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이가 제대로 돌직구를 날렸구나. 그럼 혜성이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가만히 바라보다가 말을 더듬으면서... "어..음..어.. 괜찮은...거야? 너는?" 그렇게 물어볼 것 같아. 아무래도 이전에 아람이가 상당히 힘들어했던 것이 계속 발목을 잡을 것 같거든. 그래서 아무래도 조금 이 상황 속에서는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 ㅋㅋㅋㅋㅋ
좋아! 그럼 그렇게 잡아보자! 그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 쪽이 아무래도 방송을 하기에도 좋겠지! 그럼 레스토랑에서 만난 것으로 하면 되겠네! 적당히 밥을 먹고 이제 셀카찍고 돌아가는 느낌이면 되겠구나!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아람이 혜성이가 우유부단하게 그러면 눈 흘겼다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날 것 같지. "나 갈래." 하면서 ㅋㅋㅋㅋ큐ㅠㅠ 도대체 자기가 얼마나 더 이야기해야 하냐고 속으로 생각할 듯. 찾아간 것도 자신이고 연락을 이어가려고 노력한 것도 자신이고 사귀고 싶은 건 자신밖에 없으니 이젠 그만 노력할래, 싶은 마음일지도?
아람아...ㅋㅋㅋㅋ 혜성이는 그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아람이를 일단 붙잡을 것 같아. 일단 자신도 생각할 시간 정도는 달라고 요청할 것 같네. 물론 혜성이도 미련은 많이 남고 다시 사귀고 싶긴 하지만, 정말로 이게 옳은 길일지는 아무래도 확신을 못 가질 것 같아. 실제로 자신은 지금 해외에도 자주 나가는 시점이니 또 아람이를 힘들게 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야. 그래도 결국엔 사귀자고 말을 할 것 같네! ㅋㅋㅋㅋㅋ
나희가 환승연애 프로그램에 나온 것은 인지도을 올려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도 좋고 기왕이면 연애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하는 생각도 있었다. 사실 전남친과 헤어진 것에 있어서도 그렇게 구질구질하거나 악감정으로 인해 헤어진 것도 아니었기에 여기서 얼굴을 보는 것이 나쁘진 않았고. 사실 돈문제로 헤어진 것이라 뭐, 구질구질하다면 구질구질하긴 했지만.
자기소개 시간은 나름 재미있었다. 특히 문아람 참가자에 대한 반응이 좋았달까. 예쁜 외모에 성격 좋고 또 배우라고 하니 이런저런 호기심이 몰린 느낌? 그 중 한 참가자가 대놓고 호감을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말이다. 그리고 그녀의 전남친도 꽤나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은데. 그리고 그 전남친이 오늘 함께 데이트를 할 상대가 되었다.
단정하지만 패턴이 들어가 있는 원피스를 입고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도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항상 카메라맨이 함께 움직인다. 뭔가 신기하고 재미있는 느낌. 그리고 한 층을 통채로 빌려 촬영 장비가 우글거리는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간다. 레스토랑은 분위기가 꽤 좋아보인다. 무엇보다 맛있었음 좋겠는데.
선택받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데미지는 생각보다 컸다. 다시 한번... 이라는 마음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파트너로서 함께 할 이를 지목해달라는 말에 혜성은 망설이지 않고 아람을 선택했다. 허나 지금 이 결과는 무엇인가. 아람은 다른 이와 파트너로서 행동하려는 모양이었다. 왜 내가 아니라?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 생각해보면 아람이 자신을 선택해줘야 할 의무는 없었다. 이미 오래전에 헤어졌고, 지금은 그저 전여친, 전남친의 사이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을 선택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허나 그럼에도 쓰린 것은 사실이었기에 그는 아랫입술을 약하게 깨물었다.
