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51033> [1:1/HL/계약연애] Turn over a new leaf - 2 :: 695

◆As4K1hOnyM

2024-08-24 19:23:00 - 2024-11-24 00:46:31

0 ◆As4K1hOnyM (ge8uAIVPdc)

2024-08-24 (파란날) 19:23:00




The sun is nearly gone
석양은 저물어가고
No lights are turning on
가로등은 하나씩 켜져가고
A silver shine that stretches to the sea
은색 불빛이 바다로 이어지네

We’ve stumbled on a view
우연히 마주친 풍경
That’s tailor-made for two
오직 두 사람을 위해 마련됐는데
What a shame those two are you and me
하필 그 두 사람이 당신과 나라니


situplay>1596596091>1 정은아
situplay>1596596091>2 이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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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은아 - 한울 (XcQ36QrYe2)

2024-09-01 (내일 월요일) 16:50:28

"도대체 너는 나를 어떻게 보는 거야? 나 눈 되게 높거든?"

은아는 되려 어이 없다는 듯 대꾸했다. 아무래도 한울은 쉽게 믿지 못할 것 같았지만. 어쩌면 은아 스스로는 깨닫지 못해도 한울의 말이 맞을 수도 있었고.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도 원래 누군가에겐 좋은 사람이 누군가에겐 나쁜 사람이 되는 것처럼 사람은 복잡하니까. 지금 계약 중인 상태에서 나는 너 나쁘게 안 보고 있어."

은아는 한울의 답을 예상한 듯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무리 말해도 한울은 자신의 말을 믿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은아는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전했고.

".......그러면 무서운 것 밖에 생각이 안 나는데..."

은아는 리모컨을 받아들고서는 조용하게 중얼거렸다. 이리저리 넘겨보는 공포 및 스릴러 장르의 영화 포스터마다 은아는 괜스레 긴장하게 되었고.

"나 너 또 끌어안을지도 몰라."

그건 일종의 경고이자 예언이기도 했다. 쿠션만으로는 여전히 무서웠으니까.


/ㅋㅋㅋㅋㅋ큐ㅠㅠㅠ 한울주.......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던 거야.......(보듬) 이제 한울주도 행복한 매주를 보내자~~!!!!
한울이 잡생각 싹 사라지는 거 너무 귀엽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릿속에 은아밖에 안 떠오르게 해주겠어!!(대체) 한울이는 귀여운 거 별 감흥 없다고 그랬지만 나중에 한울이도 귀여운 거 좋아하게 될까?

54 한울 - 은아 (.7fmmcJz3A)

2024-09-01 (내일 월요일) 17:38:13

“...? 그렇게 눈이 높아서 나를 주워왔어?”

한울이 어이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헛웃음도 덤이었고.

“그래그래. 알겠다니까. 나쁘게 보지 않는다는 걸로 기뻐해야 할라나.”

한울이 져주겠다는 듯 굽히고 들어갔다. 물론 말투는 비아냥거리는 투가 묻어있긴 했지만 그게 은아를 공격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자조적인 느낌에 더 가까웠으려나.

한울은 은아가 공포 스릴러 장르의 영화들을 둘러보는 것과 이어지는 말에 은아에게서 리모컨을 뺏었다.

“정은아. 아무리 내가 남자로 안 보인다고 해도. 좀 자각은 하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한울이 은아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남자들은 짐승이라서 좋아하지 않는 여자라도 상황만 되면 자빠뜨려고 하거든? 자, 그런 상황이라는 게 어떤 상황이냐. 내가 이 여자를 강제로 어떻게 한다고 한들 나에게 피해가 오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지. 지금과 같은 상황. 이해했어?”

한숨을 내쉬며 한울은 장르를 돌려버렸다. 로맨스, 로맨스코미디, 휴면다큐 등등. 로코 정도가 잠이 잘 안오려나. 좋아하는 장르일테니 집중도 잘 될테고. 아니면 재난물도 나쁘지 않을지도.


/그 때는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은 아니었는데, 지나보니 불지옥이었군 하는 느낌?
나중에도 한울이 귀여운 거에 별 감흥 없을 것 같은데. 물론 은아는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55 은아 - 한울 (6D8TzxysXI)

2024-09-01 (내일 월요일) 19:00:14

"당연한 거 아니야? 나 눈도 되게 높고, 이기적이야. 다 계산한 거라고."

은아는 뻔뻔한 표정으로 당당하게 한울에게 대답했다. 말도 안 되는 믿거나 말거나였지만.

"응, 네가 개과천선한 척 잘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이대로면 너 카드도 금방 되돌려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 하고 은아는 배싯 웃었다. 한울의 말투에도 익숙해진 듯, 은아의 말투는 진솔하기만 했고.

리모컨을 뺏기고서 이어진 한울의 말에 은아는 동그래진 눈을 깜빡이며 한울을 올려다 보았다. 잠깐 몇 초가 흐른 후,

"너 나 자빠뜨릴 거야?"

하고 은아는 되려 한울에게 되물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은아는 스스로 그렇게 예쁘다거나 매력이 있다거나 하고 생각해본 적도 없으니까. 그런 재미 없는 범생이인 자신을 자빠뜨려서 좋을 게 뭐가 있겠는가? 게다가 애초에 은아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또 따로 있었다.

"너한테 나는 벌레 안 꼬이게 하는 향주머니 정도라며. 여자는 커녕 사람으로 보지도 않았으면서, 뭘."

다행인지 불행인지, 은아는 기억력이 좋았다. "향주머니 자빠뜨려서 뭐에 쓰게?" 하고 장난스럽게 덧붙이며 픽 웃어버렸고. 아무리 남자들은 짐승이라고 해도, 그동안 심드렁하거나 놀리기만 하던 한울이 자신에게 짐승이 되는 것도 상상되지 않았다.

그래서 은아는 농담이겠거니 하고 생각하며 한울이 돌린 다른 장르의 영화들을 둘러보았다. 아까보다 확연히 밝아진 포스터들을 보니 은아의 긴장도 풀렸고. 로코 장르의 영화에서 은아의 눈이 반짝였다.

"그럼 우리 저거 볼까?"

은아가 가리킨 것은 비가 내리는 포스터의 로코 영화였다. 지금 실제로도 비가 오고 있으니까, 하는 꽤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56 은아주 (6D8TzxysXI)

2024-09-01 (내일 월요일) 19:03:55

원래 당시에는 잘 못 느끼다가 지나고 나서 깨닫게 되는 힘듦이 많은 것 같더라....ㅠㅠㅠㅠ 한울주 불지옥에서 그간 고생 많았다구(보듬) 이제는 천국을 즐기자~~!!! ><
한울이의 귀여움 기준에 은아가 들어간 거 웃기고 귀엽다ㅋㅋㅋㅋㅋ 나중에 진짜 사귈 때 은아가 그거 알고 나서 "그럼 너 나한테도 별 감흥 없어?" 하고 물어보게 하고 싶음(?)

57 한울 - 은아 (.7fmmcJz3A)

2024-09-01 (내일 월요일) 19:46:54

한울은 은아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어이가 없어서 대꾸할 가치가 없었달까. 이어자는 말에도 한울은 딱히 대답하지 않았다. 개과천선이든 카드든 이제와서 중요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은아는 한울의 경고에도 이렇다 할 반응이 없다. 눈만 댕그러니 뜰 뿐이었다. 오히려 묻는 말에 천진하기까지 하다.

“이해 못했네.”

한울은 답 대신 한숨섞인 혼잣말을 했다. 예쁘고 매력적이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은아는 모르는 듯 했다. 게다가 은아 정도면 충분히 예쁘고 매력적인 것에 속한다는 사실도.

“너 사실 공부 못하는 거지? 사실 운이 좋아서 다 찍는데 만점 나온다거나. 아니면 응용력이 떨어지는 건가? 현실 감각의 문제인가?”

한울은 은아가 헛똑똑이인 이유에 대해 나름 원인을 찾아보려다 결국 포기하고 답을 알려주기로 한다.

“국어 영역. 비유와 상징으로 객관적인 사실이 변하지 않는다. 과학 영역. 너는 XX 염색체를 가진 여성이다. 사회 영역. 집단 내에서의 역동은 언제든 변화 가능하다. 이 정도는 중학생 수준이야.”

한울은 은아가 답답한지 소파에 등을 기댔다. 영화를 볼 흥마저 떨어진 모양.

“넌 그냥 들어가서 자라. 나 아무 영화나 보고 잘테니까.”

잘 때 문 잠그고. 하며 덧붙이기까지 한다.

58 한울주 (.7fmmcJz3A)

2024-09-01 (내일 월요일) 19:49:58

지금 일도 쉬운 건 아닌데 전보다는 나름 할만한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은아가 그렇게 물어보면 “남들이 귀엽다고 말하는 것들에 귀엽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지. 귀엽다고 생각하는 것에 감흥이 없는 건 아닌데?”라고 정정해줄듯.

아 비오는 포스터 뭔지 알 것 같다

59 은아 - 한울 (KVGaNP86IQ)

2024-09-01 (내일 월요일) 20:35:07

"뭐?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은아는 한울이 한숨을 내쉬자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기울였다. 갑자기 여기서 공부가 왜 나와? 은아는 한울의 사고 과정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한울이 이어서 답을 말해주자 은아도 가만히 한울의 설명을 들었고. 은아의 생각도 한울의 생각을 차근차근 따라갔다. 이윽고 은아는 다시금 동그래진 눈으로 한울을 올려다 보았고.

"그럼 너 내가 지금 여자로 보여?"

다시금 한울에게 되물었다. 사실 그게 제일 놀라웠다. 그제서야 은아는 한울의 말이 경고였음을 깨달았고.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쩐지 조금 기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심장이 작게 쿵쿵 울리는 것만 같았다. 은아는 괜히 민망함에 달아오른 양 볼을 쿠션에 누르고,

"지금 경고 해주는 거야? 나 잘 때 내 방 들어올 거라고?"

