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분명 슬슬 추위가 가실 시기였는데, 이곳은 미묘하게 한기가 유독 강했다. 기묘하다 생각하며 걸음을 좀 더 깊이 옮기니, 상일의 눈에 한 소녀가 보였다. 그리고 익숙한 동상이 새겨진 시체들도. 빙공을 사용하는 무림인인가 상일이 생각하던 찰나. 상일의 귀에 기묘한 언어가 들렸다. 잠시 눈을 깜빡거린 그가 어- 하고 말끝을 늘이더니-
"ཁྱོད་ཀྱིས་ཅི་ཞིག་བཤད་པ་ཡིན།?"
...라 말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여기 문자는 아닌 것 같은 말을 들으니 무심코 고향 언어가 나왔다고 할까. 이렇게 티베트인(진짜)와 북해인(아님)의 첫 만남은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말로 시작되었다.
"...가 아니라. 중원어 할 수 있지?"
다행히 상일은 정신을 차렸다. 중원을 여행하고 있다면 아마 여기 언어를 외웠을 것이라 생각했다. 참고로 상일은, 애매한 단어 몇 개만 할 줄 아는 채 내려왔다가 곤혹을 여럿 치뤘었다....
여기서 들리는 어색한 이야기는 분명 다른 언어의 대화일 것입니다. 분명히 저 사람도, 저도 못 알아들은 게 확실하거든요! 서로가 어- 로부터 시작한 것도 그렇고 말이죠. 가볍게 고개를 기울였다가 들려오는 언어에 에-를 시작으로 다시금 말을 이어봅니다.
"Так что... Мне...본녀는, 단영! 북해빙궁의 이대제잨!"
익숙하지 않은 언어의 사용에 혀를 가볍게 씹어 눈을 찌푸립니다. 아픔을 느낄 신체는 아니지만, 그런 것이 연기의 재미인 법이다. 지금까지 배운 언어로는 남자는 본공, 여자는 본녀라고 배웠습니다! 그러니까, 이상한 의미가 아니겠죠! 당연히 자신의 말의 틀림을 모르니까, 전 당당합니다! 맞췄다는 듯이 기세가 등등한 모습으로 혀를 씹은 것은 아무렇지 않은 척 씹은쪽 위치의 혀를 굴릴 뿐이니까요.
>>515 기본적으로는 직감에 가깝슴다. 처음부터 바깥에서 온 사람이라 미묘-하게 위화감을 느끼는? 정체를 안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진짜 '정확히 뭘 꼽기는 힘든데 이상하다' 굳이 근거를 대자면 상일은 살짝 과장된 느낌을 받았다는 생각을 할 것 같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단영이의 정체를 알았다거나 얘가 중원인인데 멀리서 온 척을 하고 있구나! 하고 아는 것은 아님다. 언어 습득이나 반응 등은 새외가 어디냐 뿐만이 아니라 사람마다 다르니까여. 뭔가 이상한데 이상할 사정이 있겠지- 하는 정도임다. 그마저도 입으로 내진 않슴다.
"의미를 찾으면 그에 반해 의미 없는 저만 발견할 뿐. 그 방법을 네게 알려주는 것이 아니었는데, 나도 너무나 늦게 깨달았구나."
범인凡人을 질투해 한 가지 의미라도 쥐어보려 하니 나생문羅生門으로 한 발짝, 본성이라는 의미를 깨닫자 그러나 내부는 텅 비었음을 발견했으니 아아, 이젠 끝이로구나 싶었다. 나생문에 이어 끝을 상징하는 오동*을 뒤집어 취한다. 아무리 무언가를 갈망하여든 앞은 길의 끝자락에 갈 곳은 오직 지옥, 정신은 술에 취한 양 몽롱할 뿐이라. 짐승을 인간인 양 취급하며 주위에 꽃처럼 장식해두는 당신도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런지 몹시 가엽게 여겨지기도 하였다. 오조五鳥를 앗을 만큼 일취월장한 손속이나 당신을 그리 만들지 않았어야 했다,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이제 돌아갈 수 없어서.
"섭섭해하지 마렴. 세상 만사 그리 되는 일이라."
"올 인연이 있다면 갈 인연도 있는 법이라, 너무나 기대려고 하거든 주춧돌 잃은 기둥 쓰러져 너만 다치는 모습이야."
"꿈에서 나를 찾는 일 역시 다르지 않아. 이 충고는 부디 유야무야 듣지 아니하려무나."
나 또한 그러했으므로. 어찌 들으면 몹시 매정한 소리를 잔혹할 만큼 즐겁게 웃는 낯으로 상냥하게 읊조리며 여무가 기다랗고 창백한 손가락으로 술잔 옆으로 나생문과 오동을 가지런히 배치한다. 피가 열에 술잔과 지옥문과 핏물 위로 자란 오동으로 쌍피는 셋. 실상 그 무엇도 무의미하나 사람이 인의적으로 부여한 의미는 자명했다.
"진행."
현재는 스승의 승세였다.
