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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타는 자주 가는 카페의 주인집 아들으로, 히라무와는 같은 학교 선후배 사이 정도? 즉 입시 관련 서류 심부름을 시킬 만한 사이까진 아니라는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도 오늘로써 과거형이다. 히라무는 마침 카페에 가서 책이라도 볼까 하여 가방을 메고 호시노 이누네코랜드에 가던 길이었다. 그러다가 만난 카나타상이 평소에는 하지 않는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던데...그런 사정이 있었더라.
"그럼 카나타상, 갔다올 테니까 괜찮으시면 이거 카페에 둬 주실래요?"
라고 감히 카나타를 가방 셔틀로 이용하고 자신은 서류 심부름을 다녀옴으로써, 둘의 관계도 이런 셔틀 심부름은 할 수 있는 사이로 한 단계 진일보했다고 히라무는 혼자 뿌듯해하고 있었다. 호시노 이누네코랜드의 문이 열렸다.
"카나타상."
문이 열리고 들어온 히라무가 노란 서류 봉투를 들어 보였다. 문자대로면 이 서류가 맞겠지?
히라무가 맡긴 가방은 카나타가 당연히 카페에 자리를 하나 맡아두고 갖다뒀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앉지 않도록 손님들을 안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번거로운 일을 시켰으니 그 정도 일은 충분히 해 줄 수 있었다. 이 정도 일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부탁을 하겠는가. 세상사 이렇게 돕고 돕는 사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어쨌든 방울소리가 딸랑딸랑 울리자 카나타는 자연스럽게 문을 바라봤다. 카페의 강아지와 고양이들도 관심을 가지고는 모두 일제히 유리문 근처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히라무의 얼굴을 보자 강아지들과 고양이들은 일제히 어서 이 안으로 들어오라는 듯이 팔딱팔딱 뛰거나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반기고 있었다. 왈왈- 야옹야옹- 등등. 다양한 울음소리가 퍼지고 있었다.
"...고마워. 호죠."
그가 내민 서류 봉투의 내용물을 확인하면서 카나타는 안도의 미소를 조용히 지었다.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했었는데, 그 덕분에 다행히 문제가 해결된 참이었다. 이어 그는 가만히 히라무를 바라봤다. 그리고 무덤덤한 목소리를 이어나갔다.
"...덕분에 살았어. 꼭 필요했던 거거든. ...나도 일단은 3학년이니까. ...음료. 오늘은 무료로 서비스해줄게. ...뭐 마실래?"
이어 그는 아. 소리를 내면서 히라무를 바라봤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이어 히라무에게 넌지시 이야기했다.
방학 하고 몇 번 왔나? 히라무의 방문 빈도수와 무관하게 이누네코랜드의 동물들은 언제나 히라무를 반겨준다. 얘네는 500년 후에 와도 반겨줄 거야. 그런 점이 좋아. 그러려면 이누네코랜드도 500년 영업해야 하겠지만 잘 된 셈이지. 히라무는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달려드는 동물들을 쓰다듬었다.
"안녕~"
개중에는 나나쨩도 있다. 히라무는 바로 앞에 있는 나나쨩의 턱을 간질였다.
"나나쨩 하이~더 푹신해졌네."
실례되는 발언을 칭찬처럼 내뱉던 히라무에게 카나타가 다가와 서류를 받아들었다. 맞는 서류인 것 같고, 임무도 무사 완수고. 카나타에게 도움이 된 것만으로도 오늘은 수확이 알찬 날인데 카나타가 직권으로 음료수를 쏘겠단다. 히라무는 엄지를 치켜들며 외쳤다.
"아!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날씨도 덥고, 시원한 카페인이 필요하다. 가방이 있는 자리도 히라무가 자주 앉는 자리다. 알고 챙겨 주었겠지. 카나타의 세심함에 작게 감탄하던 히라무는 뜻밖의 물음에 눈을 댕글 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히라무의 말에 카나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음료를 제작하는 선반으로 간 후에, 그는 커피를 주문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가장 만들기 쉬운 음료였기에 그렇게 오래 걸릴 일은 없었다. 애초에 커피는 머신이 뽑아주고, 자신은 얼음만 준비하면 되는 것이니까. 물론 전문 커피숍은 좀 더 이런저런 작업이 들어간다고는 하지만, 여긴 전문 커피숍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고양이와 강아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동물 카페. 음료는 그저 덤에 불과했다.
