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가 언제부터 깨있던거지? 아니 내려놓을 때 깼던가? 뭐 그건 그렇다치고. 뭔가 시집을 못 간다느니 책임지라느니 그런 소리를 하고 있어. ...어, 어째서지이.... 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 유우가를 들고 오긴 했지만. ....아, 들고 오는 과정에서 바지가 살짝 벗겨진 일 때문인가. 그치만 그거 내가 일부러 한 것도 아니고, 유우가의 바지가 너무 헐렁해서 그랬던 거구....
"유, 유우가...?" "내, 내가 뭘 했다구... 난 그저 유우가가 취해서 잠들었길래 안아서 옮겨준 건데..." "바지는, 그, 나, 나도 예상을 못했어....? 사고였다구...?"
일단 유우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두 손을 펴서 살며시 내밀었다. 찬 바닥에 오래 앉아있으면 감기걸린다구 유우가아...
"자 문 열었으니까 이제 들어가자. 감기 걸려~" "오는 길이 좀 추웠지~ 따뜻한 거 마시고 잘까?"
자자. 들어가자~ 유우가의 어깨를 잡고 살짝 주무르다가, 그대로 잡고 일으키려고 했다. 이래도 안 일어난다면 어쩔 수 없지. 아까처럼 들고 들어가는 수밖에.
안다. 메이사 잘못은 없다. 잘못이 있다면 벨트 뿐... 알면서도 얼굴을 손에 묻고는 엉엉 외쳐버리는 거야... 그치만... 남들 다 보는 앞에서 들썩까지 해버렸다고 들썩. 질량이랑 무게랑 크기까지 다 보인다고 그런 모핑은!!!!! 사실 그냥 속옷이었으면 이렇게까진 아니었을지도 모르는데 호랑이라니 이젠 싫어어어어어
나는 완전히 미쳐버려서는, 차가운 복도에 드러누워 목적없는 땡깡을 피려고 했으나. 메이사가 들어올리자 너무나도 가볍게 덜렁, 하고 들어올려졌다. 호랑이 주둥이로 중력에 끌려내려간다. 나라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초라하고 추하게 느껴지는 건 정말 오랜만이야... 그것도 크리스마스 날에... 산타클로스가 있다면 날 싫어하는 게 분명하다. 크리스마스 전야에 준 선물이 이딴 거라니...
"그, 그걸 내가 일부러 한 것도 아니고. 유우가는 자고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구!" "길거리에서 유우가를 눕혀놓고 다시 바지를 입히면 그건 그거대로 이상하잖아!?"
얼굴을 손에 묻고 엉엉 외치는 유우가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개크게. 아니 진짜 왜 이래? SAN치가 완전히 나가버리기라도 했나. 어어, 아예 복도에 드러누우려고 하잖아. 다급하게 잡아서, 결국 유우가를 들어올리기로 했다. 아까 길거리를 걸어오고 맨션에 도착하기 전까지도 하고 있었던 그 자세로.
"윽.... 그, 그런 말을 해도 유우가... 결국은 할 거면서. 고집은."
후히히 안 한다는 말에 잠시 멈칫했지만, 애써 정신승리(?)하며 말했다. 그, 그래. 어차피 하게 될 걸? 그리고 무엇보다 유우가에게 그런 선택권은 없을테니까.
"자자. 땡깡 그만 피우고 들어가자. 이 시간에 복도에서 큰 소리내면 민폐야 민폐." "들어올릴거니까 얌전히 있—"
아까처럼 들어올리기 위해 손을 뻗으려는데, 그때까지 땡깡피우던 유우가가 갑자기 움직였다. 그것도 빠르게. 그리고 어째선지, 정말 어째서인지.... 아, 아래가... 허전한 느낌과함께급속도로하체가냉각되고있는데!?!
아래로 돌린 시선엔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러니까, 있긴한데. 어 그러니까 다리는 있다. 제대로 있는데. 다리 위로 입었던 것들이 없어.... 밀릴대로 밀려서 결국 한동안 안 입고 처박아두던 연두색 땡땡이 무늬의 유치한 이너웨어라던가, 그 위로 껴입은, 밴딩이라 많이 먹어도 되지롱~ 하고 농담하면서 웃었던 게 대충 3시간 전 쯤의 일이었던 것 같은 바지라던가... 그런 것들이.... 없었다.
