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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RAeKhiz2

2024-09-23 18:08:33 - 2024-12-28 14:30:33

0 ◆MjRAeKhiz2 (zXep3rh/ik)

2024-09-23 (모두 수고..) 18: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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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 아앨라나 - 진행 (zZ9AjA6IKc)

2024-11-07 (거의 끝나감) 17:49:30


@@ >>583

그녀는 잠깐의 침묵으로 저에게 대신 대답해주었어요. 저도 그녀와 같이 침묵을 지켰어요. 그녀의 지금 태도를 보아하니 이제까지 보여주었던 어리숙한 분위기와는 달라졌지요? 그 성품과 능력은 별개이니까요. 그녀가 진실을 유추하고 어떠한 것으로 그 마음이 향하고 있을까요. 그렇지만 그녀는 저에게 완전히 숨기려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해야된다고 들지 않았거나 저와, 이들을 여전히 믿어보려는 것일까요. 상황이 이러니 만큼 선뜻 판단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겠지요

"어촌을 위해서는 그것도 한가지 방법이겠지만... 적당히 기회를 보아서 기억을 지우거나 덮어쓰는 것을 시도하는 어떨까요? 지금은 어촌의 사람들이 한창 떠들썩하고 기쁠 때 이잖아요. 여기서 또 다른 누군가가 잘못된다면 상황이 좋지 못할 거에요"

저는 가말라시엘 님의 말에 부분적으로 긍정하면서도 그렇게 대답하였어요. 지금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그녀와 대화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부탁 받은 것은 어촌에 존속에 위협이 되는 괴수의 처치이고 거기에는 이런 경우가 포함되어 있던 것은 아니였으니까요. 나중에 만약, 해야한다면 그녀가 모르게 해야 할테니까 적당한 곳에서 마법으로 잠들게 하거나 그런 식으로 밑 준비를 해두는 것도 좋겠네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숲의 어느 곳에서 만난 이후로 호수에 도달하기까지 저는 그녀와 함께 하며 보았어요. 비록 그녀를 잘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큰 부상을 당하기는 했어도 그녀는 홀로 숲을 횡단할 기술을 갖추고 있었겠지요. 비록 그녀가 큰 일은 할 수 없었더라도 그녀에게도 그녀만의 수단과 다른 것이 있을 거에요

"지금 어촌을,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모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지금의 그녀의 얼굴을 한번 잠시 바라보았다가 다시 시선을 사람들을 향하고는 부드러운 태도와 어조로 그녀에게 그렇게 의도적으로 물어보았어요. 그녀는 이 광경에서 무엇을 보고 있을까요?

586 ◆MjRAeKhiz2 (7ue9u83guw)

2024-11-07 (거의 끝나감) 19:11:29

>>584
"아, 그 무례는 저도 어쩔 수 없답니다. 가끔씩 손님이 아니라 원수로 찾아오시는 뱀파이어분들이 계셔서 말이죠. 덕분에 이번에도 좋은 뱀파이어 표본을 하나 해부할 수 있었지만 목숨이 위험했던 건 위험했던 거라."

...해부라. 엘리가 아무리 뱀파이어 중 별종이라 해도 그녀 앞에서 동족을 해부해 봤다는 말이 쉽게 나오는 정신상태는 광기를 넘어 경이의 경지입니다. 위겔 교수는 아무튼 이해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엘리가 묻는 본론에 눈을 크게 뜨더니 말합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평생을 뱀파이어 연구에 바쳤는데... 태양을 피해 드워프보다도 앞서서 지하도시를 구상하고 실천에 옮긴 암굴왕 투발카인, 뱀파이어 세상을 위해 태양을 영원한 먹구름으로 가리겠다고 준동했던 흑운공 자'파사쓰라, 태양을 피하면서도 태양 아래서 살기 위해 본래의 육신을 내전지고 사도를 자처하는 인간들의 정신 속에서 영원히 살아가기로 한 '나누어 존재하는 자'까지 많은 이들이 있었는데..."

위겔은 벌떡 일어나 서재로 향하더니 수십개의 색인이 꽂힌 두꺼운 책을 펼쳐 돋보기로 좁쌀 같은 글씨를 한참 동안 읽다가 웃으며 엘리를 돌아봅니다.

"...최근에 카르밀라라는 별종 뱀파이어까지 포함해 태양을 극복해보겠단건 당신과 그 사람, 그 둘이 유이합니다."

587 ◆MjRAeKhiz2 (7ue9u83guw)

2024-11-07 (거의 끝나감) 19:29:00

>>585
가말라시엘이 아앨라나를 사도라 부르고 있긴 하지만, 실상은 아앨라나는 소유주요 가말라시엘은 마녀의 조잘대는 막대기에 불과한지라, 죽이자는 가말라시엘의 제안은 제안으로 끝납니다. 정 필요하다면, 아앨라나는 베스니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방법을 써도 되고 말입니다. 검은 숲도 인구 밀도가 낮을 뿐 나름의 도리와 법도가 있는 곳인데 다짜보짜 죽이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촌민이 보나, 베스니가 보나, 뷔르트겐 호수의 개구리가 보나, 굳이 죽여야겠냐는 아앨라나의 의견은 타당합니다.

"...행복해보여요. 고향 전쟁이랑은 다르게."

숙연해지고 차분해진 베스니는, '신비한 숲을 관찰하러 온 외부인'의 환희가 아닌 닿을 수 없는 막연한 동경과 아쉬움을 담아 말합니다.

"고향에서도 큰 전쟁이 있었지만 다들 큰 감흥이 없었어요. 이겨도 다음 전쟁이 있을 테니까, 거기서 또 죽을 테니까... 하지만 여기선, 다들 행복해보이네요."

588 엘리 - 진행 (HMMq7gyN/U)

2024-11-07 (거의 끝나감) 19:37:46

@@>>586

"그야 태양을 피하는 건 뭔가 자존심 상하니까!"

자존심 상한다. 꽤나 유치한 이유였다. 실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차라리 지하도시를 만들거나 태양을 통채로 가려버리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일지 몰랐지만. 그리고 딱히 구체적인 계획을 새워놓은 것도 없었지만!

"그러니까... 도와주세요."

카르밀라, 라는 이름이 들린 것도 같았지만 굳이 더 묻지 않았다.

'뭔가, 내가 그 여자를 따라하는 것 같잖아?!'

구태여 그 행적을 의식하고 있지 않았기에 에레야와의 만남도 태양을 극복한다는 목표도 자연스레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여자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 지 알게 된다면, 내 성격 상 같은 길을 걷기 싫다고 의식하면서 피할 것 같았기에.

589 ◆MjRAeKhiz2 (l2SaA1DGAY)

2024-11-08 (불탄다..!) 11:21:18

>>588
"물론 도와드릴 용의야 있습니다. 첫번째는 임상 데이터를 쌓을 겸 공짜로 해드릴 수 있지만, 둘째는 비용이 좀 필요하겠죠."

위겔 교수는 그렇게 말하면서 '윌리!'라고 무언가를 부르고, 팔다리가 달려있지만 인간이라 부르기에는 기괴한 호문쿨루스 시종이 두 개의 큰 틀을 질질 끌고 와서는 나란히 세웁니다. 하나는 인간이고... 하나는 뱀파이어고... 공통적으로 전신을 세로로 갈라 절반은 피부를 갈라 해부했고, 비대칭적인 장기가 몰린 몸통 부분은 전부 해부했습니다. 뭐, 비슷하군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인간이 되시는 겁니다. 피에 엮인 권리와 저주를 모두 청산하고, 피는 그저 피고 태양은 그저 태양일 뿐인 보통의 생명으로 돌아가는거죠. 카르밀라가 정확히 이 방법으로 인간이 되었고...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전 인간에게는 관심이 없어서."

위겔은 엘리를 흘깃 보다가 말을 잇습니다.

"물론, 이 방법을 원치 않으실테니... 다음 방법은 저도 솔직히 이론과 일부 신화, 실마리만 알려드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마저도 대부분의 정보가 이단심문소와 비밀을 중시하는 일족들과 민감하게 엮인 거라, 저도 위험부담이 커서 나름의 비용은 받아야겠습니다."

