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53867> [SF/메카닉]갤럭시 히어로즈 - 제1화 :: 71

◆O.I9UjRZaU

2024-10-26 06:49:01 - 2024-11-20 20:21:47

0 ◆O.I9UjRZaU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06:49:01

-시트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53866/

*나머지 위키 및 설정 정리등의 어장은 제2화 스레 개설후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1 [사전 진행]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06:57:17

랭글리 공화국 영토외곽 미탐험 구역에 인접한 변방 외행성 에리스.
주변에 이렇다할 항성이 없어 태양빛도 부족한 이곳에도 사람은 살고 있었다.
정확히는 행성의 우주궤도상에 올려놓은 거대한 콜로니 모양의 우주정거장에 모여 살고 있는것이다.

이곳을 찾아오는 이들은 에리스 행성을 조사하는 사람들이거나
우주 미개척 지역을 탐험하는 모험가들과 그들을 호위하는 용병들이 대부분이다.
열악한 주거 환경에도 불구하고 많은이들이 그렇게 오가는 곳이었다.

자연스럽게 수요가 높은 물자공급을 위해 수송선이 자주 들락거리기도 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만큼 상인들에게도 돈벌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것이다.

2 [사전 진행]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07:02:38

하지만 어느 수송선의 선상은 그런것과는 관련없이 기분이 나쁠 뿐이었다.
항구가 잘 보이는 어느 커피전문점의 창가에 앉아선 멍한 눈으로 도크에 정박한 우주선들을 바라보는 그녀.
목재운반선 화이트 레이븐호의 선장인 아헨이었다.

다른 상인들은 이곳에 돈을 벌러 왔기때문에 노력여하에 따라 더 수익을 얻을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은 그런것도 없었다. 그저 모행성에서 생산된 나무를 가지고 와서 이곳에서 미리 계약된 다른 운송업자에게 목재를 넘기기만 하면 끝나는 일.
돈은 목재가 수도에 도착하면 정산되니 당장 받을 수 있는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돈 받아봤자 전부 가문의 지휘부에 귀속될뿐 자신에게 주어지는건 월급뿐이었다.

3 [사전 진행]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07:07:38

"이러다가 말라죽겠지."

사실 아헨은 지금 큰 고민에 빠져있었다. 가문의 높으신 분들이 자신에게 새로운 지령을 내렸던 것이다.
우주해적의 활동이 자주 감지되니 호위를 만들어서 함께 귀환하라는 명령을 받은것이다.

"돈도 안주고 어떻게 하라고... 이놈들아."

용병길드에 호위용 용병 모집 의뢰를 해놓고 온 참이다. 수수료는 본인 지갑에서 지출했다.
나중에 모성에 돌아가면 정산 받을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4 [사전 진행]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07:12:14

창문의 반대편에 걸린 TV를 본다.
외우주 미개척 지역 탐사중 실종되는 사건이 급격히 늘었다는 뉴스. 그래 요즘 저 뉴스 자주 올라오더라.
다음 소식은... 엘프들이 사는 테라 행성계의 암흑물질을 우회할 수 있는 스페이스점프 경로 구축에 들어간다는 소식.
와 이건 성공하면 되겠네. 내 모성에도 관광객 잔뜩 올려나?

다시 고개를 반대로 돌려서 우주항구쪽을 바라보며 커피를 빨대로 쪽 들이킨다.

5 [사전 진행]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07:17:27

아까 용병길드에 제출한 용병 모집공고를 다시 확인해본다.
이름은 SDF용병단. 주업무는 수송선 호위... 뭐 서류는 제대로 제출한 모양이다. 이상한건 없다.

"이딴 공고 보고 누가 지원이나 하겠냐만."

한숨을 쉬는 아헨이었다.
어쨌든 용병을 고용한 뒤에 모성으로 복귀해야하니 목표를 달성할때까진 이 콜로니에 계속 머물러야 했다
문득 짜증이 난다.

"여기 별로 놀것도 없는데 뭐하고 있으라고. 젠장."

창밖으로 오디세이급 심우주 탐사선이 한대 출항하는것이 보인다. 호위함도 붙는걸 보니 방금 보았던 뉴스처럼 실종사건에 대해서 대비하고 출항하는 모양이다.

6 [사전 진행]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07:20:52

"아 모르겠다. 배에 복귀해서 잠이나 자야지."

자리에서 일어나서 기지개를 켠뒤 카페를 나왔다.
호위용병 빨리 구해서 지출을 최소화 하고싶다. 항구에 오래 정박할수록 항구이용료랑 정박비용도 무시할게 못되니까.

7 아헨[선장실]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21:42:53

자기 방 침대에 누워 맛있게 자고있던중 폰에서 울리는 알람음을 듣고 잠결에 더듬거리며 폰을 찾아내어 화면을 켜본다.

"헐 진짜로 지원하는 사람이 있네"

용병단 지원자가 나타났다.
이름이 뭔지 보자... 클라리스? 잠이 덜깨서 눈 초점도 안맞아서 이름도 잘 안보인다.
이름을 확인한뒤 침대에서 튕겨지듯 일어나선 주섬주섬 옷을 입고 머리 대충 털고는 일단 선장실을 나와 복도를 걷는다.
도크 주소를 알려줬으니 아마 배로 찾아올테니까... 그 다음엔 뭘 해야되더라?

8 캡틴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21:49:54

클라리스는 이제 활동 시작하시면 됩니다.
시작은 아헨을 만나려고 화이트 레이븐에 출입하기 위해 초인종을 누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은 이벤트 없이 일상파트로 밤12시까지 접속해 있을 예정이니 느긋하게 진행해주세요.

9 아헨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21:53:05

출입문의 유리에 얼굴을 갖다대고는 누가 오나 안오나 살피고 있다.
이런 우주 개척지 최외곽 외딴행성에도 전투용병이 오는구나 생각하며 말이다.

10 클라리스 (zm2IfWSc6M)

2024-10-26 (파란날) 22:07:15

또각. 또각. 또각.

멀리서부터 시계 초침같은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확히 출입문 중앙에 멈춰선다.

[2번 도크]

아마 메시지에 자신을 클라리스라고 써놓은 장본인이겠지. 아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대리석을 깎아 만든 것처럼 새하얀 정장이었다. 그 다음은 몸 앞에 자연스레 공수한 두 손. 물론 흰 장갑을 쓰고있다.

용병..? 저러고 다니는 용병도 있던가? 정체를 알수없는 새하얀 것은 출입구 옆 명판을 빤히 쳐다보곤 초인종을 누른다.

딩동~

11 아헨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22:19:30

뭔가 하얀것이 나타나더니 초인종을 누르는걸 바로 유리너머로 지켜본다. 일단 얼굴이 달린걸 보니 인간인듯 하다.
용병단 입단신청서를 폰에 다시 띄워서 사진을 한번 보고 출입문 유리 너머의 하얀것을 몇번 번갈아 바라보며 얼굴을 대조해보니 지원자가 맞는듯 하였기에 출입문 개방 버튼을 눌러 문을 연다.
설마 강도라면 함내 경비로봇 호출하면 될테니까.

"............."

문이 열리자 하얀것을 올려다 본다.
에리스 우주스테이션은 자연채광이 안돼서 항상 어두운곳인데 이 하얀것은 전구를 켜놓은 마냥 하얀색이다.
그리고는 아헨은 고개를 숙여서 자신의 의상을 잠시 확인한다.

"...아무래도 내가 옷을 갈아 입어야겠지?"

방금까지 자고 있었기에 헝클어진 세일러복에 한쪽이 떡져서 눌린 머리로 맞이하기엔 너무나 눈부신 그녀였다.