하고 일부러 장난스럽게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민망함을 숨기려는 의도였다.

"같이 영화 보자며. 나도 지금 너 때문에 잠 안 오니까 영화 같이 봐."

짐짓 태연히 말했지만 사실이기도 했다. 어차피 지금 이대로 방에 들어가봤자 잠은 안 오고 오늘 밤 내내 한울 생각이 날 게 뻔했다. 방금 전 한울이 말했던 것처럼. 그렇다면 차라리 영화라도 보는 게 더 나을지도 몰랐다.

60 은아주 (KVGaNP86IQ)

2024-09-01 (내일 월요일) 20:37:19

전에 너무 고생을 했었으니까...ㅋㅋㅋ큐ㅠㅠ 그래도 나름 할만 하다니 다행이라구~~ 한울주라면 잘 적응할 줄 알았어!!! ><(보듬)
한울이 생각? 신념? 확고한 거 너무 귀엽다ㅋㅋㅋㅋㅋㅋ 한울이는 귀엽다고 생각하는 것에 감흥 있으면 왠지 놀리면서 귀여워 할 것 같은 느낌이야ㅋㅋㅋ

헉 진짜? 난 특정 짓지 않고 그냥 생각난 대로 적은 거였거든ㅋㅋㅋㅋ 한울주가 생각한 건 어떤 거야?

61 한울 - 은아 (.7fmmcJz3A)

2024-09-01 (내일 월요일) 21:10:16

한울은 은아가 놀라며 자신이 여자로 보이냐는 말에 짜증난다는 듯 한쪽 눈썹을 올렸다.

“그럼 네가 여자지. 남자야? 너네 아버지는 너한테 아빠와 동생을 뺀 남자는 다 믿으면 안 된다고 말 안하시디?”

한울은 은아의 경계심을 높여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러다 다른 사람한테 큰일이라도 당하겠다 싶은 탓이다. 작게는 사기부터 크게는 여러 강력 범죄 같은. 하지만 은아의 반응은 경계심이 높아진 것 같지 않아 보였다. 농담을 던지는 것 보니 말이다.

“기본적인 사항을 말해주는 거잖아. 외간 남자 집에 들이지 말고, 어쩔 수 없이 들였으면 경계를 하라고. 무방비하게 굴지 말고.”

한울은 이상한 쪽으로 반응하는 은아의 말에 한숨만 나온다.

제 말은 귓등으로 들은 건지. 계속해서 영화를 보자는 은아의 말에 한울은 포기하고 “이거?” 하면서 은아가 말한 포스터를 가리켰다.


/한 달 정도 하니까 어느정도 적응은 되네~ 내일 출근하는 건 싫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운거야? 너무 T발놈이진 않고? 확실히 귀여우면 놀리는 타입이긴 하지. 그럼 더 귀엽잖아.
앗 어바웃 타임 생각했었어. 너무 옛날인가....(흐릿) 작중에는 그냥 모브 영화라고 생각하자 ㅋㅋㅋㅋㅋㅋ

62 은아 - 한울 (XMQOlwAP3E)

2024-09-01 (내일 월요일) 22:05:48

은아는 한울의 반응에 어쩐지 웃음이 새어나왔다. 가끔 한울을 보면 의뭉스럽게 굴며 속을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지금 이렇게 짜증을 내는 한울을 보니 오히려 솔직해진 것 같아 보였기 때문에. 이제서야 진짜 그 나잇대 또래 남자아이처럼 느껴져, 은아는 이런 한울의 모습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알았어, 알았어. 조심할게. 외간 남자 집에 들이지 말고, 들였으면 무방비하게 굴지 말고 경계하고."

은아는 웃음을 참으며 한울의 말을 따라했다. 손가락을 접어가던 은아는 어쩐지 장난기가 들었고.

"그치만 너는 내 남친이잖아? 가짜이기는 해도. 그러니까 너는 예외지."

다시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 사춘기 남자아이를 놀리는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의뭉스럽게 나오던 것보다는 이렇게 알기 쉬운 모습이 어쩐지 진짜 한울 같아서 더 좋았고. 마음이 오히려 편해지는 기분이었다. 애초에 은아는 원래 모두를 경계하는 편이고 한울이 유일한 예외였지만. 오히려 은아가 이렇게 경계하지 않고 편하게 있는 사람은 한울이 유일하다는 것을 아마 한울은 몰랐을 것이었고.

"응, 그거."

한울이 포스터를 가리키자 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실제로도 비가 오고 있으니까. 그래서 보고 싶어. 이 포스터 안에서도 비가 내리니까."

은아는 배싯 웃으며 덧붙였다. 창 밖에서는 끊임없이 빗소리가 들려왔다.

63 은아주 (XMQOlwAP3E)

2024-09-01 (내일 월요일) 22:08:07

한 달 동안 잘 해냈으니까 앞으로 차차 더 잘 적응할 거야!! >< 나도 월요일은 싫다.......ㅠㅠㅠㅠ
한울이는 T여도 귀여워ㅋㅋㅋㅋㅋㅋ 지금 답레도 사춘기 남학생이 틱틱대는 것 같아서 넘 귀여움ㅋㅋㅋㅋㅋ 한울이가 귀여우면 놀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달까....(대체)
앗 어바웃 타임!! 보고 싶었는데 아직 못 봤어ㅋㅋㅋㅋ 근데 포스터는 알아! 은아주도 옛날 사람이라구~~~ >< 응응 작중에는 모브 영화라고 생각하자ㅋㅋㅋㅋㅋ

64 한울 - 은아 (.7fmmcJz3A)

2024-09-01 (내일 월요일) 22:51:24

얘 봐라?

은아의 말은 생각보다 한울의 속을 더 긁었다. 물론 은아는 한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경계심이 많은 애였고 외간 남자를 집에 들일만한 애는 아니었으나, 한울은 은아의 이런 모습만 보다보니 모두에게 이럴 것처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일 가능성도 자연히 상상하게 돼버리고. 그러니 자연히 짜증이 났다.

결국 한울은 리모컨을 내려놓고 순식간에 은아의 양 손목을 잡은 채로 소파에 내리 눌러 눕혔다. 자연히 한울은 그 위에 올라타게 되었고. 은아에게는 아주 순식간에 일어난 일일 터였다. 물론 소파 위였기 때문에 신체적인 충격은 없었겠지만.

“예외? 그럼 내가 어떤 짓을 해도 이해하게? 가짜긴 해도 남친이니까.”

한울이 은아의 코앞에서 으르릉 거리듯 낮게 말했다. 붉은 눈빛은 위험함을 품고 있었고 장난기는 없었다. 한울은 은아가 너무나 풀어졌다고 생각했다.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자신이라는 걸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겁만 줄 생각이다. 아니, 그럴 생각인데 또 모르지. 오늘 이후로 계약은 파기될지도 모른다.

창 밖에서는 끊임없이 빗소리가 들려온다.


/흠... 혹시 불쾌하다면 당근을 흔들어줘! 다시 써올테니!
ㅋㅋㅋㅋㅋㅋㅋㅋ 한울이를 귀여워 해주는 건 은아와 은아주밖에 없지 않을까? 사실 사춘기 남학생 맞다구~~!!!
아직 못봤다고 하기에는 너무 오래된 영화라 ㅋㅋㅋㅋㅋㅋ 포스터 왠지 기억이 남는 편이야. 이상하지. 은아주도 옛날 사람이라니 동질감 든다 히히

65 은아 - 한울 (p83BBibeJk)

2024-09-01 (내일 월요일) 23:41:14

영화는 어떤 내용이려나 기대하며 TV 화면을 보던 은아는 한울이 리모컨을 내려놓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이윽고,

"어?"

하는 소리와 함께 은아의 시야가 흔들렸고. 은아의 몸은 어느새 양 손목마저 붙잡힌 채 한울 밑에 눕혀졌다. 은아의 회색 머리카락이 소파 위에 흩어지고, 분명히 영화 포스터를 보고 있던 은아의 홍매색 눈동자에는 한울의 붉은색 눈동자만이 가득 들어찼다. 그 순간까지도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멍한 얼굴로 눈만 깜빡이던 은아는 뒤늦게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렸고.

"어, 음.... 저기, 지금 좀 많이 가까운 것 같은데...."

당혹스러움과 왠지 모를 긴장감에 은아의 미소는 한없이 조심스럽고 어색해졌다. 이렇게까지 가까운 적은 없었는데. 빗소리를 따라 심장이 깊은 곳에서 쿵쿵 울렸다.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만 같았다. 지금 한울의 모습은 마치 고삐가 풀리기 직전의 맹수처럼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으니까. 자신에게 차갑게 선을 긋던 한울은 종종 봤어도 이런 모습의 한울은 한 번도 본 적 없었는데. 눈빛만으로도 잡아먹히는 먹잇감이 된 것 같아 은아는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은아는 일단 손목이라도 빼내려 슬쩍 붙잡힌 손목을 움직이려고 했다.


