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51172> [초능력] 초능력 특목고 모카고 R2 298.찬바람이 서서히 불어오며 :: 1001

◆TMmm6tsoPA

2024-08-29 01:34:07 - 2024-09-01 23:02:28

0 ◆TMmm6tsoPA (07EPW29Enw)

2024-08-29 (거의 끝나감) 01:34:07

※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부원 명부: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65135
설정: https://url.kr/n8byhr
뱅크: https://url.kr/7a3qwf
웹박수: https://url.kr/unjery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4%88%EB%8A%A5%EB%A0%A5%20%ED%8A%B9%EB%AA%A9%EA%B3%A0%20%EB%AA%A8%EC%B9%B4%EA%B3%A0%20R2
저지먼트 게시판:https://url.kr/5wubjg
임시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4057
에피소드 다이제스트: https://url.kr/tx61ls
전판 주소: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51089

300 신새봄 - 새봄이는 우울해 (c9ywpDoscs)

2024-08-31 (파란날) 13:02:15

>>0
언제부턴가, 내가 저지먼트에서 하는 일들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해왔다. 전투에서 큰 보탬이 되지 못하는 거야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 하지만 오맨들의 눈을 피해가며 어렵게 모았던 자료가 큰 소용이 없었던 거나, 플레어와의 전투가 있었던 4학구에서 검은 샹그릴라의 생산을 중단시켰음에도 결국 리버티의 손에 검은 샹그릴라가 들어가는 걸 막지 못했다거나, 이번에도 리버티는 괴멸시킬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한 일은 없다시피 하고, 결국에는 뉴트로뭐시기 에너지가 유니온의 손에 넘어가는 걸 막지 못하는 등, 그런 실패로 인해 크고 작은 타격이 누적되면서 조금씩 마음이 지쳐갔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 박씨 부자에 대한 복수심에도 어느샌가 균열이 생겨있었다. 처음에는 나 자신을 위해서, 적을 미워하지 말자는 말을 되새기며 평정심을 지키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의문이 들었다.

아들 친구 만들자고 인첨공을 세우는 데 앞장서고, 잘못된 커리큘럼이 퍼지는 데도 손 놓고 방관한 박형오는 이미 식물인간이라 사실상 죽었다고 봐도 무방하고, AI제로는 그 놈에게서 파생된 존재일 지언정 그 놈이 아니다.
그리고 유니온은 분명 히틀러랑 다를 게 없는 대량 학살을 계획하고 있고 예고까지 했지만, 아직 실행도 하지 않았다.

그럼 이제 나는, 무엇 때문에, 누구를 미워해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니, 길을 잃은 듯 혼란스럽고 답답했다. 어쨌거나, 박씨 부자에게 한 방 먹여주는 건 내 소원 중 하나였으니까.
그렇게 지치고 혼란스러운 중에도, 그림자든 유니온이든 리버티든 대량학살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은 확실했기에, 지금까지 싸움을 피하지 않아왔지만, 지금은 그 마저도 잘 모르겠다.

리버티를 괴멸시켰지만, 유니온의 손에 뉴트로뭐시기 에너지가 기어이 들어가고 만 날. 은우 선배가 이렇게 말했다. 제로의 말대로 "종말"이 12월 말에 일어날 테니, 3주 동안 이 싸움에서 빠질 지 말 지 고민해보라고.
처음에는 얼이 빠졌었다. 3주동안 그냥 생각만 하면서 보내라고? 그 말이 사실이라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대책을 논의하고 대비를 해도 모자랄 판에?
거기에, 종말까지 시간은 있을 테니 괜찮다고, 그게 아니라도 우리들(아마도 퍼클들을 말하는 거겠지)이 막아내겠다는 말까지 들으니, 그냥 맥이 탁 풀렸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도 모르겠다. 그 뒤로 이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질 않았다.

그렇게나 여유만만한 상황이라면, 이 싸움에 내가 필요하긴 한 걸까?

그 말을 들은 건 나 뿐만이 아니긴 했다. 전투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부부장 선배도, 아군의 유일한 치유사인 혜우도 있었다.
저지먼트에서 전투능력이 뛰어난 이들도 그런데, 전투에선 별 쓸모가 없는 나는 어떨까?

