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육성의 요소가 있으나, 참가 시간대가 일정할 수 없으니 최대한 고려하여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황은 없게 조율할 예정입니다. - 스토리 플롯의 변화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어, 결과적으로 대립성향을 띈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 매너를 지키며 즐겁게 플레이 합시다. 불편하거나 개선사항 같은게 있으면 얼마든지 캡틴에게 문의해주세요. - 이벤트는 보통 금-토 8시 ~ 로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진행을 잘 해 하루만에 끝날때도 있을거 같네요. - 각 캐릭터마다 주 1회, 의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 하루에 한번, 훈련 스레에서 훈련 독백을 쓸 수 있습니다. - 10일내로 아무런 갱신도 없을 시, 시트를 일시 동결, 그 이후 7일 동안 해제 신청이 없을때 시트가 내려갑니다. (미리 기간 양해를 구할 시 제외) - 다이스 전투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다이스 제외 전투를 하는건 자유-☆ - 데플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캐릭터의 자유에 걸맞는 책임감을 부탁드립니다. - 서브 캐릭터를 허용합니다. (설정상 일상을 돌리기 힘든 성향이라거나 여러 기타 사유를 고려해서.) - 매주 월요일에 웹박수를 공개합니다. 앓이나 응원, 호감표시등 자유롭게 해주세요. 공개되길 원하는 웹박수의 경우 말머리에 [공개]를 써주세요.
-지금은 적어도, 요정계로 떠나기 전의 시점이구나. 그 사실을 깨닫던 소년은 어째서 자신이 그것을 확실히 아는 지 의문이 들었다. '나'는 그 시대가 오기 전에 죽었고, 나는 그 시대가 온 뒤에 태어났다, 머나먼 과거와 다가온 현재 사이. 소년은 그 간격에 있는 역사를 자신이 어떻게 아는 지 약간, 당황했다. 허나 여러 요정이 다가오고 나서 그 의문은 잠시 몸을 숨겼다.
"안녕."
소년은 살짝 몸을 숙이고 자그마한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둥실 떠오르는 아이들에게 제 어깨와 머리 위를 내주었다. 어쩐지,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러고 있는데 플루가 갑자기 몸을 떨면서 당신을 쭉쭉 당깁니다. 그것과 거의 동시에 요정 마을에 불이 나기 시작했고 애초에 그리 넓지 않은 토지는 금새 불타고 작은 요정들은 헐레벌떡 날아다녔지만.
"전부 잡아라!!"
웬 이상한 사람들이 그런 요정들을 잡아가고 있는것이 보입니다.
┴┬┴┬┴┬┴┬┴┴┬┴┬┴┬┴┬┴┬┴┬┴┬┴┬┴┴┬┴┬┴┬┴┬ 당신은 최대한 간섭을 자제하고 검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기술은 용을 형상화하긴 했지만 그 힘의 근간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힘이었습니다. 그는 용은 커녕 반룡도 아니었으니까요. 허나 그 힘이 조금이나마 저 괴물에게 통할 정도입니다.
용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한 인간의 몸으로 어떻게 저기까지 해낼 수 있는걸까요. 그의 움직임 하나 하나를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몇만번을 넘게 반복한 검의 궤적임이 보입니다. 저 검로를 완성하기 위해 그가 얼마나 수련을 했을지 지금의 당신이라면 알 수 있었죠.
당신과 뿌리는 같지만 다른 검법. 그것은 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단지 그것을 보고 있는것만으로 경지가 오르는듯한 착각마저 느낄 수 있었죠.
┴┬┴┬┴┬┴┬┴┴┬┴┬┴┬┴┬┴┬┴┬┴┬┴┬┴┴┬┴┬┴┬┴┬ "어때, 도서관은 마음에 들었어?"
그가 말하는건 완성 된 도서관이겠죠. 그는 실실 웃으면서 책을 채우기 시작하며 물었습니다. 그리고 아까 도와달라고 했던 당신의 말을 기억하고 있는지 몇개의 책을 넘겨주었습니다.
"지금 너희 세대는 어떠니? 그 가짜 신은 벌써 깨어났나?"