/ 하나도 안 불쾌하니까 걱정 마~!!~!!! >< 오히려 전개 예상이 하나도 안 되어서 흥미진진해ㅋㅋㅋㅋㅋ 전에 돌렸던 일상 생각도 나면서 그 때랑 둘의 반응이 좀 다른 게 재밌기도 하고?
그치만 귀여운 걸 어떡해ㅋㅋㅋㅋㅋㅋ 그럼 지금은 자극 받은 사춘기 남학생인 건가?ㅋㅋㅋㅋ(맛있음)
.......그냥 아직 못 봤다고 해줘!!!!!ㅋㅋㅋㅋㅋㅋㅋ(땡깡)(??) 마자마자 포스터 왠지 기억에 남더라. 아마 빗속에서도 엄청 행복하게 웃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보는 내가 다 마음이 따뜻해져. 히히 우리 같이 옛날 사람~ 라떼는 말이야 한번 가~~?ㅋㅋㅋㅋㅋ(대체)

66 한울 - 은아 (.7fmmcJz3A)

2024-09-01 (내일 월요일) 23:58:19

그제야 은아에게서 긴장감이 감돈다. 조심스러운 목소리와 어색한 미소에 한울은 조금 만족감을 느꼈다. 우위를 점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한울에게도 독이기도 했다. 가까운 거리감. 손아귀에 닿은 은아의 여린 손목과 체온.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은아의 채취. 충동적인 행동으로 인해 차라리 공포영화를 보고 껴안기는 게 나을 정도로 오감이 자극되고 있었다.

“대답. 이해할 거냐고 물었어.”

하지만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었다. 충동이란 참 무서운 감정이다. 순식간에 선을 넘어버리니까. 하지만 먼저 선을 넘은 건 은아였다. 자신은 계속 경고를 해왔고 그걸 무시한 것은 그쪽이었으니까. 은아는 손목을 움직이려 했지만 단단히 잡힌 손아귀에 흔들림도 없었다. 오히려 그런 행동이 한울을 더 자극할 뿐이었고.



/나도 이런 장면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달까. 은아가 자꾸 한울이를 놀리니까 ㅋㅋㅋㅋ 확실히 장소의 문제도 있다고 봐.
아무래도 그렇지? 부정하진 않겠어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생각보다 포스터랑 내용이 딱 들어맞다는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 포스터가 잘 만들어지긴 한 것 같아. 진짜 재밌었는데 지금은 가물가물하지만. 라떼는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

67 은아 - 한울 (OKVC71PC8U)

2024-09-02 (모두 수고..) 00:40:22

이상했다. 달라진 건 자세와 분위기밖에 없는데도 은아 역시 갑자기 온 몸의 감각이 예민해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아래로 숙여진 한울의 머리카락에서는 익숙하지만 어딘가 낯설게 느껴지는 샴푸향이 났고, 자신의 얇은 손목을 감싸쥐고도 남는 한울의 손은 너무 뜨겁게 느껴졌다. 게다가 창 밖을 두드리는 빗소리보다도 서로의 숨소리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았고. 은아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눈이 빙빙 도는 느낌이었다.

"이, 이해하면 어떡하고, 이해 안 하면 어떡할 건데....?"

평소의 그 잘 돌아가던 머리도 지금은 사고하기를 멈춘 듯, 횡설수설하는 물음이 한울이 요구하고 있는 대답 대신 나왔다. 그러나 어색한 미소나 장난으로 슬쩍 넘겨보려 해도 그냥 넘어갈 분위기가 아님을 은아는 직감했고. 슬쩍 움직여본 손목은 미동조차 없는 한울의 단단한 손 아래 소용이 없었다. 결국 은아는 고개조차 돌리지 못한 채 한울을 올려다 보았고. 당혹스러움과 긴장감이 맴도는 은아의 홍매색 눈동자가 겁 먹은 순한 토끼 마냥 한울의 붉은 눈동자를 마주했다. 심장이 쿵쿵 울렸다.


/ 진짜 장소랑 분위기가 무서운 것 같아ㅋㅋㅋㅋㅋ 자극 받은 사춘기 남학생 한울이랑 한울이가 이렇게 나올 줄 모르고 놀린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은아........(맛있음) 둘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ㅋㅋㅋㅋ
아 진짜? 포스터랑 내용이 딱 들어맞지 않다니 무슨 영화일지 더 궁금하다ㅋㅋㅋㅋㅋ 시간 잡고 한 번 볼까..!! 라떼는 말이야~~ 놀토가 있었고~ 우유 급식 당번이 있었고~ 떼잉 쯧(???)

68 한울 - 은아 (sl/3aGYCqI)

2024-09-02 (모두 수고..) 00:53:57

“글쎄. 어떨까.”

잔뜩 긴장한 은아와 달리 한울은 여유로웠다. 아니, 여유로움을 가장하고 있었다. 속은 금방이라도 올라오는 충동질을 막아내고 있었으니까. 마주한 순진한 눈동자가 가학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해 안 한다고 하면, 여기서 멈추고. 이해한다고 하면...”

한울은 비뚜름한 미소를 지었다.

“나도 모르겠네. 어디까지 할지.”

은아는 느꼈을 것이었다. 진심이라는 걸. 한울이 경고한 위험이라는 게 지금 코 앞에 닥쳐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한울의 인생이란 거칠 게 없는 것이었고. 그 어떤 행동을 한들 상관 없었다. 흥미가 동한다면 윤리든 법이든 한울을 막지 못했으니까.

한울의 눈동자는 은아를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69 한울주 (sl/3aGYCqI)

2024-09-02 (모두 수고..) 00:56:18

그러니까 은아야.... 내가 이 새끼 집에 들이지 말자고 했잖아.....(?)
둘이 어떻게 될지는 은아에게 달린 것 아닐까?(네?)
아니 딱 들어맞지 않은 건 아닌데. 아닌가? 진짜 오래되어서 기억이 잘 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아주 나랑 진짜 같은 세대인데? 우리 학교는 우유 수요일에는 맛있는 우유 나왔음. 딸기우유나 초코우유 같은 거.

70 은아 - 한울 (7xlwxQww8o)

2024-09-02 (모두 수고..) 12:20:45

은아는 확실히 느꼈다. 한울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심이라는 걸. 평소의 그 장난스러움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은아는 그 어떤 대답도 할 수가 없었고, 차마 하지도 못했다. 한울이 갑자기 이렇게 돌변하게 된 원인조차도 은아는 짐작하지 못했으니까.

"그... 그러니까... 난....."

은아의 혼란스러움을 대변하듯 말이 더듬더듬 나왔다. 머리가 점점 더 핑핑 도는 느낌이었다. 손목을 붙잡고 있는 한울의 체온이 뜨거웠고, 한울 고유의 체향이 느껴졌고, 자연스럽게 얼굴에 열이 올라왔다. 꿈 마냥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그으.... 내가 이, 이마 뽀뽀나 볼 뽀뽀까지는 괜찮거든? 나, 나도 그 정도는 할 수 있고..! 근데 지금 이해하냐, 안 하냐로 따지면 뭐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고 그런데....."

은아의 솔직하고 두서 없는 횡설수설이 이어졌다. 꼼질거리는 작은 움직임조차 한울의 단단한 힘 아래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고.

".......이, 일단 우리 진정 좀 할까...?"

은아는 조심스럽게 속삭이며 고개를 살짝 움직였다. 은아의 달아오른 뺨이 자신의 손목을 붙잡은 한울의 손에 가까워졌다. 뜨거운 온기와 떨리는 숨결이 한울의 손을 간지럽혔을 것이었고. 어색한 미소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71 은아주 (7xlwxQww8o)

2024-09-02 (모두 수고..) 12:24:03

ㅋㅋㅋㅋㅋ비 맞은 새끼 고양이인 줄 알고 들여왔는데 거대 늑대였어........(대체) 한울이의 의사는 어딨어?!ㅋㅋㅋㅋㅋㅋ 사실 어느 쪽이든 재밌을 것 같아서 쉽게 못 고르겠다.......... 정 모르겠으면 다갓님께 맡겨봐야지~~ ><
그 정도로 오래되었구나..!!ㅋㅋㅋㅋㅋㅋ 그러면 기억이 잘 안 날만 하지. 내가 보면 대신 알려줄게(뻔뻔) ㅋㅋㅋㅋㅋㅋ진짜? 신기하다!! 잘 맞는 이유가 또 있었네~~ >< 우리 학교는 딸기우유 초코우유는 없었는데 대신 금요일에 우유 대신 요구르트 주고 그랬던 것 같아. 초코우유는 제티 가져가서 만들어 먹고 그랬었어ㅋㅋㅋㅋ 추억이다ㅋㅋㅋ
점심시간!! 한울주도 점심 맛있게 먹고 오늘도 화이팅하자~~ 늘 응원해~~!!~!! ><

72 한울 - 은아 (AjeFVgvtY6)

2024-09-02 (모두 수고..) 13:58:23

한울은 은아의 반응에 맥이 탁 풀렸다.

“너 바보야?”

어처구니 없는 헛웃음을 지으며 한울이 은아의 손목을 놓아주며 대신 양 옆을 짚었다. 몸을 일으키지는 않았기에 여전히 가까운 거리였지만 방금까지의 사나운 분위기는 누그러졌을 것이었다.

“안 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 그거 안 배웠어? 당연히 이해 못 한다고 해야지. 무슨, 뽀뽀는 되고 그 이상은 안되고 그래? 큰일 날 소리하네. 내가 너한테 키스라도 하면 남자친구니까 이해해야지 할거야? 진짜도 아니면서?”

한울은 한 손으로 몸을 지탱하고 다른 한 손으로 은아의 뺨을 아프지 않게 꼬집었다.

“너 평소에 잘 하는 거 있잖아. 표정 싹 바꾸면서,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저리 안 꺼져?’ 해야지.”

기회 줄 때 한 번 해 봐. 연습 삼아서. 라며 덧붙인다. 처음부터 겁만 줄 생각이었다. 이 어처구니 없이 말랑말랑한 여자는 겁을 먹은 건지 아닌건지. 영 알 수가 없다. 처음에는 겁 좀 먹은 것 같더니만.




/일단 답레만 달아두고 갈게~~ 월요일 화이팅!!

73 은아 - 한울 (.pDg4GFprM)

2024-09-02 (모두 수고..) 19:03:17

은아는 한울이 손목을 놓아준 후에도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눈만 깜빡였다. 한울의 눈치를 살피듯 이리저리 눈을 굴리던 은아는 사나운 분위기가 누그러졌음을 감지하고 긴장을 조금 풀었고.