허나 그건 그거. 이건 이거였다. 어쨌건 자신에게도 파트너가 있으니 그 사람과 미션을 수행해야만 했다. 레스토랑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인증 셀카를 보내는 것이었던가. 당연하지만 방송으로 나가는 것이니 대충할 순 없었다. 이를테면 그냥 적당히 셀카만 찍고 헤어진다라는 선택지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가볼까."
편안한 느낌의 밝은 하얀색 니트 셔츠와 진한 남색 긴 바지를 차려입은 그는 거울 앞에 서서 옷맵시를 확인했다. 이 정도면 무난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방 밖으로 나섰고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한나희. 싱어송라이터인 그녀에 대해서는 그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사진 작가 일을 하다보면 좋건 싫건 이런저런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으니까. 물론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쨌건 여기서 이렇게 만났으니 인맥쌓기 정도로 대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나희씨."
이내 그녀의 모습이 보였고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려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주어진 자리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향하면서 그는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나희는 혜성을 마주하자 특유의 나긋한 미소를 띄우며 인사했다. 바다를 닮은 남색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인상적이다. 확실히 예쁜 색감이네. 역시 사진 작가라 그런가? 하는 전혀 상관 없는 생각을 의식의 흐름으로 흘려보낸다.
“저도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은 아닌데ㅡ. 그럼 저는 재미있도록 노력해 볼게요.”
혜성의 말을 받아 말장난을 하며 혼자 웃는다. 말투는 조금 끝을 늘리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그렇다고 답답할 정도로 느리지는 않다. 목소리도 살짝 특색있는 느낌이다.
몇 발자국 걷지 않아 예약된 자리로 안내되었다. 전망 좋은 레스토랑이라더니 통창 너머로 저녁 야경이 펼쳐졌다. 반짝반짝 빛나는 도시의 풍경이 멋있다. 확실히 오전에는 짐을 풀고 스텝들의 설명을 듣고 오후에는 자기소개를 하고 속마음 인터뷰까지 했더니 벌써 저녁이 되었네 싶다. 하지만 촬영이라는 생각을 하니 뭔가 정신이 바짝 들어서 그런가 아직까지 피곤하다는 느낌은 없다.
“와ㅡ. 생각보다 야경이 멋있네요. 분위기 있달까.”
확실히 데이트 하는 느낌이 든다고 생각하며 나희는 자리에 앉았다. 메뉴는 코스 요리이려나. 기대되네ㅡ.
/오늘은 6시 퇴근했다~~~~ 오늘 해야할만큼 못해서 아쉽다......으으으...... 내일 꼭 끝내야지...!!!
그녀를 마주하자 자연스럽게 혜성의 눈길은 그녀가 입은 옷차림으로 향했다. 패턴이 들어간 원피스가 상당히 단정하면서도 예쁘다고 그는 생각했다. 저걸 아람이 입었다면 어떤 느낌일까. 자연스럽게 그리 생각하는 것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안돼. 안돼. 다른 여자 생각을 하면 안되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곧 들려오는 그녀의 말에 작게 입 끝을 올려 미소를 지었다.
"서로 노력하는만큼 지루하고 재미없는 시간이 되진 않겠네요. 그래도 데이트...비슷한 거니까 지루하면 좀 그렇잖아요?"
애써 예의를 갖춰 이야기를 하며 그는 다시 한번 작게 미소를 지었다. 예약된 자리는 야경이 제대로 보이는 창문이 근처에 있는 자리였다. 밥을 먹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하기엔 딱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저도 모르게 사진을 찍고 싶다고 생각했다. 충동을 어떻게든 가라앉히며, 그는 그녀가 앉을 자리에 있는 의자를 살며시 끌어낸 후, 자신은 맞은편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렇네요. 이곳저곳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니는 편인데... 이 정도 야경을 구경하는 것은 쉽진 않거든요. ...뭐, 이 정도면 대한민국에서도 손꼽히는 야경일 것 같긴 한데..."
이어 그는 말을 잠시 고민했다.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그래도 이런 곳에서 툴툴거리면 조금 그렇지 않겠나 싶어 그는 애써 마음을 컨트롤 하려고 하면서 나희에게 이야기했다.
