 멋지겠다 좋아 은우야 졸업식에 고질라가 꽃다발 들고 찾아갈 예정 (은우: ?????????)
ㅎ 헤헤ㅔㅎ 헤헤 고마어용 헤헤 맞아!! 양지와 음지의 스타 둘이니까 케미 쩌는 건 예정된 수순이었다 (끄덕) 음지 스타라는 것은 다소 씁쓸하지만... 룽한건 쩔수없음 < ?
>>59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커피랑 팥이 반반 섞였대요 ^-^ 은우 졸업식에 꽃다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다 진짜 재밌겠다 월이는 가서 '부장! 부장이 없어도 가끔 이름 팔아먹어도 돼?' 라고 민폐 끼치는 것만 생각했는데 (...) 꽃다발 정도는 쥐어줘야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룽하다니ㅋㅋㅋㅋㅋㅋ 하 아 리라랑 할게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버려진 커리큘럼이랑 괴이랑 하고싶은거 많은데!!!!!!!!!!!!!!! 왜 이제 엔딩인 것이야!!!!!! (오열)
정신없었던 크리스마스 시즌이 끝나간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이브 아침나절부터 바빴다. 주문 제작한 산타 코스튬을 입고 급식소부터 들러야 했으니까. 바로, 크리스마스 특선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서였다. 칠면조 고기, 메시드 포테이토, 슈톨렌, 미니 부쉬 드 노엘 등. 따로 공지를 안 했는데도 다들 뭔가 기대하고 있었는지 아침부터 줄이 길었다. 다행히도, 크리스마스 특선메뉴는 인기가 좋았다. 그 자리에서 여유분을 더 만들어야 했을 정도였다.
그렇게 점심나절까지는 손수 크리스마스 특선 도시락을 나눠준 뒤, 나머지는 자동 배급 장치에 맡기고, 연구소로 갔다. 연구원 선생님, 소장님, 그리고 우리 꼬맹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진짜 산타처럼 포대기에 각자가 원하는 선물을 가득 넣고 전달해 주고도 싶었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촉박해서, 결국 크리스마스 디저트가 든 상자로 통일해야 했지만, 그래도 다들 좋아해 줬다. 물론, 꼬마 산타 동생 산타라며 꼬맹이들부터 시작해서 소장님, 연구원 선생님께까지 놀림당한 건 덤이다. 정말 다들 너무해!
그러고 해가 저물 때쯤, 양갱에 개성 주악에 결 약과에 이것저것 만들어서 단풍이가 있는 기숙사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사감 선생님의 따가운 시선이 따라붙은 건 덤이다. 어쩌겠어, 업보니 받아들일밖에. 그리고 단풍이의 방은, 트리와 리스 등 크리스마스 장식이 갖춰져 있긴 했는데, 어딘가 동양적인 분위기였고, 심지어 단풍이는 생활한복을 입고 차를 준비해 둔 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고, 누가 역덕 아니랄까 봐.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단풍이가 내어주는 차는 무척 고소하고 은은하게 단맛이 나면서 꽃처럼 싱그럽고 향긋한 내음이 풍겼다. 달빛에 말렸다는 백차였는데, 비싼 돈 주고 구한 거란다. 물론, 단풍이도 내가 만들어간 다과들에 호평 일색이었다. 맨 날마다 먹고 싶다는 말에 손 많이 간다고 생색을 내기도 했다. 단풍이랑은 밤이 새도록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다. 물론 병연이는 오랜만이라면 오랜만에 단풍이 손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힘겹고 때론 현타도 왔던 저지먼트 활동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고 위로를 받기도 했고, 서형과 철형 이야기도 많이 했다. 그래도 그 두 사람을 따라다닌 건 후회하지 않는다고. 이 자리에 함께 있었다면 좋았을, 우리가 사랑하던 사람들에 대해서 추억하기도 했다. 물론, 우리의 우정이 크게 흔들릴 뻔했던, 내 인생 최대의 모험에 대한 추억담도. 그 일도 이젠 추억거리가 되어서 다행이지 싶다.
그렇게 단풍이네 방에서 하룻밤 자고, 저녁 늦게까지 수다를 떨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우리 공부팟 생각이 났다. 서형이랑 철형은 좋은 크리스마스 보내고 있을까? 내가 만든 케이크, 맛있게 먹어줬으려나. 그러고 보니, 아지한테도 크리스마스 선물 해야 하는데. 그 생각이 들자마자, 난 연구소로 달려가, 탕비실을 빌렸다. 아지에게 줄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크리스마스니 부쉬 드 노엘도 좋겠지만, 아지에게는 만들어주고 싶은 케이크가 있었다. 이전에 아지랑 놀 때 아지가 만들어줬던 푸딩을 기념하기 위한, 플랑 케이크였다. 캐러멜시럽을 깐 뒤, 푸딩 반죽을 먼저 반쯤 굽고, 그 위에 쉬폰 케이크 반죽을 올려 구운 뒤, 뒤집어 꺼내, 냉장실에 잠시 숙성했다가 꺼내, 잘 포장한 뒤, 아지에게 톡을 보냈다.
@한아지 [아지야 아지야~] [잠깐 시간 돼?] [주고 싶은 게 있어서!] [괜찮으면 내가 아지 있는데로 갈게~><]
>>529 >>543 혜성주 투룸 투룸!!!! 인첨공은 내 집 마련의 꿈 >< 같이 살 집의 가구나 가전제품 같은 거 구매하고 신혼집(???) 꾸미는 것도 재미겠지 말이에오오오오~~☆ 금아 이사하자!!!! 혜성 언니가 안티스킬 되면 비사문천은 경찰과 연이 닿으면서 준공무원화(???)될 줄 알았는데 혜성 언니 지원금과 별개로 인첨공의 돈을 빨아먹을 수는 없을까요?👀👀👀
>>530 >>598 새봄주 이렇게 새봄이도 돈귀신 속성을 갖게 되나요ㅎㅎㅎㅎㅎㅎㅎ 벌어도 벌어도 모자란 돈(눈물) 아아, situplay>1597054288>408에서 둘 모두에게 하는 선물이라는 서술을 봤으니까요. 받았으면 전달해야지 혼자 꿀꺽하면 아니되나이다(긁적)(먼눈) 꼬마 산타 동생 산타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막내 산타 소린 없어서 다행입니다(◀나쁨) 근데 @ㅁ@;;;; 선배랑 서연이 얘기가 단풍이한테까지 전해졌군요 엄........(먼눈)(옆눈)(쥐구멍)(머리박) 새봄의 모험 단풍이 팬던트 편 그때 새봄이가 고생 많이 했죠. 그러고 보니 팬던트 되돌려 준 성규랑도 잘 지내고 있으려나요? 라고 한가한 얘기 하다가 푸딩 케이크!!!!!! 8989ㅁ8989 공부알못 연합을 위한 의리 끝내주는 거시에오오오오(물개박수)(야광봉)
>>533 캡 어 어어 저도 수능 알아요오오오 저 외국인 아니에오오오오ㅋㅋㅋㅋㅋㅋㅋ
>>535 아지주 이건 밸붕 아닌가요?!?! 닥 폰 충전 가능한 자리!!!! 폰 배터리가 줄어들면 쫄린다구요오오오 (삐빅!! 심각한 수준의 폰 중독입니다!!!!) situplay>1597054393>598 참참 여기 아지 선물 있어요오오오오오 (◀준 사람보다 더 오두방정)
>>575 랑주 뒷북입니다만 D-4면 결전의 날이 23일이려나요? 만족스러운 결과 보시고 후련하게 돌아오시길 기원하겠습니다!!!!
>>584 >>594 리라주 헤에 헤에에 헤에에에에:D 이런 방송 영상을 서연이가 뒤늦게 봤겠네요. 눈이랑 귀 완전 정화될 만하네!!!! 화사하고 유려하고 매혹적이고 다 했겠어요 >< 목화고 저지먼트만으로도 뜨거운 감자라 불렛이랑 같이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기자들이 앞다투어 취재 못해 안달이었겠고👀👀👀 미래가 가닥 잡혀 간다는 건... 리라는 혹시 재데뷔일까요? 고질라가 들고 간 꽃다발 속에서 미니 고질라가 튀어나오는 것도 상상해 버렸어요(???)
>>592 월주 괴이 스타 월이라니... 그럼 괴이가 사생팬이고 월이가 아이돌입니까아아아아아(???) 화요일 고생 안 하고 넘기셨길 바랍니다...
>>606 로운주 안녕하세요오오오오 말씀대로 해피엔딩이라 밝은 에피소드들이 솔솔 떨어지는 게 좋지 말이에오오오오 >< 현생에선 슬슬 학기 말로 접어들 기미가 보이겠네요 남은 학기 마저 잘 돌파하시고 쉬실 수 있을 때는 야무지게 편히 쉬시는 거시에오오오오!!!! 그런 의미에서 목화고 저지먼트의 험난하고 고된 여정이 끝난 시점에 로운이가 세웠을 목표는 뭘까요? 교대나 사범대 진학 계획 말고 좀 규모가 작은 일상적인 목표도 좋아요!!!:D
>>607 왠지 이 노래가 생각나버리는 걸ㅠㅠㅠㅠㅋㅋㅋㅋㅋ 새봄: 내도오오오온~ 내 돈 어딨냐! 내 돈 어딨냐! 히히 전달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뿌듯했어>< 철형철형도 좋아해주면 좋겠는걸! ㅋㅋㅋㅋㅋ 막내산타 소리까지 들었으면 새봄이 울었을지도 몰라 ㅋㅋㅋㅋㅋㅋㅋ 단풍이에게 서형이랑 철형은 새봄이가 엄청 좋아하는 형들로 인식됐지! 저지먼트 활동 빡세고 때론 현타도 온다면서 형들이랑 논다고 바득바득 나가니까 ㅋㅋㅋㅋ 헐 근데 성규 이름 기억해줬구나! 성규랑도 자주 연락하고 있지 ㅋㅋㅋ 종종 새봄이랑 단풍이랑 셋이서 뭉쳐서 놀기도 하고! 히히 공부알못 연합 다 챙기는데 앚이만 안 챙기면 섭하지!ㅋㅋㅋㅋㅋ 새봄: 이 신새봄 의리빼면 시체 아니겠어요! 히히~
>>608 ..............이 이 노래 뭔가요오오오오오오 8989ㅁ898989 가사가 너무너무 맴찢이잖아!!!!!!!!!(철푸덕)(액괴 상태) 이건 5년 뒤의 새봄이뿐만 아니라 지금 서연이도 불러야 할 거 같지 말입니다(아직 대출 상환 못 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하!!! 단풍이랑 셋이 같이 친해졌었군요. 그 생각은 못 했는데 듣고 보니 그럴 만해요. 유품을 되돌려 준 능력자니(꾸닥꾸닥) 새봄이 의리 있다아아아!!!!! 그 의리를 본받아서 서연이도 공부알못 연합이 공부 시작하면 군고구마를 바리바리 사 볼까 봐요!!!!! 알바할 땐 1도 못 먹어도 알바일 아닐 땐 소비자다아아아아~~~(◀돈 어딨냐던 닝겐 어디 감??)