"배우기는 했는데.... 너무 당황해서 머리가 안 돌아갔어. 그리고 너는 왠지 위협만 하고 진짜로 그럴 것 같지는 않아서."

뺨이 꼬집혀도 은아는 내심 안심한 듯 웃어버렸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비록 놀라고 겁을 좀 먹긴 했었어도 한울은 자신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무의식적으로 있었던 것일까. 지금만 해도 한울의 꼬집기는 전혀 아프지 않았으니까. 상대방이 한울이 아니었다면 은아는 한울이 말한대로 차갑게 정색하며 밀쳐내 버렸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상대방이 한울이었기 때문에 은아는 진정시키기를 선택했고.

이어진 한울의 말을 들으며 은아는 말 없이 눈을 깜빡였다. 조금씩 감정이 진정되니 사고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울의 말을 곱씹던 은아는 이윽고 어느 한 결론에 다다랐고.

"너 혹시... 지금 나 걱정하는 거야?"

은아는 한울을 올려다 보며 물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 없는 결론이었지만, 그것 외에는 딱히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왜 너한테 그런 연습을 해야 하는데? 너한테 딱히 그런 말 하고 싶지 않은 걸."

애초에 다른 사람들하고는 이런 상황에 놓이기 전에 은아가 먼저 벽을 치고 거리를 두었을 것이 뻔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참 이상했다.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은아는 순간 한울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버렸고.

은아는 여전히 누워있는 상태로 한울을 물끄럼 올려다 보았다. 거리는 여전히 가까웠고, 한울은 제 바로 위에 있었다. 이윽고 은아는 한 손을 천천히 움직였고. 은아의 손바닥이 반창고가 붙어있는 한울의 뺨을 부드럽게 감싸려고 하며,

"나, 이미 다친 애한테 또 모질게 굴 정도로 나쁜 애는 아니야."

하고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사실 한울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었다. 은아는 상처를 주는 말을 할 위인이 못 된다는 것을. 차라리 한울을 안아주었으면 안아주었지, 밀쳐내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을.


/나도 답레 달아두고 갈게~~ 한울주도 맛저해!!!

74 한울 - 은아 (sl/3aGYCqI)

2024-09-02 (모두 수고..) 23:36:07

은아가 위협만 하고 진짜로 그럴 것 같지 않았다고 말하자 한울은 한쪽 눈썹을 들었다가 내리며 기분이 언짢은 티를 내었다. 누구 속은 모르고 헤헤 웃는 은아의 모습도 조금 짜증나기도 했고. 게다가 지금 걱정하는 거냐며 묻는 물음은 순진하기 짝이 없다.

“걱정? 누가 걱정을 이딴 방식으로 해?”

걱정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하는 게 아닌가? 이어지는 은아의 말들도 한울이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사나운 기색을 줄였다고 이내 안심하는 표정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손을 뻗어오는 것도. 긴장이 풀린 채로 나직하게 속삭이는 것도. 그런 말을 하고 싶지 않다, 모질게 굴고 싶지 않다. 그 말은 지금 이런 상황에서 할 말이 아니다.

한울은 이런 걸 예상한 게 아니었다. 겁을 주고 은아에게 조금은 경계심을 주려 했을 뿐이었다. 언제부터인지 전체적인 거리감이 부쩍 가까워졌다고 느꼈고. 오늘은 더더욱 그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 밀어붙이면 당연히 거부 반응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모든 것이 제 생각과 다르게 움직여서 그럴까. 한울의 이성은 이 상황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보라고 한다.

뺨에 부드러운 손바닥이 닿는다. 한울은 그것에 집중하기 보다 은아의 속내를 짐작하려 눈을 가늘게 뜬다.

“너 말야. 여유있네. 지금 이 거리감 불편하지도 않아 보이고.”

한울은 뺨에 닿은 은아의 손을 제 손으로 잡아 미끄러뜨리며 그 손바닥에 입술을 묻었다. 은아가 손을 빼려면 충분히 뺄 수 있을만한 정도의 세기였다.

“이런 상황 익숙해 보이지도 않는데.”

한울은 은아의 손을 놓고 좀 더 은아에게 거리를 좁히다가 은아의 표정에서 다시 긴장감이 느껴질 때쯤의 거리에서 멈추려고 했다. 전에는 그저 정은아라니까 하고 넘어갔던 거리감이 이쯤 되면 슬슬 이상하다.

“보통 불쾌해 해야 정상이잖아. 저절로 ‘그런 말’이 나오는 거라고. 상대방 사정 고려할 거 없이.”





/한울이 붙잡고 거의 두 시간 고민한 답레 큐큐
확실히 극F와 극T의 만남이라고 생각해버렸다... 진짜 은아의 반응을 나도 한울이도 전혀 예상치 못해서 ㅋㅋㅋㅋ 너무 흥미진진해. 일단 답레만 두고 누울게.....(기력 다씀)

75 은아 - 한울 (dE4RI2iQlU)

2024-09-03 (FIRE!) 13:34:11

"하지만 걱정하는 게 아니라면 네가 이렇게 직접 나를 연습시키려고 할 이유가 없잖아?"

은아는 눈을 깜빡이며 되물었다. 은아는 오히려 반대로 기분이 언짢아 보이는 한울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안 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 하는 걸 연습시키려는 게 걱정이 아니라면 뭐 때문이지? 특유의 걱정 방식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저런 한울의 모습을 보니 은아는 오히려 긴장이 풀렸다. 짜증을 내는 모습이 방금 전처럼 밀고 들어오는 모습보다 훨씬 더 익숙했으니까.

"익숙하지 않기는 한데.... 여유 있다기보다는 지금 그냥 좀 많이 가까운 것 같아서 약간 민망한 느낌? 아, 잠깐, 간지러워..!"

손바닥에 한울의 입술이 닿자 은아는 손을 움찔거리며 웃다가 손을 뒤로 뺐다. 어쩐지 감각이 예민해진 것 같던 게 아무래도 착각이 아닌 듯 싶었다. 찰나였지만, 한울의 부드러운 입술이 닿았던 부분이 낯설도록 뜨겁고 간질거리는 느낌이었고. 이윽고 한울이 다시 가까이 거리를 좁히자 은아는 반사적으로 움찔했다. 다시 어색한 긴장감이 올라왔다. 이런 모습은 익숙하지 않은데. 그러나 이어진 한울의 말에 은아는 잠깐 생각에 잠겼고.

".....솔직하게 말해도 돼?"

은아는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천천히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나는 네가 지금 일종의 화풀이를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고양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까칠해지는 것처럼. 너의 정확한 사정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오늘 너 되게 위태로워 보였거든. 그래서 좀 놀라긴 했어도 그다지 불쾌하지는 않아. 그러니 '그런 말'도 안 나오는 걸테고."

얼마나 힘들면 그렇게 선을 긋고 거리를 두던 애가 나한테 이러는 걸까, 하고 생각하니 지금 이 순간에도 은아는 한울을 차갑게 대할 수 없었다. 결국 은아는 한울을 데려온 처음부터 지금까지 오직 한울의 사정을 고려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었으면 나도 당연히 불쾌해했을 거야. 아마 지금 뭐하는 거냐고 화내고 밀치고 했겠지. 근데 너는 불쾌하지 않네."

이상하지, 하며 은아는 웃어버렸다.

76 은아주 (dE4RI2iQlU)

2024-09-03 (FIRE!) 13:36:03

한울이랑 둘이 머리 싸맨 거야?ㅋㅋㅋㅋㅋㅋㅋ 둘이 진짜 극F와 극T지ㅋㅋㅋㅋ 둘이 확고하게 정반대라 더 흥미진진한 것 같아. 은아 반응 예상치 못한 거였구나..! 나는 한울이 반응이 더 예상치 못했는데..!!ㅋㅋㅋㅋ 둘이 어떻게 되려나~!!
나도 기력 이슈로 답레 쓰다가 자버렸다.....한울주도 오늘도 힘내자~~!!!! 늘 응원해!!! ><

77 한울 - 은아 (QKnhgiDwRI)

2024-09-03 (FIRE!) 18:54:42

“내가 널 덮치려고 했다곤 생각 안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순진하게 눈만 깜빡이는 은아의 모습에 한울은 조금 허탈한 기분이었다. 실제로 까딱하면 그럴 수도 있었고. 그럴 마음도 없었다고 할 수 없었다. 걱정이라기에는 욕정에 가깝지 않나 싶은데.

손을 빼고 움찔하던 은아는 생각하더니 이윽고 천천히 말을 뱉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한울은 은아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니, 들을 수밖에 없었다. 솔직하게 말해도 되냐는 질문 이후에 나온 말들. 한울은 그대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화풀이?

그 단어가 한울의 머릿속에 꽂히듯 박혔다. 한울은 순간 버퍼링 걸린 것처럼 생각에 빠졌다. 순식간에 자신의 감정과 행동이 리플레이 되었고. 한울은 잠시 인상을 찌푸리더니 이내 힘이 빠진 듯 스르르 은아의 위로 무너져 내렸다. 그 아래 깔린 은아는 조금, 아니 꽤 무거웠을지도.

“...최악이네.”

한울은 소파에 얼굴을 묻은 채로 중얼거렸다. 온전히 그 말이 맞다곤 할 순 없었지만... 그렇다고 틀린 말도 아니었다. 한울은 잠시 그러고 있다가 은아를 끌어안고는 몸을 틀었다. 한울의 등이 소파 등받이에 닿고 은아는 한울의 가슴팍에 코를 박고 있게 된 것만 빼면 한울이 누르던 무게에서 해방되었을 것이었다.

“...그야 넌 나를 비 맞은 고양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렇지.”

한울이 힘이 빠진, 조금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은아의 불쾌하지 않다고 한 말에 대한 느즈막한 답이었다.