"...뭐, 일단은 묻는 건데... 지목되었으면 하는 남자 있었어요? ...원하는 사람이 아니면 뭔가 죄송하기도 하고 그래서. ...어쨌건 데이트니까.. 뭐.. 기왕이면 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사람. ...역시 전남친 분?"
누구였더라? 그런 생각을 잠시 하면서 그는 기억을 잠시 더듬었다. 그러면서도 그녀에게 살며시 그렇게 질문했다.
나희가 혜성의 말을 정정하면서 답했다. 기분이 나빠서 하는 말이라기보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는 장난스러운 투에 가까웠지만 말이다. 혜성의 미소에 맞춰 가볍게 웃음을 짓다가 혜성이 의자를 당겨 앉을 자리를 챙겨주는 매너에 가벼운 감사 인사를 건네며 자리에 앉았다.
“확실히 사진 작가시면 엄청 예쁜 장소에 많이 가보셨겠네요. 그런데 여기가 눈에 찰 정도라면 뽑기 운이 좋았던 것일지도요.”
레스토랑이 걸린 것이 운이 좋았던 걸려나. 물론 놀이동산도 있었지만 첫 만남이니까 이런 분위기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게 훨씬 나을지도 모르겠다. 놀이동산은 너무 피곤하고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혜성 씨가 죄송할 게 뭐가 있겠어요~ 전남친과는 너무 깔끔하게 헤어지는 바람에 절 지목할 일도 없겠지만, 지목해도 제가 깔끔하게 거절했을 거에요.”
나희는 나긋하게 웃으며 답하였다가 오히려 장난스럽게 눈을 가늘게 뜨며 혜성에게 질문한다.
“혜성 씨는 전여자친구 분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저랑 마주하게 된 것이면 잘 안되셨나보네요.”
첫 이야기부터 전연인 이야기라니. 자기소개 때에도 미련이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하지만 이렇게 얘기가 들어오니 나희는 꽤 재미있었다. 아마 시청자들도 이런 걸 좋아하지 않으려나?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어제 졸려서 금방 잠들었다~~ 나 올해 일을 너무 열심히하는 바람에 연차가 너무 많이 남아서 오늘 반가 썼어 ㅋㅋㅋㅋㅋㅋㅋ 이제 한 달 남았는데 연차 어떡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람이는 일단 물건 자체가 적고....... 옷은 엄청 많은데 옷정리하는 건 좋아하니까~ 그래서 나름 깔끔한 것일지도?
뭔가 마음 내적으로는 데이트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다고 해야할까. 그런 생각이 들어 그는 말끝을 흐렸다. 괜히 머리를 긁적이며 그는 그녀가 모르게 작게 혀를 찼다. 하긴, 데이트라면 데이트지. 물론 자신들의 의지는 전혀 상관없이, 그저 미션처럼 주어진 것이니까. 어쨌든 자리에 앉아 잠시 야경을 바라보던 그는 고개를 돌려 다시 나희를 눈에 담았다.
"그래도 제일 좋은 곳은 역시 놀이공원이 아닐까 싶네요. 관람차 안에서 보는 야경은 어지간하면 다 괜찮은 편이거든요. ...뭐, 애초에 야경 목적으로 세우는 것이기도 하고. 하지만...뭐, 여기도 나쁘진 않죠."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며 그는 다시 시선을 야경쪽으로 살짝 돌렸다. 저 너머로 보이는 찬란한 불빛이 보통 예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물론 그의 시선은 다시 나희에게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작게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상상에 맡길게요. 뭐, 어찌되었건 제가 지목한 이와는 잘 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지금 이 시간을 대충 보낼 생각은 없어요. ...뭐, 딱히 그런 것은 내키지 않기도 하고... 나희씨에게도 실례되는 행위고. ...뭔가 대충하면 괜히 찌질할 것 같고..."