며칠 뒤면 연말연시를 앞둔 날이었다. 대부분의 학교가 방학에 들어갔을 시기였고 거리에도 신년맞이를 할 사람들이 슬슬 보이고 있었다.
"역시 인첨공. 기술이 좋긴 좋아."
그녀는 번화가의 거리가 훤히 보이는 창가에 앉아 씁쓸한 커피를 마시며, 바깥을 향해 중얼거렸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언제 그랬냐는 듯 피해 흔적이 거의 사라져가는 거리가 시끌벅적, 화기애애하게 떠드는 인파가 낯설기도, 흥미롭기도, 한편으론 눈엣가시기도 했다.
"알 바겠냐만은."
혼잣말을 중얼거린 그녀는 작게 키득였다.
커피향 은은하게 흐르는 카페 안에는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이 향과 함께 흘렀다.
그 한 곡이 다 흐를 때까지 머그잔이 미처 식기 전까지 커피를 만끽한 그녀는, 잔을 놓으며 창 밖을 보았다. 서서히 오렌지빛으로 저물어가는 하늘을 보았다.
이제 갈 시간이었다.
그녀는 카페를 나와 바깥 거리로 나섰다.
한 손에는 제법 큼지막한 쇼핑백을 들고 다른 한 손은 무스탕 자켓의 주머니에 꽂고 또각또각, 굽 소리와 함께 걸었다.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길고 긴 머리카락이 완전히 새어버린, 푸르스름한 백발이 낮게 모아 묶은 검푸른 리본과 같이 살랑였다.
"♪"
그녀는 가는 길에 들린 이름 모를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렸다. 허밍이 이어질수록, 번화가는 점점 멀어졌다.
그녀의 걸음은 어느새 바람 쌀쌀한 인도를 걷고 있었다. 언젠가 걸었던 적 있었던 인도는 아직 복구 중인 한 공원으로 이어졌다.
"오, 있다."
인적이라곤 그림자 끄트머리도 보이지 않는 공원에 선뜻 들어간 그녀는 겨우 남아있는 그네에 탔다. 차갑고 딱딱한 그네는, 발을 구르자 끼익거리며 움직였다.
끼익끼익, 끼익끼익. 그네의 녹 슨 쇳소리가 한동안 계속되었다.
서서히 발 밑의 그림자가 길어지고 있었다. 차가운 저녁 공기가 그림자만큼 깔렸다. 그럼에도 그네는 계속 움직이고, 움직이다가-
"리라 선배!"
휙 뛰어내린 그녀로 인해 철컹거렸다. 긴 머리카락이 일제히 뜨고, 가라앉았다.
사뿐히 내려선 그녀는 웃으며 다가갔다. 때마침 그 곳을 지나고 있었을 리라에게.
"오늘 안 지나가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네요.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요?"
유니온과의 결전의 날 이후, 그녀는 학교에도 저지먼트 부실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자연히 그 이후로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태연하게, 오랜만이라 인사를 건넨 그녀는 카페에서 보던 거리의 사람들과 다를게 없었다.
그래보였다.
그녀는 웃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다른게 아니고, 그 때 큰 도움을 받았었으니까요. 해가 넘어가기 전에 주는게 좋을 듯 해서."
그 말과 함께 그녀는 들고 온 쇼핑백을 내밀었다. 브랜드명도 없는 큼지막한 종이 쇼핑백 안에는 포장도 형태도 가지각색인, 여러 물건이 들어 있었다. 제일 위에 올려진 꾸러미에선, 달콤한 향내도 올라왔다.
"고마웠어요. 그 날."
쇼핑백 가득 담긴 물건에 비해 감사의 말은 짧았다. 할 말은 그것 뿐일까 싶을 쯤, 그녀가 말했다.
"이 공원, 재단장을 마치면, 그 날과는 제법 달라지겠네요."
그렇게 말한 그녀는, 공원을 돌아보았다. 쌀쌀한 날씨, 저녁 노을이 내리는 공원, 두 사람. 우연히 만나 같은 길을 걸었던 그녀와 그녀.
그러나 공원은 그 날의 모습을 잃었다. 그녀는 너무나 많은 것이 변했고 그녀는 더 이상 같은 자리에 있지 않았다.
"한 번 더, 같이 걸었더라면, 지금과 다른 결과가 있었을까요."
어수선한 공원을 보며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검푸른 눈동자에, 공원과 노을의 정경이 담겼다. 어느새 미소가 사라진 얼굴은 노을빛 아래에서도 희었다.
"뭐, 지난 시간 탓해봤자죠. 앞으로가 중요하지."
아무렴! 하고, 그녀는 어깨를 으쓱였다. 다시금 미소 지은 그녀의 얼굴이 리라를 바라보았다.
"방송 잘 봤어요. 성하제 때도 그렇고, 역시 선배는 스테이지 위가 제일 잘 어울려요."
흔해빠진 칭찬 같았으나, 뒤가 조금 더 있었다.
"지금의 선배라면, 어두운 길 한복판조차 스테이지로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녀는 뒤로 한 걸음 통- 하고 물러섰다. 곱게 묶은 하얀 머리 살랑이며 천천히 뒤돌아섰다.
"그럼 잘 지내요. 아프지 말고, 랑 선배와 찡찡이한테도 안부 부탁해요."
가져온 것을 모두 넘겨준 그녀는 빈 손을 뒤로 보이며, 한 걸음 멀어졌다. 짙어지는 노을빛 공원 안에 또각, 또각, 굽 소리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넘겨준 쇼핑백 안에는 여러 물건이 들어있었다.
하나는 머그컵 한 쌍이었다. 검은색과 흰색에 각각 흰색과 검은색 고양이가 그려져서 컵 하나일 때는 도도하게 앉은 고양이가 두 컵을 가까이 대면, 두 고양이가 이마를 맞댄 형상이 되었다. 손잡이가 고양이의 꼬리로 연결되는 디테일도 있었다.
하나는 드림캐쳐와 썬캐쳐였다. 드림캐쳐는 새하얀 테두리에 연하디 연한 보랏빛 실로 그물을 짜고 중앙에는 큼지막한 물방울 모양 크리스탈을 그물에는 화이트 오팔과 옵시디언 구슬을 드문드문 엮었다. 아래로 드리운 실은 꼼꼼히 땋은 밧줄 모양에 하얀 깃털과 검은 깃털을 번갈아 엮어서 세 가닥을 나란히 늘어뜨렸다. 각 줄 끝에는 별 모양 핑크 크리스탈을 달아 무게추 역할을 겸했다.
썬캐쳐는 비교적 심플했다. 손바닥만한 백색 카나리아 스테인드 글라스가 메인이었고 각 날개와 몸통 아래 와이어 세 줄이 달려서 각 줄마다 색도 모양도 불규칙적으로 조형된 유리조각들이 달렸다. 끝에는 흰색과 검은색 깃털 모양 유리조각으로 마무리 되었다. 구성은 심플했지만, 유리조각마다 섬세한 결이 있기에 빛을 받았을 때, 찬란한 진가가 들어날 것이었다.
하나는 고양이용 간식 꾸러미였다. 직접 말린 열빙어, 닭가슴살 스틱에 시판되는 츄르 한 묶음, 벽에 붙이는 캣닢볼 다섯개들이 세트 하나와 고양이 발바닥 모양의 작고 오목한 접시가 동봉되었다.
마지막 하나는 디저트 꾸러미였다. 제일 위에서 달콤한 향을 솔솔 흘리던 꾸러미 속에는 핫초코를 만들기 위한 재료가 다양하게 구성되었다. 기본이 되는 코코아 파우더부터 시작해서 다크 초콜릿칩, 미니 마시멜로, 각종 스프링클, 시나몬 스틱, 시나몬 파우더, 오레오 시리얼, 쿠키크럼블, 각종 건조과일칩에 지팡이 모양 박하사탕까지. 주재료부터 부재료까지, 일주일간 하루에 한 잔씩 핫초코를 즐길 수 있을 만한 분량이었다.
>>661 (뇸뇸뇸) 맛있는 쿠키를 대령했으니 특별히 이 앞발을 허하노라 아니 원기옥이면 나를 역으로 쥬길 셈이냐구 리라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너가 이런거에 진심인 인간이라 그만 (찡긋) 리라주는 잘 자구 있는거지? 요즘 슬슬 예전 텐션으로 돌아오는거 보여서 고양이 야옹해🐾🐾
>>663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중요한걸 잃어버린 기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보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냐 적당히 쓰고 치워 리라야 제발! ㅋㅋㅋㅋㅋ 오 다행이네 역시 어쩔 수 없을 때는 약을 써야지 그럼그럼 아휴 1년을 같이 놀았는데 식구 챙기는거 당연하지 그 상태로 연말엔딩까지 가즈아ㅏㅏㅏ 애오오옹!
