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알렉산드라 "사샤" 노트 Alexandra "Sasha" Nott 나이: 37 성별: 여
외관: https://picrew.me/ja/image_maker/1362836 색 엷은 금발과 회녹색 눈. 일을 시작하기 직전 머리를 묶는 버릇이 있다. 덕분에 머리는 늘상 간신히 묶일 정도의 길이를 유지하고 있다. 키는 5피트 6인치(167cm). 잘 짜인 근육이 탄탄하게 자리잡은, 제법 다부진 체격이나 옷 위로는 그리 티가 나지는 않는다. 아래로 처진 눈매와 가라앉은 눈에는 은근한 피로감이 묻어나나 그리 특별할 일은 아닌 것이, 도시를 거닐면 비슷한 인상의 얼굴을 세 걸음에 하나씩은 마주칠 정도로 흔하고 기억에 남지 않는 낯이므로. 사복을 입고 있으면 삶에 지친 평범한 직장인이구나, 할 정도로 도시의 어느 곳에서나 잘 녹아든다. 다시 말해, 남의 눈에 띄지 않아야 할 직업을 가진 인간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외형이다.
의외라고나 할 점이 있다면, 사복으로는 깔끔한 포멀룩을 즐겨 입는다. 셔츠와 블라우스, 슬랙스와 코트, 굽이 낮은 구두. 본인 왈, "입을 수 있을 때 입어 둬야 한다"고. 그간 살아온 삶을 증명하듯 몸 곳곳에는 크고작은 흉터가 남았으나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탓에 남들에게 보여질 일은 없다.
성격: 겉보기에는 매사 여유롭고 유들거리는 인물. 본디 타고난 성정이 느긋한 편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릴 적에는 앞뒤 안 가리고 덤벼들던 패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몇 년 전부터는 그럴 열기도, 기력도 모두 사그라든 것만 같다. 지쳤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무엇에 지쳤는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부딪히기보다는 유연하게 피해가는 법을 배웠다. 어떤 일이든 대수롭지 않은 듯 여기고 웃어넘기는 성격을 문제삼는 이들도 있으나 본인은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그 뒤에 숨겨진 것은 깊은 무기력이다. 귀찮은 것을 질색하면서도 매번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다니는 것 역시 관성적인 행위일 뿐. 반복되는 은퇴 권유에도 대쪽같이 버티고는 있으나 이제는 버티는 의미조차 희미해지고 말았다. 어느 한 구석에서는, 자신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조차 잃어버린다면 정말로 삶의 방향성이 사라질까 하는 두려움도 자리잡고 있다
기타: 알렉사, 렉사, 렉시, 사샤 등 이름보다는 다양한 애칭으로 불리는 편이다. 본인이 가장 선호하는 애칭은 사샤.
꽤나 오랜 예전부터 지금 현재까지도, 국가의 정보국에 몸을 담은 채 온갖 일을 처리해 왔고 또 처리하고 있다.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정말 어쩌다 보니. 현역 히트맨들 중에서는 최고참에 가까울 정도로 연록 있는 인물이지만 그닥 보람은 없다.
몇 년 전 참여했던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인생의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 중 가장 큰 것 하나는, 맑은 날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일까. 실패 직후 왼쪽 다리에 큰 부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이송되어, 다행히도 큰 후유증 없이 회복하긴 했지만 비가 오거나 날이 궂은 날이면 잊고 살던 통증이 도지는 탓에 매번 진통제를 찾곤 한다.
나이와 부상, 두 요소가 겹치다 보니 이제는 현역에서 은퇴하라는 압박이 넌지시 들어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이제 쓸 만큼 써먹었다 이거니? 매정하긴." 따위의 말로 흘려넘기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딱히 직업에 애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할 줄 아는 유일한 일을 놓아버리고 싶지 않다는 얄팍한 두려움 때문일지도.
종종 담배를 피운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스트레스가 쌓이면 여지없이 담배를 문다.
주로 사용하는 장비는 Mk.13이나 MRAD. 사실 보급받는 대로 쓰는 데 가깝다. 평상시에는 간편하게 글록 19 한 정만을 챙겨 다닌다.
외모 : 162cm의 신장. 다소 말랐지만 운동으로 관리 된 탄탄하고 균형잡힌 몸을 가지고 있다. 전형적인 학생처럼 보브 스타일의 블런트하고 단정한 검은 머리칼이다. 그 아래에는 또래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냉소적인 시선을 가진 검푸른 눈이 자리잡고 있다. 왼쪽 눈썹에는 작은 흉터가 있는데, 보통은 의도적으로 앞머리에 숨겨져 드러나지 않는다. 블레이저 스타일의 색 어두운 교복. 카라에 묶인 빨간 리본이 대조를 이룬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교복이지만 방탄 안감과 여분 탄창을 수납할 수 있도록 개조된 옷이다. 시구레는 극히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때를 제외하고서는 교복을 벗는 일이 거의 없다. 낮에는 학생으로서 리본을 단정히 묶지만, 킬러로서 나설때는 리본을 풀고 총을 든다. 이것은 시구레에게 일종의 의식적인 것이며 때때로 목의 리본을 더듬으며 만지는 습관도 이런 생활 패턴에서 따라 온 것이다.
성격 : 일찍이 그녀에게 세상이란, 강하고 똑똑한 자만이 살아남는 가혹하고 용서없는 곳이었다. 그러한 사실은 시구레에게 기꺼이 암흑가를 걷게하며, 서서히 냉철하고 초연한 킬러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남을 해치는 일을 하고 있다곤해도 불필요한 폭력은 기피하며, 맡은 일에 대한 성실함과 책임을 중시하는 태도를 유지한다. 업무모드의 시구레는 갈등상황에 있어서 무자비할 정도로 효율적으로 움직이며 재빠르게 사고한다. 오히려 사회적인 자리에서 더 주저하고 어색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친밀감에 대해서 굉장히 서투르고 자신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있으며, 명백히 힘에 부치는 상황에서도 도움의 목소리를 내는것을 꺼린다. 이런 상황에 놓여 외로움에 시달리지만 동시에 가까운 관계를 두려워하고 있다.