마지막 부분은 기어들어가는 듯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그는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이어 침묵을 지키던 나희는 그녀에게 말했다.
"그럼 나희씨는 아예 새로운 이 만나려고, 여기에 지원한 거예요? 전남친과 협의해서?"
그렇게 말을 하는 사이, 웨이터가 다가와서 물을 살며시 내려놓았다. 막 자신의 앞에 내려진 컵을 들어올린 후, 그는 자신의 목을 적셨고 이어 그녀에게 말했다.
"...만약 그렇다면 좋은 사람 꼭 만나길 바랄게요. ...뭐, 나희씨는 충분히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것 같지만요."
/아이고...어제 수고 많았어!! 나도 퇴근하고 답레와 함께 갱신이야! 으앗...연차를 썼구나! ㅋㅋㅋㅋ 연차.. 다 사라지기 전에 빨리 써야만 해!! 화이팅이야!! 어어...이제 막막 쓰면 되는거다!! (엄지척) 옷정리하는 것이 제일 어렵던데 난...그런 것을 보면 아람이도 충분히 정리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
서로에게 미련은 없고, 사실상 이 프로그램에 나오기 위한 수단. 그리고 새로운 연인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합의를 봤다는 것일까. 그런 조합도 충분히 있을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조용히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아람이 자신에게 그러자고 이야기를 했으면, 자신은 아마 납득하지 못했고,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덤이었다.
"...네?"
0고백 1차임. 자신이 그렇게 매력이 없냐는 물음에 혜성은 두 눈을 깜박이며 살짝 당황하는 표정을 보였다. 방금 전 말이 그렇게 전해진 것일까?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라며 그는 두 손을 강하게 휘저었다.
"아, 아뇨. 아뇨. 아뇨. 그런 의미가 아니라.. 나희씨는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뭔가 여기서 그럼 저랑 잘... 엮이다? 잘 되다? 아니. 이건 표현이 이상하지 않나? 아, 아무튼 대충 무슨 의미인진 알죠?!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은 또 이상하잖아요?!"
물론 이런 변명 자체가 참으로 이상하기 그지 없었지만, 그럼에도 해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혜성은 괜히 그렇게 다급한 목소리를 이어갔다. 그러다 이상형을 묻는 그 말에 그는 헛기침 소리를 내면서 살며시 시선을 회피했다.
"...이, 이상형이라니. ...뭐, 일단 잘 맞고, 대화할때 편안하고... 귀여운 스타일이면 좋아하긴 하는데.. 아니. 뭐... 단순히 그런 것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키도 저보다 좀 작았으면 좋겠고, 친구같은 친근함이 있었으면 좋겠고... 또 자기가 원하는 거 제대로 말해주는 사람... 아니. 이걸 왜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나."
스스로도 영문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진정하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호흡을 후우 정리했다.
물론 자신도 모르게 아람을 떠올리고 한 말이 맞긴 하지만, 나희가 아람이 아니냐는 말을 하자 그는 크게 당황하며 고개를 강하게 저었다. 절대로 아니라는 듯이. 인정할 수 없다는 듯이. 괜히 작게 혀를 차면서 그는 시선을 살며시 회피했다. 어느 순간, 붉어진 뺨은 덤이었다. 이어지는 그녀의 말. 못 잊고 있냐는 그 말에 혜성은 입을 꾹 다물다가 애써 다시 입을 열었다.
"마, 말해두는데 못 잊어서 솔로가 아니거든요?! 이...일 때문에 바빠서 못 만나는 거예요. 일 때문에."
완전 거짓말은 아니었다. 실제로도 해외에 나가는 일이 많으니, 바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그래도 만나고자 하면 만날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그는 헤어진 이후로 딱히 연애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아직 미련이 많이 남았기에.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워커홀릭처럼 사는 것일지도 모르고. 괜히 끄응 소리를 내는 와중, 나희의 이상형이 들려왔다.
"흐응... 그렇다면 일 때문에 해외에 자주 가는 이는 불안한 사람이에요?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에요?"
