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리고 대망의 인터뷰 관련해서 언급을 해볼까 한는데~~! 솔직히 정식 진행으로 하기에는 다들 시간이 맞지 않을 때가 많은거 알고 있거든~~! 그래서 내가 조만간 QnA 형식 폼을 만들어 올테니까 그에 맞게 제출해 주면! 내가 인터뷰 형식으로 잘 가공해서 이미지 만들어올게~~! 어때~~?
자신의 짐을 옮겨다준 것에 대해 감사인사를 표하는 세나를 향해 해인은 어깨만 으쓱하며 말했다. 오늘 따로 약속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새로운 파트너가 올때까지 잠이나 좀 더 잘까 고민까지 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또 어색하게 하루를 보내야하는 것도 고려해해야 했지만 세나라면 이야기는 달랐다.
" 난 신경 쓰지마. 익숙하니까. "
여동생들 덕분에 그런 류의 소음에 대해서는 이미 면역인 해인은 염려 말라며 웃어주었다. 그러다 세나의 물음에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잠깐 시선을 마주친 그는 답했다.
" 내가 그런 이미지인가? 흐음 ... 물론 여기 참가한건 부원들이 멋대로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했기 때문이고, 나는 딱히 관심은 없었지만 싫은 것도 아니었으니까. "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이라는 것이다. 세나가 간단하게나마 짐을 풀 수 있게 방 근처에서 나온 해인은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딱 2명이서 살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었기에 그렇게 넓은 곳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있을만한 것들은 다 있는 수준이었다. 세나가 방 밖으로 나오게 되면 핸드폰을 보며 앉아있는 해인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 생각해보니 너도 이런 곳은 참가하면 안되는거 아니야? "
연습생 신분이라곤 해도 그녀는 아이돌. 거기에 연습생 신분으로 꽤 오래 지냈으니 데뷔가 가시화 될즈음이 아닌가, 하고 해인은 생각했다. 그런 그녀가 이런 연애 버라이어티에 나온다니 예전의 일도 있었던 해인이었기에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다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방송에서도 연애인들끼리 이런 류의 방송을 한 적이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
"적어도 제가 본 해인이 오빠는 그래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오빠를 자세히 알고 그런 것은 아니긴 하지만요!"
해인과는 이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인에 대해서 많이 아느냐라고 묻는다면 세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해인에 대해서는 실력이 있는 천재 기타리스트. 그리고 자신을 묘하게 잘 챙겨주는 사람, 그리고 생각보다 엄청 유명인이자 실력자. 이 정도밖에는 아는 것이 없었다. 싫은 것도 아니었다라는 정보는 그녀에게 있어선 상당히 의외라면 의외였다. 이런 것도 좋아하는구나. 이 오빠는. 역시 고등학생 남학생? 그런 생각을 하면서 세나는 오른손으로 입을 막으면서 작게 소리없이 웃었다.
"제가 정식으로 데뷔를 했다면 절대 여기에는 못 나가게 하겠지만 아직 저는 연습생인걸요. 그리고 요즘은 아이돌의 연애도 조금은 용인해주는 분위기잖아요? 물론 절대 인정 못한다는 이도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저도 연애에는 조금 흥미가 있거든요. 무엇보다 재밌어보이잖아요. 이거! 그러니까 할 수 있을 때 하려고요! 이런 경험도 결국 나중에는 저에게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지 않겠어요?"
정확히 어떻게 좋은 영향을 줄진 모르겠지만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세나는 고개를 돌려 해인을 바라봤다. 역시 아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조금 안심이 된다고 생각하던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천천히 가방 속의 짐부터 하나하나 풀기 시작했다.
"어쨌든 2주 동안 잘 부탁해요. 오빠. 2주 후에도 제가 여기에 있을지, 아니면 다른 곳에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 그러고 보니 미션 같은 거. 빠르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6행시 지으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거 그냥 빠르게 지으면 되는 거 아닐까 싶은데."
어차피 아무렇게나 후딱 지어도 별로 상관없지 않아요? 그렇게 물어보면서 세나는 해인의 답을 기다렸다. 자신은 이제 막 참가를 했기에, 먼저 참가한 해인보다 아는 것이 적었다. 혹시 이거 점수제라서 낮게 받으면 패널티 있고 그래요? 그런 질문을 던지기도 하며.
한때의 불꽃으로 끝날지 아니면 평생을 잔잔하게 피어오르는 모닥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기서 만난 인연이 해인의 인생에선 어느쪽이던 영향을 줄 것이란건 분명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해인은 기왕 참여하게 된거 진지하게 임할 생각이 잔뜩 있었으니까 말이다.
" 세나는 아이돌할 정도로 매력이 있으니까 분명 인기 많을꺼야? "
데뷔를 한다면 분명 팬들을 쓸어담을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해인은 생각했다. 해인은 여러 방송에도 출연해보고 공연도 다니면서 여러 유명인사들도 만나보았기에 세나가 그들과 견주어도 꿀리지 않을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세나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 2주 뒤에도 있으면 좋은거고 아니면 조금 아쉽겠지만 그것도 재밌겠지. "
이런 프로그램에 나오게 되었으니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물론 누군가와 눈이 맞아서 맺어질 수도 있겠지만 해인은 아직 거기까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진 않았다. 애초에 몇몇 빼고는 초면인 사람들이 많고.
