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526 진지모드로는 역시 그거다. 남궁지원 리벤지전. 화풀이겸 애정겸 이것저것 복잡한 감정 다 때려박아서 히스테릭하게 완전히 압도하는 재하가 떠오르는...어 근데 지원이는 그렇게 발리면서도 기뻐하겠지. ....역시 사랑은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겨. 힘내라 재하야! 힘내라 재하주!
찰나, 소녀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립니다. 당신의 말이 단지 연기에 불과하다는 건 잘 압니다. 그런 내용으로 장단을 맞추자 제안한 건 제가 먼저 아니었던가요. 당신이 혹여라도 소녀를 돌아보았다면, 그 흔들리는 눈동자 속 갈망을 읽어내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더 어려울지도 모르지요. 거울상을 두고 그 안에 있는 게 무엇인지 알아보지 못하는 이도 있답니까?
그래요, 사실은 그렇습니다. 윗형제 많은 집안에서 듬뿍 사랑받은 듯 구는 소녀의 모습은 연기에 불과합니다. 그 귀염성 있는 성격까지 거짓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소녀에게 단란한 가족 따위는 없는 게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지 않은 이가 거짓인 게 분명한 말에 저리도 흔들릴 리가 없잖습니까.
그러나 동요는 눈 깜박할 새 자취를 감춥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소녀는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웃습니다. 당신이 그런 답을 내어줄 줄 알았던 사람처럼요. 그리고 들뜬 목소리로 조잘거립니다. 아, 속이 지나치게 역합니다. "역시 오라버니야! 내가 오라버니를 가장 좋아하는 거 알지? ...이거, 다른 사람한테는 비밀이다?" 이, 내가... 한마디 거짓된 말에 이리 흔들리다니요. 사이좋은 가족을 대하듯 자연스레 아양을 떱니다. 말을 마치곤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대는 행동은 잔망스럽기만 합니다. 순간 엿보였던 혼란이 착각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군요. 물론 소녀의 안색이 조금 파리한 것도 같지만... 그건 그저 햇빛이 지나치게 강한 탓일 겁니다. 주먹 쥔 손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린 것은, 당신과 장단을 맞추다가 웃음을 터뜨리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고요. 그럴 시기는 이미 옛적에 지나지 않았던가요? ...그리 넘어갑시다. 지금 중요한 일은 이런 게 아니잖습니까?
야바위꾼에게서 당신 돈을 돌려받느냐, 아니냐가 더욱 중요하지요.
소녀는 당신 뒤에서 일이 흘러가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봅니다. 설마, 아무리 사기꾼이라 하더라도 무인을 앞에 두고 속임수니 뭐니 실랑이를 하며 돈을 안 주려 들지는 않겠지요. 그 정도로 돈에 눈멀지는 않았겠지요. 그리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예상은 깨지고 맙니다. 다분히 안 좋은 쪽으로요.
표정을 일그러뜨리는 야바위꾼을 보며 소녀는 작게 혀를 찹니다. 아까 그 정도로 물러났다면, 모든 것이 평화로웠을 겁니다. 적당히 기분 좋게 넘어갈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야바위꾼은 끝내 머저리 같은 소리를 하고 맙니다. 소녀는 참지 않고 조소를 흘립니다. 제법 크게 흘러나온 소리에 야바위꾼 역시 시선을 돌리고 맙니다. 잔뜩 열 오른 얼굴로 무어라 소리 지르려던 것도 같습니다. 소녀가 먼저 목소리를 내지 않았더라면, 말입니다.
"웃기기도 해라..."
작게 중얼거립니다. 분명 전처럼 웃고 있는 얼굴이지만, 시선은 서느다랗기 짝이 없습니다. 소녀는 당신의 팔을 붙잡아 일으켜 세우려 합니다. 당신이 그 손길을 피한다면 그저 당신 앞으로 나서기만 합니다. 입술을 잘근 씹는 대신, 혀로 입술을 축입니다. 사납게 입꼬리를 올립니다. 목소리가 절로 거칠게 튀어나옵니다. 역시, 저 치를 깔아뭉개서라도 이 감정을 짓눌러야겠습니다. "...그래?"
사근사근 굴던 목소리와는 딴판입니다. 무엇이 소녀의 심기를 긁어 놓은 것인지, 혹은 마냥 상냥하게 굴어서는 원하는 걸 얻지 못하겠다고 판단한 것인지. 소녀는 잔 놓은 탁자를 손으로 한 차례 쾅! 내리칩니다. 그 앞에 자연스레 착석합니다. 그 서슬퍼런 기색에 질린 야바위꾼은 입을 벌린 채 굳어만 있습니다. 그 반응을 무시하듯 굴며 소녀는 거침없이 말을 잇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해보자고. 그쪽을 위해 한 판 더 하는 걸로. 대신, 이번에 나서는 건 내 쪽이야."
"그리고 판돈도 올리지. 아까 전이 지금껏 오라버니가 잃은 돈에 옥비녀까지였으니..."
소녀는 눈을 샐긋 휘며 웃습니다. 더없이 가벼운 목소리로 말을 잇습니다.
"이번에는 당신 손 한 짝도 걸어. 내 쪽은 금화 하나를 걸어주지."
무려 금화입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3달을 쉼 없이 일한대도 만지기 힘든 돈. 손을 걸라는 소리는 터무니 없지만... 그건 지고 나서의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질 리도 없거니와, 설마 길가에서 진짜로 손을 자르기라도 하겠나요? 허풍에 불과할 테지요. 그래, 그럴 텝니다. 금화에 눈먼 자는 속으로 중얼거립니다. 자신이 미끼를 문 채 파닥이는 물고기인 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