12 클라리스 (zm2IfWSc6M)

2024-10-26 (파란날) 22:31:41

"필요하시다면 잠시 기다리겠습니다. 부디.."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듯 클라리스는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적어도 자신의 결벽적인 기준을 주위에 강요하는 정신병자는 아닌 것 같았다. 이 자의 기준대로 세상을 다시 만든다면 아마 별과 별 사이도 하얀색으로 덧칠해버렸을테니.

13 아헨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22:40:34

"어... 아니... 일단 들어와..."

어찌해야할지 몰라서 일단 손으로 머리를 대충 펴면서 이 하얀사람에게 들어오라고 권유한다.

"배가 좀 낡았으니 발조심하고 머리조심하고 앞 잘보고."

그리고는 식당쪽으로 먼저 앞서서 걸어간다.
아헨이 걸어가는 함내 통로는 사방이 페인트칠도 벗겨지고 녹슬고 온갖 배관과 전선이 노출되고 복도 조명도 몇개가 나가고 일부는 깜빡거리는게 흡사 썩은배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14 클라리스 (zm2IfWSc6M)

2024-10-26 (파란날) 22:54:25

클라리스는 고용주의 등을 따라간다. 푸른 눈이 함선의 곳곳을 훑었다.

낡고 투박한, 녹슨 쇠의 냄새..

"오래도록 우주 곳곳을 누빈 배 같군요. 대개 이런 함선이 실전에서 단단한 저력을 보이곤 하죠."

침묵이 길어지자 이쪽에서 먼저 말을 꺼냈다. 무안하지 않도록 신경써주는 걸까?

15 아헨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23:09:13

↑식당 이미지

식당 안쓴지 10년 넘었는데 그냥 함교로 데려가서 대충 빈 의자에 앉혀서 이야기 할까 고민하다가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서 저절로 대답한다.

"아니 식당!"

그리고는 자신의 한신함에 한숨을 쉬더니 다시 대답한다.

"뭐 그런 거창한건 아니야. 그냥 우리 일족이 가난해서 400년 전이었나? 그쯤에 중고함선으로 구입해서
지금까지 화물선으로만 쓰다보니 이런 부분에 신경쓸 여력이 좀 없다보니깐..."

대답하면서 뒤를 힐끔 바라본다. 하얀색이다. 저런식으로 꾸미는것도 돈 많이 들어갈텐데 말이지.
설마 부잣집 출신 아가씨인가 하는 의심을 해보는 사이 식당에 도착한다.

"그래 도착했네."

식당 출입문 열림 버튼을 누르자 끈적한 먼지때문에 붙어버렸던 식당 출입문이 쩍쩍 갈라지는 소리를 내면서 열린다.
내부는 생각보다 깔끔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10년넘게 치우지 않은 식기류들이 테이블에 그대로 올려져 있었지만.

"적당히 앉아있어. 나는 여기 식당기구들이 정상작동 하는지부터 살펴볼테니까."

16 클라리스 (zm2IfWSc6M)

2024-10-26 (파란날) 23:27:22

"400년..."

클라리스의 눈이 과거를 헤아리지만 그만한 과거는 그녀의 삶에 존재하지 않았다. 400년을 상상할 수는 없었다. 거기다 중고 함선이라면 실제 연식은 더 길 터. 클라리스는 자리에 다소곳이 앉으며 말했다.

"저는 400년이라는 시간을 도통 체감하기가 어렵군요. 허나 함선이 400년간이나 운행했다면, 그건 어설프게 낡은 게 아니라 일종의 클래식이라고 할 수도 있을겁니다."

17 아헨 (xJo07Syb4Y)

2024-10-26 (파란날) 23:44:28

하얀 여자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잠시 식당 한켠의 조리기기와 씨름하더니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물컵 2개를 가져와선 그녀의 맞은편에 앉더니 녹차티백을 건네준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녹차 티백을 뜯어서 물에 담근뒤 다시 입을 열었다.

"400년 전이면 나도 태어나기 전이야. 그리고 그런 클래식함을 유지하려면 돈이 들겠지. 이 배는 그런게 없어서 클래식엔 다가가지도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이야."

말을 마치고는 티백이 덜 우러난 찻잔을 한모금 들이킨다.

"그래서? 용병 모집조건 잘 보고 지원한거 맞지? 이 주변에 해적위협 없어지면 그대로 계약 해지 될거라고.
게다가 테라 본성이랑 여기 에리스 행성만 무한왕복 하면서 화물선 수송만 해야 한단 말이지. 엄청 지루하기도 할거고...
또또 여긴 우주해적도 사실상 안나오는 곳이라서 재미도 없을텐데..."

18 클라리스 (GYvxwy0tso)

2024-10-27 (내일 월요일) 00:16:26

"우선 정식으로 예를 올려야겠군요."

클라리스는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고풍스럽게 가슴에 손을 얹고 허리를 깊이 숙였다.

"드론모함 이지스 스완의 함장. 클라리스 드 빌리에입니다. 최고의 예우로 모시겠습니다."

그러고는 흠잡을 데 없이 정돈된 손길로 안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건넸다. 한쪽에는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가, 다른 쪽에는 커다란 날개처럼 생긴 이지스 스완의 선화가 담겨 있었다.

"조건은 빈틈없이 검토했습니다. 긴 여정을 떠날 각오는 되어 있지요. 하필 저도 요즘 조금은 한가해서, 적절한 시점 아닐까...생각합니다."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자리에 앉아 녹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잠시 멈추고는 마치 비밀을 털어놓으려는 듯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렇게까지 차려입는 것도, 사실 전부 지출이랍니다. 아시죠?"

19 아헨 (H8McBbHg02)

2024-10-27 (내일 월요일) 00:42:05

"화이트 레이븐의 선장. 드레이크 아헨. 이번에 모집한 SDF용병단의 대장. 큰 배가 호위로 붙어주면 나도 안심이지."

그녀의 말에 응대하면서 명함의 앞 뒤 내용을 살핀뒤 손가락 위에 올려놓고 공을 돌리듯이 빙그르르 돌리는 묘기를 보인뒤 탁자에 올려둔다.

"보다시피 이쪽은 단순 화물선에 선박에 내장된 AI컴퓨터 보조를 받기때문에 승무원은 나 혼자가 전부라서 진짜 심심할거야."

그리고는 자신에게 몸을 기울여 말하는 클라리스의 요염함에 대항할 순 없다고 생각하며 다음말을 이어간다.

"앞으로 자주 보게될 우리 가문 사람들 상대로는 굳이 깔끔하게 차려입을 필요 없어. 여자들도 다들 전부 선머슴아같아서 작업복이랑 목늘어진 셔츠만을 번갈아 가면서 입을 뿐이니까. 게다가 옷이 어지간히 저렴해야지 여자애들 옷은 전부 비싼옷 뿐이잖아."

언젠가 새옷좀 사러 갔다가 옷 가격에 기겁하고는 평소 입는 세일러복만 몇벌 사왔던 쓰린 기억을 떠올려본다.

20 아헨 (H8McBbHg02)

2024-10-27 (내일 월요일) 00:43:44

12시가 넘었으니 캡틴은 자러갑니다.
내일 플레이 할때는 굳이 여기서 이어서 할 필요 없고 적당히 헤어졌다가 다음날이 되었다... 뭐 그런 느낌으로 진행해도 됩니다.
그러니까 내일 만나요오오오

21 클라리스주 (/hC2Apd6Bo)

2024-10-27 (내일 월요일) 00:52:47

잘자요~!

22 [일상 자동진행] (H8McBbHg02)

2024-10-27 (내일 월요일) 15:31:54

에리스 우주공항 내부의 빵집.
SDF용병단의 대장이자 화이트레이븐의 선장인 아헨은 늦은 점심식사를 빵과 커피로 때우면서 노트북 작업에 열중이다.
테이블이 전부 비어 있었기에 아헨은 눈치 안보고 키보드를 팍팍 두드리며 작업을 해 나가고 있었다.

