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줘서 정말로 고마워! ㅋㅋㅋㅋ 세나는 아무래도 살짝 장난끼가 있는 그런 성격으로 만든 애이긴 한데.. 호기심도 많고! 거기다가 해인이는 중학교 시절때 정말 많이 챙겨줬고, 나름 알고 지낸 사이라서 그런지 그런 전개가 되긴 했는데.. 어떻게 보면 그게 플러스 요인이 된 셈이네!
세나가 별다른 저항 없이 끌려오자 해인은 조금 편안한 기분을 느끼며 관람차의 바깥을 바라보았다. 관람차라는 이름 답게 관람차의 윗부분은 전부 바깥을 볼 수 있게 되어있어 놀이공원의 전부가 보이는 것이 밤에 오면 더욱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글쎄. 서로가 마음에 든다면 그러하지 않을까? "
다른 참가자들 중에서는 해인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서로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굳이 캐묻지는 않았다. 어차피 방송으로 다 나오니까 그 이전에 이야기를 듣는건 재미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만 가끔씩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밀회를 즐겼다는 소문이 돌긴 했기에 아예 없는 행위라고 단정 짓기엔 어려웠다.
" 2주 밖에 안되는게 아쉬워서. "
세나가 본인의 마이크를 떼어내고선 자신의 것까지 떼어내는 것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던 해인은 세나가 자신을 살짝 끌어안으며 기대는 것을 보고선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주다가 이내 세나를 끌어안아주며 말했다.
" 당연하지. "
자신도 그게 좋았으니까 굳이 거절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잠시 세나를 만끽하던 해인은 손을 세나의 얼굴로 가져와서 볼을 살짝 어루만져주려했다. 이미 마이크도 떼어버린 상태라서 목소리도 들어가지 않을텐데 그런 것은 상관 없이 이번에도 속삭이는 목소리로 해인은 말했다.
다른 이들도 그럴 수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굳이 이 행동을 자신이 찝찝하게 여길 필요가 없고, 여겨야 할 이유도 없었다. 아니. 사실 방송을 보니까 다른 조는 더한 것도 하는 것 같던데... 그럼 자신이 묘하게 느끼는 이 찝찝함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둘만의 공간을 제안하기도 했고, 둘만의 공간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지도 않았지만 마음 속 한구석엔 아무래도 이것저것 떠오르는 것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반칙이 아닐까하는... 하지만, 해인의 말에 그녀는 온전히 그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 자신만 이렇게 신경쓰는 거, 조금 바보 같았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도를 넘는 짓을 할 생각은 없었다. 자신은 이 프로그램을 부숴버리고 싶진 않았으니까. 오히려 조금 더 즐기고 싶었으니까. 결과가 어떻게 되건... 이렇게 출연하는 것 자체가 언젠가 자신에게 플러스가 되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그게 룰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후훗. 룰은 따라야 프로그램이 유지되는걸요. 그리고 누군가는 그 2주도 너무나 긴 시간일지도 모르잖아요. 아무리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생리적으로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페어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 많은 페어 중에서 분명히 한 조 정도는 있으리라. 그런 이들에게는 2주도 너무나 긴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2주는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힌 기간이었다. 적당히 길고, 적당히 짧은 딱 중간 정도의 느낌. 한 달의 반을 함께 보내는 것이기에 더더욱.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 세나의 머리카락이 해인의 손에 의해 살며시 흐트러졌다가 가볍게 흔들렸다. 끌어안아주는 부드러운 감촉이, 정확히는 자신의 몸을 덮어주는 그런 느낌이 포근해 세나는 괜히 팔에 힘을 더 주었다.
이내 그의 손이 자신의 뺨에 살짝 닿았다. 뺨을 어루만지면서 미션이 목적이 아니라 둘만을 위한 데이트를 하자고 한다. 아직 노을이 지지 않았지만, 세나의 눈엔 마치 밖이 노을이 진 것처럼 보였다. 아무런 말없이 조용히 그의 속삭임을 듣다 세나는 살며시 고개를 올려 해인을 바라봤다.
"...이런 공간에서 그렇게 약속을 미리 잡아버리는 거 반칙이잖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저처럼 귀여운 이와 페어해서 데이트하려는 이들 꽤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후훗. 반대로 오빠와도 데이트하려는 이들 많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이들이 보면 치사하다고 화낼걸요?"