그렇게 말을 마친 순간, 다시 웨이터가 등장했다. 이번엔 각자의 앞에 스프를 내려놓았다. 본격적인 코스 요리의 시작인 모양이었다. 접시에 담겨있는 스프에선 고소하고 부드러운 향이 솔솔 풍겨오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나온 툴툴거리는 목소리톤. 이어 혜성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딱히 기분이 나쁘다거나 불쾌하다기보단 묘하게 부끄러움을 타는 모습에 가까웠다. 시청자분들이 봐도 저 사람 부끄러워하네. 그런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물론 나희의 눈에는 어떻게 비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일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말하는 것에 납득을 하는 것 같아 혜성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그렇다는 듯이. 실제로 반은 그랬으니까 자신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고 그는 스스로 합리화를 했다.
"...헤에. 의외네요. 외국에 자주 나가면 당연히 불안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만큼 연락이 잘 안 될 수도 있고, 만나기 힘들어지지 않은 편 아닌가. 아람이 자신과 헤어진 이유를 떠올리며, 그는 괜히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은 다 다른 법이니 그녀의 생각을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조금 신기하게 생각했을 뿐.
어쨌건 그 역시 이내 스프를 천천히 먹었다. 상당히 부드럽고 고소한 것이 보통 맛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어 그는 다시 또 한숟갈을 떠서 스프를 입에 담았다. 맛있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괜히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아. 그러고 보니 그냥 지금 셀카 찍을래요? ...꼭 끝자락에 찍어야 한다는 법은 없을 거 아니에요. ...차라리 셀카를 빨리 찍고 식사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뭐, 아니며 말고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가만히 나희를 바라봤다. 묘하게 귀엽다고 생각하며.
나희는 혜성이 부끄러움을 타는 모습에 빙긋이 웃을 뿐이었다. 겉모습은 차가워 보이는데 꽤 귀여운 구석이 있네, 라고 생각하면서.
“뭐어ㅡ. 믿음만 있으면요. 저도 일 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나름 워커홀릭이라고 말하며 나희는 웃는다. 여느 고양이가 그렇듯 조금은 무심하고 독립적인 편이랄까. 어떤 이들은 나희의 그런 모습을 자신에게 의지하지 않고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싫다고 할 때도 있지만. 사실 나희에게는 그런 것이 더 편했다.
“아, 확실히 입술 지워지기 전에 찍는 게 나을지도요.”
나희는 웃으며 가방에서 주섬주섬 셀카봉을 꺼내 휴대폰을 끼우고 늘이고 세팅하는 것을 척척 해낸다. 확실히 인터넷 방송 경력을 무시하기 어렵다. 평상시 하는 일들이라는 게 노래하고 카메라를 보고 사진을 찍는 일이었으니까.
“타이머 5초에요~”
셀카봉 끝에 매달린 휴대폰 화면에 두 사람의 모습과 야경이 예쁘게 담겼을 것이었다. 5, 4, 3, 2, 1. 찰칵. 나희는 평소 연습한듯한 예쁜 표정을 지어낸다. 확실히 이런 모습은 아람하고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을 것이었다. 아람은 이런 일에 능숙하지 못하니까 말이다.
자신도 굳이 말하자면 그런 타입이기도 했고. 묘하게 자신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고 생각하며 그는 가만히 스프를 한숟갈 더 떠먹었다. 스프가 엄청 맛있다고 생각하며, 그는 자연스럽게 레시피가 무엇일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겠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만들고는 싶었는지, 그는 스프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렇다고 뭔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히 없었겠지만.
"...화, 화장의 문제에요?"
밥 좀 먹는다고 그게 그렇게 쉽게 지워지나?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조금 지워져도 상관없지 않나? 여자의 감각은 또 다른가?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 그녀가 세팅을 하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잘하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알겠다는 듯이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알겠어요. 그런데 사진은 제가 찍어도 상관없는데. ...뭐, 다음에 또 이렇게 파트너를 하는 일이 있다면 그땐 제가 한장 찍어줄게요. ...어쨌든 사진작가이기도 하고."