23 [일상 자동진행] (H8McBbHg02)

2024-10-27 (내일 월요일) 15:38:46

가문의 지휘부에 보내는 용병단 결성 보고. 선적화물 리스트. 출항 및 도착 예상일자. 고향 행성 입항후 필요한 정비사항
우주공항측에 발송할 선적화물 리스트, 출항보고서, 운항계획서 등등
용병길드에 발송할 클라리스 고용 관련 서류
평소엔 대부분이 딸깍 한번에 자동으로 처리됐지만 용병단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니 새롭게 해야 할 업무가 늘었기에 아헨은 혼자서 온갖 서류와 씨름하고 있던것이다.

"어우 좀 쉬자"

한참을 화면을 보며 손가락을 움직이다가 이미 식어버린 따끈한 커피를 쪽쪽 들이키며 창밖을 바라본다.
우주외곽 개척자들로 보이는 사람들 한무리가 지나가는게 눈에 띈다. 저 사람들도 돈 많이 벌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그녀였다.

24 [일상 자동진행] (H8McBbHg02)

2024-10-27 (내일 월요일) 17:04:45

빵집 벽에 걸린 TV에서는 최근 급격히 세력을 늘린 해적집단 '말라카'에 대한 소식이 나오고 있었다.
주요 목격지역은... 이쪽과는 영토 반대편의 국경지역이니까 별 신경은 쓰지 않아도 될것 같다.
다른 뉴스는... 엘프족 거주지역 암흑물질 연구를 시작한다는 뉴스인가.
장기적으로 암흑물질을 제거하여 툭하면 고립되는 테라항성계에 대한 원할한 교통환경 제공.

"원 쓸데없는것만 잔뜩이네."

TV에서 시선을 돌려 다시 노트북 화면을 바라본다. 작성중인 문서에 커서가 깜빡이며 입력을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이 짓거리를 몇백년동안 더 해야할텐데 벌써부터 질려온다.
커피나 마저 마시려고 했더니 잔이 비어있다. 한잔 더 시켜야겠다.

25 클라리스주 (RCjepnIMXM)

2024-10-28 (모두 수고..) 08:07:50

좋은아침입니다 어젠 온종일 들어오질 못했네요 어우..

26 이름 없음 (S0Ts/t9j1o)

2024-10-28 (모두 수고..) 13:35:11

기운찬 월요일 오후로군요
현생이 중요한 법이죠 뭐든지 하하하

27 클라리스주 (AFKs8i9bvU)

2024-10-28 (모두 수고..) 17:37:01

>>22-24는 아헨의 개인독백인걸까요?

28 이름 없음 (2eankQfmLQ)

2024-10-28 (모두 수고..) 18:18:54

>>27 관찰자의 시점에서 보는 아헨의 상황입니다. 독백이 조금 섞여있긴 하지만 말이죠...

29 [일상 자동진행] (S0Ts/t9j1o)

2024-10-28 (모두 수고..) 21:33:59

클라리스가 SDF용병단과 계약한 후 4일이 흘렀다.
여전히 도크에 정박중인 화이트 레이븐호는 화물칸을 열어놓고 화물적재 작업을 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여러대의 지게차와 운반로봇들이 컨테이너 박스를 함내에 집어넣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함교에서 CCTV로 지켜보던 아헨이 클라리스에게 메세지를 발송했다.

[17시간뒤 랭글리 표준시 기준 D+1 11시 00분에 출항예정. 목적지는 사전 고지대로 테라항성계 제3행성이며 항해시간 7일 소요 예정.]

메세지 전송버튼을 누르려다가 내용을 추가한다.

[해적 활동 징후는 없음]

그리고 메세지 발송을 누른다.

30 [일상 자동진행] (S0Ts/t9j1o)

2024-10-28 (모두 수고..) 22:07:15

메세지를 보낸 아헨은 이번엔 클라리스의 용병파일을 열어서 읽어본다.

"..."

탑승함선 이지스 스완. 부메랑처럼 생긴 기묘한 배다. 게다가 화이트 레이븐보다 훨씬, 어마무지하게 거대하다.
화이트 레이븐이 길이 270m / 넓이 107m인데 클라리스의 이즈스 스완은 길이만 1100m에 달한다.
겉으로만 보면 화이트 레이븐이 이지스 스완을 수행하는 그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것이다.

전투시에는 무인기를 대량을 출격시켜 싸우는 타입이니 교전시엔 앞으로 내보낼일은 없을테니 본함(화이트 레이븐)옆에서 같이 항해하면 될것 같다.
게다가 경력상으론 대전쟁 당시 최전선에서 싸웠던 전직 군인이니 실질적으로 해적을 만나면 클라리스한테 모든것을 맡겨야 할것 같다.
아헨 본인도 군복무를 했지만 어디까지나 전선과는 완전 반대편인 최후방에서 군수업무만 했을뿐이니 경험치가 다르니까 말이다.

"...생각해보니 이 사람 쩔어주네..."

그녀의 과거는 모르지만 지난번에 만났을때의 행동이나 모습을 보면 귀족이거나 돈 많은집 출신인것 같기도 하다.

31 클라리스 (Rb6ElB18Y6)

2024-10-29 (FIRE!) 01:41:13

함선에 머무를 때, 클라리스는 자기 머리를 의체에서 떼어내 생명유지 장치 속에 담아둔다. 이른바 통 속의 뇌라는 것이다. 그녀의 의식은 함선의 컴퓨터와 연결되어 광활한 전자 공간 안에 흩어져 있었다. 그녀의 두뇌는 의체의 뇌이자, 이지스 스완의 뇌이기도 했다. 절약과 효율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오히려 이런 조치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미 클라리스의 머리는 탈착식이니 어디에서 거부감을 느낄 여지가 있겠는가?

"17시간 이후... 테라 항성계 제3행성이라."

백색 허공을 유영하며 각종 문구를 검토하던 그녀에게, ‘해적 활동 징후 없음’ 이라는 구절이 포착되었다. 미세한 전자의 요동이 일어난다. 부정적인 피드백, 즉 실망감의 표출이었다. 그녀의 의식 속에 섞인 기계적 프로세스가 그 의미를 단순히 ‘안전’이라 여길지라도, 인간적인 감정이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전자 공간에 배어들었다.

"해적 무리의 비루먹은 함선을 나포하는 일도, 그 속에서 소소한 전리품을 챙기는 것도 쏠쏠한 재미일 텐데요.. 하찮은 잡동사니라 해도 모아보면 꽤 쓸모가 있으니까요."

클라리스가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계속 군문에 남기를 택했으리라. 그녀가 아무리 우아하게 자신을 치장해도 그 본질은 이윤을 좇는 용병이었다. 으레 용병은 고용주의 의뢰를 수행하는 와중에도 이런저런 부수입을 추구하는 법이었다.

[클라리스 드 빌리에입니다. 출항 및 항해 경로, 목적지에 관한 정보를 모두 확인하였으며, 무탈한 항해를 기원합니다. 다만 만약을 위한 대비 태세는 철저히 유지할 터이니, 불의의 사태에도 염려 없으시길 바랍니다.]

클라리스는 무표정하게 손가락을 한 번 튕겼다. 그녀의 메시지는 종이비행기처럼 날아가 고용주 아헨에게 닿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미리 실망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심우주 항해 중에는 어떤 사건이 벌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으니까요.."