78 한울주 (QKnhgiDwRI)

2024-09-03 (FIRE!) 18:55:05

아니 한울이는 냅두고 나만 머리를 싸맨 거지. 원래 양 극단은 통하는 게 있다고 했으니 그런 걸지도....? 은아가 한울이의 정곡을 찔렀어.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얘가 왜 이렇게 감정적인가 생각했더니 확실히...... 은아와 은아주에게 감탄했다.
어제도 수고 많았어~~ 오늘도 고생했구~~ ㅋㅋㅋㅋ 나도 어릴 적에 우유에 제티 타먹고 그랬던거 기억난다. 흰우유 맛없잖아. 근데 요즘엔 우유 급식 안하는 거야? 진짜?

79 은아 - 한울 (drYAW4Iar.)

2024-09-03 (FIRE!) 21:25:54

"그랬으면 하지 말라고 말하라고 연습시키기 전에 이미 덮치지 않았을까?"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은아는 한울이 자신을 실제로 덮칠 거라 생각하지는 않은 것이었다. 한울은 이미 수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잔소리를 했으니까. 한울의 힘이라면 자신을 제압하고도 남을 것이 뻔했는데도. 물론 은아는 애초에 한울이 자신을 덮칠 이유조차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윽고 은아가 지금껏 생각했던 내용을 차분히 전해주자 한울은 모든 동작을 멈추었다. 은아는 예상치 못한 한울의 반응에 그저 눈만 깜빡이며 한울을 올려다 보았고. 한울의 대답을 가만히 기다렸지만, 이어지는 건 자신의 위로 무너져 내리는 한울의 무게였다.

윽, 하는 작고 희미한 소리가 반사적으로 새어나왔다. 한울의 무게가 은아를 내리 눌렀다. 그 아래 은아의 몸은 옴짝달싹하지도 못할 상태가 되었고. 그러나 은아는 이윽고 한울을 받아주듯 자연스럽게 한울의 등에 양 팔을 둘렀다. 한울에게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무엇이 최악인지는 묻지 않았다. 은아는 말 없이 한울을 꼭 안아주었을 뿐이었고. 뛰고 있는 심장 소리. 따뜻한 체온. 누군가와 함께 살아있다는 감각. 그 모든 것들을 가만히 나누어 주었다.

잠시 후, 무거운 느낌이 사라지면 은아 역시 어느새 한울의 품에 안겨 함께 모로 누워 있게 되었고. 얼굴을 묻은 한울의 가슴팍에서는 조금 익숙해진 한울의 향기가 났다. ....좋은 향기.

"그럼 아니야?"

은아는 한울의 가슴팍에서 고개만 살짝 들고는, 일부러 장난스럽게 웃으며 물었다. 비 맞은 고양이 씨. 하지만 지금 이렇게 서로 끌어안고 있는 중에도 불쾌함은 없었다. 오히려 이상하게도 편안한 기분이었고.

".....지금 기분은 어때? 좀 풀렸어?"

잠시 침묵하자 빗소리가 대신 들려왔다. 그 가운데 은아의 다정한 목소리가 부드럽게 물었다.

80 은아주 (drYAW4Iar.)

2024-09-03 (FIRE!) 21:27:10

ㅋㅋㅋㅋㅋ상상하니 뭔가 귀여워ㅋㅋㅋ 맞아 원래 양 극단은 통한다고 그랬어!! 은아 물렁물렁해보여도 통찰력 있는 편이지. 그래서 한울이랑 밸런스가 잘 맞는 걸지도? 사실 그간 이성적이었던 한울이가 감정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지금까지 혼자 쌓아왔던 것들도 많이 있을테니까.
고마워!!! 한울주도 어제도 오늘도 수고했어~~!! ><(보듬) 맞아 제티 타먹는 게 훨씬 더 맛있었지ㅋㅋㅋㅋ 커피 타먹는 것도 맛있었어! 요즘엔 학교마다 다른 것 같은데? 하는 곳도 있고 안 하는 곳도 있는 것 같아.

81 한울 - 은아 (QKnhgiDwRI)

2024-09-03 (FIRE!) 22:53:45

“강제로 덮치는 취미는 없어서. 스스로 안겨온다면 거부하진 않을게.”

한울은 농담처럼 말했다. 진심이었지만. 은아는 모르겠지만 한울에게 있어서도 은아는 예외였다. 맨살이 닿고 체온을 옮겨도 기분 나쁘거나 소름끼치지 않는. 오히려 더 닿고 싶어지는. 포근하고 단내나는. 그렇기에 더 가질 수 없고 닿을 수 없는. 언젠가는 보내야 하는.

그렇기 때문에 최악인 것이다.

사실 그 분수대에서 은아가 손을 내밀었을 때부터 그저, 이러고 싶었을 뿐이었다. 손을 잡고 눈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눈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자신을 속였지만 결국 마지못한 척 여기까지 끌려오고 도발에 넘어가고. 화풀이... 화풀이가 맞지. 어차피 내 것이 못 될 거. 계약이고 나발이고 상처주든 망가뜨리든 하룻밤만이라도 갖고 싶다고. 스스로 생각해도 글러먹고 인성 파탄난 생각을 했으니까.

“맞아. 상처입기까지 했지.”

한울은 은아가 고개를 들자 턱 끝으로 은아의 정수리를 누르며 다시 숙이게 했다. 맞닿은 체온. 누구의 것인지 모를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 따스하고 편안한 공기. 확실히 분에 넘치는 것들이었다.

한울은 결국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단단히 감겼다는 걸.

그리고, 침묵이 흐르는 동안 한울은 어처구니 없게도 은아보다 더 빨리 은아의 감정을 자각해 버렸다. 방금까지의 반응으로도 지금의 상황으로도 은아가 자신을 보는 감정은 단순히 상처입고 비 맞은 고양이? 그 우습기 짝이 없는 안타까움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은아는 그 사실을 영영 몰라야 했고.

“...조금.”

조금 달고 많이 쓴 카카오를 씹는 느낌이라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82 한울주 (QKnhgiDwRI)

2024-09-03 (FIRE!) 22:58:26

은아는 진짜 못당하겠다........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한울이를 녹이지? 이게 바로 햇살인가? 눈부셔.......
물론 감정적인 건 감정적인 건데 나야말로 은아가 이 쓰레기같은 놈한테서 벗어나야 한다는 한울이와 같은 생각을 해버리고 말았따.... 은아는 한울이가 갖기엔 너무 빛 그 자체인데....
맞아 믹스커피 타먹으면 그게 또 맛있는데 ㅋㅋㅋ 우유 급식은 너무 유당불내증인 아이들을 배려하지 못한 거라고 생각하긴 해 ㅋㅋㅋㅋ 낙농업계의 농간이다~~

83 은아 - 한울 (p4kHqCJW4o)

2024-09-04 (水) 00:50:44

"참나. 선 넘지 말라며? 절대 안 그럴테니 걱정 마."

은아는 한울을 흘겨보며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하지만 은아도 진심이었다. 선 넘지 말라는 경고도 있었지만, 전에 한울이 강제로 키스 당했던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기억이 계속 남아있던 탓이었다. 한울이 역겨운 몸뚱이라고 스스로를 표현하던 것도 더불어서 은아는 한울이 스스로의 몸을 함부로 다루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고. 그러한 걱정이 오히려 은아가 한울을 대할 때, 이렇게 위로하거나 걱정하는 선의 신체 접촉을 넘지 않도록 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이윽고 한울이 턱 끝으로 은아의 정수리를 누르자 은아는 윽, 하는 소리를 내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은아의 얼굴이 다시금 한울의 가슴팍에 묻혔고. 심장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것 같은데 심장이 가까워져서 그런걸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버렸다.

"거봐. 그런 고양이를 어떻게 내버려 두겠어?"

안 그래? 하며 은아는 한울의 품 안에서 키득거렸다. 은아의 웃음 소리와 따뜻한 숨결이 한울의 가슴팍을 간지럽혔을 것이었고.

"다행이네. 조금이라도 풀려서."

은아는 여전히 한울을 끌어안은 채 배싯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나 은아는 알지 못했다. 한울의 마음 속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고,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신의 감정은 어떠한지. 그 모든 것들은 오직 한울만이 알고 있을 것이었고.

"오늘 밤에 푹 자고 일어나면 다 풀려있을 거야. 힘들고 괴로운 일들도 자고 나면 어제라는 과거가 되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하고 가만히 속삭이는 소리가 빗소리와 섞였다. 사실은 오늘 한울에게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혼자 비를 맞으며 분수대에 앉아 있었는지. 묻고 싶은 것은 많았다. 그러나 은아는 한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직접 묻기보다는, 한울이 언젠가 말할 준비가 되었을 때를 기다리기를 선택했고. 대신 한울의 등을 감싸안았던 은아의 손이 한울의 등을 천천히 쓸어내리듯 토닥이기 시작했다.

84 은아주 (p4kHqCJW4o)

2024-09-04 (水) 00:55:26

은아가 한울이를 녹였다..!!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한울이가 단단히 감겼다고 인정할 줄은 몰랐는데.....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예상치 못한 두 사람이다..... 한울주는 어떤 방식을 생각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한울이만을 위한 햇살이자 빛이니까 한울이가 가져줘야지!!! 은아를 가질 사람은 한울이 밖에 없는데!!ㅋㅋㅋㅋㅋㅋㅋ 한울이는 쓰레기 같은 놈이 아니라구~!!!
한울주도 믹스커피 타먹었구나! 진짜 같은 세대라 너무 공감 간다ㅋㅋㅋㅋㅋㅋ 마자마자 그 커피우유도 맛있었는데~ 한울주 똑또캐..!! 생각해보면 진짜 배려가 없긴 했지ㅋㅋㅋ 그땐 유당불내증에 대해 고려하는 분위기도 아니었어서 강제로 우유 먹고.....() 낙농업계의 농간이다~~(2222)

85 한울 - 은아 (TYu3g4Men2)

2024-09-04 (水) 12:36:26

이미 선은 보기 좋게 넘었으면서.

