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경대를 비추었을 적 달리 보이는 것이라면 방향 정도이지 나머지는 여하다. 재하는 회색 아스라한 눈에서 비치는 감정을 물끄러미 직시한다. 온후하고 수심 깊으나 그마저도 모두 교인을 위해 헌신하는 듯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실제로는 삶과 온정을 갈구하던 재하와 사랑 듬뿍 자란 듯 철없는 모습으로 속내를 꽁꽁 감싼 당신은 닮은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서로가 서로를 그리 생각하는 것도 자칫하면 기만으로 보일 수 있기에 티를 내거나, 무거운 분위기를 만들지 아니하듯 눈만 휘었을 뿐이다. 그런 껍질 뒤집어 썼더라면 필히 숨기는 법에 능란할 터이니.
"응, 다른 사람들에겐 꼭 비밀로 할게." 당신의 속을 모른척 하겠사와요. 재하는 휘었던 눈과 더불어 입술도 보드라이 말아 올린다. 상냥하고 온후하기 짝이 없는 미소는 눈 한쪽 없다 한들 외려 눈을 하나 가렸기에 그 미모 돋보였다. 한판 크게 벌인 시장통이라 타인 신경 쓰기 어렵다지만, 이제 보니 재하는 한 번 눈길 스치면 그대로 꽂을 수밖에 없는 미인이었다. 먹으로 조심히 찍어 분장한 콧잔등과 입가의 작은 점이나 빛 받으니 새하얗게 묵색 특유의 쨍한 명암 지는 긴 속눈썹, 애교스럽게 휜 눈이 그랬다. 어디 집안 도령이 암행이라도 나온 건지, 이제 보니 딱 샌님상이지 아니한가?
그러니 야바위꾼이 이렇게 득달같이 기회 잡으려 드는 것이다. 세상물정 몰라도 유복히 살 것 같은 도령의 모습을 띠고 있으니. 그 안의 단전이 어떠한지, 본색이 어떠한지 일반인이 알 게 무언가. 재하 또한 그 사실을 차차 깨닫기라도 했는지 표정이 고요하게 가라앉는다. 생각에 침잠한 듯한 눈과 함께 어디선가 때 아닌 벚꽃잎 하나 살랑여 시장 한 구석에 툭 떨어질 적, 당신의 조소에 야바위꾼의 속이 큼직하게 뒤집힌 듯싶다.
"뭐가 그렇게 웃겨! 와서 남의 놀이 방해하니 즐겁디!"
재하는 자리에서 붙들려 일어나면서도 얌전히 당신 뒤로 서더니 스칠 적 입술 달싹인다. "괜찮겠사온지." 하고 나직이 묻고는 느릿하게 고개 끄덕이며 행여 위험하겠다 싶으면 눈치 달라는 듯 몸짓 취한다. 내리치는 탁자에 잔이 충격 받은 듯 엎어지고, 야바위꾼은 한참을 어버버거리다 이내 도발적인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있나 봐? 손모가지까지 걸고 말이야! 어린 것들이 쌍으로 싸가지가 없어서는, 그래, 네 금화 제대로 챙겨 둬라! 장사 방해한 값 제대로 셈 치러보게. 어!"
손을 걸라고? 터무니없는 소리! 야바위꾼은 잔을 제대로 정리하더니 언제 겁을 먹었냐는 듯 당신을 사납게 쏘아보았다. 어차피 여기엔 무관도 있고, 저 도령과 맹랑한 꼬마 여자아이 행패를 막아줄 사람들도 있다. 금화만 챙겨 홀랑 달아나든지 해야지. 탐욕에 번들거리는 눈빛과 잔을 섞으려는 듯 손가락 꿈틀거리고, 야바위꾼은 후회하지 말라며 공을 하나 굴려 넣었다.
"저어… 괜찮겠니?"
재하는 두 사람의 기류를 살피고는 조심히 속삭인다. 괜찮겠느냐, 정말 하겠느냐. 그런 눈치지만 당신의 대답을 듣든 말든 고개를 끄덕이며 마치 사랑스러운 동생을 화나게 했다는 점에서 기가 눌리고 풀이 죽은 오라버니처럼 고개 숙이고 쭈뼛거리다 물러났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