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물은 서서히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무릎까지 차오른 물은 첨벙이며 모두의 옷을 천천히 적셨습니다. 그 사이에 서연은 계속해서 AI컴퓨터에 계속해서 발사했고, 마침내 AI컴퓨터에서 폭발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검은색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한번만 더 공격하면 완전히 박살날 것 같긴 한데... 지금 여기서 바로 또 공격을 할지는 조금 고민해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이를테면 랑은 '갑자기 모든 것이 어두워지는 불길한 기운'을 느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로운은 모여있는 물을 모아서 해일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수탄에 명중했고, 수탄을 상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만든 해일도 이내 펑 터지면서 다시 땅바닥에 모여들었습니다. 그 빈틈을 이용해서 다른 이들은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청윤은 웨이버를 향해서 공기탄을 발사했습니다. 공기탄은 바람을 가르며 웨이버의 몸에 명중했고, 웨이버는 큭! 소리를 내면서 맞은 분위를 손으로 부여잡았습니다. 그리고 피를 뱉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새봄은 물을 끈적한 껌으로 연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리라는 슬라임을 만들어서 파이프를 막아냈습니다. 일단 당장 물이 들어오는 것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파이프가 조금씩 부풀어오르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일까요?
혜우는 은우의 근처까지 다가가는데 성공했고 은우를 회복시켰습니다. 하지만 상처가 많았고 충격을 강하게 입었는지, 그는 완전히 기절한 상태였습니다. 아마 바로 싸우는 것은 불가능해보입니다. 일단 피는 점점 멎고 상처는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 아닐까요? 이어 세은이 빠르게 다가왔고 혜우를 바라보면서 말했습니다.
"괜찮아. 오빠는 내가 지킬테니까... 혜우는 다른 이들을 도와줘. 방금 전 오빠가 맞은 기술 같은 것이 한번이라도 더 날아오면... 네가 아니면 전부 죽을지도 몰라. 부탁할게. 혜우야. 그리고 고마워."
오빠를 치료해준 것에 대해서 혜우는 분명하게 그녀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한편 한양은 일부 날아온 수탄을 모아서 물의 크기를 줄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진동을 일으킨 후, 충격파를 웨이버에게 날려보냈습니다. 웨이버는 그 기술을 피하지 않고 맞았습니다. 피를 한번 더 강하게 토하면서 웨이버는 표정을 찡그렸습니다.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째서 피하지 않은 것일까요?
그리고 랑은 채찍에 전기를 흐르게 하면서 파이프에 전기가 흐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물은 안에서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물까지는 전기가 흐르지 않는 모양입니다.
"...날 얕보는거야? 서한양? 퍼클인 내가 학구 하나 부수지 못한다고? 허세를 부리는 거야? 아니면 그냥 무시하고 보는 거야?"
차가운 목소리를 내뱉으며 웨이버는 손으로 탁 신호를 줬습니다. 그러자 한양이 모은 물들이 모두 일제히 터지면서 바닥에 깔렸습니다. 그리고 웨이버는 그 상태에서 무릎까지 차오르는 물에 손을 내렸습니다. 그 순간 물이 강하게 요동치기 시작했고, 모두가 일어서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이내 물의 일부는 서서히 모이더니 아주 거대한 높이로 뭉쳤습니다. 마치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해일. 그것처럼 파도가 강하게 몰려옵니다.
시위에 화살을 걸고 상대를 겨눈다. 하지만 쏠 생각은 당장에 없다. 여태껏 대부분의 적들은 무언가 더 깊은 계획이 있었다. 작금의 상대, 웨이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머릿속에 어떤 작전이 있는지, 무엇으로 우리를 제압하려 하는지. 그에 대한 정보를 알아둬야 상대하기 좀 더 편해질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백색이다만, 코뿔소들에게는 그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묘한 생각 역시, 들었다.
어느새 무릎까지 차오른 물. 랑은 채찍이 단단히 걸린 것과, 파이프에 전류가 흐르는 것을 확인한 뒤에 근처 벽에 채찍의 손잡이를 고정해 두고서 다른 부원들의 공격에 피해를 입은 웨이버를 쳐다보았다. 생각보다 순순히 공격을 받는 것 같지만...
"쳇, 이게 그건가."
모든 것이 어두워지는 불길한 기운. 그야. 커다란 파도가 덮치면 시야가 뒤집히겠지.
그렇기에 랑은 방패를 등 뒤에 걸어두었다. 파도를 정면으로 맞아서 버틸 수 있는 인간은... 적어도 자신은 아니니까. 웨이버의 말마따나 잠수를 하고, 파도에 밀려나 입을 다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지금의 자신으로선 최선이겠지.
아니, 어쩌면...
랑은 도중에 생각을 바꿨는지, 방패를 등에서 벗어 무릎까지 차오른 물 위에 얹었다. 제대로 된 보드는 아니지만... 글쎄,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지.
"파도를 제대로 타 본 적은 없지만."
랑은 방패 위에 올라타곤, 채찍의 손잡이를 단단히 붙잡았다. 자신의 능력은 위기를 감지하고, 그 위기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떠올리는 것. 그렇다면 뭐라도 시도해보는 게 옳지 않겠는가. 랑은 그렇기에 방패를 보드 삼아, 파도의 흐름을 읽고 그 틈을 노려 웨이버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숨쉬듯 자연스럽게 혜성은 주변은 물론 물 아래까지 모두 검출할 수 있도록 연산을 펼쳤다. 검출 연산을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도 파동을 조금 사용할 줄 알거든."
거대하게 밀려오는 해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눈도 검지 않은 채 가만히 바라보고 중얼거린다. 주위의 소음을 하나하나 주워 소리의 색과 색을 맞췄다. 밀려드는 해일의 음파에 주워서 엮은 소리의 음파를 맞추기 위해 유지하고 있던 연산을 역행한다. 혜성은 제 스스로가 만들어낸 음파의 진폭을 증폭시켜서 해일의 기세를 가능하다면 누그러트리는 연산을 시도한 것이다.
정신없는 와중에 AI 컴퓨터에서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연기는 좀 전보다 더 짙어졌고. 물총알에 리라 팔찌가 박살나는 거까지 각오했는데, 수탄은 로운이가 막아 줬구나. 살았다.........
@이로운 " 로운아,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
새봄이가 파이프도 막아 줬고. 이래저래 참 쩔 많이도 받는다. 근데, 어라라? 파이프가 부풀...뭐야, 저거 내구도 완전 구린데??? 물 막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터질라 그래??
@신새봄 " 새봄아, 저 파이프 안 터지게 껌으로 칭칭 감아 줄 수 있어?!?! "
새봄이한테 그럴 여유가 있어얄 텐데. 근데 상황은 별로 좋지 않다. 웨이버가 물에 손을 넣는가 싶더니, 물이 미친 듯이 요동친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이어 물의 일부가 모이더니 엄청나게 높아졌다. 저게 뭐야;;;;; 바다도 아닌데 무슨 해일을 만들어 놨어!!!!
그 와중에 웨이버는 잠수라도 해 보란다. 웨이버의 손이 닿은 물이 어떻게 되는지는 좀 전에 부장을 통해 똑똑히 확인해서 무서운데. 하지만 이대로 있으면 휩쓸린다!!! 몰라!!!!! 어차피 몸 일부만 담그고 있나 몸 전체 담그고 있나 웨이버 영역이긴 똑같아!!!! 다행히 리라가 준 물약을 먹었고, 어차피 나 같은 쩌리는 웨이버한테 아오안일 테니...
서연은 잠수했다. 그리고 해일이 덥치는 방향과는 사선의 방향으로 이동하고자 했다. 목표는 사령실로 향하는 계단. AI 컴퓨터가 망가지기 시작했으니 바깥에 치는 깽판은 좀 잦아들었을지도 모르거니와, 파이프 조작은 물론 AI 컴퓨터 파괴 이후의 수동 조종도 사령실에서 이루어질 거 같았기에, 거기부터 들어가 보고자 했다.
파이프를 막은 건 좋은데, 점점 부풀어오르는 걸 봐서는 곧 터질것 같다. 먹을 걸로 바꿔서 부수는 건 웨이버 좋은 일 시켜주는 꼴이고... 고민하려니 이번엔 웨이버가 해일이라도 일으키려는 듯 거대한 물의 장벽을 만들었다. 리라 언니 선견지명 대단하네. 어디 부딛히지만 않으면 살겠어. 그러던 찰나, 서형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정신 놓고 있을 때가 아니지! 물이 요동치는 통에 넘어질 뻔 했지만, 가까스로 몸을 지탱하며 대답했다.
@김서연 "한번 해볼게요!"
...라고 말은 했는데, 어떻게 한다? 고민하다, 이내 해일이 방안을 덮칠 때, 파이프 주변의 물을 껌으로 만들고자 연산했다.
"인첨공이 그렇게 끔찍하고 싫다면서 자기가 퍼스트클래스라는 사실 하나만은 자부심이 아주 차고 넘치나 보네요."
한양의 말에 대꾸하는 아라의 목소리가 벽을 타고 그의 귀에까지 닿았다. 말없이 슬라임의 이동 경로와 그로 인한 결과만을 지켜보고 있던 리라가 헛웃음을 참을 수 없게 된 건 딱 그쯤이었다.
"딱히 연구원들 편을 들고 싶은 것도 커리큘럼 과정을 옹호하고 싶은 것도 아니긴 한데, 그쪽은 너무 7위라는 본인의 위치에 익숙해져 있는 것 같아서 꼴이 좀 그래요. 다 싫었으면 인첨공이 부여한 본인 위치부터 내려놓았어야지, 좀 긁혔다고 바로 그렇게 나오면 본인만 우스워진다는 걸 모르는 건가..."
이미 가진 힘이야 자칭 '혁명'을 위해 이용하지 못할 건 없다 치더라도, 본인이 그렇게 혐오하는 사회가 얹어준 지위며 명칭은 심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진즉에 놓았어야 하지 않나.
수면이 흔들린다. 리라는 부원들이 받을 대미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마다 크고 작은 단단한 비눗방울 모양 방어막을 생성해 저지먼트 부원들을 해일로부터 보호하고자 했다.
동시에 방패를 보드 삼아 웨이버에게 접근하려는 랑을 발견하고는, 그의 주변에 비눗방울 형태의 방어막은 물론 일반적인 벽 형태의 반투명한 벽 여러 개도 생성시켜 랑이 가고자 하는 길을 보다 가기 편하도록 돕고자 했을 것이다. 주변에서 몰아치는 물살을 적절히 막고, 균형을 잡기 어려울 땐 지지대가 될 수 있도록 적절히 받쳐주기도 하면서.
리라는 모두의 몸에 비눗방울을 방어벽을 만들었고, 랑에게는 특별히 반투명한 벽을 더 생성했습니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이들은 일단 흔들리는 파도 속에서도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청윤과 서연은 각각 물 속으로 뛰어들어서 잠수를 했습니다. 그 순간 웨이버의 입가에 씨익 웃는 미소가 보였습니다.
하지만 파도는 파도이고, 해일은 해일이었습니다. 해일은 정말로 모두를 집어삼킬 것처럼 빠르게 돌진해왔습니다. 그리고 랑은 그 순간, 빠르게 방패를 타고 보드처럼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웨이버의 근처까지 접근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어 혜성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서 해일을 진정시키려고 했습니다. 해일의 움직임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도 느려지고 있었습니다. 빠르게 달려오던 해일은 사람이 달리는 속도로 매우 느려졌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로운은 해일에 구멍을 뚫었고, 정하는 거기에 추가적으로 해일의 파워를 조금 더 줄였습니다. 덕분에 해일은 그야말로 워터파크에서 몰아치는 파도 정도의 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 덕분에 한양은 그 사이로 파고들면서 웨이버가 있는 곳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한편 혜우가 찾아낸 것은 이미 혜성이 찾아낸 드론인 모양입니다. 일단 근처에 한 대가 있긴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리고 새봄은 파이프 주변의 물을 껌으로 바꿨습니다. 덕분에 파이프 주변의 물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역시 모든 물을 다 껌으로 바꾸는 것에는 조금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파이프가 부풀어오르는 속도가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더 버티기에는 힘들어보입니다. 금방 터질 것 같은 파이프의 팽창 속도가 줄어들었을 뿐. 여전히 파이프가 조금씩 더 차오르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가면 정말로 터질지도 모릅니다. 나사 하나가 삥..하면서 떨어진 것도 있고 말이죠. (이번턴에 터질 파이프가 2턴 후 폭발 예정)
한편 한양은 그대로 웨이버에게 플라잉 니킥을 시전했습니다. 이번에도 웨이버는 피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양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그녀는 키득키득 웃었습니다. 그 순간입니다. 랑은 아주 불길한 기운. '절대로 봐주지 않는 살기'의 불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양의 말에 웨이버는 뭐래? 하는 눈빛을 보이면서 말했습니다.
"설마 내가 여기서 일부러 너희에게 죽어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한양아? 순진한 자식." "...난 한번도 너희에게 죽어준다는 말 한 적 없었는데?"
그 순간입니다. 물 속에 있던 청윤과 서연이 단번에 물로 만들어진 손에 붙잡혔습니다. 비눗방울은 힘없이 터졌고 그대로 둘의 몸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두 사람이 차고 있던 팔찌는 힘없이 박살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몸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그대로 물 밑바닥에 처박혔습니다. 팔찌의 힘으로 바로 쓰러지진 않았지만 꽤 아팠을테고, 은우만큼은 아니지만 상처에선 피가 흘렀습니다.
"거슬리네. 저 팔찌. ...한양아. 착각하지 마." "...너희를 전부 죽여버린다는 말에는 거짓이 없어. 난. 저지먼트를 모두 없애버리겠다는 말 역시 거짓이 없어." "......내가 적당히 하다가 너희에게 죽어준다는 거짓된 희망을 가지고 있다면 버려. 빨리."
"말했잖아. 난 괴물이라고 말이야." "그래. 인정할게. ...죽고 싶은 마음도 있어. 그런데 말이야."
"그게 너희에게 순순히 죽어준다는 말은 아니거든?"
그 순간 한양은 웨이버의 얼굴에 비치는 광기를 확실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웨이버는 반대편 팔을 물에 맞닿게 했습니다. 그러자 한양의 주변에 발이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의 바로 등 뒤에서 그 거대한 손이 튀어나왔습니다.
"다음은 네가 당해볼래? 그러면...그런 헛소리는 사라지지 않을까? 응?"
지금 그녀의 시선은 모두 한양에게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방해는 할 수 없게 하려는 듯, 그녀는 반대편 발을 물 속에서 휘저었습니다. 그러자 또 다시 파도가 강하게 몰아쳤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소용돌이가 물에서 생성되었습니다. 이내 그 소용돌이는 점점 거대해지더니, 거대한 용의 형태로 바뀌어서 가만히 저지먼트 멤버들을 내려다봤습니다.
"무서우면 사라져." "아픈 것이 싫으면 물러서."
"너희 앞에 있는 것은 인첨공 제 7위. 그리고 지금은 제 3위인 '웨이버'니까."
"너희들을 없애버리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야."
