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귀가를 알리는 한 마디에 어둠에 잠겨 있던 집 안이 환해졌다. 거실에서 부엌까지, 시스템에 의해 조명이 켜지고 등 뒤로 묵직한 철문을 닫고 나면 현관 앞에 사르르 내려앉는 하얀 옷자락 있었다.
"잘 있었어? 엔."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새하얀 존재가 나를 향해 웃음지었다.
No Faced Mermaid, 줄여서 엔팜(NFaM), 그걸 다시 축약한 엔(N).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오픈할 영락 외상요양센터의 홀로그램, [파나케이아]의 오리진이었다. 뭐, 근본을 따져보면 어느 쪽이나 내가 오리진이지만 프로그램적으로는 엔이 근본이었다.
아니다, 그래픽적이라고 해야 하나. 엔은 단순한 이미지로만 쓸 생각이었으니까.
"아이고 피곤하다- 저지먼트 하랴 센터 점검하랴- 몸이 열 개라도 남아나지 않겠어-"
현관을 넘어 거실로 가자마자 소파로 쓰러졌다. 말 그대로 오늘도 이 늦은 시간까지 건설 중인 센터와 연구소를 오가며 갖은 시스템 체크를 하느라 바빴다. 센터 전체에 홀로그램 장비를 박아넣다보니 건설과 동시에 시시때때로 작동을 체크해야만 했다. 센터 오픈 후에는 갖은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에 몇 번이고 시범 가동을 하며 동작을 체크했다. 그 체크에 몸소 움직여야 했던 것은 당연했다.
"엔-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해- 기획하고 계획할 때만 해도 재미었는데, 막상 하고 있으니까 재미 뒤지게 없다. 지금이라도 전부 중지하고 집에 틀어박혀버릴까?"
허공을 향한 중얼거림리는 내 머리맡에는 엔이 소파 팔걸이에 기대어 나를 보고 있었다. 갈퀴 달린 손으로 턱을 괴고 속눈썹 긴 눈을 접어 웃으며 나를 보다가 그러면 안 된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으- 아무래도 그렇긴 하지...?"
끄덕끄덕.
이번엔 고개를 끄덕인 엔이 손을 들어 욕실을 가리켰다. 못 본 척 두 팔로 눈가를 가렸다. 살짝 드러난 밑시야로 엔의 옷자락이 살랑거리는게 보였다.
[파나케이아]와 엔은 엄연히 다른 객체였다. 그저 비정상적일 정도로 새하얀 인간형 [파나케이아]와 달리 엔은 인간에서 벗어난 면모가 두드러졌다.
양 볼을 시작으로 몸 곳곳을 채운 비늘, 귀 대신 달린 넓고 살랑이는 지느러미, 쇄골 아래 장식처럼 그려진 아가미, 짐승의 것을 닮아 날카로운 손톱과 발톱, 손가락 발가락 사이를 채운 피막과 날선 이빨, 나보다 조금 더 째진 눈매에 가느다란 세로동공, 등과 옆구리, 팔과 다리에 달린 화려한 지느러미들-
비인간적 부분들은 엷은 하늘색에서 짙은 청색으로 중심에서 끝으로 갈수록 색이 진해졌다. 피부는 매끈하며 상아처럼 창백하고 눈동자와 손발톱은 그라데이션 없이 진청색이었다.
그 몸을 휘감은 순백의 드레스와 어깨 위를 살랑거리는 청백색 머리카락, 그리고 선명히 나뉜 두 다리가 비교적 두드러지는 인간적 면모였다.
달칵
"...아."
문득 거실의 전등이 꺼졌다. 무슨 일인가 싶어 얼굴 위에서 손을 내리자 그 어둠 속에서 희게 빛나는 엔이 짙푸른 눈동자를 빛내며 물끄러미 나를 보고 있었다. 안 씻고 계속 그러고 있을 거냐고 묻는 듯 했다.
"알았어- 씻을 테니까 불 다시 켜줘. 욕실도."
하얀 머리카락을 일렁거리던 엔이 생긋 웃었다. 달칵, 하며 다시 거실 전등이 켜지자 내가 했던 말을 지키려 몸을 일으켰다. 그대로 허물 벗듯이 옷을 늘어놓으며 욕실로 직행했다. 엔이 나를 앞질러 욕실로 향해 먼저 불을 켜주고 욕조에 물을 틀어주었다.
