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육성의 요소가 있으나, 참가 시간대가 일정할 수 없으니 최대한 고려하여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황은 없게 조율할 예정입니다. - 스토리 플롯의 변화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어, 결과적으로 대립성향을 띈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 매너를 지키며 즐겁게 플레이 합시다. 불편하거나 개선사항 같은게 있으면 얼마든지 캡틴에게 문의해주세요. - 이벤트는 보통 금-토 8시 ~ 로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진행을 잘 해 하루만에 끝날때도 있을거 같네요. - 각 캐릭터마다 주 1회, 의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 하루에 한번, 훈련 스레에서 훈련 독백을 쓸 수 있습니다. - 10일내로 아무런 갱신도 없을 시, 시트를 일시 동결, 그 이후 7일 동안 해제 신청이 없을때 시트가 내려갑니다. (미리 기간 양해를 구할 시 제외) - 다이스 전투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다이스 제외 전투를 하는건 자유-☆ - 데플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캐릭터의 자유에 걸맞는 책임감을 부탁드립니다. - 서브 캐릭터를 허용합니다. (설정상 일상을 돌리기 힘든 성향이라거나 여러 기타 사유를 고려해서.) - 매주 월요일에 웹박수를 공개합니다. 앓이나 응원, 호감표시등 자유롭게 해주세요. 공개되길 원하는 웹박수의 경우 말머리에 [공개]를 써주세요.
마력같은건 멀쩡했지만, 당신은 이 이야기에 개입하진 못하는거 같았습니다. 그냥 이야기를 지켜보는 제 3자처럼 마음대로 이야기를 넘나들면서 흘러가는 스토리를 보는거였죠.
그리고 이 이야기는 당신이 알던것처럼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마왕과의 일전 전까지의 이야기는 같았지만. 마왕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용사는 죽는걸로 끝났기 때문이죠. 네, 배드엔딩입니다. 그냥 단순히 누구나 아는 동화의 마지막을 바꾼 책이었던걸까요? 아뇨.. 그렇다기엔 뭔가 다릅니다.
그렇게 몇개의 이야기가 더 이어졌습니다. 전부 꽤 유명한 이야기들입니다. 공통점으로는 해피엔딩인 동화같은 이야기들. 그러나 이 책 안에서는 모든 이야기가 중간에 어떤 이유로 주인공이 죽든 마지막에 이야기가 비틀려 배드엔딩이 되어버립니다. 마치 배드엔딩을 만들기 위한 책처럼, 다분히 악질적인 의지가 느껴지는군요.
이대로 나아가기만 해선 바뀌는게 없이 그저 배드엔딩만 보게 될거 같습니다. 이것은 당신을 공격한다기보단.. 그냥 책이 배드엔딩을 보여주기 위해 당신을 초대한 느낌에 가깝습니다. 흠..
본래라면 해피엔딩이었을 이야기들. 모두가 행복하게 웃으며 마지막장을 장식했을 여러 이야기들이 배드엔딩으로 뒤틀려버리는 것을 보는 건, 아무래도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는 내가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사실 그보다는 좀 더 다른 문제점인데.. 으음,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신체적인 타격은 없다. 그냥 내게 주구장창 배드엔딩을 보여주고자 할 뿐이다.
"가끔 있죠? 배드엔딩 지상주의자라거나.. 어- 개인의 취향이니 굳이 뭐라하지는 않겠지만요."
나는 마법, '시간을 잇는 문'을 발동하고자 하였다. 아마 그리 쉽게 풀리지는 않을 테지만.
"남이 만든 이야기의 엔딩을 마음대로 바꾼 뒤,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꾸역꾸역 보여주는 건 아무래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살짝 고민? 끝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온갖 의지가 담긴 공간이 나타났죠. 시각적으로는 그저 검은 공간이었지만 거기에 있는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못했던 이야기들의 사념이었습니다.
소설이나 동화를 생각하면 허구의 이야기라는 인식이 많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느정도 현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도 있고 여러가지죠. 여기에 있는 이야기의 사념은 다 그런 부류였습니다. 현실에서 있던 이야기를 약간의 각색을 통하여 소설이나 동화로 만들어냈던 이야기의 '원류'들. 그러나 소설이나 동화와 다르게 현실은 언제나 밝지만은 않기에. 여기의 이야기들은 배드엔딩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들은 자신들이 원래의 이야기임에도 해피엔딩으로 각색해서 인기가 많아진 이야기들을 질투하는듯 했습니다. 각색된 이야기가 유명해질수록 그 원래의 이야기는 빛을 발하기 마련이죠. 혹은 후대에는 각색된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문을 넘어 도달한 곳은 어둡기만한 공간이었다. 처음에는 어떤 곳인가 싶던 의문은, 그 실체를 깨달아 사라졌다. 사념, 이야기들의 사념. 불행한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해피엔딩의 이면들. 어둑어둑한 원본들이었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짙어진다고 한다. 여기가 그런 곳이구나. 내가 아는 이야기들도 많았다. 뭐랄까-
"어려운걸요."
