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50214> [All/일상/청춘] 서머타임 래그타임 - 제13화 :: 1001

◆vuOu.gABfo

2024-07-30 09:05:44 - 2024-08-08 22:40:00

0 ◆vuOu.gABfo (Da3BJd6xI6)

2024-07-30 (FIRE!) 09:05:44


 「으으, 더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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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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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스레 : >1597049227>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서머타임%20래그타임
웹박수 : https://forms.gle/EKHngwiTNwTSqz2h9

900 하나요주 (cTsWMcCjaM)

2024-08-06 (FIRE!) 22:05:35

하나용은 맨날 언니 유카타 뮬려입을 테니까~~!!!~~!!!!

다른 여자친구 집에서 빌려준다고 하면 좋아하며 입을꺼라구~~~!!!~~!!!!!

901 스즈네 - 카나타 (P8.z6AhgOw)

2024-08-06 (FIRE!) 22:08:28

교토의 인기 찻집이자 카페인 [아후레루]의 특별 부스가 올 해 토키와라 여름축제에도 열렸다. 키리야마 가에서 교토에 카페를 낸 이후부터 매년 축제마다 내는 부스는 딱 이 시기에만 파는 한정판 디저트를 맛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덕분에 축제 기간이나마 토키와라에 많은 사람들이 오가게끔 해주었으니. 나름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면 되는 그런 영향도 있었다.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아~!"

키리야마 가의 막둥이 스즈네는 올 해도 이 특별 부스에서 열심히 일을 도왔다. 스즈네가 맡은 일은 접객이었는데 시종일관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계산해주는 곱게 입은 점원을 보고 흐뭇하게 왔다 가는 사람도 제법 있었다. 덕분에 부스에 불을 켠 지 오래지 않아 당일 한정판은 동이 났고 스즈네에게도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치비링~ 오늘은 이제 됐으니까~ 가서 놀다 와~"
"정말? 야호~!"
"자~ 여기 용돈~ 돌아다닐때 앞 잘 보구 다녀야 해~"
"네에~ 다녀오겠습니다아~"

앞치마를 벗고 유카타 단복 차림이 된 스즈네는 꽁꽁 묶어 올렸던 머리를 조금 느슨하게 풀었다. 단정히 올린 머리도 좋지만 역시 답답하니 말이다. 잔머리가 푱푱 나왔지만 편하니까 상관 없다. 손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지고 언니인 후우린이 챙겨 준 작은 복주머니 가방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게다 소리 달각거리며 부스를 나왔다.

"에헤헤~"

이제부터 놀 생각에 신이 난 스즈네의 얼굴은 마냥 해맑았다. 당장 뭐부터 할까 일단 간식부터 먹을까 즐거운 고민을 하던 찰나. 아! 하고 떠오른 생각에 부리나케 어디론가 향했다. 토도도독. 잰걸음 소리가 경쾌하기도 하다.

"카나쨩~ 카나쨩 있나요오~?"

바삐 찾아간 곳은 축제의 한 부스였다. 정확히는 호시노 가의 부스다. 뭐였더라, 이누네코 놀이터? 대충 그런 곳이었던 거 같다. 스즈네도 링링이를 키우니 놀러 온 건가 싶지만 개나 고양이가 아닌 카나타를 찾는 모습이 다른 용건이 있어보인다.

"카나쨩~ 같이 축제 돌자아~!"

혼자는 심심하니 같이 축제 구경 하며 놀자는 지극히 단순한 용건이 말이다. 몇 번이고 카나타를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면 폴짝 뛰며 반가워하는 스즈네가 보였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푸른 색감의 유카타와 단정한 듯 느슨한 올림머리를 한 스즈네가.

//슬쩍 첨부하는~ 유카타 스즈네~! 머리도 요런 느낌이란 걸루~ https://ibb.co/SwsnPsP

902 카나타 - 스즈네 (eYrSo32BTI)

2024-08-06 (FIRE!) 22:22:15

"호시노. 저기 저 고양이가 간식을 안 먹는다는데 어떻게 하면 돼?"
"...리카가 간식을 안 먹을 땐 그냥 두면 돼. ...배고프거나 먹고 싶으면 알아서 달라고 할 거야."

반려동물 교류 카페 부스. 그것이 카나타가 연 부스의 이름이었다. 집행부 일도 하기야 하지만, 이렇게 작은 부스를 하나 만든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자신과 친구들이 모여서 만든 부스는 오늘도 사람이 북적북적했다. 대부분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왔고, 반려동물이 없어도, 귀여운 동물을 보기 위해서 들어오는 이들도 제법 많았다. 카나타가 입고 있는 시원한 남색 유타카에는 하얀색 고양이와 강아지 일러스트가 크게 그려져있었다. 따로 가게에서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용돈을 모아 주문제작한 것이었다.

옷깃을 손으로 정리하며 그는 가만히 쭈욱 기지개를 켰다. 슬슬 쉬는 시간이었지만, 바로 들어가진 않고 마지막으로 카페의 동물들을 전체적으로 둘러보며 문제가 없는지, 규율을 어기는 이가 없는지. 가만히 지켜보는 눈빛이 매우 날카롭고 재빨랐다. 가만히 눈으로 훑고 지나가던 와중, 부스의 입구가 열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낯익은 이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같은 반 아이인 키리야마 스즈네. 손님으로 온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입을 열려는 순간, 자신을 찾더니 냅따 축제를 돌자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스즈네에게 다가갔다.

"...안녕. 키리야마. 그거와는 별개로 냅다 찾아와서 축제를 돌자고 하는 저돌성은 여전하구나."

학교에 다닐 때는 같이 이야기를 할 때도 많았지만, 방학이 되고 난 뒤로는 아무래도 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던가. 아무렴 어떤가. 집행부 일도 그렇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라서 바쁜 것은 피차 마찬가지였다. 일단 가만히 생각을 하던 카나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겠지. 어차피 쉬는 시간이고, 자리를 비운다고 해도 급한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할테니까.