"아 하긴 그러면 이런 여유는 없으려나."
┴┬┴┬┴┬┴┬┴┴┬┴┬┴┬┴┬┴┬┴┬┴┬┴┬┴┴┬┴┬┴┬┴┬ "이 녀석 너랑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
남자는 당신의 말에 당신을 자세히 살피더니 그렇게 말하며 여자에게 말했습니다. 그녀는 그 말에 뭐 먼 후손중에 하나 아니겠냐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는 바둑알을 정리했죠.
그녀는 진정하라면서 뜬금없이 차를 건네주며 토닥였습니다. 일루미나와 똑 닮은 외모이지만. 역시 뭔가 다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의논중이던 시간을 신전을 통해 당신이 보고있다. 라고 해야겠네요.] [여긴 당신들이 패배한 미래입니다.]
[신이라.. 뭐 당신들이 말하는 신이라면 맞긴 하겠죠]
┴┬┴┬┴┬┴┬┴┴┬┴┬┴┬┴┬┴┬┴┬┴┬┴┬┴┴┬┴┬┴┬┴┬ "거기가 신전이란다."
아그니는 당신에게 그렇게 말하며 다시 당신의 생각을 읽은건지 상황을 이해한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
그러나 그러면서 살짝 표정이 안 좋아집니다.
"내 후손이란 놈들이 아주 일을 x같이 하고 있었군."
순간적으로 신이라기보단 악마 아닌가 싶은 기세가 뿜어져 나왔지만 그녀는 진정하고 당신의 머리에 손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당신을 불태우기 시작했죠.
응?
┴┬┴┬┴┬┴┬┴┴┬┴┬┴┬┴┬┴┬┴┬┴┬┴┬┴┴┬┴┬┴┬┴┬ "업이라니, 저 녀석들이 왜 여기 모였는지 알아?"
그러고보니 린스마이어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부족했습니다. 그는 왜 재해라고 불리게 되었는가. 다른 재해들은 열심히 조사하다보면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정도는 알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후일 위협이 된다더라. 그거 하나 때문에 4가문에 그 쫄개들까지 전부 모였어."
그의 말대로라면 아직 뭔가 저질렀다거나 한건 아니란건데. 그저 지나치게 강하단 이유 하나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된걸까요?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니 이것은 그리 먼 과거의 일이 아닌거 같습니다. 당신이 역사책에서 본 레오넬의 인물중 현세대의 방계들도 몇몇 보였으니까 말입니다. 다행히 당신이 알고있는 가주들의 모습은 없습니다만..
"이 상황에서 난이도도 높여주고, 내 제자답군."
그는 당신을 알아보지 못했는데도, 이제는 제자인걸 눈치챈듯 그렇게 말하며 주먹을 뻗었습니다. 아직 적은 달려오고 있음에도 허공을 가르는 주먹. 그러나 그 일격에 공간이 붕괴하며 전방에 길이 생깁니다.
┴┬┴┬┴┬┴┬┴┴┬┴┬┴┬┴┬┴┬┴┬┴┬┴┬┴┴┬┴┬┴┬┴┬ 파트리샤는 스텔라를 생각하며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보이는 풍경은 커다란 용의 둥지입니다. 성스럽기 짝이 없는 거대한 용과 품고 있는 알의 모습.
"뭐 제가 그런 것 까지 알아야합니까? 너무 강한 것이 업이라면 업이 아니겠습니까. 필시 모두가 강함에 경외를 품고 도전을..."
이내 이어진말에 그녀는 얼굴을 가리며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죄송합니다. 정말 수치스러운데 3가문이라 해주시겠습니까. 레오넬의 인간이 거대한 힘에 경외이외의 것을 품을리가 없기에."
저기에서 레오넬의 깃발을 들고 있는 자들은 인간이 아니다. 그런식의 발언이었다. 명예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특히 그것이 가문을 대변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고. 필리아는 어린 시절부터 가문의 휘장과 가족들을 보며 그것이 자신의 명예라고 생각하며 자라왔다. 가족을 지키며, 강함을 숭배한다. 지극히 레오넬적인 사고방식. 그것에 의문을 표한적이 없었고 동시에 그것을 어기는 행위에 지독한 수치심을 느끼고는 했다. 기사단의 창설은 군단을 상대하기 위하여 필요한 일이었으나 혹시 위험이 될지도 모르기에 먼저 죽인다는 생각은 그녀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곧 전투가 시작되니 눈을 떼지는 않았지만.
