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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눈높이가 달라졌어도 소년은 여전히 어린 날의 동생이요 스즈네는 그런 소년의 손을 잡아주는 누이다. 이건 아마 그 손을 놓는 그 날까지 변치 않을 것이다.
"헤~ 세이쨩~ 울다 웃으면~ 히히~"
여섯 남매 중 막내이며 늦둥이 임에도 스즈네는 또래들 사이에서 그런 티가 거의 나지 않았다. 좀 칠칠맞긴 했지만 아이 특유의 억지나 화도 내지 않았다. 어벙해보여도 제 앞은 잘 챙기며 그런 모습이 의외라는 말도 자주 듣는 편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스즈네가 그렇게 된 건.
"뭐래요~ 세이쨩은 세상에서 제일 귀엽거든요~"
스스로 멋있다느니 하는 아마네의 말을 가볍게 넘겨준 스즈네는 곧 시선을 마주해주었다. 그렇게 차근히 해 준 설명이 과연 납득이 될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네가 더 캐묻지 않자 그저 히히~ 하고 웃었다. 그 웃는 얼굴이 이내 옆으로 주욱 늘려졌지만.
"에으~ 에이아~ (아으~ 세이쨩~)"
볼이 잡힌 스즈네는 바람 새는 발음을 내며 잠시 파닥거렸다. 그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아마네에겐 영 그랬을 지도.
"그럼~ 다음에 같이 놀러갈까나~ 다 같이 가면 덜 무서워~ 재밌어~"
세상 해맑게 말한 스즈네는 일어서는 아마네를 따라 폴짝 뛰어 일어나서 응! 하고 해맑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 가자~ 응~ 시간이 쪼금만 덜 늦었으면~ 이거 하구 또 라멘 먹으러 가는 건데~ 아쉽다아~"
아니면 그냥 가버릴까나~! 같은 말을 한 스즈네가 또 꺄르륵 웃었다. 그리고 제 몫의 박스를 옆구리에 끼곤 겁도 없이 척척 걸어갔을 것이다. 이번엔 아마네의 손을 꼭 쥐고 말이다.
디저트도 물론 파고 있어! 강아지나 고양이 줄 수 있는 간식도 팔고 있고! 다만 아무래도 일반카페보다는 디저트류가 조금 종류가 떨어지긴 해! 하지만 케이크류는 있다! 다만 강아지들이나 고양이들에게 먹이려고 하면 바로 호루라기 불고 경고를 날리겠지만! 천방지축 스즈네라도 청량하고 청순한 이미지가 날 수도 있지! 그 와중에...ㅋㅋㅋㅋㅋ 알로하셔츠는 뭐야! ㅋㅋㅋㅋ 오키나와가 아니니까 안 입어!
세 번, ..이라고? 차마 생각지 못 한 대답은 순간 머릿속을 꽁꽁 얼려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게 만든다. ...어, .....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키는 눈동자가, 그 녹색을 보고 있자니, 이상하게 어지러운 기분이 드는 것 같아 얼빠진 소리만 흘릴 뿐이고. 겨우 가다듬은 정신을 붙들어.
"그러고 보니 이쯤 왔음, 슬슬.. 학교 보일 때도 안 됐십니까. 올 때도 일로 왔지요? 분명."
말을 뱉고 나서야,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다른 집행부원들 또한 보이지 않음을 깨닫는다. 텀이 긴 것도 아니고 길어봐야 5분 남짓 차이가 날 텐데, 이렇게까지 인기척 없을 리가 있나? 조금 더 나아가 보실 건가요, 서늘한 한 마디에 조금 주저하다가. 툭, 들고 있던 상자를 발치에 내려놓았다. 흰 얼굴을 잠시 말 없이 마주본다. 입을 연다.
"앞에, ...다른 부원들도 가고 있겠지요. 슨배임은 잠시만 여서 기달리고 계이소, 내 얼른 앞사람들 찾아갖고 델꼬 올랍니다."
딱히 허락을 받고 움직일 생각은 아니었기에, 탓탓탓, 어두운 산길을 홀로 뛰었다. 어둠 때문인지 이상하게도 무언가에게서 도망치고 있는 것 같은 감각이 뒷통수를 스멀스멀 타고 올라온다. 저 멀리 누군가가 있는 것 같아 저기요!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데,
".........어라."
익숙한 뒷통수였다. 붉은 머리. 내려놓은 상자. 솨아아, 숲 휩쓰는 바람소리는 비웃음인가. 고요힌 소란스러움에 섞이는 벅찬 숨소리만.
-아. 번교... 멀리서 볼 수 있다거나 할 때이긴 하지.. 학교라는 것이 보인다는 말에 잠깐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다가 무언가를 깨달은 듯이 속삭이는 듯한 붉은 머리카락의 그가 의문을 가진 듯이 고개를 갸웃합니다. 그런데 그게 중요하던가? 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갸웃거림이다.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아주 중요한 것이지만 붉은 머리카락의 그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그것이 가능할까요? 닿지 않는 혼잣말이 달려나가는 뒤쪽에서 흐리게 퍼진다. 탁탁 달려나가는 사쿠라를 보며 살짝 손을 뻗어보려 하지만 이미 달려나가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
-어떠신가요? 뒤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부드럽게 고개를 돌려 바라보며 묻는 말. 그리고 그는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지만, 사쿠라는 그 주위의 두견새들의 눈을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어떠신가요의 뜻은 무엇일까. 경험을 중요시 여기는 것이었을까..
-왔던 길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도 그.. 학교는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길을 보세요. 쭉 이어졌지만. 다른 곳이랍니다. 생긋 웃는 표정이지만, 평소 이즈미가 보일 법한 표정이라기엔 꽤 밝은 편입니다. 그러나 이 숲과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두려움이 일부 있어서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었을까...? 벅찬 숨을 내쉬는 듯한 사쿠라에게 발소리 들리지 않게 한발자국 다가섭니다. 괜찮냐고 물어보려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