그녀는 마음을 추스르며 조용히 미소지었다. 치켜올라간 입꼬리가 어쩐지 음침스레 보였지만, 전자 공간 안에서 클라리스를 훔쳐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32 이름 없음 (bp/TF1dtuM)

2024-10-29 (FIRE!) 23:02:26

아이쿠 오늘은 내가 좀 늦었군요
진행이 조금 느린것과 별개로 전투이벤트랑 스토리는 쭉쭉 써내려가고 있으니 즐겁게 놀아볼 준비를 합시다.
오늘은 여기서 멈추고 내일밤에 만나요

33 클라리스주 (G7yBlYV.4Y)

2024-10-30 (水) 08:07:47

수요일 아침의 갱신입니다!

34 이름 없음 (rj/UxMqMWI)

2024-10-30 (水) 19:01:17

이제 퇴근. 나중에 밤에 만나요

35 [일상 자동진행] (lxPYLt7VhE)

2024-10-30 (水) 23:29:37

출항시간이 되자 아헨은 함교의 선장석에 앉아 출항준비를 하고 있었다.

"출항허가 확실히 OK... 클라리스랑 통신연결 OK... 이정도면 다 된건가?"

한대의 선박이 운행할때는 절차가 간단했는데 클라리스랑 함께 움직이니 몇가지 절차가 늘어나서 은근히 어렵다.

"에리스 우주공항 관제소. 이쪽은 SDF용병단 기함 화이트레이븐. 현시간부로 출항합니다. 푸시백 필요없음."
"이쪽은 에리스 관제, SDF용병단 소속함 2척 출항 확인. 게이트 오픈. Good Bye."

통신을 마친뒤 평소에 하던대로 화이트 레이븐의 동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잠시후 충분한 추진동력이 확보되자 아헨은 자동조종 모드를 활성화한다.
함이 도크 바닥에서 적당한 높이까지 떠오른뒤 이미 완전 개방된 게이트를 향해서 천천히 후진한다.
화이트 레이븐이 천천히 출항해서 우주공간으로 나가는 사이에 아헨은 클라리스에게 메세지를 발송했다.

[출항후 에리스행성 가상의 라그랑주점 L2에서 집결후 테라 방향으로 항로전환 실시.
L2포인트 통과후 테라 방향 항로는 암흑물질 농도가 매우 짙어지므로 화이트레이븐이 선두에서 항로선도를 실시함.]

"뭐 이렇게 쓰면 잘 이해하겠지."

메세지 발송을 마친 아헨은 함교 창문으로 보이는 에리스 우주공항 도크를 바라본다.
우리 용병단 말고도 적당한 크기의 화물선과 그 호위로 보이는 전투기가 천천히 출항하는 모습이 보인다.
후진을 마친 화이트 레이븐이 좌회전으로 180도 회두하더니 서서히 우주공간을 향해 전진하게 시작한다.

36 [일상 자동진행] (lxPYLt7VhE)

2024-10-30 (水) 23:42:32

아헨은 겉으론 표현은 안하고 있지만 마음속은 나름대로 희희낙락이었다.
이번에 집에가면 화이트레이븐 정비가 진행된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화물칸 공조장치 개조... 엔진과 동력부 업그레이드가 주요항목이라고 하니까 아주 좋은 일이다.
만약 잘 된다면 생명유지설비(전기/산소/물/위생 등)를 더 쾌적하게 돌릴수 있으리라.
그리고 또 그것도 하고 또...
그렇게 잠시 망상에 빠졌다가 정신을 차린 아헨이다. 자기도 모르게 실실 웃고 있었던것 같다.

"그렇게 오늘도 또 고향을 향한 지루한 항해가 시작되었다."

혼잣말로 되뇌이면서 모성에 도착한 이후 다시 출항하고 그렇게 반복될 이 일을 생각해본다.
자신도 몇십년간 계속 반복해서 해온 일이었다. 도대체 조상들은 이런걸 몇백년씩 어떻게 반복했던걸까.

37 클라리스 (lPY3FkQRhw)

2024-11-01 (불탄다..!) 01:47:31

"이지스 스완, 여기는 에리스 관제. 모든 항로 승인 절차 확인 중입니다. 출항 준비 상태 보고 바랍니다."

"여기는 이지스 스완. 출항 준비 완료. 모든 시스템 녹색 상태 확인, 주 추진 엔진 예열, 보조 엔진 대기 상태입니다. 내·외부 통신 안정화, 주요 무장 비활성화 상태로 보류 중입니다."

"추진 엔진과 항로 데이터 확인 완료. 귀 함정의 계획서에 따라 예정된 이륙을 승인합니다. 속도 및 고도 조절은 표준 절차에 따라 유지 바랍니다."

"표준 절차 확인했습니다. 이지스 스완, 모든 시스템 최종 점검 완료. 출항 시퀀스를 실행합니다."

"관제 주파수 유지하고, 이상 발생 시 코드 브라보로 응답 바랍니다. 이륙 초읽기 시작합니다. 5, 4, 3, 2, 1....."

이지스 스완은 서서히 발진 플랫폼을 따라 상승하더니, 주 추진 엔진이 활성화되며 함체가 떨렸다. 캐터펄트가 이지스 스완을 강하게 밀어주는 감각을 느끼며, 백색 괴조가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드론 전개."

클라리스는 고지받은 경로 L2로 함수를 돌린다. 동시에 사출구에서 약간의 드론이 쏟아져나오는 모습이 멀리 화이트 레이븐의 함교 창문에서, 그리고 레이더 상으로도 식별되었다.. 기동진형 외곽에서 적을 경계하는 레이더 피켓과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즉응 드론들이었다.

38 ◆O.I9UjRZaU (RPzRTDQ2DU)

2024-11-04 (모두 수고..) 13:36:22

여러분 미안해요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서 어제까지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네요
그것도 귀중한 주말을...
아무튼 우리 어장 정상운영 합니다

39 클라리스 (YvduEECUnE)

2024-11-04 (모두 수고..) 19:44:39

호에엑!

40 [일상 자동진행] (RPzRTDQ2DU)

2024-11-04 (모두 수고..) 23:30:21

거대한 모함과 작은 수송선의 조합. 그리고 그 둘을 호위하는 진형으로 나란히 비행중인 무인드론들.
SDF용병단의 함선들은 아직은 평화롭고 지루할 뿐인 우주를 항해해 나가고 있었다.

기함인 화이트 레이븐의 유일한 승무원이자 선장이자 SDF용병단의 리더인 아헨은 선장석에 앉아서 팔짱을 끼고 잠에 들었다가 알람소리가 들려오자 잠에서 깬다.
사전에 설정해둔 에리스 행성 라그랑주 L2 도달시 소리가 울리도록 설정해둔 알람소리였다.
지난 몇십년간 항상 반복해온 일이었기에 자연스럽게 레이더 한번 돌리고 주변 통신상태 확인하고 함의 상태를 한번 슥 훑어본다.

"웅... 이상없네. 구조통신도 특이사항도 없음."

이상이 없는것을 확인한뒤 그녀는 클라리스의 이지스 스완을 호출한다.

"클라리스. 여기는 아헨. L2지점에 도착했으니 항로변경 실시할거야. 항로변경 끝나면 암흑물질때문에 항로가 물리적으로 좁아져서 일렬로 줄줄이 가야되니까 드론은 전부 집어넣거나 후방에서 따라오게 해. 길이 많이 좁으니까 내가 가는 항로 스캔해서 그대로 따라와. 그러면 통신종료."

통신은 끝낸 아헨은 그제서야 화상통신용 카메라를 켜지 않고 보이스 모드로 말한것을 깨달아서 앗차 했지만 이미 늦었다.
잠깐의 후회를 마친 그녀는 미리 입력해둔 테라 행성 방향으로의 항로를 컴퓨터에 입력했고, 화이트 레이븐호는 테라 항성계 방향으로 천천히 회전하여 방향전환을 완료한다.