"...좋아. 축제 분위기는 좀 보고 싶었으니까. 아..."

이어 그는 잠깐만이라고 이야기를 한 후, 카운터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서랍을 열고 부스를 열기 전에 땄던 밀크커러멜 2박스 중 하나를 꺼내고 다시 돌아왔다.

"...먹을래? 사격에서 딴 건데. 커러멜만 2개라서 하나는 어쩔지 고민 중이었거든. ...먹고 싶으면 가져가. 이거."

/우와! 예쁘면서도 상당히 시원시원한 느낌의 유타카로구나!

903 카나타주 (eYrSo32BTI)

2024-08-06 (FIRE!) 22:23:17

>>900 계속 물려받는다니! 큭! 그건 좀 슬프잖아!
알바비 꽤 될테니까 그걸로 새 유카타를 사서 입도록 하자!!

크악..유타카가 아니라 유카타인데!! 자꾸 이거 헷갈려서 실수한단 말이지!!

904 히라무주 (wBeXBCMRlY)

2024-08-06 (FIRE!) 22:25:34

축제일상 관전하기 넘모 좋아 토요일의 조사도 기대되는군^^^^^ 무슨가면씌울까
히라무는 야끼소바랑 간장버터 옥수수를 좋아해영...tmi

905 하나요주 (cTsWMcCjaM)

2024-08-06 (FIRE!) 22:26:06

누군가와 유카타 고르는 일상도 나쁘디 않겠어.... (응훗훅)

유타카~~유레카~~~!!!~~!!!!

906 하나요주 (cTsWMcCjaM)

2024-08-06 (FIRE!) 22:26:54

라무쨩 하이~~~~~~~

야끼소바 하나요주도 조아해...~~~~~~~ /ㅠ\

907 카나타주 (eYrSo32BTI)

2024-08-06 (FIRE!) 22:28:08

어서 와! 히라무주!!

자. 이렇게 커러멜 박스 하나는 처리했다!! 누가 되었건 축제 일상을 돌리는 이가 가져갈 예정인 커러멜 박스. 잘 가져가랏!! (나쁨)

908 히라무주 (wBeXBCMRlY)

2024-08-06 (FIRE!) 22:30:48

>>905 이건대박이날수있다
햐 군침이싹돈다 이거된다 일본여름청춘축제 유카타쇼핑완전있어야지영

히라무주도 야끼소바 좋아함...^ㅠ^
다들 안녕안녕~~~~~저도 사격이나 돌려볼까...하 사격 난중에하려고햇는데...내다이스는신뢰할수없어

909 카나타주 (eYrSo32BTI)

2024-08-06 (FIRE!) 22:32:46

>>908 지금 해보는거야! 지금 해서 90만 뜨면 라무네 하나 써서 커플 키홀더 가져갈 수 있다구.
관캐님에게 주고 싶잖아. 그렇잖아. (속닥속닥)


참고로 나도 야끼소바 완전 좋아해. 먹고 싶다...

910 히라무주 (wBeXBCMRlY)

2024-08-06 (FIRE!) 22:36:06

>>909 헐 그럼 카나타주 줘야겠다(농담^^^^^^^^)

전...아직 준비가 되지 않앗숩니다.............

911 카나타주 (eYrSo32BTI)

2024-08-06 (FIRE!) 22:36:44

와! 그럼 카나타는 무려 키홀더를 3개나 가지는거구나!! 만세!

912 스즈네 - 카나타 (P8.z6AhgOw)

2024-08-06 (FIRE!) 22:46:42

"헤헤~ 그럼 그럼~ 스즈네는 스즈네다용~"

엄청 친한 듯이 들이닥치기는 했지만 사실 카나타와 스즈네는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다. 어릴 적부터 알았지만 묘하게 거리감이 있다고 할까. 스즈네는 카나쨩이라고 부르는데 카나타는 아직도 키리야마라고 부르는게 눈에 띄는 거리감이다. 그래도 스즈네는 상대만 잘 해주면 좋았다. 싫은 티 안 내면 상대도 괜찮은 거 아니냐는 조금 제멋대로인 생각이었지만.

"와~ 카나쨩이랑 축제 돈다~ 으응~?"

흔쾌히 얻어낸 동의에 기뻐하던 스즈네는 곧 카나타가 뭔가 가져와 내밀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것을 보았다. 그건 밀크캬라멜이었다. 단 것을 좋아하는 스즈네가 그걸 사양 할 리가 없다. 기쁨으로 눈이 반짝반짝해진 스즈네가 방긋 웃었다.

"먹을래 먹을래~ 고마워~ 카나쨩~!"

스즈네의 양 손이 카나타의 손과 밀크캬라멜을 같이 쥐고 파닥파닥 흔들려 했다. 그리고 박스를 열어 하나 입에 쏙 넣고 우물거리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부스에 있는 내내 팔기만 했지 먹은 건 없었으니 이 작은 캬라멜 하나가 참으로 달콤했다.

"카냐쨩도~ 자~ 놀기 전에 당충전이야~"

볼 한 쪽 볼록하게 오물거리는 스즈네가 캬라멜 하나를 더 꺼내서 카나타에게 내밀었다. 포장을 반쯤 까서 위로 들어 내미는게 입에 직접 넣어줄 셈 같아 보인다. 들어올린 손 뒤로는 마냥 헤헤거리는 스즈네가 있을 뿐이다.

913 이즈미주 (HI9D71x2qo)

2024-08-06 (FIRE!) 22:47:43

이즈미주: 사격.. 자신없는...

모두 안녕이에요

914 카나타주 (eYrSo32BTI)

2024-08-06 (FIRE!) 22:48:56

이즈미주도 안녕!!