"땡큐-"
실체 없는 엔이 어떻게 기기 작동을 하는 것인가. 내 집 안 한정으로 엔의 알고리즘과 자동 시스템을 연동시켜놓았다. 인공지능 혹은 의식이 실린 홀로그램으로 하여금 간단한 시설의 작동과 조정은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것도 시범 운영의 한 축이긴 했다. 추후 센터에서도 비슷한 시스템을 운영하게 될 테니까 상시적인 체크를 겸해 기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역할도 겸사겸사, 였다. 이건 집 안에 굳이 오프라인 환경을 구축해놓은 이유기도 했다.
"아 뜻!"
욕조에 받아진 물에 손을 담갔다가 화들짝 놀라며 빼내고 당장 찬물을 틀었다.
잠깐 말 좀 안 들어줬다고 기본 설정보다 높은 온도의 물을 틀다니 엔 녀석, 알고리즘을 확 그냥.
그런 생각만 하며 계란만한 입욕제를 욕조에 던졌다. 새하얀 거품이 보글거리며 유자향이 사르르 퍼지고 조금 지나서 적당히 식은 물에 몸을 담갔다. 피로가 따끈한 물에 살살 풀려나가며 가장자리에 기대 늘어지자 한층 편안해졌다. 상큼한 유자향은 몹시도 향긋했다.
"하으아..."
그 편안함에 푹 빠져 하마터면 그대로 잠들 뻔 했지만 다시금 달칵, 꺼진 욕실 전등 덕에 물에 빠지기 직전에 깨서 나올 수 있었다.
첨벙- 촤르르...
수건과 가운을 두르고 욕실 문을 열자 바로 앞에서 살짝 부루퉁해진 엔이 나를 빤히 주시했다. 시간을 보니 30분은 훌쩍 지나있어서 더 있었다간 열이 올라 기절했을게 분명했다.
"제때 나왔으면 됐지. 엔- 표정 풀자-"
만져지지 않는 엔을 향해 손짓을 살짝 해주곤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에 냉침해놓은 홍차를 꺼냈다. 스텐 텀블러에 절반 정도 붓고서 그대로 들고 거실로 가려는데 침실 쪽에서 엔이 보내는 신호가 들렸다. 가보니 엔이 첼로 케이스 옆에 앉아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주 해달라고? 지금?"
내 말에 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머리도 안 말렸고 가운 차림인데-
"뭐- 그럼 한 곡 만이야."
한 곡 정도는 괜찮겠다 싶어 첼로 케이스를 들고 거실로 나갔다. 그 뒤를 엔이 기쁜 얼굴로 웃으며 따라왔다.
엔도 [파나케이아]도 속눈썹에서 살랑이는 옷자락까지 코피가 터질 정도로 작업을 해 프레임 단위의 구현을 해줬지만 단 하나 주지 않은 것이 있었다. 바로 목소리였다.
엔이 주변에 상호작용할 때조차 가벼운 동작음이 나게 해뒀으면서 정작 목소리가 없어 말을 못 하게 했다. 그것조차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에 입력해서 종종 불만을 표현하게 해놓고-
거실로 나와서 첼로를 꺼내 조율했다. 엔은 내 어깨에 팔을 걸치고 뒤에서 고개를 내밀어 바라보고 있었다. 무게도 체온도 없지만 내겐 실감 있는 존재였다.
"엔, 반주 재생해 줘. 곡명은-"
조율을 마친 첼로를 안고 활을 들며 말하니 거실에 비치된 스피커에서 피아노 반주가 은은히 흘러나왔다. 반주에 맞춰 첼로의 선율이 얹어지자 엔이 허공을 딛으며 살랑살랑 움직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 또한 가사를 흥얼거렸다.
"Lascia ch''io pianga- la durasorte- e che sospiri la liberta-"
엔은 인어썰 이전부터 인어 컨셉으로 쓰려던 거였어서 거기서 [파나케이아]를 파생시키고 엔은 별개의 홀로그램으로 구현했지롱 그거 암? 인어는 소유욕과 독점욕이 졸라 강하대 그래서 엔은 혜우 외에는 전부 경계하고 사납게 굼 실체 없는 홀로그램이지만 상어이빨 드러내고 으르릉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