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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네주. 다음번에는 내가 명확하게 묘사하지 않은 부분을 두고 스즈네가 지적하는 묘사는 이런 부분 내가 이렇게 받아들였는데 내가 받아들인 게 맞냐 하고 물어봐줄 수 있을까. 내가 캐릭터 시선처리는 별도로 묘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에서만 넣는 타입이라... 솔직히 내가 생각하던 미카의 행동이랑 다른 행동이 나오니 조금 당황스러워서. ◐◐ 일단 지금은 미카가 감정적으로 몰려있는 상황이니 그렇다고 넘어갈게.
말수 적은 후배가 오만방자해 보여도 부디 그 사정을 헤아려주기를. 사춘기에 겪는 감정의 빈사상태라는 것이 아직 어린 영혼에게 남기는 것이 그리 적지는 않은 법이다. 몸을 일으켜세우지 않고 게을리 누워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고통이 남아 몸을 추스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니. 미카즈키에게, 오늘 겪은 정도의 만남이 아직 버거웠을 뿐이요, 익숙지 못했을 뿐이다. 그래서 스즈네가 미카즈키의 뺨을 잡아채어 당기며 미카즈키를 다그칠 제, 미카즈키는 뭐라 입을 떼려다가... 하려던 말을 바꿨다. 시선을 턱께로 내리깔며,
"주의하겠습니다."
하고 내어놓는 말끝이, 메말라 있다. 메마른 말을 뱉고 보니 입끝이 마르는지, 미카즈키는 다시 찻잔을 들어서 입가로 가져갔다. 그리고 찻잔을 들이킨다. 무슨 맛인지도 모를 액체를 입안에 쏟아붓는 와중에도 귀는 기울이고 있었던지, 찻잔을 내려놓으며 미카즈키는 다시 스즈네에게로 시선을 돌리면서 입을 열었다.
"차라리 어느 한 쪽이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과연 길 잃고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부상병자의 발언이다. 갈피를 잡는 것. 그게 첫 번째 준비인데 그것도 못하고 있는 셈이다. 미카즈키는 찻잔을 소리없이 잔받침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스즈네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씁쓸하게, 한 마디 더 내려놓고 만다.
"...제가 그럴 자격이 있을까요?"
일순간 소년의 뒤로 그림자가, 아니, 그림자들이 스쳐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마음이 갈가리 찢겨나간 소년. 그가 정상적으로 성장한 청소년과는 거리가 먼 소년이라는 사실을, 오늘 스즈네는 몇 차례고 충분히 간접적으로 접해보았겠으나, 방금 그 빈상맞기 짝이 없는 질문은 어쩌면 오늘 스즈네에게 있어 그 상처를 가장 솔직히 드러내는 증상일지도 몰랐다.
와르르 무너지는 물보라 가운데에서 하나요는 어쩌면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무언가 서로 딱 맞물려서 옴짝달싹도 못하게 굳어져있던 무언가가 물보라에 휘말려 서로 아퀴가 빠지고, 쓸려나가버리는 것을. 하나요의 다이빙은 예상보다 많은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
대뜸 와락 목을 끌어안으면서 연못물을 뚝뚝 흘리는 하나요를, 미카즈키는 피해서 몸을 내빼거나, 이러지 말라고 밀어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마주 안아주지도 못했다. 하지만 무언가는 해주고 싶었다. 미카즈키가 할 수 있는 것은 겨우 하나... 차분히 손을 들어서, 하나요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몸을 던진 그 품에서, 하나요는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없다.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후후후 하고 웃던 그 아이에게서 느껴지곤 하던 따스한 체온이, 어느덧 이렇게 훌쩍 커서 돌아온 창백한 소년에게서는 없었다. 단지 물에 젖은 옷가지라던가 연못물의 온도에 낮아진 체온이라던가 하는 알량한 핑계로는 결코 설명될 수 없는, 무덤덤한 무감각한에 가까운 냉랭함만이 느껴졌을 뿐이다.
"아니, 돌아왔어."
감정을 추스리고, 미카즈키는 차분히 말을 내려놓는다. 지금은 단촐한 슬랙스에 셔츠 차림이지만, 가방에는 분명히 토키와라 고교의 야구부 유니폼이- 아, 가방. 어디에 내버려뒀더라. 아니, 상관없다. 지금은 가방을 어디에 뒀느냐가 아니라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니까. 그리고, 미카는 지금 무언가 말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 말이라는 게, 재회했을 때 하는 말치곤 정말로, 정말로 멋대가리없는 말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가 없다. 멋대가리없는 사람이니 멋대가리없는 말을 할 수밖에는.