915 카나타 - 스즈네 (eYrSo32BTI)

2024-08-06 (FIRE!) 22:58:02

카나쨩이라는 호칭은 이제 와서는 카나타도 굳이 무슨 말을 더 하지는 않는 호칭이었다. 물론 이 나이를 먹고 '쨩'이라고 불리는 것은 조금 부끄러운 것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부르겠다는데 그렇게 부르지 마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자신이 익숙해지면 되지. 라고 생각했던 것이 언제의 일이었더라. 소꿉친구인 츠키와 코하네만큼은 아니지만 이 아이와도 꽤 오래 알고 지냈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카나타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고맙긴. 두 개나 따서 내가 먹을 하나 빼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 중이었거든. 가져간다면 나야 고맙지."

물론 그대로 집으로 가져가거나, 같이 일하는 친구들에게 주는 방법도 있겠으나, 이왕 이렇게 된 거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선물로 줘서 나쁠 것은 없었다. 저렇게나 좋아하니 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절로 하기도 하며 그는 괜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응?"

그 와중에 자신에게 커러멜을 주려고 하는... 정확히는 마치 입에 직접 넣어주려고 하는 그녀의 행동을 바라보며 그는 두 눈을 깜빡였다. 그의 눈동자가 슬쩍, 아직 부스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이들에게 향했다. 헛기침 소리를 한 번. 그는 그녀의 손에서 커러멜을 챙긴 후에 자신의 입에 쏙 집어넣으려고 했을 것이다. 만약 실패했다면 그냥 순순히 입에 넣어주려고 하는 것을 받아들였겠지만.

"...가자. 그래서 어디에 가고 싶어? 일단 전체적으로 둘러보는 것이 나을까?"

부스를 열기 전에 대충 이곳저것을 둘러보긴 했지만 작년, 그리고 재작년과 크게 차이는 없다는 것이 바로 카나타의 생각이었다. 금붕어 잡기라던가, 사격이라던가, 혹은 먹거리 가득한 부스라던가... 하네이 이나리 신사에 가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로서는 역시 이나리 신사가 조금 더 끌리기는 한데... 너는?"

916 카나타주 (eYrSo32BTI)

2024-08-06 (FIRE!) 23:39:09

좋아. 다시 조용해졌어! 이대로 뒹굴거릴테다!

917 스즈네 - 카나타 (P8.z6AhgOw)

2024-08-06 (FIRE!) 23:44:56

앞서 말하기도 했지만 재차 남는 걸 준 거라는 카나타의 말에도 스즈네는 에~ 나 남은 거 처리반 아닌데~! 라며 히히 웃기만 했다. 남은 거 처리하려고 줬다기에는 아무렇게나 둔 것도 아니었으니까. 알고 지낸 시간이 있는 만큼 말은 저렇게 해도 속 생각은 다를 것을 얼추 아니 웃으며 가벼운 농담으로 넘길 수 있었다. 그래도 조금 얄미우니까 일부러 부스에 보는 눈이 있을 때 캬라멜을 내밀었지만.

"이히히~"

장난기 가득하게 웃은 스즈네는 캬라멜을 가져가려는 카나타의 손을 샤샥 피했다. 평상시 망충해보이면서 이럴 때 행동 하나는 누구보다 날렵하다. 기어코 직접 입에 먹여주고서야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음~ 나 아직 아무것도 못 해봐서~ 다 하구 싶은데~"

카나타는 이미 사격을 즐긴 모양이지만 스즈네는 오전부터 부스를 돕느라 아직 즐긴게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밤이 깊도록 다 돌고 싶지만 카나타의 일정도 생각해야 하니까. 잠시 축제 전경을 머릿속으로 떠올려보곤 몇 곳을 추려냈다. 머릿속으로만.

"그으럼~ 가볍게 한바퀴 돌구 신사에 가자~ 제일 먼저 금붕어랑 요요츠리 낚시~!"

가볍게라는게 스즈네의 기분이라면 카나타는 각오해야 할 지도 모른다. 알 지 모르겠지만 스즈네는 체구에 비해 체력이 철철 넘치는 타입이니까. 렛츠 고~! 한 걸음 타닥. 앞으로 나선 스즈네가 휙 돌아서더니 카나타를 보고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멋진 유카타 입었는데 잔뜩 놀지 않으면 손해라구~ 카나쨩~ 얼른 가자~"

조그만 가방 든 손을 붕붕. 흔들면서도 남은 손은 카나타에게 내밀었다. 잡으라는 것 같은데 안 잡아도 그만일 것이다. 어쨌거나 게다 달각거리며 낚시 부스로 향하는 것은 같을 테니.

918 카나타 - 스즈네 (aQT55.J1Ac)

2024-08-07 (水) 00:00:22

"...그래도 안 뜯은 새 거니까 처리반에 주는 물건과 비교하면 섭한데."

선물이야. 선물.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카나타는 그와는 별개로 딴 커플 키홀더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고민했다. 두 개 다 자신이 가질까. 다른 하나는 누군가에게 줄까. 차후에 천천히 생각하면 되겠지. 그렇게 결론을 내리면서 커러멜을 받아가려는 순간, 그녀가 손을 피하자 그는 응? 하는 표정으로 가만히 스즈네를 바라봤다. 기어이 먹여주고 말겠다는 그녀의 행동에 그는 못 말리겠다는 듯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일단 받아먹었다. 딱히 어린애도 아니고 이 정도로 부끄러움을 타진 않았다. 물론 나중에 돌아온 후에 방금 그거 뭐냐고 묻는 질문공세는 받아야 할 것 같지만. 어쩌겠는가. 어떻게든 되겠지. 그렇게 기어이 그는 또 적당히 결론을 냈다.

"...전부? 시간이 되려나. 휴식시간 끝날 때까지. ...뭐... 어떻게든 되겠지."

자신에게 주어진 휴식시간을 어떻게든 전부 활용하면 깊게는 아니어도 가볍게 전부 보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카나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내민 손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덥썩 잡아주며 천천히 앞으로 걸었다.

"...다음에는 비번일 때 이야기해줘. ...그쪽이 좀 더 여유롭게 볼 수 있잖아. 아무튼 금붕어와 요요츠리? ...좋아. 실력을 보여줄게."