590 아앨라나 - 진행 (Ed8onfYM2U)

2024-11-08 (불탄다..!) 13:45:18


@@ >>587

"그런가요, 베스니도 오랜 상처를 지니고 있었네요. 그렇지만... 그때 저와 베스니가 만나서 달라지게 된 것 처럼. 그것도 어떠한 변화에 다다를 수 있을 거에요"

그녀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그 좋게 보이나 그 속에는 음울함이 묻어나오는 것이 였어요. 전쟁... 인류가, 나아가 그만한 능력을 갖춘 존재들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과정과 결과를 불러오는 행위. 그녀가 처했던 상황도 어촌이 놓이게 된 것과 유사했어요. 단지, 그 대상과 크기의 차이였을 뿐. 어촌의 상처가 지금은 아물겠지만 언젠가 또 다시 상처가 있을지 모르는 것처럼요. 다만, 어촌은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이 있을 거에요. 그곳은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지만요

"아시나요? 어촌의 사람들을 구하고 이들의 얼굴을 기쁨을 피워낸 이들 중에는 여럿 사람들이 있는데 거기에 베스니도 포함될 수도 있다는 것을요"

"그 자체로 사람과 세상 사이에 흐르는 것을 풀어내지는 못하겠지만 그를 위한 한줄기는 될 수 있을 거예요. 옷을 만들기 위해선 가늘고 얇은 수많은 실이 엮여서 되는 것처럼요"

저는 그녀가 보여주었던 태도와 대답에 그렇게 비유하여 말을 이어갔어요. 방향은 반대이고 대상도 달랐지만 여전히 그녀와 저는 닮은 면이 있었어요. 무언가를 향한 동경과 갈망이라는 바램은 같다고 할 수도 있으니 저도 일부 만큼은 그녀의 느낌을 이해 해볼 수도 있겠지요

세상은 필연적으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우연으로 가득 차 있어요. 제가 그녀와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녀가 호수로 가자고 부탁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늦든 빠르든, 어촌의 상황은 보다 점차 극단적이 되어갔겠죠

"모처럼이에요. 사람들은 연회를 하게 될 것이니 같이 즐기며 어울리는 것은 어때요? 지금 이 순간 만큼 그래도 된다고 생각해요"

마음의 안정을 찾은 사람은 좋은 행동을 곧잘 하게 되지요. 저는 한 번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그녀에게 살며시 천천히 손을 내밀고 그리 말했어요. 그녀는 어촌의 풍경에 어울릴 수 없었던 거에요. 그림 속의 풍경이 얼마나 화려하고 예쁘든 그저 그림인 것처럼요. 하지만 그녀에게 다른 점은 적어도 지금의 상황은 실제이고 그림은 아니라는 거에요

591 ◆MjRAeKhiz2 (l6MZ44KZmk)

2024-11-08 (불탄다..!) 19:06:17

>>590
"그렇단 말이죠..."

베스니는 자기에게 놓인 공짜술을 들이킵니다. 돌아오지 못할 이들을 위해, 살아가야 할 삶이 남은 이들을 위해, 살아갔던 이들을 위해, 앞으로 살아갈 이들을 위해, 아니... 다 집어치운다면 당장 한 잔이라도 즐겁게 마시기 위해. 그리고는 이리저리 떠드는 사람들을 제치고, 누군가 서투르게 뚱뚱 튕기는 현악기를 뺏어듭니다. 그리고 외치는군요.

"오늘의 주인공 아앨라나를 위해, 그리고 절 받아주신 플라베르흐를 위해 한 곡 바치겠습니다."

그리고 잔잔한 선율에 바닥을 쿵, 찍으며 악센트를 더하며 전주하고는 리듬을 붙인 노래를 부릅니다.

"거울 같은 잔물결에 바람부나, 진주 품은 살결같이 부드럽나... 정처없는 그대여 이리 오라, 짐진삶을 뛰기만을 어찌하랴... 저 편에 흉적이 모여드니, 문 잠가 아래로 숨어들라..."

플라베르흐를 묘사하던 가사는 어느새 괴물을 묘사하고, 아앨라나의 행적을 기리는 듯한 가사로 흐릅니다. 의도적으로 따라하기 쉬운 리듬과 음정으로 부르니 사람들도 저절로 흥얼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베스니가, 플라베르흐에서 일하며 들은 천적과 괴수들을 크게 호명하며 호통칩니다.

"땅굴 속에 뿌리박은 베룩놈아! 현혹하는 안개쟁이 두르프야! 가재가 뛰니 게도 뛰고, 괴물이 뛰니 반푼이도 난리누나!"

하지만 그 다음은 플라베르흐의 희생자들을 호명하며, 그들의 위업을 칭송합니다.

"주먹왕 베거가 앞서가고, 육손이 호머루가 도왔다네, 옆집의 길잡이 넬루가 마녀를 불러오네. 전쟁은 육월 육일 육시간이나 이어졌고, 마녀는 꾸밈없는 요술로 흉적을 격멸했네."


사람들의 흥이 최고조에 이르자 베스니는 크게 노래합니다.

"승리로다, 평화로다, 웃는 얼굴 따뜻하다! 물 위의 집이여, 강 위의 성이여, 오늘만큼은 편히 잘지어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합니다. 가말라시엘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지만요.

'노래는 가면 갈수록 끔찍해지는군요.'

592 엘리 - 진행 (crkHjJr9YM)

2024-11-09 (파란날) 16:50:29

@@>>589

"으음... 오십 년 시한부면 좀...'

오십 년. 인간의 수명과 내 신체 나이를 통해 계산해본 인간이 됐을 경우의 기대수명.

정확하진 않으니, 한 십 년 정도는 오차가 있을지 몰라도 대략 저 언저리일 것이다.

오십 년이면... 너무 짧았다! 햇빛 좀 누리겠다고 산책하다 보면 억 하고 죽을 정도로.

"역시 후자로 할게요. 대가는 뭔가요?"

593 헬렌 (fZy58yTffE)

2024-11-09 (파란날) 19:31:34

@@>>406
헬렌은 소름이 돋아 겨우 한 발짝 뒤로 물러났고 칼날이 아슬아슬하게 목이 있던 자리를 쇄액 지나갔다. 머리카락이 몇 가닥 끊어져 바닥으로 나풀나풀 떨어지는 것을 보며 식은땀이 나는 것을 느꼈다.

“아니, 절대 일부러가 아니라. 나도 어떻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내 정령술이 아직 미숙해가지고. 정말 미안해. 고의는 아니었어. 도와줘서 정말정말 고맙고.”

헬렌은 평상시의 차분한 모습과 달리 당황해서 말을 빠르게 내뱉었다. 그러다 궁금증이 든 듯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묻는다.

“...그런데 너는 왜 여기 있었던 거야?”

자신이야 광부들을 도울 마음으로 온 것이긴 했지만 이 고양이 소녀는 왜 여기에 있었던 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뭔가... 아무런 이유 없이 누군가를 도울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데, 하는 생각과 함께.



/오랜만에 갱신!!!! 진짜 넘 바빴다 흑흑

594 ◆MjRAeKhiz2 (UF7WGRaHBU)

2024-11-09 (파란날) 20:41:42

>>592
"어떤 뱀파이어에게는 차라리 죽는 게 더 빠르고, 어떤 뱀파이어에게는 마음만 먹으면 노력이랄 것도 없이 당장 치를 수 있는 대가죠. 윌리! 모형 가져와. A-5번으로."

위겔 교수는 다시 윌리, 기이한 호문쿨루스에게 명령하고 호문쿨루스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수레에 실어야 하는 큰 형체를 끌고 옵니다... 크기는 3미터가 넘고, 피부는 비늘인지 뭔지 모를 두껍고 파란 무언가로 덮여 있고, 어깨에는 거대한 날개가 뻗어나왔고, 양 손의 손가락들은 하나하나가 창처럼 길면서 저승사자의 대낫처럼 구부러졌고 날카롭습니다... 엘리, 아니, 뱀파이어 엘리자베스 바토리 블라드 체페슈에게 좀 더 익숙한 명칭 딱 하나로 설명하자면... '밤의 군주' 입니다. 하지만 엘리는, 자신과 위겔 교수를 내려다보는 것이 살아있긴커녕 박제조차 아닌, 그냥 정교한 모형일 뿐임을 한번에 간파합니다. 위겔 교수는 엘리의 반응을 알고 있다는 듯 이야기합니다.

"'밤의 군주'. 뱀파이어들 중에서도 특히 선택받은 이들만이 다다를 수 있다는 은총의 증거지요. 보시다시피, 저는 가까이서 본 적이 없이 기록과 실측에만 의존해서 재현한 터라 실제 뱀파이어 당사자가 보시면 이 모형은 엉망이란 생각이 들 겁니다... 그러니까 저는 밤의 군주를 보고 싶습니다. 밤의 군주로 변할 수 있는 뱀파이어를 여기 데려오셔서, 밤의 군주를 제가 실측하고 위아래, 앞뒤좌우로 그려서 기록을 남길 수 있게 해주신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만약, 아주 만약이지만..."

위겔은 손을 벌벌벌 떨고, 손바닥을 싹싹 비비면서 미친 듯한 웃음을 흘리면서 이야기합니다.

"해부까지 하게 해준다면... 약속하지요. 절대 죽이지 않습니다. 죽일 수도 없고... 비밀 유지 서약이건, 이단 심문이건, 그 때는 죽어도 여한이 없으니 제 '학술 기록'까지 위험해지지 않는 선에서 다 알려드리겠습니다."

엘리가 밤의 군주로 변신할 수 있긴 합니다. 다만... 약간의 인간성 상실은 감수해야겠지요. 인간성이라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면 상관 없겠지만 말입니다.