"...부럽군요."
일격으로 공간이 갈라졌다. 그러고보니 스승님의 전력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나. 범상치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일격에 공간을 찢고 없던 길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역시 격이 달랐다. ...슈고 역시 이런 재해중의 한명이었지.
당신은 괴인들을 순식간에 정리할 생각이었지만 그것은 맘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분노에 힘입은 물의 권능은 송사리들 따위는 금새 쓸어버렸지만. 심상치 않은 녀석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에게서 느껴지는건 격. 당신이 요정이 됐을때와 비슷한 격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들은 분명히 순수한 인간입니다. 그럼 격을 쌓을 정도로 엄청난 일을 했거나 수행을 한거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보이지도 않습니다. 당신이 보기에 저들은... 그저 미치광이 입니다만.
"키히히히히힉"
그러나 제정신도 아닌거 같아보이는 이들의 공격에, 순식간에 당신은 중상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습니다. 결코 방심 할 수 없는 상대들입니다.
┴┬┴┬┴┬┴┬┴┴┬┴┬┴┬┴┬┴┬┴┬┴┬┴┬┴┴┬┴┬┴┬┴┬ 허나 관찰의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진룡파로 추정되는 이 곳은 곧 패배했으니까요. 다행인건 그 가짜 신은 당신을 굳이 건드리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다만 이들도 전부 죽은건 아니었고. 부상자들도 꽤 남아있었습니다만 저 괴물은 그것을 신경쓰지 않았죠.
"빌어... 먹을."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문에 당신이 그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그도 꽤 부상은 입은거 같았지만 딱히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닌거 같습니다.
┴┬┴┬┴┬┴┬┴┴┬┴┬┴┬┴┬┴┬┴┬┴┬┴┬┴┴┬┴┬┴┬┴┬ "본디 세상 일이란게 반드시 일어난다라는건 거의 없지만.."
그는 남은 책을 다 정리하고는 적당히 앉아서는 당신을 바라봤습니다.
"그 봉인만은 어쩔 수 없는 인과가 얽혀있으니 말이야."
... 그는 잠시 침묵했다가는 자신의 책을 소환하며 물었습니다.
"3층의 책들은 읽어봤니?"
┴┬┴┬┴┬┴┬┴┴┬┴┬┴┬┴┬┴┬┴┬┴┬┴┬┴┴┬┴┬┴┬┴┬ "알고있지."
그들은 뜻밖에도 선뜻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마 과거의 풍경 같은데도 그들은 당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걸까요.
"그런데 모르는것도 있지. 너는 왜 싸우고 있는거니?"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물었습니다. 당신이 싸우고 있는 이유를요.
"나도 궁금하구나. 그냥 세상이 멸망한다니까 그건 좀.. 하는 마음이니?"
그녀의 질문에 옆에서 그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 [분명 처음 그 가짜 신이 태어난 경위는 그게 맞지만. 딱히 현대의 이들은 그런 목적은 없었으니까요.]
저희는 과거의 일 이후로 개입을 줄이기로 했지, 딱히 인간들에게 원한이 남은건 아니랍니다.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당신의 질문에 다시 답했습니다.
[세계를 다시 구축해야할지. 아니면 그냥 이대로 둬야할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후 땅에서 작은 새싹을 하나 피워내며 눈을 깜박였습니다.
[이게 어쩔 수 없는 인간들의 미래라고 한다면, 그냥 이대로 두는게 세상의 섭리에 맞는걸까요.] [아니면 우리도 세상의 일부니까 힘이 닿는 한 도와야하는걸까요.]
