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103 뭐 저걸 진짜 판다고 심지어 월주는 그걸 먹어봤다고?! 아니 진짜 좀 먹기 힘들었을 거 같긴 하다 어쩌다 먹어보게 된거야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맛은 괜찮았다니 다행쓰...
아 비유가 너무웃김 뭔지 딱알겠다ㅋㅋㅋㅋㅋ 근데 거기서 콜라를 주다니 워리워리... 리라 매워죽는 와중에도 😬 이렇게 노려볼것이에요 와중에 밑에 복작복작 대사들 짱귀여워 진짜 정겹다☺️☺️... 랑이가 준 우유를 마시고 평화로워진 리라는 월이 머리를 무는 애린이를 응원하며 다음에 월이가 마시는 콜라에 멘토스를 넣는 꿈을 꿀 거야 (?)
"출석 부른다~" "쌤 저희 수능 끝났는데 안 나오면 안 돼요?" "교육청에서 그러지 말라고 공문 내려와서 안 돼." "아~~~~~" "그래도 너희 학교에서 아무것도 안 하잖니. 그리고 우리 반이 제일 이상한 짓도 많이 해!" "선생님! 저희도 곧 어른이니 예비교육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조용, 조용! 너희 곧 성인이니까 아가씨는 그때 봐! 출석 부른다. 김가연!" "네~" "─현태오! 현태오 어딨어? 이시미! 은서야, 태오 어디갔니? 매점갔어?" "몰라요~" "전화 해봐~ 폰 안 걷잖아." "넹~"
…….
"엽세여~ 현태~" - ……어. "니 학교 안 나왔다고 쌤이 전화 걸어보래~" - ……. "현태, 혹시 '또 그 흰색 강아지랑 노느라' 학교 안 나온 거임?" -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거 안 키워. "……'터그놀이' 하다 싸웠어?" - ……. "……너 어디야." - …나 연구소 대체 출석 한다 전해주라. 바즈라. "너 그게 무슨 개소리야? 거기 존나 치가 떨려서 가기 싫-"
아지는 비켜주지 않았다. 능력의 시전 탓인지, 온 몸으로 밀어도 안 될 것 같아 그냥 바라보고 있었다.
붉게 타오르는 저녁 하늘처럼 분노로 타오르는 아지를 마냥 응시했다. 절절한 외침이, 비명이, 포효가, 뇌에 직접 때려 박는 것 같았다.
그야 바로 앞에서 저러고 있으니 당연하지.
언제까지고 저러고 있지는 못 할 걸 알았다. 아지가 저지먼트를 나가기 전까지, 몇 번이고 봐왔다. 탈진해 쓰러진 아지를, 내 손으로 챙긴 적도 여럿이었다.
"......"
오래지 않아 능력의 반동이 온 아지가 내게 기댔다. 아지를 받친 채로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느릿하게 움직이는 것에 더해, 한 팔로 아지의 등을 받쳐주며 상체를 일으켜 앉으니, 자연히 아지를 내 무릎 위에 앉힌 모양새가 되었겠다.
그 상태로 숨 고르는 아지의 등을 토닥였다. 토닥, 토닥, 한동안 가벼운 손짓만 했다.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이, 스산한 겨울 바람이 몇 번인가 스쳐지나갔다. 바람 소리가 멎을 쯤, 나즈막히 말했다.
"...아지야. 그거 알아? 너희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내가... 얼마나 비참한지."
소리 없이 뜬 눈이 새까맣게 내려앉아, 그에게 향했다.
"떠나지 않겠다느니, 지구 끝까지 쫓아오겠다느니, 너희는 어쩜 그렇게 쉽게 말할까. 내가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어디까지 미쳐가는지도 모르면서. 친구니 정이니 행복이니, 그깟 것들이 나를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 모르면서."
토닥이는 손이 차차 멈췄다. 스르륵, 미끄러져 바닥으로 툭.
"너희가 과연 너희 인생마저 뒷전으로 하고 그 말을 지킬 수 있을 거 같아? 그럴 리가 없지. 당장에만 봐도, 다신 떠나지 않을 것 같던 사람이 잠깐을 못 참고 나에겐 아무 설명도 해주지 않은 채 자꾸 멀어지는 걸? 나는 다 용서하고 받아들여줬는데... 나는, 나만... 결국 누구나 자기 인생이 제일 소중한 거야. 그 사람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런데 너희라고 다를까?"
히죽- 하고, 창백한 얼굴이 미소지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너희는 또 바락바락 반박하겠지. 절대 아니라고, 두고 보라고. 그 말이 얼마나 무섭고 무거운 말인 줄 모르니까 그렇게 쉽게 하지."
