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오늘은 미술관에서 그림 여섯 점을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했다. 내게나 미술관에나 다행스러운 결과였다. 황당하거나 엽기적인 작품은 없었으니(그래도 뭘 그렸는지는 암만 봐도 모르겠더라. 추상화라는데...) 나한테 다행, 여섯 점 모두 진품이었으니 미술관에도 다행이었다. 하지만 의아하긴 의아하다. 여기 전시하는 것들은 하나같이 괴상하거나 뭔지 모르겠거나인데, 이런 걸 전시해서 어따 쓴담?
내가 너무 인상 쓰고 있었던 탓일까. 큐레이터가 무슨 문제 있냐고 물었다. 말할까 말까 갈등 때리다 결국 털어놓았다. 여기 전시되는 작품의 의미를 나는 도저히 모르겠다고. 그랬더니 큐레이터가 엄청 웃어 댔다. 그러면서 나더러 솔직한 관람자고 미술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는 관람자란다. 뭔 소리야? 1도 모르겠다니깐??;;;;;;; 내 표정이 찌그러진 게 스스로도 느껴질 만큼 썩은 얼굴로 큐레이터를 바라보자, 큐레이터가 마저 얘기했다. 모른다 말하는 건 솔직하고, 그런 소릴 하는 건 작품에 담긴 의미가 뭔지 궁금해서일 거 같다고.
그러더니 큐레이터는 조곤조곤 설명을 시작했다. 미술은 미술가가 시각, 촉각, 후각 같은 감각으로 인지 가능한 대상을 만듦으로써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일 텐데, 미술품이 하도 많이 만들어지다 보니 미술가의 메시지가 주목받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단다. 그래서 미술가들은 때론 보편적인 가치와 충돌하기도 할 만큼 파격적인 주제의식, 황당할 만큼 도전적인 재료 같은 걸 동원해서, 흔히들 아름답다 느끼는 작품보다는 추하거나 거북하거나 예상을 깨는 작품을 창작하고 있단다. 게다가 그런 작품을 선호하는 관객도 있는데, 그런 관객은 타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작품을 재해석하며 만족을 얻는단다. 미술사, 미학 이론은 물론 미술계의 트랜드도 잘 알아야만 미술품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나? 이어 큐레이터는 이런 풍조를 그사세로 여길 만하단 얘기도 덧붙였다. 미술품의 가치는 아는 사람들끼리나 통하는 거지,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신기하달지 황당하달지 헷갈리는 기분이었다. 뭔가 알 듯 말 듯 하면서도 저런 얘기 하고픈 걸 여태 어떻게 참았나 싶었다. 멀뚱멀뚱 보고만 있으려니, 큐레이터가 온화하게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자기네 미술관의 작품에서 거창한 의미씩이나 찾을 필요는 없는데, 기왕 궁금증이 들었다면 예술이란 뭔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나만의 답을 찾길 바란단다. 잘은 모르겠지만 내 눈에 괴상한 건 괴상하게 여겨도 된단 거겠지? 앞으론 미술관 커리큘럼이 좀 덜 빡세게 느껴질 것 같다.
"아저씨." "어." "오늘 끝나고 시간 있어요?" "...있는데, 왜?" "그 시간, 나 좀 줘요."
자정을 넘어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간.
3학구 모 건물에 위치한 스튜디오의 문이 열렸다. 스튜디오래도 사무 용도의 오피스텔에 방음 설비를 붙여서 만든, 그런 조촐한 곳이었다.
"불 키면 들어와라. 청소가 안 되어가지고."
그는 한동안 사람이 다니지 않은 티가 나는 그 스튜디오 안으로 먼저 들어가며 말했다.
"네에."
복도에서 작은 대답이 돌아오는 것을 들으며 벽에 손을 짚고 더듬거리니 익숙한 플라스틱 스위치가 툭 걸렸다. 그대로 손을 얹어 꾹 누르자 단박에 내부가 환해졌다. 그제야 뒤따라 들어온 가벼운 발소리가 후, 하고 작게 숨을 내쉬었다.
웃은 걸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엉망인 내부를 보고.
"저기 앉아 있어. 목부터 풀게." "저기 어디요?" "저기라면 저기지. 알잘딱 하자." "으- 안 어울려."
30줄 후반인 그가 쓴 단어가 나이에 안 맞는다고 느꼈는지 안 어울린다며 투덜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던가 말던가, 그는 포트에 물을 올리고 종이컵을 꺼냈다. 안에 녹차 티백을 툭툭 던져넣고 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슥 돌아보니, 간이침대에 자리를 만들어 앉아 웅크린 모습이 보였다.
...저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도 참 조심성이 없다 싶었다.
그는 괜한 오해를 사기 싫어서 다시 포트 쪽으로 돌아섰다. 팔짱을 끼고 서서 잠시 눈을 감고 있으니 부글부글 하며 포트 속에 기포 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포트를 끄고 준비한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어 그대로 들고 간이침대 쪽으로 갔다.
"여. 받아라." "에에."
그의 인기척이 들리자 그제야 다리를 내리고 이쪽을 봐왔다. 그는 종이컵을 하나 건네주고 잡동사니 속에서 간이의자를 꺼내 앉았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간이의자를 보고 놀란 시선이 잠시 있었지만 곧 종이컵 안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한동안 호로록 호로록 저렴하게 우린 녹차 마시는 소리만 났다.