┴┬┴┬┴┬┴┬┴┴┬┴┬┴┬┴┬┴┬┴┬┴┬┴┬┴┴┬┴┬┴┬┴┬ 그녀의 불은 창염으로도 꺼지지 않았습니다. 신의 불꽃은 곧 당신의 몸과 공명하며 더욱 크게 타오르기 시작했죠. .... 근데 이거 안 뜨겁습니다.
"진정하렴 후손아."
그녀는 토닥토닥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당신의 앞에 서서 진정하란듯이 말했습니다. 이 익숙치 않은 기운. 그러나 공명하는 이 힘이 당신의 막혀있는 권능의 열쇠란것을 알아채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 힘을 기억하고, 구현해야 해. 신격을."
당신의 불꽃과 마력속에 숨어있던 한 조각의 신격을.
┴┬┴┬┴┬┴┬┴┴┬┴┬┴┬┴┬┴┬┴┬┴┬┴┬┴┴┬┴┬┴┬┴┬ "참 재밌지. 아직 일어나지도 않고 그럴 생각도 없는 녀석을 아득바득 견제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란."
그는 적들을 상대하며 슈고와 가르간티아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대가문 상대로 아무런 생각도 없던 이들을. 마음에 안 든단 이유로 처리한 동쪽과,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이유만으로 빈집털이한 서쪽의 과거 이야기. 우연히도 그것은 당신이 알고 싶었던 슈고의 과거였으나 딱히 그것을 알고 이야기한건 아닌거 같았습니다.
"야야, 보통 빼앗는다고 하냐? 이거 이거 제자놈이 아주 고약하군."
그 이야기는 전부 한창 싸우고 있는데 하고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는 여유가 넘쳤고. 그가 주먹, 발 한번 내지를때마다 적들이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약한 이들은 그 한방 한방의 파괴력에 집중하겠지만. 당신의 눈은 달랐습니다.
주먹 한번, 발 한번 움직일때마다 그 완벽한 육체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옵니다. 간결한 움직임. 최고의 효율. 그리고 한계를 의도적으로 넘을 수 있는 하나 하나의 행동들. 그렇습니다. 보통은 한계를 넘는건 극한의 상황에 몰렸거나 할때를 생각하겠지만. 그는 한계를 넘는거 자체를 의도적으로 순간 순간에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알고 있다. 인간의 탐욕에 대해. '그'가 살아있던 시대에서도 종종 여러 목적으로 어린 요정들을 노리는 경우가 있었다. 명성을 위해, 재보를 위해, 혹은- 다른 지독한 무언가를 위해. 소년은 뺨에 묻은 상처를 닦아내며 천천히 몸을 떠올렸다. 빗물이 모여 소년의 날개와 왕관이 되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다친 요정들을, 아군을 치유하는 힘을 내렸다.
"....격을 위해, 요정들을 희생시킨걸까."
혹시나 하는 예상을 하며 소년은 손짓을 했다. 곧, 그의 등 뒤에서 퐁- 하고 거대하고 귀여운 고래가 튀어나왔다.
"모비."
그 고래를 담담한 목소리로 부르고, 피부를 쓰다듬어줬다. 모비의 등장과 함께 일어난 거센 해일이 넓게 퍼져 적들의 접근을 막아내도록 조정한 소년은 자그마한 요정들을 물길로 이끌어 모비 위에 태우려 하였다.
"아이들을 부탁해."
그리고, 모비를 통해 멀리, 대피시키려 하였다. 그는 수호자이니까. 모든 요정들의, 힘 없는 자들의 수호자이므로.
그토록 원하던 또 하나의 스승의 과거였으나 그런것은 필리아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수치스러움에 잊으려 한다기 보다는, 그것이상으로 집중해야만 하는 것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기에. 이미 자신의 육체에 있어서는 통달하였다 생각한 그녀가 목도한 또다른 경지의 권법. 모든 행동이 효율적인 것은 자신 역시 할 수 있었다. 허나, 저정도로 효율적으로 한계를 초월하는 방식은 역시 알 수 없었다.
"스승님께 있어서 권이란 무엇입니까."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를 잡았다. 방금본 것을 육체에 기억시키기 위하여. 일부러 본인의 육체에 깃든 두가지의 마력을 부딪혀가며 육체를 손상시켰고 격돌이 일어나는 순간에 맞추어 주먹을 내질렀다. 허나 여전히 감을 잡을 수는 없었다. 천지란 무엇인가. 우주란 무엇인가. 신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닿을 수 있는가.