자신만만하게 말을 하지만, 어쩌면 하나도 낚지 못하고 끝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일단 말이라도 자신감을 넣어보려는 듯, 그렇게 이야기하며 카나타는 미소를 조용히 지었다.

"아마 저쪽일거야. 가자."

부스를 열기 전에 대충 둘러봤기에 어디에 뭐가 있는지는 파악이 끝난 상태였다. 자연스럽게 낚시 부스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그는 가만히 근처에 있는 다른 부스들도 조용히 바라봤다. 참으로 이것저것 다양하게도 있다고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내기 할까? 누가 더 많이 낚는지 말이야. 뭘 걸지는 네가 이야기해도 상관없어."

919 미카즈키 - 스즈네 (2LO3./owC.)

2024-08-07 (水) 00:12:55

"돌려보낸다라......"

애초에 돌아가는 데 성공한 적이 있기나 한가. 항상 발을 들였다 하면 깊어지기만 하는 마음 속의 늪. 초점 잃은 눈과 히죽 웃는 얼굴. 일순간 흐르는 두 사람 사이의 정적. 농담을 주고받았다기엔 어두침침한, 어딘가 조금 비뚤어진 청춘의 찰나가 잠깐 스쳤다. 미카즈키는 다시 또렷이 스즈네를 바라보며 "그러면 곤란한데요." 하고, 무덤덤한 무표정으로 말한다. 농담의 반응이라기엔 심히 정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단 맞장구친다고 쳐준 거다. 끔찍하게 못 칠 뿐.

낮잠이라. 밤잠도 제대로 이룬 지 오래된 미카즈키에겐 꽤 낯선 단어다. 괜찮겠는걸, 하고 생각은 해보지만, 누구나 쉬이 하지는 못하는 그것. 어딘가 잘 가지 않는 길이나 초행길을 건너다가 저 식당, 저 가게 괜찮겠는걸, 하고 생각해보고는 그냥 지나치는 것처럼. 스즈네가 찻잎바구니를 들고 들어오자, 미카즈키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즈네에게서 찻잎바구니를 받아들어주려고 했다. 스즈네가 내어준다면 어디 놔두면 되는지 물어보고 거기 두었겠고, 내어주지 않는다면 얌전히 물러났을 것이다.

그리고 미카즈키는 스즈네가 내미는 하얀 마스크를 얌전히 뒤집어썼다. 그리고 스즈네의 설명을 차근차근 들으며, 스즈네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의깊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집중력과, 집중력을 발휘할 때 함께 발휘되는 관찰력은 미카즈키가 마운드 위에 올라서는 원동력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는 스즈네의 지시대로 손을 맷돌 손잡이 위에 얹었다. 그리고 그 손등을 포근한 손바닥으로 짚을 때, 스즈네의 손 안에 다시 한 번 느껴지는 우악스러운 손아귀.

"재채기는 걱정 마세요."

스즈네가 재채기를 언급하자, 미카즈키가 대답했다.

"외할아버지가 가르쳐준 게 있거든요. 재채기가 나올 것 같으면, 혓바닥을 입천장과 위쪽 앞니 뒤에다 붙인 뒤에, 입천장과 앞니를 당기듯이 빨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면 재채기가 멈춘다고."

...? 이상한 재주다.

"혹시 재채기 때문에 투구 타이밍 놓치거나 하지 말라고, 가르쳐주셨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미카즈키는 스즈네가 시범을 보여준 대로 조심스레 주걱으로 찻잎을 퍼다가 맷돌 구멍에 소르륵 부어넣고는 스즈네를 따라 천천히 맷돌을 돌리기 시작했다. 도로록. 도로록.

스즈네가 돌리는 것과 정확히 똑같은 박자, 똑같은 느낌의 똑같은 소리를 내며 맷돌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920 미카주 (2LO3./owC.)

2024-08-07 (水) 00:13:10

늦은 시간에 불청객 등장이오. (비실) (풀썩)

921 카나타주 (aQT55.J1Ac)

2024-08-07 (水) 00:14:14

무슨 소리야! 불청객이라니! 그런 거 아니야!
안녕 미카주!!

음. 날짜가 7일.. 23일 남았구나.
멀티는 잘 안하지만 내일은 멀티도 일단은 구해봐야겠다! 최대한 짧은 시간에 많이 돌리고 만족하고 사라지는 것. 그것이 카나타주의 소원이다!

없으면 없는대로 상관없음이고!

922 스즈네주 (LzlfUpfWv.)

2024-08-07 (水) 00:14:59

푹 익은 미카주다~ 콕콕 찔러야지~

923 미카주 (2LO3./owC.)

2024-08-07 (水) 00:18:19

좋은 저녁 카나타주. 우앙 우아앙 (콕콕찔림)

924 카나타주 (aQT55.J1Ac)

2024-08-07 (水) 00:20:35

자. 미카주. 미카주도 어서 사격을 해보는거야! (꼬시기)

925 스즈네주 (LzlfUpfWv.)

2024-08-07 (水) 00:22:48

콕콕콕콕~ 히히~ 가마지기도 하자 미카미카~!

926 미카주 (2LO3./owC.)

2024-08-07 (水) 00:24:20

아아, 하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결국 12시를 넘겼어... 응, 오늘은 꼭 해볼 참이야.
최소 누구 한 명이랑은 친해져서 축제 때 누구 손잡고 가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혐생과 곰손의 환장의 콜라보 때문에 텄다텄어..

927 카나타주 (aQT55.J1Ac)

2024-08-07 (水) 00:29:27

그냥 꼭 벼를 필요 없이 시간 맞는 사람과 일상해서 가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말이지.
나도 그냥 시간 맞는 스즈네주와 축제 둘러보기 하는 중이기도 하고!

928 미카즈키 - 츠키 (2LO3./owC.)

2024-08-07 (水) 00:33:34

미카즈키는 츠키의 옆모슾을 바라보았다. 거기에선 어떻게 보내셨나요, 라고 물어보기엔, 그 어딘지 모를 타향을 곱씹어보는 츠키의 모습이 왠지 씁쓸해보여서 미카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타향에서의 기억을 곱씹는 게 괴로운 일인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 처지였어서. 그래서 미카는 그 화제를 미루어두기로 했다.