😏😏😏😏 하지만 이미 줬는걸? 아주. 오래. 아껴. 쓸. 것. 헤헤 인간은 호르몬의 노예야🫠 그래도 도움은 되었으니 그걸로 되었다... 그나저나 식구라는 말 너무 좋자나 맞ㅇㅏ 우린 식구야 우리가좍~!!! (꽈악) 이대로 원래 텐션 찾아서 연말까지 최대한 열심히 놀아버리겟어!! 가즈아~~!!!!!!!! 🕺🕺🕺
>>668 끼욕 (납댝) 그치ㅋㅋㅋㅋㅋㅋ 이자식 보존을 위해서라면 드로잉 액츄얼라이즈를 진짜 알차게 써먹을 거 같어...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장미 덮개마냥 그렇게(?) 히히 맞아 랑주도 이제 디데이... 오늘로서 3일인가! 마지막까지 힘내고 마음 편하게 와서 놀면 조켓다아🥹 따뜻한 연말이 될 거야...
👍👍👍 헉 너무 뿌듯한 이녀석 아이돌 서사 짜길 잘했다🕺 맞아 그 브금! 제목도 하이얀이고... 피아노도 보라색이고 <? 너무 좋아써... 이 섬세한사람... 🥹 멜로디도 글 분위기랑 잘 어울려 쨩이야...
>>671 첫번째 노래는 묘하게 사극풍 느낌도 나는 것이... 바다남매 특유의 동양풍이 떠오르기도 하고 가사도 찰떡이라 뽑았지요☺️☺️ 체이싱 코우는 듣자마자 그냥 혜우였어(?) 흑흣 정말로 연말은 다같이 모여서 복닥복닥했으면~ 나는 옆에 있는 식빵 혜우우를 무릎에 앉혀버릴거이야😏
이 이 센스쟁이 (사망) 후우우우우우... 진짜 누무좋음............. 혜우야................. 사람에게 여러번 기대를 배신당했고 실망할 일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의 세세한 점을 자세히 기억해준다는 부분에서 바다는 참 차갑지만 동시에 따스한 거 같기도 해... 그것마저도 바다같아 처음 손 담갔을 딴 차갑지만 계속 담그고 있으면 오히려 물속이 더 포근하게 느껴지니🤔
으윽 이제 운동을 가야만 해 크 아아 악. 혜우우도 슬슬 잘 준비 해야지! 나는... 가ㅑ아 해... 시러... 열심히운동하고오께...
평화로운 시간이라는 건 생각보다 더 좋고, 생각보다 더 얼떨떨하며, 생각보다 많이 꿈결 같다. 갑작스럽게 조용해진 일상은 약간의 기묘함을 매분매초 안겨주며 그를 이따금 현실에서 한 걸음 정도 떨어지게 만들었다. 그건 그저 찰나의 순간 느끼는 감각일 뿐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 가볍기만 하지는 않았다.
이상하지 않나요. 세상이 조용해요. 정말 이상하게도.
하얀 운동화가 일정한 템포로 바닥을 딛으면 낮은 걸음소리가 타박타박 울린다. 나왔을 땐 아직 해가 떠 있었는데, 벌써 노을이 지는구나. 해가 짧아진 게 그제서야 체감된다. 사실 밤이 길어지기 시작한 건 꽤 된 일일 텐데 그동안은 크게 느끼지 못했었던 것 같다. 정확히는 그런 걸 느낄 겨를이 없었던 거겠지만. 서늘한 바람에 코끝이 얼어간다. 거울이 없어서 확인하진 못하지만 아무래도 또 새빨개졌겠거니, 예상할 뿐이다.
"어...? 어?"
그러던 중 저를 부르는 목소리가 어딘가에서 들려왔다. 자연스럽게 소리가 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조금 낯선 듯 익숙한 사람이 다가온다. 푸른 빛이 도는 하얀 백발은 어쩐지 그 색채가 익숙하나 눈 앞의 사람은 그보다 키가 컸고, 머리가 덜 곱슬거렸다. 무엇보다 머리카락을 동여맨 검푸른 리본을 쏙 빼닮은 푸른 눈동자가.
"혜우 후배님? 세상에, 이게 얼마만이에요!"
천혜우. 이름 석 자가 머릿속에 불을 켜듯 들어옴과 동시에 입이 움직였다. 리라는 웃어보이는 혜우를 놀란 눈으로 마주보다가 이내 부드럽게 마주 웃어보였다.
"네. 저는 잘 지냈어요. 아, 너무 반갑다! 그날 이후로 못 봤잖아요. 마지막으로 봤을 때 엄청 무리했어서 걱정했는데... 혜우 후배님은 그동안 어땠어요? 잘 지냈나요?"
다만 와르르 쏟아지던 말들은 이어서 내밀어진 쇼핑백과 그 안의 내용물들로 인해 막히고 말았다. 덕분의 혜우가 하는 말은 한결 더 전달력 있게 다가왔고, 그게 어쩐지 조금.
"...고맙기는요. 내가 더 고맙죠. 1년간 혜우 후배님한테 받은 게 몇 개인데. 학기 초 생각나요? 현장 처음 나가서 위험했을 때, 디스트로이어 씨와 싸웠을 때. 그리고 그 밖에도 여러 번... 혜우 후배님이 정신 차릴 수 있도록 도와줘서 무사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어째서 그런 태도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인가. 금방이라도 사라질 물거품처럼. 내게는 어두운 길 한복판조차 스테이지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주면서.
또각또각, 굽 소리가 멀어지는 동안 달콤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가장 강렬한 초콜릿과 시나몬 사이로 과자나 페퍼민트의 향이 은은하게 스며든 그런 향. 한기 가득한 공기 가운데에서 맡고 있는 달콤함이 어쩐지 묵직하면서도 실체 없게 느껴졌다. 그걸 준 사람이 떠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각.
"잠깐만! 혜우..."
얼마나 걸어간 뒤였을까. 꽤 멀어진 뒤였거나, 어쩌면 생각보다 많이 가지 않았거나.
"—혜우야!"
다만 어느쪽이더라도 리라는 걸음을 재촉해 떠나가려는 혜우에게 다시금 다가갔다. 그리고 쇼핑백을 쥐지 않은 손을 뻗어, 혜우가 싫어하지 않았다면 손을 잡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바쁘지 않으면 지금 같이 산책할래요? 아직 노을이 있고, 재단장도 아직은 진행 중일 뿐이니까 그때랑 똑같을 거예요. 음,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여기가 그 공원인 건 변함없으니까."
아, 신발 때문에 걷기 어려우려나. 문득 혜우의 신발에서 난 소리는 리라의 운동화와 달리 단단했다는 게 떠올랐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이내 허공을 올려다보더니, 그 자리에서 옅은 푸른빛이 도는 몸체에 푸른색 신발끈이 매여 있는 운동화를 실체화 시켰다. 아직 걷는다고도 안 했는데! 이리라도 참 이런 면에서는 변한 게 없다. 사실은 모든 것이 그렇다. 조금씩 자주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결국에는 변하지 않는 것들도 존재한다. 리라는 쇼핑백을 팔로 옮긴 후 허공에서 떨어진 운동화를 간단히 잡아 혜우에게 내밀어보였다.
"짠! 나도 받기만 할 순 없죠. 늦은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뜬금없긴 하지만... 받아주면 고마울 거 같아요."
거리가 멀지 않았으니 서서히 주변을 뒤덮는 달콤한 향기를 혜우 또한 충분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리라는 살짝 웃어보이더니, 가만히 말을 이었다.
"혜우 말이 맞아요. 중요한 건 앞으로죠. 하지만 전 그만큼 과거의 경험을 품고 있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공원의 모습이 어떻게 바뀐다고 해도 이 땅은 그날의 우리가 밟은 땅이라는 걸 알 수 있고, 혜우가 저지먼트가 아니더라도 혜우는 나와— 우리와 함께했던 혜우라는 걸 기억할 수 있잖아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라면 안 될 것 같았다. 지금이 아니라면, 정말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
"사실 혜우가 이런 식으로 다가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지만... 그냥, 연말에는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거니까 말해봤어요. 혜우도 소중한 내 친구인데, 최근 통 못 봤더니 그립더라고요."
"있죠, 오늘은 너무 추워서 걷기 싫다면... 다음 봄이 돌아왔을 때에 또 나랑 여기서 만나서 같이 산책해줄래요?"