웃는 얼굴 뒤로 빠득, 이가 갈렸다.
"너희가 뭘 알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채로 그 알량한 한 마디에 매달려서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입장을 뭘 안다고 그렇게 말해. 매번 빛 아래까지 끌어올려놓고 다시 밀어 떨어뜨리는게 너희면서, 너희도 똑같이 힘들고 괴로울 땐 나 몰라라 할 거면서, 이미 그래놓고서 어떻게 그렇게 쉽게 말해."
바닥을 짚은 손에 힘이 들어가 뿌득, 하고 뜯기는 소리가 났다.
"아지야, 한아지. 그냥 다 까고 말해줄까? 나는 친구 같은 미지근한 건 필요 없어. 나는, 이제는 내가 부숴버릴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해. 아니면 철저하게 나를 망가뜨려주던가. 그런데 넌 아니야. 어느 쪽도 아니니까, 이만 좀 나한테서 떨어져. 필요 없으니까."
이런 나를 악하다며 매도하던 목소리가 떠올랐다. 그래보인다면, 그래, 그렇게 살아야겠다. 이것도 저것도, 포기하면 편하니까...
상체를 일으킨 혜우가 등을 토닥일 적에, 빠른 숨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는다. 울 것 같은 기분이었다. 토할 것 같은 기분인 듯도 했다. 혜우가 눈을 감고 있는 동안, 토닥임을 받으며 시선을 피했다. 입술을 아프게 물었다. 괜히 다른 방향을 보면서, 숨소리를 되돌렸다.
너희,
라는 단어가 귓전에 턱하고 걸렸다. 어쩐지 거슬렸다. 그리고 혜우가 하는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참을 수 없게 되었다.
동시에 깨달았다. 혜우는 약하구나. 너무 약해져서, 떠나감을 버틸 수가 없어서, 자신이 떠나가려고 했던 거야. 아지는 옛 친구가 떠나갈 때를 떠올렸다. 자신이 손을 아무리 뻗어도 닿지 않을 때. 그리고 그 친구와 영영 만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아지는 충격을 받고, 상처를 입고, 슬퍼하지만 그걸로 끝. 다른 친구를 만나 위로받고, 가족들에게 치유받았다.
하지만 혜우에게는 그런 사람이 없던 거야.
"너희, 너희~~ 듣기 싫어어어....."
아지가 겨우 상체를 세운 채로 칭얼댔다. 사실 화를 내는 소리였지만, 힘이 다 빠져 소리가 모기만한 상태였으니 칭얼대는 걸로나 들리겠다.
"너희가 아니야아... 난 한아지야~~~ 한아지가 너를 떠나간 적 있어....? 배신한 적 있어.....?"
아지가 다 죽어가는 소리로 띄엄띄엄 말을 이었다. 그러다 잠시 침묵하더니, 마른침을 삼킨다.
"저지먼트를 떠났던 걸 혜우를 떠난 걸로 생각할 거야...? 저지먼트를 떠난 건 미안해애.... 하지만 혜우를 떠난 건 아니잖아...... 나, 검도부 친구들도 있고 저지먼트 아닌 친구들도 있고~~ 친구와 뭐든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니까아"
거기까지 말하고 숨이 찼는지 할딱거린다.
"누구나 자기 인생은 소중해애~~ 나도, 혜우도, 다른 사람도 그럴 거야아..... 자기 인생보다 남을 앞세울 수 있는 건 아주 적은 사람들 뿐일거야아"
"그래서 사람들은 다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다시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걸거야... 사람이 멀어지면, 슬퍼해도 돼. 상처받아도 돼.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위로받는 거야~~~ 나는 그렇게 지냈단 말이야..... 그런데 혜우는 그렇지 않지. 상처받으면, 그 상처가 너무 깊어서 괴로워하는 거잖아. 그게 무서운 거잖아...."
겨우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혜우가 자신에게 요즘 매몰찼던 이유를. 잠깐 생각하다가, 얘기하는 것이다.
"....혜우가 사람이 떠나가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 한아지가 인생보다 혜우를 소중히 할게."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였다.
"한 달, 일 년, 이 년, 평생이 걸리면 평생, 그렇게 할게. 쭉 연락하고, 얼굴도 보고, 얘기하면서 웃기도 하고~~~ 힘들고 괴로울 땐 떠나가는 대신 서로 붙어있자~~ 싫은 일 싫다고 얘기하고~~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없어도 서로 옆에 있어주자아"
아지는 힘을 들여 웃음지었다. 그 웃음은 조금 시들했다.