"코뿔소 따위가 몇 마리 모인다고 해서 쉽게 이기고 넘어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란 말이야!"
/11시까지. (석고대죄) 둘 다 리타이어는 아니에요! 팔찌의 힘으로 아프긴 하고 피가 좀 흐르지만 그래도 움직일 순 있어요! 이제 또 저 기술에 걸리면 그땐 은우처럼 되겠지만!
>>0 바다가 흐른다. 발목을 스치는 수류가 느껴진다. 백색은 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종이니 뭐니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맥주병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과거 바다에 갔을 때에도 그는 바닷속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조금 더 바다를 싫어하게 될 것 같다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본 기억은 바랐던 것과는 다르다. 어쩌면 상대의 계획은 썩 즉흥적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은 확인하였다. 잠시 주변을 확인하다가 좀 더 물러서서, 백색은 화살을 내려놓고 하얀 눈으로 상대를 보았다. 깊은 곳에 잠긴 기억을 확인할 차례다. 방금은 어렴풋이 밖에 확인하지 못했지만, 좀 더 뒤로 돌아가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겠지.
>>104 잠깐의 깨질듯한 고통 속, 눈을 뜨자 보인건. 7살때 가장 크게 두려워했었던, 모든게 푸른 세상. 한없이 무력하게 가라앉고, 나는 손 끝 하나도 움직일 수 없다.
그때랑 약간 다른점은, 내 코와 귀쪽에서 약간 불그스름한, 그리고 따스한 아지랑이가 저 위로 떠오르는것. 간신히 고개를 돌리자, 파도에 휘말리기 직전 보았던, 철현선배, 서연선배, 그리고...내 소중한 사람. 손 끝을 겨우 물 표면으로 뻗어서, 소용돌이 근처에서 자그마한 공깃길을 만든다. 그리곤 내 주변 사람들에게 연결될때까지...손을 뻗어본다.
-리버티는 이제 끝인거 알잖아? ...난 이전부터 당신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낭군님을 꼬셔서 나까지 끌어들인 건 좋아. 하지만 결국 낭군님에게 지시를 내리고 수많은 피를 낭군님의 손으로 흘리게 하고, 당신은 쏙 빠졌지.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지금은 몰래 빠져나갈 궁리를 해?
-그..그건... 애초에 나는 능력자가 아니니까... 능력자인 자네들에게...
웨이버의 눈앞에 있는 사내는 뭔가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빠져나갈 궁리라니. 그게 무슨 말일까요? 이 기억은 저지먼트 멤버들이 막 안으로 들어왔을 때의 일 같습니다. 이어 웨이버는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달려들더니 그 사내의 목을 잡았습니다.
-...듣기 싫어. 죽어.
아마 이경은 그 순간. 사람의 몸에 얼마나 많은 수분이 들어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웨이버는 손에 쥔 것을 벽으로 있는 힘껏 집어던졌습니다.
"........" "........"
무겁기 짝이 없는 침묵. 그 침묵을 조용히 느끼면서 웨이버는 천천히 사령실 밖으로 나가 AI룸 쪽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자리를 잡고 중얼거렸습니다.
"....죽고 싶어. 지쳤어." "....하지만 죽기 싫어."
"...그렇다면..역시 이 싸움에서..."
"미안해. 엄마. 아빠."
그것은 아주 짧은... 그리고 지금 시점에선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뒷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어째, 너희들이 하는 대사는 거진 비슷비슷한 것 같다. 혹시 전체적인 대본을 나눠받고 입맛대로 변형만 거치고 그러는 거 아니지?"
네가 퍼스트 클래스라는 건 굳이 한번 더 강요하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고. 느릿하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는 평이하나 탐지 연산에 들어온 드론이 신경에 거슬려서 혜성은 눈썹을 까딱 치켜올렸다.
눈 깜빡이며 거대한 용 형상의 물기둥을 올려다보던 혜성이 감탄사마냥 짤막하게 휘파람을 분다. 대화라고는 하고 싶지 않아하는 주제에 대화에 꼬박꼬박 대답은 해주는 게 퍽 우습기도 하다. 드론이 거슬리고, 저 금방이라도 터질 듯 위태로운 파이프도 거슬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안거슬리는 게 없는데 반응하자니 세상 귀찮네.
활약하고 싶은 생각도 대화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혜성은 소용돌이를 무너트릴 생각으로 용 형상 안에서 들리는 소리와 형상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의 진폭을 증폭시켜 충격파를 생성했다.
리라가 비눗방울을 만들어 준 덕에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해일이 약해지는 것도 느껴졌다. 이대로 가면... 사령실로 올라갈 수 있을지도!!
그때 엄청난 충격이 엄습하며 정신이 아뜩해졌다. 비릿한 게 넘어오는 감각. 깜박 정신을 놓았다가 눈을 떴을 땐, 엄청난 고통에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벌건 핏물이 넘어와 숨 넘어가는 줄 알았다. 리라의 비누방울도, 팔찌도 다 박살났다. 끔찍하다. 이제 추가 목숨도 없네...
아프고 무서워 죽겠을 때, 선배가 보였다. 선배 주변도 온통 벌겋다. 허겁지겁 물 밖으로 나와 선배를 부축하고자 했다. 몸이 찢기는 듯한 통증에 순간순간 움츠러들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선배를 부축하는 데 성공했다면, 서연은 여전히 사령실 계단 쪽으로 향하고자 했을 것이다. 그쪽이 다른 데보다 높아서 저 빌어먹을 물의 영향에서 그나마 자유로워 보였기에. 그러나, 웨이버가 이번엔 부부장을 노렸고,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이런 수박!!!!!
레이저를 쏴 보려 했으나, 안 그래도 박살난 파워슈트의 파편이었어서일까. 이제 레이저는 작동을 안 한다. 하릴없이 기를 써서 한손으로 리라의 총을 붙들었다. 한쪽 팔만으로, 것도 다친 팔로 움직이려니 영 뜻대로 안 움직였지만, 조준 보정 기능을 믿는다. 목표는 웨이버의 머리.
" 에이, 한 번 찔러봤는데 이건 아닌가보네. 그래도 순순히 맞는 걸 보니, 죽을 생각은 있나보군. "
" 우리랑 같이 말이야. "
한양은 웨이버의 광기에도 물러서지 않고 그녀가 사실상 죽을 생각을 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여기서 저지먼트랑 같이 말이야.
" 정말 너의 최후는 우습구나? 축하해. 결국 너는 여기서 너가 그토록 죽이고 싶어했던 연구원 작자들과 큰 어둠들은 다 죽이지도 못하고, 꼴랑 너희를 막기 위해 온 우리만 죽이는 것에서 끝나니깐 말이야. 우리는 많이 인명피해를 낸 너네들을 막다가 죽어서 죽은 보람이라도 있지. "
" 너는 뭐 하나도 못 이루고 가버리네? "
한양은 자신의 뒤에 커다란 물의 손이 생겼음을 소리로 느끼고, 거대한 해룡이 나타난 걸 두 눈으로 본다.
" 글쎄? 나는 물에 넣어도 입은 둥둥 뜨는 녀석이라. "
한양은 그대로 강한 출력의 염동력으로 웨이버의 목을 졸라서 머리로 가는 혈액과 산소의 공급을 멈추게 하려고 한다. 혈관 자체에 압력을 주는 것이니, 액체인 혈액을 어떻게 조작해서 원활하게 해도 혈관이 다칠 것이이었다. 그렇게 웨이버의 연산능력에 큰 데미지를 주려고 했었다.
해룡과 손이 한양을 덮친다고 해도 끝까지 웨이버를 주시하면서 염동력을 풀지 않으려고 했었다.
혜성 선배의 능력이 전개되며, 뭔가 보일듯 말 듯 아른거렸다. 드론인가? 우리 쪽 지원은 아닌 듯 하니 없애버려야지. 공중에 떠 있는 드론 세 개를 식빵으로 만들고자 연산하던 중, 폭발음이 들렸다. 누가 또 당했지? 황급히 돌아볼 찰나, 피투성이가 된 네 사람의 모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한번에 넷이 당했다. 아마 나도 당할 수 있겠지. 그러다, 이내 피가 거꾸로 솟는 듯이 머리가 화끈해졌다. 그래, 내가 가진 힘으로는 웨이버를 쓰러뜨리는 데 큰 공헌은 못하겠지. 하지만 죽을 때 죽더라도 이건 해보고 죽을 테다. 심호흡을 하고, 곧장 웨이버를 향해 달려들었다.
".....달콤해져라!!"
아무리 퍼스트클래스라도 수치심은 있겠지. 아님 말고. 내가 여기서 쓰러져도 나보다 강한 사람도 많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능력이 닿는 범위까지 달려들어, 웨이버의 옷을 팔팔 끓는 캐러멜 시럽으로 바꾸고자 연산했다.
리라의 조력으로 어떻게든 파도를 타며 웨이버의 근처까지 접근한 랑은. 파이프에 걸어둔 채찍을 당겨 위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허리춤에 있던 삼단봉을 뽑아 들었다. 보통이라면 여기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쓰러지겠지만, 이럴 줄 알고 미리 채찍을 걸어뒀으니 조금은 버틸 수 있을 거다.
>>0 그렇기에 랑은 웨이버에게 조금 더 다가가기 전, 혜우가 말한 대로 물 속에 뭔가 있는지 파악하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뭔가 있다는 게 사실이라고 해도 위협적이지 않다면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있으니까.
그리고 그 직후, 결과가 어찌 되었든 간에. 물로 이루어진 용이 나타났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다. 랑은 한양을 붙잡은 웨이버의 뒤통수를 노려, 있는 힘껏 삼단봉을 휘둘렀다. 그렇다고 해도 불안정한 방패 위에 있었으니 완벽히 힘이 실리지는 않았겠으나... 그럼에도 랑은 힘껏 삼단봉을 휘두르다가, 봉의 손잡이에 달린 버튼을 눌렀다. 봉의 끝이 분리되는가 싶더니, 와이어가 모습을 드러냈고. 머리를 후려치는 대신 와이어는 웨이버의 목을 휘감으려고 했다.
본인이 하는 말과 행동이 가고자 하는 행보와 모순된다는 건 아무래도 모르는 모양이다. 아니면 알고 있는데도 외면하는 거겠지. 어느 쪽이든 보기 좋지는 않다. 사람이 넷이나 더 다쳤으니 더더욱 그렇다. 말하는 걸 들어보니 팔찌 덕분에 큰일은 면한 듯싶지만, 반대로 말해서 팔찌가 없었다면...
"아주 인첨공의 명작 나셨네. 당신을 거기까지 끌어올린 연구원이 지금 당신이 하는 짓거리를 보면 기쁨의 눈물로 강을 만들 텐데, 못 봐서 아쉽게 됐네요. 녹화라도 해서 1학구로 보내드려야 하나?"
물속에서 피가 올라왔을까. 아니더라도 사람이 난 자리는 티가 난다. 그걸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리라는 웨이버가 선 자를 바라본 채 머릿속으로 스케치를 해 나간다. 첫번째는 발을 묶을 가시덩굴, 두번째는 천장으로부터 자라나 빠르게 웨이버의 팔, 다리, 어깨를 꿰뚫어 버릴 검고 긴 금속 송곳.
마지막으로는, 머리를 겨냥한 채 떨어져버릴 묵직한 종유석 하나. 거기까지 머릿속으로 구현하고 현실로 실체화 시킨 리라는 그대로 종유석을 떨어뜨려 버린다. 맞아도 죽진 않겠지만 한편으로는 저쪽도 죽인다고 발악을 하는 와중에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니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도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더 무겁게 만들걸 그랬나. 그런 생각으로 생김새를 그리다 만 종유석은 다른 방향으로 돌아간 시야 끝에 만들어진다. 정확히는, 남아있을 드론들 위로.
혜우는 실톱을 꺼낸 후에 드론에게 휘둘렀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근처에 있던 드론은 그대로 추락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단순히 영상을 찍는 것이 아닙니다. 모니터에는 '데이터를 측정하는 화면'이 떠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드론의 진짜 목적은..... 어쨌든 실톱에 맞은 드론은 다시 떠오르려고 했고 워프할 것처럼 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혜성은 용 형상의 소용돌이를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초음파를 이용해서 진폭을 증가시켜 소용돌이를 터트리려고 했습니다. 소용돌이는 천천히 흔들리긴 했지만, 그래도 쉽사리 깨지지 않았습니다. 엇비슷한 힘. 그렇게 흔들리는 와중 로운은 역방향의 소용돌이를 만들어서 수룡의 안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러자 수룡은 그대로 펑 터지면서 깨져버렸습니다. 아주 작은 힘. 그것이 덧붙여지는 것만으로도 소용돌이는 박살났습니다.
정하는 방금 붙잡혔던 이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공깃길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덕분에 물에 빠진 이들은 모두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대로 뒀으면 어쩌면 질식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그 틈에 청윤은 몸을 일으키고 웨이버를 향해서 공기탄을 발사했습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다른 이들의 공격이 이어졌습니다. 서연은 웨이버의 머리에 리라의 총을 발사했습니다. 새봄은 웨이버의 옷을 펄펄 끓는 시럽으로 바꿔냈습니다.
이어 리라는 웨이버의 발을 묶었고, 웨이버의 몸을 송곳으로 관통하려고 했습니다. 그녀가 원하는대로 완전히 다 관통하진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오른쪽 어깨는 확실하게 관통되었습니다. 그리고 종유석을 떨어뜨렸고, 웨이버의 머리에 명중시켰습니다. 남아있는 다른 드론 두 대는 그 종유석에 명중해서 일제히 터졌습니다.
이어 랑과 한양은 와이어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웨이버의 목을 노렸습니다. 웨이버를 향한 공격은 모두 웨이버에게 일제히 명중했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면서 크게 밀려났습니다. 그리고 등을 파이프에 명중했습니다. 소용돌이와 손은 그대로 사라졌고 물의 움직임도 잠잠해졌습니다.
하지만 랑은 그 순간 끔찍하기 짝이 없는 불길한 기운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모두를 집어삼켜버리는..모두가 숨을 쉴 수 없는... 그야말로 괴롭기 짝이 없는 가운데에서 온 몸이 박살이 나는 위험한 기운입니다. 이 기운은 이전에도 느낀 적이 있습니다. 디스트로이어. 플레어. 모두가 '리미트'를 해제했을 때 느꼈던 소름이 끼치는...절로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로 위험한 기운입니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거지?" "...내 심장과 낭군님의 심장에 칩이 박힌 그 순간부터 쭉 느껴야만 했던 이 분노는 어떻게 해야만 했던거지?" "인첨공의 질서와 안전. 그리고 만인을 위해서 감정을 죽이고, 참아야만 했던거야?" "나는...왜 모두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분노조차도 가지고 있으면 안되고, 내가 당했던 것들을 되갚는 것조차도 용납되지 않는거야?"
"많은 이들이 존경함과 동시에 우리를 괴물처럼 보는데 왜 괴물로서 존재하면 안되는건데?"
"......이용당하는 것." "......희생당하는 것." "......따라야만 하는 것."
"대체 언제까지 참아주고 참아주고 평화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건데..."
"왜 나는 증오하고 내 감정대로 움직이면 안되는건데."