그렇다, 현대사회의 도시에서 살아가기 위해 당연히 걸쳐야만 하는 것 중 하나인 옷이, 깔끔하게 내려가 있던 것이다.
"...이, 이, 이이ㅣㅇ이이건 판치라가 아니잖아 이 바보야!!!!!!!!!!!!!!"
판치라 뜻 모르냐!? 이게 팬티로 보여!?!?! 병깔이 눈신이야!? 크게 소리치면서 바로 손을 내려서 다시 옷을 끌어올리려고 했는데, 그럴 틈을 주지않고 유우가가 바로—
"힉, 끼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죽어어어어!!!!!!!!!"
파후파후 해버렸다. 아니, 파후파후는 위쪽으로 하는 거 아니었냐고!!!! 나도 모르게, 진짜 오랜만에 축벽이 나와서 발로 유우가를 차버린다.
아니, 차버리려고 했다.
생각해보자. 바지를 발목까지 쭉 내린 다음에 걸으려고 하면 당연히 바지가 걸리니까, 다리가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되고, 어기적거리는 걸음으로 걷게 된다. 그 상태로 뛰거나 발차기를 하는 건 당연히 무리겠지. 지금 나는 유우가에 의해 바지가 쭉 내려진 상태.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유우가를 향해서 발차기를 날리려고 하면? 바지를 발목까지 내린 상태로 전력 달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다리를 벌리면 어떻게 될까?
어떻게 되긴. 이렇게 되지. 본능적으로 힘껏 차날린 발차기가 반대쪽 발목까지 잡아당기게 되고, 그대로 몸이 뒤로 기울어져서—
"—헤그윽!?"
꽈앙!!하는 소리와 함께 복도에 드러눕게 된다. ....바지가 내려간 채로.
"............하. 하하. 하하하하...."
등짝이 엄청 아프다. 소리도 너무 커서 귀도 아프고. 그리고 그런 통증에 머리가 도리어 냉정해진다. 냉정해지다못해 아아 망했다 망했어 이거 뒤처리 어떻게 한대~ 하고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듯한 기분이 되고 있어...... 허탈한 웃음을 흘리면서, 그렇게 잠시 등짝으로 복도의 차가운 감촉을 느끼고 있었다. ....아, 궁둥이 엄청 시렵다...
말딸의 걷어차기(그러나 위력은 반감된)가 작렬했다. 그렇게 가슴을 걷어차였고, 엄청난 격통이 찾아왔다. 숨을 못 쉬겠어 이거. 뒤로 콰당 하고 넘어진 메이사 위에 풀썩 엎어져, 아까의 파후파후가 Y축 방향으로 -90도 회전한 그런 구도가 돼버린다. 구도에서 기대되는 것과 다르게, 모두가 아픔 뿐인 세계선이지만...
그대로 잠깐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졌다. 다른 거 안 하고, 진짜 파후파후만 했다고. 술도 완전 깨버렸고. 아니 그보다, 가슴을 맞았는데 이거 진짜 괜찮은 건가...? 옷 아래 보면 막 피부 아래에 피가 고여있고. 그런 거 아냐? 하며 살짝 웃옷을 들어올렸다. 그 방향으로는 나한테 보이는 게 없어서 이내 내려놓고 목을 당겨봤지만 여전히 어두운 복도에서는 보이는 게 없었다. 메이사 눈요기만 시켜줬군...
...술이 깨고 나니까 이제 판단이 된다. 이젠 들어가서 정말 쉬어야 해... 그러지 않으면 죽어버릴 거야 우리 메타적으로.
"가자 메이사... 일단은 들어가자고."