과거 : 시구레는 일본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매우 격동적인 가정에서 자라났다. 아버지는 전 군사 계약자로, 시구레에게 항상 자신의 몸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며 총기에 대해 소개하고 그것들을 다루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반면 비교적 보수적이었던 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평범히 살아가길 바라며 보다 전통적인 곳으로 밀어붙혔다. 이 이분법은 시구레의 이중적인 면을 형성하는데에 일조했다. 그리고 14살, 의문의 암살자에게 자신의 두 부모가 살해당한다. 비오는 날 밤이었다. 그때의 시간이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남자, 시구레는 그것을 막연한 트라우마로 남기는 대신에 스스로 직접 파해치기로 마음을 먹는다. 복수에로의 갈망, 상실에 의한 원동력. 그것이 시구레를 암흑가라는 수렁으로 이끌고 있었다.
기타 : 낮에는 고등학생으로, 밤에는 프리랜서 암살자로 일하고있다. 완전히 독립적인 자영업이며, 몇몇 '업체'들과 얼굴을 트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학교에서조차도 그저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평범한 클래스 메이트들에게조차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부모를 살해한 킬러는 그녀의 손에 의해 제거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완전한 복수의 달성을 의미하지는 못한다. 시구레는 여전히 부모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으며, 킬러를 사주한 존재들을 쫓으며 암흑가를 방황하고 있다. 허나 그러기를 3년째, 소득은 없다.
취미는 핸드폰으로 탄약값의 변동을 확인하고 새로운 무기 카탈로그를 보는 것. 어머니의 영향의 잔재로 차를 즐기기도 한다. 뉴스를 강박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있고, 무언가를 위해서 자신의 무기들을 자주 청소하고 돌본다. 그러나 이따금씩 평범한 생활을 동경하듯 집안 어딘가에 패션잡지를 숨겨놓고 읽거나, 쇼윈도 앞에 멈춰설 때가 있다. 길고양이들에게 특히나 연약하고, 가끔 그들을 위해 먹이를 남겨둔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고생하며, 그런 밤에는 이유없이 산책에 나서기도 한다.
오랜 고독으로 가끔 무기와 대화하는 괴이한 습관이 생겨났다. 혼자 있을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권총을 "위스퍼" 라고도 이름 부른다. "위스퍼"는 SIG의 P320 XFIVE Legion. 그 외 주로 채용하는 무장으로는 CMMG Banshee, Microtech의 Socom Elite 나이프 정도가 있다. 사격실력, 그중에서도 근접전투에서의 대응이 출중하며 아이키도와 고류검술을 익혔다.
반가우이 끌끌끌... 부족하지만 나도 잘 부탁해. 일부러 맞추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었네. 그렇지만 딱 떨어지는게... 보기 좋겠지. 얼마든지 꼰대짓 해도 된다구. 극혐해하는 시구레를 볼 수 있겠지만. 픽크루의 사샤는 생각보다 마담스타일이네... 사샤주가 의도한 걸까? 아니면 적당히 가져왔을뿐?
어른 느낌 나는 픽크루가 생각보다 많이 없더라고... 부족한 픽크루에 부족한 파츠로 끼워맞추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니까 시구레주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다르다면 마음대로 상상해도 좋아. 그러고 보니 이 두 사람 첫만남은 어떤 상황이었을까. 학생 암살자와 공무원 히트맨이라니 어쩌다 만났을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렇긴하지... 픽크루도 잘 뽑으려면 실력이야. 안 어울린다는 건 아니고, 그냥 사샤주 생각은 어떨지 궁금해서 물어봤어. 시트를 읽고 떠오른 이미지는, 왠지 개가 가장 먼저 떠올랐거든. 코카스파니엘 느낌? 첫 만남은 우연스럽게가 좋아보여. 늦은 심야에, 서로의 표적을 처리하고 갈길을 가다가 마주친거지. 본능적으로 상대에게서 기시감과 위압감을 느끼고 말이야. '동류' 에게서 느끼는 계열의.
코카스파니엘... 뭔가 엄청나게 활동적인 개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전에 코카스파니엘 키우는 집을 가 본 적 있는데 멀쩡한 게 하나도 없어서 놀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찾아보니까 원래 사냥용으로 길러지던 개라고 해서, 이 점에서는 뭔가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동물로 비유하자면 시구레는 확신의 고양이겠네. 경계심 많고 날카롭지만 은근히 사람 좋아하는 길고양이 느낌이랄까. 첫만남이 그런 상황이었다면 사샤는 경계도 경계지만, 의아함도 크게 들 것 같다. 교복까지 입은 걸 보면 아무리 봐도 어린애인데, 왜 이런 일을 하지? 같은. 그러다 며칠 후 낮에, 둘 다 사복을 입고 평범한 사람으로 위장한 상태에서 다시 마주쳐도 재밌겠다.
오호, 코카도 사냥견이었구나. 몰랐네... 내게는 왠지 엄청 도시적인 개라는 이미지가 있거든. 시구레는 고양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조류여도 좋겠다고 생각해. 잘은 모르지만 까마귀 같은 거... 고양이보단 좀 더 위험한 동물을 떠올려보고 싶다. 응, 안 그래도 먼저 그렇게 돌려놔야 낮에 봤을때도 재밌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어. 그리고 시구레말인데, 캐릭터가 캐릭터인지라 말이 조금 쎌 수 있어. 특히 완전 초면일 때는 더 그럴지도. 엄청 거칠다거나 욕쟁이인 것은 아니지만... 이 점 괜찮으려나?