그 순간입니다. 방 안이 순식간에 습하게 바뀌었습니다. 슬라임이 일제히 터져버리고 파이프를 막고 있던 모든 것이 일제히 터져버렸습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그 물은 순식간에 높게 높게 커다란 물줄기가 되어 웨이버의 뒤에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물줄기는 강하게 진동을 하며 내부의 여러 곳에서 파도가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하다 못해 물 내부는 끓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온 몸이 뜨거워도.. 펄펄 끓는 커러멜이 되어 화상을 입어도 웨이버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습니다. 목이 조여도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산을 계산했습니다. 이것이 퍼스트클래스의 연산 능력인 것일까요?
".....다 끝나버려." "...흔적도 없이 전부 다!"
이어 물기둥 속에서 강한 폭발음이 들리면서 여기저기로 물줄기가 무차별적으로 발사되었습니다. 잠수함의 벽에 금이 가고, 근처에 있던 기계는 산산조각 나버리고, 천장에도 금이 가고, 저편에 있던 문은 산산조각이 나는 등, 진동으로 인해서 증폭된 물리 에너지로 인한 수압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맞기라도 하면 몸이 성치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발사되던 물줄기는 이내 다시 모여서 거대한 파도가 되어 모두를 집아삼키려고 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입을 쩍 벌린 신화속의 괴물 '레비아탄'과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백색은 파도가, 웨이버가, 아라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을 안다. 은우와, 세은이와. 지금은 잊고 있을 지도 모르는 많은 인연들과. 이렇든, 저렇든 백색은 그녀가 근본적으로 정이 많은 이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백색은 종이를 접었다.
지금, 위험하다는 것을 안다. 무차별적으로 발사된 물줄기 하나가 옆을 스치고 벽에 부딪혔다. 하지만 백색은 멈추지 않았다. 거대한 괴물과 같은 파도가 아가리를 벌렸음에도, 백색은 공포 한 조각 없이 담담한 낯으로 계산을 이어나갔다. 백색은 믿고 있었다. 그들은 저 정도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그러니, 시위에 아무것도 걸지 않고, 당긴다. 그에 걸린 것은 기억.
아라의 깊은 곳에 있는 좋은 기억들, 행복했던 나날들 그녀가 '선'을 넘으면 다시는 마주할 수 없는, 즐거운 시간들을 백색은 끌어올린다. 연산을 방해할 정도로 선명하고 아름답게, 즐겁게.
총을 마저 쏘고 싶었지만 팔이 뜻대로 안 움직인다. 그래도 다른 부원들이 부부장을 향한 공격을 저지해 줘서 다행이다. 몸이 이 지경으로 말을 안 듣는데, 아까 물에서 빠져나온 게 용하다. 그러고 보니 아까 물 속에서 입을 벌려 버렸는데도 숨 쉬는 데는 지장이 없었지. 뒤늦게 정하가 손써 준 걸 깨달았다.
@진정하 " 정하야,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
아프긴 아파도 한숨 돌려 보려는데, 웨이버가 또 다시 분통을 터뜨렸다. 아깐 정신없어서 흘려 들었는데, 들을수록 이해가 안 된다. 아니, 이해가 안 되는 게 아니다. 나라도 선배가 언제 폭사당할지 모르는 상황에 시달렸다면 하루하루 피가 마르다 미쳐 버렸을 테니까. 하지만, 리버티는 계속 엉뚱한 타깃만 노렸잖아!!!! 그 짓을 저지른 대표이사 같은 윗대가리를 노린 것도 아니고, 자기들을 통수 친 원수들을 조진 것도 아니고,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게 여기저기 찔러 대다 여기까지 몰려 놓고, 자기 분노는 어쩌냔 소릴 왜 우리한테 하냐고!!!!!!
그때 파이프가 터져 버렸다. 맙소사!!! 이대로면 여기가 순식간에...!!! 아니나 다를까. 바로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더니, 그 물들이 웨이버의 뒤에 기둥처럼 솟아올랐다. 뒤이어 물줄기가 마구 발사되며 이 거대한 잠수함의 벽이며 천장에 금이 가고, 문과 기계가 박살났다. 이 잠수함 자체를 부술 참이야??!! 미친!!!!
" 이봐요!!! 잠수함 부수면 여기 탄 사람 다 죽잖아요!!!! 당신 낭군님도!!!! "
아무리 미쳐도 그렇지. 어케 연인까지 죽일 짓을 하냐??!! 나로 치면 내 손으로 선배 죽이려고 발악하는 꼴이잖아. 이런 수박!!!!! 저걸 어떻게 막지?? 리라 총을 쏜다고 될 게 아닌 거 같은데!!!
@최이경 " 이경아!!! 지금 안 멈추면 월광고 부부장도 죽는다고 상상해서 웨이버한테 기억 좀 심어 줄래?! "
이경이 따라줄 수 있는 상황이든 아니든, 서연은 웨이버에게로 달려가고자 움직였을 것이다.
" 이 잠수함 터뜨려 봤자 당신 낭군님이랑, 당신처럼 인첨공에 쌓인 거 많은 리버티들이랑 우리만 다 죽잖아요!!! 살아요!!! 살아서 폭탄 심은 윗대가리들부터 당신 통수 친 작자들한테 물 뿌릴 궁릴 해 보라고요!!!!! "
요행히 웨이버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면 목을 조르고자 했을 것이다. 의식이 없으면 연산도 못할 거 같아서, 의식을 잃게 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웨이버의 목을 단단히 묶었지만. 이것만으로는 어림없다는 듯 연산이 이어진다. 분명 제압했다고 생각했건만.
"...젠장."
소름끼치는 불길함, 랑은 경고하려 했으나 이미 늦었고. 애초에 이건 단순히 피해서 해결될 것이 아니었다. 언제나 그랬지. 위기를 회피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위기는 곧 기회.
끓는 물에 피부가 데이고, 랑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향하는 물줄기를 근소하게나마 미리 예지해 피하면서도 랑은 와이어를 쥔 손에 힘을 풀지 않았고. 오히려 채찍을 쥔 손을 놓아 아예 팔을 휘감아 웨이버의 목을 뒤에서부터 조여 기절시키려고 했다. 여기서 손이 닿으면 자신도 비슷한 꼴을 당할 거다, 팔찌가 있기에 그대로 쓰러지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멈출 수 없다. 물러서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언제나 위기를 헤친 것은 돌파였으니, 지금도 마찬가지다.
"미안하지만..."
이라고 말을 꺼내던 랑은 잠시 입을 다물더니 정정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아니, 미안하진 않지만."
랑의 팔에 더욱 더, 힘이 들어간다. 목을 감은 팔과 그 팔을 걸어 올린 다른 팔의 결속이 더욱 단단해진다.
"아무도 여기서 함부로 못 사라진다, 망할 녀석아."
목을 휘감은 팔뚝에 핏줄이 불거져 튀어나온다. 이를 악문다. 그리 무감각한 자신에게도 느껴질 정도의 통증을 견디기 위해서. 위협을 알아채는 것이 전부인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몸을 던져 모두가 정면으로 부수는 것을 믿는 것일 뿐이니까.
말이 너무 많다. 게다가 하나도 빠짐없이 다 거기서 거기인 말이라, 몇 번 정도야 참고 이해할 법 했지 이쯤 되면 이해하고 싶은 마음마저 사라진다. 어디까지 이해한다고, 그러나 너희의 방법은 잘못되었으니 절충안을 찾아보자고 애써 설득해야 하는가. 과연 그런 행위들이 의미는 있나? 그 결과가 이 말도 안 되게 거지 같은 상황인데. 리라의 눈은 일시적으로 잠잠한 와중 끊임없이 입을 놀리는 웨이버에게 닿아 있었지만 그 눈빛은 무감하기만 하다. 귀가 터질 것 같고 수중호흡 약도 먹었지만 자꾸만 숨이 턱턱 막히고 팔 안쪽이 저릿거린다. 환기 따위가 될 리 없어 공기 중에 스민 피 냄새가 신경을 날카롭게 자극한다.
평소의 그였다면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장소가 주는 불안감과 같은 말을 되풀이해야만 하는 상황의 연속,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모든 절체절명의 상황이 어떤 씹어먹어도 모자랄 개자식에게 텔레비전 리얼리티 쇼처럼 방영되고 있다는 게 이리라를 견딜 수 없게 만들었다.
"......대체 그걸 왜 우리한테 묻고 난리야. 우리가 너더러 화내지 말래? 되갚아주지 말라고 했나? 단지 복수할 상대가 잘못됐다고, 이 안에서 그저 살아가고만 있는 사람들의 삶까지는 망가뜨리지 말자고 말했을 뿐인데 머리에 석고를 부어 굳히기라도 한 마냥 들어쳐먹지 않은 사람이 어디의 누구들이지?"
어쩌면, 그동안 쌓여온 갑갑함을 고작 마지막에 맞닥뜨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웨이버에게 풀어내는 건 부당한 일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 또한 김민우의 설득에 이끌려 리버티에 발 들인 사람이고, 본질적으로 피해자니까.
하지만 그걸 고려해주기엔 지금의 리라는 너무 지쳤다. 당신도 인명 구제 좀 해 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우리한테 이렇게까지 화풀이를 해대는데 나라고 못할 게 뭐가 있겠는가.
"그러게. 너도 그렇게 멋대로 구는데 나는 왜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까. 멍청했네, 내가. 말이 통하지도 않는 사람한테 끝까지 뭐라도 이해시키겠다고 아등바등."
폭발음, 수압, 파도와 해일. 모든 것이 쏟아지는 순간, 리라는 몇 겹으로 두껍게 둘러싸인 새빨간 구형 방어막을 신아라를 제외한 저지먼트 전원이 다 감싸질 정도로 커다랗게 구현하고자 했다.
>>195 아이돌이 인생 롤모델까지 되는 경우는 흔치 않을 테니까요. 근데 로운이한테 웨이버는 뭐랄까... 본인이 가고 싶은 인생의 정점에 있는? 이데아 같은 존재가 아니었나 싶어져요. 근데 이제 너도 인간 나도 인간,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 할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노란 누님하고 빨간 누님은 왜 그렇게 사이가 안 좋으십니까? 그 전에 애인 문제로 싸웠다는 건 들었지만...”
노란 스카프는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내가 인첨공에 들어온 지 3년쯤 된 시점이니까 대충 5년 전 얘기일 거야...” 인첨공이 설립된 지 10년이 막 되었던 시절이었다. 한때는 꿈을 갖고 들어왔지만, 능력자를 탐낸 범죄 조직과 능력자들을 도와주던 다른 뒷세계 사람들 사이의 분쟁에 휘말린 나는 복수에도 성공했지만 더는 양지로 나가지 못하고 음지에서 해결사 겸 용병으로 구르고 있었다. 비슷하게 잘나간다는 아무개의 ‘독’이라는 위험한 능력보단 비교적 안전한 기술을 사용하였기에 빠르게 무시 못 할 인물로 성장했지만, 살짝 공허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사람 많은 바에 발을 들이다 보니 어느새 단골이란 타이틀이 붙어 공허함을 달래려고 술을 들이키던 어느 날, 말로만 듣던 독 능력자가 바에 들어왔다.
“네가 그 소리 지르기로 뒷세계의 거물이 되었다는 여자야?”
솔직히, 첫인상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눈이 살짝 맛이 가있었고, 몸에선 약품 냄새가 났으니 말이다. 다만, 그 뒤에 있는 여자애, 갓 성인이 된듯하면서도 독을 쓰는 쟤를 쫄래쫄래 따라다니던 여자애에겐 왠지 눈길이 갔다.
“그래 맞아. 그런데 왜?” “네가 요즘 내 일까지 다 가져가고 있다는 건 알고 있는 거야?” “자본주의는 경쟁 사회잖아? 그저 본인이 경쟁에 밀린 건 아니고?”
..조금 너무했나? 나도 취한 모양이다. 뭔가 정신이 흐릿해져 간다….
“그럼... 아니 잠깐.. 왜 이러지...?”
그렇게 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후에 그 자리에 있던 바텐더 말을 들어보니 이를 통해 암살도 가능하다며 자신을 홍보했고, 자신은 손님이 독을 먹고 기절했으니 망했다는 하소연이었다. 뭐, 그나마 죽을 수준의 독은 아니었다만. 그러면서도 하나 궁금했다.
“그 여자애는 누구지?”
여동생? 혹시 연인은 아니겠지? 궁금증이 들은 나는 조심스레 인맥들을 통해 뒷조사를 해보았다.
“연인인데 상태가 조금 이상해 보인 다라...”
그때 분명 독 쓰는 놈의 눈에 집중해서 그랬지 그 여자애의 눈동자도 그렇게까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 같긴 했다. 그길로 나는 독 쓰는 여자를 찾아갔다.
“...그래서? 복수라도 하려고 왔나?” “데리러 왔어.”
여자는 눈살을 찌푸렸다.
“뭐? 나 여친 있거든?”
그렇게 말하곤 손을 턱하고 허공에 올려놓자 뒤에 있던, 자칭 연인이 턱을 올려놓았다. 마치 고양이처럼 어루만졌지만, 자칭 연인의 행동은 상당히 기계적으로 보였다.
“네 여친이라니. 그냥 네가 조종하고 있는 거잖아.” “말이 심하네! 얘가 약을 원해서 줬을 뿐이라고!”
난 잠시 고민했다가 뒤를 돌아 나가는 척- 비명을 질러 독을 쓰는 여성을 날렸다. 직후 연인의 손목을 잡고 뛰어가려고 했다.
“내.. 내 연인이라고...”
여성은 벽에 처박혔지만 기절하진 않았다. 마치 좀비처럼 저벅저벅 빠져나와 날 추격하기 시작했다. 난 황급히 연인이라는 애를 미리 준비한 재활 시설로 직행하는 차에 태워 보낸 뒤, 독을 쓰는 애와 한판 붙으려고 했다.
“어라?”
하지만, 길이 엇갈렸는지 더는 그 여성은 보이지 않았다.
이후 재활 시설에서 그녀의 재활을 도왔다. 솔직히 나도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좋아했을지도. 그렇지만, 놔주는 것이 나에게나 그녀에게나 좋은 일이니 마음은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정리했다.
“...라는 얘기야.”
노란 스카프는 후련하다는 듯 앞에 놓인 커피를 원샷했다.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그 여자는 강제로 약을 먹었던 겁니까?” “정확힌, 본인이 원하는 것보다 더 높은 농도의 약을 빨강이 걔가 먹였다고 했어. 뭐, 나야 이유는 알 수 없지. 여자친구라 잘해주려고 했을지도. 뭐, 본인은 중간에 끊어보려고 했다지만 이미 약에 절여져서 이도 저도 못 했다고 했으니.” “그럼 그 여자는 지금 뭐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글쎄, 재활 시설을 나간 뒤로는 보질 못했어. 나도...”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다. -그 아이가 나에가 알려준 것. 그것을 미리 알기에 대비하고자 해서 제일 믿는 연구원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고 나와 낭군님은 보호받고자 했다. -하지만 나와 낭군님은 처참하게 배신당했다. -복수하고 싶었다. -갚아주고 싶었다. -이 인첨공이 꼴보기 싫었다. -연구원도 꼴보기 싫었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우리들은........ -...왜...이렇게까지 하고 있었던거지?