말을 내놓고 만다. 그리고, 무슨 반응이 돌아왔더라도 받은 것을 소중히 품고 돌아갔을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당근이지 워리도 와!!! 우린 소재도 있다고 3학년즈 졸업식 침공(안됨) 그거 아니어도 많고 말이지 😌 우헤헤... 금냥이 워리 안뇽!!! 그나저나 금주... 몸 많이 안 좋아보여서 걱정이야... 아프지 말고 몸 먼저 챙기고 회사 태워버려야지 이게 문제야 (금주 회사를 보고 다이너마이트를 드릉드릉)
>>68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진짜 받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갖고 있을 생각 없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웃겨죽겠음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ㅠ 헉 글쿤 그만뒀구나!! 좋아 시험공부 하느라 고생하는 웅니를 데려가서 단걸 먹여주겟어요... 오늘은 좀 졸린 관계로 내일이나 모레? 느즈막하게 써보께☺️❤️🔥 and. 진중한웅니는오히려좋아. 리라는 혜성이웅니가 인첨공때문에 이렇게댓어. 라고 생각하겟지만. (맞긴 하다)
>>690 약간 리라한테 우리는 영웅이라고 생각하니? 같은 수준의 질문도 좀 할 것 같고👀👀 그러게요 어쩌다가 이리 되었는가😇 그건 모두 현생 때문이다(??) 앗 뭐지 먼저 써주겠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올라오는 거 보고 천천히 이어줄게. 아직 시간은 있으니까 느긋하게 하자구🫳 (카나리아 봑봑) ㅋ ㅋㅋㅋㅋㅋㅋ인첨공 때문인게 맞긴 하지만 그게
>>693 좋아서승천 리라도 지금 상황 끝나고 아직 평화가 실감 안 됨+관심 과하게 받는 중인데 당연히 역효과도 있고 이래저래 생각많음 상태라 혜성이가 그런거 물어봐주면 덩달아 진지해져서 이런저런 말 해버릴지도🤭 후후 공시 준비하는 언니는 자발적으로 나오지 않을테니 리라가 졸라서 끌고 나오는 수밖에 없따... 그러니 내가 쓰는 것이다... (?) 응 천천히! 아직 한달 넘게 남았으니까! (호랭이 맞봑봑)
situplay>1597054393>695 (같이 함께 승천) 이혜성 스타일(머리 짧아짐) 변화도 있다보니 마지막 전투 끝나고 다시 본 선배의 모습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고 어쩌고 리라링 특유의 재잘재잘거리는 말투도 그리우니 천천히 해보자구🫠 덩달아 진지해지는 카나리아 귀엽구나. 금이가 최고 귀엽지만(?) (봑봑된 호랭이의 털뿜 공격!) ㅋ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80퍼는 인첨공 잘못이고 20퍼는 그 머시기 암튼 그래
그리고 졸업식에 고질라 타고 등장한다는 저지먼트 누구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햄버거를 먹었는데 양이 미묘하게 적음....뭔가 더 먹어야하나 (근위튀김 세트를 노려보며)
situplay>1597054393>611 새봄주 히 히히 히히히히 반년 뒤엔 상환될 거 같아요. 외부인 출입 금지... 그럴 수 있죠. 대신 새해 첫날에 밖에서 맛난 걸 잔뜩 먹었대도 될 거 같아요. 군고구마를 고른 건 서연이가 알바할 때 굽기만 하고 못 먹은 것도 있지만 아지가 군고구마 좋아한대서요 ㅎㅎㅎㅎㅎㅎ 음료수는 단백질이 풍부한 우유나 두유 어떨까요?! (뽐뿌 넣기)
situplay>1597054393>623 로운주 죄송해요!!! 제가 너무 늦게 봤네요오오오 그 정도의 희망사항이야 누구에게나 있지 않겠어요? 또 로운이만의 특별함을 추구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저지먼트 부원으로서도, 학생으로서도, 인간 이로운으로서도요. 또 훗날 가르치는 학생들한테 무지개를 보여 준다거나 분수 쇼나 폭포수를 보여 준다거나(???) 할 수도 있을 거 같고요>< 로운이만의 길을 차근차근 나아가길 바랄게요!!!!
>>724 매번 귀엽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아아아 /////////////////////// >>725 에엣? 음... 생각 안 해 봤어요. 정확히는 저 혼자 어떨 것이다 정할 수 있는 게 아닌지라... 별 다른 변수가 없으면 계속 연애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첫 번째에 헤어짐이 나와서 기겁식겁질겁...@ㅁ@;;;;;;;;;;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어떤 차이인지를 제가 잘 모르겠어요^^;;;;; 철현주는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736 1은 서연이가 선배랑 헤어지는 건 상상도 못하고 있을 거 같아요. 선배가 헤어지고 싶어했다면 못 붙잡았겠지만 헤어질 만한 계기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ㅎㅎㅎ 3은 서연이가 본인이 누군가한테 가족이 될 만한 사람인가에 확신이 안 섰을 거 같고요. 그래서 2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고등학생 때 사귀었다가 5년이나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긴 한지라 헤어졌을 가능성도 있긴 하겠네요. 철현주는 어느 쪽이 재밌을 거 같으세요?👀👀👀
>>753 @철현주 아아, 둘이 헤어지는 거로 만들고 싶은 서사가 혹시 있었나 했는데 그건 아니셨나 보네요. 그럼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 아, 맞어. 그그 12월 31일이 서연이 알바날이라서 자정까지 알바하다가 퇴근 직전에 제야의 종 듣고 선배 만나서 돌아갔다... 뭐 그런 에피소드 넣어도 괜찮을까요?
글고 이건 세 분께 다 여쭤야 할 거 같은데
@철현주 @새봄주 @아지주(는 주무실 거 같지만) 이듬해 1월에 스터디 모임이 활발했다... 정도의 설정을 넣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754 캡 아아... 그러네요 엄청난 진상을 알았고 원흉이 사망했고 상황이 일단락됐으니 돌아가신 부모님께 털어놓고 싶을 만해요. 그럼 세은이도 같이 갈까요??👀👀👀
>>756 혜우주 해냈다! 해냈다!! 리라가 해냈다!!!! 리라가 그간 꾸준히 불어넣었던 온기가 공허하던 혜우를 채웠네요!!! 앞으로 둘이 잘 지내길 바랄게요오오오오 ><
>>762 캡 아 고모 내외한테 다신 얼씬도 말라고 경고도 하고 오려나 보네요. 그쪽 응징도 돈으로 하려나요? 마련하려는 돈줄 족족 차단하고 앞으론 찾아올 때마다 나와서 댁들이 하려는 일 다 조지겠다는 식으로다가?👀👀👀 아 글고 여쭙고픈 게 있었는데요, 새 정책에 따라 암부 실험은 금지됐다까지는 알겠는데요, 이후에 암부 실험에 당한 피해자들이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회복하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선단체나 시민단체 같은 게 생겼을까요?
>>765 새봄주 ㅎ ㅎㅎ ㅎㅎㅎㅎ 응원 감사하지 말입니다아아아 >< 말씀대로 되려면 선배한테 계속 교제하고픈 사람일 수 있도록 서연이가 잘해야겠죠:3~♪ (힘내라 내 새끼 ㅋ) 글고 OK해 주신 것도 감사합니당!!!! 반응은 ㅎㅎㅎㅎ 새봄이 엄마들 엄청나요...자식 앞에서 그럴 수 있다니@ㅁ@;;;;;;;; (얼벙댕)
>>777 그쪽은 돈으로 할 거 있나요. 그냥 말싸움하다가 오겠죠! 아마도! 그리고... 사실 암부 실험 자체는 이미 이전에도 불법이고 금지된 상태였어요. 명목상으로는요. 하지만 뒤에서 할 거 다 했을 뿐이지. 그래서 지금이라고 해서 암부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불법적인 실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좀 더 음지로 들어가긴 하겠지만... 즉, 예전에도 그런 단체는 있었답니다!
>>778 은우:싫으면 내가 가지고. (싱긋)
뭐..어디까지나 그냥 하는 소리일 뿐! 은우도 세은이도 모르는 것을 해결할 수는 없으니까요!
>>777 히히 별말씀을!! 서형은 엄청 상냥하고 현명하면서 매력적인 캐니까 분명 잘 될 거라구><!! ㅋㅋㅋㅋㅋ 처음에는 엄마들도 새봄이의 뽑뽀해!! 요구에 부끄럼 타면서 했는데 갈 수록 익숙해지면서 솔로라서 옆구리 시린 딸내미한테 장난칠 용도로 보란듯이 하게 됐대 ㅋㅋㅋㅋㅋ 새봄: 음마들 뽑뽀는 많이 봤으니 이젠 형들 차례~(금쪽같은 새초딩 주의
>>804 하 사실 더 일찍 부르고 싶었는데 묘하게 타이밍 잡기 애매해서 못했단 말이지ㅋㅋㅋㅋㅋㅋ 지금 아니면 영영 못할 거 같아서 질렀는데 너무행복하네요... 나너무감동... (펑펑울기)(빵빵배 고양이 배 통통통) 근데 첫 일상 할 때부터?!!?! 젠장 진작 더 들이댈걸! 사실 저도 그 즈음부터 그걸 매우 원하긴 했는데요 이게진짜가되네 😇
긴긴 밤을 기억해. 쉬이 잠들 수도, 쉴 수도 없던 밤들. 수많은 밤의 장막들 사이로 잠시 들여다보았던, 그 세계를.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로운 겨울날. 그녀는 간만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맞이했다.
"...낮잠을 너무 잤나-"
해가 저물고 밤이 무르익는데도 그녀의 정신은 또렷해져 갈 뿐이었다.
"이럴 때는..."
연주나 할까, 하고 첼로 케이스를 봤지만 금새 눈길을 돌렸다. 뭐라도 먹을까, 하고 부엌을 보아도 구미가 당기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창 밖을 보았다. 검은 구름 유유히 흐르는 밤하늘과 그 하늘 한 가운데 뜬 휘영청한 달을.
달빛 소슬하게 내리는 세상을.
그래서 그녀는 준비했다. 얇고 가벼운 옷차림을 벗어던지고 이 밤에 어울리는 옷으로 단장을 했다.
검은 벨벳과 가죽으로 몸을 가린 채 조용히, 밤거리로 스며들었다.
달빛 아래, 그녀는 하나의 그림자나 다름없었다.
그림자에 소리는 나지 않았다. 훌쩍, 담장에 올라타도 좁은 골목길을 잽싸게 지나가도
누구도 몰랐다.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밤거리를 자유로이 누비던 그림자가 문득 멈춰섰다. 어느 폐공장 앞이었다.
검은 벨벳 망토의 후드 속, 하얀 얼굴이 고개를 들어 폐공장을 응시했다.
음침하고 음산한데다 어딘가 불길하기까지 한 곳이었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서서 그 자리에 서서, 폐공장을 보고만 있었다.
뒤에서 인기척이 들릴 때까지.
"오, 이제 오냐. 기다리다 잠들 뻔 했잖아. 뻥이지만."
휙- 하고 그녀가 돌아섰다. 매끄러운 턴에 몽실한 망토자락이 살랑거렸다. 손으로 후드를 살짝 넘기자 하얀 머리칼과 얼굴이 그만큼 살짝 드러났다. 그 위로 비치는 달빛 때문인지, 킥... 하고 웃는 얼굴이 짖궂게 그려졌다.
그녀는 월을 보며 말했다.
"거 들었나? 나 학교 그만둔 거. 저지먼트는 당연하고. 그래서 여기면 만날 수 있을까 했지. 유니온이니 뭐니 없어졌어도 여긴 여전할 거 아냐? 내가 아는게 여기 뿐이기도 하고."