전투중 광신도 하나의 외침으로, 당신은 약간의 정보를 더 얻었습니다. 여기는 그 가짜 신이 태어나기 직전의 시간대. 그들이 신이란것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신격을. 격이 높은 이종족들을 통해 얻었다는것도. 이제야 기억이 맞춰져갑니다. 요정뿐 아니라 본래 신계에 살았던 신 외의 인간계에 멀쩡히 살던 격이 높은 이종족들이 어째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따로 만들어 인간계에서 보기 힘들어졌었는지.
그것이 이 사건이 기점이었다는것을.
가짜 신 하나를 위해, 수많은 이종족들의 목숨이 희생되었던 이 사건.
그러나 모비를 이용해 요정들을 피난시키려 하는 당신을 공격하는 광신도들. 아직 요정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더욱 싸우기 힘들었고. 이내 큰 피해를 입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여기서 요정들을 챙기지 않으면 이들은 죽겠죠.
하지만... 여긴 이미 일어난 과거의 광경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이들을 구할건가요.
┴┬┴┬┴┬┴┬┴┴┬┴┬┴┬┴┬┴┬┴┬┴┬┴┬┴┴┬┴┬┴┬┴┬ 당신은 똑똑히 봤습니다. 그의 검로는 완벽했으나 그 괴물에게 닿지 않았던것을. 아마도 당신이 봉인된 괴물의 본체와 마주했을때 두통이 심해졌던것과 비슷한 느낌일겁니다. 애초에 격이 낮은 생물이 대들지도 못하는 세계의 규칙... 그러나 당신이 파생 심상까지 써서 용의 힘을 끌어올리자 그 규칙이 조금 느슨해졌었죠..
"자네는.."
한편 그는 그런 패배 이후에도 다시 일어나서 그 괴물한테 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만. 당신의 소개에 그런가.. 하고 금새 상황을 이해하는 유연함을 보여줬습니다.
"가르침이라. 어떤걸 원하는거지?"
┴┬┴┬┴┬┴┬┴┴┬┴┬┴┬┴┬┴┬┴┬┴┬┴┬┴┴┬┴┬┴┬┴┬ "사실 그 책들은 그저 읽는것만으론 평범한 이야기에 불과하지."
책이 본래 이야기를 담는거 아닌가 싶긴 했지만. 그는 그러한 이야기를 하는게 아닌지 당신에게 손을 뻗었습니다. 그러자 손바닥에서 무언가 금빛 입자가 당신에게 흘러가더니 그대로 몸에 흡수되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별 느낌이 없습니다..
"3층의 책 중, 3권은 신을 상대할 후손들을 위해 남겨둔 책이란다."
그는 네로를 흘끔 보고는 손뼉을 쳤습니다. 그러자 허공에 몇권의 책들이 나타났죠.
"나는 이야기를 다룰 수 있어. 어쩌면 너랑 비슷할지도 모르겠구나."
"너는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니?"
┴┬┴┬┴┬┴┬┴┴┬┴┬┴┬┴┬┴┬┴┬┴┬┴┬┴┴┬┴┬┴┬┴┬ "빼앗기는게 싫다라. 매우 원초적인 이유구나."
그녀는 당신의 대답에 그렇게 말했지만. 그 표정과 목소리에 이상하다는 느낌은 배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마음에 들어."
곧 그녀가 손을 움직이자 바둑판 위로 괴물과 싸우는 수많은 이들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과거에 괴물을 봉인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이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기술중에서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건 접살문의 초식과 비슷해보이는 기술을 쓰는 이들이었죠.
"참 아이러니하지. 원래는 살수들이라며 하찮게 보던 이들이 세계가 위험해지니 하나되어 싸우는 모습이."
그녀는 살짝 감정이 담긴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암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너는 이들을 보며 어떤 느낌이 드니? 대단함? 경외? 아니면 신에 대한 두려움?"