-...나는... -...에어버스터와 레드윙..그리고 아저씨와 함께....
-...무슨 일이 있어도 민간인을 다치지 않게 하겠다는 맹세를... (*챕터2에서 언급됩니다.)
-...어...?
그 공격은 그야말로 모두 다 부숴버릴 정도로 막강한 공격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분쇄시켜버릴 정도로 강한 진동으로 생긴 물리력 속에서 점점 거 공격은 거세가 바뀌어갑니다. 그 순간, 이경은 웨이버에게 이런저런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에어버스터, 크리에이터, 레드윙의 이미지. 그리고 엄마와 아빠. 자신의 낭군인 민우. 그 외의 저지먼트 멤버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떠오른 뭔가의 기억. 자신이 정말로 이곳에서 분노했던 것. 그리고 고민했던 것. 그리고 그 기억 끝에...
"꺄아아아악!!"
이어 웨이버는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쥐어잡았습니다. 이어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한쪽 무릎을 꿇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능력은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서연은 어떻게든 접근해서 웨이버의 목을 강하게 졸랐습니다. 랑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목을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새봄은 웨이버를 향해서 테이저건을 계속 난사했습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한양 역시 웨이버의 목을 계속해서 졸랐습니다. 아. 웨이버의 목은 정말로 괜찮은 것이 맞을까요?
하지만 능력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물줄기가 닿은 이들은 아마 피부가 찢어지는 고통을 당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고통을 당한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왜냐고요? 리라의 능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리나는 새빨간 구형 방어벽을 만들었고, 어떻게든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물론 베리어도 산산조각 나긴 했지만요. 하지만 그럼에도 저지먼트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한편 로운은 가만히 웨이버를 바라봤습니다. 그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정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물 분자가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거센 물줄기와 파도가 서서히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로운이 거대한 파도를 생성해서 날렸습니다. 물과 물이 부딪히며 밀고 밀리는 싸움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정하의 능력으로 인해서 웨이버의 기술은 더더욱 약해졌고, 로운의 파도는 그 거대한 물줄기를 이등분냈습니다. 그리고 웨이버의 몸에 제대로 명중시켰습니다.
모두의 일격이 하나하나 들어가면서 웨이버는 무릎을 꿇고 고통스러워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웨이버의 머리쪽에서 뭔가가 약하게 펑하고 터졌습니다. 이어 웨이버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그녀가 쓰러진 곳 바로 옆에는 '작은 안테나' 같은 장치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상당히 작아서 떨어져있기에 겨우 보일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한편 마지막으로 혜우는 드론을 반으로 갈라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어 드론의 화면에는 'hypnosis control' 이라는 글씨가 잠깐 떠오르다가 이내 화면이 뚝 끊어졌습니다. 대체 이것은 무엇일까요? 이 드론은 대체 뭘 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응. 괜찮아. 혜우...너는 괜찮아?"
세은은 혜우의 말에 대답하면서 혜우의 몸을 살피려고 했습니다. 그 와중에 은우는 여전히 기절중인 상태입니다. 아. 볼이 너무 찰지군요. 쭉쭉 늘어납니다.
어찌되었건 웨이버는 쓰러졌습니다. 이대로 잡아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그와는 별개로 A룸과 B룸. 그리고 C룸에 쓰러진 이들 역시, 머리 부분에서 작은 폭발소리와 함께 작은 안테나 같은 장치가 툭툭 떨어졌습니다. 대체 이것은 무엇인걸까요? 물론 그 사실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208 태오주 음, 그림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 같은데...의상이랑 장신구에 피가 잔뜩 묻은 걸까요?
>>210 >>214 청윤주 근데 마약을, 그것도 상대가 요구한 양보다 많이 먹인 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까이가 너무했어요 8ㅁ8 결과적으론 아까이도 끼로도 연인 혹은 호감 있던 상대를 잃었으니 악감정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으려나... 청윤이 서사의 빌런이 아버지 승진을 물먹이고 율럭키랑 결탁한 부패 경찰이던가요?
>>212 리라주 리라는 팩폭할 거리가 생겨도 그걸로 독설하기보단 상대 마음 어루만져 줄 타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착한 아이이고 싶어하는 경향도 있고...그래서 저 독설 하고 나면 나중에 그거 땜에 스스로를 나쁜 아이라고 탓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 상담 센터든 나랑 언니를 비롯한 저지먼트든 리라가 마음 추스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요.
>>208 와중에 이거 놓칠뻔 묘사 아름답다... 죽다... 내가 이거 컬러러프 봤었던가? 아닌가? 암튼 전신선화 봤을 때 포즈가 전투 후 느낌이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이게 찐이네 암흑가 데뷔 빵빠레 울리며 시작(극찬)
>>221 그게 맞습니다 서연주는 세심하구나아😏 여유가 있었으면 웨이버한테도 그렇게 했을 텐데 아무래도... 전투가 와방 길어지고 물은 깊고 심지어 이젠 안에 물이 차고 애들은 다치고 이러니까 그 그렇게됏다(?) 후후 랑이랑 저지먼트는 언제나 리라의 마음을 말랑하게 힐링해주는 존재들이니 같이 있는것만으로 자연회복을 하게 될것이야☺️ 꼬마어요!
...그... 어차피 챕터4에서 또 거론이 되기야 하겠지만 미리 알려주자면... 저들이 리버티에 자신의 의지로 들어온 것은 맞아요. 어느 정도 연구원이나 인첨공에게 적대적인 감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우리의 유니온의 첩자인 잼민이는 딱히 그런 것은 아니고 리버티에 들어오긴 했는데... 일부러 그 적대감을 증폭시킨 거예요. 그래서 공격성이나 적대감, 극단적 사고방식을 강하게 키워서 아주 깽판을 치게 만들었고요. 리버티 자체는 이전부터 한번씩 언급이 나오긴 했는데... 챕터3에 들어와서 극단적으로 갑자기 저렇게 깽판을 친 것도... 잼민이가 저 장치를 이용해서 적개감과 공격성을 증폭시켜서 일부러 극단적으로 행동하게 만든 것이기도 하고요.
다들 대화하면서 많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얘들 말이 통하긴 해? 왜 맨날 같은 소리만 해? 와. 얘들 벽 아니야? 왜 진실을 알려줘도 안 듣는건데? 존나 공격적이네? 존나 미친놈들 아닌가? 이런 느낌으로 말이에요.
그만큼 극단적으로 증폭되었기 때문에 그렇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 이유는... 이미 드론 하나가 사라진 것에서 눈치를 챘겠지만 웨이버의 데이터를 관측하고 뽑아내기 위해서요. 데이터는 지금 넘어간 상태에요.
>>234 하... 원래 있던 감정을 더 증폭시켜서 이 지경으로 몰아온 거구나 그치 어쩐지 너무 말을 안 듣는다 했음... 스토리 내적으로뿐만 아니라 캡틴 스타일 상 캐릭터가 말로 하는 설득이 어느 정도 먹히도록 흐름을 잡아주는데 리버티들은 유난히 그런 게 막혀있다? 먹히지 않는다? 는 느낌이었거든
모처럼 길벗 상담센터에 갔다. 상담센터의 장비에 데이터를 추가하느라 사이코메트리를 쓰는 건 이제 아주 익숙하다. 이 장비가 본격 가동되는 건 언제쯤이려나? 제작 취지대로 내담자의 문제에 대해 파악하는 시간을 제대로 단축시켜 주면 좋겠는데.
센터장님과의 시간도 이젠 그저 친해진 어른과 대화하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요샌 PTSD라 할 만한 거리가 없어서 더 그럴지도? 유니온도 대표이사 측도 인첨공 사람들을 몰살시킬 계획이다 같은 얘기는 돌려 돌려 말하기도 조심스럽고. (그래서 내심 상담 종료도 고려했는데, 저지먼트 활동을 하는 한 언제 또 기함할 사태를 겪을지 모르겠어서 상담은 계속 받는 편이 나을 거 같다;;;)
어쨌거나 오늘은 상담심리학과 말고 간호학과로 진학하고 싶어졌단 얘길 했다. 일전에 상담사가 꼭 능동적으로 뭔가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말씀해 주셔서 상담심리학과 진학을 진지하게 고려해 봤지만, 정신 건강 관리보다는 신체 건강 점검에 내 능력을 활용하고 싶어졌다고. 내가 대하기 편한 사람만 내담자가 될 리 없는데, 버겁고 까다로운 사람의 심리적 고통에까지 관심을 기울일 만큼 내가 사랑이 많진 않은 거 같다고도. 그랬더니 센터장님은 웃으시며 대하기 편한 사람이면 보통은 상담을 안 받는다셨다. 그런가? 싶으면서도 지레 찔려 나도 대하기 안 편하시냐 물었다. 센터장님이 놀란 표정을 띠셨다가 차를 들이켜시는 사이의 침묵이 거북스러웠다. 나한텐 편한 시간이 센터장님껜 안 그랬다면 죄송한데;;;;;
이윽고 센터장님이 심호흡을 하시는가 싶더니 조곤조곤 얘기하셨다. 난 대충 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까다로운 내담자란다. 별 생각 없이 하는 발언이나 빈말을 민감하게 알아채고, 흔히들 그러려니 넘기는 부분도 납득이 안 되면 파고드는 편이라, 나와의 상담 시간엔 허튼 소리 않으려고 꽤 긴장한다고도 하셨다. 당장 지금도 당신이 불편한지를 묻지 않았냐면서. 그런 쪽으론 상상도 못했기에 놀라우면서도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많이 힘드시냐 되묻자, 센터장님은 빡세긴 한데 좋은 의미의 빡셈이라셨다. 상담 일을 오래 하면 내담자한테 대충 맞장구치고 넘기자는 유혹에도 시달리는데, 나 같은 내담자를 만나면 그 유혹을 뿌리쳐야 하는 이유를 되새길 수 있다면서. 센터장님, 이상주의자야...... 진짜로;;;;;;;; 저런 멘탈이어야 상담사 할 수 있나?? 포기하길 잘했다 싶으면서도 센터장님은 당신의 영역을 확보하신 것 같아 부러워졌다. 나도, 앞으로 뭘 하든, 내 영역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파가 너무 먼 곳까지는 안 가거나 함선이 최적이거나 했던 거 같은데... 아니면 바깥에 드론이 떠다니면 눈에 띄니까? (스텔스 있긴 해도)
🤔 아무튼 진짜 괘씸하네 리버티 애들 잘한 거 하나 없지만 굳이 독기 오른 애들 갖다두고 더 몰아갔다는 게 몹시 괘씸함... 유니온 담당 연구원아 2대째야 이 사태를 보라고 애를 사회생활 못하게 하니까 반작용으로 인성이 터졌잖니 죽음에 가까운 상태에서의 무기징역으로 사죄해라
>>298 1. 안테나는 가능한데 드론은 이미 박살이 난 상태라서 어느 정도 복구가 되고 수리가 되어야 확인이 가능할 것 같네요. 지금 두동강 나서 안의 기계장치나 파츠도 두 동강이 난 상태일테니까요.
2.아직 망가지진 않았어요. 다만 망가지기 일보직전이죠.
3.이 부분은 어느 스레를 가도 마찬가지겠지만, 스레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배경 밖으로 나가는 개인서사 할래요. 라고 하면 캡틴 쪽에선 뭐라고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요. 뭐..하는 것 자체는 개인의 자유니까 제가 터치는 하지 않아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식으로 전개하면 내 캐릭터 저지먼트 퇴부할 수도 있고 퇴부할 거예요. 라는 식으로 들릴 수도 있다는 점은 조금만 양해를 부탁드릴게요. 가급적 스토리가 끝난 에프터 시즌의 이후로 해주는 것을 권장하지만 당장 내 캐릭터가 못 버틴다고 한다면...제가 뭐라고 할 수 있나요.
잠은 이미 깨버려서 우히히... 커피 좀 마시고 1~3시간 빡세게 하면 자유로워질......?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날씨 미친거 처서라서 선선하다 취소
>>306 저... 저 말랑! 어케참아 배방구 해버려야만... 누울 때 말랑한 저 라인이 무쟈게 사랑스럽지요 간지럽다 칭얼거리면 그니까 "누가 배 까고 자래요. 배앓이 한다니까." 하고 한 번 더 갈긴 뒤에 배에다 얇은 이불이나 담요 덮어줘야지 손으로 복복해서 따순 배를 만들어주마
나도 내가 장르 안 맞는 것 같은 커미션 들고온 건 알지만..... 현뱜미가 실제 사복으로 저런 류의 동양풍 옷을 입고 다닌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발언...... 홍대에도 로리타나 지뢰계 패션이랑 개량한복이나 심지어 길코까지 넘쳐나는데... 원작에서도 수녀복 나오는 걸로 아는데... 20년 지난 과학기술 세계관에서 뱜미라고 못 입을 게 뭐니......
Q. 과하잖아 A. 그렇게 치면 인첨공에서 퍼컬 신경 안 쓰고 머리색 눈색 바뀌는 것부터 신경 써야 한다고 본다.......
>>312 아마 기본적으로는 퇴부=시트 내림이 맞긴 할거야! 일단 저지먼트 이야기고... 부원 아니면 낄 수 없는 스토리들이고🤔 예전에 시트 내린 캐릭터들을 떠올리며 아아 그들은 퇴부했습니다 그들이 그립군요... 이런 농담 하기도 했고(어디까지나 농담이지만)
캡틴이랑 조율해서 일시적으로 부원 아닌 상태를 유지한다면 또 모르겠는데 이건 내가 캡틴이 아니니 뭐 음믐므... 퇴부 대신 잠시 부활동을 쉰다(휴가 병가 등)식으로 해둬도 되지 않을까? 자퇴 전 숙려기간처럼? 이렇게 하면 진짜 퇴부(시트내림)는 안하고 일시적으로 쉴 수는 있으니까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요 좋아쓰! 일지도~
그렇게 치면 인첨공에서 퍼컬 신경 안 쓰고 머리색 눈색 바뀌는 것부터 신경 써야 한다고 본다....... << 아 미친 이런 생각 나만 한 게 아니었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16 아 진짜 웃기다 나도 가끔 이런 생각 했음... 퍼컬 안 맞는 변화 겪은 애들은 좀 스트레스겠다 이러고 그런 애들이 있다면 다들 염색약을 애용하는 것일까...
>>306 혜우주 으아아아아 상상하게 하지 말아 주세요오오오@ㅁ@;;;;;;;;;;; 이불을 덮어야...