* 화투의 원류인 일본에서는 오동이 12월이고, 끝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굳이굳이 여기서 차용했어용!
캐주는 가벼운 마음으로 하는 연극이지만 모용중원의 입장에서는 큰 도전에 가까운 행동(중원이는 스스로 신선인 자신과 인간인 자신도 동일화했을 만큼)인지라 시작부터 이상하고, 그걸 들킨다면 연기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이어서 그래용! 연기를 받아들이고, 어색함을 차차 고쳐나가기 전에 누군가의 의심을 산다면 음모와 모략의 모용세가인 중원이가 먼저 알아차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되어서도 있습니다!
서장 출신! 이곳에서 외지인을 만난다니. 조금 새로운 자극입니다. 그야. 누군지 모르니까 너도 북적이냐 하며 이상한 검을 휘두른다거나, 아수라를 토벌하곤 팔을 자른 게 미안하다며 의수를 줬다거나. 절대 모용중원이라고 할 수 없는 누군가가 떠오르는 까닭입니다.
"신기해요. 중원에 사는 타역 соотечественник? 동지? 동포?니까. 많은 차별을 겪었나요? 혹시 북쪽에서 내려오면 북적이라면서 팔을 베고 죽이려 하는 게 중원의 전통인가요?"
그렇게 와다다다 언어를 쏘아내면서 지금까지 쌓였던 설움을 풀듯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상대방의 표정이 어두운 것을 보면 그도 서장에서 이곳으로 건너와 많은 상처를 받은 것이 분명해 보였으니까요. 그가 사실은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는 중이란 사실까진. 모용중원이면 모를까 저는 모릅니다! 그러던 차에 상대에게서 북해에 대한 호감을 느꼈습니다. 비록 저 먼 곳에 있더라도 이렇게 흥미를 가지는 사람이 있었네요!
"와! 북해빙궁 아시는구나! 있죠있죠. 저희 궁 주변에는 아주 커다란 호수가 있어서 바다라고 부르더라도 어색하지 않은 정도에다가 새하얀 얼음으로 지어진 얼음성이 있거든요. 그 성은 저희 궁주님... 그러니까. 이곳 언어로 조화경에 이르신 궁주님께서 사시사철 이 빙궁을 유지하고 계셔요! 아 그치. 그리고 특히 찬바람이 불어오더라도 수련을 위해서 옷을 가볍게 입기도 하는데 그때는 정말 고통스럽거든요! ................ "
상대는 뭔가 담아둔 것이 많았는지 많은 말을 와다다 쏟아내었다. (본인이니까)본인을 잘 아는지라 만들어낸 설정을 들은 상일은 잠시 생각했다. 별로 이상한 거 아니지 않나? 이러니저러니 해도 사파인 상일은 팔을 자른 게 미안하다며 의수를 줬으면 된 거 아닌가 싶었다. 사파는 팔이 잘리든 말든 상관 안 하는 게 보통이니까. 아니면 팔 말고 좀 더 위에 있는 걸 자르거나. 아무튼, 상일은 대답을 해주기로 하였다.
"나는 서쪽에서 내려왔으니까 그건 모르겠고. 말이 서툴면 힘든 건 있지?"
현대 중국에서도 중국말을 할 줄 아냐와 모르냐가 중국 여행의 질을 좌우한다는 듯 한데, 중세 중국은 어련하겠는가. 그래도 중원에서 오래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상일은 굳이 더 미래가 걱정되는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하였다. 무엇보다-
"이 정도로 싸울 줄 알면 왠만해서는 괜찮을 걸?"
동상을 입은 산적들의 시체에. 상일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 후에는 그야말로 쏟아지는 듯 퍼붓는 단영의 북해빙궁 소개가 나타났다. 세 줄 가까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다에 보통은 질릴 법 한데. 상일은 썩 반짝이는 눈으로 그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다. 여태껏 가본 적 없는 세상의 이야기 아닌가. 역마살이 없었어도 좋다고 세계유람을 떠났을 천성 방랑자는 단영의 이야기를 들으며 풍경을 상상했다.
"이야- 드넓은 호수 위의 얼음성이라! 한 번 정도 들어가보고 싶은데 아무래도 어렵겠지- 나 고향의 포달랍궁도 사실 들어간 적 없거든. 그런데 화경의 궁주님의 힘으로 유지되는 곳이라고? 그 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게 궁주의 조건이려나. 혹시 궁주가 누군지에 따라 막 외형도 변하고 그러나? 앗, 아니려나. 아무래도 빙궁의 상징성이 클 테니까... 아 거기도 많이 춥지? 이야- 새외도 여러곳이 있는데 공통점 있는 곳으로 만났네! 우리도 꽤 춥거든. 북해랑 다르게 고원에 있는데, 사시사철 흰 눈으로 가득한 곳이야.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건물에 눈이 쌓이는데- 포달랍궁에 들어간 적은 없어도 멀리서 본 적은 가끔 있거든? 흰 눈이 내려앉은 포달랍궁도 참 보기 좋지. 승려님들의 양공으로 녹을 때도 많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