한울은 딱히 말대꾸를 하지는 않았다. 하긴 정은아가 그럴 일이 없겠지 하는 마음이기도 했고. 그것보다는 품 안에 갇힌 은아의 온기에 좀 더 집중했다. 등을 가로지르며 끌어안는 팔이라던가 가슴팍에 닿는 숨이라던가 밀착해오는 몸이라던가.

따뜻하네.

한울은 턱을 은아의 정수리에 괸 채로 눈을 감았다. 은아가 자신의 표정을 보지 않기를 바랐다. 가까운 거리만큼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순수하게 자신을 걱정하고 위하는 마음이 낯설다.

“그래, 그래.”

품 안에서 웃음 짓는 은아가 느껴져서 한울의 입가에도 평소와 다른 미소가 감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오늘만, 잠시만 이러고 있자. 과분한 거 잘 알고 더 욕심 안 낼 테니까. 조금만.

은아가 품 안에서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다. 조용하고 다정한 목소리. 그리고 빗소리. 차분히 가라앉는 듯한 편안한 기분. 토닥토닥 등이 쓰다듬어졌다. 내일이 되면 오늘의 일은 다 어제가 되고 과거가 된다. 한울은 오히려 그게 싫었다. 내일이 되면 다시 어제와 같은 길거리를 전전해야 할테니까. 차라리 오늘이 없었던 것이 내일의 나에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떠나갈 거고 떠나 보내야 하니까.

평생 차가운 길거리를 떠돌다가 하룻밤 아랫목에서 잠을 잔 고양이처럼. 다시금 길거리를 전전할 자신에게 은아는 참 잔인한 사람이다.

그래서 밀어냈던 건데. 아니, 더 강하게 나갔어야 했나. 어제의 나와 내일의 나 모두 오늘의 나를 비난한다. 나는 할 말이 없다.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한다.

“...이제 됐으니까. 들어가서 자. 나도 잘거니까.”

한울이 은아의 등을 몇 번 도닥이고는 팔에 힘을 풀고 은아를 놓아주려한다.

86 한울주 (TYu3g4Men2)

2024-09-04 (水) 12:36:53

점심 맛있게 먹구~ 답레만 올리고 갈게~!

87 은아 - 한울 (a7AzP74iF2)

2024-09-04 (水) 18:51:29

은아는 이미 선을 넘었다는 자각이 없었다. 은아로서는 순수한 걱정에서 나온 말과 행동이었으니까. 그럼에도 한울의 품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따뜻했고. 버스에서보다도 훨씬 가까워진 거리는 낯설 법도 한데 마치 이제서야 제자리를 찾은 것 마냥 편안했다. 은아는 한울의 팔이 내심 좋았다. 자신을 지켜주었던, 지금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이 두 팔이. 어쩌면 조금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고.

자발적으로 밀착된 몸은 같은 심장 소리를 공유했다. 비록 한울의 턱 때문에 한울의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은아는 어쩐지 한울도 같이 미소짓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은아를 더욱 웃게 만들었다. 묘하게 간지러운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졸려?"

은아는 여전히 한울을 끌어안은 채 고개만 들어올렸다. 이상했다. 조금만 더 이렇게 있고 싶었다. 한울의 팔에 힘이 풀어지고 몸이 오랜만에 자유롭게 해방되었음에도, 은아의 팔은 요지부동이었다.

"....안 졸리면 조금만 더 같이 이야기 해주면 안 돼?"

평소였다면 이미 자고 있을 시간인데. 그런데도 이상하게 전혀 졸리지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이 이미 꿈 같아서 그런 것일까. 잠들지 않으면 계속 오늘이겠지.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그러니 은아의 입장에서 한울을 생각한다면 이제 한울이 혼자 있을 수 있게 해주는 게 맞을지도 몰랐다.

결국 머뭇거리던 은아의 팔도 스르륵 한울을 놓아주었다. 그러나 한울의 대답을 기다리며 은아는 아직 한울의 옆에 모로 누워 있었고. 은아의 홍매색 눈동자가 한울의 붉은 눈동자를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방금 전 한울이 움직였을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두 얼굴은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88 은아주 (a7AzP74iF2)

2024-09-04 (水) 18:54:00

덕분에 오늘 점심 맛있게 먹었어~~!! 한울주도 맛점했길 바라구 저녁도 맛있게 먹자~~!!! ><

89 한울 - 은아 (cJqvoE5Xl2)

2024-09-04 (水) 20:48:18

한울은 은아가 고개를 들고 묻자 잠시 눈을 깜빡였다. 이어지는 은아의 말에 한울은 고민 어린 표정이 되었다. 실제 머릿속에서 두 인격이 싸우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내 머뭇거리며 팔을 풀고서는 눈을 맞춰오는 은아의 모습에... 결국 한울은 한숨을 내쉬며 팔을 뻗었다.

그리고 품 안에 은아를 느슨하게 가뒀다. 좀더 자세가 편하도록 한울은 쿠션을 베고 은아에게는 팔베개를 해줬을 것이었다. 방금의 밀착된 끌어안음과는 조금 달랐지만 충분히 가깝고 조금은 편안한 분위기였을 것이었다. 이전에 벚꽃비를 맞으며 잠에 들었을 때처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이제는 둘 사이에 긴장감 보다는 편안함이 감돌았다. 앞에서 부터 이어진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만들었다. 평상시에는 전혀 하지 못할 행동들이었음에도. 마치 이런 행동이 익숙한 오래된 연인처럼. 한울은 지금 왠지 연인 흉내를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짜면서, 마치 진짜처럼.

“어릴 때부터 고양이를 키우고 싶었다, 뭐 그런 이야기?”

한울이 농담처럼 말하면서 손끝으로 은아의 뒷목 부분을 살살 긁었다. 머리카락과 손끝이 얽히면서 간지럽게.

90 한울주 (cJqvoE5Xl2)

2024-09-04 (水) 20:52:39

한울이는 이미 한참 전에 은아한테 감기지 않았나 싶은데.... 인정하지 않았을 뿐 ㅋㅋㅋㅋ큐ㅠㅠㅠ 상황이 이렇게 이어질 줄은 진짜 한울이 비맞히면서도 몰랐는데... 은아 너무 적극적인 거 아냐? 이게 바로 무자각 플러팅...? 무섭다 무서워~ 나는 어떤 방식이랄 것도 없이 은아를 예상하기를 포기했어() 여기서 더 이야기를 하자니. 한울이가 어떻게 거절해? 불가능...

하지만 은아..... 정말로 한울이가 가져도 되는 것인가. 넘나 빛이라서 송구스러울 따름. 오너가 머리를 박겟다....(도게자)

강제로 우유 먹이기......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어릴 때 생각하면 야만의 시대였어. 문구점 앞 게임기만 해도 너무 사행성이 짙었다고 생각함..... 학원에서 애들 몽둥이로 패고.....

91 은아 - 한울 (Yex.vgf6hU)

2024-09-04 (水) 22:08:47

은아는 한울의 고민 어린 표정을 보고 천천히 팔을 풀었다. 많이 피곤한가보다, 하는 생각에 이만 한울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해줄 참이었다. 은아가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려 할 찰나, 한울이 한숨을 내쉬며 팔을 뻗었고. 은아의 몸은 다시 한울의 품에 안겼다. 아까보다는 느슨하지만, 여전히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감으로.

순간 은아 역시 벚꽃비를 맞으며 함께 잠들었던 그 순간을 떠올렸다. 그 따뜻했던 어느 봄날의 순간을. 그 때처럼 한울의 팔을 베고 눕게 된 은아는 자연스럽게 그 편안함에 몸을 맡겼다. 마치 정말 오랫동안 함께 한 연인처럼. 참 이상한 일이었다. 둘 다 평소였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인데. 은아는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했고, 어쩌면 둘 다 지금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고 잠시 생각해 버렸다.

"그런 이야기도 좋지. 난 고양이도 좋고 강아지도 좋아. 꼬리를 살랑거리는 커다란 대형견도 귀여울 것 같지 않아?"

있으면 모두 다 꼭 끌어안아 버릴텐데. 푹신푹신하고 귀여운 동물들을 상상하며 눈빛을 반짝이던 은아에게 이내 한울의 손이 닿았고.

"아, 잠깐마안..."

은아는 간지러운 듯 움찔거렸다. 아무래도 은아의 감각은 아직 예민해져 있는 상태인 것 같았다. 아니면 은아의 몸이 원래 자극에 민감한 걸지도. 한울의 손 끝이 닿는 뒷목의 감각이 선명했다. 결국 은아는 손을 뻗어 한울의 손가락에 제 손가락을 깍지 껴 잡아 멈추려고 했고.

"간지러워, 바보야."

하고 웃어버렸다.

92 은아주 (Yex.vgf6hU)

2024-09-04 (水) 22:13:49

ㅋㅋㅋㅋㅋㅋㅋㅋ언제부터 감겼던 걸까? 한울이는 정말 속내를 잘 숨겨서 감이 안 잡혀.... 이제 인정까지 했으니 한울이 못 도망친다!!ㅋㅋㅋㅋ >< 은아는 오히려 자각하지 못해서 적극적인 거라고 생각해~ 자각하면 뚝딱거릴 타입이라(대체) 나도 상황이 이렇게 이어질 줄은 몰랐는데 뭔가 한울이의 자각 플러팅+은아의 무자각 플러팅이 합쳐진 것 같아서 재밌어ㅋㅋㅋㅋㅋ 한울주 은아 예상하기 포기한 거냐궄ㅋㅋㅋㅋㅋㅋ 한울이 은아한테 져주는 거 넘 다정해......