>>318 >>321 태오주 아 아아 전투가 워낙 격렬하니 휘말리면 저렇게 될 수 있겠네요. 피까지 코스프레는 아니라 다행이에오!!!! 앗 아앗 아아아아앗 한결씨를 공격했으면 문자 그대로 왜 안 만나 줘 범죄가 돼 버리잖아요오오오오8989ㅁ89898 리버티로 몰리기도 더 쉬웠을 거고;;;;;;;
>>319 리라주 아, 그런 방법도 있겠네요. 왜 나 퇴부밖에 생각 못 한 거지;;;; (◀댕청이) 상세하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밥 다 먹고 왔어요! 일단 포세이돈호는 계속 진격 중이에요. 연구소를 향해서. 이대로 가면 충돌하겠죠! 아마! 그리고... 저지먼트 퇴부 후에 복귀 말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기준점을 말하자면 일단 퇴부를 하면 기본적으로 시트내림 처리에요. 제가 역량이 부족해서 저지먼트 밖의 일까지 모두 판정을 내리고 진행을 해줄 수가 없어요. 일단 여긴 저지먼트 이야기니까요.
그리고 퇴부 후에 복귀 말인데.. 일단 퇴부 자체는 아쥐 쉬워요. 그냥 퇴부서 내면 은우가 알았다고 하고 처리해줘요. 다만 이후에 복귀하겠다고 또 입부서를 냈을 때가 문제가 될 것 같네요.
은우:....? 은우:퇴부한다면서. 은우:그런데 이건 또 뭔데? 은우:여기가 뭐 네가 마음에 안 들면 퇴부하고 아쉬우면 다시 들어오고 그런 곳이야? 은우:왜 갑자기 또 입부하겠다는건지 설명해봐.
>>337 캡 ∑@ @ ㅁ ;;;;;;;;;;;;;;;;;;;;; 헐..........닥돌 중이었어요??!! (◀포격 중이고 연구소에선 열심히 막는 걸 상상 중이었다) 퇴부 = 시트 내림으로 알고 있으면 되겠군요. 퇴부 후의 복귀는 부장님 설득이 어려울 테니 힘든 전개고요. 상세한 설명 감사해요오오오오~~~ ><
>>342 >>343 >>344 무 무면허 운전요??!!??!! N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 (호달달) AI에 지시를 내리는 게 가능하면 철수하고 상륙하자고 명령을 내리는 게 더 빠를지도요 8989ㅁ899898 아니면 안테나 떨어졌으니 그 파란머리한테 포세이돈 조종을 시킨다거나요
리라 TMI 주세요! 우리 리라... 싸인해달라고 하면 해주나요? : 당근! 사인받을 종이로 이상한 서류(보증 etc...) 들이미는 것만 아니면 다 해줍니다☺️ 먼저 해줄까? 하고 물어볼 때도 있었는데(원하는 것 같은데 말 못 꺼내는 사람 한정) 연예인병이라고 겁나게 까여서 이젠 안해용
꿈은 이루었을까요? : 이루었... 을까? 이뤘... 다고 볼 수 있나? 일단 아이돌계의 정점에 올라갔다 오긴 했음 (시기가 짧아서 맛보기만 했지만) 어느 정도 이뤘지만 꿈은 언제나 새롭게 돋아나는 것이기에🤔 그때그때의 꿈을 새롭게 이뤄나가며 살고 있답니다~ 지금도 새로운 꿈이 있어용
뭔가 수집하는 것은 있나요? : 본인이 돈 내가면서 수집하는 건 없다! 있다 해도 음... 고양이 장난감...? 이걸 수집이라고 하기엔🤔
이리라 TMI 주세요! 우리 이리라... 평균 샤워 시간 알려주실래요? : 15~20분? 어릴때부터 신속하게 하는 버릇이 들어 있어서. 그리고 머리말리는데 30min+ 씀 (리라: (콱 자를까))
무서워하는 것이 있나요? : 우리를 서서히 죽음으로 이끄는 압도적인 시간의 흐름(?? 농담이고 주변 사람들의 안위에 이상이 생기는 걸 제일 무서워한답니다~ 좀더 본질적으로 보자면 주변 사람들이 제 주위를 떠나가는 걸 무서워한대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어요? : 뭐든지 이루어지리라, 뭐든지 이루리라. 에서 따와서 리라. 부모님이 루리랑 리라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후자가 더 발음이 예뻤대~ 여담이지만 원래 영문명 lira로 등록하려 했으나 리라 아부지가 헷갈려서 rira가 되었다고 한다 이니셜 L.L로 깔맞춤 하고싶던 리라 어머니는 이 만행을 용납하지 못하고 남편 등짝을 때려주었대요
>>393 엗...뭐야. 이 보석들은..(동공지진) 역시 보석의 세계는 생각보다 엄청 넓군요!
>>395 리라의 싸인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말을 해달라라. 1년만 더 빠르게 세은이가 만났다고 한다면 어쩌면 리라를 보자마자 바로 달려가서 싸인을 요구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와...톱 아이돌!! 그리고 지금도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역시 좋다고 생각해요! 고양이 장난감이라. 그것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수집일지도 모르죠? 고양이에게 있어서는 말이에요!
머리 말리는데 30분..아이고..머리가 기니까..(납득) 바로 어제 진행에서 피가 터지는 것들을 본 리라의 모습을 보면...(빤히)
>>396 뭣 아 너무 귀엽자나🥹🥹🥹 리라가 1년 더 빨리 저지먼트 들어와서 순찰을 세은이네 중학교 근처로 돌았어야만 했는데 큭 아쉽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 수집이...지!! 맞아 고양이 장난감도 수집이다! 리라의 욕구를 채우는 수집은 아니지만 냥님이 행복해하신다면 그걸로 ㅇㅋ...😇
학년 초에 단발이었던 이유 중 머리말림 이슈도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다시 긴 상태로 살고 있네ㅋㅋㅋㅋㅋ (오너 때문임 미안하다 장발이 스타일링 하기가 재밌어서 그만) 그리고 후 히.히. 히...🫠 우리애들절대지켜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다. -그 아이가 나에가 알려준 것. 그것을 미리 알기에 대비하고자 해서 제일 믿는 연구원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고 나와 낭군님은 보호받고자 했다. -하지만 나와 낭군님은 처참하게 배신당했다. -복수하고 싶었다. -갚아주고 싶었다. -이 인첨공이 꼴보기 싫었다. -연구원도 꼴보기 싫었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우리들은........ -...왜...이렇게까지 하고 있었던거지?
-...나는... -...에어버스터와 레드윙..그리고 아저씨와 함께....
-...무슨 일이 있어도 민간인을 다치지 않게 하겠다는 맹세를... (*챕터2에서 언급됩니다.)
-...어...?
그 공격은 그야말로 모두 다 부숴버릴 정도로 막강한 공격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분쇄시켜버릴 정도로 강한 진동으로 생긴 물리력 속에서 점점 거 공격은 거세가 바뀌어갑니다. 그 순간, 이경은 웨이버에게 이런저런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에어버스터, 크리에이터, 레드윙의 이미지. 그리고 엄마와 아빠. 자신의 낭군인 민우. 그 외의 저지먼트 멤버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떠오른 뭔가의 기억. 자신이 정말로 이곳에서 분노했던 것. 그리고 고민했던 것. 그리고 그 기억 끝에...
"꺄아아아악!!"
이어 웨이버는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쥐어잡았습니다. 이어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한쪽 무릎을 꿇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능력은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서연은 어떻게든 접근해서 웨이버의 목을 강하게 졸랐습니다. 랑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목을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새봄은 웨이버를 향해서 테이저건을 계속 난사했습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한양 역시 웨이버의 목을 계속해서 졸랐습니다. 아. 웨이버의 목은 정말로 괜찮은 것이 맞을까요?
하지만 능력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물줄기가 닿은 이들은 아마 피부가 찢어지는 고통을 당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고통을 당한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왜냐고요? 리라의 능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리나는 새빨간 구형 방어벽을 만들었고, 어떻게든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물론 베리어도 산산조각 나긴 했지만요. 하지만 그럼에도 저지먼트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한편 로운은 가만히 웨이버를 바라봤습니다. 그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정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물 분자가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거센 물줄기와 파도가 서서히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로운이 거대한 파도를 생성해서 날렸습니다. 물과 물이 부딪히며 밀고 밀리는 싸움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정하의 능력으로 인해서 웨이버의 기술은 더더욱 약해졌고, 로운의 파도는 그 거대한 물줄기를 이등분냈습니다. 그리고 웨이버의 몸에 제대로 명중시켰습니다.
모두의 일격이 하나하나 들어가면서 웨이버는 무릎을 꿇고 고통스러워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웨이버의 머리쪽에서 뭔가가 약하게 펑하고 터졌습니다. 이어 웨이버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그녀가 쓰러진 곳 바로 옆에는 '작은 안테나' 같은 장치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상당히 작아서 떨어져있기에 겨우 보일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한편 마지막으로 혜우는 드론을 반으로 갈라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어 드론의 화면에는 'hypnosis control' 이라는 글씨가 잠깐 떠오르다가 이내 화면이 뚝 끊어졌습니다. 대체 이것은 무엇일까요? 이 드론은 대체 뭘 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응. 괜찮아. 혜우...너는 괜찮아?"
세은은 혜우의 말에 대답하면서 혜우의 몸을 살피려고 했습니다. 그 와중에 은우는 여전히 기절중인 상태입니다. 아. 볼이 너무 찰지군요. 쭉쭉 늘어납니다.
어찌되었건 웨이버는 쓰러졌습니다. 이대로 잡아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그와는 별개로 A룸과 B룸. 그리고 C룸에 쓰러진 이들 역시, 머리 부분에서 작은 폭발소리와 함께 작은 안테나 같은 장치가 툭툭 떨어졌습니다. 대체 이것은 무엇인걸까요? 물론 그 사실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다만 그와는 별개로 랑은 불길한 기운을 또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포세이돈 호는 아직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빠르게 진격하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가면 연구소와 정면충돌하고 아주 강한 폭발에 휘말리게 되는 불길한 기운만이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제가 식사를 해야해서..여기서 바로 시작하니까 이어주세요!! 어디로 가더라도 뭘 하더라도 자유에요!
웨이버가 결국 쓰러졌다. 그러나 랑은 어쩐지, 자신을 비롯한 다른 학생들의 공격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진 것이 아닌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이건 또 뭐야..."
쓰러진 웨이버의 옆에 자그마한 안테나 같은 것이 떨어져 있었기에, 랑은 그것을 집어서 일단은 넣어두었다. 다른 리버티 인원에게도 전부 이런 게 있나? 있다면 뭔가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웨이버가 쓰러진 사실 자체는 변함없었기에 랑은 웨이버를 적당히 눕혀두곤 웨이버를 쓰러트렸음에도 여전히 느껴지는 불길함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웨이버를 쓰러트리는 것이 중요하긴 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음을 다시 상기하는 데에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니... 지금 이 전함은 계속해서 연구소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끝까지 귀찮게 구는군..."
다시 생각해도 무모하기 짝이 없는 작전이다. 자신들이 목숨을 버려서라도 폭발시키고 말겠다는 의지가 쉽게 다져지는 건가? 랑은 미간을 찌푸리고 눈을 가늘게 뜬 뒤에, 포세이돈 호를 조종하는 것 같은 AI 컴퓨터를 찾아 움직였다. 문제는 랑이 이걸 어떻게 다루는 지 잘은 모른다는 것이고...
"그냥 부숴버리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조종사가 AI라면 조종사가 없어진 배는 멈추겠지- 같은 단순한 생각으로 랑은 삼단봉을 들어올려 있는 힘껏 AI 컴퓨터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 물줄기들을 어떻게 피했는지;;;;;; 내가 그렇게 날렵해졌을 리 없는데. 했다가 자지러지게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부여잡고 무너지기 시작한 웨이버의 목을 조른 순간, 어느새 몸 주변에 둘러쳐진 붉은 방어막이 눈에 띄었다. 이번에도 리라가 막아 줬구나. 대체 목숨 빚만 몇 번을 지는지.
@이리라 " 리라야, 고마워!! "
놀라운 건 그것만이 아니다. 이렇게 몸을 막 쓰는데도 안 아프다. 혜우가 치료해 줬구나. 그럼, 선배도 나았겠다!!!
@천혜우 " 혜우야!! 고마워!!! "
혜우는 이런 인사 거추장스러워할 거 같지만;;;; 무려 목숨 빚 진 거니까, 내가 인사하고 싶으니까, 그냥 했다. 그러면서도 여기 온 게 잘한 짓인가 하는 회의감은 든다. 가만있진 못하겠어서 따라왔지만, 다른 사람들 능력에 내내 빌붙고만 있잖아...
근데 퍼클도 몸은 사람 몸이랬던 거 같고, 부장도 웨이버의 일격에 여태 정신 못 차리시는 거 보면 그 말이 맞는 것도 같은데, 웨이버는 어케 아직도 능력을 쓰는 거람??! 난 그렇다 쳐도 나랑 언니한테까지 목 졸리고 있고, 부부장도 목에다 뭔가 조치를 하신 거 같구만.
할 때, 웨이버의 머리에서 뭔가 펑 터졌다.
" ??? "
그 직후 웨이버의 몸이 완전히 무너졌다. 정신을 잃은 모양이었다. 뭐야? 플레어처럼 머리에 폭탄이라도 있었나? 어리버리해서 살펴보니 안테나의 미니어처처럼 보이는 쬐그만 게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이건 뭐래? 주워다가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해 보려는데, 잠수함이 더 빠르게 움직였다. 아차차!!!! 아까 AI 컴퓨터를 부수다 말아서;;;;;;;; 후회막심이었다. 얼추 부서져 간다고 방심하지 말고 AI 컴퓨터를 박살냈어야 했어. 멍청이!!!! 늦게나마 AI 컴퓨터를 향해, 이제는 고철 덩어리가 되어 버린 파워슈트의 레이저총을 집어 던졌다. 그러고는 사이코메트리로 좀 전에 주운 미니어처 안테나(???)가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해 보고자 했다.
감정을 증폭하고 심리를 증폭한다?? 오맨들씨가 플레어 머리에 심은 칩이랑 비슷한 장친가?? 그럼 어, 유니온이 웨이버를 조종해서 깽판 치게 했단 거네??;;;;;;;;;;;; 리버티가 여태 사람 죽여 댄 거 생각하면, 다른 리버티들 머리에도 이거 달았겠고??? 이런 수박!!!!!!!! 골이 지끈거리고 열이 오르는 듯했지만 일단 부원들에게 알렸다. 떨어져 있는 부원까지 고려해서 인이어로 통신해서
@저지먼트 " 유니온이, 사람 감정 조종하는 장치를 웨이버한테 심어 놨었나 봐요!! " " 리버티들이 사람 마구 죽이려던 거 생각하면... 웨이버 말고 다른 리버티들한테도 심었을 거 같아요. " " 늦여름에 이미 심었던 모양이에요. 당사자들은 여태 모르고 조종당한 거 같은데요;;;; "
한양은 복도로 나와 주변을 가만히 살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것은... 아니요. 뭔가가 있습니다. 근처에 있는 창문을 바라보니, 탈출용 포트 하나가 빠르게 발진해서 나아가는 것이 보입니다. 아마 탈출용 포트의 창문에서는 D구역에 있었던 바로 그 소년이 있었던 것이 보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외에는 지금 무슨 상황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리버티 소속의 학생들이 혼란에 빠져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어리둥절하는 모습이 보였을 것입니다.
"뭐야? 대체 뭔데?" "우리 뭐 어떻게 해야 해? 이대로 계속 싸우면 되는건가?"