새 사냥을 할 때 풀숲에 모여있는 새들을 날려서 엽총으로 쏘기 편하게 하는 견종이었다는데, 젊을 적 사샤랑은 좀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한창 혈기 넘쳤을 테니까. 시구레가 까마귀라면 어쩐지 천적 비슷한 관계가 되어 버렸네. 고양이보다 좀 더 위험한 동물... 뭐가 있을까. 흑표범?... 그건 신경 안 써도 돼~ 캐릭터성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기도 하고. 상황극판 수위 상한만 안 넘기는 정도라면 괜찮을 것 같네.
그래도 내가 만드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AI 생각보다 어렵더라. 다들 뚝딱뚝딱 만들길래 쉬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 지금 당장은 생각나는 게 없고, 일상 돌리다가 궁금한 점 생기면 물어볼게. 시구레주도 물어볼 거 생기면 언제든 편하게 질문해줘도 된다. 그럼 첫 일상을 돌려 볼까. >>7 상황으로 가면 되겠지? 그으리고 혹시 첫 레스는 부탁해도 될까!
아이고 깜빡 잠드는 바람에 이제 봤네... >>15 너무 마음에 든다. 단발로 설정해 놨는데 저거 보니까 장발도 괜찮을 것 같아서 설정 뜯어고칠까 고민이 되기 시작했어... 오늘까지 좀 바쁠 것 같아서 부탁한 건데 흔쾌히 받아들여 줘서 고마워. 말했다시피 나도 늦을 수 있으니까 시간은 너무 신경쓰지 말고, 여유롭게 가져와 줘도 돼.
버려진 집은 삐걱거리며 소리내고, 목재 기둥은 시간의 무게와 오랜 방치에 저항한다. 밤공기는 부패한 도시의 지독한 악취, 썩어가는 쓰레기가 한 데에 어우러져 톡 쏘는 싸구려 칵테일처럼 짙게 감돌고 있었다. 특별한 것 없는 여느때의 다운타운의 뒷골목 풍경이었다.
"..."
골목 안으로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울리며 깜박이는 가로등 아래에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며 드리워졌다. 길 잃은 고양이 한 마리가 멀리서 울부짖었고, 울음 소리는 도시를 꿰뚫듯이 퍼져나간다. 이런 풍경이 지긋지긋할 정도로 익숙해진 소녀, 시구레는 차가운 눈을 하고 골목의 어둠 속을 해쳐나아갔다. 또 다른 목표를 지명 받았기 때문이었다.
염색한 머리와 마른 체구. 툭 튀어나온 광대. 특이사항은 '은밀하게'.
그래 물론, 그들은 은밀한 것을 좋아하겠지. 다른 세력의 눈에 나지 않으려면 말이다. 그것은 중요한 문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차례로 총구를 마주하게 될 것은 자신들이 될 테니까. 지금 만나러 가는, '빅 J' 처럼 말이야. 이런 일에는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의뢰의 내용을 상기시키며 주머니 속에 있는 '위스퍼'의 그립을 매만졌다. 다른 주머니에는 일 처리를 도와줄 소음기도 있었다. 이것들만 있으면 충분할 것이었다. 이 이상의 준비는 과부한다는 것을 시구레는 다년간의 경험으로 알고있었다. 그보다는 돌아가면 제때 잠들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 내일은 쪽지시험이 있다고 들었으니... 제대로 성적을 내지 못하면 곤란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코너를 돌자, 갑자기 시구레의 섬세한 감각이 날카로워졌다. 건너편에 다른 사람의 인영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 마지막으로 총구에 소음기까지 장착하면, 총기 조립은 끝이 난다. 잘 조립된 총기의 무게는 15파운드 남짓. 그 무게감을 느끼며 총을 들어올리고, 견착, 조준.
스코프 너머에는 갈색 머리를 한 남자의 얼굴이 잡힌다. 아무것도 모르는 듯 얼빠진 얼굴. 이름이, 윌 테일즈라던가. 표적이 된 이유, 그가 죽어야 하는 이유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기억하지 않는다. 그는 지시받은 일을 처리할 뿐이니까. 불필요한 것은 머리에서 지우는 습관을 들인 지 오래되었다. 조준, 호흡을 정리하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어 — 당긴다. 조준경 너머로 붉은빛이 터져나온다. 목표물이 바닥에 쓰러져 미동하지 않고, 주변에 있던 이들이 당황해 몰려들거나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때가 도망치기에는 최적의 시기다. 분해한 총기는 가져온 스포츠백에 잘 챙겨담고, 주변에 남은 흔적도 전부 정리했으니 이제는 미리 봐 둔 경로를 따라 이동할 시간이다.
CCTV 하나 없는 조용한 골목에서는 쓰레기 냄새가 진동했다. 그러나 그보다도 심하게, 스스로에게서 피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혹은 그렇다는 착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에게서 나는 냄새라고는 총을 쥔 손에 배인 금속 냄새나 약간의 기름 냄새, 화약 냄새가 전부임을 스스로 알고 있음에도. '일'을 끝낸 후면 온몸이 핏물에 절여진 듯한 기분을 떨치기가 어려웠다.
"...들어가자."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는 것을 보아하니 오늘은 조금 피곤한 모양이라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 씻고 잠에 들면 그만이라고 세뇌하듯 중얼거리며 발걸음을 재촉하려다 — 그 자리에 멈추었다. 코너 반대편에서 등장한 한 인물 탓이다. 기민한 감각이 인식하기도 전에 빠르게 상대를 훑는다. 검은 머리. 작지는 않지만 가느다란, 미성숙한 것이 분명한 체구. 그리고, ...교복? 이런 곳에?