┴┬┴┬┴┬┴┬┴┴┬┴┬┴┬┴┬┴┬┴┬┴┬┴┬┴┴┬┴┬┴┬┴┬ [그들은 신을 죽이기 위해 동격의 신격을 지닌 생명체를 필요로 했고, 그걸 위해 수많은 이종족들을 희생했어요.]
[그 결과 그런 괴물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제어도 할 수 없었고 오직 신격만을 원해서 폭주하는 신이 되지 못한 괴물이 만들어졌죠.]
그녀는 머리를 넘기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그 괴물은 우리보다 강합니다. 신격 부분만이 폭주하여 웬만한 공격은 통하지도 않으니까요.]
[사실 말이죠. 여러분이 말하는 신이란건 존재하지 않아요. 우리도 그냥 격이 좀 높은 이종족일 뿐이거든요.]
[물론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그들이 우리를 믿는건 이상한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세상을 창조했다거나 하는 그런 권능은 없답니다.]
그저 조금 강한 생명체. 그녀는 자신들을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럼 어째서 돕지 않는지 더 궁금할까요? 흠.... 만약 우리가 지상에서 평범하게 인간들과 어울린다고 하면. 평화로울까요?]
┴┬┴┬┴┬┴┬┴┴┬┴┬┴┬┴┬┴┬┴┬┴┬┴┬┴┴┬┴┬┴┬┴┬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힘을 다루는게 많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이내 심상을 다뤘던 기억을 되살려. 당신은 순수한 붉은 불꽃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지독하도록 붉은 그것은 그때 유라가 사용했던 힘과 닮아 있었죠.
"사실 신의 불꽃이니 뭐니해도 별게 아니야. 그냥 신격이 들어간 불꽃이지."
신격은 이름과 달리 격이 높은 이종족들이라면 누구든지 다룰 수 있는거라며 그녀는 말했습니다. 그렇죠, 유라의 불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악마였기에 신격이 있었고 그 힘을 더한 불꽃이 그 붉은 마력인겁니다.
광기. 명확하지도 않은 목적을 위해 주변 모든 것을 희생시키려 하는 광기. 소년은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또한, 이해하고자 하지도 않았다. 그는 무덤덤한 얼굴로 거센 물줄기를 퍼붓고, 꽃을 피우고, 적의 발치를 얼렸다. 하지만 적들은 많았고, 격 역시 낮지 않았다. 하지만 소년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푸른 눈이 차분하게 빛났다.
물의 가호, 빗줄기와 함께 쏟아지는 치유의 힘, 중상을 입는 순간 몸을 감싸는 비의 가호, 카셀라의 힘을 빌린 거미집, 몸을 지키도록 도와주는 돌핀과, 그가 부른 적을 약화하는 비구름. 소년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하며 시간을 벌고자 하였다. 아직 도망치지 못한 요정들이 피난을 갈 수 있도록 앞을 막아섰다.
이미 지나간 광경이라, 의미가 없다? 그러한들 무슨 상관인가. 소년은 우산을 휘둘러 채찍으로 주변을 휩쓸고 버텨섰다. 다행히, 그는 '버티는' 것에 일가견이 있었다.
우성은 갑작스런 일루미나의 정체에 대한 고백에 살짝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는 건.. 일루미나와 앞의 사람들 역시 신살이라는 목적으로 희생된 이종족들의 잔해?
"또 신을 죽이니 뭐니 하면서 당신들을 죽이고, 또 그 바보 같은 괴물이나 탄생하겠죠. 뭐, 돕기 싫으면 돕지 마세요. 딱 봐도 인간에게 정을 제대로 털린 것 같은데, 제가 뭐 인간을 대신해서 사과한다며 무릎 꿇고 애원해도 도와주지는 않을 것 같아서. 생각해보니깐 잘못한 건 걔네들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하는 가정이 나오지? 어쨋든 간에."
우성은 뒤로 돌고서는 말했다.
"차 잘 마셨습니다. 돕기 싫으면 제가 알아서 해야지요. 죽든 살든 그것 밖에 방법이 없는데. 세상이 멸망하면 당신들이 알아서 잘하세요. 어차피 내가 죽은 세상은 어찌 되든 상관 없으니깐."
