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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처럼 중얼거리는 소리가 홀린 듯 흘러나온다. 혼란은 흘러넘쳐 분명했던 기억의 경계를 마구 흐리어 놓고. 길을 잘못 들었나? 어두워서 중간에 잘못 되돌아왔나? 아니, 아니야, 발을 돌리기는 커녕 뒤 돌아 본 기억조차 없다. 분명히 앞만 보고 달렸는데,
웃는 얼굴? 기묘함이 켜켜이 쌓이면 그것은 되려 꿈 꾸는 광경처럼 느껴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유난히 흰 열굴과 붉은 머리카락, 눈에 담은 녹광, 입술에 걸린, 이상해, 이상하다. 늘어뜨린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기분. 작은 그림자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흉흉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제 의지도 아닌데 발이 멋대로 뒷걸음질친다.
"슨배임, ...대체 무슨 소리,"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 들리지 않음에 괜히 섬짓한 기분이 든다. 이제는 벅찬 숨소리는커녕 쾅, 쾅, 심장소리만 귓전을 때리듯 크게 울린다. 뭔가.. 뭔가 잘못됐습니다, 어떻게 해야.. 누군가 양 뺨 강제로 붙들어 움직이는 것 같은 기분과 함께 고개를 들면 눈동자에 들이치는,
그것은 더이상 익숙한 오솔길의 풍경이 아니라. 첨벙. 엉덩방아를 찧어도 단단한 바닥 부딪히는 소리 대신 물소리만이.
피식 웃으면서 괜시리 그리 말했지. 소년은 짧게 숨을 내뱉었다. 언젠가부터 네가 누나라는게, 그렇게 행동한다는게 당연스러웠다. 자신은 여전히 울보 꼬마였기 때문일까. 너도 가끔은 떼 쓰고 어리광 피우고 하고 싶었을텐데. 나방이 날아들어도 꼼짝조차 하지 않고 겁 먹지 않고, 소리 지르지 않고. 그게 정말 귀신의 집 같은걸로 익숙해서, 라고 할 수 있는걸까. 나는 네게 물었다. 너와 나 사이에 비밀이 있는것이 싫다고. 어쩌면 비밀을 만든건 나일지도 모르겠다. 널 알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내 이미지에 너를 가뒀을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깊어지는것은 자신의 안 좋은 점이었다. '뭐래요, 세이쨩은 세상에서 제일 귀엽거든요~' 그리 말하며 히히 웃는 너. 그런 네 뺨을 주욱 늘리는 나.
"다음엔 밥 먹으러 가자."
"이야기, 잔뜩 하고 싶어."
그렇게 속마음을 전부 내비치지 못한 채로 소년은 입을 다물었고, 주욱 늘린 네 부드러운 뺨을 놓아주었다. 도쿄로 떠나기 전에, 응. 너를 좀 더 알고 싶어졌다. 그렇기에 네 손 꼭 쥐었다. 겁도 없이 척척 나아가는 너를 따라서 - 소년은 날아가고 싶었다. 허나 마음껏 난다고 하더라도 돌아올 곳이 필요했다. 소년에겐 둥지가 있었고. 그것이 토키와라초였고. 너였고. 친구들이었으며. 가족이었다.
훌쩍 집 밖으로 나가버리더라도 밤이 되면 어느샌가 슬그머니 돌아오는 고양이처럼. 시선 안에 담으면 휙 하고 고개를 돌려버리지만 시선 바깥으로 벗어나면 어느새 찾아와 옆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그런 고양이처럼. 소년은 무엇과 닮았을까.
밤이 깊다. 신비한 여름이었고 소년과 소녀는.