그렇지만 풍겨나오는 분위기는, 그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냥하는 이들 특유의 살기라고나 할까. 본능이 울리는 경고를 애써 무시하며 상대를 다시 한 번 살폈다. 분명 갓 성인이나 되었을까 싶은 어린애인데. ...요즘 업계는 어린애들도 끌어들이나. 대치도 잠시, 사샤 노트는 한 발짝 물러나 벽 쪽으로 붙어선다. 먼저 지나가라는 듯이. 굳이 여기서 부딪힐 필요는 없겠지. 특히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라면.
>>19 답레 가져왔다! 내일... 아니 자정 넘었으니 오늘이구나. 여튼 이제 바쁜 일은 지났으니까, 답텀도 좀 짧아지지 않을까 싶네. AI가 생각보다 맛잘알이라 놀랐다. 사실 시트 올려 놓고 고민하긴 했는데, 시구레도 단발이고 사샤도 단발이라 속성 좀 겹치지 않나 싶더라고. 진짜 장발로 바꿔 버릴까나...
먼저 움직임을 보인 것은 상대방쪽이었다. 마치 필사적으로 자신을 무해하게 보이려 하듯, 벽쪽으로 물러서는 움직임이었다. 그러자 마주 걸어오던 시구레의 걸음이 그 앞에 우뚝 멈추면서, 시선이 빠르게 변화했다.
"―그만."
그렇지 않아도 날카로운 눈매가 더욱 험악하게 변하며 인상을 팍 찌푸린다. 어느새 눈가엔 조용하고 살벌한 살기로 적셔져 있었고. 그것은 눈 앞의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성'에게로 가감없이 향한다. 그래, 이 어둡고 부패한 골목엔 그 둘 밖에는 있지 않았다. 둘. 교복을 입은 여학생과 스포츠백을 맨 금발의 비즈니스 우먼이라는, 실로 시트콤스러운 인물 구성이었다. 그리고 시구레는 자신의 작업 분야에서 우연이라는 건 유니콘처럼 드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동작 그만."
여학생 역을 맡은 시구레가 재차 확실한 명령조로 말했다. 짧은 말이었지만 경고와 위협의 의미가 다분한 울림이었다. 또래 아이같지 않은 위압감이 그녀에게서 배어져나와 알렉산드라의 발걸음을 얼어붙게 하는 것 같았다. 순식간에 포식자의 위치를 잡은 그녀가 눈 앞의 여성에게 이렇게 묻는다.
>>21 바쁠때는 상판도 해야하고 현생도 돌봐야하고 힘들지... 수고했어. ai 오마카세가 대부분 열받긴 하지만, 맛있을 때도 있지.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만들어보길 잘했네 후후. 나도 사실, 일단은 단발로 올려두긴 했지만 머리길이 겹치지 않으려나 고민했었기 때문에 이해해. 나는 장발도 단발도 좋아하기도 하고, 어차피 이제 막 초입인데다 머리 길이같은건 마음가는대로 해도 좋다고 생각해. 아니면 그냥 시구레를 바꿔버려도 되고. (?)
벽에 붙어선 채, 습관적으로 담배를 찾아 재킷 안주머니를 뒤적거리던 손이 멈칫한다. 동작 그만, 서슬퍼런 여학생 — 확실하지는 않으나 어쨌든 교복을 입은 외관 상으로는 — 의 말 때문만은 아니고, 예상치 못한 반응이 돌아온 탓이다. 쥐었던 담배갑을 내려놓고 대신 팔짱을 끼었다.
“말버릇하고는. 요즘 애들은 다 그러니?“
질문과는 일절 관계없는 대답이 먼저 튀어나간다. 약간의 훈계조 섞인 어조는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여상스럽고 느른하기 그지없다. 후배라는 어린 것들이 심심하면 맞먹으려 드는 통에 최근 입에 버릇처럼 배인 말이었다. 이번 일은 처리했으니 곧 다시 얼굴 마주쳐야 할 텐데 —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하기 짝이 없고. 지금은 그저 집에 빨리 돌아가고 싶은 생각뿐인데 눈 앞의 저 학생은 살기가 등등한 것이 그냥 넘어갈 생각일랑 없어 보인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피로가 밀물 일듯 몰려들어오기 시작한다. 눈을 한 번 길게 감았다 떠도 가라앉지 않는 답답함이다. 결국 아까 내려놓은 담배를 다시 찾아든다. 연초 한 대를 물고, 오일 라이터를 꺼내 불을 당기자 피어오르는 연기가 눈앞을 어지럽혔다.
“길 좁다, 얘야. 안 지나가니?”
담배를 문 채 약간 뭉개진 발음으로, 고개만 살짝 까딱해 소녀가 지나가려던 방향을 가리킨다. 여전히 물은 말과는 일절 연관이 없는 답변이다.
시구레의 눈동자가 위험한 빛으로 반짝였다. 멀리서 길 잃은 고양이가 울부짖었고, 그 소리는 더러운 골목의 벽을 내달리며 울려퍼졌다.
"오, 그럼요. 이 도시의 멋진 어른들에게 배웠죠." "당신같은 사람들 말이야."
여성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소녀 역시 냉소로 일관한 농담으로 대꾸하며 입가에 진득한 미소를 띄웠다. 앳된 외모와는 다르게 믿을 수 없을 만큼 독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 그 순간까지도 시구레의 블레이저 주머니에는 손이 넣어져 있었는데, 그것은 킬러들의 세계에서, '언제든지 '발포 가능'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둘 만이 서있는 이 골목은 마치 그들을 둘러싸고 더 좁혀지는 듯 했고, 고조되는 긴장과 함께 그림자도 더욱 깊어졌다. 그런 그때, 그녀가 갑자기 웃음기를 단번에 싹 지우고서는 대뜸 묻기 시작했다.
