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그렇게 걸음 크게, 몇 걸음을 내딛으며 산을 오른 상일이 본 것은 거대한 새와 한 소년이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새는 지저귐으로, 소년은 근원을 알 수 없는 소리로 하여금 대화를 나누다가 곧 상일이 걸어온 길을 향해 소년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소년의 외모는 동글동글했다. 그 나잇대 아이들보다도 조금 더 유해보이는 외견이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러나 그런 아이에게 거림측함이 느껴진 것에는 오른쪽 팔이 없다는 것과 저 안개가 마치 아이를 감싸듯 그 품을 휘감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눈. 무언가 너머를 보는 듯한 소년의 눈은 상일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깜빡였다.
"손님이 오셨구려. 무림인으로 보이는데 이 산에는 기분 나쁜 괴물이 산다오. 이제 갓 약관을 지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돌아다니다 놈을 만나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어서 내려가시게."
그러며 소년은 한 걸음을 뚝 걷더니 어느새 상일의 옆에 서서 상일이 걸어온 길모퉁이를 가르켰다. 상일이 오른 길과 얼핏 같으나, 험하지 않은 길을 가르켰다. 그때. 멀찍이서 괴이한 소리가 들려왔다. 걸음을 쿵쿵거리며, 몸의 조직 일부가 들끓고, 그곳으로부터 수많은 포자가 보글거리며 산에 버섯들을 옮기는. 곰을 닮은 요괴가 소년과 상일을 향해 달라들어왔다.
산에 올라서 상일이 본 광경은 마음에 썩 오래 남을 듯한 신비로움이었다. 거대한 새와 한낱 인간은 알 수 없는 무언가로 대화를 하던 소년은 분명 어느 높은 존재이리라. 상일은 저도 모르게 탄성을 흘리며 넋을 놓았다. 동글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모습은 귀한 집의 아이처럼 보였으나 안개가 기묘하게 움직이는 것이 결코 범상치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어서야 상일은 소년의 팔이 모자라다는 것을 알았으나 아마 저만한 이에게 그건 별 의미가 없으리라. 신선이니 요괴니 이전에 상일은 저 소년이 '손을 대면 안 되는 부류'의 것임을 짐작했다.
아이는 곧 상일에게 말을 걸었다. 내려갈 것을 권고하며 비교적 편한 길로 손짓하는 모습을 보니 다행스럽게도 상일은 어디 한 군데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적어보였다. 다만 바로 내려가야하는 것은 아쉬워서, 괜히 말 한마디를 더 붙였다.
"손님이라 부른 걸 보니. 귀인께서 이 산의 주인 되시는지요."
그러고서 쩝하고 입맛을 다셨다. 이 산 정상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싶었는데. 하지만 상일의 표정은 썩 밝았다. 꽤 좋은 경험을 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인사를 하고 떠나기 위해 발걸음을 돌리려 하였다.
"풍경을 더 못 즐긴 것은 아쉬우나, 신비한 광경과 귀한 분을 뵜으니 그걸로 만족할.."
그러던 차에, 멀찍이서 소리가 들렸다. 괴이의 그 소리는 상일이 지닌 사냥꾼의 경험이 경종을 울리게 만들었다. 위험하다는 뜻이었다. 소년이 말한 그 기분 나쁜 괴물이리라. 그러니 소년이 가리킨 대로 얼른 떠나는 것이 옳았으나 그 전에 곰을 닮은 그것이 달려드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무심코. 그러니까 무심코. 상일은 소년을 챙겨서 옆으로 회피하려고 하였다.
분명 강할 것이라는 건 알고, 상일 본인은 커녕 저 요괴마저 쉽게 날려버릴 수 있다는 것 역시 안다. 그가 무심코 소년을 보호하듯 움직인 이유는 그가 자그마한 몸을 지녔기 때문이며, 심지어 팔 하나가 없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잘은 모르겠지만 상일 본인에게 자비를 베풀었다. 어른이였다면 '어이쿠'라고 가벼운 소리를 내며 훌쩍 뒤로 뛰었을 것인데. 참 인간은 보는 것에 약하다고 상일은 헛웃음을 짓게 되었다. 분명 훗날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어휴 하면서 미치광이 보듯 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