이내 그녀가 이야기한 5초동안 그는 살며시 포즈를 취했다. 가볍게 미소를 머금으며 오른손 검지로 자신의 뺨을 긁는듯한 포즈였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카메라로 향해있었다. 한편 그러는 와중 나희가 짓는 예쁜 표정을 바라보며 그는 절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아람이와는 확실히 다르구나. 그래. 지금 아람이와 다른 사람과 이러고 있구나. 그렇게 실감하며 그는 괜히 묘한 기분을 느꼈다.
"...사진 엄청 많이 찍으시나보네요. 각도라던가, 타이밍이라던가. 되게 잘 잡으시는 것 같은데."
그러는 와중, 웨이터가 다시 등장했고, 샐러드가 담겨있는 커다란 그릇을 내려놓았다. 아무래도 여기서 덜어먹는 모양이었다.
/졸리면 어서 자자! 아람주! ㅋㅋㅋㅋ 난 내일은...늦잠 못 잔다! 옆도시에 연극보러 가서 조금 일찍 나가기로 했어! 연극은 오후에 시작하지만... 그래도 미리 좀 가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갈 생각이라서!
"...제 눈에는 나희씨는 조금 지워져도 예쁠 것 같은데. ...뭐, 감이지만요. 사진작가로서의 감."
물론 화장으로 커버가 된 것도 있겠지만, 원판도 굉장히 예쁘지 않을까. 아니. 굳이 말하자면 조금 귀여운 편이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혜성은 나희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원판을 제대로 알 순 없는 노릇이었다. 어느 정도 추측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 유망한 사진작가라는 말이 들리자 혜성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하지만 그것을 눈치채며, 그는 입꼬리에 힘을 줘서 다시 내리려고 했다. 이어 헛기침 소리를 했다.
"뭐... 밖이라면 돈을 받기야 하겠지만... 여기는 프로그램이니까 어느 정도는 서비스해줄 수는 있죠. ...그..어디까지나 이 안에서만이지만."
즉, 밖에서는 자신도 먹고 살아야하니 돈을 받는다는 느낌의 말을 하며 혜성은 다시 헛기침 소리를 냈다. 그 와중에 헤헤 웃는 모습이 확실히 귀엽다고 느끼면서, 남자들에게 귀엽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실감했다. 아람과는 또 다른 동물 이미지라고 생각하는 와중, 나희가 샐러드를 덜어주자 그는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포크를 이용해 녹색 잎사귀와 토마토를 함께 찔러 입에 넣으니 싱싱한 맛이 일품이었다. 레스토랑이 생각보다 좋은 곳이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작게 감탄했다.
"맛이 괜찮네요. ...마지막 날에 결과가 어찌되건 여기서 한번 밥 한끼 먹어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요. 뭐... 마지막 날에 엮인 이와 먹는 것이 좋겠지만... 혼자라면... 뭐, 혼자라도 와서 먹어야겠네요. 씁쓸하다고 안 먹기는 아깝고... 밥을 뭐, 꼭 누구랑 같이 먹어야 한다는 법도 없고."
괜히 이런저런 말을 중얼거리며 혜성은 다시 샐러드를 천천히 먹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다 그는 나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서 나희씨는 뭐, 남자 참가자들 보고 이 사람이다 싶은 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뭐, 여자 쪽에서 지목했을 때 난 이 사람을 지목했을거다 같은 거."
이런 질문. 이거 보는 사람 좋아하겠지. 딱 그 정도의 생각을 하며 그는 다시 식사에 천천히 집중했다.