그렇게 말하며 폐공장을 돌아보았다.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 앞도 충분히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겁없이 그 앞을 가로질러 폐공장의 잔해더미 위에 걸터앉았다.
앉은 후에 계속 조잘거렸다.
"생각해보면 여기가 시작이었던 것 같기도 해. 그런 일을 겪고도 변하지 않는게 이상하지만. 아무튼 시작이나 다름없는 곳이니, 너한테도 나름 감사를 표해야 할 듯 해서."
말하는 도중, 그녀의 망토 안에서 달칵, 하고 잠금 풀리는 소리가 났다. 그 뒤 양 손으로 뭔가 꺼냈는데 언뜻 보기엔 서바이벌용 가방 같았다.
"야, 받어."
그녀는 그 가방을 그대로 월에게 건넸다. 가방 자체는 광택이 없는 검은 천과 같은 재질에 크로스백 형식으로 메는 물건이었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검집을 끼울 수 있는 고리라던지 시판되는 제품과는 소재부터 다르다는 것을 알 만 했다.
"썰지 말고!"
그 가방 안에는 다른 무언가도 들어 있었다. 꺼내보면, 가방과 같은 특수 재질로 만든 검푸른색 롱 자켓이 나왔다. 역시나 허리춤에 칼집을 위한 고리가 달렸고 안과 밖에 주머니가 있어 물건을 소지할 공간도 충분했다. 옷 곳곳엔 벨트와 고리가 있어, 얼마든지 타이트하게 맞추는 것도 가능했다. 옆라인엔 지퍼도 있어서 충분히 열어둔다면 움직임에 방해도 덜 될 것이었다.
"너, 툭하면 어디 찢어지고 뜯기고 난리도 아니잖냐. 어지간한 절단이나 충격은 막아주는 소재로 만든 거다. 무대포로 다닐 거면 장비 좀 제대로 갖추고 다녀. 현실엔 리스폰 따윈 없으니까."
한 박자 텀을 두고, 한 마디가 따라붙었다.
"내가 언제까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리고 그녀는 잔해더미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한 마리 고양이처럼, 사뿐히 내려서서 기지개를 켰다. 하암- 하는 하품 소리도 났다.
"그럼 용건 끝났으니 간다. 열일하셔."
그녀는 예고 없이 그 자리에 나타났던 것처럼 전조 없이 그 자리에서 멀어졌다.
잠깐이나마 드러났던 하얀 머리카락은 어느새 검은 벨벳이 가리웠고 돌아선 뒷모습은, 그저 하나의 그림자일 뿐이었다.
한숨만 푹푹 내쉬던 정지호는 입도 대지 않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그대로 돌려놓고 카페를 나섰다. 슬슬 더워진다. 자잘한 일을 이어가며 간신히 잊혀지지 않고는 있었지만 그것도 슬슬 한계다. 여름이 가기 전까지는 뭐든 제대로 된 걸 해야 할 텐데. 뭐든... 뭐라도. 아무거나. 뭐든 제대로 된 일이 있으면 좋겠다. 솔로 앨범을 낸 동료들은 얼마 못 가 묻혔고, 재데뷔한 동료들도 어쩐 일인지 이전만큼의 빛은 보지 못하고 있었다. 온더로드라는 과거는 해체 이후에도 끊임없이 재조명 되고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그룹을 이루었던 개개인은 하나둘씩 묻혀서 잊혀지고만 있다.
예전에 쓴 글에서 일부 잘라왔는데 이 말대로면 나머지도 솔로 하거나 새 그룹으로 재데뷔했는데 묻힌 거 같네! 답변이 되었길...!
>>817-818 와 으와 으와와와 ㄴ@ㅁ@ㄴ 옛날 글까지 찾으시며 세세하게 답변 주셔서 감사해요오오오오 >< 팀일 땐 잘 나갔는데도 개별 멤버가 활동하면 그때만 못한 거 어떤 느낌인지 알겠어요 묻혔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 그래도 뜨기 힘든 바닥에서 천금 같은 기회를 잡았는데 못 살렸네요. 있을 때 잘했어야 하는데..(먼눈)(옆눈) 온더로드 근황 검색하면 서연이는 착잡하겠지만~~ 이렇게나 알려 주셨으니 잘 써먹어 보겠습니다아아아(점핑인사)(납죽)
밝은 태양이 기울어지고, 그 눈을 완전히 감을 때 쯤. 스산한 골목길로 누군가가 발걸음을 옮긴다. 허리에는 칼이 한 자루 있었고, 실용성에 몰빵한 점프 슈트 한 벌을 입은 채로. 단열이라고는 쥐뿔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차림새로 한겨울의 골목길로 들어간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서 이젠 제 집 안방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어느 폐공장. 그곳에 다다르자 보이는 한 인영에, 그는 쉬지 않던 발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 ....... "
밝게 말을 걸며 넘어가는 망토. 그것이 이전의 심해 같던 검푸른 색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그가 눈가를 찌푸린다.
" 누가 내 눈 색 따라하래. "
첫 인사가 이런 것은 버릇인걸까.
" 듣진 않았는데... 대충 알고있긴 했어. "
자주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끔씩 얼굴 정도는 마주쳤던 이전과 달리, 게시판에 메모만 덩그러니 남기고 사라졌기에 어림짐작 정도는 하고 있더랬다. 어떻게 찾아가서 깽판을 쳐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이야. 그래서 그런걸까, 뭔가 마음이 가라앉은 느낌이었다.
여기가 어딘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거침없이 걸어가 잔해더미에 앉는 모습을 보고 혼내야 하나, 겁을 줘야 하나 고민해봤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 어떤 것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일 것 같지 않았기에.
" 감사는 무슨... "
그러는 와중, 혜우가 망토 속에서 가방을 꺼내 건네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것을 받아든다.
" ....? 뭐야 이게. "
일반적인 가방과는 확연히 달랐다. 천같긴 한데... 칼을 끼워넣을 수 있는 고리가 달린걸 보면 오더 메이드인가? 그럴 정도라면 천도 그냥 천이 아닐텐데.... 칼에 썰리려나?
까지 생각했을 때 혜우의 썰지 말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 뭐야, 언제 사이코메트리까지 얻어냈어? "
단도를 꺼내려던 손을 황급히 내리며 투덜거린다. 아무튼, 가방 지퍼를 열어보니... 이번엔 롱 자켓이 나온다. 누구의 머리카락 색이 생각나는 색깔이었다. 여기에도 칼을 찰 수 있었고... 주머니에 벨트까지. 점프 슈트 보다 훨씬 편하고 실용적인 자켓이었다.
" ..... "
잠시 조용히 있자니, 혜우는 뛰어내려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이번엔, 이곳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이었다. 동월은 어느새 저만치 멀어진 혜우를 부른다.
" 야!!! 허영 살쾡아!!!! "
동월은 품 속에 있던 단도를 꺼내 던졌다. 칼집에 제대로 결합되어 있었으니 분리되어 안타까운 사고가 날 일은 없을테다.
" 이자식 내 보물을 훔쳐가다니!! "
?
" 나중에 찾으러 갈게. 나 그거 없으면 죽거든. " " 버리고 사라지면 당장 9시 뉴스 달려가서 생방송에다가 너 찾는다고 광고해버릴거다. "
이제까지 잘만 잡아오던 무거운 분위기를 집어던지고 화사하게 웃은 동월은, 아까 혜우가 그랬던 것 처럼 폐공장의 한가운데로 총총 뒷걸음질을 친다.
" 나중에 어디로 찾아가면 되는지 문자나 남겨놔라? "
따로 혜우가 그를 불러세우지 않았다면, 어둠 속으로 스르륵 사라졌을테다. 당분간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겠지. 딱히 혜우가 문자를 남기지 않더라도 아마 언젠가는 볼 수 있을테다.
이별을 정했다면 피할 수 없겠지만... 재회한다는 것은, 정하지 않더라도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만들어낼 수 있을테니.
>>829 (흡입)(?) ㅋㅋㅋㅋㅋㅋㅋ 이제 해 짧아질 때지ㅋㅋㅋㅋㅋㅋ 싫다 (여기도 해 짧아져서 고통받는 중인 1인) 서머타임 끝나서 더 심해졌어... 뭔가 뭔가 잘못됨... 투닥대는 선후배... 인데 뭔가 뭔가인? 묘하게 솔직해지는 관계라고 느껴졌는데 말이지 혜우우도 그렇게 느꼇구나! 헤헤 그리고 뭐랄까... 월이는 혜우가 파도치는 날에도 그 파도에 쓸려서 밀려나가지 않는 느낌? 이라고 생각햇음
>>830 나는이런서사에약하다워리에게고소미과자를먹여주갯다. (과자 주기) 나도 즐 겁 다!! 워리는 하루 잘 보냇어?
>>835 헤헤 헤헤헤 (만족) 아 진자로... 안그래도 추운데 해까지 없으면 죽으라는 말이냐 어이!!! 그치ㅋㅋㅋㅋㅋㅋㅋㅋ 약간 월이 해안가에 뚝심있게 박혀있는 단단한 하얀 바윗돌 같은 느낌임 밀려나가지 않아요 호오호오... 확실히 둘 첫만남이 괴이 일상이었어서 혜우가 좀더 편하게 속내 드러낼 수 있는 시작점이기도 했지😏😏 즐 겁 다
그러니까 그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날이 더 차가워짐에 따라서 가을 외투를 옷장 저 안쪽에 밀어넣고 겨울 옷을 보다 앞으로 꺼내주는 행위는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어서 하는 일이라기보다는 해야만 하기에 하는 잡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옷들을 뒤적이는 동안 어느 외투에서인지 떨어진, 거의 다 닳아가는 티라미수 교환 쿠폰이 발치에 떨어지자 리라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만. 이걸 지금까지 안 썼단 말이야?!"
그렇다. 이 자식, 언젠가부터 티라미수 쿠폰의 존재를 새까맣게 까먹고 있었다!