라고, 무심코 말이 나왔다.
"먼저 사과드릴게요. 이쪽이 원본이었군요. 잘 모르는 채 말을 함부로 한 점 죄송합니다."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일단 사과먼저. 아무래도 불길한 분위기가 기억에 진하게 남은데다가, 나는 그 이야기를 해피엔딩 버전으로 먼저 읽었으니까 착각하고 말았다. 어디를 향해야할 지는 모르지만 일단 고개를 푹 숙인 뒤 고개를 들었다.
"그럼 저를 부르신 이유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망각되고, 잊혀진 이야기의 그림자들. 현실의 배드엔딩. 꺼낸 것은 내가 (어쩌다보니)하게 된 일이지만, 나를 삼킨 건 이 책이다. 그럼 그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 이야기들은 비록 각색된 이야기를 질투하고는 있지만, 그저 그 뿐이고 당신에게 해를 가할 생각은 없어보였습니다. 아까도 그랬죠, 그들은 그냥 원래의 이야기를 보여줄 뿐 딱히 당신의 정신에 데미지를 입히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배드엔딩만 보다보니 기분이 안 좋아지긴 했지만 그건 그냥 평범하게 기분이 다운된거였고.
아무튼 그들은 당신의 말에 꾸물꾸물 자리를 비켜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중심에 있던 한 사념의 덩어리를 볼 수 있었는데요. 그것은 현실의 어두움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여러 이야기들, 그리고 그 중에서 현실의 냉혹함에 가로막혀 채 이야기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하게 끝나버린 이야기들. 이 사념은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이야기들과도 궤를 달리했습니다.
허나 그럼에도 이것을 당신에게 보인 이유는, 아마도 당신의 의지를 사서를 통해 전달받았기 때문일까요. 그저 해피엔딩을 추구하는것만이 아닌 미래를 위해서, 현실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후대에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당신에게.
꾸물꾸물, 길을 만들어주는 원본들을 보았다. 그 중심에는 어느 검은 사념의 덩어리가 보였다. 어쩌면 질투를 하면서도 해를 끼치지 않던 이야기들은, 저것을 막아두고 있던 게 아닐까? 싶었다. 동시에 책에서 번지던 불길함의 근원이 저것이려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두웠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할 뿐인 이야기와 궤가 다른, 어쩌면 분노. 다만, 그다지 무섭지는 않았다.
"....여러분의 이야기가 어째서, 해피엔딩으로 각색이 되었는가. 세상에는 분명 슬픈 결말로 끝났음에도, 그렇게 끝났기에 박수를 받는 작품이 아주 많은데, 왜 여러분은 해피엔딩으로 고쳐 써졌는가."
나는 한 발을 내딛으면서 입을 열었다. 이렇게 길을 터준 것을 보면 내 목소리는 제대로 닿고 있으리라. 어쩌면 생각도? 그러니 말을 한다. 멋대로 위로라거나 하기보다는.. 내 해석을 입에 담는다. 이곳에 있는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한데 모여 덩어리를 만들 정도의 사념이 생길 만큼의 이야기가 어째서 해피엔딩으로 가공이 되었는가.
"그야, 행복했으면 좋겠으니까. 여러분이."
'현실의 어두움' 앞에 멈춰서서는 말했다.
"이야기란, 기본적으로 대부분 허구입니다. 여러분이라는 '원본'이 있더라도 각색이 되면서 변하지요. 예외라면 전기성 소설이나 위인전 같은 거려나요. 그리고, 그런 허구에 기대면서 해피엔딩으로 고쳐 쓴 것은, 여러분이 그러길 바랐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친구든, 타인이든, 작가가 누구인지에는 관련이 없다. 안타까움을 느끼고 배려와 연민을 품어 남을 위해 기도를 하는 것은 지성체의 특권 비슷한 거 아닐까?
"결국에는 패배하고. 꿈을 이루지 못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깨지고, 슬픔에 가라앉고."