" 6행시라 ... 난 아직 생각해둔게 없는데 세나는 생각해둔거 있어? "
이어진 질문에 해인은 딱히 점수제는 아니고 시도 자체에 의의가 있는거겠지만 이거 전부 방송에 나가는거라 기왕이면 센스있는게 인기엔 좋다고 설명해주었다. 사실 이런 동거 자체가 보는 이들한텐 좋은 소스니까 평가 요소 같은게 들어갈 것 같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진지하구나. 세나는 해인의 말을 들으며 그렇게 생각했다. 이런 오빠라면 필시 평생의 짝을 여기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세나는 아무런 말없이 자신의 두 눈으로 해인을 빤히 바라봤다. 과연 저 오빠의 옆에 있을 이는 누구일까. 그런 호기심을 살며시 품으며. 나중에 프로그램 끝날 쯤에 어떨지 한번 지켜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 작게 소리없이 웃었다.
"어머. 그건 당연하잖아요? 저. 객관적으로 봐도 꽤 귀엽다고 생각하는데. 당연히 인기가 많아야죠! 막 이래. 후훗."
스스로 말하고도 괜히 무안했는지 세나는 얼굴을 붉히면서 괜히 손으로 부채질을 시작했다. 하지만 헛으로 한 말은 절대로 아니었다. 어차피 아이돌에 도전한다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방근 한 말 역시 그런 그녀의 각오. 그리고 자부심을 담고 있었다. 물론 조금 재수없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어 세나는 장난스럽게 오른쪽 눈을 살며시 감으면서 해인에게 윙크를 보냈다.
"그렇게 말하면 오빠는 저와 계속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고 들리는데요? 후훗. 그런 말 함부로 하면 다른 여자애들은 다 오해하고 그래요."
조금만 주의하기. 괜히 손가락으로 포인트를 주듯 톡톡 허공을 찌르면서 세나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정말 죄많은 남자되기 딱 좋겠네. 자칫 말 잘못하면 난리나는거 아닌지 몰라.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교과서를 꺼낸 후에 책상에 하나하나 꽂기 시작했다. 그러는 와중 6행시를 생각한 것이 있냐는 말에 세나는 고개를 돌려 해인을 바라보면서 바로 읊었다.
"사랑을 하게 되면" "랑데뷰를 피할 수 없는 걸까." "의심 받고 싶지 않고." "방해 받고 싶지도 않으며." "정당하게 만나고자 하는 이 마음은." "식상하기 짝이 없는 걸까."
나름 리듬을 타서 말하던 세나는 6행시를 끝낸 후 가만히 해인을 바라보더니 오른손을 입으로 막으면서 소리없이 작게 웃었다.
"어때요? 나름대로 고심했던건데. 그래도 나름 괜찮지 않아요? 오빠랑 페어가 된다고 하니까 저도 모르게 바로 떠오른 건데. 후훗. 너무 그런가?"
해인은 그렇게 말하며 무방비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실제로 우연치 않게 세나를 보았을때 해인은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해서 직접적으로 그 소속사에 요청하여 세나를 자신의 활동에 초청한 적도 여러번 있었다. 다만 그것이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먹잇감이 되었다는게 문제였지만.
" 흐으음. 나는 그랬으면 더 좋겠는데? "
그래도 아는 사람이 더 맘이 편하지 않겠는가. 물론 장난끼가 섞인 말이기도 했다. 세나가 2주 뒤에 바꾸는걸 원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 없기도 했고 좀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는 것도 하나의 경험이 될테니까 말이다.
" 아는 사람이랑 있으면 좀 더 편안하니까. "
해인은 너무 이른 나이에 유명해져서 쉽사리 감정을 꺼내는 편이 아니었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행동했다가 그것이 어떤 식으로 돌아올지 알 수 없었기에 점점 감정을 표현하는 수준이 작아졌었다. 최근엔 활동을 대폭 줄이면서 그 부분은 다시금 좋아지고 있었지만.
"여기는 편한 사람을 찾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연애 프로그램이잖아요? 후훗. 그러니까 계속 저와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엄청 오해살걸요? 아마?"
물론 자신도 아는 사람과 있는 것이 편했다. 하지만 반대로 그 편안함을 추구하다가 아는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은 싫었다. 여기가 차라리 단순히 힐링 프로그램이라면 모를까. 연애 프로그램인만큼 계속 같은 이와 함께 있게 되면 자연히 이런 말, 저런 말. 다양하게 나오기 마련이니까. 언제였을까. 해인이 자신 때문에 이런 저런 구설수에 휘말렸다는 말을 듣고 난 뒤부터 그런 점을 아예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세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그녀는 굳이 다 표현하지 않았다. 지금 이 분위기를 너무 심각하게 바꾸고 싶지 않았으니까.
"어머. 괜찮아요? 후훗. 오빠가 괜찮다면 전송해도 괜찮아요. 아. 그러면 오빠와 제 미션은 바로 이렇게 클리어처리 되는 거예요?"
뭐야. 별 거 아니잖아.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세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다가 그녀는 아! 소리를 내면서 두 손을 모아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1번째 미션이 커플 댄스 추는 거였죠? 아쉽다. 역시 빨리 참가할 걸 그랬어요. 이래보여도 댄스부 출신이라서 커플 댄스는 바로 출 수 있는데..."
조금 아쉽다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가방 안의 내용을 다시 천천히 정리했다. 그렇게 정리하니, 어느덧 가방 속에 넣어둔 물건은 모두 밖으로 나왔고, 정리도 마무리가 되었다. 그녀의 책상에는 여러 화장품이 놓여있었고, 향수, 그리고 이런저런 잡동사니가 있었다. 바로 옆 책꽂이에는 이런저런 교과서와 문제집, 그리고 발성법이나 춤에 관련된 책이 한가득 꽂혀있었다. 그 옆에는 여러 아이돌 앨범 CD가 있었으며, 아직 펼치진 않았지만 분홍색 노트북도 함께 근처에 놓여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