그 와중에 로운은 웨이버는 확실하게 확보했습니다. 당장 웨이버는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혜우가 웨이버의 팔에 진정제를 놓았습니다. 조금은 웨이버의 표정이 편안해지는 모습을 아마 볼 수 있지 않았을까요? 드론의 여러 잔해를 확실하게 챙긴 혜우의 손을 바라보고 있던 세은은 혜우를 쫓아간 후에, 자신의 손수건을 꺼냈고 그녀의 손에 감아주려고 했습니다.
어차피 쓸모없는 행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은은 그녀의 손이 걱정이 되는 모양입니다. 굳이 그렇게 손수건을 감아주려고 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어쨌든 혜우는 이것저것 집기 위해서 손을 움직였지만, 랑이 먼저 회수한 장치 이외에는 크게 뭐가 없는 모양입니다. 한편 랑은 안테나 장치를 회수했고 AI 컴퓨터를 서연과 함께 박살냈습니다. 이내 포세이돈 호의 전원이 완전히 꺼진 상태로 멈췄습니다. 내부는 완전히 어두컴컴해졌고 더 이상 움직이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어 여로는 그곳을 나와 C룸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엔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는 승아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 특별히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녀의 주변에 떨어져있는 안테나 장치를 제외한다면 말입니다.
"..으...으으...크으..."
그 순간 은우가 천천히 눈을 떴습니다. 자신의 몸을 반사적으로 만지면서 그는 표정을 찡그리면서 천천히 일어섰습니다.
리버티는 유니온한테 철저히 이용당했다. 자기들이 누구한테 조종당하는지도 모른 채. 그 통에 리버티는 자기들에게 해코지한 자들에게 보복하는 대신 아무나 마구잡이로 해치는 테러리스트로 전락했다. 리버티가 사람을 많이 죽여 댈수록 유니온은 (자기가 직접 죽일 사람은 줄어든다고) 쾌재를 불렀을까? 섬뜩하다.
" 수박... "
그나마 AI 컴퓨터가 박살나서 어떤 식으로 막 나갈지 모르는 잠수함이 멈춘 건 다행일까? 아니지. 이대로 조종하는 사람이 없으면 짤없이 침몰한다. 그럼 여깄는 사람 다 죽어................ 그니까 수동 조종! 수동 조종!!!
그때 부장이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듯했다. 다행이다!!!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가 바로 부장께 대대거렸다.
@최은우 " 부장! 지금 포세이돈의 AI 컴퓨터가 박살나서 수동 조종 안 하면 침몰할 거 같거든요?! " " 부장은 으누호 조종하셨으니까, 잠수함 조종하실 수 있죠?! " " 수동 조종이 가능한 데로 가 봐요!!! "
그때 나랑 언니도 사령실로 올라가자고 말해 줬다.
@나랑 " 네네!! 고마워요, 언니!!! "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사령실로 허겁지겁 올라갔다. 그곳에 수동 조종 장치가 있길 바라면서. 근데 조종 방법도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할 수 있으려나? 그럼 좋겠는데. 아니라도, 부장이 조종하실 수 있겠지???
>>516 어 어 어 서연이도 혜우가 >>160에서 힐 넣어 준 덕에 방방거리는 거예요. 정하한테도 힐이 들어가지 않았을까요 8989ㅁ8989 그걸 떠나 5렙 되면서 새로운 경지에 이르면서도 실전에서 너덜너덜한 심정을 있는 그대로 토로하는 모습이 정하답고 귀여워요!!!! ><
은우는 일어나자마자 바로 서연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웨이버가 쓰러진 것. 그리고 다른 이들 중에서 자신과 비슷한 상태로 다친 이들을 바라보며 그는 눈을 감았습니다. 이 애들은 정말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그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습니다. 여전히 몸이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들 수고했어. 그리고 미안해. 아무튼 조종할 수 있을 거야. 으누호가 이 포세이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었으니까." "누가 아니래? 맨날 다치기만 하고 말이야. 제대로 할 생각이 있는거야? 바보 오빠!" "아야야얏!"
툴툴거리는 세은은 바로 자신의 발로 은우의 다리를 걷어찼습니다.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는지 은우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표정을 찡그렸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네 사람은 바로 사령실로 들어섰습니다.
사령실 안에는 조종장치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기계장치가 있긴 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바닥에는 피를 흘리면서...정확히는 온 몸의 상처가 터져있는채로 죽어있는 남성이 있었습니다. 틀림없습니다. 이 자가 리버티를 이끄는 리더입니다.
"꺄아아악!" "뭐, 뭐야?!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너희가 그런 것은 아니지?!"
막 일어난 은우는 사태를 파악하지 못했기에 랑과 서연을 번갈아가면서 바라봤습니다.
한편 혜우는 붉은 머리가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여전히 기절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근처에서 안테나 장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붉은 머리를 흔들자 붉은 머리가 천천히 눈을 떴습니다.
"뭐...뭐야. 인간. 또 뭐야. 나에게서 뭘 얻어내려는거야?!"
몸에 힘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적대적인 감정은 아직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기력이 없기에, 힘이 없기에 여전히 그는 몸이 축 늘어진 상태입니다. 그저 작게 으르렁소리를 낼 뿐입니다.
여로는 승아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습니다. 저지먼트를 도와라. 그 말을 들은 후, 승아를 천천히 흔들자 승아는 천천히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여로를 바라보면서 말했습니다.
"...저지먼트..." "...뭐죠... 또 저에게 무슨 볼일인거죠?"
목소리는 적대적입니다. 하지만 공격적인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습니다.
한양은 창문 너머의 탈출용 포트를 자신의 염력으로 잡아당기려고 했고, 로운은 바로 그의 옆에서 능력을 써서 탈출용 포트의 속도를 줄이려고 했습니다. 실제로 두 능력은 제대로 통했고, 탈출용 포트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서서히 멈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습니다. 포세이돈 호에 뭔가가 강하게 충돌했고, 안에 있는 모두가 흔들려서 넘어질 정도의 진동이 느껴졌습니다.
다른 이들은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겠지만, 한양과 로운은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부딪친 것은 다름 아닌 여기에 오기 전에 침몰했떤 '으누호'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제로 쓰리, 그리고 제로 파이브가 있었습니다. 제로 쓰리의 능력으로 으누호를 건저올리기라도 한 것일까요? 이어 제로 파이브는 자신의 능력을 펼쳐서 가상현실을 구현했습니다.
ㅡ싸운다고 고생했습니다. 저지먼트. ㅡ하지만 이미 우리의 목적은 달성했습니다. ㅡ모든 것이 끝이 났으니 단념하십시오. ㅡ당신들은 아무 것도 막을 수 없습니다. ㅡ종말의 그 순간이 다가오는 것을 기대하십시오. ㅡ모든 것은 유니온님을 위해서.
이어 제로 파이브의 기계음이 모두의 머릿속으로 직접적으로 전해졌습니다. 가상현실을 만들어서 직접적으로 음성을 전달한 모양입니다. 이어 제로 파이브는 탈출용 포트를 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제로 쓰리와 제로 파이브, 그리고 으누호는 그대로 팟하고 사라져버렸습니다. 탈출용 포트를 회수한 것은 그렇다고 쳐도 '으누호'는 대체 왜 회수한 것일까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9시 10분까지! 남아있는 한 방은 바로 이것이었지만..이게 뭘 의미하는지는... 이제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길게요!
잠시 침묵하던 백색은 은우에게 자신이 본, 아라의 기억을 짧게 공유하였다. 왜 저곳에 저 시체가 있는가. 사실, 진작에 해주는 게 맞았겠지만, 상황이 급박해서 그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걸 우리 탓이라 하는 건 너무 믿음이 없는 거 아닐까. 백색은 슬쩍, 은우를 바라보았다. 그 후 백색은 한숨을 옅게 뱉은 뒤-
"...."
으누호를 회수하는 기계장치들을 보았다. 무감각한 하얀 시선에는 그 어떤 감정도 없었고, 그저 지나가는 산들바람이라도 되는 양 평온하게 움직였다.
세은이가 걱정이 많았는지 툴툴거리며 부장을 걷어차자, 부장이 진짜로 아프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며 바르르 떠셨다. 대체 얼마나 심하게 다치신 거야? 혜우가 치료도 해 준 거 같은데, 아직도 이 정도면 @ㅁ@;;;;;; 리라 팔찌가 없었음 나도, 선배도, 청윤이도, 정하도 저 지경까지 다쳤을까? 상상하니 숨이 턱 막히는 것 같다.
그래도 꾸역꾸역 사령실로 올라갔으나...
" !!!!!!!!!!!! "
이번엔 진짜로 숨이 턱 막혔다. 피칠갑이다. 온몸이 터져 버린 시신. 이경이가 웨이버의 기억을 통해 확인한 현장. 수경이가 납치됐을 당시에 끔찍하게도 봤던 시신들과 겹쳐 보인다. 치미는 구역질을 가까스로 삼켰다.
@최은우 "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웨이버랑 다른 능력자에게 저흴 막으라고 시켜 놓고 혼자 도망치려고 했나 봐요. " " 그래서 저희가 오기 전에 웨이버가 살해한 거 같아요... " " 이경이가 확인한 기억상으론 그랬어요... "
그렇게 말하면서 시신을 치우고 제 재킷으로 피를 닦아내고자 했다. 생고기를 연상시키지만 섬뜩하고 축축한 감촉에 다시 구역질이 날 거 같았지만 애써 삼켰다. 쳐다보기도 끔찍하지만, 어느 정도는 치워 놔야 부장이 이 잠수함을 조종하실 수 있을 거 같아서
흘러내린 혈흔의 흔적과, 그 원인을 보고서 금은 눈가를 살며시 찌푸린다. 그때 충격이 일어나면 금이야 넘어지지 않으려 했으나 넘어지고 말았을까. 바닥을 짚고 일어나니 파손 된 건 아닌지 내부를 살핀다. 그때야 머릿속으로 목소리가 들리면 다른 이들에게도 들리는지 심각한 표정으로 사령실의 다른 이들을 바라보았을까. 목소리가 끊기면 금은 대장-은우-를 바라보았으니, 걱정스럽다는 표정이다.
세은이가 걱정이 많았는지 툴툴거리며 부장을 걷어차자, 부장이 진짜로 아프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며 바르르 떠셨다. 대체 얼마나 심하게 다치신 거야? 혜우가 치료도 해 준 거 같은데, 아직도 이 정도면 @ㅁ@;;;;;; 리라 팔찌가 없었음 나도, 선배도, 청윤이도, 정하도 저 지경까지 다쳤을까? 상상하니 숨이 턱 막히는 것 같다.
그래도 꾸역꾸역 사령실로 올라갔으나...
" !!!!!!!!!!!! "
이번엔 진짜로 숨이 턱 막혔다. 피칠갑이다. 온몸이 터져 버린 시신. 이경이가 웨이버의 기억을 통해 확인한 현장. 수경이가 납치됐을 당시에 끔찍하게도 봤던 시신들과 겹쳐 보인다. 치미는 구역질을 가까스로 삼켰다.
@최은우 "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웨이버랑 다른 능력자에게 저흴 막으라고 시켜 놓고 혼자 도망치려고 했나 봐요. " " 그래서 저희가 오기 전에 웨이버가 살해한 거 같아요... " " 이경이가 확인한 기억상으론 그랬어요... "
그렇게 말하면서 시신을 치우고 제 재킷으로 피를 닦아내고자 했다. 생고기를 연상시키지만 섬뜩하고 축축한 감촉에 다시 구역질이 날 거 같았지만 애써 삼켰다. 쳐다보기도 끔찍하지만, 어느 정도는 치워 놔야 부장이 이 잠수함을 조종하실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때 뜬금없이 낯선 목소리. 아니, 어쩌면 들어본 듯도 한 목소리가 머릿속을 울렸다. 크리에이터 목소리랑 비슷한 거 같은데? 목적을 달성했다니? 무슨 말이야??? 하다가 종말, 유니온 운운하는 말이 나온 순간 경악했다. 제로 중에 크리에이터 짝퉁인가 보네!!! 그럼 목적을 달성했다는 건... 유니온의 목적은 퍼클급 능력을 갖춘 제로 시리즈 7기를 확보해서 인첨공 전체를 박살내는 거니까................ 제로 시리즈 7기를 모조리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거?? 검은 샹그릴라까지 완전히 쓸 수 있게 됐고??!! 이런 수박!!!!!!!!!! 이제껏 동동거린 게 다 헛수고고 유니온한테 놀아난 거야??? 아, 현타 온다......................
시신을 치우고 앉았는 끔찍함에 크리에이터 짝퉁이 나불댄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폭언이 절로 나왔다. 유니온한테 닿을 리는 없겠지만
" 유니온 이 똥X멍에 수박을 처넣어도 시원찮을 수박 자식!!!!! 뒤로 자빠지든 앞으로 자빠지든 뒤통수랑 안면이 쌍으로 깨져라!!!!!!!!!!!!! "
세은에게 다리를 걷어차이는 것도 이해는 간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며, 자신과 서연을 번갈아 바라보는 은우에게 짧게 대답한 랑은 시체를 적당히 피해 사령실 내부를 살펴보았다.
"뭐, 방해되면 치워주랴?"
시체를 적당히 한 쪽에 밀어놓는 게 전부긴 하겠지만, 조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은우에게 의견을 묻던 랑은. 여러 기계장치 중 뭐가 조종간일지 살펴보려는 듯 시선을 돌렸다. 생각해 보면, 사령실에는 함내 방송을 할 수 있는 장치도 있을 법 한데. 마이크 비스무리한 것이라도 있을까 한 번 찾아본 뒤, 발견했다면 마이크가 작동하는 지 역시 확인하고 나서 마이크를 툭툭 건드렸을 것이다.
"아, 아."
랑은 마이크에 대고 가볍게 목을 가다듬은 뒤 말을 이었다.
"함 내에 있는 리버티 떨거ㅈ... 아니, 잔당은 들어라."
잠시 말을 쉬면서 은우가 조종간을 찾는지 살펴보다가, 서연을 바라보며 따로 말을 꺼낸다.
@서연 "저 녀석이 조종간을 못 찾을 수도 있으니까, 능력으로 한 번 확인해 줘라. 누구든 만졌으면 알 수 있겠지."
그러고 보니 시체 치우고 피 닦느라 바빠서 뭐가 조종 장친지 확인을 못 했네. 부장은 우리 잠수함을 조종해 보셨으니 금세 알아보실 것도 같지만 혹시 몰라 서연은 기계 장치로 보이는 것들에 손을 대고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해 봤다. 이 잠수함 수동으로 조종하는 장치는 이 중에 어떤 건데?! 알려 줘!!!
은우는 이경이 공유해준 기억, 그리고 서연의 말을 들으면서 아랫입술을 깨물었습니다. 조용한 목소리로 '바보 자식'이라는 중얼거리는 것이 들렸을지도 모릅니다. 이어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은은 은우의 오른손을 꽉 붙잡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지금은 아무런 말도 하지 말라는 듯이. 일단 돌아가는 것만 생각하자는 듯이. 이어 정하의 목소리가 들리자 은우는 가만히 정하를 바라보긴 했지만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진 않았습니다.