"나는 혜우가 필요해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쳐내어진다면,
그것은 아지가 손을 뻗어도 잡을 수 없었던 인연 중 하나로 남게 될 것이고, 아지는 상처받고, 아파하겠지만, 또 사람들로부터 위안을 받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시끄러운 현장에서조차 들릴 정도로 큰 소리. 그리고 풀썩하고 쓰러지는 사람. 파란 스카프는 황급히 달려나갔다.
"야..야! 철모! 정신차려! 야!"
하지만 철모는 이미 너무나 먼 강을 건넌 뒤였다.
"너.. 감히 철모를.."
쓰러진 브라우니의 멱살을 잡고 노란 스카프가 협박하듯 말했다. 브라우니는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자각한 듯 공포에 질렸으면서도 웃기 시작했다.
"죽었나봐? 총에? 한명은 함께 죽다니 다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복부에 날아간 주먹에 브라우니는 기침하면서도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베이츠는 끝났어. 리버티가 망한 시점에서 너희도 이미 죽어버린 신을 붙들고 포교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한가지만 말해두지. 베이츠는 끝났지만, 너흰 스트레인지의 주도권을 영원히 잡진 못할거다. 우린 총은 안 쓰거든. 그저 새로운 녀석들이 너희들을 노릴 ㅃ-"
빨간 스카프는 아무 말 없이 브라우니의 얼굴을 잡곤 미친듯이 독을 생성해내기 시작했다. 브라우니는 즉결처분은 생각하지 못했는지 신음소리와 함께 어떻게든 매달리며 살려고 발버둥쳤지만 얼마 가지 않아 꼬르륵하는 소리를 끝으로 움직이지도, 숨을 쉬지도 않게 되었다.
"율럭키 본부는 지켰고, 남은 베이츠 잔당을 쓸어버리러 가지."
침울한 분위기에 빠진 타 율럭키 일원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음 날, 율럭키는 마지막으로 남은 베이츠까지 쓸어버리며 3학구 스트레인지를 손에 넣었지만, 정작 본부는 상당히 무거운 분위기였다.
"방송을 재개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합니다."
안경은 방송장비가 완전히 파괴되었고 스테프들도 중경상을 입었기 때문에 방송도 재개하기엔 시간이 너무 걸릴 것이라 말했다. 파란 스카프는 말 없이 자신이 앉은 책상 옆에 말 그대로의 철모를 올려두고 있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회의장 내부의 전화벨을 울릴 인물은 몇 없었다.
"여보세요." "네, 모시호입니다. 소식은 들었습니다. 참 유감입-" "그래서, 용건이 무엇이죠?" "...이번에 좋은 소식이 잡혀서 말이죠. 리버티가 망하고 기존 샹그릴라보다도 훨씬 효과가 뛰어난 검은 샹그릴라가 대량으로 입수되었습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말해뭐해, 베이츠의 자산만 넘겨주신다면, 검은 샹그릴라를 현재 샹그릴라 도매가의 1.5배 가격으로 넘기겠습니다."
암부에게나 돌고 있는 검은 샹그릴라 수만정을 1.5배 가격으로 사들인다는 건 거절하면 바보일 정도의 제안이었다.
"그럼, 약속을 잡죠." "약속이요?" "서로 보험은 들어야 하잖아요?" "그럼 저도 보험 겸 보너스로, 큰놈 하나 데려가겠습니다. 그때 봅시다."
>>90 >>108 점례주 앗 앗 @ㅁ@ 숙제처럼 올리는 훈련에 불과했는데 반응 감사해요오오오오 >< 응원해 주신 덕에 살아돌아왔어요 (흐느적 흐느적) ∑@ㅁ@;;;;;;;;;;;;;;;;;;; 초록 카레는 또 뭡니까??!! 그런 카레가 실존한다니... 심지어 향이 좋았다니;;;;;; (호달달)
>>92 리라주 아하하하^c^ 기억해 주시다니 감사해요~~~:D 스텔스 기능을 넣을 구실이 마땅히 안 떠올라서👀👀👀 졸속으로 동원해 봤답니다 ><
>>93 >>107 태오주 아침은 영 부실하셨네요. 점심은 괜찮게 드셨어야 할 텐데요. 잘... 아마도 잘요? 은신 기능 있는 깡통을 만들기 위한 구색 맞추기까진 된 거 같아요^^;;;;; 태오 선배가 저지먼트 단톡방 나갔다고 언급하신 건 본 거 같은데... 바즈라 부소장으로 임명된 뒤에 학교도 아예 안 나오고 있는 건가요? 바즈라에만 머물고, 미술관장님 사고도 일으키고??? (미술관장님 사고의 범인이 태오 선배면 정말로 중대 상해라, 나중에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있을지 불안불안한데요 @ㅁ@;;;;; )
>>101 >>103 동월주 ......파란색 카레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저 카레가 맵기까지 하면 스턴 걸릴 거 같아요;;;;;;;;; 근데 맵다는 사람한테 콜라를 주다니... 월이 무서운 아이!!!!!!(동공지진)
>>111 혜우주 음...;;; 혜우가 만난 사람들이 하나같이 자기 인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게 상처였을까요...👀👀👀 자기 인생을 가장 먼저 챙기는 건 숨쉬듯 당연한 일이고 안 그런 경우는 오히려 조치가 필요할 거 같아서... 저한텐 많이 어렵네요.(먼눈)(옆눈) 한편으론 혜우는 약속이랄지 다짐이랄지를 세상 무엇보다 무겁게 여기는 것 같기도 해요. 아지가 뒤에 해 준 얘기마따나 역설적으로 기대가 너무 커서 상처받은 느낌이랄까요? (삐빅!! 흔한 적폐입니다!!!)