비꼬는 투가 역력한 말에는 저 역시 비꼼으로 답한다. 쓸데없는 일로 머리 쓰기도 귀찮아진 요즘에는 그닥 선호하는 대화 방식은 아니었으나, 저쪽에서는 이 지지부진한 농담 따먹기를 끝낼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 맞춰 주는 수밖에.
부연 담배연기 사이로 블레이저 주머니에 찔러넣은 손을 바라본다. 보통 학생이 아닐 거라고는 이미 짐작했고, 그러면 저 안에 들어 있는 건 최소 날붙이 최대로는 총기류겠지. 그 중 가장 가능성 있는 건 권총이리라. 요즘 애들은 총도 가지고 다니나? 빠르긴, 따위 시덥잖은 생각으로 긴장을 풀며 코트로 가려진, 허리 뒷쪽의 홀스터에서 글록을 뽑아드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를 계산한다.
"남한테 이름 묻기 전에 자기소개부터 하라고는, 학교에서 안 가르쳐 주니?"
뭘 배우고 다니는지 몰라. 괜히 과장스럽게 혀를 끌끌 차며 답변을 고민한다. 민간인 — 은 아니겠지만, 어쨌거나 '직장'과 관련이 없는 인물에게 이름을 알려줘도, ...되나? 생각이 귀찮아진 통에 눈을 한 번 굴리고 성의없는 대답을 뱉는다.
시구레가 여성― 당신의 이름을 되뇌이며 말한다. 그것은 물음이라기보다는 홀로하는 중얼거림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내는 우두커니 선 채로 잠시 눈 앞의 사샤를 바라보았다. 면밀히 훑는 것을 숨길 생각이 없는 시선. 특유의 날카롭고 매서운 눈으로 그녀를 자신의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 같았다.
"그럼 난 '제인 도' 라고 부르면 되겠네."
그렇지만 당신과 달리, 그녀는 순순히 자신의 이름을 댈 생각 같은건 없는 것이겠지. 사샤의 물음을 가볍게 흘리듯, 그런 식으로 응수한 시구레의 시선이 잠시 골목 안으로 향했다. 골목 안은 더욱 깊어진 그림자로 가득했고, 점멸하는 가로등 주위에 벌레들만이 춤추듯 날고 있었다.
"그래요, 사샤. 하는 말을 보니 이 동네를 잘 모르는 건 알겠네요. 여긴 총 맞기 딱 좋은 골목인데."
제인 도. 이름을 숨기겠다는 명백한 의사에 픽 웃음을 흘린다. 어차피 본명을 받아내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이름을 알든 모르든 호칭은 얘야, 꼬마야, 꼬맹아 따위에서 벗어나지 않을 텐데 뭐하러. 그러니 본인도 풀네임은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고.
사샤, 라고나 해 봤자 고작 애칭에 불과하고 이걸로 본명을 유추하기란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그마저도 제법 흔한 이름이다. 얼굴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것은 저쪽도 마찬가지고, 오히려 저 맹랑한 꼬마는 교복을 입고 있으니 어느 학교 교복인지만 확인하면 이름을 알아낼 수는 있겠거니 싶다. 알아내서 뭘 어쩌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서도.
"어머, 그래? 안 그래도 저쪽에 사람 하나 죽어 나자빠진 걸 보긴 했는데, 이 동네는 원래 그런가 했지."
농담처럼 들리는 말이지만, 비꼬는 기색은 구태여 숨기지 않았다. 저 학생은 모르겠지만 물론 방금 전 자신이 머리를 터뜨린 그 남성의 이야기다. 자리를 뜬 지 얼마 안 되었으니 지금쯤 길바닥에서 싸늘히 식어가고 있을, 불쌍한 윌 테일즈.
"자살희망자라고 하면, 안내라도 시켜 줄 생각이니?"
아니면, 주머니에 그 총으로 머리라도 날려 주려고? 아서라, 얘야. 장담하건대 분명 좋은 꼴은 못 볼걸.
>>31 부드러운 것보단 독한 걸 좋아하는데, 그 중에 가장 구하기 편한 거라서 제일 자주 피운다는 설정이 있다. 말보로 특유의 향을 마음에 들어하기도 하고. 시구레 시트 다시 읽다가 생각난 게 있어. 시구레는 어떤 스타일의 옷 좋아하려나? 패션잡지 읽는다는 거 보니까 갑자기 궁금해지네.
>>33 흐음흐음, 과연. 사샤도 말보로의 단단한... 매니아층 중 하나였군. 시구레는 우선, 옷에 대해선 들여다보기만 했지 자신이 입어본 적은 없기도 하고. 현재는 막연히 동경하고 있을 뿐인 느낌이려나. 옷 뿐만이 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에 대한... 그런 생각인거지. 하지만 그런건 자신한테 과분하다고 생각하니까, 몇 번 상상의 나래만 펼치는 정도. 그래서 좋아한다- 라고 하면 이 부분은 명확하진 않지만... 입어보고 싶은 옷은 있는 정도. 남에겐 말 못 할 비밀 중 하나지. 답레는 내일 주겠어... 너무 피곤타아.
