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는 한울의 말에 차마 반박하지 못했다. 그야 그 말도 맞았으니까. 수련회 때 뭐 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바다에서 놀았다고 할 수도 없었고. 다만 한울이 얄미운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에,
"....너는 그 좋은 머리를 왜 이럴 때만 쓰는지 모르겠어."
하고 입을 삐죽거렸다. 특히 자신을 놀릴 때만 저 좋은 머리를 사용하는 것 같아서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고.
그래도 뱉은 말이 있으니 은아는 꿋꿋하게 등산을 준비했고. 한울이 웃든 말든 열심히 등산 코스를 외우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반드시 3시간 안에 완주해서 한울을 당황시키리라. 다짐을 안고, 가자는 한울의 말을 따라 은아도 따라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처음은 정말 완만한 산책길 정도였다. 덕분에 은아는 긴장감을 조금 늦추고 상쾌한 공기를 실컷 들이마시기도 했고. 평소 잘 쉬지 못했던 호흡이 한결 편하게 느껴졌다. 어느 정도 산을 오르자 작은 절이 보였다. 이어진 한울의 제안에 은아는 갈등하기 시작했다. 구경을 하고 싶다는 마음 반, 저기에 구경 가면 3시간 안에 완주 못할텐데... 하는 마음 반. 머뭇거리며 절과 등산로를 번갈아 보던 은아는 결국 솔직한 진심을 따르기로 했고.
"응, 구경하고 갈래."
고개를 끄덕이자 헤실거리는 웃음이 새어나왔다. 특히나 색색의 등과 정원이 은아의 마음을 끌었다. 어쩐지 한울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다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문득 스쳐지나갔고.
확실히 관계 회복은 하드 모드였긴 하겠다ㅋㅋㅋㅋ 은아도 한울이도 상처 많이 받았을 것 같고..... 맞아맞아 남들이 보면 그냥 봐도 서로 좋아하는 연인임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서로는 전혀 그렇게 생각 안 한다는 게 넘 맛있고..... 오히려 서로 너무 가깝고 멀어서 그런 걸지도ㅋㅋㅋ
(부둥부둥) ㅋㅋㅋㅋㅋ뭔가 한울이랑 은아랑 둘 다 예상하기 어려워서 일상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막 흘러가는 것 같아ㅋㅋㅋㅋ 앗 그런 이유였구나..! 그랬다면 그럴 만 하지ㅋㅋㅋ 무사히 돌아오셨으려나? 그랬다면 다행이야! 응 오늘 밤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일찍 누워보자~!! >< 한울주가 추천해줬으니 천천히 들어보겠다고 했잖아~ 한울주 나 못 믿어? 내가 언제 거짓말을 한 적이 있어~ 아니면 약속을 어긴 적이 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붉은 밭 노래 설명도 멋있더라구. 어쿠스틱 버전도 들어봐야겠다! 추천 고마워~~!! ><
그럼 은아 그 장소 다시 찾아가도 울 거야!!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수련회 교관 한울이 무서워.....() 진짜? 다행이다! 히히 한울주랑 잘 맞아서 너무 좋아~~!!! >< 고마워!! 후후 은아주 캐해석학과 과 수석이라니깐~??^^(대체)
아니 근데 진짜 너무 맛있어서 난 좋기만 한 걸ㅋㅋㅋㅋㅋㅋ(부둥) 한울주의 상상은 나도 다 좋아하는 것들이라 무엇이든지 편하게 공유해줬으면 해!! >< 진심 다 좋아하고 받아줄 자신 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은아 "그럼 네 종아리 먹어보면 되지, 왜 내 허벅지를 먹는데!!" 하고 얼굴 더 빨개질 것 같은데ㅋㅋㅋㅋㅋㅋ 한울이 무의식적으로 은아는 만져도 기분 안 나빠하는 거 맛있어.... 은아는 한울이 음흉하다고 생각할 것 같지만ㅋㅋㅋ큐ㅠㅠㅠ 소금기 남은 은아 허벅지에는 한울이 손가락 흔적이 길게 남아있게 되고.... 왠지 식당 안의 손님들은 대학생 커플이 염장지르는 거라고 생각할 것 같아ㅋㅋㅋㅋㅋ 나도 손님으로서 구경하고 싶다..... 흐뭇하게 웃을 자신 있음(대체)
한울이 타격 없다는 듯 말했다. 은아가 입술을 삐죽이는 게 웃겨서 또 큭큭 웃었고. 등신을 준비해서 올라가는 길은 확실히 상쾌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었다. 우거진 나무에서 느껴지는 맑은 공기들과 우거진 그늘은 여름임에도 시원하게 느껴졌을 것이었고. 학교에서 느끼는 시선들과 다른 묵직하고 다정한 나무들의 시선들이 따뜻한 느낌도 주었을 것이었다.
은아는 머뭇거리다가도 긍정했고 한울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픽 웃으며 걸음을 옮겼다. 정원에는 사찰마다 꼭 한 그루씩은 심어져 있는 배롱나무(목백일홍)가 분홍빛과 붉은 빛을 띄며 여러 그루 심어져 있었고 대표적인 여름꽃인 능소화도 담장이나 나무들을 타고 흐드러지게 늘어져 있었다.
꽃이 피지 않은 곳에는 곳곳에 색색의 원색을 띄는 등들이 달려 있었으며 빈 터에는 줄을 여럿 늘어뜨려 머리 위로 등을 가지런하게 매달아놨을 것이었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는 원색의 색감은 꽤나 볼만했다.
사찰 앞에 있는 탑에는 몇몇이 기도를 하며 탑돌이를 하고 있었고 중간중간 물길을 따라 산기슭에서 내려온 맑은 물이 흘러 졸졸 소리를 냈다. 사찰은 작았지만 관리하는 이의 정성이 느껴졌고 기도를 하러 온 이들도 몇 보였다. 사찰 안쪽에는 불상이 자리잡고 인자한 미소로 기도하는 이들의 절을 받고 있었을 것이었고. 헌금을 하고 기왓장에 소원을 적는다거나 쪽지를 적어 소나무에 매달아 놓을 수 있도록 해둔 곳에는 스님이 한 분 앉아 있었을 것이었다.
한울은 은아가 구경하고 싶은 만큼 구경하라는 듯 은아의 반보 뒤에서 걸음을 맞춰 따라갔을 것이었다.