온몸뿐만 아니라 소리까지 연못 물에 젖어버린 건지, 목소리가 어째 조금 눅눅해져서 꺼내어진다.
"...미안해, 하나요."
약속,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말하지 못하고 떠나서 미안해. 말없이 불쑥 돌아와서 미안해. 이런 형편없는 몰골로 돌아와서 미안해. 토키와라에 돌아왔는데 바로 널 찾아오지 못해서 미안해. 더이상 네가 기억하던 미키군이 아니라 미안해. 더 구구절절히 말하고 싶었는데, 겨우 두 마디 꺼내고 나니 목소리가 목에 걸려 잘 나오지 않았다. 미카는 그래서 고개를 잠깐 위로 들었다.
키리야마 가의 막내는 모두에게 친절하지만 그 친절의 선이 누구에게나 명확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스즈네는 그게 조금 특이했다. 자신이 다가갈 수 있는 한계가 드러나면 멈춘다. 그 선 앞에 서서 가만히 응시하는 것이다. 어떤 요구도 요청도 없이.
"그래~"
미카즈키를 대하는 태도가 거기서 바뀐 것도 그 행동의 연장선이다. 이유야 무엇이든 어찌되었든 적어도 오늘 이 자리에서 이 이상 다가갈 수는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말이다.
"어레~ 으응~?"
입에 물고 있던 센베를 오독오독 씹어먹으며 미카즈키의 말을 듣던 스즈네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소리를 내며 큰 눈을 깜빡였다. 갈피를 못 잡았다? 자격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소년이 찻잔을 내려놓을 때까지도 잿빛 갈색 눈동자에서 물음표가 사라지질 않았다. 그 탓인가. 깔끔히 빈 찻잔이 쟁반 위에 다시 둘 갖추어지고 마무리를 앞둔 미카즈키의 말에 제법 엉뚱한 대꾸가 튀어나갔다.
"누가 너한테~ 그럴 자격이 없다고 그랬어~? 누가 그랬으면~ 진짜 너무하네~ 미카즈키 군~ 나아가고 싶은 마음은 확실해보여~ 그런데~ 누가 그런 말 해서~ 자격이 있니 없니 싶은 거면~ 무시해~ 미카즈키 군의 자격은~ 미카즈키 군의 것이니까~ 갖는 것도~ 버리는 것도~"
그리고 스즈네는 폴짝 일어섰다. 동시에 접시에 남아있던 마지막 센베를 집어 입으로 가져가며 작게 중얼거렸다
"나도, 그랬으니까."
찰나에 스친 소리는 잘 들리지 않을 법도 하다. 곧장 이어진 바사삭. 부서지는 소리가 말을 흐리는 것도 같다. 무엇보다 들으라고 한 말은 아닌지 다시금 방긋 웃으며 소년을 보는 스즈네였다.
"응~ 오늘의 티타임은 여기까지인 걸루~ 미카즈키 군~ 조금 전에 내 일 도와주겠다고 했었는데~ 할래~? 아님 집에 갈래~?"
스즈네는 이번에도 손을 내밀었다. 잡는다면 소년은 이 저택의 뒤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게 될 것이다. 이 집에 들어왔을 때처럼.
situplay>1597050140>835 >>0 .dice 0 21. = 0 이전 합산 83
-끝없이 헤매이는 것도... 달빛이. 나뭇잎이 온통 붉다. 붉음과 더불어 으스스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을까... 그래도 그나마인 것은 흔들리는 유카타같은 전통복은 아니라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저런... 꽤 활발하군요. 이런 건 선호하진 않지만.. 그는 홰치는 날개들 사이에서 그러한 부드러운 미소가 더욱 기묘하게 보이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모를 얼굴로 턱에 손을 괴고 갸웃하며 사쿠라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는 이들이 아마 이런 일이 있으면 무언가 더 과하게 느낄 것이기 때문에 눈을 감거나 깊게 심호흡하는 일을 행할 것이라 여기겠지만 그러지 않는 것은.. 어떻게 여겨질까요...
-바닥이 바닥이 맞을까요? -사실 바닥이라고 착각하고 있을 뿐 끝없이 떨어지고 있는 걸지도 모른답니다... 이러한 말들은. 분명히 장난에 가깝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장난에 가까워서 사쿠라의 입장에서는 뭐야... 라고 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요. 어쨌든 그 사이에서도 사쿠라가 아직 손을 뻗고 있다면 손을 부드럽게 잡아주고, 일으키려 시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