운동하는 사람이라는 건 어렵잖게 알 수 있겠다. 일단 일본인으로서는 드물게 껑충하게 큰 키에, 딱 벌어진 어깨라던가, 운동복 아래로 드러나는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실루엣이라던가, 단서는 많았으니. 거기서 뭔가 더 알아봐야 할 이유가 없을 뿐.

그러나 다만, 이 때 츠키의 옆모습에서, 미카는... 아까부터 왠지 츠키에게서 느낀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문득 떠올렸다. 이 얼굴, 어디서 봤다. 그리고 그것이 떠오르자, 츠키의 얼굴을 어디서 봤는지도 금방 떠올랐다. 아.

"...그러고 보니,"

확인을 마친 서류를 받아들고, 엔도 선생에게 연락한 다음 갈라서면 되는데... 그 전에, 미카즈키는, 무심코 무턱대고 그렇게 말을 꺼내어버리고 말았다.

"포스터, 찍으신 적 있으신가요."

하나요와 같이 찍은 그걸 말하는 모양이다.

929 미카즈키 - 미니 이벤트 (3) (2LO3./owC.)

2024-08-07 (水) 00:40:16

>>0

그때 엔도 선생의 눈에 띄인 게, 하필이면 미카즈키였다. 곱상한 얼굴과는 영 다른, 딱 벌어진 어깨와 잘 다듬어진 몸매. 엔도 선생 못지않게 우락부락한 '장정' 아닌가. 엔도 선생이 미카즈키를 축제에 끌어들이는 것을 그 할아버지인 텐이치로가 아주 탐탁하게 여겨 엔도 선생에게 오히려 권장을 하고 있는 판이기도 하고, 미카즈키는 지금까지 엔도 선생의 말에 큰 반항 없이 말을 다소곳이 잘 들어왔으니 이런 때에 부려먹기엔 딱인 일꾼인 셈이다. 다만 역시 그 핫피며 머리띠며 하는 것들에서는 미카즈키도 인상을 구겼다.

그리고 가마꾼 삼기에는 미카즈키가 혼자 키가 껑충하게 큰 것도 문제였다.

"대충 허리를 굽혀서 높이 맞추고 해보겠습니다."

.dice 3 15. = 4

930 미카주 (2LO3./owC.)

2024-08-07 (水) 00:40:48

이런, 키가 너무 큰 게 안 좋았던 모양이네.

931 카나타주 (aQT55.J1Ac)

2024-08-07 (水) 00:42:35

괜찮아!! 우리 이미 30이 넘어서 라무네 1개는 확정이야!

932 스즈네주 (LzlfUpfWv.)

2024-08-07 (水) 00:51:16

미카미카랑 스즈네랑 가마지기 다이스 똑같다~ 재밌는 우연~ ( *︾▽︾)

933 미카주 (2LO3./owC.)

2024-08-07 (水) 01:03:49

그러게. 어쩌다 보니 똑같은 숫자가 됐네.
으으으..사격은 자고 일어나서 써봐야지..

934 카나타주 (aQT55.J1Ac)

2024-08-07 (水) 01:05:49

후후...그럼 뭘 따낼지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겠어!

935 스즈네 - 카나타 (LzlfUpfWv.)

2024-08-07 (水) 01:11:14

혹시 그렇지 않을까 싶었지만 역시나랄까. 카나타는 휴식 시간이 정해진 모양이다. 그럼 잔뜩 즐기는 건 힘들겠다고 가볍게 보고 지나갈 수 있는 건 그래야겠다고 스즈네도 비슷하게 생각했다. 지금 이렇게 생각해도 막상 놀다보면 제멋대로 굴게 될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응응~ 열심히 돌아다니면~ 어떻게든 될 거야~"

스즈네가 쭉 내민 손은 무안하지 않게 카나타의 손과 맞잡아졌다. 체구 차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큰 소년의 손을 꼭 잡은 스즈네는 카나타의 옆에서 달각달각. 걸어갔다.

"비번일 때~? 그 때도 놀아주려구~? 카나쨩 상냥해~"

북적이는 축제 거리를 걸으며 스즈네가 꺄륵 웃었다. 그럼 비번날 또 놀아달래야지~ 라며 어린아이처럼 재잘거리고. 자신만만한 카나타의 말에는 우히~ 하고 얄미운 소리를 냈다. 어디 한 번 실력 좀 볼까~? 하고.

"응응~"

둘러보기도 못 했던 스즈네로서는 위치 파악을 한 카나타가 이끌어주는게 편했다. 손도 잡고 있으니 중간에 딴 길로 샐 염려도 적었다. 혼자면 당장 앞에 있는 곳부터 보느라 시간 낭비 제대로 했을 것이다. 이끌어주는 이가 있으니 편하다고 생각하며 지나치는 부스를 눈으로만 슥슥 훑던 스즈네는 카나타의 말에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그리고 히죽~ 하고 웃었다.

"헤헹~ 토키와라 토박이 앞에서 감히 낚시 내기를 하자는 거야~ 카나쨩~? 그렇게 자신만만하다가는 큰코 다칠 텐데~ 헤에엥~"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스즈네도 딱히 잘 하는 편은 아니었다. 어쩔 땐 하나도 못 낚아서 나중에 히비키나 시키루가 와서 요요 하나 건져주곤 했다. 그래도 오늘은 내기라니까 왠지 잘 할 것도 같다. 이유 모를 자신감에 고개를 크게 끄덕인 스즈네는 당당하게 말했다.

"이럴 때는 정석적인 소원권이지~ 안 되는 거 빼고 다 들어주기야~"

사실 뭘 걸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냅다 소원권을 걸어버린 거지만. 스즈네는 내기에서 이기는 것보다 그냥 같이 노는게 더 좋았기도 하고.