확실히 그렇지? ㅋㅋㅋㅋㅋ 이렇게 썸타는거 은아주가 처음 일댈 구할 때 원했던 거... 이 얘기하면 부끄러워할테니 그만할게 ^^(이미 다 말했음) 한울이 은아 진짜 완전 성격 반대라서 캐미가 있으면서도 또 예측할 수 없는 ㅋㅋㅋ 무사히 주정하는거 잘 재웠다.....() 아니 이 레파토리는 ㅋㅋㅋㅋㅋㅋ
은아 장소 찾아가서 우는거 맘아픈데 ㅠㅠㅠ 근데 맛있다.....(대체) 은아주가 그렇게 말하니까 수련회 교관 코스튬 입은 한울이 상상해버렸잖아 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래도 뭐랄까 날티날것같음() 피어싱 때문에 그런가? 은아주 캐해석학과 과수석 인정합니다(땅땅)
ㅋㅋㅋㅋㅋㅋㅋ 은아주가 좋으면 나도 좋아 ㅋㅋㅋㅋ 은아 반응 ㅋㅋㅋㅋㅋㅋ 한울이 당황해서 “야, 너는 무슨 말을 그런 식으로 하냐?”하면서 귀끝 빨개질 것 같은데. 은아 워딩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은아 한울이 음흉하다고 생각하는 거냐고 ㅋㅋㅋㅋㅋㅋ 눈치 없어서 그런 쪽으론 생각 못할 줄 알았는데! 후후 두 사람 진짜 대학생 커플같다..... 사실 대학생도 아니고 커플도 아니라는 게 맛도리임....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평화였다. 시선이 닿는 모든 곳들에는 차가운 사람들의 시선이 아닌 다정한 자연물들이 있었고. 은아는 그 자리에 멈춰선 채 말 없이 나무들을, 꽃들을, 하늘을, 등을, 탑을, 불상을 바라보았다. 모든 것이 선명하고 향긋했다. 은아가 지금껏 죽여왔던 감각들을 일깨우는 것만 같이. 은아가 어쩌면 이건 모두 꿈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때마다 그 모든 감각들이 현실임을 부드럽게 일깨워주었다.
너무 평화로웠다. 따뜻했다. 다정했다. 그래서 은아는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울면 안 돼. 좋은 날이잖아. 다들 저렇게 행복해 보이는데 혼자 눈물 뚝뚝 흘리고 있으면 얼마나 꼴불견이겠어. 입술을 꾹 다문 채 은아는 혼자 속으로 되뇌었고. 한울이 반보나마 뒤에서 있어서 다행이었다. 한울이 기껏 여기까지 데려와 주었는데 괜히 울어서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도 않았으니까. 그래서 한참을 우두커니 서 있던 은아는 우선 정원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사람이 없는 곳으로. 은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쉽게 안정감을 느낄 수 없었다. 자신의 뒤에서 걸음을 맞춰주는 유일한 예외를 제외하고.
은아는 정원 속 배롱나무 앞에 멈춰섰다. 옅은 은아의 머리색과 대비되어 꽃나무들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은아는 말 없이 분홍색과 붉은색의 꽃들을 올려다 보았다. 시선을 조금 내리자 담장과 나무를 타고 개화한 능소화들도 보였다. 은아는 천천히 손을 뻗어 선명한 꽃잎을 가만히 매만져보았고. 손가락 사이로 가녀리고 부드럽지만 생생히 살아있는 생명의 감촉을 느끼며,
.........아악!!! 으악!!!!! 추석맞이 뉴 쥐구멍!!!!!!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쥐구멍) 사실 둘이 너무 반대라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완전 반대라 재밌는 것 같아ㅋㅋㅋㅋ 한울주 새벽에 고생 많았다구~~!!(쓰담) ㅋㅋㅋㅋㅋㅋ나만 레파토리 당할 순 없지!!^^
"이한울 바보오오...." 하면서 은아 혼자 바닷가에서 엉엉 우는 거 생각났어....ㅠㅠㅠ 앗 나도 수련회 교관 코스튬 입은 한울이랑 군복 입고 통나무 들려고 끙끙거리는 은아 상상했는뎈ㅋㅋㅋㅋㅋㅋ(대체) 피어싱도 한 몫 하지 않을까? 아 나 궁금했던 게 한울이 피어싱 한 쪽만 한 이유가 있는 거야? 후.... 열심히 공부한 보람이 있어서 뿌듯한 걸? 이 장학금을 모아 한울이 비설 유료 결제를...(뻔뻔)
ㅋㅋㅋㅋㅋ한울이가 행동으로 당황시키면 은아는 말로 당황시킨다!^^ "내 허벅지 먹은 거 맞잖아..!" 하면서 은아도 얼굴 더 빨개지고ㅋㅋㅋㅋ 한울이가 손으로 은아 입 막아버리는 거 아닌가 몰라(..) 아니 이건 눈치가 없어도 음흉하다고 생각할만 하지 않아?!ㅋㅋㅋㅋㅋㅋㅋ 쓸어서 먹어보기까지 했는 걸! 진실이 하나도 없는 가짜 신분이라 진짜 맛도리지ㅋㅋㅋㅋ 근데 뭔가 둘 다 영문과랑 국문과 잘 어울려(대체)
한울은 은아가 말없이 멈춰서자 그 잠시 그 풍경을 감상하도록 기다려줬지만 조금 의아하다고 생각했다. 그야 한울의 생각은 바다를 봤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지 않을까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환하게 웃으면서 여기저기 구경하는 그런 느낌 말이다. 뭐어. 조용한 절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생각이 따라왔지만.
한울은 은아를 따라 정원을 걷다가 배롱나무 앞에 멈춰서는 은아의 반보 뒤에서 은아를 따라 배롱나무를 올려다봤다. 은아의 눈동자 색과 비교했을 때 분홍색 꽃은 너무 쨍한 색이고 붉은색 꽃은 너무 붉네, 라는 생뚱맞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전에는 그저 대충 둘러보고 꽤나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네 같은 생각만 했던 한울은 사실 이렇게 천천히 정원을 둘러본 것이 처음이었다.
“뭐. 그렇지? 여기도 내 것은 아니라서 줄 순 없지만.”
한울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겨울에도 볼만 해. 눈이 잔뜩 쌓여있으면 더 고즈넉한 느낌이 들거든.”
딱 한 번 겨울에 굳이 이곳을 찾아온 적이 있었다. 왠지 눈이 쌓여있는 풍경이 보고 싶어서. 그냥 그 이유로. 여기까지 올라오는 길은 완만하고 넓기도 하고 제설이 잘 되어 있어서 겨울에도 쉽게 올만했고.