41 [일상 자동진행] (RPzRTDQ2DU)

2024-11-04 (모두 수고..) 23:46:49

항로를 변경하긴 했는데 뒤에서 따라오는 클라리스는... 저 큰 새를(이지스 스완) 몰고다니니 조함은 세심하게 하겠지.
컴퓨터 모니터에 다른창을 열어서 잠시 용병모집 상황을 열어본다. 음.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 창을 닫아버린다.
이제 테라 항성계로 진입할때까진 자동으로 운항될테니 당분간 할 일이 없다.

"...마실까"

선장의자에서 내려온 아헨이 함교 뒤쪽 벽에 설치된 작은 미니냉장고에서 음료수캔을 꺼낸다.
뚜껑을 따는 청량감 넘치는 뽕~ 하는 소리와 함께 뚜겅이 개방되었고, 아헨은 그자리에서 음료수를 원샷 해버린다.

"캬~ 죽이네. 역시 이맛이야."

다 마신 빈 캔을 냉장고 옆 쓰레기통에 던지고는 냉장고에서 새로운 캔을 한병 더 꺼낸다.
그리고는 다시 선장석으로 돌아가 컵홀더 자리에 캔을 집어넣고는 한쪽 모니터에 TV를 출력하여 뉴스를 시청하기 시작한다.
늘 몇십년간 해오던 루틴이다. 앞으로도 이 루틴은 변할일이 없을것이다. 아마도.

42 [일상 자동진행] (tohgeQARkw)

2024-11-05 (FIRE!) 23:11:40

테라 항성계로 진입하는 암흑물질 통로를 항행중인 SDF용병단.
정확히는 암흑물질이 없는 그 작은 틈새를 비집고 항해하는것이지만.

"이 터널 통과하는동안 외부통신 끊길거고 터널 나가서 테라항성계 진입하면 다시 연결되니까 발신할 통신있으면 빨리 해둬. 난 자고 있을건데 통신 보내면 알람 울리도록 해놨으니까 걱정말고 보내. 그리고 여기 통과하는데 대략 40시간쯤 걸릴거고."

클라리스에게 짤막하게 통신을 보낸뒤 아헨은 다시 안대를 눈에 씌우고 작은 담요를 덮고는 의자에 몸을 파묻은뒤 잠에든다.
선장이 잠에드니 함교는 자동으로 조명이 어둡게 변했으며, 아헨이 일부러 틀어놓은 TV소리로 가득 찬다.

43 클라리스 (abagAxmVlc)

2024-11-06 (水) 09:36:51

이지스 스완의 등과 배에 드론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드론을 완전히 화수하면 대응이 어렵고, 그렇다고 전개하면 드론이 암흑물질에 녹을테니 차선책이라 할 수 있을까. 그러나 통신까지 끊긴다면 드론들은 꼼짝없이 우주 미아 신세이니 어쩔 수 없이 드론을 들여야 했다. 통신 차단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되어 있지만, 암흑물질은 규격 외였으니까.

"여기는 이지스 스완. 제가 만약 해적이라면 터널에서 나오는 순간 기습할 겁니다. 해적이라도 암흑물질 지대에서 활동하기는 어려울 터이니, 좁은 통로를 빠져나오는 때를 노리겠죠."

"부디 조심하십시오. 이지스 스완 아웃."

44 [일상 자동진행] (oI6LaFONPA)

2024-11-06 (水) 18:00:46

약 40시간 경과.
슬슬 암흑물질 터널을 빠져나갈 시간이 되자 브릿지의 조명이 켜지면서 알람이 울린다.

"으어어... 이제서야 출구에 도착이냐..."

잠이 덜깬 목소리로 아헨이 안대를 벗으면서 의자에서 일어난다.
그와 동시에 브릿지의 조명이 밝아지면서 수많은 모니터들이 일제히 켜진다.
아헨이 선체의 상황을 간단히 모니터링 해보니 아무 이상 없다.
저 뒤쪽 멀리서 따라오는 클라리스의 이지스 스완도 레이더와 광학장비에 확실하게 탐지되고 있다. 아무일 없는듯 하다.
점검을 마친 아헨이 브릿지 뒤에 있는 샤워실쪽으로 걸어가다가 다시 돌아와서 클라리스에게 통신을 보낸다.

"어이 클라라. 곧 출구라서 테라 항성계로 진입할거야. 항성이 가까우니까 광학장비같은거 빛에 노출돼서 고장 안나게 조심해."

잠이 덜깨서 그런지 클라리스의 이름을 잘못 불렀지만 개의치 않고 통신을 마친뒤 샤워실로 향한다.

45 [일상 자동진행] (oI6LaFONPA)

2024-11-06 (水) 20:07:17

샤워를 끝낸 아헨이 늘 입던 세일러복으로 갈아입은뒤 선교로 돌아와 선장석에 앉는다.
혼자서 운용하는 함선이다보니 선교를 비울수가 없기에 선교뒤에 생활시설을 추가하는 공사를 해둔게 참 다행이다.
아까 냉장고에서 꺼내온 음료수를 빨대로 쪽쪽 마시면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아헨.

"오예~ 통신 들어온다~"

클라리스의 이지스 스완에서 뿜어져 나오는 전파신호를 제외하면(통신, 비콘신호 등) 아무것도 감지되지 않던 이 암흑물질 통로속으로 외부의 통신이 미약하게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클라리스 여기는 화이트레이븐. 조금만 더 가면 암흑물질 밖으로 나갈거야."

짤막한 통신을 보내고 선장석의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고향행성 인근까지 왔으니 암흑물질 통과해서 테라항성계로 진입했다고 알려주긴 해야지.

46 [일상 자동진행] (YrB2KMdMVw)

2024-11-07 (거의 끝나감) 23:20:39

"즐거운 내 고향 테라 항성계여 내가 돌아왔도다~ 이번엔 좀 쎈 친구랑 같이 말이지..."

화이트 레이븐의 선장 아헨은 선교의 유리로 보이는, 현재위치에서 약 60억km 떨어진 거리에서 밝게 빛나는 테라 항성을 보며 즐겁지 않다는 기분을 담아 중얼거린뒤 클라리스에게 통신을 보낸다.

"여기는 화이트레이븐. 테라항성계에 도착했으니까 이제 테라3 행성을 향해서 항해할거야. 전투모드는 필요없으니 적당한 포지션에서 날 따라오기만 하면 돼."

통신을 마친 아헨은 항성계 내부의 다른 통신들을 스캔한뒤, 암흑물질 터널을 통과하는동안 미리 작성해둔 서류를 테라3을 향해 발송한다.
대충 화물목록, SDF용병단 서류, 클라리스와 이지스 스완 신원보증 요청서, 입항후 진행할 함선 수리요청 목록 등등...

이번 운송 하고나면 테라3 행성에 내려가서 며칠 쉴 예정이다. 집에가서 엄마밥 먹고 신나게 잠이나 자야겠다.
그렇게 즐거운 생각을 하면서 연신 선장석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아헨이다.

47 [일상 자동진행] (PpcVjdHMXo)

2024-11-08 (불탄다..!) 00:32:32

"어 뭐야 이거?"

키보드 타자를 열심히 치던 아헨의 모니터 한쪽 측면에 레이더 스크린이 띄워지며 경고벨이 한번 울린다.
준중형급 미식별 함선이 본함으로 접근하는 항로로 운행중이라는 메세지와 함께.
아헨은 즉시 접근하는 미식별 함선 방향으로 전파를 집중하며 통신을 보낸다.

"...이쪽은 드레이크 가문 소속의 목재수송선 화이트 레이븐의 아헨 선장이다. 본함의 비콘 신호를 확인하고 귀함도 비콘신호 및 신원을 밝혀주기 바람."