>>34 으흠. 입어보고 싶은 옷이라면 어떤 스타일일지 궁금하다. 교복 이외의 다른 옷 입은 시구레가 보고 싶기도 하고... 언젠간 시구레랑 사샤가 평범하게 쇼핑도 다니고 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네. 지금 돌리는 일상 분위기가 심히 살벌한 고로 한참 나중의 일이 될 것 같긴 하지만. 답레는 편할 때 줘도 돼. 간단하게 썰만 풀고 하는 것도 꽤 좋아해서 말이지. 어제 비가 쏟아지더니 갑자기 날이 추워졌는데 시구레주도 건강 조심해. 난 이미 감기에 걸려서 늦었어...
웃음을 흘리는 당신과 다르게, '제인'은... 굳은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전혀 재밌는 농담같지 않은 어투다. 차갑고 푸른 눈은 그런 사샤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면밀히 쫓았다. 그럼과 동시에, 머릿속에서는 잠시 한쪽으로 치워두었던 것을 생각해냈다.
'빅 J'. 그 왜소한 남자― 이름과 닮은 것은 비대한 허영과 자만 뿐이었다. 이제 그를 마주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제인'은 생각했다. 이내 '제인'은 발걸음을 때었고, 천천히 걸음을 옮겨 앞으로 나아갔다. 그와 동시에 당신도 느낄 수 있었을지. 가볍고 우아한, 포식자의 압박적인 발걸음. 사샤의 앞을 지나고 있는 것은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대신 이 바닥 주민으로서 충고 하나만 하죠."
그리고 좀 더 나아간 '제인'이 무언가 잊은듯이 말하곤 멈춰선다. 이윽고 고개만을 돌렸고 어깨 너머로 등 뒤의 당신을 바라본다. 이타적인 충고를 건네려는 사람치고서는 퍽 냉혹한 시선이 향했다.
"―그 가방, 하나도 안 어울려."
우연이라는 것은 정직한 정치인이라는 것만큼 희귀하다고 믿는다. 이 골목에서 사람이 나자빠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 하나는 기이하게도, 전혀 들어오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 골목에 세련된 여자가 스포츠백을 매고 갑작스럽게 나타났을 때이다.
>>35 요즘 날씨가 엄청 추워지긴 했지. 비도 계속 오고 이제 전기장판 없으면 못 자겠어... 손발도 조금 으슬으슬. 환절기니까, 나도 조심하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이미 걸렸다면... 음, 몸을 따뜻하게 하고 푹 자자. 그리고 시구레는... 요즘은 소위 지뢰계라고 하는 스타일에 관심있지 않을까. 프릴 잔뜩 들어간 건 말고, 소프트 지뢰처럼 루즈한 프린팅 셔츠로 이모스럽게 꾸민다거나... 하는 상상을 하면서 소파에 누워 잠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평범한 애들처럼 쇼핑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 같고. 그러니 함께 쇼핑에 가게 되는 날이 얼마나 빨리 올지는... 사샤에게 달려있지 않을까? 후후.
체감상으로는 십여 분은 족히 지난 것만 같은, 찰나의 대치도 이제는 끝이 나는 분위기다. '제인 도'는 미끄러지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제 앞을 지나 골목길을 나아간다. 처음부터 이랬으면 얼마나 좋아? 속으로만 빈정거리며 거의 타들어간 담배의 마지막 한 모금을 쭉 빨아들인다.
이만 떠나가나 싶던 꼬마는 이윽고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뒤를 돌아본다. 가방, 안 어울릴 만도 하지. 막 퇴근하는 직장인 같은 복장에 큼직한 스포츠백이라니. 그렇다고 총만 들고 다닐 수는 없는 데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남에게 관심이 없으니 이 정도는 봐줄 만한 범주에 들겠지만 ― 지금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 위화감이 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렇지만 15파운드에 육박하는 저격소총을 눈에 안 띄게 할 방법이 별달리 또 있겠는가? 하여 어깨 한 번 으쓱하고는, 다시 제 갈 길 걸어가는 교복 입은 뒷모습에 대고 한 마디를 남긴다.
"너도. 이 바닥에서 교복, 별로 안 어울려."
남은 꽁초는 담벼락에 대충 비벼 끄고, 자신 역시 반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편의 여학생과는 달리 걷는 걸음마다 피로가 뚝뚝 떨어지는 듯한, 느릿한 걸음걸이. 막 야근을 끝내고 귀가하는 회사원의 모습을 가장하며 사샤 노트는 네온사인과 사람들이 북적이는 밤거리로 섞여들었다. 재미있는 꼬마였지, 어린애치고는 쓸만해 보이던데― 생각하며.
>>37 아직 10월인데 날씨가 이게 맞나 모르겠어... 어제 실수로 창문 열고 잤더니 그만. 오늘은 진짜로 자기 전에 전기장판이랑 두꺼운 이불 꺼내야겠다.시구레는 바람직한 (예비) 이모키드구나. 평범하게 가방에 쿠로미 키링 같은 거 달고 다니는 시구레 상상했더니 행복해졌다! 언젠가는 시구레 데리고 쇼핑 나갈 수 있도록 사샤(와 사샤주)가 열심히 노력해 볼게. 응응... 일단 첫 번째 상황은 슬슬 마무리되는 분위기인데, 이걸 막레로 하면 될까? 아니면 시간 좀 건너뛰었다 치고 바로 다음에 마주치는 이벤트로 넘어가도 좋고. 시구레주 편한 대로 해 주면 될 것 같아~
>>39 이런 날씨에 창문 열고 자다니 대단하다고 해야하나... 나는 창문 꽁꽁 봉인하고 커튼까지 쳐도 냉기 올라와서 너무 춥던데. 꼭 이불이랑 장판 꺼내고 자자. 이모키드랄지, 찐 이모키드라기엔 그저 패션일 뿐이겠지만 말이야 후후. 실제로 멘헤라같은 캐릭터도 아니고. 사샤주 생각하기에 괜찮은 스타일 있으면 추천해줘도 좋아. 그리고 상황은 이대로 넘어가도 될 것... 같지만 일단 한 번 끊고 쉬었다 가자. 상의해두고 싶은 것도 있고. 첫일상 간단히 돌려봤는데 어때? 괜찮은 느낌?