ㅋㅋㅋㅋㅋㅋㅋㅋ(쥐구멍에서 꺼내주기) 하지만 나도 이런 거 좋아하는걸. 진짜 서로 반대인데 정원보면서 서로 감흥 다른것도 웃기다고 생각함. 역시 극F와 극T는 생각하는 것도 참 달라...... ㅋㅋㅋㅋ
크으윽....... 진짜 엉엉 우는 은아 너무 맴찢인데 맛있다......(글러먹음) ㅋㅋㅋㅋㅋㅋ 통나무 들려고 끙끙대는 은아 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두 사람 너무 웃기다 ㅋㅋㅋㅋㅋㅋ 군복입은 은아...... 너무 귀엽고 맛있는데...... 군기 싹 들어서 충성하는 모습 귀엽겠다 히히. 피어싱? 따로 이유는 없는데. 얘가 원래 얼굴이 화려한 상이라서 두쪽 다 뚫으면 과해 보일 것 같아서. 한울이도 일단 한 쪽 뚫었는데 다른 한쪽도 마저 뚫으면 넘 과해 보일 것 같아서 그랬대. 그래서 한쪽에 몇 개 더 뚫어버림 ㅋ
한울이 한 손으로 얼굴 싸매다가 물이나 벌컥벌컥 마실 것 같은데. 죽어도 미안하다곤 안 함. 미안하다고 하면 더 이상해질 것 같대 ㅋㅋㅋㅋ 확실히 눈치가 없어도 그렇게 생각할만해. 나도 상상하고 그렇게 생각했는걸 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진짜 한울인 억울하대 ㅋㅋㅋㅋㅋㅋ 은아가 그렇게 말하면 주변 사람들 웅성웅성 키득키득 할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 둘이 과 잘 어울린다 ㅋㅋㅋ 문과 커플.... 문송합니다 해줘...... 확실히 한울이 공대는 안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긴 하다.
이상하게 한울의 덤덤한 대답을 듣자 은아는 그제서야 웃음이 나왔다. 익숙한 목소리라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놀려먹기는 해도 자신의 말을 하나하나 기억해주는 의외의 섬세함이 고마워서 였을까.
"왜 자꾸 말로는 줄 것처럼 그러는 거야?"
그래서 은아도 장난스럽게 농담을 했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이어진 한울의 말을 들었다.
"진짜 그렇겠다. 여기에 눈까지 쌓여있으면 엄청 예쁠 것 같아. 꽃은 없겠지만..."
대신 눈꽃이 쌓여있을테니 괜찮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눈이 쌓인 풍경을 상상해보던 은아는 무언가를 더 말하려는 듯 한울을 올려다 보았고.
"있잖아, 이번 겨울에는......"
그러나 거기서 은아의 말이 멈췄다. 순간 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겨울까지 이렇게 같이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계약이 끝나면 은아는 한울을 완전히 잊어야 했으니까. 그렇다면 나는 이 곳을 보는 것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겠구나.
"......눈이 많이 내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은아는 배싯 웃으며 다른 말을 덧붙였다.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고이 접어둔 채. 은아는 다시 고개를 돌려 여름 꽃들을 응시했다. 마지막으로 마음 속에 다 담아둘 것처럼. 이윽고 은아는 꽃잎을 조심스럽게 놓아주고는 천천히 원색의 등들이 달려 있는 빈 터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가벼운 바람에 등도, 은아의 머리카락도 소리 없이 움직였다.
한울주도 좋아한다면서 왜 나만 놀리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쥐구멍에서 끌려나옴) 진짜 둘이 같은 걸 봐도 감흥도 다르고 생각도 완전 다르지ㅋㅋㅋ 이미지 게임 하면 사람들 만장일치로 극T에는 한울이, 극F에는 은아 고를 것 같음ㅋㅋㅋㅋㅋ
은아는 울어야 제 맛이지^^(글러먹음222) 둘이 어떤 케미든 다 잘 어울려서 너무 웃겨ㅋㅋㅋㅋㅋㅋ 군기 싹 들어서 충성하는 은아 왠지 선임들에게 예쁨 많이 받을 것 같음ㅋㅋㅋㅋ 열심히 해서 한울이 교관님한테도 예쁨 받아야지(대체) 그런 이유였어!?ㅋㅋㅋㅋㅋㅋ 하긴. 두 쪽 다 그랬으면 과해보일 수도 있었겠다. 그렇게 한울이 이미지가 완성이 됐구나....(납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런 한울이 반응 희귀해서 넘 귀엽고 맛있다ㅋㅋㅋㅋㅋ 한울이 경험도 있다면서 숙맥처럼 반응하는 거 넘 귀엽고 웃겨ㅋㅋㅋㅋㅋ 주변 사람들 웅성웅성 키득키득 하는 소리 듣고 나서야 은아도 뒤늦게 주변 둘러보고 당황해서 어버버 할 듯ㅋㅋㅋㅋ 문송합니다ㅋㅋㅋ큐ㅠㅠㅠㅠ 한울이 공대는 안 어울리지만 체대는 어울릴지도? 제대로 스포츠 하는 거 넘 멋있을 것 같아.....
맘에 들어하는 거 아니었어? 하고 의아하다는 듯 묻는다. 물론 이걸 개인적으로 가지려고 한다면 돈이 많이 들겠지. 확실히 관리하기도 어려울거고. 그럴 바에는 역시 손님으로 오는 것이 맘 편하고 최고가 아닐까 생각해버린다. 그런데 해변 같은 경우에는 개인 해변이라는 게 있다던데. 하는 생각도 하고.
한울은 은아의 말을 듣다가 이내 말이 멈췄음에도 그 속에 숨은 의미까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눈이 많이 내렸으면 좋겠다는 그 말 사이에 은아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한울의 생각들과 은아의 생각들은 그 궤를 달리 했기 때문에 서로 쉽게 추론해내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흐음..... 난 별로. 눈 많이 내리면 귀찮기나 하지.”
툴툴거리는 목소리는 분위기를 깨는 느낌일테다. 한울은 은아가 꽃들을 찬찬히 보는 것을 기다려줬다가 이내 은아를 따라 걸음을 옮긴다. 빈 터는 작은 행사를 할 때 이용하기 위해 비워둔 공간처럼 보였다. 머리 위로 가로지르는 등들은 햇볓을 받아 바닥에 색색의 그림자를 비춰내고 있었을 것이었다. 빨강, 분홍, 주황, 노랑, 연두의 쨍한 색깔들은 확실히 사찰의 화려한 느낌을 더해주고 있었다.
그야 은아주가 부끄러워하니까 ㅋㅋㅋㅋㅋㅋㅋ 당당해지라구~~! 이미지 게임하면 진짜 그럴 것 같다. 둘이 대학생 되어서 술게임 하는 것도 보고싶어졌음..... 진짜 그때만 할 수 있는 술게임. 물론 고등학생 때도 술을 뺀 술게임은 할 수 있찌만!