가끔 기습적으로 불심검문을 걸어오는 테라 항성계 방위군이 있지만 누군지 뻔히 아는 상대에게 이러지는 않는데 이상하다.
클라리스의 이지스 스완때문에 그러는걸지도 모르겠군.
아헨이 레이더를 조절해서 접근하는 상대를 분석해보려 하지만 구닥다리 수송선인 화이트레이븐의 레이더 따위로는 '어느 방향쯤에 뭔가가 있는것 같다' 수준밖에 되지 않아 확인은 불가능하다.
선장인 아헨이 다시한번 무전을 보낸다.

"접근중인 선박에게 알린다. 이쪽은 화이트 레이븐의 아헨 선장이다. 귀 함선의 예상 항로가 본함과 교차되어 충돌의 우려가 있음. 본함에 대한 기습 검문은 필요없으니 물러..."

48 [일상 자동진행] (PpcVjdHMXo)

2024-11-08 (불탄다..!) 00:36:50

아헨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레이더에 표시된 '무언가'에서 새로운 표식이 여러개가 생겨나더니 이동궤적이 전부 화이트레이븐을 향하고 있다.
아무래도 상대가 소형 전투기를 발진한 모양이다. 하지만 상대로부터 여전히 통신은 없다.

"아이고 젠장! 안들리냐고? 너희들 누구야! 난 에리스 행성에서 화물 수령해서 테라3으로 귀환하는 길이라고!"

아무래도 우리 가문을 하찮게 여기는 콧대높은 가문의 전투함대가 괜히 시비를 거는것 같기도 하다.
여기까지 생각 정리를 끝낸 아헨이 클라리스를 호출한다.

"클라리스, 아까 그 통신 듣고 있었지? 우리 진행방향 기준 10시방향 하단부에서 전투기 몇대가 달려오고 있어. 적당히 못다가오게 견제해줘. 그 사이 저놈들이 못쫓아오게 여기서 벗어나는거야."

설마 흘러들어온 해적은 아니겠지... 하는 불안감도 들었지만 이런 국토 변방의 시골 항성계에 그런게 오겠냐? 라고 생각하며 애써 무시해버리는 그녀였다.

49 캡틴 (PpcVjdHMXo)

2024-11-08 (불탄다..!) 00:39:40

여기서 끊고 내일은 전투이벤트가 진행됩니다.
뜻하지 않게 갑자기 다이스가 굴러갈 수 있으니 다이스갓에게 좋은 값이 나오길 기대하며 내일만나요

50 클라리스 (vQ22iFfRRg)

2024-11-08 (불탄다..!) 10:03:43

"확인했습니다. 다른 방향도 유심히 살펴주십시오. 시선끌기용 미끼일지도 모릅니다."

아스널 스완에서 드론이 발진하여 즉시 요격 절차를 시작한다. 전투기의 접근을 차단하며, 아스널 스완 본기에서 강력한 레이더파를 불상의 함선에 조사하여 경고하기 시작한다.

"여기는 화이트 레이븐의 호위함 아스널 스완, 클라리스 드 빌리에 함장이다. 즉시 위협 행동을 중단하라. 필요 시 본 함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불가피하다 생각되면..."

"경고사격 없이 즉시 격파사격할 것이다. 생각 잘하세요?"

귀족같은 태도를 보이더니. 공손한 어투로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클라리스였다.

51 [전투] (PpcVjdHMXo)

2024-11-08 (불탄다..!) 18:11:27


정체불명의 상대는 작은 전투기 집단과 이를 수용하는 모함 한척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클라리스의 드론과 대치하는 상대의 전투기 수는 .dice 4 12. = 8 로 확인된다.
그리고 반대쪽(오른쪽)에서 .dice 2 4. = 2 수량의 전투기가 선두에 있는 아헨의 화이트레이븐을 향하여 접근해온다.

52 아헨 (PpcVjdHMXo)

2024-11-08 (불탄다..!) 18:20:14

"캬아아악 오른쪽! 오른쪽에서도!"

갑자기 오른쪽에서 뭔가가 튀어나오자 아헨의 절규(?)가 통신망을 어지럽힌다.
일단 함의 방어용 기관총을 활성화 한다. 몇십년간 방치해둔 물건이라 이게 동작할지도 의문이다.

"테라 항성계 방위군. 이쪽은 드레이크 가문의 아헨이다. 현재 미확인 함선에게 위협을 받고있음. 대응을 요청함."

"여기는 드레이크 가문 소속의 화이트레이븐. 접근중인 미확인 함들에게 알린다. 위협을 중단하고 신원을 밝혀주기 바란다. 더이상 위협행동을 진행하면 적이나 해적에 준하는 대상으로 간주하고 반격을 실시하겠음."

그래도 군에서 복무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침착하게 군에 도움요청을 보내고 상대를 마지막으로 한번 더 확인한다.
클라리스가 드론까지 발진해서 대치하는 상황까지 왔는데도 위협을 해온다면 빼도박도 못할 '적'이니까.

53 이름 없음 (XFy7P2.vAc)

2024-11-13 (水) 18:44:44

아직 하나요?

54 이름 없음 (onG.rxW0f2)

2024-11-13 (水) 20:31:12

>>53
캡틴 여기 있어요
클라리스주랑 손발이 안맞아서 잠시 멈춘것처럼 보인거라...

55 클라리스 (4uDfcACknw)

2024-11-14 (거의 끝나감) 17:49:16

>>52에 잇는건가요? 어떻게 이어야하는지 타이밍을 모르겠네요..

56 이름 없음 (ZT3zHCCQKo)

2024-11-15 (불탄다..!) 07:49:34

일단은 턴방식으로 티키타카 주거니받거니 하는걸 생각하고 있는데 이거는 상호간에 익숙해져서 잘 하는 방법밖에는 없을것 같네요
아무튼 적당히 행동해주면 이쪽에서 어떻게든 맞춰서 해볼게요

57 클라리스 (.Y1DvdAFSs)

2024-11-15 (불탄다..!) 16:05:01

드론 링크....check
드론 무장....check
레이더 및 동시교전, 집단전술 알고리즘....check
본함 방공시스템....check

레이더가 다수의 목표물을 포인팅하고, 락 온한다. 드론은 본함의 신호를 받아 다방향 사격진을 갖춘다. 모든 드론이 떼거지로 몰려가지는 않는다. 우르르 나왔다 우르르 들어가면 전력 공백이 생기니,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했다.

"여기는 이지스 스완. 불상의 함선과 발진기에게 경고한다."

엔진 출력을 높여 화이트 레이븐과 이지스 스완을 가까이 붙인다. 마치 화이트 레이븐을 날개로 덮어 가리는 것처럼. 방공무기가 가동되어 일제히 한 방향을 조준하는 모습이 보인다.

"더 이상 접근하면 공격할 것이다. 항로를 변경하라."

58 [전투] (3LCeQFzvLA)

2024-11-16 (파란날) 00:47:49

잠깐의 대치가 이어진다.
'적'들의 전투기 머릿수보다 많은 드론수 덕분에 상대도 함부로 덤비지 못하는 상태이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적'의 전투기들이 슬금슬금 물러서기 시작하더니 좌측 방향 저 멀리서 대기하던 그들의 모함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전투기들을 수용한 모함은 매우 빠른속도로 우주 저편으로 달아나버렸다.

59 아헨 (3LCeQFzvLA)

2024-11-16 (파란날) 00:55:47

"오오 저것들 도망간다 클라리스 잘했어!"

초긴장 상태에서 긴장이 확 풀리자 순간적으로 땀이 확 난다.
용병 호위가 없었다면 도망가다가 따라잡혀서 몽땅 다 털리고 죽을지도 몰랐을 상황이니까.