// 스즈네주 고생했어~~~~ ;3 넘 즐거웠다 히히 스즈네주는 역시 맛잘알이야 ;3 다음에 또 재밌게 놀자구~
피식 웃으면서 괜시리 그리 말했지. 소년은 짧게 숨을 내뱉었다. 언젠가부터 네가 누나라는게, 그렇게 행동한다는게 당연스러웠다. 자신은 여전히 울보 꼬마였기 때문일까. 너도 가끔은 떼 쓰고 어리광 피우고 하고 싶었을텐데. 나방이 날아들어도 꼼짝조차 하지 않고 겁 먹지 않고, 소리 지르지 않고. 그게 정말 귀신의 집 같은걸로 익숙해서, 라고 할 수 있는걸까. 나는 네게 물었다. 너와 나 사이에 비밀이 있는것이 싫다고. 어쩌면 비밀을 만든건 나일지도 모르겠다. 널 알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내 이미지에 너를 가뒀을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깊어지는것은 자신의 안 좋은 점이었다. '뭐래요, 세이쨩은 세상에서 제일 귀엽거든요~' 그리 말하며 히히 웃는 너. 그런 네 뺨을 주욱 늘리는 나.
"다음엔 밥 먹으러 가자."
"이야기, 잔뜩 하고 싶어."
그렇게 속마음을 전부 내비치지 못한 채로 소년은 입을 다물었고, 주욱 늘린 네 부드러운 뺨을 놓아주었다. 도쿄로 떠나기 전에, 응. 너를 좀 더 알고 싶어졌다. 그렇기에 네 손 꼭 쥐었다. 겁도 없이 척척 나아가는 너를 따라서 - 소년은 날아가고 싶었다. 허나 마음껏 난다고 하더라도 돌아올 곳이 필요했다. 소년에겐 둥지가 있었고. 그것이 토키와라초였고. 너였고. 친구들이었으며. 가족이었다.
훌쩍 집 밖으로 나가버리더라도 밤이 되면 어느샌가 슬그머니 돌아오는 고양이처럼. 시선 안에 담으면 휙 하고 고개를 돌려버리지만 시선 바깥으로 벗어나면 어느새 찾아와 옆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그런 고양이처럼. 소년은 무엇과 닮았을까.
밤이 깊다. 신비한 여름이었고 소년과 소녀는.
// 스즈네주 고생했어~~~~ ;3 넘 즐거웠다 히히 스즈네주는 역시 맛잘알이야 ;3 다음에 또 재밌게 놀자구~
그리 말하면서도 싫지만은 않은 듯, 네가 손을 휘젓자 텁 하고 잡혀주면서 키득였다. 네가 상체를 틀어 도망치는걸 가만히 바라보면서.
"하?"
오토바이 탈때 간지럼, 이라는 말에 째릿, 하고 너를 쳐다보았다.
"그래. 위험한 짓은 하지 마."
흥, 하고 단단히 네게 일러놓으면서. 그러다 사고라도 나서 누군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어쩌려고. 일부러 늦는 걸 봐주는건 그렇다 쳐도, 그런것까지 봐줄 수는 없다. 헬멧도 착용하고, 안전수칙을 지켜서 너무 빠르지 않은 속도로, 늘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서 타는 것. 그것이 운전의 규칙이었으니까. 비행기를 몰 때도 마찬가지였다. 운전은 자신에게 조금 다른 의미로 와닿았다. 자신의 목숨만이 걸려있는게 아니었으니까.
"왜, 뭐라고 하는데, 너한테."
"둘이서 재밌게 노나봐?"
눈동자 위로 데굴, 굴리면서 짧게 한숨쉬고. 하아. 가만히 네가 오므라이스 위에 마요네즈 뿌리는 것 바라본다.
"됐어. 얘기하고 싶을 때 얘기해."
굳이 캐묻고 싶지 않으니까. 뒷말은 속으로 삼키면서, 오므라이스를 반으로 갈랐다. 주륵, 하고 계란이 흘러내리고. 소년은 한 술 오므라이스를 떠 천천히 입으로 넣어 씹었다. 부드러운 계란과 함께, 볶음밥의 풍미가 퍼진다. 맛있네. 입가에 묻은 케첩을 혀로 핥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