"재밌겠다~ 나보다 못 건지면 카나쨩 놀려야지~"

내기야 어찌됐든 이 상황 자체가 즐거운 듯 스즈네가 손을 크게 흔들거렸다. 걸음도 크게 크게 내딛었다가 다시 평소 보폭으로 돌아오며 이히히~ 웃기도 했다. 그렇게 가다보면 저 앞에 금붕어와 요요츠리 부스가 나란히 보인다. 마침 금붕어 앞이 비었으니 바로 가면 될 듯 하다.

936 카나타 - 스즈네 (aQT55.J1Ac)

2024-08-07 (水) 01:27:41

"...어차피 논다면 비번일 때가 더 낫지 않을까라고 말한 것 뿐이야. ...나도 축제는 좋아하니까."

그땐 다른 이들도 같이 부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카나타는 당장 떠오르는 얼굴들을 하나하나 수를 셌다. 니시키리는 이런 자리 안 좋아하려나. 다음에 물어볼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살며시 다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그녀의 입에서 토박이라는 말에 그는 피식 웃었다.

"너만 토박이야? 나도 토박인데?"

태어날 때부터 쭉 토키와라에서 자랐고 지금도 토키와라에서 살고 있다. 토박이라는 조건은 비슷하지 않은가. 물론 토박이라는 것이 과연 이 내기에 얼마나 영향을 줄 지는 알 수 없었다. 애초에 그녀도 진지하게 말하는 것은 아닐테니, 적당히 그 분위기에 맞춰주며 그는 이내 한번 더 피식 웃었다.

"...해보면 알겠지. 큰코 다치는 것이 누구일지 말이야. 아무튼 소원권? ...지지 않아야겠네. 더더욱."

여기서 졌을 때 과연 상대가 뭘 빌지는 알 수 없었기에 그는 강한 승부욕을 불태웠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이긴다는 법은 없었지만. 어쨌든 자신도 금붕어잡기는 꽤 많이 했으니 쉽게 지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는 금붕어와 요요츠리 부스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다가 다시 스즈네를 바라보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다가 네가 지면 그대로 돌려줘도 되는 거 맞겠지?"

물론 말만 이렇게 할 뿐. 실제로 놀린다고 해도 얼마나 놀리겠는가. 금붕어 앞이 비어있어 금붕어 쪽으로 간 그는 그녀의 손을 놓았고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깔끔하게 그녀 몫까지 계산한 후, 그는 자신이 먼저 하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종이 뜰채를 집어들었다. 이어 그는 가만히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금붕어를 바라봤다. 꽤나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상당히 컨디션이 좋아보였다. 저런 것은 잡기 조금 어려운데.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가만히 타이밍을 눈여겨보다가 마치 고양이가 물 속의 물고기를 잡는 것처럼 빠르게 손을 움직였다.

"이건 타마가 배고플 때 내 다리를 팍팍 치기 권!"

강하게 기술명 같은 것을 외치면서 그는 금붕어를 낚아채려고 했다. 과연 몇마리나 낚였을까? 그건 두고봐야 알 일이었다.

/ .dice 0 10. = 10 마리!

기술명까지 외친 이상 여기서 0마리가 나오는 것이 더 재밌을지도 모르겠다만 과연 어떻게 되려나!

937 카나타주 (aQT55.J1Ac)

2024-08-07 (水) 01:28:01

장하다! 카나타야!! 장하다! 타마야!

938 카나타주 (aQT55.J1Ac)

2024-08-07 (水) 01:29:51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난 자러 갈게!! 다들 잘 자!

939 스즈네주 (LzlfUpfWv.)

2024-08-07 (水) 01:32:23

타마가 배고플때 다리치기 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이건 치사해~! 스즈네 웃겨서 집중 못 한다구~~ (≧∀≦)ゞ

답레 쓰기 전에 미리 다이스부터~! 혹시~ 혹시 모르니까~~
.dice 0 10. = 3

940 스즈네주 (LzlfUpfWv.)

2024-08-07 (水) 01:32:53

형편없이 졌어오 힝구야... 카나타주 잘 자~

941 스즈네 - 미카즈키 (LzlfUpfWv.)

2024-08-07 (水) 07:23:18



안개 속으로 공을 던지는 일은 얼핏 보면 무의미한 행동 같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증기의 장막은 소리마저 삼켜버리니. 고심하여 던진 콩주머니가 조각난 돌조각이 되어 돌아올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 앞으로 나아가는 이에게 운무는 차근히 한 걸음씩 나아갈 길을 보여주었다. 무엇을 던져도 말간 유리구슬로 바꾸어 발치로 굴려 되돌려주었다. 어느새 손 안 가득 모인 구슬들이 잘그락거리며 웃을 만큼.

어색한 맞장구에 어레레~ 진짜 그래버린다~? 라며 키드득 웃어버리는 스즈네처럼.

미카즈키가 거들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자 작은 손이 단호히 까딱. 움직였다. 괜찮으니 앉으라는 신호가 분명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너무 부산히 움직이면 주변에 먼지가 일어나니 말이다. 그 손짓만큼 단호하면서 간결하고 똑부러지는 설명이 그 뒤에 이어졌다.

설명 도중 스즈네는 미카즈키의 시선이 자신의 행동을 유심히 쫓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말보다 정확한 몸짓으로 설명을 보충했다. 찻잎 주걱을 들고 내려놓는 것. 한 번에 뜨는 찻잎의 양. 가까이 다가가서 맷돌 돌리는 감각을 알려줄 때는 작은 손을 한껏 펼쳐 소년의 손을 덮고 꼭 쥐어 돌리는데 드는 힘과 돌에서 손잡이를 통해 느껴지는 갈림의 감각이 조금 더 생생히 느껴지도록 했다. 그러는 도중에 필연적으로 미카즈키의 등과 어깨에 스즈네의 몸이 꾸욱 밀착하게 되었지만 스즈네의 태도는 한없이 진지할 뿐이었다. 충분히 움직여 감각이 전해졌겠구나 싶었을 때 스즈네의 손이 미카즈키의 손등을 톡톡 두드려주고 살며시 떨어졌다.