"그런 여러분들을 위한, 헌사라고. 적어도 저는 그렇게 믿고자 합니다."
아.
"그렇다고 배드엔딩을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제 생각이죠. 여러분이, 행복하게 끝난 이야기를 너무 질투하지만 말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랄까요. 그건 여러분을 위한 기도와 다르지 않답니다. 이미 바꿀 수 없게 된 과거에 헛되더라도 손을 뻗는 건... 무의미해보여도 의미는 있다고 느끼거든요."
읏-차. 나는 검은 덩어리를 두 손으로 잡아서 들..어올릴 수 있나? 아무튼 그러려고 하였다.
다른 이야기들은 딱히 큰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의 질투가 어떤 부류인지는 그들만이 알기에. 그것이 정말 저 진지한 질투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사소한 질투일 수도 있죠. 허나 상관 없습니다. 당신이 말한 해석은 옳다거나 틀리다거나 하는 개념의 문제가 아니었으니까요.
이야기란 결국 그때 그때 읽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거든요. 그렇다면 당신이 언젠가 환상의 도서관을 개방할때가 오면 저절로 풀리게 될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지금은 이게 먼저. 당신은 검은 덩어리를 두 손으로 들었고 그러자 온갖 사념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각색된 이야기와 다르게 시작 부분에서 끝나버리는 이야기라던가. 혹은 각색조차 되지 못한 너무나도 비정한 이야기들이 흘러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냉혹함 사이에서 당신은 벽을 넘을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아이러니함을 느꼈습니다.
분명 당신이 살고있는건 현실이며, 기발한 발상이나 이야기만으로 넘지 못할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때, 이런 지독한 현실의 방식에서 이야기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런 사념들이 흘러들어오는 지금에야, 당신은 벽의 끝자락에 손이 닿았습니다. 당신은 사실 저번에 사서와 만났을때 벽을 넘을 힘은 충분했다는걸, 그저 계기가 부족했다는걸 이제서야 눈치 챌 수 있습니다.
어렸을 적에, 정말 어렸을 적에 말이에요. 사실 딱히, 환영 받는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마을은 대귀족의 영지에 있다고 하나 결국에는 시골 마을이었고, 우리 집은 농사를 지었으니까요. 그게 무슨 상관이냐 묻는다면... 썩 건강하지 못했다는 걸 말해둘까요. 아주 병약한 건 아니었지만 또래들보다도 체력이 부족하고, 시력도 좋지 못했죠. 아마 머리는 똘똘한 편이었겠지만 당장에는 의미가 크지 않았었어요. 글을 배우고 이야기에 빠져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어쩌면 저는 금방 죽었을 수도 있습니다. 학교에 오다가 큰 사고가 일어났을 수도 있고, 그냥 농부의 자식으로 평범, 혹은 평범보다 좀 더 못하게 살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직 모르죠. 주변과 품속에 있는 '현실'처럼 덧없이 사그라들 수도 있습니다. 현실은 썩 멋대로라, 그냥 불운했다며 복선도 없이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요.
욕심과 욕망은 언제 제 발목을 잡을 지 모릅니다. 너무 강한 평민이라며 질시의 대상이 될 미래도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세상에 환멸이 생긴 나머지 재해와 같은 길을 걷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를 일입니다. 그러니,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으려 합니다. 어쩌면 지독하게 끝날 수도 있고, 애써 가져온 평화가 불태워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알고서, 이야기를 미래에 남기겠다고 했습니다. 미래의 사람들이 '이러면 정말 좋겠다'고, '해피엔딩'을 꿈꿀 수 있도록
그러니 배드엔딩을 품에 안겠습니다. 슬픔을 모르는 자의 행복은 그 가치가 퇴색됩니다. 결핍을 알아야 그것을 채울 수 있습니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진해진다고 했지요? 그야 표리이므로. 아침과 밤은 둘 중 하나도 사라져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저는 여전히 해피엔딩을 사랑합니다. 그렇지만 슬픈 끝마무리의 가치도 알고 있습니다. 둘 다, 제 서가에 남겨둘 것입니다. 제가 고르고 고른 책들로 가득 채워진 책장은, 저를 지탱해주는 기둥이 될 것입니다.
"-그렇죠? 네로."
그 모든 이야기는 네로, 당신에게 적히고 있을 거야. 내 고통과, 슬픔과, 다시 일어서는 과정. 굴곡이 없는 삶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 모든 이야기는 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