난 반대로 은아가 정말로 한울이를 가져도 되는 것인가 송구스러운데...... 나도 같이 머리를 박겟다. 그러면 사돈맞절이 되지(?)(도게자)

마자마자 어릴 때는 진짜 야만의 시대였지....문구점 앞 게임기도 그렇고, 체벌도 그렇고, 달고나 만들기나 자판기 코코아/율무차 같은 거 청소도 잘 안 되어 있었는데 위생 신경 안 쓰고 열심히 사먹고...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답레에서 둘이 속으로 생각하는 게 왜 이렇게 다른가 했더니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 서로 달라서 그런가 봐. 한울이는 오늘 은아에게서 따뜻함을 느낀 날이라서 내일이 되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고, 은아는 오늘 한울이가 힘든 일이 있던 날이라고 생각해서 내일이 되어 나아졌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한울이는 저렇게 덮치는 상황이 익숙한 거야? 은아한테 이런 상황 익숙해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한 게 왠지 한울이는 전에도 이런 경험을 했었던 것처럼 들려서.....(걱정)

93 한울 - 은아 (cJqvoE5Xl2)

2024-09-04 (水) 23:07:16

한울은 명랑하게 말하는 은아의 목소리를 듣다가 이내 움찔거리는 은아의 반응에 순간 멈칫했다. 겉으로는 그리 티나지 않았지만 속으론 살짝 당황하기도 했고. 그래서 은아가 손을 깍지껴 잡아 멈추는 것에도 저항하지 못하고 바로 잡혔을 것이었다.

아니, 맹세코 섹슈얼한 의도는 없었다. 그런 분위기도 아니었고. 머리카락을 쓸어내린다거나 볼을 잡아당긴다거나 하는 그런 느낌의 행동이었을 뿐이었다. 다행히 은아가 그런 쪽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웃으며 넘어가서 다행일 지경이다.

한울은 잠시 잠긴 목을 헛기침으로 풀고,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말을 이어나가려 했다.

“...그런데 안 키우는 건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94 한울주 (cJqvoE5Xl2)

2024-09-04 (水) 23:07:54

일단 한울이가 은아에게 계약 연애를 제안했던 것 자체가 호감에 기반한 행동이었기 때문에.... 감겼다 싶은 부분은 은아가 갇히고 난 뒤 분수대 갔을 때? 그 때 이후로 한울이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지금은 더이상 저항이 무가치해진 상황에 이르렀다는 느낌..... 으으 무자각 플러팅 너무 맛있다..... 강력하고..... 한울이는 은아한테 져줄수밖에 없다라는 느낌일까나.....

사돈 맞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고나 만들기나 자판기 ㅋㅋㅋㅋㅋㅋㅋ아 ㅋㅋㅋㅋㅋㅋ 진짜 ㅋㅋㅋㅋㅋㅋ 생각하면 옛날 애들은 강했다 라는 느낌. 요즘 애들이 아토피나 알러지같은 자가면역 질환이 강한 것도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서 그렇다던데....... 역시 흙퍼먹으면서 자라야.......

둘이 모먼트 다른 것도 너무 맛있지 않아? 역시 은아가 착각계라서 그런가..... 넘 맛있고 재밌음.......

앗....... 아앗........ 미안합니다. 일단 범죄적인 것은 전혀 없다고 확실히 말해둘게. 난잡하게 만나고 다닌 것은 전혀 아니고... 가출 청소년, 술 담배 다 함, 오는 여자 안 막는 타입, 한창 끓어오를 나이 등등의 시너지로 인해... 경험이 있다 정도로만 봐줘....... 물론 그런 관계가 한울이한테는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본능적인 선택과 이성적인 자학 사이에서 더 끔찍하게 생각하고 있고....... 어쨌든 글러먹고 굴러먹은 애라 미안합니다. 캐 짤때는 양아치니까 하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은아주에게 실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머리박기)

95 은아 - 한울 (LCPKMo6nnA)

2024-09-04 (水) 23:50:31

사실 은아는 애초에 그런 쪽을 생각하지도 않았다. 이성과 함께 있어본 적이 없는 경험 부족이 오히려 은아가 한울의 의도를 오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했고. 그냥 간지럽히는 장난이겠거니, 하고 생각하며 은아는 한울의 손을 천천히 놓아주었다.

"아니, 애초에 여쭤보지도 않았어. 지금 데려와봤자 책임질 자신도 없어서. 그러면 그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잖아. 그래서 지금은 안 키우려고."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독립하고 나면 키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웃으며 덧붙였다. 고양이든 강아지든 대형견이든, 함께 누워 평화로운 순간을 즐기는 상상이 은아의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였고.

"너는 어때?"

은아는 한울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너도 독립하고 나면 그 이후의 꿈이 있을까?

96 은아주 (LCPKMo6nnA)

2024-09-04 (水) 23:58:32

첫 만남 때부터 호감이 있었던 거야!? 전혀 몰랐다ㅋㅋㅋㅋㅋ 그 때는 그냥 단순 호기심과 재미인 줄 알았어. 한울이 은아가 갇혔을 때 걱정 했었지. 그 걱정하던 마음에서부터 감긴 거려나? 분수대 넣고 싶었던 장소라 넣었었는데 둘에게 중요한 장소가 된 것 같아서 기쁘다ㅋㅋㅋㅋ 한울이 저항 무가치해진 거 체념한 것 같아서 너무 웃기고 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답레 쓰느라 예전 일상들 몇 개 다시 읽어보고 그랬는데 둘이 초반 쯤에 사랑에 대한 정의 내린 게 눈에 띄더라. 은아는 눈이 가고 알고 싶다는 관심과 닿고 싶다는 스킨십을, 한울이는 희생을 말했는데 지금 둘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구ㅋㅋㅋㅋㅋ 한울이가 져주는 이유가 있었어~~!!! 한울이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었으니까 사랑을 알게 된 후의 반응도 궁금해ㅋㅋㅋㅋ

마자마자 진짜 옛날 애들은 강했지ㅋㅋㅋㅋㅋㅋ 떼잉 쯧 요오오즘 애들은 흙 퍼먹을 줄도 모르고 말야~~(??) 라떼는 말이야~~ 모래만 있으면 온갖 놀이를 다햇어~~~

맞아 진짜 둘이 너무 달라서 너무 맛있고 재밌어ㅋㅋㅋㅋㅋㅋㅋ 은아 착각계라 무자각 플러팅+무자각 철벽 동시에 하는 것 같아서 좀 웃김ㅋㅋㅋㅋㅋㅋ 애가 연애 쪽에는 허당이야 허당...

아 그래서 한울이가 은아의 반응을 더 예상 못했구나. 한울이는 그런 경험이 있었으니......알고 나니까 더 이해가 잘 된다ㅋㅋㅋㅋ 난 괜찮아!!!! 그냥 그로 인해 한울이가 상처가 많은 것 같아서 걱정인 거라......(쓰담) 그냥 든 생각인데 만약 if로 그대로 하룻밤을 가졌으면 왠지 한울이의 자학이 더 심해졌을 것 같은 느낌이야. 이런 전개로 가서 차라리 다행인 건가......ㅋㅋㅋㅋㅋㅠㅠ

97 한울 - 은아 (MIvBgV0KbI)

2024-09-05 (거의 끝나감) 00:20:40

은아가 한울의 손을 놓아주자 한울은 얌전히 은아를 끌어안기만 했다. 물론 의식하고 나니 손둘 곳이 민망하긴 했지만. 은아가 잠옷만 입고있는 상태라는 것도 신경쓰이기도 한다. 애써 신경을 돌리려고 노력한다. 은아는 지금 이 상황에 대해 영 느낌이 없는 모양이지만.

대신 은아의 말에 집중하려고 한다. 강아지, 고양이, 커다란 개가 어우러진 주택 같은 것들을 상상해본다. 조금은 평화로운 풍경 속에 있는 은아라던가. 지금처럼 웃고 있을 것만 같은.

하지만 이어지는 은아의 물음에 한울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었다는 듯이 눈만 깜빡였다. 그러다가 이내 으음.... 하는 소리를 내며 조금은 곤란한 표정. 결국은 사실대로 말한다.

“별로...... 생각해 본 적 없는데.”

한울에게는 과거와 현재는 있을 지언정 미래는 없었다. 확실히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렇게 막나갈 일도 없겠지만 말이다.

“동물에 관해서라면.... 나도 별 감흥이 없고, 동물들도 날 별로 안 좋아할 걸.”

일단 이것이 최대한의 답이긴 했다.

