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모든 번뇌는 결국 나로부터 온다. 중원은 그 깨달음을 여전히 귀중해했다. 내가 하는 행동들과, 내가 걸어온 길들 모두가 완전했느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았다. 후회도 많았고 옳지 못한 선택들도 많았다. 그것에 무너지기도 했다. 그러니, 번뇌도 안고 걸어가야지. 추하고, 더러운 것도 안고. 내 선택들과 결과도 안고, 걷고 걷다 보면.
"보이는 것 모두가 자네의 손에 있진 않지? 보이는 게 아니야. 있던 것을 본 것이지. 이전까지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걷다가, 나 혼자 하늘을 보며 뚜벅 뚜벅 걷는데 이제는 하늘을 걸을 수 있으니 발 아래를 꼼지락, 내려보는 것이야. 그러면 그땐 또 보인다네. 길을 보고 걷는 사람들을 말야."
쌀과자에 고마움을 표현하러 고개를 끄덕이자 찻집 주인이 헤벌레한 웃음을 지었다. 아마도 아이를 키우기 때문일지 아이의 외모를 한 중원에게 쌀과자를 하나 더 내어주었다. 달달한 쌀과자와 식어 더욱 쓰게된 차. 어른스럽지 않은 어른, 모용중원은 야견을 바라봤다.
"혼자 와서 혼자 떠나는 사람도 있지만 혼자 와서 가족을, 무리를 이루고, 마침내 떠나는 이들도 있지."
그러다가 중원은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별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푸른 하늘에 작은 구름들이 동동 흘러가는 풍경. 구름이 하늘에 닿을 만한 고민들이라는데 저걸 보면 우리의 고민도 단지 땅 어디서 흩어질 고민일지도 몰랐다.
"슬슬 받아들이게. 생각보다 자네는 외로움이 많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뛴다지만 어느 순간부터 땅을 보는 것도. 그러다 다시 고개를 치켜드는게 아니라 정면을, 주위를 보는 것도. 자네는 말야. 모든 것을 두고 떠날 수 없는 부류의 존재야. 단지 가져본 것이 얼마 되지 않아서. 그것이 너를 알고, 기억하고, 떠올릴 존재라는 게 맞질 않아서. 그래서 여전히도 다가오는 것에 손을 숨기면서도 슬그머니 팔꿈치를 내미는 것이지."
빙그레, 중원이 웃었다. 쌀과자를 조금 부수었다가 그것을 적당히 맞추었다. 균열이 일어난 쌀과자는 썩 예쁘지 않지만 그런데로 원을 이루었다.
"서툴게 손을 내밀지 않아도 되네. 그러나 닿는 곳에 있는 사람들이 자네와 함께 걷는다면 닿을 수 있는 길까지 힘껏 그들과 걸으면 돼. 그렇게 걸으면 언젠간 자네의 뒤를 따르는 이들, 곁에서 뛰는 이들이 있겠지. 그럼, 그들과 함께 걷게. 그러다 어느 때에는 하늘을 보고, 어느 날에는 땅 아래 발을 꼼지락대고, 어느날은 앞을 바라보며 나아가면 돼."
“.......쳇. 뭐라 둘러댈 말이 생각나질 않는데. 무림인 은퇴하고 나면 설법사라도 해보시는건 어떻소 소가주님? 인기 좋을 것 같은데.”
야견은 중원의 말을 듣고 얼마간 침묵을 지키다가 애꿎은 쌀과자나 와작와작 입으로 부숴먹고, 남은 차를 꿀꺽꿀꺽 들이키며 대꾸한다. 마치 정곡을 찔린 듯한 태도.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야견에게는 저것이 최대의 수긍이자 찬사이리라. 모용이라는 이름을 빼두면 이상적인 신선의 모습이 아닐까. 아니, 생각해보면 그 이름을 빼두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겠군.
“그렇지만 맞수다. 난 내가 생각하던 것 그 이상으로 욕심이 많더군. 무력, 명예, 재력, 그런 것들을 얻고나니 내가 가장 가지지 못했던 것에 눈길이 가. 사람 말이지. 사문이나 조직같은건 아무래도 좋아. 그렇지만 연이 생긴 인간들은? 내버려둘 수 없어.”
여전히 투덜거리는 야견. 쌀과자를 맞추는 중원의 모습이 어린아이같기도 하다. 사람은 양면성을 가진 존재라더니. 눈앞의 중원이 그랬다. 자각하지는 못했지만 홀로 서길 원하면서도 사람을 두길 원하는 야견도 비슷하겠지.
“하, 나같은 인간과 어울려주는 놈들이 있다면 그것도 제대로 된 부류는 아니겠죠. 왜 끼리끼리 모인다는 이야기도 있듯이. ....그래서 내가 만나는 스승마다 싸우고고 보나...?”
그렇게 투덜거리다가 어느순간 자아성찰에 다다르는 야견. 일상 속의 작은 깨달음일까. 여튼 이제는 충분히 쉬었다고 생각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느 정도 땅을 둘러봤으니 다시 하늘을 볼 때가 왔다.
“아, 그러고보니 설법에 대한 값을 잊을 뻔 했군,”
야견이 뭔가를 잊었다는 듯이 손가락을 튕기자 소매에서 뭔가 번뜩이며 튀어나와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좌우로 어지럽게 움직이며 아직 다 비우지 못한 중원의 찻잔을 향해 뻗어간다. 실에 묶여 어지럽게 움직이는 비도의 공격. 무림인이 낼 수 있는 최대의 사례는 역시 무공이 아니겠는가. 구태여 중원의 찾잔을 향해 가는 것은 막아내길 권장하는 것이기도 했다. 일종의 간략한 겨루기라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