- 애오옹. "찡찡아, 언니는 바보 멍청이 멍텅구리야." - 왜용. "봐 봐, 혜성이 언니가 준 쿠폰이야. 이거 언제 받았는지 알아?" - 무오옹... "여름! 여름에 받았어! 원래 여름이나 초가을에는 써야 했던 건데 하도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아, 정말. 그래도 그렇지 이게 뭐람?! 이리라 정신 못 차리지?!" - 뮁, 애옹... 우오오오옹...
멀어지는 반려묘의 뒷모습에서 한심하다는 듯한 기운이 뚝뚝 떨어지는 건 기분 탓일까. 그럴 일은 없거늘 마치 찡찡이가 고개마저 절레절레 젓는 듯한 환각까지 덧씌워져 보인다. 리라는 얼마 전 벽에 붙인 캣닢볼에 코를 콕 박고 이내 그를 완전히 잊어버리는 고양이의 노랑 뒤통수를 응시하다가 그대로 상체를 고꾸라뜨려 바닥에 이마를 콩 소리가 나도록 찧었다.
"......오늘 며칠이더라."
손을 뻗어 핸드폰 액정의 불을 밝히면 정말 아슬아슬하게 다음 해로 넘어가진 않은 날짜가 하얀 숫자로 표시된다. 리라는 잠금 화면의 날짜와 오전에서 갓 오후로 넘어간 시간을 번갈아 보다가, 곧 뭔가 결심이라도 했는지 홈 화면으로 진입 후 전화 앱을 눌렀다. 이름 검색, 이혜성. 통화 버튼 클릭.
뚜르르르, 뚜르르르. 통화 연결음이 얼마나 이어지고 상대가 전화를 받아주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게 언제가 되었든 혜성이 전화를 받아주는 순간 리라는—
"혜성이 언니, 저 어떡하죠... 언니가 주신 쿠폰 아직도 못 썼어요... 하도 일이 많아서 갈 생각도 못 하고 완전히... 흑!"
쿠폰 사용 안 되면 그냥 제가 살게요, 하고 덧붙이는 말은 어쩐지 처절하다... 아무리 서러워도 공시생한테 이게 웬 행패람. 하지만 이 정도로 하지 않으면 혜성과 티타임을 즐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찾아든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 그게 1년 먼저 사회로 나가게 될 사람의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든, 혹은 다른 것이든 간에.
혜성은 이 뜬금없는 당일 약속을 받아들였을까, 아니면 보다 상식적으로 다음날이나 다다음날 중 스케줄을 다시 잡으려고 했을까. 하나 확실한 건 어느 쪽이 되었더라도 혜성은 리라를 한번은 보게 될 거라는 사실이다. 이리라는 끈질기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후배고, 이혜성은 1년을 함께 보낸 선배로서 이리라의 성격을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었을 테니까.
"혜성이 언니! 어서오세요! 와, 머리 자르셨네요! 이것도 잘 어울려요~ 뭔가 학기초 생각이 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게 만남이 성사되면 이런 반응도 당연하게 현실이 되어 디밀어지는 거다. 리라는 연신 생글거리며 웃다가 마침 타이밍 맞춰 울리는 진동벨을 집어들고 카운터로 걸어갔다. 혜성에게 앉아있으라는 듯 손짓하는 것도 잊지 않고.
"짠, 티라미수 도착! 이 쿠키는 서비스로 주셨어요. 이걸 이제서야 먹어본다니... 어휴, 정말. 일년이 너무 다사다난해서 말이죠. 계속 가지고는 있었는데 틈이 안 나서 그만... 그래도 사장님이 아직 해 안 넘어갔다고 쿠폰 받아주셨어요. 다행이죠!"
......진짜?
"아무튼~ 뭔가 언니랑도 굉장히 오랜만인 거 같아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수능도 끝났는데 하고 싶은 일은 많이 하고 계신가요?"
정신없지만 연구원이 휴가를 받은 덕에 묘하게 시간이 빈 거 같은 연말. 뒤늦게 인첨튜브의 음방 영상을 돌려본 서연이었다. 본방은 놓쳤지만 태인이도 정이도 톡으로 난리였다고!!! 불렛이랑 이리라가 듀엣했다면서. 어찌나 핫했는지 녹화 영상조차 조회수부터 인첨공 사람들이 다섯 번은 돌려 본 수준에 좋아요 수도 인첨공 사람 중 1/3은 찍은 수준이다. 쩐다.
눈이 확 뜨인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걸까? 영상을 틀자마자 성하제 공연과는 비교도 안 되게(것도 눈이 휘둥그레지는 공연이었는데도!!!) 휘황찬란한 무대가 펼쳐졌다. 리라와 레드윙이 그 자리에서 빛나는 거 같았다. 무대 조명을 받아서가 아니라, 새하얗게 반짝거리는 의상 때문도 아니라, 두 사람한테서 후광이 나오고 있는 거 같은? 호흡도 오랜 기간 팀이었던 거처럼 척척이다. 유니온한테 시달렸던 걸 생각하면 연습 시간이 넉넉지도 않았을 텐데 어쩜 백댄서들까지 합이 잘 맞지? 귓가에 속삭이는 듯하면서도 또렷한 리라의 음색과 레드윙의 낭랑하게 뻗어 가는 목소리도 조화롭고. 역시 리라한테 공연은, 어디서 하든, 물고기가 물에서 노니는 거처럼 자연스러운 일일까. 영상이 끝날 때까지 넋 놓고 봤다.
그러고서야 보미나 다른 온더로드 멤버들 생각이 났다. 맙소사! 아무리 라이트였다지만 그래도 팬이었는데, 무려 반 년이 넘도록 검색 한번 안 했네? 이거 실화??;;;;; 뒤늦게 검색해 보니 보미는 솔로로 재데뷔했단 기사는 있는데 이후엔 기사가 없고, 나머지도 지호가 배우로 전향했는데 평이 좋았다 정도지 대단히 눈에 띄는 기사는 없었다. 온더로드는 아직도 기억하는 팬이 수두룩한데, 정작 온더로드를 이룬 멤버들은 잊히고 있는 건 어째서인지. 나부터가 새카맣게 잊고 살아선가? 좀은 미안한 마음에 보미의 솔로 데뷔곡을 찾아 들어 봤으나
" ...... "
이건 또 무슨 일일까. 온더로드 곡에서의 맑고 곱고 시원시원하고 다 하던 그 보컬이 아니었다. 익숙함을 넘어선 단조로움, 무언가 빠진 듯한 허전함. 솔로곡이 온더로드 곡만큼 좋지는 않아서일까. 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다른 멤버들 목소리가 없어서구나. 보미의 보컬이 매력적이었던 건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와 어우러진 가운데 보미만의 색깔이 드러나서였구나. 그룹이었기에, 한 팀이었기에 빛난 거였구나, 온더로드는
보미를 비롯한 멤버들도 이런 생각 했을까? 했다면 리라와 틀어지고 온더로드가 깨진 걸 후회도 할까? 모르겠다. 다만 그들이 리라에 대해 잘 알았더라면, 리라가
"세상에, 이거 나 주려고 바꿔온 거야? 더 모아서 서연이가 쓸 걸로 교환해도 괜찮았을 텐데..." "정말정말 고마워! 소중히 아껴 쓸게!"
보답으로 건넨 학용품 하나에 진심으로 기뻐해 주고
"서연아, 괜찮아? 놀랐지? 무리하지 말고... 뭐라도 좀 마실래?" "그림이지만 마셔도 되는 거니까, 속 괜찮을 것 같으면 천천히 마시고 있어."
본인도 힘들었을 상황에 멘붕한 주변 사람부터 챙겨 주고
"저번에 같이 임무 나가줘서 고맙고... 놀랐는데... 걱정했는데 밝게 저지먼트 생활 해줘서 다행이야아..." "서연이도 온더로드 기억해줘서 고마워... 재결합... 못 보여줘서 미안하구..."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 온더로드를 끄집어 내도 좋은 마음으로만 대해 주고
"응, 바로 줄게. 잠시만... 저지먼트 활동 하면서 다칠 일이 많아지니까 만들어서 나눠가진 팔찌야." "만약 파손되거나 잃어버리면 그때그때 이야기해줘. 다시 그릴 수도 있고 대체할 걸 줄 수도 있으니까. 알았지?"
누구도 다치지 말라고 목숨 늘어나는 팔찌는 물론 스턴건이다 뭐다 만들어 달란 건 다 만들어 주고
"......서연이 네가 원한다면 들어가게 해 줄 수 있어. 하지만 조심해야 해. 보고 싶지 않은 걸 보게 되면, 그래서 힘들다면 그냥 바로 중단하고 나와야 하고. 알았지?"
받은 게 많아 갚아 보겠다고 나서는 사람 걱정부터 해 주고
"오늘 수업 끝나면 박쥐들도 다 사라질 테니까 그때까지만 조심하면 돼. 지금 도는 소문 덜 퍼지게 하려고 한 건데 이런 불상사가 일어날 줄은 몰랐네...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전해줘."
헛소문을 막는 와중에도 내 친구가 물렸다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약과 먹거릴 챙겨 주던 사람임을 알았더라면.
아이돌이라도 본인이 빛나기만 바라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하고 기쁘게 하면서 스스로를 채워 나가는 사람임을 알았더라면, 그래서 팀원이 도움을 요청하거나 힘겨워 보이면 어떻게든 도우려는 사람임을 알았더라면, 온더로드가 깨질 일은 없었을지도
물론 그러기 힘들었으리란 생각은 든다. 모르긴 해도 아이돌은 연습생 시절부터 피 마르는 경쟁이고, 데뷔 잘 해도 살인적인 일정에 쫓기며, 특히나 여자 아이돌은 카메라에 조금만 잘못 잡혀도 살쪘다느니 자기 관리 소홀하다는 지적에 시달린다니. 제정신으로 지내긴 힘들었을 거다. 그렇게 몸도 마음도 피폐해졌던 탓에 그로 인한 원망이 스스로는 빛나려는 욕심을 내지 않는데도 유달리 빛나는 리라에게 쏠렸던 거 아닐까. 그렇게 짐작할수록 속이 갑갑해진다. 그들이 리라와 어떻게 틀어졌는지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만 내가 그들의 입장이었대도 딱히 더 낫게 처신하진 못했을 거 같아서. 인생이란 정말로 운과 타이밍에 좌우되나 하는 생각마저 들어 버린다.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 리라가 계속 온더로드의 이리라로 활동했더라면..