한양은 남아있는 잔당들을 체포했고, 랑은 마이크에 대고 방송을 했습니다. 남아있는 잔당들은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가만히 손을 들어올리고 항복했습니다. 그리고 그 방송을 승아 역시 들었습니다.
"...그렇구나. 다 끝났구나. ...알았어. 항복할게요."
이어 승아는 자신의 능력을 발동했습니다. 그러자 포세이돈 호는 서서히 근처에 있는 육지 쪽으로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조금 당황했을지도 모르지만 레이더는 분명히 육지 쪽으로 천천히 향하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이들에게 더 이상 저항의 의지는 없어보였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붉은 머리는 혜우를 가만히 바라봤습니다.
"칫..."
아주 작게 혀를 차던 그는 혜우의 손을 꽈악 잡았습니다.
"배신하지만 해봐. 죽여버릴테다. 인간."
안테나가 빠진 지금. 조금은 헤우의 말이 그에게도 닿는 모양입니다. 어쨌건 그것과는 별개로 은우는 가만히 마이크를 들어올렸습니다. 이미 그도 으누호를 회수한 것. 그리고 목적을 달성했다는 제로의 목소리를 분명히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저지먼트에게 고할게."
"일단 다들 수고 많았어. 우리들의 이번 작전은 어쩌면 조금 찝찝하게 끝났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의미는 있었어. 우리가 이들을 막지 않았다면 더욱 큰 희생을 치뤘을테니까. ...웨이버를 쓰러뜨린다고 정말로 수고했고, 아무런 도움도 못된 것은 미안해. ...그리고 다시 한 번 정말로 고생이 많았어."
"하지만 너희들도 들었지? 제로의 목소리를. 그리고 으누호를 회수해간 것도. 으누호의 엔진은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로 돌아가. 즉 아직 저 전함에는 뉴르로미니컬 에너지가 남아있었을거야. 그것마저도 제로는 회수해간거야. 그리고 종말의 순간을 거론했어."
"앞으로 딱 3주의 시간을 줄게."
"나는 여기서 빠지겠다면 빠져. 이후에는 절대로 정의감이나 사명감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가 된거고... 나는 저지먼트 부장으로서 이번만큼은 너희들에게 함께 하자고 이야기할 수 없어. ...무슨 일이 벌어질진 모르겠지만... 너희들이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사태가 된 것일 수도 있어. 그러니까... 이후에 나랑 함께 할지. 아니면 여기서 빠질지 3주 동안 생각해봐."
"오빠?! 무슨 소리야! 또..."
"이건 이전과는 다른 사태야. ...나는 저지먼트 부장이고, 부원들에게 '죽어달라'는 말은 못 해. 그러니까... 말하는 거야. 지금 답을 하진 마. 이번만큼은... 진짜 이 이후만큼은 정말로 '죽을 수도 있어'. ...그러니까... 빠지더라도 원망하지 않아. 아니. 오히려 빠지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야. 이건... 이제는 퍼스트클래스들이 움직여야 할 사태니까."
그의 목소리는 이전과는 다르게 상당히 무겁고 진지했습니다. '종말'. 그것이 거론되는 이상 더 이상 저지먼트가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 사태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은우는 저지먼트 부장으로서 이렇게 지시를 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3주. 3주동안 신중하게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끝까지 저들과 결전을 치룰 것인지. 아니면 여기서 빠진 후에, 안전을 추구할 것인지.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그 누구도 탓하지 않겠지요.
/사실상 진행 레스는 여기까지이긴 한데... 자유롭게 작성해주세요! 오늘은 진짜 에필로그 개념이라서 짧아요!
" 나는 3초 만에 정했어. 지금 답하지 말래도 지금 답해야겠네. 나는 안 빠질게. 내 성격 알지? 절대 사명감이니 정의니 해서 싸우려는 건 아니야. "
한양은 주머니에서 막대사탕을 까서 입에 물고 말한다.
" 어차피 피하면 반드시 죽는 일이잖아. 누군가가 해주길 기다린다는 마인드를 가진 순간부터 나는 이미 죽었어. 나는 살고 싶으니깐 싸우려는 거야. 살기 위해 죽을 각오로 말이야. "
" 그냥 그대로 순응하면 죽잖아. 하지만 싸우면 일말의 희망이라도 만들 수 있잖아. 다른 애들은 모르겠는데 나는 이미 답이 정해졌다고 생각되네. 나는 아주 짧은 나만의 평화를 누리겠다며 죽음을 기다리는 건 너무 싫어. 안 싸운다고 해도 구석에서 벌벌 떨면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 "
" 그럴 거면 그냥 싸울래. 그때 죽으나, 저때 죽으나 시간도 얼마 차이 나지도 않아. 나도 솔직히 진짜 싸우기 싫어. 만약 이게 종말급의 스케일이 아니었으면 알아서 빠졌을 거야. 나는 더 이상 이 생활을 하기 싫은 걸.. 이제 좀 평범하게 조용히 살고 싶단 말이야. 리버티고 그림자고 유니온이고 다 때려치우고.. "
종말이라. 가까우면서도 먼 단어라, 백색은 생각했다. 온갖 매체에서, 가상의 이야기속에서 멸망이란 단어는 쉽고 가볍게 소모되는 경향이 있었다. 묵직한 두 글자가 자신에게는 닿지 않을 것이란 믿음에서 오는 이유인지. 게임, 만화, 소설, 온갖 곳에서 종말이란 말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백색은 지금 이 단어가 멀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중력과 현실이 마구잡이로 흔들리는 걸 봤다. 열기로 하늘이 타오르고, 파도가 생명을 가지는 것도 백색은 두 눈으로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제 끝이 다가오고 있다.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생각을 정리한 백색이 문득 떠오른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손을 들었다. 아직 검은 장갑을 벗지 않은 가느다란 손이 스윽, 질문을 하는 학생처럼 들어올려졌다. 표정은 무감각했으며 어조는 평온하기 짝이 없었다.
"혹시 이 과정은 모카고 저지먼트 전통인가요."
그래서, 이렇게 내뱉은 말이 농담처럼도 들렸다.
"이전부터 비슷한 말을 들었고, 결과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만."
모카고 저지먼트에 어떤 큰 일이 생길 때마다 은우는 이렇게 말했다. 오지 않아도 된다, 고민을 해보아라. 솔직하게 도와달라고 말한 적이 없진 않지만, 그보다는 이렇게 괜한 출구를 열어두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체로, 코뿔소 무리가 적들을 향해 뿔을 치받는 일로 이어지곤 하였다. 담담히 제 기억 속에서 이런 은우의 태도가 몇 번이나 반복되었던가를 되새겼던 백색은 양궁가방을 챙겨들고, 딱히 대답은 바라지 않은 채 몸을 돌렸다.
종말이라는 말을 듣고 데구르르 굴러가는 혜성의 눈동자는 딱히 어디에도 고정되지 않았다. 종말. 무겁고 동시에 퍽 와닿지 않는 단어 아니었던가. 잠시간 혜성의 눈동자가 먼 어딘가를 향해 물끄러미 고정됐다. 어찌하고 싶은가,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들 정해진 답은 없었다. 언제나, 항상. 늘 그러하듯, 준비할 겨를도 없이 답을 내야한다. 게다가 지금은-
준비할 시간을 주고 있으나, 이미 답은 정해져 있지 않나. 온갖 색채들로 물들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풍경을 눈에 담은 채 혜성은 느리게 눈 깜빡인다.
"굳이 말해야하나."
나는 객성이고, 이곳은 이미 내가 자리잡기로 결정한 천구이니.
"나는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그냥 지켜볼 뿐이야."
자리잡기로 결정한 천구를 쉬이 포기할 객성이 어디 있나. 혜성은 가까이에 있음이 분명할 금이의 어깨에 팔 뻗어 감싸며 느릿하게 매달렸다.
웨이버도 쓰러졌고, 더 이상의 저항의 의지가 없다는 것은 곧 구태여 무언가를 할 일도 없다는 뜻이었다. 잘 해곃된 것인지는 그녀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최소한 큰 문제 없이 해결된 것은 맞긴 하겠지.
"항복할 때를 잘 잡는건 좋은 검다~ 이쪽도 괜히 다친 사람을 늘리는 건 사양이니까여."
하지만 이걸로 일이 전부 끝날 리는 없지. 어쨌든 제로는 버젓이 있었고, 종말까지 거론하면서 확실하게 휘어잡으려 하고 있었다. 뉴트로미니컬 에너지... 어차피 이쪽이던 저쪽이던 누구 한쪽이 끝나지 않는 이상 이런 진흙탕 싸움은 계속될듯 하지만...
적어도 그녀는 누군가의 경고를 곧이 곧대로 듣는 이도 아닐 뿐더러 그렇게 순순히 행동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전과는 다른 사태라고 하는 말도 이젠 몇번이나 들었는지 모르겠슴다~ 그리구 죽을 위험이라던가, 굳이 사지로 들어가도 말릴 수 없다던가, 죽어달라곤 못하지만 죽을 수도 있기에 피하라는 말을 듣고서 쉽게 물러날 거라면 이 일을 하지두 않았겠져."
종말, 그 무겁고 어두운 단어가 내재되어있던만큼 은우의 목소리는 여느때와 달리 무겁고 진지하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어쩌랴, 그동안 저지먼트가 움직이지 않아도 될, 움직이면 안될 일들도 굳이 완장을 벗어던지면서까지 온 길이다. 정말 저지먼트로서의 일만 하고 싶었다면 그만둘 일, 피할 일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래서, 그 퍼스트클래스들이 우루루 몰려가서 상대한다구 말끔하게 해결 할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있슴까? 어차피 저기서 뭐라 안한다믄 쪽수로 밀어붙여도 되는 거잖아여~"
끝까지 나아가면 말 그대로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벗어나면 적어도 인첨공의 평범한 학생으로서 안전해질 수는 있었다.
"3주동안 벌크업 해오라는건 좀 빡센거 같은데... 까짓거 한 번 해보져!"
은우가 준 3주의 시간은 분명 충분히 생각하고 이 뒤의 일들을 결정하라는 뜻이겠지만, 그녀는 이미 결론을 낸 모양이다.
"머, 이런 일 말고도 목숨을 위협받는 일은 누구씨 덕분에 수십번이고 해봤구... 이미 죽을 뻔한 일들도 많았는데 말임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셔서일까. 웨이버의 살인이 부장께는 매우 쓰라린 일인 모양이다. 부모의 원수가 아직도 본인을 포함한 퍼클들의 목숨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입장인 것만으로도 머리도 맘도 복잡하실 텐데, 절친이 살인자로 전락하기까지 했으니, 많이 힘드시겠다. 그런 생각이 절로 들지만, 내가 함부로 위로하고 어쩌고 할 영역은 아닌 거 같다. 당장 세은이부터가 부장한테 참으라는 듯 손 잡고 고개를 젓고 있으니.
그나마 좋은 일은, 나랑 언니의 합리적인 위협(???)이 효과를 본 거 같다는 거다. 리버티들이 저항을 포기했는지 잠수함이 한결 잠잠해졌고, 이윽고 엘리베이터가 느릿하게 올라가는 것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잠수함이 물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나 보다. 일단은 살아서 햇빛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앞으론 어째야 할까..................................
막막한 가운데 부장이 크리에이터 짝퉁의 얘길 들었냐면서, 3주간 시간을 줄 테니 계속 함께할지, 빠질지 결정하란다. 이제는 마음가짐만으론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경이라면서.
반박할 수가 없었다. 여태 살해당하기 무서워서, 살아남으려면 뭐로든 보탬이 돼야 할 거 같아서 출동할 때마다 꾸역꾸역 꼈지만, 그럴수록 나는 있으나 마나인, 아니, 어쩌면 있는 게 짐일지도 모르는 존재임을 절감해 왔기 때문이다. 내가 낀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게 아니고, 내가 빠진다고 상황이 나빠지는 것도 아닌데, 굳이굳이 참여할 이유가 있나??
그런 생각이 굳어져 갈 때 불쑥 의문이 솟구쳤다. 3주? 유니온 측은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난 모양인데, 3주나 생각할 여유가 있나? 그 사이에 유니온이 일을 쳐도 치겠는데???;;;; 설마 부장이 14만 원의 제곱이고 뭐시고 쌩까고 퍼클끼리 닥돌하려고 저러시나???
@최은우 " 어, 그, 저... 부장;;;; 크리에이터 짭의 말대로면 쟤넨 준비란 준비를 다 끝낸 거 같은데요... " " 저희 3주나 생각하고 있어도 되나요?;;;;;;;;;;;;; " " 생각하는 사이 유니온이 시밤 쾅 하고 다 박살내 버리는 거 아니래요???;;;;;;;;;; " " 설마, 3주는 핑계고 이승 탈출 넘버원 찍으러 가시려는 건 아니죠??;;;;;;;;; "
세은이가 걱정할 만해 걱정할 만해;;;;;;;;;;;;;;;;;; 그렇게 조마조마해하는 사이 선배의 말에 피가 얼어붙는 듯했다. 다 같이 시한부 신세인 게 현실인데도 선배가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건, 상상하기 끔찍했다. 전처럼 안 죽을 거라고, 함께 살 거라고 말해 줬으면 싶지만... 그런 말이 터무니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도 안다.
그렇다면, 나는, 어째야 할까.
숨이 잘 안 쉬어지는 듯해 애써 심호흡을 하다가 선배에게 전할 영상 편지에서 했던 말이 생생해졌다.
" 나도 노력할게. 선배한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
그래. 이번엔 내 차례다.
@강철현 " 죽는 얘기부터 하고 그래... " " 지금은 살아 있으니까. " " 죽기 위해 살진 말자. " " 살아서 뭐할지 생각하자. 선배!! " " 그럼 그게 뭐든, 나도 같이 할게!!! "
상황 종료. 리버티는 항복했고, 포세이돈은 육지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결국 이번에도 저지먼트는 승리했다. 그러나 정말 완벽한 승리인가 묻는다면, 확신할 수 없는 것 역시 사실이었기에. 랑은 은우가 꺼내는 말에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결국 빼앗긴 뉴트로미컬 에너지와 종말의 거론.
그래, 정말로 이젠. 학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만 남았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무작정 함께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말 죽음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며 떠날 사람은 떠나라는 말을 꺼내고 있는 것이겠지.
주어진 3주 간의 유예. 랑은 빤히 은우를 쳐다보다가 하품을 했다.
"3주 휴가인가."
휴가라는 말. 휴가는 결국 끝이 나고, 다시 일을 하기 위해 복귀해야 함을 의미하기에. 랑은 별 망설임 없이 그런 말을 꺼냈다.
"나쁘지 않지, 저지먼트로 있으면서 이렇게 길게 쉬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방학 때도 저지먼트는 저지먼트. 랑은 3주간 주어지는 유예에 대해 그런 감상을 꺼내면서, 회수해 온 채찍을 잘 말아 묶고 허리춤에 걸었다.