많이 재밌었어! 전에 이야기했는진 모르겠는데 나 대학생때는 연극부 동아리 들어가서 연극활동 하고 그랬거든! 내가 대학교 1학년 신입생때 했던 공연의 후속 공연이었는데 내가 이걸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내용을 몰랐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서 보고 왔다!! 엄청 웃고 나왔던 것 같아! ㅋㅋㅋㅋ
한의원 침이라. 난 침 맞아본 적 없는데 그거 맞으면 아파? 아이고..아람주..고생 많이 했어...(토닥토닥)
전에 지나가면서 얘기했던 것 같다~! 했었던 공연의 후속 공연이면 확실히 더 재미있었겠는데? ㅋㅋㅋ 오랜만에 추억 소환도 되구 그렇겠다~~
따끔한 정도? 근데 맞으러 갈 때마다 좀 긴장돼~ 전에 맞았던 데보다는 확실히 안아프게 잘 하는 거 같더라~ 지금은 좀 풀린 느낌? 확실히 효과가 있는 건진 잘 모르겠는데~~ 거기 물리치료하기 전에 누워있는 곳이 뜨끈하게 해서 누워서 받는 안마기였거든? 엄청 시원하고 좋더라 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게 젤 만족스러웠어 ㅋㅋㅋ
얘기했었지? 음! 확실히 그랬을거야! 어쨌든 그래서 그런지 추억이 막 떠오르더라. 진짜 어려운 공연이엇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웃어줘서 진짜 재밌게 했었거든. ㅋㅋㅋㅋ 이렇게 보니 2편이 아니라 1편도 오랜만에 전문 배우들이 하는 것을 보고 싶기도 하고! ㅋㅋㅋ 물론 언제 볼 수 있을진 나도 모르겠지만...
앗. 그렇구나. 따끔한 정도로구나. 나도 최근에 어깨 좀 많이 뭉치는 편인데 한번 맞으러 갈까...살짝 고민 중이거든. 진짜 어쩌다 한번씩은 너무 강하게 뭉쳐서 조금 아플때도 있어서..그럴때 침 맞으면 괜찮다는 말도 들려오긴 해서.. 호기심은 있어! ㅋㅋㅋㅋ 물론 잘 고민해보고 가야겠지만? 어쨌든 오늘 하루도 잘 보내보자! 아람주! 화이팅!
모델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제대로 디렉팅을 하려고 한다면 확실히 립서비스가 늘겠거니 생각한다.
“그럼 기회가 된다면 잘 부탁드려요.”
그래도 나희는 혜성이 부담스럽지 않게끔 기약 없는 약속으로 미룬다. 생각했던 것보다 부드럽게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느끼면서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나름 지금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맛있네요ㅡ.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친구나 가족도 괜찮지 않을까요.”
나희가 작게 웃으며 답했다. 샐러드를 콕 집어 먹으면서 가족들을 떠올렸다. 열심히 돈 벌어서 언젠가는 가족끼리 부담없이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지도가 생겨서 더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음ㅡ. 글쎄요. 혜성 씨라면 괜찮을지도~?”
하며 장난스럽게 웃는다. 확실히 지금까지 편하고 얘기도 잘 통하는 것 같으니 다음 파트너 때도 같이 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연극이라는 게 진짜 매력이 있지~~~ 나도 오랜만에 연극 보러 다녀오고 싶다~~ 나 어제 어깨 결려서 갔는데 오늘은 진짜 싹 나아서 신기해 ㅋㅋㅋㅋㅋ 혜성주도 한 번 가봐~ 아프다고 해도 따끔한 정도니까. 내가 엄살이 심한 편이라 좀 긴장 많이 한 거긴 해 ㅋㅋㅋㅋㅋ 나는 그냥 바로 앞에 있는 동네 한의원 간 거였는데 의사 쌤이 젊고 편하게 해주셔서 좋았다~
물론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을지도 모르나 본격적으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냥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을 뿐. 일단 기회가 된다면 잘 부탁한다는 말에 혜성은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기회가 된다면이라는 것은 사실상 기약이 없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도 별 기대는 하지 않으며 샐러드에만 잠시 집중하기로 했다.