이어 그녀는 허리의 팔을 풀고 그의 목에 팔을 살며시 감았다. 그리고 그에게 더욱 찰싹 달라붙어, 옆 뺨에 살짝 제 입술을 붙였다가 떨어뜨렸다. 물론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 그 잔잔함을 남기면서 세나는 장난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전 그런 말들은 무섭지 않으니까 지금 이 순간엔 오빠처럼 반칙할게요."
어차피 아무도 못 보는걸. 장난스러운 웃음소리를 내다 그녀는 자세를 천천히 풀었다. 물론 그러면서도 그의 허리를 안는 것은 변함이 없었지만.
둘이서 바다 갈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수영복도 나오지 않을까? 여름이니까 미션으로 같이 수영하고 와라 이런 거 나올 수도 있는걸! ㅋㅋㅋㅋ 운동? ㅋㅋㅋㅋ 세나에게 근육 잡힌거 보여주려고? 그렇지? 해인주가 만들어줬던 AI짤 나 아직도 꺼내서 보고 그러거든! 되게 선남선녀야! 앗. 주머니에 같이 집어넣어주는구나. 그럼 세나가 오른팔을 꽉 붙잡긴 힘들겠네. 아무래도 구도가 말이야. ㅋㅋㅋ 하지만 해인이 주머니에 손 집어넣고 깍지 끼고 손장난하면 되지 뭐!
그럼그럼~ 물론 해인이도 운동 못하는 편은 아니라서 어느정도 윤곽은 잡혀 있지만 말이야! 좋아하는 사람한텐 좋은 모습 보여주고싶기 마련이니까. 헉 그거 갖고 있구나 ... 그럼 새로 하나 더 만들어야겠는걸! 내가 최근엔 바빠서 만질 시간이 없었는데 금방 좋은거 가져올게 히히
아무래도 팔을 잡고 있으면 손이 시려울테니까 말이야. 깍지 끼고 장난치는거 넘 달달하다 ... 흑흑
해인주가 만든 짤은 다 저장해서 가지고 있었지! ㅋㅋㅋㅋ 되게 잘 어울려서 나 엄청 기분 좋았다구! 그때는 티 안 내긴 했지만 말이야! 아무튼 해인이 운동도 잘하고 음악도 잘하고 못하는 것이 뭐야? 진짜 인기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남자. (진지) 앗..ㅋㅋㅋ 그런 배려도 진자 완벽해! 주머니 속에 손 넣고 해인이 손 간질간질하는 세나 보고 싶다! ㅋㅋㅋㅋ
나도 살짝 눈치 보여서 좀 만들다 말았던것 같아! AI가 생각보다 짤을 잘 뽑아줘서 기분도 좋았고~ 해인이는 약간 능력치가 예체능에 몰빵된 타입이라! 그래서 공부는 잘 못해~ 본인도 그냥 수업시간에 딴짓만 안한다 뿐이지 따로 공부를 하지도 않고 말이야. 세나가 알려주는 것도 재밌겠다!
해인주가 AI 명령어를 잘 넣어서 그래! 나는 아무리 넣어보려고 해도 잘 안 나오더라...8ㅅ8 체육과 음악 같은 예체능 재능이 좋으면 공부 좀 못할 수도 있지! 아앗..ㅋㅋㅋㅋ 하지만 세나는 고1이라서 고3에게 공부 가르쳐주려고 해도 못 가르쳐주는걸. 고2 내용을 전혀 모르니 말이야. 세나는 그래도 나름 성적은 나오는 편이긴 해!
볼에 입맞춤.. 세나가 배시시 웃겠는걸? ㅋㅋㅋㅋ 겨울쯤 되면 해인이도 그런 스킨십이 시작되려나? 일단 세나가 이번에 살짝 하긴 했지만 말이야!
ㅋㅋㅋㅋㅋ 그건 세나도 눈치챌 것 같은걸. 그렇지 않고서야 갑자기 고1 공부를 가르쳐달라고 하진 않을테니까. 물론 낮은 확률로 기초부터 다시 배우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등학교 1학년에게 알려달라고 하진 않을 것 같거든. 아무튼 세나는 그런 모습을 보면 해인이에게 교과서를 봐야지. 자꾸 자신을 보면 어떡하냐고 장난스럽게 웃을 것 같아.