"으응?"

재채기에 대한 주의를 주며 옆자리에 앉던 스즈네는 미카즈키가 말한 희안한 비방에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생전 처음 듣는 방법이니 말이다. 당장 들은 대로 따라해봤지만 재채기가 나오려던 때가 아니라서 그런가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기억해두기로 했다.

"희안한 방법이네~ 나도 도중에 간질간질하면 해봐야겠다~"

그렇게 말하고 스즈네도 손을 움직였다. 먼저 도로록. 도로록. 맷돌을 돌리자 곧 옆에서도 같은 박자와 같은 감각으로 맷돌이 돌기 시작했다. 살짝 어긋나 있던 소리가 어느 순간 딱 맞춰 돌아가기 시작한다.

기묘한 이중주를 들으며 맷돌을 돌리던 스즈네는 옆을 힐끔 봤다. 처음인데도 버벅이지 않고 매끄럽게 맷돌을 돌리는 미카즈키를 보고 손을 까딱였다. 한 손은 계속 맷돌을 돌리며 보란 듯 남은 손을 뻗어 물 흐르듯 찻잎을 떠서 돌고 있는 맷돌에 넣는 것을 보여주었다. 어느 정도 맷돌에 익숙해진 사람에게 알려주는 요령인데 미카즈키는 감각이 좋은 듯 하니 바로 알려준 것이다. 그렇게 멈추지 않고 맷돌을 돌려가다가 문득 작은 발짓으로 탁. 탁. 탁. 탁. 박자를 탔다. 작은 흥얼거림이 박자에 맞춰 흘러나왔다.

"도토리를 따라가도 갈 수 없어요~ 숲 속의 자그마한 레스토랑~"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봤을 노래가사가 자근자근 이어진다. 작업 중에 부르니 약간 노동요 같기도 하다. 실제로 스즈네는 노래를 막힘 없이 부르며 작업에도 전혀 지장이 없었다. 맷돌이 구르는 소리마저 하나의 반주처럼 흥얼거림에 섞였다. 끝까지 다 부르고 나면 여운이 남은 듯 콧노래를 흥얼대며 작업을 계속해갔다.

942 츠키-미카즈키 (ktADQfTGno)

2024-08-07 (水) 07:58:38

"네. 호리이 양과 찍었었죠."

무덤덤하게 맞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음음 괜찮은 시간이었지. 그리 짧게 회상한 후 연락하려는 것 같다가 멈춘 미카즈키를 한번 슥 볼 뿐이다.

"다행히도 많이 퍼져나가고 있나보네요"

다른 팀들도 잘 일하고 있구나 그리 생각하며 근처를 둘러볼 뿐이다. 축제장에는 중간 중간 혹사 븉었나 둘러보기도 했지만 역시 그런 이상한 사람은 없었는지 안 붙어있던 것도 확인된 것이었다.

"싸인이라도 해드릴까요? ..농담이지만"

943 스즈네 - 카나타 (LzlfUpfWv.)

2024-08-07 (水) 08:06:03

"흐흥~ 그래도 아까 내가 놀자고 와줘서 기뻤으면서~ 카나쨩도 부스에만 있었으면 분명히 심심했을 걸~ 놀고 싶었을 걸~"

아니야아~?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여 자신보다 키가 큰 카나타를 올려다보며 말하는 스즈네. 악의 없는 장난기가 한가득인 얼굴은 지치는 일이 있을까 싶을 만큼 해맑게 웃고 있었다. 스즈네는 우히히~ 하고 철 안 든 아이 같은 웃음소리를 내곤 맞잡은 카나타의 손을 더 꼬옥 쥔다. 사실 네가 더 기쁜 거 아니냐고 되묻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응! 하고 대답했을 것이다.

"에~ 음~ 흥이야~ 카나쨩이 하두 자신만만하게 말하니까~ 아무튼 승부는 실력이야아~!"

토박이 운운한 건 분위기를 타서 해본 말이라 저렇게 태클을 걸면 맞받아칠 말이 없었다. 그래서 스즈네는 딱 봐도 할 말 없는데 괜히라는 것이 보이게 에이잇~ 하고 파닥거렸다. 그러다가 네가 지면. 이라는 카나타의 말에 안 져~ 안 질 거야~ 라며 스즈네 나름의 자신만만함도 내보이고 말이다.

티격태격 하다보니 금새 금붕어 잡기 앞에 다다라 스즈네도 요금을 내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하지만 카나타가 한 박자 빨랐다. 금새 계산해버리고 먼저 하겠다며 앉는 카나타를 보고 그 옆에 앉아선 우우~ 하고 조잘거렸다.

"먼저 하려고 내 거까지 계산해버리구~ 카나쨩 치사해~ 우우우~"

나름대로 방해공작이기도 했으나 카나타가 진지하게 금붕어잡기를 시작하자 스즈네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구경했다. 누가 더 많이 잡나 내기해놓고 카나타가 잡을 때마다 와 잡혔다! 라며 즐거워했다. 생각보다 팔팔하고 날쌘 금붕어들을 희안한 기술명까지 외쳐가며 잡는 모습에 파하하! 웃기도 했다.

"타마가 배고플 때 다리치기 권이래~~ 그게 뭐야~~ 아하하하!"

스즈네가 신나게 웃는 사이 카나타의 차례가 끝났다. 그 기술명이 도움이 되긴 했는지 자그만 그릇 안에 무려 열 마리나 담긴 금붕어를 보고 헤에에~ 하고 놀랐다. 그리고 질 수 없다며 유카타 소매를 둥둥 걷어올리고 종이 뜰채와 그릇을 받았다. 의기양양하게 수조 앞에 앉아 금붕어 잡기를 하는 스즈네는 카나타가 그랬듯 사뭇 진지했다. 그 모습만큼 그릇에도 금붕어가 착실히 담겼다. 하나 둘 셋 넷... 어느새 아홉 마리째를 담고 제법 큼지막한 열 마리째를 올려 그릇으로 옮기는 순간!