다른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 즉답을 하는 녀석들도 있고, 고민하는 녀석들 역시 보인다. 어느 쪽이든 잘못된 건 아니다. 대체 누가 여기서 완벽한 답을 낼 수 있단 말인가. 그렇기에 랑은 그들에게 무어라 말을 건네지는 않았다. 그 대신이랄까. 은우를 향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그런데, 도망갈 방법이 존재는 하는 건가? 어차피 우린 여길 못 나가."
엄밀히 말하면... 시도해보지 않았으니 알 수 없지만, 유니온이 그걸 내버려 둘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대의 같은 걸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온 게 아니니까, 결국 달라지는 건 없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사라지면 죽는 거나 다름 없지. 결국 어느 쪽이든 나한텐 똑같다."
금은 제 팔짱을 낀 채 서있었으니, 3주의 시간을 주겠다는 대장의 말에 그저 눈가를 좁히며 인상을 찌푸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부장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 것이야,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길이 될 것이 분명하다. 금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젓는다. 감옥과 같은 이 도시에서 '종말'을 피해서 도망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도망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었고, 이제는 물러설 수 없는 상태였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계속돼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으니. 금은 일말의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어버리기로 했다. 성서 속 아마겟돈의 대결전이라도 죽음의 공포 따윈 금에게 없었다. 반대로 차가운 각오만이 남았으니 금은 제 어깨에 닿는 느낌에 고갤 돌려 혜성을 바라본다. 그래, 나에겐 이제 바라던 삶이 있는 것이었으니.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물러 설 수 없었다. 금은 고개를 돌려 혜성을 바라보며 어정쩡한 미소를 짓는다.
웨이버를 쓰러뜨렸을 땐 일시적으로나마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직후 발견한 안테나는 그의 정신을 또다시 큰 폭으로 뒤흔들어 놓았고, 곧장 정신을 갈무리할 틈도 없이 일어난 일들을 무진장 겪고만 있으면 애당초 이 모든 것들의 근원이 어디였는지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무력감이 몰려온다.
"지긋지긋하네., 정말..."
누구에게도 닿지 않을 조소 섞인 웅얼거림이 허공을 의미없이 메우다 흩어진다. 웨이버가 만들어낸 시체에서는 죽음의 냄새가 나고 있고, 부장은 우리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상기시키려 들었다. 우리에게 죽으라고 말할 순 없다. 이번에야말로 죽게 될지도 모른다. 참여는 자유다. 거기에 대고 뭐라 말할 수나 있을까. 당신의 심정 또한 이해한다. 그가 저 자리에 있었어도 친구들에게 죽을지도 모르는 일을 강요할 순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안 하면? 그럼 온전히 남은 생을 살아갈 수 있나요? 아닐 텐데요. 이제 와서 손 놓고 가만히 있어도 무조건 죽어요. 인첨공에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단 한 명도 남기지 않고 힘만 강한 개자식의 손짓에 스러져가겠죠..."
게다가 이리라는 저지먼트다. 지금 발을 빼 봤자 이제까지 해온 일만으로 저들에게 충분히 눈엣가시란 말이다. 만약에, 극히 적은 확률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삶이 이어진다 한들 이미 그런 포지션인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을 꾸려나갈 수 있을까.
"솔직히 우리한테 실질적인 선택권 같은 건 없어요. 애초에 여기 탈 때부터— 아니. 한참 전부터 편도 티켓이었잖아요. 죽음이 두렵고 말고를 떠나서 퍼스트 클래스와 높으신 분들 얼굴에 스크래치 낼 때부터 저희가 걸을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었어요. 아시잖아요."
게다가 우린 이미 너무 많은 죽음을 지척에서 겪었다. 이제 와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저 밖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섞이긴 늦었으리라.
"그리고 전, 0퍼센트와 0.00001퍼센트는 어쨌든 다르다고 생각해요. 만약이라는 가능성이 무의미하게나마 존재하는 이상 가만히 뜬 눈으로 일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리긴 싫네요. 발버둥이라도 쳐 봐야죠."
문득 머릿속에서 한 노래 구절이 흘러간다.
*돌아갈 수 있다 해도, 사랑해 버린 모든 건 이 별에 살아 숨을 쉬어, 난 떠날 수 없어.
돌아갈 수 있다 해도 그런데 이쪽은 돌아갈 길마저 요원하다. 그렇다면 적어도 사랑해 버린 모든 게 있는 방향으로 걸어가야지.
"...만인의 힘을 빌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혼란과 파괴, 그리고 어떻게 할 수 없는 절망만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럼에도 하겠다고 한다면 말릴 수는 없지만..."
"응. 오히려 수많은 이들이 죽고, 다치고... 이걸 틈타서 엄청난 범죄가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적어도 정하의 말에 은우와 세은은 확실하게 부정적인 입장인 모양입니다. 무엇보다 그 계획이 그대로 흘러갈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필시 검열을 당하고, 아무런 정보도 퍼뜨리지 못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혹은 흔한 '종말론' 취급이나 안 받으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고 은우는 판단하는 모양입니다.
그렇기에 은우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가요. 이번 일만큼은 퍼스트클래스들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아니. 아직은 괜찮을거야. ...이전에도 계속 거론이 되었던 '종말'은 12월 말이었던 모양이니까. 적어도 그때까지 시간은 있을 거야. 만약 그게 아니라고 한다면... 그땐 우리들이 어떻게든 막아내야지. 그러기 위해서 존재하는 거니까. 우리들은."
우리들. 아마도 그건 퍼스트클래스를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은우는 들려오는 말들에는 따로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혜우가 있는 곳에선 붉은 머리가 콧방뀌를 뀌면서 "주제 넘게 굴지 마! 인간! 누나라고 부를 마음 없거든?!" 이라는 톡 쏘는 목소리를 냈으맂도 모릅니다.
어쨌든 포세이돈 호는 무사히 육지에 도착했습니다. 이어 은우는 안티스킬에게 전화를 했고, 머지않아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휘하 부대를 이끌고 리버티 멤버들을 하나하나 체포하기 시작했습니다. 붉은 머리는 어떻게든 혜우가 빼돌렸거나, 혹은 혜우가 뒷거래를 해서 끌려가진 않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남은 이들은 모두 크리에이터에게 체포되었습니다.
점점 차가워지는 겨울날. 이제 정말로 마지막 한단계가 남은 모양입니다. 정말로 평화로운 인첨공. 그 미래가 결정되는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그 미래를 그들은 잡을 수 있을까요?
-Fin
/챕터3 클리어 축하드립니다! 클리어 특전으로... 계수 5%를 레벨5 제외 전원에게 다 드리도록 할게요! 셀프 정산하시면 되겠습니다! 이후 사이드 스토리 하나와 챕터4 예고편을 작성해서 올릴게요! 다들 수고하셨어요! 챕터3 하신다고요!
"나는…… 반대하지요. 스트레인지에서 그걸 뿌린다면 찬동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태오는 안타깝다는 듯 웃음을 흘리더니 소매에서 무언가를 꺼내 정하를 향해 받으라는 듯 던졌다. 정하가 받았더라면 M 각인이 새겨져 있는 검은색의 동전이 손을 굴렀으리라.
"어찌 되었든 인첨공은 정부에서 주도하는 프로젝트지요. 이 기밀을 그대로 표출하고 싶다면… 그래도 괜찮아요……. 기회 노린 승냥이나 고작 유니온의 친구가 되어주기 위해 머리를 따여 새장 속에서 레벨의 불공평함을 겪으며 자랐다는 사람들을 모두 통제할 수 있다면."
메트로폴리스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동전.
"모든 게 해결된 이후엔 국가 전복까지 갈지도 모르지……. 정치를 하고 싶다면 그래도 되겠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위험하답니다. 우리만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일은 아니라고 봐요."
태오는 가볍게 눈을 휘어 웃었다.
"딱히 내가 그런 건 아니고, 결국 그 서류가 퍼지고 나면 저지먼트랑 유니온이랑 싸운다는 건 모두가 알게 될 거고, 둘 다 죽으면 스트레인지 깊은 곳 늙은이들은 개이득이거든……. 최선을 다해 방해하려는 세력이 늘어날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딱히 내가- 개이득인 건 아니고요……. 은우한테 처맞긴 싫어서…… 애써 양심을 꺼내 반대를 해본답니다."
섣부르게 시도하겠다고 하긴 어려운 계획이다. 다만 끝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무참히 삭제되는 것보다는 조금이나마 본인 살 터전을 지키는 데 보탬 되고 싶은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긴 하다. 때문에 리라는 조금 더 신중히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ㅡ저지먼트와 리버티의 싸움 현장에 잠입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제 2학구의 오지덕 박사의 연구실입니다. 그곳에서 제로원은 지덕에게 보고를 올렸습니다. 생각도 못한 '웨이버의 데이터 획득'에 오지덕 박사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렇다면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겠구나. 최종 단계를 말이야."
ㅡ물론입니다. 지금부터 제로 식스의 개발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크크큭. 알았다. 제로원 프로젝트가 드디어 막을 내리게 되겠구나. 언제쯤 완성이 될 것 같나?"
ㅡ예정대로라면 12월 23일입니다.
12월 23일. 그건 계속해서 언급되던 바로 그 날짜입니다. 아마도 그 날이 모든 결판의 순간이 되지 않을까요? 어쨌건 날짜를 보고한 제로원은 그대로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지덕은 웃음소리를 크게 내면서 광기어린 표정을 지었습니다.
"드디어... 드디어 때가 되었다." "안전이니 뭐니, 인권이니 뭐니 중얼거리던 어리석고 나약하기 짝이 없는 과학자들에게 과학의 위대함을 보여줄 수 있는 때가 되었단 말이다." "크크큭..크하하하하...크하하하하하하하하!!" "증명해주마. 정도를 넘어서기에 과학의 발전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광기 어린 그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귀가 아플 정도로 날카롭기 그지 없었습니다. 이내 그는 허수학구로 향했습니다. 자신의 연구실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천천히, 천천히 아래로 향했습니다.
"얼간이 박형오 같으니라고... 네 녀석은 나약하기 짝이 없었기에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거다." "아무튼 요즘 것들은 말이야. 과학의 발전에 이바지할 생각이 전혀 없어." "식물인간이 되었다고 했던가? 크크큭.. 지켜보도록 해라. 우리가 이루는 과학의 성과를 말이다!!"
"...흐응..." "...그렇단 말이지? 아무 것도 모르고 그렇게 좋아한단 말이지?" "그렇다면 끝까지 이용해줘볼까? 후훗." "알겠습니다. 유니온 님." "모든 것은 유니온님의 뜻에 따라서..."
하나뿐인 소중한 여자친구를 잃고, 나는 별 의욕 없이 살아가고 있었다. 한번 만나려고 시도했지만, 재활시설에 있었고 날 만나기 싫어한다는 말 뿐이었다. 이런 일을 겪는다면 세상이 무너진다거나, 몸이 무거워 꼼짝달싹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차라리 그랬으면 더 나았을 것 같았다.
헤어진지 몇년 쯤 지났을 때였을까? 누군가가 나에게 접근해 말을 걸었다.
"...가 지금 어딨는지 알고 싶지 않나?" "...알려줘."
그렇게 찾아간 곳은 2학구였다. 2학구 병원에서 일하는 그녀를 볼 수 있었다.
'분명, 간호사 면허를 준비했다가 말아먹었다고 했었지.'
힘들어보이긴 해도, 즐겁고 보람차게 일하는 것 같았다.
"마음은 좀 정리가 되었나?" "...고마워." "고마우면, 나중에 다시 만나서 천천히 상담하지 않겠나?"
>>645 어떤 면으로는 적들을 좀더, 쉽게 드러낼 방법이기는 하다. 전면전으로 간다면 머릿수가 필수일테니까. 부담되는 반동도 당연히 크다. 사회적 혼란은 빠지지 않겠지. 하지만 그만큼, 성공한다면 큰 타격이 될 수 있겠어.
잠시 고민하던 차에, 결국 입을 연다. 장태진이라면 늘 이런 식이지, 하는 쪽이 아니다.
"한참 모자라. 시간도 자본도 기반도 전부 다."
고개를 젓는다.
"소규모 교전에서 밀린다는 말은 인정해. 하지만 병력들은 어디서 충당하고, 그 병력들은 어떻게 훈련시키고, 무장시키고, 무엇보다 그 중에 프락치가 있는지 어떤지도 걸러낼 방법도 없어. 없더라도, 과연 순순히 우리랑 같이 목숨 걸고 용맹하게 싸워줄 사람이 진짜 몰려들지도 의문이고."
요컨대, 학생이 할 규모의 일조차 아니라는거다. 우리는 아직 학생이다. 제 아무리 에어버스터가 있고 어떻고 하더라도, 사조직으로 가면 그걸 활용하기도 어려워질거다.
"결국 그 모든게 안되는 가운데에서 모두에게 혼란을 조장할 뿐인 플랜이 될거라고 본다. 몇 년씩 준비하는 빅 픽쳐 수준이라면 모르겠지만, 우린 시간이 없어도 너무 없어."
좀 과도하게 냉정하게 말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런건 섣불리 시도해선 안된다. 섣부른 시도로 실패가 발생하면, 적은 틀림없이 그 허점을 이용할 수 있는 그런 못된 어른들이니까.
>>808 "사실 핵심은, 같이 싸울 사람을 찾는다! 보다는, 여기서 꺵판 거하게 칠거니까, 방해할놈은 방해하고 도울놈은 도와라...쪽에 가깝긴 하죠. 어쨌던 총력전이 될테니까요. 그리고 전투 이외에도, 연구소나 암부 자체에대한 압박이 있을수도 있고요. 물론 다들 입을모아 반대하는데, 독단으로 밀어붙일 생각은 없지만요."
그 말도 안되는 규모의 전투가 끝나고 나서, 바로 다음날부터 거짓말같이 평범한 하루가 시작되고 말았다. 정말 여러모로 거짓말같다. 바로 어제 그런 일이 있었는데...
여하튼, 지금 당장은 할 수 있는것도 없으니 방과 후에 한번 순찰을 돌고서 부실로 돌아와 일단 소파에 늘어지게 드러눕는다. 보지도 않고 그냥 소파에 드러누웠기에, 행여 거기에 납작하게 들러붙어 있는 누군가를 깔고 앉지는 않았을까... 싶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그러다 드르륵, 하고 부실 문이 열리는 인기척에 소파에 누운 채로 손만 들어서 인사한다.
"어, 수고한다."
외부인이면 노크를 하고 들어왔을테니까, 당연히 부원이겠지 싶었다. 그리고 부원들 중에 내가 존댓말을 할 사람도 없고.
어찌되었든, 이제 막 들어온 쪽은 분명히 내가 그 소파를 통채로 차지하고 있는 꼴을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아직 피곤하다고...
청윤의 철학적인 물음에 괜히 생각하는 시늉을 하는마냥, 허리를 세워 똑바로 앉는다. 지금에 충실하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여 지금에 충실하는 것. 어느 쪽이든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서, 라는 흔해빠진 대답을 해주고 그러는건 역시... 재미없겠지?
"지금이나 미래나 그다지 충실하지 않는 것."
그리 뜬금없는 말을 하고서 "내가 그렇게 살고 있거든." 하고 덧붙인다. 생각 없이 산다고 해도 할 말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