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선배가 출동했던 쪽엔 유니온 분신이 나타났다는데 유니온의 이상한 막도 버젓이 있었다는데 그걸 보고만 있지 않았다면 무슨 일을 겪었을지? 물을 엄두가 안 나 무심한 척 넘겼으나 조마조마했다. 몸을 안 다친 게 천만다행인데 마음은 어떨지 모르겠어서. 마음이 무너지는 건 선배한테 치명적이니까.
불안과 이기심의 뒤죽박죽으로 꺼낸, 무사해 달란 말. 거기에 돌아온 답은 밝고 단단했다. 고갤 들어 보니 선배가 웃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선배는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미래를 손에 넣...
" !!!!!! "
화들짝 물러섰다. 탄력 있고 뜨거운 감촉이 손을 맴돌았다. 다른 손으로 감싼 채 가슴팍에 끌어당겨도 미친 듯한 두근거림만 느껴졌다. 찬 바람이 계속 닿는데도 더운 느낌이었다. 머릿속이 곤죽처럼 익어 버리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자극적인(???) 스킨십은 반칙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CCTV 개발팀장, 아니, 이젠 CCTV 개발을 접은, 자동차 검사용 장비 개발팀장이 와서 놀랐다. 톡으로긴 하지만 대피해야 한다고 알렸는데, 장비 개발을 계속하고 있었을 줄이야;;;;; 벙쪄서 물었더니, 요즘 뒤숭숭한 뉴스가 많이 나긴 하지만, 진짜 난리가 났다면 모를까 소문만으로 냉큼 피난을 떠날 순 없단다. 얼마나 피해 있어야 하는지 기약도 없고, 일자리 잃어서 곤란해질지도 모른다며. 돈 없으면 재난 피하기도 빡세지는구나. (유니온과 박형오는 인첨공 사람들을 싹 다 죽일 작정이니 돈이 많고 적고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재난이 닥치면 힘 없는 사람들부터 고달파진다는 게 확 실감났다. 유니온과 박형오가 빨리 무력화돼서 이 수박 같은 상황 좀 끝났으면!!
어쨌거나 개발팀장은 데이터나 모아야겠다면서 내 머리에다 헬멧처럼 생긴 기계를 씌우더니 근방의 주차장마다 들렀다. 거기 있는 차들을 다 사이코메트리 해 보기 위해서라나? 맙소사;;;;; 한순간 개발팀장이 피난 안 간 게 나한테 재난 상황 아닌가 싶어졌다. 근데 어쩌겠어? 하라면 해야지. 대신 나도 능력 개발차 하는 거니 평소보다 오래 걸려도 양해해 달랬다. 아직 자료 없이는 자동차 검사 못 하거니와 연산식으로 사이코메트리 시전할 작정이었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말은 예언 이상의 예언이 되어 버려서 한동안은 철강, 고무 따위의 원산지, 도색용 페인트 생산 공장의 위치, 자동차 생산 과정 같은 엉뚱한 정보만 주구장창 나왔다. 그래도 한 번 성공한 뒤론 단순 반복이라 그럭저럭 해냈으니, 이건 식 적어 놓든지 해야겠다.
>>786 인첨공에서 제일 대접 잘 받던 연구원의 노트북이니 중고라도 성능은 짱짱하겠죠, 뭐 ㅎㅎㅎ situplay>1597053153>325의 연구실 자폭시스템을 가동시키면 오지덕 박사의 지하 연구소가 지금도 터지나 궁금해지긴 하네요 (메타 서연 : ...님 그 짓거리 하면 나 테러범 됨;;;;)
새벽 다섯 시. 좀 많이 일찍 일어났긴 했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이었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잠들고, 약간의 찌뿌드드한 기분과 함께 눈을 뜨는. 그런데 오늘은 왠지 머릿속이 멍했다. 꿈 때문일까? 어젯밤 꾼 꿈은 그냥 드라마틱한 개꿈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했고, 또... ...에휴, 일어나자. 아침 먹어야지. 그놈의 종말까지 닷새인가 남았지만, 학교는 가야 하니까. 상기의 이유로 공장엔 휴가를 내고, 급식소는 일주일간 휴식기를 가지기로 하고 냉동식품으로 돌리는 중이지만, 벌써 공장과 급식소가 그립다. 거긴 정말로 내가 필요한 곳인데. 꿈의 여파로 울적한 기분이 더 울적해졌다. 그래도 이런 생각도 든다. 어쩌면 내가 저지먼트에 있을 이유를 못 찾는 본질적인 이유는, 내가 저지먼트에서 느끼는 보람이 현저히 적기 때문이라는. 그래도 철형이랑 서형이 있어서 다행이지. 보람은 솔직히 없어도 형들이랑 어울릴 수 있어서 얻는 즐거움은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식당으로 가려니, 오맨들의 연구소에서 구해온 애들 중 대장 격인 아이, 푸름이가 먼저 와 있었다. 일찍 일어났네.