책이란 이야기를 담는 것이지만, 아마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니겠지. 현실에서도 그냥 읽기만 해서는 의미없다-고 하는 부류도 있고. 잠시 생각하던 나는 어떤 금빛 입자가 나를 감싸는 것에 그냥 가만히 눈만 깜빡거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뭔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3권."
신을 상대하기 위한 책. 아까부터도 느꼈지만 그가 이 도서관을 만든 이유 중에는, 훗날 다시금 일어날 '가짜 신'을 대비하기 위한 것도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네오도미니언 그랑페슈... 그냥, 네로를 슬쩍 내려다 보고 그가 부른, 몇 권의 책들을 보았다. 그리고 나에게 질문을 하였다. 공백이 한참 남은 도서관에 앉아 나는 조금 오래 침묵을 지켰다가 겨우 말을 내었다.
"어... 그건, 무척 어려운 질문이네요."
진짜로.
"모든 이야기는 각자 나름의 멋진 면모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 하신 질문은 제 개인의 호오에 대한 것이겠죠..? 그런 거라면.."
나는 여태껏 수없이 읽은 책들 사이에서, 내가 유독 마음을 깊게 품은 이야기 몇 가지를 골랐다. 그리고, 내가 적어내리고 있는 이야기들을 품에 안았다.
"즐거운, 해피엔딩이 좋아요."
"다소 진부하다 여길 수도 있는 낭만적인 여행이라거나, 로맨스. 친구가 되는 이야기, 많은 영웅담."
"물론 현실은 그리 아름답게 끝나지만은 않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그러길 바라며 행복한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무신이 되고싶었습니다. 그 누구도 저를 깔볼 수 없도록. 이 세상의 모든것을 발아래에 두지 않으면 불충분하다. 그리 생각했습니다. 허나..."
...언제부터 였을까. 분명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었다. 권이란 본디 누군가를 부수고 무언가를 부수기 위해 존재하는 것. 수천년의 시간이 흐르더라도 그 본질만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이었다.
증명을 원했다. 부모님께, 가문에게. 나 자신에게. 나 역시 제나처럼 할 수 있다고. 제나 못지않게, 아니 그들보다 더 잘할 수 있음을. 자기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었다. 가주가 되는것을 바란것이 아니라. 나도. 나도 저 아이처럼. 언제나 가슴 한켠에 눌러앉은 눅진하고 끈적한 질투. 몇번의 삶을 겪어도 지워지지않는 분노를 삼키며 늘어나지 않는 마력을 몇번이고 돌려가며 억지로 늘리고 피를 토하면서도 제 주먹을 박살내며 체격이 맞지않는 이들과 싸워이겨야만 자신을 증명할 수 있다고 그리 생각했다.
예전의 실수. 예전의 마음.
오만한 어린아이였기에 할 수 있었던 무엇이든 자신의 마음대로 될 것이라는 착각. 허나 그것은 언제나 자신의 마음의 한켠에 있던 것이다.
파괴와 탄생. 부수고서 피어나는 것. 권으로서 부수고 생겨난 빈 공간에 의미를 담는다. 파각. 그리고 재생.
"지금의 제가 감히 바라는 것은"
이상의 경치, 하늘이 정한 문을 넘어선 그곳에 있는것.
"신도 인간도 아닌 순수한 무의 극치만을 바랍니다."
모든것을 부순 앞에는 오롯이 스스로의 의지만이 남는다. 그곳에 남는 것이 신이건 인간이건 상관없다. 그 경지를 신의 경지라 한다면 그리 닿을 것이고 인간의 극치라 한다면 그리하리라. 허나 그곳에 이르더라도 만족하지 못할테지.
"저는 인간을 대변하는 자가 아닙니다. 저는 그저 자신으로서, 신의 경지 너머에 있는 무엇인가를 탐하길 바랍니다."
무에는 다함도 다하지 아니함도 없다. 태초의 살인이 있던 순간부터 주먹을 쥐는 것은 이미 그 극치에 있었으며 의미를 담는것은 언제나 나중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