"...친구나 가족이라. 하지만 공짜로 먹을 수 있는 것은 지금밖에 없을걸요. 이후에 따로 돈 내고 먹는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여기 정가는 생각보다 비싸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자신의 재산을 잠시 떠올렸다. 확실히 자신이 지금 버는 돈을 생각해보면 이런 곳에 오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별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하며 그는 괜히 작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 나희의 이어지는 말에 그는 순간 포크를 떨어뜨릴 뻔 했다.
"...네?"
자신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른다니. 이거 장난인거지? 장난으로 그러는 거지? 나 놀리려고 그러는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헛기침 소리를 여러 번 냈다. 그리고 나희를 바라보면서 도끼눈을 살며시 떴다.
"...그, 그쪽이야말로 립서비스가 보통이 아닌 것 같은데... 뭐, 뭐... 일단은... 그러니까 일단은 나쁘지는 않다는 것으로 생각할게요. 아. 진짜."
괜히 약하게 투덜거리는 와중에 본격적인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가 도착했다. 지글지글 불판 위에 올라온 스테이크는 그 열기에 서서히 익어가고 있었으나, 이 정도로 익기 정도가 확 사라질 정도는 아니었다. 일단은 미디움으로 맞춰지긴 했으나, 옆으로 조금만 옮기면 웰던까지 익힐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었다.
"...뭐, 정말로 여성 쪽에서 지목을 했을 때 저를 지목한다면... 생각 정도는 해볼게요. ...그렇다고 괜히 정말로 그러나 싶어서 찍진 마시고. ...역시 마음이 가는 이를 찍어야 좋은 것이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아람이를 떠올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 애. 다음에 지목하면 누굴 찍을 생각인걸까.
/연극...ㅋㅋㅋㅋ 맞아! 재밌어!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재밌어!! 물론 배우 연기력이 어떠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말이야! ㅋㅋㅋㅋ 음. 그렇구나! 뭔가 침을 맞으면 그렇게 낫는 그런 느낌이 있나보네. 그럼 조만간에 한번 가보는 것도 생각해봐야겠네!! ㅋㅋㅋㅋ 추천해줘서 고마워!
나희와는 다르게 혜성은 조금 더 바짝 익히는 것을 좋아하기에 스테이크를 썰어서 한 조각 옆으로 옮겼다. 지글지글 익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웰던까지 올릴 모양이었다. 혹은 그보다는 조금 더 아래라던가. 어쨌건 어느 정도 익힌 후, 혜성은 혜성대로 가만히 스테이크를 천천히 입에 담았다. 육즙이 가득하고 부드럽고 바삭한 것이 딱 자기 입맛에 맞았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사람은 절로 행복한 표정을 짓게 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그의 얼굴엔 행복함이 가득했다.
"맛있네요. 이거."
절로 그렇게 감탄하며 그는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그와는 별개로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는 말에 혜성은 별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맞지. 일단 이런 프로그램에 온 이상, 뭐가 되었건 진지하게 임하는 것이 맞았다. 설사 원하지 않은 이와 파트너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최대한 진지하게 임하는 것이 좋기도 했고.
"...뭐, 글쎄요. 그래도 2번째만에 갑자기 훅 올라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봐야 드라이브나 같이 시간 보내기 정도 선에서 나오지 않겠냐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다가 그는 아. 소리를 내며 나희에게 이야기했다.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다음 미션부터 훅 올라가니까 이번 미션에서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어필 좀 잘 해보라는 의미...는 아니겠죠?"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그는 표정을 잠시 찡그렸다가 이내 헛기침 소리를 내며 표정을 되돌렸다. 그리고 눈을 감더니 후우- 한숨을 내쉬며 그는 다시 눈을 떴다.
"...뭐... 어느 쪽이건 진지하게 임할 생각이에요. 저도."
/ㅋㅋㅋㅋㅋ 꼭 알려줄게!! 정확히 언제 갈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살다보면 한번은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