아 너무 맞는 말인데요. 은아 우는 거 보고싶다() 물론 많이 봤지만(?) ㅋㅋㅋㅋㅋ 선임한테 이쁨받는거냐고 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은아의 체력으로는 한울 교관을 만족시킬 수 없ㅇ르 것 같은데 ㅋㅋㅋㅋ 사실 한울이 짜는데 엄청 공을 들인 건 아니라서...... 일상 돌리고 썰 풀면서 점점 완성되어가고 있다는 것에 가깝달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런 공개처형 당할 일이 얼마나 있었겠냐고 이건 경험의 문제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제야 어버버하는 은아 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귀엽다 진짜. 그럼 이건 정설로 땅땅 하는 거다? ㅋㅋㅋㅋㅋ 오 체대 한울이 어울린다~ 한울이 만능스포츠맨이니까~!
은아는 씩 웃으며 장난스럽게 답했다. 어렸을 적부터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이 몸에 배어있던 탓이었다. 내 것이 아닐 때 더욱 빛나는 것들도 많았으니까. 은아는 욕심을 부리지 않으려고 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하지 않는 법이다. 가진 것이 없으면 잃었을 때 슬퍼할 일도 없겠지.
이어진 툴툴거리는 목소리에 은아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오히려 한울이 자신의 침묵의 의미를 알아채지 못해서 다행이었다. 우리가 정반대라는 게 이럴 때는 참 좋네.
"그래? 난 눈 오는 날도 좋아하는데."
조용하고 예쁘잖아, 하고 덧붙이며 은아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한울이 보기에 은아는 좋아하는 것들이 참 많기도 하다고 느꼈을지도 몰랐지만.
빈 터에 도착해 고개를 들어보면 수없이 많은 등들이 제각기 화려한 색들을 뽐내고 있었다.
".....진짜 선명하다."
어지러울 정도로 쨍한 색감에 은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서 느릿하게 깜빡였다. 손을 뻗으면 닿을까. 은아는 천천히 한 손을 뻗어보았고. 당연히 닿지 않는 은아의 손 너머로 등이 바람에 흔들렸다. 은아의 손에도 색색의 그림자가 넘실거렸다.
그치만...! 그치만...!! 부끄러운 걸 어떡해...!!!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으윽.... 당당한 쥐구멍.....(??) 나도 둘이 술 게임 하는 거 보고 싶어ㅋㅋㅋㅋㅋ 은아 외우거나 머리 쓰는 게임 아니면 게임 잘 못 해서 계속 걸릴 듯. 한울이는 무슨 게임이든 잘 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많이 봤지만ㅋㅋㅋㅋㅋ 은아는 왠지 꼬질꼬질하게 우는 거, 예쁘게 우는 거 다 가능할 것 같음(?) ....대신 괴롭히면 나오는 재밌는 반응으로 만족시킬 순 없으려나..!!ㅋㅋㅋㅋㅋ(대체) 헉.... 놀라운 거 알려줄까? 사실 은아도 그래.... 일상 돌리고 썰 풀면서 설정 채우고 있어ㅋㅋㅋㅋㅋㅋ
한울이 공개처형이었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웃기고 귀여워ㅋㅋㅋㅋㅋㅋ 앗 이거 정설되는 거야? 그럼 한울이 소금 먹은 거야?ㅋㅋㅋㅋㅋㅋ 아 정설이라니 더 놀리고 싶다(나쁨) 만능스포츠맨 한울이 너무 멋있어..... 체력 단련하는 한울이도 너무 보고 싶음ㅋㅋㅋㅋ 한울이는 무슨 스포츠를 제일 잘할까?
잘 챙겨먹었구나! 잘했어~!!! ><(보듬) 나는 오랜만에 치킨 먹었다!! 헉 노래 궁금해..! 들어봐야겠다!!
“갖지 않는 게 더 나은 때도 많지. 필요없는 거 주렁주렁 달고 다니면 귀찮기만 하다고.”
은아가 보면 한울은 어떤 물건에 집착하거나 미련을 가지는 모습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 어떤 것도 쉽게 살 수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 어떤 것에도 정을 붙이지 못했기 때문일까. 혹은 떠돌이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아니면 처음부터 가진 것이 몸뚱이 밖에 없었을지도.
“...너한테 싫어하는 날이 있어?”
어떤 이유를 붙여서라도 모든 날씨를 좋아할 것 같은 느낌에 한울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픽 웃었다. 질문의 표현을 쓰고 있었지만 질문은 아니었을 것이었고.
한울은 은아가 멈춰서서 고개를 들고 등을 올려다보는 것을 보고 은아처럼 하늘을 올려봤다가 이내 관심을 잃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은아를 쳐다봤다. 은아의 손, 머리, 어깨에 어지러운 색감들이 흔들렸다. 한울은 은아의 뒤에서 손을 뻗어 은아의 뻗은 손을 잡아 춤을 추듯 뱅글 돌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부끄러워하는거야 ㅋㅋㅋㅋㅋ 옆에서 한울이가 은아 한심하게 보면서 걸리는 족족 대신 마셔줘야만.....! 결국 놀다보면 한울이가 주량 훨씬 센데도 둘이 비슷하게 취해있을 것 같음 ㅋㅋㅋㅋㅋㅋㅋ
은아 버전 다양하게 우는 모습 다 수집하고 싶다....... 일단 꼬질꼬질하게 우는거 보고싶음(?) 한울이 울리는건 도전과제라서 고민이네. 우는 거 보고싶은데. 은아야 한울이좀 울려봐(네?) 괴롭히면 나오는 재밌는 반응 ㅋㅋㅋㅋㅋㅋ 어떤지 오늘 산행 시켜보면 알겠지(?) ㅋㅋㅋㅋㅋㅋ은아주도 그렇구나 ㅋㅋㅋㅋ 나도 이번 여행하면서 한울이 설정 즉흥적으로 집어넣고 잇음()
그렇게 큰 소리로 식당에서 이야기하는데 공개처형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한울이 소금 먹었다 땅땅 ㅋㅋㅋ 한울이 뭔가 몸관리 하는거 체력 단련보다는 패션 근육(?) 쪽으로도 신경쓸 것 같음. 철봉 있으면 틈틈히 턱걸이 하고 팔굽혀펴기도 하고. 은근 심미적인 것도 따지는 애라. 뭔가 자기 몸이 근육 빠진 흐물흐물한 몸이라면 더 싫을 것 같대 ㅋㅋㅋ 스포츠라.... 구기 종목을 다 좋아하는데 그중 하나 꼽자면 농구?
은아는 한울이 그 어떤 것에도 딱히 집착하거나 미련을 보이지 않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무런 정도 없다는 듯이. 하지만 은아가 보기에 한울은 정말로 정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직 마음을 줄 무언가를 찾지 못해서 방황하는 아이에 가까웠을까.
"아마 없는 것 같지? 난 비 오는 날도 좋아하거든."
하며 은아도 소리 없이 미소 지었다. 한울을 돌아본 은아의 눈동자는 너는? 하고 되묻는 듯 했고.
