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몽매간 단꿈 늘었더니만. 옛말에 꿈은 반대의 미래를 내포하고 있다 하였던가?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재하는 지금껏 즐겼던 단꿈과 달리 쓰디쓴 현실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분명 아침까지는 좋은 꿈을 꿔서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머리에 계화유를 바른 먹을 덧칠하고, 한쪽 눈으로만 보는 세상은 싫지만 사람 사이에 섞이려면 어쩔 수 없다며 속으로 앓던 안대도 군말 않고 착용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는데! 재하는 입술을 꾹 오므리며 이번에도 틀린 결과의 값을 치르고자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형씨, 은전 하나요!" "……기다리시오."
명색이 감찰국장이요 제일상마전의 양자나 다름없다 불리는 재하는 세상의 경험이 몹시도 적었다. 기루에서 갖은 수모를 겪으며 자랐고, 유모 아래에서는 제일상마전을 위해 자랐으며, 경험한 바깥이라고는 입마관이 다였다. 물론 입마관 생활은 즐겁긴 했지만, 졸업한 이후에는 바로 감찰어사 일을 하며 온갖 세상 밑바닥을 다 보았다. 그렇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 한 환장할 성질머리가 하나 있었으니, 감찰국장 자리에 오르고 수십수백의 견제와 암살 시도에서 구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신민은 모두 사랑해 줘야 하며 품어주고, 자신은 그 사람들이 살기 편하도록 아래에서 떠받들기 위해 존재한다 생각하는 보는 사람 속 답답할 정도의 신민 예찬론자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작금의 상황이다.
"여기 있소." "어이구, 고마워라."
야바위꾼은 일에서 벗어나 사람 사이에 섞인 재하를 온갖 달콤한 제안으로 살살 꾀어냈고, 졸업 후 홀로 살며 알뜰살뜰 경제관념 제대로 세운 재하는 우물쭈물 대다 결국 붙들려 야바위판에 끼게 됐다. 이것도 놀이라는 말엔 그렇다면 양심상 내공을 써 움직임을 읽는 건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고, 결국 오늘 저녁 범무구를 위해 요리할 좋은 고기 두 근을 살 돈과 자신이 간식으로 먹을 탕후루 값을 잃었다. 재하가 은전을 하나 건네자 야바위꾼은 만족스럽게 낚아채더니, 머뭇대는 재하를 향해 경박하게 웃음 지어 보였다.
"자, 자, 아주 죽상이네 그래. 진짜 마지막 판. 어때, 형씨. 이번에 맞추면 받은 돈 다 돌려주고 여기 이것도 줄게. 아주 예쁘지? 옥비녀야, 옥비녀. 이런 귀한 거 어디서 못 구해! 그러니까 딱 한 판만 하고 그만두게. 어때?" "……."
재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의 다른 꾼들은 건수 잡았구먼 생각하며 안타까움과 부러움의 시선을 교차해 보냈지만 재하는 아랑곳 않고 공 담긴 잔에 새까만 시선 고정했다. ……이 물가에 내어놓은 것만 같은 호구를 당최 누가 구원하랴.
소녀는 길가의 야바위는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닙니다. 가끔 아주 마음에 드는 것이 상품으로 걸려있다... 싶을 적에는 손을 다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그렇습니다. 저런 건 기본적으로 상품을 '따지 못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소녀가 야바위판에 눈길을 던지게 된 건 그저 변덕입니다. 딱 보아도 몸만 크지 호구 같은 자 하나가 붙잡혀 있습니다. 보아하니 제법 뛰어난 무인 같은 것이, 내공을 써서라도 속임수를 잡아내면 될 터인데... 그것마저도 안 하는 걸 보니 진성 호구임이 틀림없습니다.
무언가를 고민하듯 고개를 이리저리 갸웃거리던 소녀는, 이내 당신을 향해 타박타박 뛰어갑니다. 친밀한 이에게 하듯 당신의 목덜미를 감싸안으려 듭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린 몸짓입니다. 그로부터 살의도, 악의도 없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당신이 고개를 돌리면 무척 반갑다는 것처럼 해맑게 웃고 있는 얼굴이 보입니다.
"오라버니,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 있었구나!"
나 진짜 어디 갔나 한참 찾고 있었잖아... 소녀는 당신의 옆에서 조잘조잘 떠들어댑니다. 누가 봐도 친밀한 이를 대하는 듯한 태도입니다. 물론, 사실을 알고 있는 당신만 제외하고요. 당신은 이런 소녀를 지금껏 본 적도 없거니와, 당신을 오라버니라 부르며 이리 대할 사람이 주위에 있을 리 만무합니다. 당신이 혹시라도 소녀를 의아하게 바라본다면, 그는 몰래 눈을 찡긋거려 보입니다. 잠깐만 제 장단을 맞춰달라고 이야기하듯 말입니다.
갑작스러운 방해꾼의 등장에 야바위꾼은 작게 혀를 찹니다. 그러나 곧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소녀를 말립니다. 오라버니가 노는데 동생이 끼면 안 되지-라고 타이르듯 말합니다. 그에 소녀는 야바위꾼과 당신을 몇 번 번갈아 쳐다보다가, 입을 삐죽이며 한 발짝 정도 뒤로 물러섭니다. 마치 어른에게 혼나고는 얌전히 물러서는 아이 같은 태도입니다.
...그러나 그리 물러서기 직전, 그 짧은 시간에... 당신은 소녀가 당신에게만 간신히 들릴 목소리로 무어라 속삭이고 간 것을 듣습니다.
'왼쪽을 열어요.'
왼쪽이라고요? 이상하군요, 당신이 본 것에 따르면 공은... 중앙에 놓여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당신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는 지나치게 확신에 차있어 보이긴 합니다. 어딘가 호의적으로 들리는 것도 같았고요. 어쨌거나 선택의 시간은 다가옵니다. 당신은 무엇을 고를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