>>40 환기한다고 창문 열었다가 그대로 잠들었어... 덕분에 강제 미라클모닝 했으니 이게 럭키비키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 전기장판 꺼냈는데 따듯하니 좋긴 하다. 사실 나도 패션은 잘 모르는 편이라. 심심하면 핀터레스트 보는데 시구레한테 어울릴 만한 거 있으면 가져와야겠네. 그럼 잠깐 쉬었다 가는 걸로. 난 이대로 괜찮은 느낌인데, 조율할 게 있다면 지금 해 놓고 가자.
>>41 (감기에 걸려버렸는데 럭키비키 맞나...) 전기장판도 꺼냈으니, 앞으로는 꼭 따뜻하게 하고 자도록. 조율이라고 할지 그냥 간단한 이야기. 앞으로 사샤랑 시구레로 어떻게 이야기를 해나가야 할까 생각해봤는데, 시구레의 아빠인 터너 설정을 쓰면 어떨까 싶어서. 원래는 사샤랑 같은 일을 하고 있었던 가까운 선배- 라고 생각도 했었는데, 적어도 50은 되었을테니 아무래도 나이차가 있어서 그건 무리려나 싶기도 하고... 억지로 쓰려면 쓸 순 있겠다 싶긴한데. 아니면 사샤의 교관이었다든가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은 해. 아무튼 사샤랑 뭔가 엮으면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 시구레는 어쨌든 복수를 마치는게 지금은 가장 중요한 목표이니까. 그걸 중심으로 풀어가보려고 해.
>>42 음음. 괜찮을 것 같다. 동료라기엔 확실히 나이 차이가 크고... 교관이라거나, 아니면 사샤가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만나서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 어른이라거나? 어쨌거나 사샤 입장에서도 나름 친근하게 생각하던 사람이었던 걸로. 어느날 죽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그 정황은 모르고 있다가, 시구레가 그 딸인 걸 알게 되고 사건의 전말도 알고 나서 시구레의 복수에 도움을 주는 스토리로 가면 어떨까 싶네. 사샤는 지금 인생의 목적이라던가 열의 같은 걸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니까, '복수를 돕는다'는 새로운 목표가 설정되면 좀 활력을 되찾지 않으려나 싶기도 하고.
>>43 응, 그렇게 하려고. 사실 첫 일상을 보고, 완전히 면식이 없는 상태에서 친해지는 건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생각해서... 말하자면 사샤에게 보정을 조금 주는거지. 그 편이 훨씬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 것도 좋네. 완전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건 조금 힘들테니... 사샤가 블랙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도와준 멘토같은 인물이라거나. 사샤에게는 아직까지 인상깊은 인물로 남았으면 좋겠다. 사실 사샤는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이니까, 엘리트같은 코스를 밟지 않았으려나 생각하고있는데... 이 설정은 사샤주 재량. 마음에 든다면, 시구레의 아빠인 터너의 인물상에 대해서도 조금 생각해봐야겠네.
>>44 하긴 나도 첫 일상 돌리면서 어떻게 친해지나 고민 중이었으니까... 빨리 가까워져야 돌릴 수 있는 일상 상황이 많아지기도 하겠고. 사샤 배경설정은 시구레주가 상상하는 거랑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은데, 엘리트 코스를 밟긴 했지만 오히려 너무 탄탄대로만 밟으며 살아오다 보니 오히려 음지 쪽과는 연관이 없었다는 느낌으로. 정부 기관과 연관되더라도 평범하게 군인이나 이런 쪽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터너와 만나면서 영향을 받고 블랙으로 일을 시작하는 데도 도움을 받았다... 뭐 이런 백그라운드가 생각난다. 말하자면 멘토가 맞긴 하겠네. 이 정도 친밀감은 있어야 시구레의 복수를 돕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할 거고. 터너 씨가 어떤 캐릭터로 잡히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하겠지만, 일단 내가 생각하는 큰 틀은 저런 느낌?
>>45 터너 아저씨는 현역시절... 그러니까, 사샤랑 같이 일하고 있을 때의 시절엔 이미 베테랑 중에서도 베테랑이었고, 전형적인 애국하는 군인의 이미지상. 매사가 유쾌하고, 껄렁껄렁거리면서도 작전에 투입되면 눈빛부터가 변하는 사람.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적을 짓밟는지 잘 알고 있는 의지되는 강인하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마찬가지로 블랙 요원이었고, 이후에는 사설 보안 업체... 즉, PMC에 고용되기도 했다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자 연줄을 통해 무기 유통업도 손대어 본 사람. 시구레의 차가운 태도는 후천적인 것이지만, 종종 튀어나오는 냉소적인 '유머'는 이 터너 아저씨에게서 물려받았다고 할 수 있겠지. 사샤에게도 아마 알게모르게 영향을 준 게... 있으려나 모르겠네. 이런 적당한 인물이니까, 아마 사샤말고도 두루두루 좋은 인상을 심었을 것 같아. 그 중에서도 특히 사샤는 도움을 많이 받은 케이스일 것이고. 한 편으로는, 사샤의 주변 인물중에 가장 빠르게 곁을 떠난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
>>46 과거이력이 화려한 아저씨였구나. 그런 성격이라면 사샤의 현재 성격과도 좀 비슷한 점이 있을 것 같은데. 가까운 사이였다 보니 자연스럽게 닮았을 수도 있고, 의식적으로 그 행동을 흉내내는 중일 수도 있고... 터너 씨 부부가 죽지 않았더라면 시구레가 어떤 성격이 됐을지 궁금해지긴 한다. 터너 아저씨가 죽은 게 현재 시점에서 3년 전이니까, 대충 사샤의 부상이 비슷한 시기였다고 한다면(정해진 설정 없었음)... 터너 씨가 죽을 때 사샤는 임무 중이라 외국 내지는 먼 곳에 나가 있었고 그 다음에도 수술이니 재활이니 정신이 없었던 탓에 부고를 늦게 들은 걸로. 멘토 격이었던 사람의 장례식에도 참석을 못 한 데다가, 죽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으니 나름 부채감 같은 걸 안고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러고 보니 터너 씨 부부의 사인은 대외적으로 공개되어 있을까? 전직 블랙요원이었으니 대외적으로는 적당히 포장되어 알려졌을 것 같기도 하고.