"일단... 저놈들 다시 올지 모르니까 처음처럼 드론으로 호위대형을 유지하고 테라3으로 계속 이동하자."

60 [자동진행] (3LCeQFzvLA)

2024-11-16 (파란날) 01:10:04

"드레이크 가문의 아헨이 운용하는 화이트레이븐은 응답하라. 여기는 테라 항성계 방위군. 미확인 함선에 대한 대응요청을 수신받았다."

"여기는 화이트레이븐. 지금 막 상황이 종료되었음. 모함1기와 10기의 전투기로 구성된 상대와 대치중 상대방이 후퇴하여 상황이 종료되었음. 식별코드나 비컨신호가 확인되지 않아 상대의 신원 확인은 불가하였음."

"방위군의 호위가 필요한가?"

"본함은 현재 고용한 용병의 호위가 있으므로 방위군 호위는 불필요함."

그렇게 한동안 방위군과 아헨의 대화가 이어지더니 아헨이 클라리스를 호출한다.

"클라리스. 이 통신 듣고있지? 아까 대치했던 해적인것 같은 그놈들 데이터 수집한거 있으면 방위군한테 보내줘."

61 클라리스 (xrUwcboOSU)

2024-11-16 (파란날) 20:13:01

"쯧..."

너무 심하게 몰아붙였다. 도망치다니! 나와 맞서 싸워라. 그래야 네가 한때 타던 고철덩어리를 팔아넘길 명분이라도 생길 게 아니냐! 클라리스는 속으로 분을 삭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무뢰배나 다름없는 해적이 아니었다. 클라리스는 랭글리 정부가 정식으로 발행한 면허를 지닌 사략 용병이며, 명부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자였다. 게다가 지금은 화이트 레이븐의 호위를 맡은 처지. 비록 실망스러웠지만, 원칙과 명분을 저버릴 순 없었다.

"이지스 스완이 테라 방위군에 보고합니다. 미식별 모함이 ICRS 기준 RA 22h 42m 24s, Dec +12° 30' 55″에서 최초로 포착된 후, RA 23h 15m 08s, Dec +13° 05' 12″로 이동하며 신호가 소멸하였습니다. 이상."

클라리스의 목소리는 기품과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무감정하고 기계적인 정중함을 통해 말했다. 그러나 가상 공간 속에서 흩어진 그녀의 의식 어딘가에서는 억누를 수 없는 실망감이 미세한 전자적 동요로 드러났다.

이지스 스완의 드론, 통칭 ‘미운 오리 새끼’들은 클라리스의 지시에 따라 대형을 갖춘다. 마치 백조의 날개에서 흩어진 깃털같았다. 그러나 일부러 대형의 한 곳에는 빈틈을 남겨두었다. 방심으로 인한 공백처럼 보이는 위치였다.

"이지스 스완에서 화이트 레이븐에 전합니다."

클라리스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진형에 의도적으로 공백을 두었습니다. 어리석은 적들이 그곳을 허점이라 착각하고 덤벼들도록.... 하지만 염려 마십시오. 덫을 놓아두었으니까요."

그녀의 목소리는 한 치의 동요 없이 담담했으나, 교묘한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클라리스는 미세한 조정들을 거듭하며 함정을 세밀하게 점검했다.

62 [일상 자동진행] (3LCeQFzvLA)

2024-11-16 (파란날) 22:14:48

긴장이 풀리자 아헨은 함교의 통풍시트를 풀가동하고 에어컨 온도를 낮추며 양손으로 얼굴에 손부채질을 한다.
너무도 오랜만에 겪어본 전투의 긴장감은 식은땀 나기에 충분한 상황이었으니.
그리고 들려오는 클라리스의 보고를 듣고 레이더를 한번 돌려본다. 그녀의 말대로 대놓고 어색하게 배치한 호위망의 틈이 보인다.

"오케이 확인했어. 아마도 드론의 머릿수에 밀렸으니 또 습격하진 않겠지만 말이지."
"화이트레이븐 아헨. 사령부다. 응답바람."

클라리스의 말에 대꾸하는순간 통신이 또 들어온다. 드레이크 가문의 본부에서 온 통신이었기에 클라리스도 들을 수 있도록 공유 해놓고 통신이 응답한다.

"여기는 아헨. 오랜만이에요. 아까 내가 보낸 통신때문에 연락한거?"

"그래. 성계 방위군이 너한테 갈 수 없으니 조심하라고 연락한거다. 자넬 호위하는 용병이 있다고 하니 좀 안심이군."

"계내들은 또 반대쪽에 있나보네요. 그러면 아까 호위 필요한건 왜 물거본건지 원."

"테라5 소행성 집중구역 궤도에 초계함이 주둔중이니 위험하면 그곳으로 향하도록."

"네 알았어요. 통신 끝."

많이 긴장이 풀린듯한,어쩌면 지인과 대화하는 듯한 편안한 대화가 끝나고 다시 클라리스를 호출한다.

"뭐... 얘기 들어보니 테라 항성계 방위군은 지금 너무 멀리 있어서 못도와준다네... 제일 가까운 방위군 함선도 48시간 거리에 있다고 하니 내가 믿을건 클라리스 너밖에 없겠어..."

63 [일상 자동진행] (3LCeQFzvLA)

2024-11-16 (파란날) 22:23:30

"어쨌든 항로는 변동없이 테라3 최단거리 루트로 계속 진행할거야. 좀 힘들겠지만 테라5 행성 궤도를 지날때까지는 계속 경계해줘."

해적으로 의심되는 세력이 나타났다고 긴급통신을 주변에 전파할까 생각했지만 성계 방위군과 사령부가 알아서 할거라 믿고 그마둔다.
그러다가 함교 스크린에 에너지 부족 경고가 울리자 그제서야 황급히 전투시스템의 전원을 차단했다.
그래도 이 고물 시스템이 동작을 하는구나 하는 감탄사와 함께.

"어이구 씨... 용병 고용하니까 바로 저런 위협이나 당하고... 별일도 다 있네 진짜..."

혼자 불평하면서 기지개를 편다. 그 잠깐 사이에 몸이 많이 긴장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잠깐의 소동(?)이 지나가고 화이트 레이븐과 이지스 스완은 테라3을 향해 항해를 이어간다.

64 [일상 자동진행] (FTUYlQKVUA)

2024-11-17 (내일 월요일) 17:01:59

적대세력과 대치를 끝낸뒤 약 100시간이 경과했다.
SDF용병단은 아무 일 없이 소행성대를 지나 테라3 근처까지 도착하는데 성공했다.

"아아 드디어 다왔다아아... 흐어어어어"

거나하게 하품을 하고는 통신은 연결한다.

"테라3 스테이션 관제 응답바람. 여기는 드레이크 아헨 화이트레이븐. 입항할테니 도크하나 열어줘."

"관제소다. 항상 쓰던 그 슬롯에 입항바람. 이상."

"어 감사."

"그런데 같이 온 호위함선... 이지스 스완호라고 했나? 그거 너무 커서 도크에 입항 못하니 스테이션 상공에 정박시키기 바람."

"어 그래그래."

대충대충 이야기 하며 테라3 우주스테이션과 대화를 끝낸 아헨이 클라리스를 호출한다.

"어이 클라리스 들었지? 좌표 보내줄테니까 그 자리에 주차하고 소형함선으로 갈아타고 스테이션으로 내려와야돼. 소형함선 없으면 관제소에 말하면 택시 불러주니까 그거 타고 내려와."