솔직히, 저지먼트에서 엄청 소속감을 느끼는 건 아니었고, 오히려 거리감마저 느끼고 있는 실정이지만, 종말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위급한 상황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고, 오히려 필요 없다는 걸 확인하는건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 때를 기점으로 확 번아웃이 왔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좋아하던 것들에도 흥미를 잃어, 커리큘럼도 아르바이트도 쉬고 방에 틀어박힌 채 며칠을 보냈다.

그렇게 두문불출하던 중 다시 바깥공기를 다시 마신 건, 무단으로 커리큘럼을 빠지는 나를 보다 못한 연구원 선생님의 손에 이끌려 협력업체인 공장으로 항했을 때였다. 원자력 무기를 개발하는 공장이었는데, 생산 중 발생하는 핵폐기물을 전부 먹을 것으로 바꿔주는 대가로, 처음 들어보는 천문학적인 단위의 금액을 제시하더라. 그러다 문득, 나이의 장벽에 부딛혀 운전면허를 얻는 데 애로사항이 생기는 바람에 잠시 접어두고 있던 목표인, 스트레인지에서 무료급식하기가 생각났다. 그래서 멍하니 설명을 듣다 말고, 잠긴 목소리를 짜내어 물었다. 제가 폐기물로 만든 음식은 제가 마음대로 써도 되냐고. 그랬더니, 관계자 분은 오히려 잘 됐다는 듯이 환하게 웃으며 얼마든지 가져가라, 우리 공장에선 보관할 곳도 마땅치 않다고 대답하셨다.

그래서 그날 부로, 새로운 루틴이 생겼다. 학교 끝나면 공장으로 출근해서 핵폐기물로 도시락을 만들고, 끝나면 스트레인지에 나눠주러 가고. 모두 나눠주고 나면 귀가.
귀가 번쩍 뜨일 정도로 막대한 금액을 선불로 받은 덕에, 내게도 억단위의 콩고물이 떨어졌고, 스트레인지까지 운행이 가능한 트럭부터 기타 비용까지 다 해결됐기에 일사천리였다. 공장 일은 처음엔 지루했지만, 하면 할 수록 보람찼고, 핵폐기물로 만든 내 도시락은 처음엔 외면받았지만, 몇번 기미상궁을 하고 나니 이제는 수요량을 채우느라고 조금 과로를 할 지경이 되었다.

집에 오고 나면 지쳐 쓰러질 정도였지만, 뿌듯하고 보람찼다. 공장은 내가 없어도 어떻게든 다른 방도를 찾았겠지만, 내가 없으면 다소 골치 아픈, 내가 필요한 곳이라는 확신이 드는 곳이었고, 안전성을 의심하던 스트레인지 사람들이 이내 내 도시락을 맛있게 먹어주는 걸 볼 때면 기운이 났다. 내가 필요한 곳에서, 의미있는 일을 하며 의욕을 회복할 수 있었지만, 내 고민은 풀리기는 커녕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종말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은 이 싸움도, 이제까지처럼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수월하게 이길 수 있는 싸움이고, 내가 끼고 싶지 않으면 안 끼면 될 일이다. 부장은 사실상 내가 필요없다는 선언까지 했다.
그래서 솔직히, 끼기 싫다. 내가 아무런 도움도 될 수 없는 상황을 무력하게 지켜보던가, 아무 의미도 없을 시도를 하다 좌절만 맛볼게 뻔하니까.
하지만 그날, 서형과 철형은 유니온에게 맞서 싸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형과 철형이 위험천만한 전장에 나서는데, 나만 쏙 빠지면 솔직히 일이 손에 잡힐 것 같지가 않다. 지난번처럼 다칠까봐, 최악의 경우에는 잘못될까봐 걱정되고 무서우니까. 마음 같아서는 형들도 전투에 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설득할 엄두도 나지 않을 만큼, 그 둘의 각오는 무척 굳건해보였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 어떻게 할 지를 정해야 하는 건 다름 아닌 나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이렇다보니, 여전히 우울하긴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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