595 ◆MjRAeKhiz2 (UF7WGRaHBU)

2024-11-09 (파란날) 21:13:55

>>593
".....후우."

고양이 소녀는 칼집에 칼을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후우우, 하아아, 후우우, 하아아,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를 반복하며 겨우 진정하더니 헬렌을 올려다보는군요. 어느샌가 얇아진 꼬리와 쫑긋쫑긋 펴진 귀가, 그녀가 감정적으로 어느 정도 진정했음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고양이 소녀는 헬렌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다가, 천천히 누운 3자 모양으로 다문 입을 열어서 우물우물 움직입니다. 그렇게 한참 동안 그, 저, 하아... 같은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면서 말 같으면서도 말 같지 않은 소리를 내다가, 결국은 그녀도 헬렌에게 사과합니다.

"나도 미안해요. 방금 그거 안 피했으면... 진짜 큰일날 뻔했어요. 너무 감정적이었네요. 척후는 이렇게 감정적인 사람이 하면 안 되는데..."

암허슈트가 미리 경고하지 않았더라면 헬렌은 더 당황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왜 화났지?"라고 생각하는 와중에 목에 칼이 들어왔을지도 모릅니다. 경동맥이건 경정맥이건, 목을 지나는 혈관이 찔린다면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은 안 봐도 뻔했을 겁니다. 그렇기에, 고양이 소녀는 자존심과 분노를 꾹 누르고 사과를 선택했고... 그래도 화는 아직 덜 풀렸는지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할 때마다 꼬리가 아래로 쭉 뻗는게 생각을 머리가 아니라 꼬리로 한다 치면 금방이라도 한 대 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고양이 소녀는 헬렌이 묻자 대답합니다.

"여기서도 합법적인 일은 못 하겠다, 다른 동네로 가려는데 광부들이 마차값 모아주는 대신에 안에서 뭔 일이 일어나는 건지 봐달라고 하더라고요. 진짜 용병들이 다 죽었는지, 그 '아가씨'도 죽는 건지. 그런데 뭐... 지금 보니까, 거대 뱀도 뱀인데 사람도 문제였던 거 같네요."

...그렇게 이야기하니, 문득 무언가 생각났는지 암허슈트가 바닥을 지팡이로 똑똑 두드리고, 헬렌과 고양이 소녀는 끔찍한 소름에 온 몸에 닭살이 돋습니다. 헬렌은 이 느낌이 매우 불쾌하지만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난생 처음, '뱀'이란 걸 봤을 때, 그 쉿쉿거리는 소리와 낼름거리는 혓바닥을 보았을 때 느꼈던 혐오감입니다.

"어우, 갑자기 춥네..."

정령의 곡소리라는 것을 모르는 그녀는 동굴 바람 탓을 하지만, 헬렌은 무언가 다른 게 있음을 본능적으로, 다시 한번 직감합니다...

// 오랜만이야~~~

596 헬렌 (fZy58yTffE)

2024-11-09 (파란날) 21:55:50

@@>>595
고양이 소녀가 칼을 집어넣자 헬렌은 소녀와 같이 한숨을 내뱉었다. 다행이 추가적으로 공격을 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눈으로 보기에 그렇게 다친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몸싸움으로 간다면 절대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헬렌은 안도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아무짓도 하지 않거나 (반)죽이거나의 방법밖에 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웬만하면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다.

“뭐어...... 나도 잘 한 건 없으니까.”

화를 내려면 낼 수도 있었지만 사과를 하는데다가 자신도 그렇게 잘 한 것은 없었고 결과적으론 괜찮았으니 좋은게 좋은 것이라 생각하며 넘어가기로 한다. 죽을 뻔 했지만.

고양이 소녀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그래도 광부들이 자신을 신경쓰고 사람을 보내줬다는 것이려나.

“하긴 그렇지. 용병들이 거대 뱀을 몰아넣고 자작극을 벌인 것이니. 사람이 문제일지도.”

그러다 갑자기 암허슈트가 땅을 두드리고 소름이 돋자 헬렌은 지금 그 신호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아채고 말았다. 거대 뱀이 올 것이라는 걸. 헬렌은 침을 삼키고는 어둠을 바라보며 말했다.

“...칼 다시 꺼내는 게 좋을거야. 뱀이 온대.”

그리곤 이번엔 정령에게 말한다.

“수사닌, 뱀이 오면 그에게 광석을 떨궈줄래요?”

직접 말로 하는 이유는 수인 소녀도 들으라는 뜻이었다. 혹시나 뱀한테 바로 달려들었다가 다시 석탄이라도 맞으면 안 될테니까. 아니, 이번엔 진짜 칼에 찔릴지도......



/캡의 진행 너무 그리웠다구~~~

597 아앨라나 - 진행 (qVIC26.VCo)

2024-11-09 (파란날) 22:13:23


@@ >>591

저의 말들을 듣고는 어떤 것을 결심했었던 것일까요? 아니면 그저 저의 말대로 연회에 빠져드는 것일 뿐일까요. 그녀는 받아 들었던 것을 단숨에 마시고는 갑자기 연회에 모여있던 이들 중에서 누군가가 가지고 있던 악기를 가져오더니 곧바로 즉석 공연을 시작해 보는 것이 아니겠어요?

"좋아요, 연회에는 흥겨운 곡이 있다면 좋겠지요"

그 공연이 저와 어촌에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임을 선언한 그녀에 행동에 저는 작게 중얼거리듯이 그렇게 말했어요

저는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것에 저는 작게 손뼉을 치면서 가만히 지켜보았어요. 그녀는 세상을 밝히고 감춰진 것을 들추며 보는 것 이전에 노래와 시로 전승을 전해지게 하는 사람이에요. 그녀가 이곳에 있게 되었던 일을 헤아리는 것처럼, 그것에는 노래에 담겨 전해지고 있어요

"노래 자체는 그럴 수는 있어도 그 노래 속에 담긴 의미는 다르지 않으세요?"

베스니의 공연에 가말라시엘 님은 마음에 들기는 커녕 나쁘기만 했었는지 그렇게 말하셨어요. 이에 저는 그렇게 말해보았어요. 그녀의 노래는 좋을 수도 있고 부족할 수도 있을거에요. 그렇지만 이곳에 있었던 일들을 엮어내 묘사하며 사람들을 아우르는 것 자체는 좋은 것 같았어요. 이렇게 사람들이 흥겨워하니까요. 그건 연회에서는 그 목적에 매우 알 맞는 것이지 않겠나요?

598 ◆MjRAeKhiz2 (UF7WGRaHBU)

2024-11-09 (파란날) 22:49:02

>>596
"무례를 용서하시길."

암허슈트는 양해를 구할 새도 없이 헬렌의 양 어깨를 탁 붙잡더니 옆으로 쓱 돌려버리고, 초를 재기도 민망한 일순에 거대한 무언가가 쇄도합니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거대하고, 길고, 아주 빠른 것이 지나가고, 헬렌의 온 몸에 암허슈트의 탓인지 스스로의 생존 본능 때문인지 모를 끔찍한 소름과 한기가 돋았다가, 순간 흉곽이 좁아지는 느낌과 함께 심장이 뜨거워지며 쿵쿵쿵 뜁니다. 빠르게 움직이기를 멈춘 그 존재는... 목이 세 갈래로 갈라져, 세 개의 대가리를 가지고 있는 뱀입니다. 그 거대한 아가리는... 사람만한 타톤을 입에 문 채, 사람도 잡아먹을 수 있음을 과시하면서 삼켜버리고... 헬렌의 눈은 목근육이 꿀렁거리며 버섯 군체를 몸 속으로 삼키는 것을 지켜봅니다. 그리고...

백과사전의 정령이 지금 헬렌이 상대해야 하는 괴물의 정체를 알려줍니다.

'트리무스히드라. 뱀목 히드라과에 속하는 다두형 거대뱀들 중 하나로, 세 개의 머리를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몸길이 40m, 지름은 1m에 달하며 각각의 머리는 최대 2m까지 벌릴 수 있어 인간도 충분히 삼킬 수 있습니다. 트리무스히드라는 히드라과에 속한 타 동물들과는 다르게 각 머리 간의 우열이 존재하지 않아 내분이 잦고, 한번 속도를 내면 폭발적이지만 금방 지치는데다 무언가를 삼키고 나서 소화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동안, 수사닌은 고개를 끄덕이고 헬렌의 지시를 수행하려 합니다. 그런데 암허슈트가 말도 아까운지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아가씨. 일부러 이러는 건 아닙니다."

헬렌의 턱 밑을 잡고, 그녀의 고개를 위로 올립니다.

"캬아아악!!!"