>>47 부상당한 시기와 겹쳐서 부채감이라... 좋다. 맛있는 설정이야. 의식적으로 흉내를 낸다는 것도, 굉장히 좋은 요소. 사인은 의문의 괴한에 의한 습격으로 총상을 입고 사망. 틀린 말은 아니지. 하지만 그게 암흑가의 킬러라는 것은 알려져 있지 않았어. 정확한 내막도 조사되지 않았지. 그리고... 잡히지 않을 것이고. 그러나 그것이 반대로 시구레에게 암흑가의 존재를 알리게 된 사건이기도 했어.
>>48 자기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어른스러운' 사람이 터너 아저씨였어서 본인이 의도했든 안 했든 그 모습을 따라하고 있다던가... 뭐 이런 느낌. 그럼 사샤한테도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겠네. 소속이 소속이니 조금만 파헤치면 알아낼 수는 있었겠지만, 그 부채감 때문에 부러 관심을 두지 않았다던가? 나중에 알면 좀 충격받긴 하겠네. 어쨌거나 친해지기만 하면 시구레의 조력자가 될 것은 확실하니까 어떻게든 친하게 만들기만... 하면...(흐린눈)
>>50 그렇다면 사샤가 모르는 데도 어느 정도 개연성이 생기겠네. 좋다! 그럼 이런 느낌으로 배경 설정도 조금 정리해 둬야겠네. 친해지는 게 어렵다기보다는 이 설정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밝히면 좋을까~ 를 고민 중이었는데, 그냥 일상 돌리다 보면 감이 잡히지 않으려나 싶기도 하고...
>>53 사실 대단한건 아니지만... 다음 상황에선 사샤가 시구레의 뒤를 밟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시구레는 사실 그런 사샤를 유도하는 것이었고... 그런 느낌으로 시작된다고 할까? 그러면서 천천히 시구레의 정체랑, 사샤는 묻어두었던 기억을 천천히 꺼내게 되는 거지. 이런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생각해서 말이야. 사샤주가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54 음음. 괜찮은 흐름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사샤 성격상 자발적으로 시구레를 쫓지는 않을 것 같아서 말야. 흥미로워하긴 하겠지만 직접적으로 뒤를 밟을 정도의 의욕은 없다고나 할까. 그래서 몇 가지 원인을 좀 추가하면 좋을 것 같은데, 시구레주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네. 당장 생각나는 건... 저번에 시구레가 처리한 빅 J가 사실 정부에서도 주시하는 인물이었다거나? 그런 요주의 인물이 하루아침에 죽은 채 발견되었으니 그 배후를 조사하기 시작하는 거지. 그러려면 자연스럽게 빅 J를 죽인 히트맨도 알아내야 할 텐데, 이 임무가 사샤에게 배정되는 거야. 사샤는 사망 시각과 장소를 보고 느껴지는 기시감과 직감을 따라 그날 골목에서 마주친 여학생을 쫓기 시작하고, 시구레와 마주치게 된다~ 같은 이야기인데. 어떻게 생각해?
>>55 좋은 생각이야. 라고할지, 사실 더 자세하게 말해두는게 좋을까 생각은 했는데... 물론 사샤쪽에서 자발적으로 쫓는것은 아니고. '다음 날 사람이 죽었다. 그 골목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서―' 라는 느낌으로 시작하려고 했었어. 아침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형태로 말이지. 사샤는 그것을 기억만 해두고... 몇 일이 또 지나서 카페에 홀로 앉아있는 시구레를 우연히 보게 된 거지. 그리고 그날의 기억을 쫓듯, 무심코 시구레의 뒤를 미행하게 된다... 라는 흐름이려나. 내가 생각했던 것은. 물론 사샤주가 말해준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 빅 J는 사실 정부에서 파견한 이중스파이였다던가. 이 경우 좀 더 복잡한 이야기 흐름이 되겠지만 말이야.
>>56 아아이고 오늘 진짜 하루종일 바빴다... 상판을 이제서야 들어오네. 사실 그런 상황이라고 해도 사샤의 반응은 o O ( 저번에 본 꼬마네 ) o O ( 커피 마시고 싶다... ) 정도일 것 같단 말이지. 시구레가 먼저 액션을 취하지 않는 이상은... 시구레 쪽에서도 사샤를 인식하고 뭔가 도발을 한다던가 하면 캐붕이려나 모르겠네. 시구레주는 어느 쪽 흐름이 더 나을 것 같아?
늦어서 미안하다. 우선... 하루동안 생각해봤는데 상황극을 더 이어가기 어려울 것 같다. 사샤를 상대로 시구레가 어떻게 행동을 취할지, 어떻게 상황을 이끌어가야 이상적일지 고민해봤지만, 적절한 답이 떠오르지 않아서 말이야. 사샤주 잘못은 아니고, 그냥 순전 내 역량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다려줬을텐데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