이윽고 등에 집중하며 손을 뻗고 있으면, 뒤에서 한울이 손을 잡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을 인지하기도 전, 춤을 추듯 뱅글 돌려진 몸은 다시 한울을 마주 보게 되었고. 놀란듯 동그래진 은아의 눈이 한울을 올려다 보며 깜빡였다. 색색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한울을 보며 은아는 문득 꿈 같다고 생각해 버렸고. 그 와중에도 유난히 선명한 한울의 붉은 눈동자를 응시하다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미안. 다시 출발하자."
꿈에서 깨어날 시간. 은아는 눈을 감았다 천천히 떴고. 다시 출발하기 전, 마주잡은 한울의 손을 살짝 흔들다 놓아주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은아주는 과거의 은아주가 너무 부끄러웟..!!!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아 한울이한테 미안하닼ㅋㅋㅋ큐ㅠㅠㅠㅠ 근데 취한 한울이는 보고 싶다.... 한울이 주사는 어떻게 되려나?
그것도 수집 요소였냐궄ㅋㅋㅋㅋㅋㅋ 한울이는 진짜 안 울 것 같아서 나도 고민이야.... 한울주가 전에 벅차오르거나 감동 받았을 때 울 것 같다고 했으니까, 왠지 마음이 더 깊어지고서 은아가 말 그대로 거의 죽어서 혼수 상태에 빠졌다 깨어나야 울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아 한울이가 아니라 한울주가 교관이었어....(대체) 근데 또 그렇게 넣은 설정들이 맛있게 짜맞춰지는 게 신기해ㅋㅋㅋㅋㅋ 한울이도 은아도 잘 만든 캐릭터라 그런가봐!! ><
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 한울이 소금 먹었다 땅땅!ㅋㅋㅋㅋ 한울이 패션 근육 다지는 거 너무 귀엽다ㅋㅋㅋㅋㅋ 자기관리 철저해..!! 하긴 근육 빠진 흐물흐물한 몸은 이미 옆에 있으니..(은아: ?) 헉 농구하는 한울이 보고 싶어....... 여자애들 꺄아아 소리 지르며 좋아할 것 같음ㅋㅋㅋㅋ
(복복복) 히히 요즘은 잘 챙겨먹는다구~~ ><(고릉고릉) 참, 넬_정야 들어봤는데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은아의 속마음인데.....?ㅋㅋㅋㅋㅋ 진짜 그대로 노래로 만든 것 같아서 놀랐다... 이번에도 좋은 노래 추천해줘서 고마워 한울주~!! ><
취한 한울이? 지금도 충분히 충동적이지만 좀 더 충동적이고 지금도 충분히 거칠지만 좀 더 거친 편이 될 것 같은데. 말도 필터링 없이 하고. 좀더 감정적이고.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흠. 언젠가 본편에서 볼 수 있을지도? 만취한 한울이. 좀 개같을지도.... 물론 어지간해서는 안 취할 것 같은데. 술게임에서 은아 대신 계속 마시다가 취해가지고 “아, 시발. 그만해. 그만. 얘 꼴은 거 안 보여? 정은아, 너 일단 나와. 자자, 우린 간다. 니들끼리 잘 놀던가 새끼들아.” 지도 꼴았으면서 은아 데리고 술집 나올 것 같네. 흠.
하지만 은아는 수집할 수 있을 만큼 잘 울 것 같은걸? ㅋㅋㅋ 아니 그렇다고 은아를 반죽이자는 말은 아니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은근히 우리가 임기응변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남자애랑 여자애 몸은 다르니까. 오히려 그래서 은아가 말랑말랑하니까 더 신기해할지도. 한울이 농구중에 여자애들이 소리지르면 시끄럽다고 싫어할 것 같지 ㅋㅋㅋㅋ
요즘 잘 챙겨먹는다니 장하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은아 속마음이냐고 유튜브에 여자분이 커버한 거 없나 찾아봐야겠다
은아 역시 또 다른 의미로 한울에게 경의를 표했다. 처음이었다면 그게 뭔 소리냐며 질색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그런 대답을 예상했기 때문일까. 은아는
"그럼 나중에 네가 좋아하는 게 생겼을 때는 어떨지 궁금하네."
하고 장난스럽게 농담하는 것에 그쳤다. 그 어떤 것에도 정을 주지 않던 네가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조금 더 행복해지려나? 은아는 문득 새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았고, 너는 지금도 싫어하겠구나, 하고 생각해버렸다.
".....공보다는 댄스 파트너가 더 좋으니까 차라리 포크댄스라고 해줘."
이어지는 한울의 반응을 가만히 지켜보던 은아는 한숨을 내쉬듯 이야기했다. 하다하다 이제는 사람을 공 취급 하다니. 도대체 얘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건지. 일단 적어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은 맞을지도 몰랐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까처럼 소금기가 묻었다며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허벅지를 쓸어 맛보지도 않았을 테니까. 식당에서의 일을 떠올린 은아는 민망함에 다시 얼굴이 달아오를 것 같아 급하게 생각을 떨쳐냈고. 이윽고 사찰을 빠져나와서는 다시 등산로로 돌아와 한울과 함께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완만한 길이라고 하지 않았어? 어째 점점 경사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시간이 흐른 후, 은아는 조금씩 숨이 차는 듯 희미하게 헉헉거리기 시작하며 물었다. 설마 속였나...! 머릿속으로는 아까 확인했던 등산 안내판을 다시 점검하며 은아는 한울을 의심스럽게 힐끔 바라보았다.
헉 만취한 한울이 너무 보고 싶다........... 만취한 한울이랑 안 취한 은아 조합도 재밌을 것 같고ㅋㅋㅋㅋㅋ 자기도 취한 와중에 은아 챙겨주는 거 너무 설렌다ㅋㅋㅋㅋ큐ㅠㅠㅠ 만취한 은아 헤헤 웃으면서 "내일 봐아~" 하고 손 흔들어 주고서 한울이한테 기대듯 꼭 껴안을 듯ㅋㅋㅋㅋ 비틀비틀 걸으면서도 한울이 안 놔주고. 취한 한울이가 거칠어져도 취한 은아는 신경 안 쓰고 안아버릴 것 같음ㅋㅋㅋㅋ
.....큭 부정할 수 없어서 분하닷..!!ㅋㅋㅋㅋ 하지만 한울이가 우는 것도 너무 보고 싶은 걸?ㅋㅋㅋ 사실 원래도 나중에 괴롭힘이 심해지면 상대방 애들이 실수로 밀어서 은아가 추락하는 일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 적 있어서. 임기응변...그렇게 생각해도 뿌듯하네!!! ><
서로 '말랑말랑하네.' / '단단하네.' 하고 신기해할 거 생각하니 넘 귀엽다ㅋㅋㅋㅋㅋ 한울이 시끄럽다고 싫어하는 거냐구ㅋㅋㅋㅋ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하는 건가...!!