...다행히도, 고양이 소녀는 잘 살아있습니다만, 방금 전 봤던 광경이 너무 정신이 나가서 그런지 고양이귀와 꼬리가 달린 수인이 아닌 그냥 고양이가 된 것마냥 하악질을 하면서 천장에 붙어 있는데... 그곳은 수사닌이 균열을 일으켜 떨구려고 하는 지점입니다!
// 오늘은 여기까지
아마 고양이 소녀는 헬렌의 선택에 따라 헬렌주가 원했던 여캐 동료가 될수도 아닐수도 있을ㄻ

599 엘리주 (vlJhQxwrvY)

2024-11-09 (파란날) 22:55:49

수고했당~~

600 아앨라나주 (qVIC26.VCo)

2024-11-09 (파란날) 23:03:50

진행 수고하셨어요!

601 헬렌 (5rdrPlr1hU)

2024-11-10 (내일 월요일) 19:10:53

헬렌은 암허슈트의 행동이 무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야 암허슈트가 아니었다면 죽거나 크게 다치거나 둘 중 하나였을 테니까. 백과사전 정령이 괴물의 정체를 알려주고 수사닌이 지시를 따르려고 하는데...... 암허슈트의 행동에 의해 고개를 든 헬렌은 천장 위에 매달려 있는 고양이 소녀를 보며 완전히 깜짝 놀라고 말았다.

“거,거기 무너질 거라고!!! 얼른 내려와! 이리 와! 얼른!”

헬렌은 크게 소리치며 차라리 이리 와 안기라는 듯 두 팔을 뻗었다. 하지만 고양이 소녀가 제정신이 아니라 소리를 들을 생각이 없다면 정령을 이용해서라도 구하려고 한다.

‘바람의 정령아, 고양이 소녀를 다치지 않게 내 쪽으로 보내줘!’

602 ◆MjRAeKhiz2 (RMCFJV0DWI)

2024-11-10 (내일 월요일) 20:39:44

>>601
''오, 이런 제기랄...''

수사닌과 암허슈트가 동시에 욕지거리를 내뱉습니다.

수사닌이 먼저 헬렌의 요청을 처리하고 있었고, 요청이 처리되기 직전 헬렌이 바람의 정령에게 새로운 요청을 내렸을 뿐이기에 바람의 정령이 헬렌의 요청을 이해했을 때는 이미 고양이 소녀가 붙잡은 암반이 분리되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바람의 정령은 헬렌이 내린 명령을 듣고는, 정령사들의 친구이자 특히 정령 적성이 높은 헬렌에게는 더욱 그러한 하급 정령들이 모두 그렇듯, 흔쾌히 그 부탁을 들어주어 헬렌의 방향으로 고양이 소녀를 바람으로 밀어버렸습니다... 고양이 소녀가 붙잡고 있던 광석이 가득한 암반과 함께 말입니다.

쾅!!!!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눈을 떠 보면 세상은 빙글빙글 돌고, 초점은 흐릿하게 잡힙니다. 고양이 소녀는 칼을 뽑아든 채로 헬렌을 등지고 있고... 이마 쪽이 뜨겁습니다. 죽지는 않은 것 같은데... 차라리 죽고 말지 싶을 정도로 고통스럽군요. 어떻게든 눈을 비비고 깜빡이며 보면, 헬렌의 몸통 위에 한 타톤의 시체와 반으로 쪼개진 암반이 놓여 있습니다. 암허슈트는 쪼그려 앉아서 헬렌에게 나직이 조언하며 소름을 불어넣는군요.

"아직 사망하지 않으셨습니다. 거기서 계속 그러신다면, 뭐, 사망하시겠지요."

603 엘리 - 진행 (ZZV0Cfcb1c)

2024-11-11 (모두 수고..) 01:13:21

@@>>594

"음...!"

내가 그렇게 따뜻하고 인간성있는 녀석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내게 큰 손해로 다가오지 않는다면. 나한테 위협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안 할 이유가 없으니까' 라는 이유로 남들을 도와왔고...

그런 마음을 조금씩 잃어간다고 생각하니, 약간은 저항감이 생기는 것이었다.

"조금은... 고민해볼게."

604 ◆MjRAeKhiz2 (AIzs9sYyVo)

2024-11-11 (모두 수고..) 15:42:02

>>603
"이해합니다. 밤의 군주로 각성할 자질이 있는 뱀파이어를 데려오는 건 어려우신 일이겠죠."

위겔 교수는 그렇게 말하고 진정한 채 다시 앉습니다. 아마 엘리가 다른 방법을 이용한다면 이 사람의 입을 열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뭐, 다른 방법이 있을 때 얘기겠지요.

아무튼, 엘리는 에레야와 함께 일한 면식이 있는 이상, 그리고 뱀파이어인 이상 언제든 위겔 교수를 접견할 수 있으니 나중에 다시 와도 됩니다. 이제 엘리는 어떻게 행동하나요?

605 헬렌 (FXdapzBCWg)

2024-11-11 (모두 수고..) 17:39:35

>>597 스루된 것 같아 캡 (속닥속닥)
나는 주말에 올게~ 다들 평일 힘내기

606 ◆MjRAeKhiz2 (AIzs9sYyVo)

2024-11-11 (모두 수고..) 18:45:14

>>597
가말라시엘의 툴툴거림은 이내 잦아듭니다. 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가면 갈수록 노래는 옛날에 못하다, 가면 갈수록 그림은 옛날에 못하다. 역시 옛날 그림과 노래가 최고다... 수천년을 살아온 지팡이라면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죠. 아무튼 아앨라나의 응원 덕분에 베스니는 겉으로나마 활기를 되찾고, 사람들은 흥겹게 연회를 즐깁니다. 촌장은 웃으면서 베스니의 팔짱을 끼고 외치는군요.

"야 인마, 너 내일부터 출근하면 노동요나 작곡하고 가! 일하지 마!"

"에헤헤... 감삼다!!!"

노래를 잘 불렀다고 다른 사람 술까지 얻어마신 베스니는 진탕 취했고, 다른 이들도 술 한잔으로는 아쉽다고 돈을, 돈이 없으면 현물을 내가며 술을 푼 결과 잔뜩 취했습니다. 그 와중에 별로 취하지 않은건 아앨라나뿐이었고, 이내 경비를 서고 있던 이들을 제외하면 전부 드러누웠습니다... 베스니까지 포함해서요. 그러자, 다시 가말라시엘이 이야기합니다.

"사도님. 죽이건, 기억을 지우건,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 내 정신 좀 봐 미친...

607 ◆MjRAeKhiz2 (AIzs9sYyVo)

2024-11-11 (모두 수고..) 19:11:21

어쩐지 아앨라나주 왜 답레를 안주지 했는데 내 정신이 해이한게 문제였고

608 아앨라나 - 진행 (Qs34hHmgyM)

2024-11-11 (모두 수고..) 21:32:00


@@ >>606

가말라시엘 님의 말처럼, 드물게 과거의 것이 너무 뛰어나서 시대를 초월하여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 없기도 해요. 그 자체만으로는 현재의 것이 좋다고 할 수는 있지만 여러가지로 보았을 때는 여전히 그렇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저의 언행 덕분인지 베스니는 이전의 활기를 돌아온 것만 같았어요. 그녀는 벌써 주민들과 친해진 것처럼 보여요. 게다가 그 때문인지 연회를 한껏 뛰어 주는 연주를 그녀가 할 수 있어서 더는 크게 고생하지 않아도 될 수 있는 것 같으니 서로 좋은 것이 아니겠나요?

연회에서 술은 빠지지 않는다고 하였고 연회를 사람들은 한껏 즐기며 취해갔어요. 그렇지만 애초부터 저는 술을 그다지 즐기는 취향이 아니였기 때문에 그 흥겨움에서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만 그 풍경을 바라보면서 저는 느긋함을 제대로 느껴보았어요. 열렬히 타오르듯 하는 불꽃과도 같이 이어지던 연회는 그 끝을 고하고 사람들은 잠에 빠져든 것 같았어요

"가끔은... 사람은 추억에 얽매어지고는 해요. 그 사람의 행동을 바뀌게 할 만큼 영향을 주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저는 그것을 믿아보고자 어느 쪽도 하지 않으려 해요"

그러던 때에 가말라시엘 님의 그 말에 저는 그렇게 대답했어요. 약간 다른 경우일 수 있지만 조금 전에 마치 가말라시엘 님의 '과거의 것이 더 낮다' 라고 하는 것처럼요. 저는 이번에는 베스니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어요. 저는 궁금해졌어요. 과연 그녀가 어촌의 안녕을 망치려 할까요? 아니면 그저 기억이라는 이름의 책의 한 페이지에 남겨둘까요. 저는 그녀가 좋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어 보기로 했어요

609 아앨라나주 (Qs34hHmgyM)

2024-11-11 (모두 수고..) 21:33:03

제가 말해볼까 하려던 참에 헬렌주가 대신 말해주셨네요
저는 괜찮아요. 하다보면 실수로 놓칠 수도 있지요. 분명 처음 봤을때는 몰랐는데 다시 보면 있는 그런 경험 같은거요

610 ◆MjRAeKhiz2 (AIzs9sYyVo)

2024-11-11 (모두 수고..) 23:17:07

>>608
가말라시엘의 불평은 그렇게 지팡이 속으로 사라지고, 아앨라나는 베스니의 기억을 지우거나, 혹은 살해할 아주 좋은 기회를 놓칩니다. 다르게 말하면, 아앨라나는 그저 '너무 많은 것을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죽이거나 뇌를 헤집는 사악한 마녀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통제했다고 볼 수도 있겠죠. 베스니가 이 일을 영원히 묻고 가건 이 일을 퍼뜨리건, 그리고 그것이 검은 숲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망치건 아니면 더욱 신성하게 바꾸건,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 아앨라나는 '그러지 않기로' 선택했다는 것이겠죠.