§내가 인첨공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No. 어림도 없다. 이건 생각할 여지도 없는 사실이다.
§선배는 인첨공에서 무사할 수 있었을까? 이쪽은 상상하기도 싫다만 쉽지 않았을 거 같다. 선배부터가 다치지 않은 게 혜우와 리라 덕이라고도 했고.
§내가 토실이를 만날 수 있었... 토실이를 만들어 준 사람이 리라잖아..........문답이 필요해??;;;;;;;;;
이거 봐. 이거 봐. 리라가 괴로운 일을 겪고 온더로드가 해체된 게 나한텐 일생일대의 핵이득 아냐, 이거?! 온더로드 팬이 온더로드가 해체된 덕에 행복해졌다?? 얄궂다.
"살고 싶어, 당연히 살고 싶다고! 여기 와서 천금을 줘도 바꾸고 싶지 않은 친구들이 생겼고, 부모님 이상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어른들도 만났고, 내가 가진 모든 걸— 목숨마저 다 내줘도 좋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까지 생겼어!"
리라는 리라대로 온더로드 해체가 행복을 쟁취하는 계기가 됐으니 메데타시 메데타시겠다만
그나저나 불렛과 한 무대에 서다니, 리라는 인첨공에서 다시 아이돌 활동을 하려는 걸까? 아님 일회성 이벤트였을까? 어느 쪽일지는 모르지만 리라라면, (또 인첨공에서의 아이돌 활동이 바깥에서만큼 살인적이지 않고 합리적이라면!!!) 다시 아이돌이 되어도 좋으리란 생각이 든다. 아이돌이란 작게는 일상의 활력소가, 크게는 누군가의 희망이 되는 존재니까. 열일하는 모습,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모습 하나하나로 누군가는 기분 좋아지고, 심지어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도 팬심 생기면 내 최애가 맛있댔던 거 재밌댔던 거 해 보자며 우울감을 덜기도 하잖아. 수많은 사람의 정신 건강을 나아지게 해 준다는 점에서, 다른 사람을 위하고 기쁘게 하면서 스스로를 채워 나가는 리라에게 잘 어울리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와 별개로 뭐라도 전하고픈 마음은 또렷해졌다. 하여 메모장 앱으로 한참 썼다 지웠다 한 끝에 리라에게 갠톡을 보내는 서연이었다.
@이리라 [ 리라야~ 방송 잘 봤어!! 본방 말고 인첨튜브로 봐서 늦었네.. 너 완전 쩔었어!!!! 여신이고 천사고 뮤즈고 다 하더라 >< 무대 자체도 멋졌지만 보면서 니가 얼마나 아낌없이 주는 사람인지 새삼 느꼈어. 이거저거 퍼주다 못해 행복까지 퍼줬잖아. 당장 네 덕에 목숨 건진 것만 몇 번인지 모르겠고 선배도 셀 수 없이 많이 도와줬고 토실이까지 만들어 줬으니 말야... 모자란 게 많은 날 스스럼없이 친구로 대해 주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기까지 해 줘서 고마워. 네가 부부장으로 활약하는데도 저지먼트에 남지 못한 건 미안하고... 그치만 혹시 내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있다면 잔일이든 뭐든 불러줘. 기쁘게 거들게. 넌 내 평생의 은인이고 친구니까 ] [ 시나몬 커피 케이크_아이러브 스위티 ] [ 케이크는 나랑 언니랑 먹으라고 골라 봤어. 입에 맞으면 좋겠다 >< ]
>>869 태오주 .......세상에 그냥 킥보드도 거리의 무법잔데 음주킥보드라니 살인 면허 소지자랍니까@ㅁ@?!?! 심지어 그쪽이 뒤에서 들이받았으면 무방비 상태에서 습격당하신 거잖아요?! 직접 부딪힌 데뿐만 아니라 허리나 다른 뼈들도 걱정인데요 ㅠㅠㅠㅠㅠ 몸조리 조심해서 하시고 후유증 없나 꼼꼼히 살펴보시길요...
>>870 캡 하이드 감사합니다!!!!!! 암튼 아지는 정보를 캐낼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럼 팝콘각이죠 (팝그작)(콜라 쯉) 아 맞어 어제 마저 여쭌다는 걸 깜박했는데 혹시 레벨 상승에 실패했거나 레벨 상승을 시도하지 않은 사람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도록 돕는 시민단체나 자선단체도 있을까요?
>>874 질문 자체가 잘 이해가 안 가는데 레벨 상승에 실패했거나 레벨 상승을 시도하지 않은 이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도록 돕는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갸웃) 그..혹시 레벨 상승에 실패했거나 레벨 상승을 시도하지 않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니까 그것을 돕는 이도 있느냐..라는 물음이라면 애초에 성립이 안되는 것이.. 인첨공에는 레벨0가 제일 많아요. 물론 레벨이 높으면 이런저런 혜택을 받고 지원이 나오는 것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레벨0가 취업 못하고 그러는 것은 아니에요!
어서 오세요! 새봄주! 음. 새봄이에게 감정이 안 좋은 것이 아니라... 굳이 말하자면 새봄이에게 유니온은 그냥 별 감정이 없어요. 싫어하고 좋아하고를 떠난 무관심에 가까울 것 같네요. 이건 다른 저지먼트 멤버들에게도 다 마찬가지고요. 그래도 나를 이겼으니 어디 할만큼 해보던가.. 정도의 감정은 있을 것 같네요! 그나마 아지에 대해서는 아주 조금은 마음을 열어줄 것 같지만 그게 믿는다까진 아닐 것 같네요.
음. 그리고 저레벨인 주민들의 각종 복지...라고 해도... 뭐 일반적으로 인첨공 사람들의 복지를 지원하는 단체야 있긴 하니까 그런 쪽이 해당되지 않을까 싶네요!
추워!!!! 모닝!!! This image was created with Picrew’s “독고돼지 짜부베어 픽크루“!! https://picrew.me/share?cd=BANnigUEVd #Picrew #독고돼지_짜부베어_픽크루
악 그리고 서연아 8ㅁ8!!!!!!! 아아 자꾸 이렇게 뭔가를 준다고... 아기 다람쥐 기특해서 어떡하지... 🥺 넘 고맙다... 리라 캐해? 깊은 이해? 글에 잘 녹여내준 것도 고맙고, 저 대사들 다 찾기 어려웠을 텐데 저렇게 넣어준 것도 고마버 8ㅁ8 뿌에에에엥 (감동의 눈물) 다람쥐채거야!! 쓰느라고생해써!!!
와중에 어젯밤에 태오주 왔었... 근데 뭐 전동킥보드 교통사고?!!! 미친 거 아니야??? 인도에서 전동킥보드??? 와 세상에 일단 푹 쉬고 잘 치료하고 후유증 없길 바랄게... 전동킥보드 탄 놈은 뭐... 뒤로 넘어지던가 (?)
긁어모으고 움켜쥐어도 소리치고 절규해도 남겨진 것은 허탈함과 허망함 그 뿐일 때가 있었다.
그랬지만, 그랬었지만.
이제는 조금 놓아도 예전처럼 슬프지는 않아.
그러니까.
아주 살짝, 한기가 풀린 날이었다. 그 날은 오랜만에 아침 일찍부터 그녀의 집이 온기로 가득 찼다.
온기 뿐일까, 고소하고 달콤한 향기도 가득했다.
부엌 한 켠에 장식처럼 놓여있던 오븐은 아침부터 온갖 쿠키며 케이크 시트며 굽기 바빴다. 제대로 쓰인 적 없던 아일랜드풍 식탁엔 몇 판이나 되는 디저트들과 부재료들로 채워졌다.
"아 뜨, 뜨뜨..."
긴 머리를 동그랗게 올려 묶고 갈색 앞치마를 두른 그녀는 방금 오븐에서 꺼낸 트레이를 싱크대에 올렸다.
얼마나 바쁘게 움직였던지 드물게도, 이마에 땀방울까지 달고 있었다. 그래도 그것으로 마지막이었던지 휴, 하며 장갑을 벗고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죽겠네..."
결전 때도 나오지 않던 말이 그녀의 마른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표정 또한 지쳐있었지만 어쩐지, 비관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귀찮아 죽겠어 아주 그냥-"
가볍고도 가벼운 일상적인 투덜거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무튼 끝없이 오븐을 혹사시킨 다음엔 끝없는 포장의 시간이었다.
투명한 포장지에 온갖 쿠키들을 제각기 나눠담고 예쁘게 크림을 입힌 케이크는 마무리 장식을 한 뒤 새하얀 전용 상자에 조심히 넣었다.
오로지 포장, 그것 뿐인 작업이었지만 모든 일을 끝마치고 나갈 준비까지 갖췄을 때는 시간이 훌쩍 지나 어느새 오후가 되어 있었다.
"늦겠다 늦겠어-"
들을 사람도 없지만, 그녀는 혼자 중얼거리며 굽이 낮은 앵클 부츠를 꺼내 끼우듯이 신었다. 현관 앞에 두었던 불룩한 가죽 백팩을 어깨에 걸치고 그 옆에 놓았던 케이크 상자가 든 쇼핑백까지 챙기고서 마지막으로, 신발장의 거울에 제 모습을 한 번 비췄다.
어깨 앞으로 넘어온 새하얀 머리카락을 슥 밀어 넘기곤 덜컹, 현관문을 열었다.
"다녀올게-"
조용한 집 안에 짤막한 인사가 한 순간, 울렸다.
날씨가 변덕스러운 건 어느 계절이나 마찬가지였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찬바람에 살이 에이는 듯 하더니 오늘은 또 왜 이리 포근한건지 모르겠다.
"감기 걸리기 딱이네."