그 소리마저도 줄어들었을 무렵. 먼저 종이컵을 내려놓은 그가 말했다.
"이제 안 한다더니,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이런 변덕을 부리나." "그새 마음 바뀔 수도 있죠. 사람 마음이란게 어디 한결 같을 수 있나요." "아닐 건 또 어딨고. 진이 보면 그럴싸하지 않냐." "그, X발."
그는 느닷없는 욕지거리에 미간을 찡그렸다. 그의 지인을 언급하는데 욕지거리가 나오니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한 소리 해야겠다 하고 말을 하려던 그를 앞서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가 말했다.
"아저씨는 사람이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결 같은 거?" "네."
그 부분이 걸렸던 건가, 그는 생각하며 답했다.
"누구나는 아니라고 본다. 가까운 사람 중에 예시가 있으니 들었을 뿐이지." "그런데 나한테는 이유를 왜 물어요." "그냥 궁금해서." "그것 뿐이에요?" "어."
짜내는 목소리처럼 삐죽삐죽 솟았던 태도가 서서히 누그러졌다. 빳빳이 세웠던 허리도, 굳었던 어깨도 느슨하게 풀려 웅크려졌으나 언뜻 보이는 얼굴은, 조금 더, 일그러져 있었다.
그는 그 모습을 보며 잠자코 기다렸다. 째깍, 째깍, 방음벽 사이와 사이를 울리는 낡은 추시계의 소리를 들으며.
"...난, 난 안 믿어. 난, 나는, 절대, 안, 믿을 거야..."
그 소리 사이로 손톱으로 목을 긁듯한 중얼거림이 들려와도 내색하지 않고 속으로 낮에 한 작업을 되돌아보았다.
째깍, 째깍...
"...아저씨." "...어." "이제 됐어요." "어, 준비해." "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텁게 방음처리된 부스 안으로 한 명 들어가고 그는 부스 안이 보이는 유리창 앞에 섰다. 마이크 앞에 서서 자세를 갖추는 것을 확인하고 손가락으로 신호를 주며, 반주를 재생했다.
셋 둘 하나
"...꿈에서, 깨어나, 숨을 내쉬고, 형체도, 보이지 않는, 당신을, 보았어-"
[Altair's Annoying Place] [알테어의 개인 채널~! 시끄럽고 정신없고 아무튼 이것저것 다 해보는게 모토! 당분간 외주 안 받습니다앗!]
"11월 21일 기록 시작. 날씨 때 아닌 눈. 코드는 0, 0, 2, 5. 네임은……."
달칵. 들개에게 야자惹自라는 이름을 붙였다. 독수리는 칭하秤瑕라 지었다. 야자는 본인의 이름을 마음에 들어하고, 안드로이드와 하는 산책을 제법 좋아하는 것 같다. 가끔 선지자가 데리고 산책을 다닌다. 온정이 고팠던 것 같다. 칭하는 자유롭게 바깥으로 날아다니다, 내킬 때면 돌아와 테라스에 앉아있다. 존재와 함께 하는 것은 생경한 일이다. 정신 감정 보고서가 나왔다. 안정적이라 관찰 조치가 해제됐다. 교육은 8시간 남았다. 손톱 한 번이면 된다. 잘 버티자. 1시간, 티타임을 가졌다. 독이 있는지 몰래 확인했지만 그런 건 없었다. 빈둥거리는 걸 보니 이것도 슬슬 질리는 건지 알 수 없다. 홍차보다 우유 함량이 더 많았다. 솔리스는 현재 3분파로 나뉜다. 여전히 태양을 믿고 테러를 모의하는 강경파, 다시 이전처럼 시위로 목소리를 높이자는 온건파, 이젠 솔리스라 할 수 없지만 신앙심은 남은 회의파. 강경파 중 일부가 4학구에서 테러를 모의하다 아스트라페에 의해 붙잡혔다. 티타임만 가질 줄 알았더라니. 칭하가 창공을 배회한다. 야자는 최근 내 냄새를 자주 맡는다. 왜 그런가 싶더니 신기한 냄새라며 좋아한다. 스트레인지에 다녀올 적마다 그러는 걸 보니, 스트레인지로 데려가볼까까 싶기도 하다. 형님은 동물을 좋아하니까. 5시간 남았다. 별이 드물게 보여 우화에게 사진을 찍어 보냈다. 한결 선생님께도 보냈다. 칭하와 함께 별을 보았다. 칭하는 집중을 하는 건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모처럼 고요한 날이다. 눈앞이 좀 흐리다. 머리가 아픈 것 같다. 감기는 안 되는데. 약을 먹고, 자고 일어났지만 여전히 머리가 지끈거린다.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다. 야자가 짖는다. 티타임을 가졌다. 제법 즐거운 시간이었다. 서로 죽이 잘 맞는 부분이 있다. 칭유가 최근 머리를 쪼아댄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단 편지를 받았다. 인첨공 안이라 나갈 수 없다. 아마도 돌아가신 것 같다. 편지에는 부고라고 적혀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게 거짓이라고 해도 그렇게 믿어야만 한다. 나를 내친다는 뜻이니 따라야 한다. 비록 아버지의 글씨체가 아니더라도. 어머니의 존함이 적혀있지 않아도. 머리가 아프다. 새가 시끄럽게 주변을 날아다니고 개가 짖는다. 거슬린다. 벗을 만나러 가야겠다. 이후 기록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