ㅋㅋㅋㅋ한울주를 본받는 중이야!! >< 정야 커버 자체가 많이 없는 것 같더라. 조금 아쉽.....ㅠㅠ
한울은 은아의 말에 은아를 빤히 바라보며 “흐음......” 소리를 내었다가 이내 하아, 한숨을 내쉬었다. 좋아하는 게 생긴다라. 한울은 그게 썩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꼭 챙겨야 할 물건이 생긴 것처럼 조금은 무겁고 불편하고 성가시지만 차마 떼어놓을 수는 없는 그런 느낌.
“참나, 성실하게 대답해줬더니.”
한울은 은아의 반응에 투덜거리듯 말했다. 한울은 은아의 생각을 읽을 순 있지만 만약 알았다면 퍽 억울해 했을 것이었지만. 그건 무의식적인 사고였다고 말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야 수학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에도 정상에 가까워 질수록 경사가 생기는 법이니까.”
라고 말하며 한울은 원뿔의 가장자리를 직선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것이라며 손짓을 더해 알려주다가 이내 은아가 희미하게 헉헉거리고 있음을 알아챘다.
“...이정도면 완만한 편이거든? 이 산 동네 뒷산이라 되게 낮은 편이라고.”
한울은 아직까지 숨이 차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이다. “너 이래서 이 험한 세상은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러냐?” 하면서 비웃기까지 한다.
만취한 한울이랑 안취한 은아 조합 재밌겠다 ㅋㅋㅋㅋㅋㅋ 한울이 은아랑 계약 끝나고 방황하면서 술마시고 은아랑 맞딱뜨리는 장면 생각나는데 ㅋㅋㅋ 은아 비맞은 고양이 주워가듯 술취한 개새끼도 주워가주나요...? ㅋㅋㅋㅋㅋ 만취한 은아 해맑고 귀여워어어어 둘이 같이 비틀비틀 걸어가줘라 ㅋㅋㅋㅋㅋ 그러다가 귀찮아진 한울이가 은아 들쳐매거나 업고 가는 것도 생각나고
아니....... 은아주 그런 위험한 생각을........ 나보다 은아주가 더 자캐코패스인거 아냐? ㅋㅋㅋㅋㅋㅋㅋ 둘이 이미 그런 생각하고 있지 않나 싶고 ㅋㅋㅋ 은아 전에 버스에서 끌어안겼을 때 그렇게 생각했었던 것 기억난다. 한울이는 은근 자신한테 열광하는 여자애들 싫어하니까()
은아도 어이없다는 듯 지지 않고 답했다. 그래도 역시 공 취급보다는 사람 취급이 더 좋잖아. 은아는 한울에게 잡혔었던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고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럼 차라리 경사가 생기는 게 더 나은 거겠네."
그만큼 정상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일테니까. 한울의 손짓과 설명을 듣고 난 후 은아는 침착하게 생각을 정리했다. 그래, 차라리 힘들어도 빨리 끝내는 것이 더 나을지도. 그러나 이어진 한울의 비웃음에 은아는 다시 또 오기가 생겨버렸고.
"비웃지 마. 나 아직 지친 거 아니거든?"
울컥한 표정으로 새침하게 대꾸했다. 숨이 찬 자신과는 다르게 멀쩡해보이는 모습이 얄밉기까지 했다. 물론 둘의 체력 차이를 고려해본다면 마냥 억울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끝까지 혼자 해내리라. 은아는 홀로 다짐하며 다시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숨소리마저 애써 한울에게 들리지 않게 조절하려고 하면서.
술취한 개새끼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가짜 전남친이 술취한 개새끼가 되어 재회한 건에 대하여....(?) 은아라면 잔소리하며 주워갈 것 같은데ㅋㅋㅋㅋ 한울이가 만취한 거 한 번도 본 적 없었을테니 뭔 일이 있는 건가 걱정도 될 테고. 한울이가 들쳐매거나 업으면 만취한 은아는 어쨌든 한울이에게 붙어있는 거니까 신나할 것 같음ㅋㅋㅋㅋ "달릴 거야? 달릴 거야? 이랴아~!" 하고 웃으면서 만세하고ㅋㅋㅋㅋ
쳇... 은아주의 자캐코패스력을 들킨 건가..!(대체) ㅋㅋㅋㅋ아 한울이도 그렇게 생각 중이야? 은아는 전에 버스에서 그렇게 생각하긴 했지! >< ㅋㅋㅋㅋ이렇게 은아의 천연이 한울이를 공략한 것이었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결론이 그렇게 나는 거야? 아 한울주 귀여워ㅋㅋㅋㅋㅋㅋ 본받지 말라는 게 아니라 더 열심히 잘 챙겨 먹는대....(쓰담쓰담)
한울은 이상한 걸로 오기를 부리는 은아에게 또 져주었다. 볼 핸들링이라고 하더라도 꼭 공 취급을 한 것은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한울의 생각과 은아의 생각은 항상 달랐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려나.
“뭐, 그렇지.”
한울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은아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좋지. 앞으로의 경사를 생각하면 말이다.
울컥한 은아의 모습에 한울은 큭큭 웃을 뿐이었고 점점 길이 좁아지자 은아를 앞세우고 한울은 뒤를 따라갔다. 물론 코스는 샛길이 따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은아는 그냥 앞으로 가기만 하면 되었다.
한 중턱 쯤 올랐을까. 은아는 점점 지쳐갔고 한울도 숨이 빨라지긴 했다. 은아가 지쳐 걸음을 멈추면 한울은 손을 내밀며 말했을 것이었다.
“가방 줘. 물 마시게. 너는 물? 아니면 음료?”
한울의 짐가방은 오토바이에 실려있었으니 초코바나 물이 든 가방은 은아가 매고 있었을 것이었다. 은아가 순순히 가방을 줬으면 한울은 가방에서 물을 꺼내서 고개를 젖히고 입대지 않고 물을 마셨을 것이었다. 은아가 물을 달라고 했으면 그대로 물을 주고 음료를 달라고 했다면 음료를 줬을 것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경사는 확실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숨이 거칠어지고 다리가 후들거려도 은아는 멈추지 못했다. 뒤에는 한울이 따라오고 있었으니까. 차라리 자신이 뒤였다면 한울을 먼저 보내서라도 천천히 올라갔을텐데.
그렇게 중턱 쯤 올랐을 무렵, 은아는 결국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원래도 기관지가 약해 호흡을 어려워하던 때가 종종 있었는데 급작스러운 운동에 가까운 등산은 그런 은아가 더욱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들었고. 더 이상은 안 된다고, 휴식이 필요하다고 은아의 온몸마저 말하고 있었다. 결국 무릎을 짚고 헥헥거리고 있자 이윽고 한울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무울...."