"푸름아, 좋은 아침~." "안녕하세요, 새봄 엉가."
약간의 경계심은 남아있지만, 제법 살가워진 투로 인사하던 푸름이는, 나를 보고 눈이 동그래지더니 머뭇거리다 물었다."...엉가 울었어요?"...이크, 세수는 제대로 했는데 얼굴이 아직 빨간가보다. 그랬다. 어젯밤의 쓸데없이 스펙타클하고 생생했던, 어쩌면 다른 시간선의 내 삶이었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던 그 꿈을 꾸면서 울기도 했고, 깨어나서도 좀 눈물이 났다. 슬픈 일도 있었지만, 슬퍼서는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달콤한 꿈이어서. 달콤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
"아하하, 조금. 꿈을 좀 하드코어하게 꿨거든. 푸름이는 잘 잤어? 잠자리는 좀 편해?" "네, 잘 잤어요. 다른 애들도 편하게 잤구요." "히히, 다행이다. 괜찮으면 같이 밥 먹을래?" "좋아요"
" ...새봄 엉가." "응?"
식사를 마칠 때쯤, 푸름이가 나지막이 부르는 소리에, 난 남은 밥알을 긁어 입에 넣으며 고개를 들었다. 푸름이의 표정은 차분했지만, 사뭇 진지해 보이기도 했다.
"저희, 삼시세끼 잘 먹고, 잘 씻고, 밖에 나가서 운동도 하고, 밤에는 잘 잤어요."
푸름이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 것 같아서 괜히 긴장됐다. 지난번 이야기의 연장선이구나. 그날 이후로, 깊이 생각해 봤다. 내가 자선활동에 뜻을 두게 된 이유에 대해서. 솔직히, 그럴싸한 대답은 준비를 못 했다. 지금도 애들을 향한 마음이 알량한 동정심은 아닌지 고민하고 있으니까.
"그래, 약속은 지켜야지. 그 뒤로 엉가도 생각 많이 해봤거든." "일단 엉가의 꿈은, 보육원을 세우는 것만은 아냐. 물론 푸름이 같은 친구들을 위한 보육원을 세우는 것도 꿈 중 하나인데, 엉가가 운영하는 급식소도, 실은 엉가 꿈 중 하나였어." "그래서 엉가 꿈이 뭔지부터 말해보자면, 크든 작게든 인첨공을 조금이나마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데 손을 보태는 거야."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던 푸름이가 물었다.
"그게 왜 꿈이에요?"
"이야기하자면 조금 길어지는데... 음, 엉가한테 아주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죽었어. 커리큘럼을 받다가." "그 일 때문에도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엉가는 이 인첨공이란 곳이 아주 싫었어. 지금도 좋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친구를 잃고 나서, 엉가는 이 도시에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다시는 소중한 사람을 만들지 않을 거라고도 생각했었어." "그런데, 엉가 생각과는 다르게, 잘 안 보이는 곳에서 이 도시가 조금씩 변하고 있더라구. 커리큘럼도, 언제까지고 훈련생들을 지지고 볶고 못살게 굴기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머리를 열지 않고 뇌수술하는 장치가 개발되거나 하는 등, 조금씩 변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 ...그리고 또 살다 보니, 소중한 사람도 또 생겼고."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게 됐어. 내가 이곳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곳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살아갈 수밖에 없다면, 내 힘으로 이곳을 조금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푸름이들을 돕고 싶은 것도, 비슷한 이유야. 너희랑 만나게 됐으니까, 내가 너희를 도울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데까지 돕고 싶고, 너희들이 무사히 어른이 되면, 엉가의 꿈에 좀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더라." "솔직히, 동정심이 아니냐고 물으면 부정은 못 하겠지만, 엉가 마음은 그래. 너희가 잘 크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서 돕는 거라고 하면 좀 더 간단하려나?"
말을 맺고 나서도, 푸름이는 한참 침묵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듯하기도 하고,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기도 한 얼굴로. 그렇게 어색한 침묵이 흐른 끝에, 식탁에 내려앉았던 푸름이의 시선이, 도로 나를 향했다.
"엉가 이상하네요." "아하하..." "그래도, 알겠어요. 우리를 그냥 도와주는 건 아닌 거죠?" "아무래도 착한 사람 되라고 도와주는 편이지?" "알겠어요."
대화는 그렇게 애매하다면 애매하게 끝났다. 그렇지만, 푸름이의 분위기기 조금은 유해진 기분도 들었다. 기분 탓일 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