98 한울주 (MIvBgV0KbI)

2024-09-05 (거의 끝나감) 00:30:24

그야....... 전에 이야기했듯이 은아는 한울이의 이상형에 가까우니까 말이지. 캐를 짤 때도 그런 생각으로 짜기도 했고? 한울이는 은아의 무방비함이나 다정함 그리고 내버려둘수 없음으로 인해 사정없이 감긴 것 같다고 생각해. 분수대 확실히 중요 장소로 쓰이는 거 좋지~ 나중에 둘이 헤어지고 먼 이후에 우연히 그곳에서 재회했으면 좋겠다는 이프 상상도 했다 ㅋㅋㅋ 사랑의 정의 확실히 그랬었지. 둘의 생각과 잘 어울리고 지금 상황하고도 잘 어울리고. 한울이가 져주는 이유 ㅋㅋㅋㅋㅋㅋ 그런거냐궄ㅋㅋㅋㅋㅋㅋ 한울이 감겼다고는 인정했지만 사랑이라고 인정하지는 않은 상태이니까. 언젠가는 사랑을 자각? 혹은 인정? 하게 될때...... 일단 가봐야 알 것 같은데. 오너로서도 잘 상상이 안 가서. ()

ㅋㅋㅋㅋㅋㅋㅋㅋ 모래놀이 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흙공 만들면서 놀고 그랬지. 두꺼비집도 잔뜩 만들고 ㅋㅋㅋㅋㅋㅋ

진짜 은아 무자각 플러팅 + 철벽에 한울이 ㅋㅋㅋㅋㅋㅋ 물론 지금 이런 상황들이 사건 전개에는 오히려 좋아 상태이지만. 은아주가 원했던 상황아냐? 둘이 길게 썸타고 나중에 이어지는 거 말이지~ 그렇게 일댈을 구했으니까~

어어쩄든 은아주가 괜찮다면 다행이야.....(울먹)(쓰담받음) 한울이 상처는 이미 딥다크를 선택한 은아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떠넘기기) 확실히 진한 스킨십으로 이어지는 장면이 되었다면 은아도 그렇고 한울이도 그렇고 서로 삐그덕거리는 게 있었을 것 같긴 하지. 지금같은 부드러운 분위기는 아니었을 것 같달까? 나도 이 부분 이으면서 전개 예상도 안되고 한울이 고삐 관리도 안 되고 이전 일상 재탕 삼탕 읽어보고 고민했는데 다행히 잘 마무리 된 것 같아 다행이야. 휴. 고민한 만큼 재미있었지만~~

일단 자러 갈게~~~ 은아주도 잘 자고 내일도 화이팅하고! 힘내자!!!

99 한울주 (MIvBgV0KbI)

2024-09-05 (거의 끝나감) 00:35:48

참, 오늘 노래 듣는데 갑자기 이곡이 흘러나왔는데..... 지금 한울은아 상황이랑 넘 겹쳐져서...... 유튜브 링크는 안되지만 가사만 적어놓고 간다~~! 은아주 잘자~!


가을방학_성주간

우리 하루만 평화로운 날을 보내자
오늘 하루만 각자의 안녕을 빌자
그리곤 감사한 새벽이 오면
거기다 또다시 하루를 보태자
우리 사이에 일어난 비극들 말고
날씨 얘기나 실없는 농을 건네자
더이상 날카로운 말을 찾느라
서로의 아픔을 약점을 상처를
곱씹는 일은 거두자
성주간에 접어드는 사제들처럼
허기진 영혼으로
머나먼 추운 나라의 수인들처럼
모자란 체온으로
오늘 하루만 오늘 하루만
우리 하루만 무탈한 날을 보내자
오늘 하루만 각자의 안녕을 빌자
그리곤 목메인 새벽이 오면
어떻게 어떻게 또 하루를 덧대자

100 은아 - 한울 (VaVZzJfu5Y)

2024-09-05 (거의 끝나감) 10:00:12

은아는 한울의 민망함을 알지 못했다. 애초에 잠옷만 입고 있는 상태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있었으니까. 밤 늦은 시간이니까 잠옷을 입는 게 당연하잖아? 하는 생각으로. 은아는 오히려 한울이 끌어안는 것에 화답을 하듯 한울에게 가까이 기대었고.

한울이 스스로 생각하는 미래는 어떨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생각도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은아는 놀라움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울을 바라보았다.

"진짜? 동물도 별로 안 좋아해?"

은아는 믿기지 않았다. 그럼 얘는 무엇을 좋아하는 거지? 이 세상에 좋아하는 것이 없나?

"그치만 동물들은 널 좋아할 수도 있잖아? 작고 귀여운 햄스터나 병아리가 이렇게, 네 손바닥 위에서 복슬복슬한 몸을 비비며 애정을 표현할 수도 있고."

은아는 자신을 안고 있는 한울의 손 중 하나를 가져와 부드럽게 손바닥을 펼치려고 했다. 만약 한울의 손바닥이 펼쳐졌다면 은아는 그 위에 자신의 주먹을 올려 작은 동물을 표현하듯 한울의 손바닥에 살짝 부비적거렸을 것이었고.

"그럼 너는 뭐에 감흥이 있는데?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상상해봐. 멋진 어른이 된 네가 열심히 일하고 나서 집에 돌아가면, 네가 좋아하는 것들이 너를 따뜻하게 반겨주는 거야."

은아는 부드럽게 웃으며 속삭였다. 한울에게 은아가 대신 전해주는 미래였다. 은아가 만든 미래 속에서 한울은 그 누구보다도 멋지고 행복한 사람이었고. 그 어떤 상처도 없이 진심 어린 환한 미소를 짓고 있을 사람이었다.

101 은아주 (VaVZzJfu5Y)

2024-09-05 (거의 끝나감) 10:07:09

은아가 한울이의 이상형에 가깝다는 거 다시 들어도 너무 영광이야.......... ㅋㅋㅋㅋㅋ진짜 은아 한울이 앞에서 뭔가 우당탕탕이 많았었지....은아는 한울이 없으면 안 돼(단호) 분수대에 있는 천사상도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 한울이는 왠지 천사는 믿지 않을 것 같지만. 한울주 이프 상상 너무 맛있어.............. 둘이 운명처럼 그 곳에서 딱 마주하고. 헤어져 있는 동안 둘이 좀 성장해 있을 것 같기도 해서 그것도 맛있을 것 같음.... 그런 거라고 적폐캐해를 해본다!!ㅋㅋㅋㅋㅋ(뻔뻔) 그 언젠가가 너무 기대되고 궁금해. 한울주도 상상 못 한다면 지금 일상처럼 예상치 못한 전개가 많이 나올 것 같기도 하구ㅋㅋㅋ

아 진짜 다 공감 가서 너무 웃기다ㅋㅋㅋㅋㅋㅋㅋ 은아주는 나뭇가지 꽂고 모래 뺏기 놀이를 가장 좋아했다! 사방치기도 재밌었어ㅋㅋㅋㅋㅋ

........창피하니까 은아주의 과거는 말하지 말아줫..!!!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냥 뭔가 오래오래 쩌서깊관+성장하며 만났으면 해서 그렇게 구한 건 맞는데 뭔가 뭔가 창피해....ㅋㅋㅋㅠㅠㅠ 쥐구멍이닷............

한울주 떠넘기기 뭐야?!!?!!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햇...!!! 한울주를 믿었는데..!!(배신감)(?) 맞아 지금 같은 부드러운 분위기는 절대 안 나왔을 것 같지. 둘 다 안 그래도 복잡하게 꼬여있는 애들이라 서로 오해와 상처를 주며 삐그덕 거렸을 것 같고. 뭔가 내 손을 떠나서 둘이 자연스럽게 잘 흘러가고 잘 마무리 된 것 같아서 신기하고 재밌었어ㅋㅋㅋㅋ 한울주도 재미있었다니 다행이야~~~!! >< 한울이 고삐 관리ㅋㅋㅋㅋ 예전 잡담도 생각나서 웃기다ㅋㅋㅋㅋㅋ

한울주가 추천해준 노래 들었는데 진짜 지금 한울은아 상황이랑 잘 어울린다..... 특히 가사가 미쳤어ㅠㅠㅠ 한울주는 어디서 그렇게 좋은 노래들을 잘 알아오는 거야? 신기해!!ㅋㅋㅋㅋ 오늘만큼은 둘 다 평화로운 새벽이 되지 않으려나.

한울주도 잘 잤으려나? 난 덕분에 잘 잤어!! 고마워!!! >< 한울주도 오늘도 같이 힘내자~~!!! 늘 응원해!!!!

102 한울 - 은아 (Ll6EAJUo7A)

2024-09-05 (거의 끝나감) 12:04:26

한울은 은아가 간지럽다며 움츠렸던 몸을 다시 느슨히 기대오자 은아 모르게 숨을 내쉬며 몸의 긴장을 풀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했다. 자신이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면 은아도 의식하게 될 것이고, 그건 한울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기에.

“뭐어... 딱히.”

동물은 동물일 뿐이다. 그게 귀엽게 보인다면 그건 그 생물이 생존을 위해 그렇게 진화되었을 뿐이고. 그랬기에 인간에게 선택받은 동물들은 널리 번창하지 않았던가.

은아가 한울의 손바닥 위에 주먹을 부비는 행동을 했지만 한울은 그게 뭐 어쨌냐는 듯 바라볼 뿐이었고. 이내 은아의 주먹을 손으로 감싸 내렸다.

“일단 그런 생명체가 나한테 애정을 표한다는 것도 상상이 안 가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닥...”

어쨌든 은아가 원하는 답은 아니었으리라.

은아는 부드럽게 좋아하는 것들을 상상해보라며 속삭이지만 한울에게는 그닥 와닿지는 않는 것들이었다. 감흥이랄 것도 딱히 없었고ㅡ그렇기에 항상 극단적인 것들을 찾아 헤매왔다ㅡ 좋아하는 것이라는 것도 생각나는 건 없다. 돌아갈 집이라고 해도.... 한울의 과거를 아무리 뒤져본다 해도 돌아갈 ‘집’이라고 불릴 만한 것은 없었다. 무언가가 따뜻하게 반겨준다는 것도... 없었다.

그러고보니 다 처음이었다.

한울은 말 없이 한 손으로 은아의 말랑말랑한 볼을 조물조물 만졌다. 만약 ‘집’이라는 게 있다면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누군가 반겨주는 곳에서 몸을 씻고 밥을 먹고 따뜻한 체온을 나누는. 넌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지.

“글쎄... 그렇게 되면 좋겠지.”

불가능하겠지만.

“그나저나, 너네 부모님은 출장 자주 가시는 모양이네. 지난 번에도 안 계신다고 하더니.”

라면서 말을 돌린다. 지난 번이라고 함은 벚꽃을 보러간 날 은아가 자고가라고 했을 때를 말하는 것이었다.

103 한울주 (Ll6EAJUo7A)

2024-09-05 (거의 끝나감) 12:05:27

점심 제대로 챙겨먹어 은아주~~!!!!! 답레만 올려두구 간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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