하며 대충 옆으로 손을 뻗자, 약간 까슬하고 맨들하고 말랑한 게 만져져서 황급히 손을 떼고. 어쩔 수 없이 누운 메이사의 손을 당겨 일으켜 세우기로 한다. 응응, 그게 맞겠지. 그리고 당겼을 때, 맙소사아까맞은흉근이비명을질러서나도모르게그만 다시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피멍 들은 지 몇 분이나 됐다고 묵직한(?) 녀석을 들어올리려고 한 거냐 나...
그래서 다시 파후파후 구도로 돌아왔다. 이제는 싫어 파후파후. 그만할래. 이 골짜기에서 나가게 해줘...
이 상황에서 너도 벗으려는거냐. 웃옷을 들어올리는 유우가를 해탈한 눈으로 보며 그렇게 생각했지만, 다행히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나저나 좀 무거운데 유우가... 술이 좀 깼는지 일어나자고 하며 유우가가 먼저 움직인다. 옆으로 뻗은 손이 전혀 예상 못한 곳을 스쳐서 움찔했지만, 다시 걷어차기 전에 유우가가 후다닥 일어나 내 손을 당겼다. 아니, 정확하게는 당기려다가 다시 풀썩 쓰러져서 우리는 여전히 서로 애매하게 겹쳐진 채로 맨션 복도에 놓여져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 대체 뭘 하고있는지 이제 나도 모르겠다. 제대로 된 파후파후를 하고 있는 유우가를 빤히 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하나, 둘—하는 순간, 저 멀리에서 여기로 가까워지는 발소리가 들려 귀가 쫑긋 움직였다. 아, 안돼. 셋까지 세면 늦는다!!!!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하고 후다닥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유우가를 붙잡고서, 어디서 그런 힘과 스피드가 나온건지 모를 정도로 정말 빠르게, 열린 문을 향해— 유우가부터 밀어넣는다.
"으, 으아아아!!!!" "헉, 맞다 문!!! 으으으!!!"
그리고 나도, 바지때문에 좁은 보폭이지만 열심히 달?려서 문 앞으로 들어왔다. 아, 문!! 문 닫아야지!!!!! 현관에 거의 엎어져 있다가 다시 몸을 일으켜서, 쓸데없이 활짝 열어둔 문고리를 잡기 위해 몸을 반쯤 밖으로 내민 순간.
맞은편 집에 사는 걸로 보이는 사람-아마 대학생이라고 했던 거 같다-과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친 것 자체는 아무래도 좋다. 삭막한 도쿄, 이웃간의 교류가 적은 삭막한 현대사회라고해도 오가며 인사하거나 이렇게 서로 집에 들어가는 타이밍이 겹치면 인사를 주고받기도 하고 그런 사이니까.
그리고 그런 사이인 이웃이 지금 보게 된 건, 바지가 발목까지 내려간 나와, 호랑이 팬티를 내보이며 상의도 살짝 밀려올라간 유우가가 현관에 엎어져 있는 풍경이었다.
"...."
눈과 눈이 마주친 순간, 반사적으로 문을 잡아당겨서 그대로 꽝 소리가 나며 닫히긴 했지만. ....그치만, 난 봤어. 저 이웃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어가는 과정을...... 이 인간들 대체 크리스마스에 무슨 플레이를 하고 있는거지?하고 외치는 듯한 그 시선을....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가 나는 걸 신호로 하듯, 그대로 문고리를 놓고 얼굴을 손으로 덮었다.
후후... 아마 다음 레스가 막레이지 않을까요 😏 그치만... 그래야 할 거 같고 막레는 내일 드리겠습니다 😌 히히...이젠진짜 간식먹어야만... 둘이 진짜 즐겁게 스케베여신의 보우를 받으며 살고 있네요 😇 우리한텐 좋은 일이지만 이거 현실이었다면 아무래도 무당찾아가야한다고 귀신이 씌인 게 분명해...🫠
wwwwwwwwwwwwwwwww숨만 쉬어도 지구 반대편 멧쨔의 판치라가 일어난다니wwwww 너무 무서운wwwwwww 두려운wwwwwwwwww 지구 반대편이어도 그 정도인데.. 그럼 바로 옆에 붙어있으면.....🤔 그냥 툭 건드렸는데 옷만 폭발하는 그런 일도 충분히 벌어질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