65 [일상 자동진행] (FTUYlQKVUA)

2024-11-17 (내일 월요일) 17:18:30

아헨의 화이트레이븐은 그렇게 클라리스와 그녀의 배를 우주에 버려둔채(...)혼자서 테라3 우주스테이션 도크에 입항한다. 할당된 도크는 4번이다.

"기관정지. 고정완료. 항구 전력... 연결... 완료."

도크에 정박후 전기를 끌어쓰기 시작하니 에어컨이 눈에띄게 강하게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얼마나 동력부가 낡았는지를 속으로 욕하면서 휴대전화를 꺼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사령부. 나 입항했는데 왜 아무도 없어요? 대기하는거 아니었던가? ...네. 그러면 나는 여기서 대기? ...응 알았어."

짧은 통과를 끝내고 전화기를 충전기에 올렸다가 다시 꺼내들어 클라리스에게 문자메세지를 발송한다.
그나저나 이걸로 메세지 보내면 클라리스 개인 단말기로 메세지가 갈까? 아니면 이지스스완 자체 통신으로 연결될려나?

[테라3 체류기간 최소 14일 소요예정. 화이트레이븐 대수선 공사 실시함. 지금부터 추후 연락시까지 자유행동 실시바람.]

삑. 메세지 발송 완료.

"자 그럼... 우선 잠이나 자야지..."

함교를 나와 곧장 선장실로 향하는 아헨. 항해기간동안 함교에 마련된 간이침대에서 잠을 잤으니 자기 방에 놓여진 부드러운 침대가 그리울 따름이다.
잠든 사이에 가문에서 파견된 기술진들이나 인부들도 들어올 수 있게 출입문도 미리 잠금해제 해놓고는... 그대로 잠이 들어버리는 아헨이었다.

66 클라리스 (IQPdo3KeyI)

2024-11-17 (내일 월요일) 22:12:47

"입항이 안돼? 아.."

그럼 정비는 함 자체정비로 돌리고. 안 쓰는 장치들 꺼놓고 발전기 돌려서 전력 비축하고.. 이런 촌동네 스테이션!

"이럴 때를 위해서 경량정을 준비해두었죠...여기있네요."

드론 목록을 쭉쭉 뒤로 당긴다. 사놓고 한번도 쓰지 않은 초경량 고속정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육상교통수단이라 치면 1인승 전기차와 비스무리한 무언가였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푸른 나무 구경이나 하도록 할까요?"

67 [일상 자동진행] (HiNT2eY3O.)

2024-11-18 (모두 수고..) 22:48:34

테라3 우주상공에 떠 있는 스테이션. 일명 테라3 우주공항은 테라항성계를 관할하는 수도성이자 엘프들의 고향행성이기도 하다.
테라1,2,4 행성도 테라포밍이 완료되어 엘프들이 상주하고는 있으나, 아직은 자연이 자리잡지 못한 불모지 행성이다.
그러다보니 우주의 희귀한 전략자원인 나무를 키우는건 테라3 행성밖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귀중한 자원인 나무를 심고 키우고 벌목하는 행위는 매우 철저한 계산하에 이루어져 목재의 수량이 줄어드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이 나무를 화물선으로 에리스 행성까지 운반하는것이 아헨의 일족인 드레이크 가문이 맡은 일이다.
나무를 심고 키우는것은 다른 가문의 일이다. 드레이크 가문은 그저 그들이 할당해주는 나무를 베어서 운송할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바로 그 나무를 운반하는 수송선들중 하나인 화이트레이븐호의 선장인 아헨은 테라3 우주스테이션에 있는 테라 항성계 방위군 기지로 호출되어 조사를 받고 있었다.
지난번 테라9 행성궤도 외곽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적대집단, 아헨 주장으로는 해적으로 의심되는 그들에 대한 조사차였다.

68 [일상 자동진행] (HiNT2eY3O.)

2024-11-18 (모두 수고..) 22:57:27

보고서를 들여다보던 중년 외모의 아저씨 엘프가 고개를 들어 아헨에게 질문한다.

"그런데 서류상으로는 용병단 대표로 되어있구만. 호위함은... 항공모함 계열인가. 이 함선 지휘관은 어딨나?"

"아, 그 인간은 자유행동으로 보내놔서 지금 이 스테이션 내부 어딘가에 있을거에요."

"...보통 이런 상황에선 눈치껏 주요 관계자들은 모두 출두하는 법이라네."

"헤헤... 처음 겪는일이라 잘 몰랐네요."

이름은 조사라고 하지만 실상은 사무실 한쪽의 손님용 쇼파에 앉아 인터뷰 하는 느낌이다.

"아무튼 해당 구역엔 방위군과 전투 주력인 가문의 함대는 물론이고 일반 선박도 없는게 확인됐네."

"그러면 그것들 해적 맞아요?"

"미식별 무장집단이었으니 일단 경계대상으로 보도록 하지."

아헨은 해적이랑 미식별 무장집단이 뭐가 다른거냐며 속으로 되뇌인다.

"그러면 다음번 출항할때 에리스까지 에스코트 받을수는 있는거죠?"

"미안하네만 그건 불가능하네. 항성계 밖으로 나가는 새로운 암흑물질 통로를 찾는 일에 대부분 투입되어 있어서 에스코트에 돌릴 함선이 없다네."

".........."

69 [일상 자동진행] (HiNT2eY3O.)

2024-11-18 (모두 수고..) 23:09:23

그렇게 조사를 받고 풀려난(?)아헨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방위군 기지 1층에 입주한 카페에 들어가 시원한 얼음커피를 한잔 주문하여 마시기 시작한다.

"어허 시원타."

과거엔 커피의 원료를 식물을 재배하여 수요를 전부 충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화학적으로 합성시킨게 대부분이다. 식물로 재배한 자연산? 그렇게 질 떨어지는건 취미용으로나 재배할법한 물건이지.

잠시 커피의 맛과 출처를 고찰하던 아헨은 휴대전화를 꺼내들어 수신된 메세지가 있나 확인해본다.
새 메세지가 몇개 와 있으나 중요한건 단 하나였다.

"아니 얘네들은 이것도 못하나? 아이고 이놈들아..."

뭔가를 보고 한탄하더니 곧장 클라리스에게 메세지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화이트레이븐 수리작업에 나도 참여하라는 명령이 와서 같이 어디로 놀러가는건 못하게 될것같음.]

클라리스에게 메세지를 송신한뒤 한숨을 푹 쉬고는 앞머리를 막 쓸어올린다. 갑자기 열이 확 오른다.
힘없는 우리 가문이 죄인들인거지... 갑자기 슬퍼지는 느낌이다.
남은 커피를 그대로 원샷하고는 카페를 나서서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타고 도크를 향해 간다.

70 ◆O.I9UjRZaU (1T9BcxlIXk)

2024-11-19 (FIRE!) 22:10:16

캡틴 현생 직장업무 스케쥴상 목요일(21일)저녁까지 자리 비웁니다.
클라리스는 미안하지만 혼자 놀아줘요.......

71 클라리스 (nSIO1FrZj2)

2024-11-20 (水) 20:21:47

재배한 커피가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도, 굳이굳이 자연산 커피만 찾아먹는 컨셉에 잡아먹힌 광기의 소유자가 있었으니.

"깊은 맛이 나는군요. 코스타리카 코랄 마운틴은 말로만 들었지만, 마침내 여기서 맛보게 되는 날이 오는군요."

"그거 무슨 품종인 커피인지 나도 모릅니다. 콩 봉지에 그냥 커피콩이라고만 쓰여있어서."

"...품종 같은 게 무어가 중요하겠어요. 사람의 손으로 정성스레 키워낸 커피란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지요."

"그냥 자동재배기에 넣고 돌린거라니까요."

스테이션 한켠, 작은 개인 카페에서 기이한 만담을 나누는 클라리스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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