가방을 한울에게 건네며 은아는 간신히 대답했다. 목소리가 갈라져 은아는 결국 헛기침을 몇 번 하기도 했다. 먼저 물을 마신 한울이 물을 건네주면 은아도 그것을 받아 고개를 젖혀 입을 대지 않고 물을 마셨다. 물을 마시니 좀 살 것 같았다. 은아는 최대한 호흡을 가다듬었다.
"....아직도 더 가야되는 거지?"
머릿속으로는 남은 등산 코스를 가늠하며 은아는 위를 올려다 보았다. 막막한 기분이 들었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그 때 문득 은아에게 불길한 생각 하나가 떠올랐고.
".....설마 등산 후 또 이런 일정이 있는 건 아니지?"
은아는 다시 한울을 바라보며 불안한 듯 물었다. 만약 그렇다면 내일 분명 몸살이 날 게 확실하다고 생각하며.
은아는 헉헉거리면서도 할 말은 했다. 계속 이어진 수많은 괴롭힘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이 근성과 오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한참 더 가야된다는 뜻이구나."
안타깝게도, 은아는 수십 번이나 반복해 들을 그런 말에 속아넘어갈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애써 한숨을 꾹 눌러참은 은아는 한울에게 다시 물을 건네고는 묶었던 머리를 풀었다 다시 묶어올렸다. 이번에는 포니테일 스타일로. 땀은 났지만 그나마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했고. 은아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악마 수련회 교관 님."
입을 삐죽이자 괜히 틱틱거리는 대답이 튀어나왔다. 바다에서 놀 때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오히려 좋았다가 힘들어지니까 힘든 것이 더욱 크게 느껴졌고. 은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한울을 째려보다 흥, 하고 고개를 돌렸다.
"다행이네. 만약 이 이후에도 또 다른 일정이 있었다면 너한테 업어달라고 하려고 했어."
반은 장난, 반은 진심으로 새침하게 대꾸했다. 그래도 막상 한울이 가방을 대신 매주고 칭찬까지 해주자 은아도 더는 틱틱댈 수 없었고. 어쩐지 조련당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해볼게. 가방 들어줘서 고마워."
잠시 다리를 주무르고 주먹으로 몇 번 두드린 후 은아는 심호흡을 했다. 호흡이 전보다 안정되었다. 이윽고 은아는 다시 위로, 정상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 나도 움직이는 길에 답레! 한울주 잘 잤길 바라구~~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자~!!~!!! ><
은아는 한울이 정말로 교관 흉내를 내자 어어없다는 표정으로 한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은아도 질 수 없다는 듯 몸을 똑바로 세웠고. 한 손을 눈썹 끝에 대어 경례 자세를 취하며,
"시정하겠습니다."
하고 진지한 얼굴로 빠릿빠릿하게 대답했다. 군대 캠프를 온 것마냥, 학생이라기에는 군복을 입어야 어울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 어쩐지 그런 자신들의 모습이 우습게 느껴져 은아도 이내 자세가 느슨해지며 키득키득 웃어버렸지만.
이윽고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가면 은아는 전보다는 조금 더 힘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휴식을 취했기 때문일까. 물론 경사가 조금씩 높아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하자 몇 번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은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호흡이 다시 가빠져오며 멈추고 싶은 생각이 들어도 뒤에 한울이 따라오고 있으니 은아는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자 공간이 탁 트였다. 정상이었다.
"으에....."
은아는 헉헉거리면서 비틀비틀 나무 울타리로 향했다. 쓰러지듯 나무 울타리를 붙잡자 저 멀리 펼쳐진 작은 도시와 바다가 보였고. 은아는 순간 감격스러운 마음에 눈물이 핑 돌기 시작했다. 내가 해냈어..!
"으아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은아는 탄성 혹은 울음 비스무리한 소리를 내었다. 불끈 쥔 주먹마저 파르르 떨렸다.
은아는 뒤에서, 앞에서 잡아주는 한울을 따라 꿋꿋하게 위로 올라갔다. 다른 사람을 챙겨주며 올라가면 배로 힘들텐데도 한울이 그렇게 도와주는 이상 은아가 포기할 수는 없었다. 덕분에 다리에 힘이 다 빠지고 호흡이 힘들어도 은아는 결국 정상에 다다랐고. 나무 울타리를 붙잡고 소리를 지르고 있자 한울이 옆에 서는 것이 느껴졌다.
이어서 들려오는 말에 은아는 고개를 돌려 티 없이 맑게 웃고 있는 한울을 마주보았다. 은아는 어쩐지 그런 한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새파란 하늘보다도, 넓게 펼쳐진 바다보다도 은아의 시선을 잡아 끄는 것은 한울의 그 미소였다. 한울이 이렇게 시원하게 웃어준 적이 있었던가? 은아는 문득 한울이 청명한 여름 같다고 생각해버렸고. 같이 벚꽃을 보았을 때처럼 지금 이 순간도 잊지 못할 계절이 될 것임을 짐작했다. 결국에는 잊어야만 하는 기억임에도.
"....너는 그래서 산에 오르는 거야?"
은아는 말 없이 가슴에 손을 올렸다가 한울에게 물었다. 거칠어졌던 호흡을 따라 손바닥에서부터 쿵쿵 울리는 심장 소리가 전해졌다. 살아있다는 감각. 은아는 한울이 너무 익숙해보이는 모습을 보며 한울이 종종 이 곳에 왔었겠거니 짐작하고 있던 상태였다. 한울이 공유해주는 삶의 일부를 은아도 같이 체험해보는 것처럼. 그러자 은아는 어쩐지 한울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시원한 바람이 두 사람의 머리카락을 계속 훑고 지나갔다. 은아는 천천히 한울에게로 한 손을 뻗었다. 엉망이 된 한울의 머리카락을 대신 쓸어넘겨주며 정리해주고 싶었다. 키 차이 때문에 어려울 수도 있었겠지만. "머리 정리해줘도 괜찮아?" 하고 물은 은아는 만약 한울이 거절했다면 다시 손을 거두었을 것이었다.
농구, 축구 등을 비롯한 운동은 물론이고 오토바이, 음주, 싸움, 범죄 등 불량한 것들까지. 죽어있는 듯한 이 감각을 떨치기 위해 살아있음을 강력히 체험하다보면 오히려 죽음이 더 선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산 꼭대기에서 목숨을 내던지는 사람들처럼. 그 감각이 한울을 위험에 내던지게끔 한다. 마치 중독에 빠진듯.
“됐어. 손 더러워지게.”
한울은 제 머리카락이 잔뜩 흐트러졌음을 인지한 듯 땀에 젖은 머리를 한 손으로 쓸어 넘기며 손을 뻗은 은아에게서 시선을 떼어내며 수평선을 바라본다. 그리곤 은아를 지나쳐 한쪽에 마련된 나무 그늘이 진 의자에 털썩 앉는다.