"잡았ㄷ, 아아앗~!"

순조롭게 옮겨지던 금붕어가 갑자기 팍 하고 튀어오르더니 꼬리 지느러미로 스즈네의 그릇을 내려쳤다. 그 반동으로 기울어진 그릇에서 물고기들이 주르륵 흘러 수조로 돌아가버렸고 종이 뜰채도 찢어졌다. 겨우 수습한 그릇엔 단 세 마리의 금붕어만 남아있었다. 그렇게 끝나버린 내기에 스즈네의 눈에 물기가 핑 돌았다.

"방금 거 잡았는데... 담기만 하면 됐는데... 열마리였는데..."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인지라 승부를 납득하기도 현실을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걸까. 찢어진 뜰채를 들고 금방이라도 울 듯한 눈으로 카나타를 보던 스즈네가 쩌그려 앉은 채로 카나타의 유카타 소매를 살짝 잡았다. 그리고 바로 옆의 요요츠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거어 저걸루 한 번 더 하자아... 응? 저걸로 하면 이럴 일도 없으니까아~"

제안을 수락할 지 말 지는 카나타가 정할 일이다. 어쩐지 다시 한다고 해도 다시금 깔끔하게 지는 미래 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재대결 하게되면~ 다이스 없이 이번에야말로 카나타가 완벽하게 이겼다~! 로 하면 어떨까 하구 써봤어~ 요런 전개 마음에 들면 이대로 이어줘~ 찡긋~ ( • ᴗ - ) ✧

944 하나요주 (u2jaTfedqs)

2024-08-07 (水) 13:20:42

(실수로 같은 메뉴 2개 시킨 하나용주)
(눈물)(꾸역꾸역)

945 카나타 - 스즈네 (aQT55.J1Ac)

2024-08-07 (水) 18:58:08

"부정은 못하겠네. 축제 날이니까 놀고는 싶었거든."

딱히 그녀의 말을 카나타는 부정하지 않았다. 누가 되었건 일단 축제 때 같이 노는 것을 그는 나름 좋아하는 편이었다. 작년도, 재작년도 혼자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같이 즐겼었고. 축제가 끝나기 전에 최대한 이것저것 즐기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카나타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정리했다. 그러면서 좁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지나갈 땐 먼저 앞장서서 살며시 길을 넓혔다.

"안 치사해. ...원래 이런 것은 누가 내도 상관없는 거잖아."

다음엔 네가 내면 되지. 그렇게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이내 금붕어 잡기에 도전했다. 바로 옆에서 즐거워하는 목소리, 웃는 목소리. 모든 것이 들리긴 했지만 그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조용히 금붕어를 잡는 것에만 집중했다. 하나, 둘, 셋, 넷... 열. 깔끔하게 그 정도로 잡고 일부러 종이 뜰채를 물에 넣어 찢어버린 그는 가만히 통 속에서 헤엄치는 금붕어를 바라봤다. 이렇게 많이 잡아가도 키울 수 없는데. 역시 안에 넣는 것이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조심스럽게 주인의 허락을 받아 물 속에 금붕어들을 집어넣었다. 놀라지 않게 천천히. 조심스럽게. 그리고 그제야 그녀의 웃으면서 하던 말에 대답했다.

"...실제로 이렇게 치는걸.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오늘은 이 정도로만 보여줄게. 이거 나름 유용해."

이어 그는 그녀가 금붕어를 잡는 것을 바라봤다. 생각보다 잘 잡네. 나보다 더 잡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이 들어 그는 절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침을 꿀꺽 삼켰다. 딱히 진다고 해서 손해보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이런 내기를 하게 되면 승부욕이 불타기 마련이었고, 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마지막 열마리 째 금붕어가 팍하고 튀어올라 그릇을 내리쳤고 그 때문에 물고기들이 수조로 돌아가는 것에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두 눈을 깜빡였다. 세 마리만 남아버린 금붕어들을 가만히 바라보던 카나타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울지 마. ...열 마리로 칠테니까. 그 정도면 세이프야."

무승부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지지 않은 것으로도 그는 별 상관이 없었다. 소원권?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이었다. 애초에 딱히 소원으로 빌만한 뭔가가 떠오르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럼에도 주어진다면 뭐라도 구상을 해보기야 하겠지만... 저편에 있는 야키소바라도 하나 사달라고 할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자신의 소매를 꼬옥 잡고 요요츠리를 가리키는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어차피 즐길만큼은 즐길 참이니까. 이번에는 네가 먼저 해. 아까는 내가 먼저 했으니까."

참고로 난 저걸 더 잘해. 그렇게 말하는 카나타의 표정은 상당히 여유만만했다. 그리고 그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실제로도 매우 잘하는 편이었으니까.

"...참고로 난 소원권을 얻으면, 야키소바와 초코바나나를 요구할거야. ...축제 요리니까 먹고 싶어."

/답레와 함께 갱신이야! 다들 안녕!! 왠지 나 혼자만 있을 것 같지만?

946 하나요주 (u2jaTfedqs)

2024-08-07 (水) 20:36:45

안뇽~~~~~~

947 카나타주 (aQT55.J1Ac)

2024-08-07 (水) 20:45:24

하나요주도 안녕이야!!

948 카나타주 (aQT55.J1Ac)

2024-08-07 (水) 21:00:50

사쿠라주도 시트를 내렸구나. 부디 잘 가길 바라고 또 어딘가에서 만나길 바랄게!

어쨌든 이 시기에 멀티로 하나만 더 구해볼게! 쉴 이들은 쉬고 스루할 이들은 스루해도 된다!

949 츠키-미카즈키 (ktADQfTGno)

2024-08-07 (水) 22:01:34

(카나타주 냉장고 뇸뇸

950 카나타주 (aQT55.J1Ac)

2024-08-07 (水) 22:03:35

안녕! 츠키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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