흐릿한 밤공기 중에서, 가말라시엘이 다시 이야기합니다.

'아무튼, 다들 잠에 들어서 조용해지니 기분은 좋군요. 사람의 생명을 삼킨 덕분에 제 기억도, 능력도 조금은 돌아온 것 같고요...'

가말라시엘은 그렇게 이야기하고, 아주 약간, 아앨라나의 머리에 불길한 기운이 스치지만 금방 사라집니다.

"...이제 베스니를 이대로 보내고 나면, 앨리스 님한테 돌아가는 겁니까?"

611 헬렌 (badxmRIyaw)

2024-11-12 (FIRE!) 14:20:31

@@>>602

지반에서 떨어지는 암석과 고양이 소녀가 바람의 정령으로 인해 떠밀려 오는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그 순간 헬렌은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

그리고 굉음과 함께 순간 혼절했던 것 같다. 다행히 눈을 뜰 수 있었고 진짜 죽을 것 같이 아프지만 살아있었다.

“으으... 다행이다. 타톤, 내 위에 이 돌 좀 치워줘요...”

또 사고쳤네. 사실 백작가의 말괄량이였던 헬렌은 어릴 적 이런저런 사고를 치고 다녔지만 머리가 굵어지고 나서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그걸 한 번에 몰아 받은 느낌이었다. 진짜 이대로 죽었으면 아버지 볼 면목이 없을 뻔 했다. 역사서에는 또 뭐라고 적히겠어. 아니, 저 수인은 내가 이렇게 안 했어도 잘 살았을 것 같은데. 아닌가? 암석과 함께 뱀의 머리 위로 떨어졌으려나. 으 모르겠다. 머리 아파.

“그리고 타톤. 저 뱀 새끼를 곰팡이로 만들어 버려요.”

머리가 빙글빙글 돈다.


/ㅋㅋㅋㅋㅋ 진짜 오너가 머리가 나빠서 캐가 고생하는 느낌이야 ㅋㅋㅋㅋ큐ㅠㅠ

612 아앨라나 - 진행 (Z7mGbc5HVI)

2024-11-12 (FIRE!) 18:32:20


@@ >>610

"그러네요, 저는 연회의 떠들썩함과 흥겨움도 좋지만 이렇게 밤의 아래에서 가만히 고요함 속에 사색에 물드는 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이번 여정은 가말라시엘 님께도 얻은 것이 있었네요. 돌아온 것들에 대해서는 어떠세요?"

저는 자리에 앉아있던 그대로 한번 고개를 들어서는 별 님과 달 님을 올려다 보았어요. 예쁘게 반짝이며 언제나 세상에서 그 존재감을 차지하고 있어요. 저는 다른 이들이 잠들어 있을 때 깨어있는 체로 밤의 순간을 지나치고 있었고 가말라시엘 님의 말에 저는 그렇게 말하며 물어보았어요

그것과 함께 순간의 착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저에게 닿는 손길처럼 확연하게 기묘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기에 저는 그것을 좀 더 들여다 보는 것에 관심을 갖는 것 같아요. 본래의 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 기억과 능력을 되찾았다는 것에 대해서 제가 이 순간에서 판단 할 수 있을 만한 것은 앞으로 이루어질 변화에 대한 첫 걸음이 될 것 같다는 점이에요.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끝자락에서 결국에는 저희는 무엇이 될 수 있고 어떻게 될까요?

"음~ 그럴 거에요. 정확히는 앨리스 님은 아직 돌아오시지 않은 것 같으니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되겠네요. 처음부터 호수까지 베스니 씨를 데려다 주는 것으로서 이렇게 된 것일 뿐이니까요"

곧이어 이번에는 가말라시엘 님이 그렇게 저에게 물어보았던 것에 저는 고개를 한번 기울이며 그렇게 대답 했어요. 그 사이에 무언가 저의 관심을 크게 이끌만한 것이 없다면 그렇게 되겠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렇게 된 것이 더 좋은 것 같다는 느낌도 들어요. 이렇게 되었던 경험을 하는 것에는 저의 삶의 한 곳에 당당히 남아 있게 되겠지요

613 크론 - 진행 (sbmlz6EUeM)

2024-11-12 (FIRE!) 18:43:46

@@ >>579

"입학증과 수령한 수정구를 보여주십시오."

슬슬 익숙한가 싶으면 어김없이 본 적도 없던 것들이 나오니.
이런 상황에 적응을 할 만도 한데..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은 다 개소리였는지 적응이 도통 되지를 않는다.

애써 상황을 외면하기 위해서 잭의 설명에 최대한 집중은 했으나..큰 도움은 되지 않은 것 같다.

그 와중에 들린 까마귀라는 말..대충 밀수업자, 밀렵업자 그런 놈들의 총칭인가 보다.

아카데미 입학생이 관심을 크게 보일 주제는 아닌가 싶어서 '크론'도 고개만 가볍게 끄덕일 뿐 더 묻진 않았다.

그나마 이제는 익숙해진 것이 입학증 요구. 거기에 수정구가 더해졌을 뿐이니.

'크론'은 익숙한 동작으로 입학증을 건네며 혹여 귀한 물건에 문제라도 생길라 수정구를 살짝 보인다.

//월요일 컴백이 목표였는데 하루 더 늦었다..오랜만!

614 ◆MjRAeKhiz2 (JpH8IJay6M)

2024-11-12 (FIRE!) 21:28:37

>>611
"타, 톤. 타, 톤."

타아아, 하면서 숨을 들이쉬며 바윗돌을 붙잡고는, 토오온, 하면서 그것을 들어올립니다. 다시 숨을 들이쉬며 던지고, 내쉬며 다음 돌을 붙잡습니다. 아까 전의 공격으로 많은 타톤들이 다친 것으로 보였지만, 균사류의 질긴 생명력을 반영하듯 이들은 상체가 잘려나갔어도 일어날 다리가 있으면 다리로 일어서고, 다리가 잘려나간 상체는 상체대로 팔로 바닥을 질질 끌어 기어옵니다. 그 광경은 일견 징그럽지만 지금의 헬렌은 그걸 신경쓸 때가 아닙니다. 그리고 헬렌이 겨우 빠져나오자... 헬렌은 자신의 손바닥과 팔을 바라봅니다. 아름답고 도자기 같던 살결이라고 바윗덩어리가 봐주지 않아서, 잔인하게 박박 긁히고 찢겨서 피가 납니다. 물론 사냥을 할 때나 바느질 연습을 할 때 피는 몇 번 봤지만, 이 정도로 적나라하고 끔찍한 상처는 몇 번 본 적 없었는데... 이 와중에 상처에 흰색 실 같은 것들이 엉겨붙어 상처를 덮더니, 조금씩 버섯의 형태로 오밀조밀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급박한 상황에 잠시나마 입을 다물고 있던 백과사전의 정령이 이야기합니다.

'페실린 곰팡이: 어둡고 습한 환경에서 포자로 번식하는 곰팡이가 동물의 외상성 환부에 기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상처 부위를 자연스럽게 덮어 출혈이나 덧나는 것을 방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페실린 곰팡이는 동일한 위치에 동일한 시간에서 똑같이 상처를 입어도 어떤 사람의 피부에는 흡착하고 어떤 사람의 피부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 등의...'

'이 녀석이 하는 말은 무시하시죠. 그냥 동굴에 있는 어떤 곰팡이, 타톤 말고 다른 곰팡이가 아가씨 상처에 붕대 노릇을 해주고 있다는 얘깁니다.'

...라고 암허슈트가 말을 끊고는, 헬렌의 양 어깨에 손을 얹고 조언합니다.

'이제 저는 저 고양이 여자의 본능을 극도로 강화시켜서, 혼자서 저 트리무스히드라의 주의를 다 끌 수 있을 정도로 날쌔고 빠르게 만들 겁니다. 말인즉슨, 제가 아가씨를 잠시 동안 봐드리기 힘들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걱정 마십시오. 아가씨는 이 세상 모든 정령들의 사랑을 받는 분이시니... 무엇을 하더라도, 솟아날 구멍 하나는 있을 겁니다."