가방에서 이온음료를 꺼내 마시고 초코바를 꺼내 먹으려고 했을 것이고. 은아가 다가왔다면 은아에게도 음료나 물을 권했을 것이었다. 초코바도.
진짜 둘이 바보야 ㅋㅋㅋㅋㅋ 둘이 현관 앞에서 더 못가고 누워있는 거 떠오른다 ㅋㅋㅋㅋㅋㅋㅋ 바보들 ㅋㅋㅋㅋㅋ 푹 쉬어 은아주~~!!
아, 이번 일상들 진짜 맥거핀_supergreen 이거임..... 진짜 여름 청량함에다가 둘다 서로를 좋아하면서 모르는 척 하거나 눈치채지 못한다는게 "한 적 없는 사랑 노래를 부른다는 게 참 웃기네" 이 부분 생각나고 노래에서 널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없는게 딱 지금 일상임........
은아는 다시 멀거니 수평선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심장이 뛰는 일이라면 뭐든, 이라는 대답에서 한울이 건강한 일뿐만 아니라 불건강한 일까지 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이었다. 이상할 것이 없는 평범한 단 한 마디인데도 은아는 어쩐지 한울이 위태롭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고.
"뭐 어때. 나도 똑같은데."
이어진 말에 은아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대답했다. 물론 한울이 됐다고 하니 억지로 정리해주지는 않았지만. 은아도 땀에 젖은 머리를 손으로 단정히 정리했다.
이윽고 한울이 나무 그늘이 진 의자로 걸어가 앉으면 은아도 뒤따라 한울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권유받은 물과 반으로 나뉜 초코바를 받아서 먹기 시작했다. 달달한 것이 들어가니 몸에 힘이 일부 돌아오는 것만 같았고.
"네 말대로 정말 살아있는 것 같아. 나 지금 심장 엄청 뛰고 있다?"
은아는 "느껴볼래?" 하고 장난스럽게 물으며 한울을 돌아보았다. 산을 오르느라 열기가 살짝 오른 볼에 홍조가 어렸다.
맥거핀_supergreen 들어봤는데 진짜 대박이다...... 한울주 표현이 딱이야ㅠㅠㅠㅠㅠ "내 시선의 끝에 누가 있는지 좀 봐봐" 여기 부분도 둘이 엇갈려 서로를 쳐다보는 게 떠오르고.... "있잖아 네 이름은 여름이야" 부분의 가사는 은아가 한울이한테 하는 말 같음..... 여름 청량함 짱이야.... 둘이 여름도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어ㅋㅋㅋㅋ
한울이 큭큭 웃으며 말했다. 지금 꽤 기분이 좋은지 여전히 맑은 얼굴이다. 땅에서 멀어진만큼 자신을 옭아매는 그 무언가로부터도 멀어진 양.
의자에 앉아 반 갈라진 초코바를 금세 먹은 한울은 자리에 앉아서 쉬자 더욱 훅 끼쳐오는 몸속 열기에 손으로 목깃을 팔락였다. 산 정상이라 바람은 계속 불고 있었기에 한결 나았지만. 그러다 은아가 말을 걸자 물음표를 띄우며 은아를 바라봤다.
그러다 은아의 말에 픽 웃더니 커다란 손을 천천히 뻗었다. 머리를 높게 올려 묶어 드러난 은아의 뒷목을 네 손가락이 감싸고 엄지손가락으로는 은아의 목정맥을 짚었다.
“그러네. 엄청 뛰네.”
한울은 은아가 밀어내지 않았다면 엄지손가락 아래 빠르게 팔딱거리는 박동을 잠시 느꼈다가 이내 손을 떼어냈을 것이었다. “좀 가라앉으면 내려가자. 고생했어. 내려가는 건 좀 더 수월할 걸.”라고 말한 뒤 기지개를 쭉 켰다. 의자에 앉아있지만 저 멀리 나무 울타리 너머 수평선이 어른어른 보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아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 노래 대박이지. 진짜 이번 일상하고 잘 어울림... 완전 청량하고..... 청량 최고..... 서로 엇갈린채 쳐다보는거 맛도리다...... 흑흑 은아 한울이 보면서 여름을 떠올리는 거 일상에도 드러나는데 너무 맛도리다...... 진짜 청춘은 여름이지. 여름이어따.......
나 그렇게 쉽게 쓰러지지는 않거든? 하고 말하기엔 은아의 양심이 콕콕 찔렸고. 은아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농담과 진담을 섞어 대답했다. 은아의 대답은 이미 혼자가 될 것임을 가정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울의 맑은 얼굴이 보기 좋다고 생각하며 은아도 따라서 웃어버렸고.
의자에 앉아 초코바를 먹다 이어진 자신의 제안에 한울이 손을 천천히 뻗어왔다. 처음에는 한울의 손이 다가오면 반사적으로 경계하듯 움찔거렸는데. 이제는 가장 취약한 부분 중 하나인 목을 내어주면서도 은아는 얌전했고. 한울의 커다란 손이 은아의 가는 목을 덮자 은아는 배시시 웃으며 답했다.
"응. 엄청 뛰고 있어."
어쩐지 한울의 손가락이 피부에 닿자 심장이 더욱 빠르게 뛰는 것만 같았다. 쿵쿵 울리는 감각이 이상하게도 나쁘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같이 살아있나봐. 생생히 살아있는 생명들이었다.
"이따 내려갈 때 잠깐만 손 잡아줄 수 있어?"
이어진 한울의 말을 듣고 긍정하던 은아는 다리를 주무르며 부탁했다. 다리에 힘이 풀리면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 위험했으니까. 정상에 가까워 경사가 가파른 지점만 지나면 괜찮지 않을까. 초코바를 마저 다 먹고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 호흡이 일정해지면 은아는 이제 출발하자며 다시 한울을 돌아봤을 것이었다.
은아는 왠지 이런 하찮은 쫌쫌따리 복수할 것 같지ㅋㅋㅋㅋㅋ 둘이 따로 있으면 똑똑한 애들인데 같이 있으면 바보가 되는 게 넘 귀여움ㅋㅋㅋㅋㅋㅋ 나중의 일상이 기대된다구~~!! ><
응응 진짜 대박이야...... 청량 최고222...... 둘이 서로 엇갈려 쳐다봐가지고 상대방은 그 시선을 모를 것 같은 것도 맛도리지....ㅠㅠㅠㅠ 진짜 여름 청춘이어따....... 왠지 은아는 쨍한 여름~가을 색감 보면 한울이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할 것 같아. 새빨간 단풍나무들 가운데 서 있는 한울이 보고 싶다.......반대로 은아는 연한 겨울~봄 색이 어울릴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