앗...ㅋㅋㅋㅋ 그런데 나도 이런 간질간질하면서도 아슬아슬? 맞나. 아무튼 그런 비슷한 거 좋아하긴 해서! ㅋㅋㅋㅋ 지금 분위기 딱 좋아!
앗. 안녕! 해인주! 세상에..저 짤은 또 언제... (야광봉 흔들기) 놀이동산 분위기도 그렇고 진짜 이번 방송분 같다! 손은 어쩔 수 없지! 정말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려면 커미션을 넣는 것이 맞기도 하고! 저 정도도 충분히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하는걸! 그 와중에 해인이는 또 엄청 잘 생겼다!
" 사실 방송에서만 이렇고 프로그램 밖에서는 서로 그냥 데면데면한 관계라면 시청하는 학생들도 김이 새버릴테니까 ... "
이런 만남이 계속 된다면 결국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 쏠리게 될 것이라는걸 해인은 알고 있었다. 그 방향이라는게 서로가 엇갈릴지 아니면 일방적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방향이 정해지면 노력하게 되고 그것은 방송 외적으로도 나타나게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까지도 즐기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고.
" 그럴수도 있겠네. 중도 하차하는 사람들도 꽤 있으니까. "
호기심에 참여했다가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종종 누군가와 사이가 틀어져서 그만두는 경우도 많았다. 그만큼 2주 동안 붙어있는다는 것은 사람의 심리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그렇기에 세나의 말에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인 해인은 이어진 세나의 말에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 그렇겠지. 하지만 반칙이라고 생각 안해. 내가 가장 먼저 했을뿐이니까. "
후발 주자가 있다고 해도 이상하진 않겠지만 해인은 절대로 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먼저 했으니 가장 기억에 남을 것이라 자신하는 것도 있었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느껴진 볼의 감촉에 살짝 놀란 표정으로 세나를 바라본 해인은 잠시 뒤에 작게 한숨을 내쉬고선 말했다.
" 이 매력덩어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나. "
그렇게 말한 해인은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세나를 와락 끌어안고선 품 안에 넣으려고 했다. 거부하지 않는다면 아마 정말로 꼭 끌어안는 모양이 되었을 것이다.
중도 하차라는 말에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 보니 그도 비슷한 일을 겪었던가. 물론 그것에 좋고 나쁘고를 그녀는 판단할 마음이 없었다. 사람마다 다 사정이 있을테니까. 적어도 악의적인 마음으로 하차하는 이는 없지 않았나 생각하며 그녀는 가만히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조용히 속삭였다. 자신은 중도 하차할 마음이 없다고. 뭐가 되었건 참여한 이상 끝까지 갈 거라고. 말을 마치며 오른쪽 눈을 감아 윙크를 보내는 것은 덤이었다.
"하긴 그건 그렇네요. 옛말에도 있잖아요.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다. 아니면... 용기있는 자가 미녀, 혹은 미남을 얻는다? 후훗."
그녀가 보건데 그는 용기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노력을 한다. 그리고 꼭 이런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열심히 할 것은 충분히 열심히 하고 있다. 멈춰서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얼마나 멋지게 눈에 비치던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느꼈다. 멋있는 사람이라고.
어쨌든 자신의 반칙. 뺨에 짧은 뽀뽀를 남기자 그가 놀라는 표정이 보였고 그녀는 꺄르륵 소리를 내며 웃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제법 수줍은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러다 그가 자신을 와락 끌어안는 모습에 그녀는 크게 놀라 온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싫은 것은 아니었으나 품에 와락 들어간 것에 깜짝 놀란 것이었다.
"...오, 오빠?"
뭐라고 말을 하지 못하고 그의 품에 꼬옥 끌어안긴 모습으로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막 일부러 더 포옥 안기는 모습도 없었다. 그렇게 잠시 있던 그녀는 살며시 허리의 팔을 풀고, 그의 옷자락을 두 손으로 꽈악 잡았다.
"...내, 내려갈때까지 인거 알죠?"
내리는 순간에도 이러고 있으면 안된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괜히 새침데기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러다 살며시 그의 가슴가에 제 얼굴을 간지럽히듯 부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