...그렇게 말하고, 암허슈트는 홀로 뱀과 맞서 싸우고 있는 고양이 소녀의 몸 속으로 달려듭니다. 고양이 소녀의 몸 속에 부딪치듯 하다가 안쪽으로 숙 사라지자, 고양이 소녀는 앙칼지고 째진 고양이 비명을 지르고는 뱀을 바라봅니다. 왼쪽 머리가 달려들지만 과한 동작 없이 몸을 오른쪽으로 틀어 피하고, 오른쪽 아가리를 뻗자 왼쪽 머리의 목을 타고 올라가 오른쪽 머리가 왼쪽 머리를 물게 만듭니다. 마지막 남은 가운데 머리가 고양이 소녀를 치려고 하지만, 암허슈트의 '소름' 끼치는 반응 속도 때문에 지켜보는 헬렌 입장에서는 마치... 미래 예지 수준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헬렌의 명으로 광물을 떨구고 있는 수사닌, 뱀의 온 몸을 붙잡은 채 포자를 토하며 온 몸에 버섯을 틔워 점점 트리무스히드라의 움직임을 약하게 만들고 있는 타톤까지... 이 모든 것이, 헬렌 덕분입니다.

// 사실 이건 헬렌주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위기를 만들기 위해 적당히 그럴듯한 상황에 부상을 입힌 것뿐읾. 어차피 시스템이고 뭐고 없고 서사가 1순위인 PVE 텍겜에서 상대를 이기기 위해 진지하게 머리 써야하는 순간... 나는 그 텍겜은 실패한 거라 봐...

615 ◆MjRAeKhiz2 (JpH8IJay6M)

2024-11-12 (FIRE!) 21:41:39

>>612
'제 과거가... 제 과거가 더 보이는군요. 아직도 흐릿하지만...'

가말라시엘은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합니다. 한때, 가말라시엘은 강력한 마법사였습니다. 만약 그가 진실로 원한다면, 작은 나라 하나쯤은 하루만에 지워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했지요. 하지만 그의 힘을 누가 두려워했는지, 아니면 누구한테 미움을 사쓴ㄴ지, 아니면 그냥 재미로 그랬는지는 몰라도 누군가 가말라싱렝르 봉인했고, 가말라시엘을 어떻게 봉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아앨라나의 휴대용 마법 지팡이가 되었다는 게 가말라시엘의 설명이었습니다...

"...무언가, 제 기억에 섞여있던 거짓이 벗겨진 기분입니다. 사도님이 이해할 수 있는 비유로 최대한 설명하자면... 양파의 겉껍질이 노랗길래 속도 노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겉껍질을 까보니 실제로 속은 하얀 느낌이지요."

...라고 합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가말라시엘은 똑똑히 기억나는 것, 그리고 아앨라나에게 지금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제 시대에는 '공양'이라 불렀고, 지금은 드레인이라 부르는 기술이지요. 누군가의 힘을... 흡수해서, 사도님의 힘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신공양의 결과로, 가말라시엘의 지팡이는 새로운 기능인 '드레인'을 개방했습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616 ◆MjRAeKhiz2 (JpH8IJay6M)

2024-11-12 (FIRE!) 22:23:50

>>613
수정구와 입학 증서를 받아든 경비병은 입학증서를 검토하거딘, 수정구는 챙기고 입학 증서를 돌려준 채 문을 열어줍니다. 그리고 성문을 열면... 아카데미아에 처음 당도했을 때 아카데미아가 압도적인 풍경으로 크론을 사로잡았다면, 이제는 가까이서 보이는 모든 것들이 크론을 붙잡습니다. 크론의 두 눈은 원래 이 광경을 봐야 했던 이를 대신해, 이 곳의 광경을 열심히 눈으로 훑습니다.

제일 먼저 들어오는 건... 흑단처럼 검고, 집 안처럼 깨끗한 길바닥입니다. 역청과 자갈을 적절하게 배합하고 짓이겨 굳혀 만든 도로는 역청의 색깔처럼 흑단 같이 검지만, 자갈을 넣고 굳혀서 역청처럼 발바닥이 안으로 쑥 들어가는 일 없이 잘 받쳐줍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더러운 것들을 거쳐 오느라 더러워진 신발 밑창에 하루에 수백만번도 넘게 밟히고, 낙엽이 수북하게 쌓이고 사람들이 아무데나 가래침과 오물을 버리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길바닥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고, 사람처럼 두 다리로 걸어다니고 사람처럼 두 팔로 빗자루를 잡고 있지만 눈이 하나밖에 달려있지 않은 호문쿨루스들이 바닥을 열심히 쓸고 쓰레기들 주우면서 바닥을 청결하게 가꾸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눈을 위로 올리면, 크론의 눈높이에 수많은 집들이 들어옵니다. '크론'이 되기 전의 비루한 사칭범이 잠시 기댔던 천막집 따위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아니, 변경에 즐비하게 늘어서있던 판잣집이나 허름한 통나무집도 이곳에는 하나도 없습니다. 어떤 건물은 바닥부터 중간까지 튼튼한 주춧돌을 여러 단 쌓고 그 위로는 나무기둥을 사이로 벽돌을 쌓고, 어떤 건물은 주춧돌만 세우고 나무기둥을 박은 후 모양에 맞게 가공한 나무를 짜맞춰 지었습니다. 또다른 건물은 건물 자체가 기둥도 무쇠, 벽도 철판으로 지어졌고 지붕으로는 뻐끔뻐끔 연기를 뿜고 있는데, 건축 양식은 다양하지만 크론에게는 하나같이 그간 건물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인상을 확실하게 박아줍니다. 모든 건물이 당연하게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크론에게는 당연하지 않았던 '튼튼함' 말입니다.

사람들의 표정은 또 어떻습니까. 크론이 알던 이들은 웃음이란 걸 몰랐습니다. 음울하건, 화났건, 슬프건, 변경과 쓰레기촌에 사는 이들은 긍정이라는 걸 몰랐습니다. 당장 누군가를 죽여 한 끼를 얻어도,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하면서도 이 다음 끼니는 어떻게 해결하지 걱정하기 바빴으니까요. 하지만 이 지역 사람들은, 잭 리거보다도 아무런 걱정이 없어보입니다. 내일도 오늘과 똑같이 삼시세끼와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침대를 기대할 수 있는 사람들의 여유입니다. 크론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굳은 동안, 잭 리거는 불평합니다.

"에휴. 또 해머할 교수님 나한테 엄청 뭐라 그러겠네... 아이, 일하기 싫어라."

617 헬렌주 (badxmRIyaw)

2024-11-12 (FIRE!) 23:17:36

호오오..... 그렇군....! 그럼 다음 레스 이어올 때는 머리에 힘 빼고 들어와야지~
답레는 천천히 이어올게~ 주말에 보자 캡~

618 헬렌 (SYbUTEmcgw)

2024-11-13 (水) 12:00:41

@@>>614

헬렌은 타톤의 도움을 받아 겨우 돌더미 밑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몸을 가까스로 일으키고 쓰린 팔을 내려다보자 엉망이 된 상처에 이마를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내 희게 덮여가는 상처를 보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고마워. 다들.’

이 상황을 설명해주는 백과사전 정령과 암허슈트도. 부탁하지 않았음에도 도움을 주려고하는 곰팡이도.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암허슈트는 고양의 소녀의 몸 속으로 사라지고 헬렌은 멍하니 앉아 머리 세개 달린 뱀과 고양이 소녀와 수사닌과 타톤이 싸우는 것을 바라본다.

나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구나.

백작가의 장녀로 태어나 온갖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정령의 사랑을 받는다는 게 마치 세상의 사랑을 받는 것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뭉클해지는 기분이었다.


/뭔가 로렌스 가문의 뭔가 역사 같은 걸 설정해야하나 고민중. 아니 이런 사랑을 받는다니 거의 초대가 세상이라도 구한 거 아니냐고 ㅋㅋㅋ큐ㅠㅠ
오늘은 살짝 월루했다!

619 크론 - 진행 (mOd4PXumHQ)

2024-11-13 (水) 12:07:14

@@ >>616

수월하게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안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낯설다.

잭 저 인간이 저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그 자신이 가진 무력에 대한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 여겼는데..설마 저 사람들이 죄다 잭 리거급 무력을 가지고 있진 않을테고..그냥 원래 세상에는 이런 삶도 있었나보다.

자신이 전혀 모르던 삶의 모습. 부럽기도 하고 탐나기도 하고..한편으로는 죄다 부숴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만큼 자신이 모르던 삶의 다른 모습은 찬란했다.

"마음에 드는 곳이네요."

그렇기에 '크론'은 이런 삶의 모습에 익숙해야 했다. 이런 삶이 당연해야 했다. '크론'은 응당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그 편린이라도 취할 수 있을 테니.

"바로 교수님께 가시나요?"

잭의 말에 '크론'은 반응하며 물었다. 잭이 그렇다고 한다면..음 자신 역시 바로 아카데미로 갈 몸이니 그때까진 어쨌든 동행이려나.