>>116 아지주 아지 능력은 특성상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거 같은데요, 그와 상관없이 아지 강하다!!! 마음이 강해요!!!! (박수)
현생을 가까스로 돌파해서 갱신이에오오오오오@ㅁ@ 이제 바닥과 합체해야겠어요오오오오(털푸덕)(스르르)
저녁의 황금빛 여명이 지며 하루의 끝을 알리고 있었다. 앞으로 종말까지 며칠이 남았던가. 종말이란 모든 것이 끝났다는 말로 들렸다. 미래가 없다는 것. 하루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압도적으로 다가오는 것. 일상을 보내려고 하면서도 차마 외면할 수 없는 종말은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을 계속해서 떠올리게 만들며 가까워지고 있었다. 금은 수많은 불길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난무하여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암영이 짙어지면서 당신을 삼켜버리는 꿈. 마지막 한 줄기의 빛이 사라지는 꿈이 금을 괴롭혔다.
그 악몽에서 깨었을 때, 금은 아직 찾아오지 않은 종말에 대한 꿈이라는 걸 깨닫고서, 차가운 손바닥으로 두 눈을 덮으며 얼굴을 쓸었다. 당장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건 오직 당신이었다. 어차피 다가올 종말이라면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그건 차가운 각성 같은 거였다. 금은 두꺼운 코트를 걸치고서 머리맡에 걸어두었던 것을 챙겨 들고선 집을 나섰다. 핸드폰도 없이, 연락도 하지 않고 늦은 이 시간에 찾아갔을 때 당신이 깨어있을진 모르겠지만. 지금은 당장 당신을 만나고 싶었다.
이미 세상의 끝에 치달은 듯, 늦은 시간의 거리는 고요했다. 피부에 닿는 냉기가 얼음장 같았고, 숨을 내쉴 때마다 차가운 공기 속으로 입김이 번졌다. 이내 당신이 사는 곳에 도착했을 때 금은 언젠가 그랬듯이 자연스럽게 공용현관의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당신의 집 앞에 다다랐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리고. 만약 잠에서 깬 당신이 확인을 한다면 눈에 띄게 어두운 어두운 표정에 금이 있었을 것이었다.
"...언니."
금은 당신을 다정하게 껴안고서, 볼에 입 맞춘다. 눈앞에 이렇게 마주 보고 있는 것만으로 악몽을 잊을 수 있었다. 비록 재가 되더라도 모든 힘을 다해 불을 붙이면, 끝없는 희망을 밝혀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감옥 같은 이 도시라도, 어둠을 넘어서 같이 여명을 맞이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당신이 이러는 이유를 물었을 때 금은 무어라 답했던가.
"종말이 절 끌어내리기 전에, 그 적막한 끝이 오기 전에. 좀 더 언니를 보고 싶었습니다."
금은 주머니에서 묵주를 꺼내며 조심스럽게 손에 쥐었다.
"많은 사람들이 반짝이는 유성처럼 스쳐 지나가지만, 그 중 하나라도 붙잡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제 어깨에 머물러 주기를 바란 적이 있었습니다."
자신에게는 가족도 없다. 길거리에서 살던 시절부터 너무 많은 것을 잃어왔고, 더이상 잃을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당신이 있었다. 당신만큼은 꼭 지키고 싶었다. 눈앞에 선 당신은 자신이 사랑한 유일한 사람이었으며, 자신이 지켜야 할 유일한 존재였다. 제 묵주는 이제 자신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지만, 하지만 당신에게는 다를 것이다. 이 묵주가 자신의 마음과 함께 전해지기를, 그리고 그것이 당신을 지켜주기를 금은 간절히 바라며 당신의 목에 묵주를 걸어주며 말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