따스한 햇살에 눈이 부셔 미간을 살짝 찡그린 그녀는 해를 등지고, 폰을 보았다.
분명 이 시간 쯤이면-
타닥!
생각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걸음이 움직였다.
그야 오늘은 전해야 할 것이 하나가 아니었으니까. 등에서, 손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은 하나가 아니었으니까.
아직 햇살 환한 거리를 하얀 머리카락이 유영했다.
"분명 이 근처인데...?"
제법 멀리까지 걸어간 그녀는 익숙지 않은 주변을 둘러보며 무언가 찾고 있었다. 아니,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오늘도 수용소에 갇힌 이를 만나러 다녀오고 있을,
"어, 야, 한아지!"
저 빡빡머리 소년을.
"야!!! 한아지!!!!!"
그녀는 거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크게 소리쳤다. 꼭 그렇게 불러야 하나 싶을 정도로 크-게. 돌아본 그녀의 얼굴은 재밌어 죽겠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또 수용소 갔다오냐? 너도 징하다 징해. 아니다, 징한 건 걔려나?"
킥킥, 짖궂게 웃으며 아지에게 다가간 그녀는 자연스럽게 아지의 옆에 섰다. 가려던 길 계속 가라는 듯, 고개짓을 하곤 아지가 걷기 시작하면 같이 걸으며 시시콜콜한 얘기를 했다.
"오늘은 가서 뭔 얘기 했어? 아침에 뭐 먹었는지, 어젯밤 꿈은 뭐 꿨는지? 너 하는 말이야 뻔하지. 걔 분명히 널 신기하다고 생각할 걸? 나도 그랬으니까."
불과 한달여 전이 거짓말인듯 그런 일은 없었다는 듯이 그녀는 태연하고 뻔뻔하게 떠들었다.
"중학교 때 있잖냐- 너 진짜 별난 녀석이었어. 알아? 부모랑 같이 들어오는 애들은 거의 없거든. 보통은 애만 보내서 맡겨버리지. 세은이네는 뭐, 조건이 그랬었으니까. 아무튼 너 엄청 특이케이스라서 말야-"
아지를 향해 싱긋 웃는 얼굴이 그저 맑았다.
"그래서 너 싫어했어. 나, 학교에 잘 보일려고 너 챙겼던 거야. 전학생도 흔치 않거든. 그 때 한창 이미지 챙긴다고 뭐 그랬으니까. 그래서 좀 챙겨줬는데, 한편으론 싫어했어. 나랑 다르게 부모랑 같이 들어온 너를. 무슨 사정이 있던 간에 말야."
하하! 하는 말에 비해 상쾌한 웃음이었다. 말에도 감정은 실려 있지 않았다. 웃는 얼굴로, 그녀는 계속 말했다.
"너는 알았으려나. 알고도 나한테 그런거면 너 진짜 대단한건데."
바보 한아지, 라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온화했다.
"그랬든 아니든, 고마웠어. 나랑 어울려줘서. 그런 못된 부탁도 들어주게 하고, 나 같은 거 때문에 울게 해서, 미안했어."
또각.
그녀는 그 자리에 멈춰섰다. 어깨에 메고 있던 가죽 가방을 내려 가방 째로, 아지에게 건넸다.
"알다시피 나 이제 학교에도 부실에도 없을 거니까, 너랑 간식 먹으면서 수다 못 떨어. 그래서 좀 담아왔거든. 가져가서 먹어."
짙은 갈색 가죽으로 된 가방에선 달콤하고 고소한 과자의 향이 솔솔 올라왔다. 가방을 건넨 그녀는 나즈막히 말했다.
"사실 이거 주려고 왔어. 겸사겸사 인사도 하고."
부드러운 낮바람이 그녀의 하얀 머리카락을 흩뜨렸다. 비스듬히, 역광을 드리운 하얀 얼굴에 미소는 여전했다.
"잘 지내. 한아지. 아프지 말고, 머리는 좀 길러라. 바보가 더 바보가 됐어."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돌아섰다. 따라오려하면, 한 손을 흔들며 덧붙였겠지.
"나 일 있어, 나중에-"
언제가 될지 모르는 나중을 말하며 그녀는 점점 멀어져갔다.
...아지에게 건네준 가방에는 무슨 완충제 대신인 양, 낱개로 포장된 쿠키들이 가득했다. 그러나 과자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제일 위에, 예쁜 파스텔 포장지에 감싸인 향초와 작은 쪽지도 있었다.
[이거 가방, 대충 만든 건데 너 써라.]
그 한 마디가 전부인 쪽지에선 향초의 부드러운 로즈마리 향이 은은하게 흘렀다.
그녀의 어깨 위 가방은 내려놓았지만 손에는 여전히 묵직한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아지에게 건네준 가방만큼이나 무게감이 보이는 쇼핑백을 이제 양 손으로 든 그녀는,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저물어가는 해가 하늘을 서서히 오렌지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어우, 피곤해."
하염없이 걷던 그녀는 결국 피로를 이기지 못 하고 근처에 보이는 벤치에 걸터앉았다. 앉아서 주변을 돌아보니,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상점가였다. 반짝반짝하는 조명이 하나 둘 켜져가는 가게들을 보고 있으니 뒤늦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옷, 사러 가자고 할 걸."
하지만 이제와 생각한들 이미 늦은 일이었다. 늦지 않았을 지도 모르지만, 그녀에게는 그랬다.
"에휴!"
짧게 한숨을 내쉰 그녀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상점가를 가로질러 거주구를 얼마 지나 어느 집으로 가는 길목에서-
"야호- 최세은!"
귀가 중인 한 소녀를 발견하고, 큰 소리로 불렀다. 돌아보면 그녀가 한 손을 높게 들고 흔들고 있었다. 반가운 얼굴을 하고, 가까이 다가왔다.
"지금이면 여기 있을 줄 알았지- 순전히 운이었지만! 오늘은 운이 좋네-"
아하하, 웃으며 말한 그녀는 휴, 하고 작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들고 있던 쇼핑백을 대뜸 세은에게 건넸다. 떠넘겼다는게 맞겠지만.
"나 더는 못 들고 있겠다. 이거 너 가져가! 어휴, 어깨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정말-"
손을 비운 그녀는, 다시 넘겨받지 않으려는 듯 얼른 양 손을 자켓 주머니에 넣었다. 한결 편해진 안색이 된 그녀는 세은의 집으로 향하는 길을 고갯짓했다.
"걸으면서 얘기하자. 슬슬 해져서 추우니까."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가자며, 그녀가 먼저 한 걸음을 뗐다. 말문도 먼저 열었다.
"저지먼트 들어갔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내년이 코앞이네. 시간 참 빨라. 혼자서 보낼 때는 그렇게도 안 흐르더니, 지난 1년은 정말 순식간이었어. 그 순간에 그렇게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니, 믿을 수가 없네."
그녀는 편안한 어조로 말하고 있었다. 다음 이어지는 말도, 어조는 그대로였다.
"너, 옛날 기억하냐? 우리 초등학생 때. 전학 온 너랑 가깝게 지냈던 건 순전히 내가 외로워서 그랬어. 그 시기에 바깥에서 온 네가 궁금하기도 했고. 선생님들한테 잘 보이려는 것도 있긴 했어. 학생부에 좋은 말 한 줄 더 적혀서 나쁠 거 없잖아? 초딩이었어도 그런 거에 꽤 예민했거든. 그래도 그 당시에는 순수하게 네가 좋은 마음이 더 컸는데-"
하- 한숨 같은 입김이 천천히 허공에 흩어졌다.
"넌 혼자가 아니었더라. 너는, 오빠가 있었더라. 나는 다 떠나갔는데."
푸흐흐, 가벼운 웃음소리가 작게 흘렀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그 때의 나는 혼자가 아닌 네가 부러웠어. 연락이 끊겼을 때는 원망스럽기도 했지. 그래 너는 오빠가 있으니까, 여기까지 같이 와 준 오빠가 있으니까 나 같은 건 필요도 없겠지. 네가 다시 연락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원망과 질투로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 저지먼트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그 때에도 넌 네 오빠와 함께였고, 그러면서 나한테 미안하다 하더라. 너."
진짜 못된 기집애, 라는 작은 중얼거림에 매섭지 않게 흘겨보는 시선이 더해졌다. 곧 키득이는 웃음으로 변했지만.
"딱히 다시 사과를 하라고 하는 얘기는 아니야. 그냥, 그랬다고. 그 때는 그랬고, 지금은, 원망도 질투도 없어. 그냥 그렇다고 말하러 온 거야. 겸사겸사 그것도 주고."
그녀는 턱짓으로 떠넘겼던 쇼핑백을 가리켰다. 잘 여며진 입구 사이로, 크림과 쿠키의 향이 올라오면서 한편으론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너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고마웠어. 나랑 같이 놀아줘서. 다시 만나서도 여전해서."
웃는 얼굴로 말하던 그녀는 문득 생각난 듯이 덧붙였다.
"그런데 지금은 연락 좀 적당히 해라- 너 때문에 폰 배터리가 순삭나! 아주 그냥."
키득키득-
그리고 그녀는 웃으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또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
"잘 지내. 세은아. 아프지 말고, 응, 이제 아프지 않은 삶을 살아. 너도 나도 그럴 자격은 충분하잖냐."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돌아섰다. 어둑해지는 하늘 아래, 희게 새어버린 머리카락을 살랑이며 천천히 한 걸음, 또 한 걸음, 멈춰 돌아보는 일 없이, 그 자리를 떠나갔다.
...세은에게 건네준 쇼핑백 안에는 제법 많은 양의 쿠키들과 함께 2호 사이즈의 딸기 생크림 케이크가 하얀 상자에 곱게 포장되어 있었다. 그 쿠키들과 케이크 상자 사이에 납작한 악세사리 케이스가 둘 있었는데 둘 모두 원석팔찌가 들어 있었다.
하나는 붉은 가넷과 보랏빛 크리스탈 원석이었고 하나는 붉은 가넷과 블랙 크리스탈 원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