620 ◆MjRAeKhiz2 (9RAVVvvB0s)

2024-11-13 (水) 15:59:17

>>616
참고로 아스팔트도로

621 헬렌주 (SYbUTEmcgw)

2024-11-13 (水) 17:45:16

아스팔트 도로라니 멋있잖아~

622 아앨라나 - 진행 (1uSGhzG4CI)

2024-11-13 (水) 20:36:36


@@ >>615

"대단하면서도 기구한 과거를 갖고 계셨네요"

저는 가말라시엘 님이 저에게 들려주는 과거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그렇게 말했어요. 그렇게나 강했던 이를 이처럼 만들 수 있는 상대 또한 아주 특별한 존재였을 것 같아요. 가말라시엘 님에게 그런 짓을 한 것은 누구였고 왜 그랬던 것일까요? 앞으로도 어촌에서의 의식과도 비슷한 일들을 겪게 된다면 그 이야기의 뒷장을 알 수 있게 될까요? 그렇지만 이와 같은 일들은 함부로 해서는 안될 것이니 만큼 괜찮은 기회도 드물 것 같고 그렇다면 오래 걸리겠네요

"그런가요, 과일이나 채소중에 겉과 속이 다른 것들은 꽤 있으니까요. 이해하기 쉬운 비유네요"

이어서 가말라시엘 님의 비유에 저는 고개를 작게 끄덕이면서 말했어요

"좋아요~ 그런 능력은 앞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거기에서 다시 가말라시엘 님이 저에게 들려주는 것은 솔깃한 것 이였어요. 이 능력을 쓸만한 적당한 대상을 찾게 되거나 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도 있겠지요. 이를 활용해서 주변으로부터 좀 더 능동적으로 힘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거에요

623 ◆MjRAeKhiz2 (7/mSzse0.2)

2024-11-13 (水) 22:34:15

>>618
타, 톤... 타, 톤...!

타톤들이 트리무스히드라에게 달라붙은 순간, 암허슈트가 깃든 고양이 소녀가 뱀의 목덜미를 그어 주의를 끌고, 주의가 끌린 순간 수사닌이 바윗돌을 떨궈 타격을 입힙니다. 잠시 멀찍이 떨어지니 상황을 차분히 살필 수 있게 된 헬렌은, 모두가 힘쓰는데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제아무리 타톤의 생명력이 강하다지만, 타톤 그 자체로는 유의미한 타격을 못 입히는데다가 무지막지한 히드라의 공격에 타톤의 수가 꽤 줄었습니다. 게다가 고양이 소녀도, 암허슈트의 도움으로 본능을 날카롭게 연마했음에도 점점 쌓이는 피로에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수사닌도 점점 광석을 떨어뜨리는 빈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

헬렌은 주변을 살핍니다. 현재 동굴의 천장은 수사닌이 온갖 광물과 바위를 떨어뜨리기 위해 분리시키느라 약해졌고, 갱도는 히드라에겐 좁지만 인간 기준으로는 여러명이 한번에 마주해서 오갈 수 있을 정도로 넓습니다. 그리고, 헬렌은 금이 간 천장 사이로 물방울이 뚝뚝 새는 것을 잡아내고, 아래에서는 고약한 유황 냄새가 새어나오는 것을 감지합니다. 타톤의 숫자는 몇 합을 더 겨루면 전멸할 것이고, 고양이 소녀는 좀 더 있으면 탈진할 겁니다.

...헬렌이 뭔가 해야 할 때입니다.

624 ◆MjRAeKhiz2 (7/mSzse0.2)

2024-11-13 (水) 22:39:55

>>619
질투와 분노. 호사가들이나 선동가들은 희망과 사유야말로 인류를 이 자리까지 앞세운 일등 공신이라고 하지만, 적어도 인류가 그 과정에서 생존을 위협하는 종들을 작게는 늑대부터 크게는 드래곤까지 전부 죽여가면서 그 자리에 오른 것은 어디까지나 질투와 분노입니다. 만약 그가 건어물 신세가 된 입학생의 삶을 훔칠 깡이 없었다면 평생 볼 일도 없었을 여유롭고 부유한 삶, 차라리 모르는 게 나았을 삶, 크론 같은 거렁뱅이들은 동잔혹동화에서나 존재한다는 듯 대책없이 한량한 저 삶... 저 삶을 보고, 크론의 마음 속에서 왠지 모르게 다 부수고 싶은 울화가 치밀어오르지만, 다행히도 크론은 자기가 그럴 깜냥이 안 된다는 걸 분명히 인지할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어 아카데미 도시에 들어오자마자 경비병들에게 꿰뚫리거나 호문쿨루스들에게 사지가 붙잡혀 거열형을 당하는 끔찍한 꼴은 면합니다. 대신, 크론은 그 삶에 분노하는 대신 그 삶을 자기도 누려봐야겠다는 비겁하지만 영리하고... 매우 '긍정적인' 생각을 해내는 데 성공합니다.

"뭐어, 그렇죠. 가서 직원증 잃어버렸다고 보고도 해야 하고, 또 곧바로 입학생 검정시험 준비도 해야 하고요..."

잭 리거는 어깨를 으쓱이면서 허리춤에 찬 검집에 손을 올리더니, 크론에게 묻습니다.

"그나저나, 집에서 검술은 좀 배워 오셨습니까? 아니라면 이 참에, 간단하게 좀 가르쳐드릴 수는 있고요. 적어도 검정시험에서 검술 낙제점은 면할 수 있게."

625 ◆MjRAeKhiz2 (7/mSzse0.2)

2024-11-13 (水) 22:44:42

>>622
아앨라나는 시범 삼아서, 드레인 능력을 누군가 먹다 남은 스프 그릇에 앉으려는 파리에게 써보기로 합니다. 가말라시엘이 깃든 지팡이를 겨누고, 필설로 옮기기에는 너무나도 모독적이고 난해한 발음으로 가말라시엘의 권능을 빌리자, 파리에게 허락되었던 짧지만 기운찰 삶이 지팡이로 빨려 들어갑니다. 아앨라나는 천천히 그 대상을 옮겨서, 빵조각을 땅에 떨궈 진창쥐를 유인하고 진창쥐의 생명력을 빨아먹고, 그 다음으로는 인간에게 사용해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앨라나는 드레인 능력이 얼마나 적에게 강력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지는 몰라도, 얼마나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지는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그냥 저에게 물어보지 그러셨습니까? 파리나 구더기 같은 미물이야 몰라도, 쥐 정도만 되어도 죽지 않는 선에서 삶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개, 늑대 정도만 되어도 수명을 '감당 가능한' 선에서 뺏어갈 수 있고, 인간 정도가 되면... 솔직히 말해, 길게 살면 80년도 사는 게 인간인데 하루를 좀 '빌려간다고' 누가 뭐라 그러겠습니까?'

가말라시엘이 뻔뻔하게 첨언합니다.

626 엘리 - 진행 (dkrD3yRD66)

2024-11-13 (水) 23:24:14

@@>>604

'아는 친척을 불러서 해결을... 기각.'

그런 방법이 떠오르지 않은 건 아니었으나... 내 발로 뛰쳐나온 가문의 힘을 다시 빌리는 것도 꺼려졌으며, 무엇보다 내가 지는 것이 두려운 리스크를 남에게 떠넘긴다니. 뻔뻔하지 않은가!

'마땅히 다른 방법이—'

-이럴때만- 의지되는 언니를 찾아가보자.

아까 남한테 떠넘기는 건 뻔뻔해서 싫다고 하지 않았냐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떠넘기는 것과,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는 건 다르지. 암.

위겔 교수를 알고있는것도 같았으니, 무언가 기막힌 아이디어를 줄지도!

627 ◆MjRAeKhiz2 (7/mSzse0.2)

2024-11-13 (水) 23:36:25

>>626
엘리는 불편할 정도로 일족 저택을 닮은 위겔 교수의 뱀파이어 학부 건물을 떠납니다. 경비병들은 떨떠름해하지만, 심문관보가 이단심문관의 이름까지 들먹이며 엘리의 무해성을 자신하니 그냥 오며 가며 알아서 지지고 볶게 내버려두는군요. 다시금, 뜨겁고 고통스러운 햇빛을 지나쳐서 언니가 기다리고 있을 마차 여관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어째,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습니다. 어느 순간, 엘리는 이상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달라붙었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어떻게든 피해보려 하지만, 밤에는 날개 같은 팔다리가 낮에는 족쇄 같아서 도저히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잠깐 멈추시지."

...그 사람들을 피해 걷던 엘리는, 햇빛이 내리쬐는 길목 양쪽에서 막힙니다. 문은 전부 굳게 빗장으로 잠겨 있고... 사람들은 전부 끝이 Y자로 굽은 쇠스랑, 말뚝, 그물 등 뱀파이어를 사냥하려는 이들이 준비할 만한 것들을 다 가지고 있군요. 그녀에게 멈추라고 명령한 사내가 앞으로 걸어나옵니다. 에레야와 비슷한 이단심문관 옷을 입었지만... 뭔가 그슬렸고, 뭔가 기이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 남자는 투구를 벗더니, 심하게 그을려 화상에 녹아버린 얼굴을 보여주면서 말하는군요.

"위겔 교수와 접선했더군, 뱀파이어. 나는 여기 있는 다른 이들처럼 뱀파이어가 아주 싫지만... 거래를 하나 제안하겠다. 위겔 교수와 연관해서 말이야. 물론 나는 관대해서, 뱀파이어한테도 거부할 권리를 보장하지.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가 약관을 읽을 때 '약관을 거부할 수 있지만, 서비스 이용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와 정확히 똑같은 뉘앙스로, 불에 그슬린 쇠꼬챙이를 든 사내가 이를 악물고 엘리에게 경고합니다.

"...네 년의 모기 같은 삶이 계속 이어지는 걸 우리가 똑같이 거부할 수도 있고."

// 오늘은 여기까지. 찐막!
엘리주 오랜만, 크론주 오랜만!

628 헬렌주 (VYYdT3xyak)

2024-11-14 (거의 끝나감) 00:02:40

캡 진행 수고했어~~~~
나는 다음 진행 뭐라고 적지 (멍)
유황에 불 붙이고 난 뒤에 물을 끼얹나? (멍22)
아닌 것 같은데 (멍333)

629 엘리주 (mq4afEN.t6)

2024-11-14 (거의 끝나감) 09:50:57

안뇽~~~

630 아앨라나 - 진행 (VWgtcBC6p6)

2024-11-14 (거의 끝나감) 14:19:44


@@ >>625

저는 새롭게 얻어 부릴 수 있게 된 능력을 빠르게 시도해 보았어요. 이것이 얼마나 공격적인 수단이 될지 아직 미지수이지만 그럴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제가 이것을 다룰 수 있는 정도 대해서는 놀라울 잠재력이 있는 같았어요

"경험과 지식을 두루 갖추는 것이 좋을테니까요"

저의 그런 행동에 가말라시엘 님이 그렇게 말하시면 저는 그렇게 대답했어요. 머리 속으로 제대로 알고 있다고 해도 직접 해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니까요. 이 두 가지를 서로 잘 합치는 것으로서 좀 더 깊이 있게 숙련될 수 있을 거에요

"그것도 맞는 것 같아요...그럼, 조심스럽게 조금씩 계속 모으는 것도 할 수 있겠네요"

거기에서 가말라시엘 님의 말에 짧게 생각해보면 맞는 것도 같아서 저는 고개를 갸웃하며 그렇게 말했어요. 하루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건강한 사람이라면 많고 높은 활력을 가졌을 것이고 전체의 크기 때문에 거기에서 약간 줄어든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닐 것 같아요. 나쁜 일이 되지 않게 조심스럽게 적절히 상황을 보면서 하면 좋을 것 같네요

631 ◆MjRAeKhiz2 (b/.jHxs5c.)

2024-11-15 (불탄다..!) 09:09:17

>>630
아앨라나는 드레인 능력에 대해 약간의 갈피를 잡습니다. 그렇게 밤이 깊어가고, 행복한 밤 속에서 아앨라나는 잠에 듭니다. 그런데...

아앨라나는 꿈 속에서 일어납니다. 요상하게도, 어떤 계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앨라나는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고 눈 앞에 보이는 광경도 이상하리만치 익숙합니다. '기억의 궁전', 아앨라나가 누워있던 원형의 홀을 거대한 서재들이 둘러싸고 있고, 그 서재로 오르내릴 수 있는 승강장치까지 구비된 곳입니다. 그곳에서, 아앨라나는... '앨리스'의 존재를 느낍니다.

"...사람을 죽였더구나. 나의 제자님."

나긋나긋한 목소리, 평소와 같지만, 아앨라나는 웬지 모르게 날이 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아앨라나가 반박할 틈도 주지 않고, 앨리스가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아앨라나의 가슴을 밀칩니다.

"돌아오는 길에 좋은 설명을 준비해두렴."

...그리고, 가슴을 밀치자, 꿈 속을 떠도는 아앨라나의 의식은 끝없는 아래로 잠겨, 마침내 현실에서 잠들어있는 그녀의 육체에 부딪칠 때까지 떨어집니다.

"...."

눈을 뜨면, 아침입니다. 베스니가 짐을 열심히 챙기고 있군요.

"아, 아앨라나 님! 일어나셨어요? 마침 잘 됐네요. 곧 출발인데 그래도 인사는 드릴 수 있어서."

632 크론 - 진행 (xvGRgc/gOs)

2024-11-15 (불탄다..!) 10:18:51

@@ >>624

잭이 입학생 검정시험을 언급하자..나는 꽤나 당황스러웠다.
그래 뭐..당연히 어떤 시험이 있겠지 문제는 어떤 시험인지도 내가 잘 할 자신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문제다.

다행스럽게도 잭은 곧바로 검정시험에 적어도 검술 영역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게다가 검술을 가르쳐 준다니..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래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일전에 보셨다시피 기술 다운 기술은 제대로 배운 게 없어서요. 게다가 저 역시 일전에 봤다시피 조교님의 실력이 아주 감탄스러운 수준이기도 했고요."

'크론'은 잭의 검술 실력을 가볍게 칭찬하며 가르침을 청했다. 간단히 배운다고 잭과 같은 실력을 가질 순 없겠지만..일단 낙제를 면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했고 만약에 상황을 대비해 일신의 무력을 조금이라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중요했다.

633 헬렌 - 진행 (C5LReKBu7U)

2024-11-15 (불탄다..!) 18:17:22

@@>>623
헬렌은 모두가 애를 쓰는데도 전세가 분리하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해야........

하지만 빙글빙글 도는 머리는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떠오른 정령이 하나 있었다.

‘로지ㅡ! 내 목소리가 들린다면 응답해줘요. 저 뱀을 어떻게 하면 물리칠 수 있는지 도와주세요.’

중급 정령을 여럿 부리는 것은 무리가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이야 말로 무리를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어차피 암허슈트는 고양이 소녀와 붙어 있으니 괜찮겠지.

만약 로지가 부름에 응답해서 답을 알려준다면 헬렌은 망설임없이 그대로 행할 것이었다.



/고민 끝에 정령의 머리를 빌려보기로함...... ㅋㅋㅋ

634 아앨라나 - 진행 (hvZ6sLelh.)

2024-11-15 (불탄다..!) 18:26:08


@@ >>631

저는 새롭게 얻어낸 능력을 조언을 곁들여 연습하고 배우게 되었어요. 밤은 지나쳐 가기에 그때 더욱 진해지고 어느새인가 저도 잠자리에 들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에 저는 제가 다른 곳에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몸을 일으켜 둘러보아요. 이것은 꿈...? 아니에요. 저는 금방 알 수 있었어요, 그보다는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면, 몽세계... 지금의 저는 이어지고 떠오른 정신이겠지요. 그리고 저는 그곳에서 명백하고 큰 존재감을 느끼고 저의 뇌리에 깊게 새겨져 있는 목소리를 들었어요. 이는 틀림없이 마녀 님이에요

"그렇게 되어버렸어요, 앨리스 님....."

그리고 그 목소리에는 저를 향한 꾸짖는 어조가 담겨져 겨울의 차가운 바람처럼 저를 감싸고 있다는 것 이였어요. 마녀 님께서 지적하신 그 말에 어찌 제가 부정할 수 있겠나요? 경위가 어찌 되었거나 그것은 제가 하게 된 행동이고 사실 이였어요. 그래서 저는 비스듬히 고개를 작게 떨구고는 나지막이 그렇게 중얼거리듯 대답했어요

마녀 님께서 하신 그 말이 끝나자마자 저는 그대로 떠밀려 마치 물 속에 가라앉아 가는 것처럼 서서히 떨어져가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가 그대로 두 눈을 살며시 감고는 다시 뜨는 그 순간에 저는 어느덧 현실의 어촌의 있었던 곳에 돌아와 있었어요. 그때는 이미 달의 시간은 지나가고 태양의 시간에 이르게 되는 때가 되었어요

"아... 그렇네요. 이제 때가 되었나요? 제대로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었으니 좋았네요"

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보면 그 옆에 있었던 베스니, 그녀가 제게 건네는 말에 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렇게 대답했어요

635 ◆MjRAeKhiz2 (ZouChx4Kh2)

2024-11-16 (파란날) 12:27:35

>>632
"따라오세요."

잭은 마차에서 내려서 크론을 공터로 데려갑니다. 사람이 몇몇 지나가지만 딱히 신경쓰지는 않고, 땅바닥에 보리 새싹의 분얼이 보이지만 잭이나 크론이나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잭은 공터에 꽂힌 허수아비의 팔 역할을 하던 긴 장대를 한번에 베어내더니, 땅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양면을 베어 날카로운 날이 있는 목검으로 만들어냅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크론 쪽으로 걷어차 보내고는, 검집에 칼을 집어넣더니 손가락을 까딱거리는군요.

"그거로, 공격해보세요.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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