달그락 달그락. 그런 소리를 내면서 카나타는 히라무를 슬쩍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머신 쪽을 바라보며, 그는 커피가 완성되는 것을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는 히라무에게 이야기했다.
"...캐릭터 상품 내고 있거든. ...나나 인형이 만들어졌어. ...가질래? 이것도 서비스."
서류를 챙겨줬으니 이 정도는 할 수 있어. 무덤덤한 목소리를 내며 그는 히라무에게 조용히 제안했다. 물론 받아들이고 말고는 어디까지나 그의 자유였다. 그와는 별개로 나나는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는지 히라무가 앉아있는 자리로 다가간 후에 냉큼 히라무의 무릎에 올라타려고 했다.
이 자리에서는 카페의 캣타워가 잘 보인다. 창문 바깥도 보이고, 에어컨 바람도 적당히 시원한 명당이다. 히라무는 가방을 열어 가지고 온 책들을 꺼냈다. 오늘 읽을 여신들에 대한 신화학 책, 공부라도 할까 가져온 교과서, 그리고 문학 몇 권을 테이블에 올려두자 금세 탑이 하나 만들어진다. 그렇게 많이 안 들고 왔는데 두께가 있어서 그런가 보다고 히라무는 약간 의아해졌다.
"고맙습니다. 별 것 아닌데..."
더욱 놀랄 일은 오늘의 서비스가 공짜 음료수로 끝이 아니라는 점. 히라무는 무릎으로 뛰어들어오는 나나를 지켜보다가 위에서 떨어지는 서비스 공지에 고꾸라질 뻔 했다. 나나쨩 MD? 인형으로? 히라무는 여자아이들만큼 인형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지만 친한 강아지의 인형을 공짜로 준다는데 거절할 성미도 아니다.
히라무의 말에 카나타는 조용히 그렇게 이야기했다. 실제로도 큰 것이 맞았으니까. 다른 친구들에게도 공유해야 할 아주 중요한 자료였다. 그런만큼 자신이 이렇게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카나타는 생각했다. 오버라고 하면 어떤가.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그는 거기서 말을 마친 후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한편 목덜미를 문질거려지는 나나는 기분이 좋은지 왈왈 소리를 내며 괜히 꼬리를 더 빠르게 흔들었다. 그만큼 기분이 좋고 더 해달라는 나름의 의사표시였다. 고개를 살짝 돌려 나나를 바라보던 카나타는 다시 앞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받고 싶으면 받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야. ...어쩔래?"
마지막으로 그의 의사를 확인해보겠다는 듯, 카나타는 그렇게 질문했다. 여기서 받겠다고 한다면 정말로 줄 생각이고, 그래도 미안하다고 한다면 알겠다고 말하고 굳이 더 말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덧붙여서 돈은 안 받아. 서비스니까."
공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제대로 언급하며, 그는 냉장고로 간 후에 막 완성된 아메리카노에 얼음을 동동 띄웠다. 그리고 빨대를 준비하려는 듯, 다른 선반으로 향했다.
입시 자료라고 하니 중요하긴 하겠지. 아오가 그런 걸 잃어버렸다고 한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온 토키와라를 밤새 뒤져서라도 찾겠다고 다들 나서지 않을까. 카나타도 서류를 까먹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심장이 다 떨어졌을 테니, 히라무는 카나타의 말대로 자신의 도움에 대한 서비스들을 과분하게 생각지는 않기로 했다. 히라무는 방긋 웃으면서 대답했다.
"뭐, 카나타상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면 좋아요. 마음껏 받을게요."
자기도 카나타를 가방 셔틀 시켰지만 그것까지 포함해서. 나나는 목덜미를 쓰다듬어주는 게 기쁜지 꼬리를 헬리콥터처럼 펄럭였다. 히라무는 목을 열심히 문질거릴수록 회전하다시피 하는 꼬리를 흥미롭게 바라보다가, 카나타의 마지막 질문에 엄지와 함께 확답했다.
"고맙게 받을게요. 엄마도 좋아하실 거고."
그래도 캐릭터 상품으로 나온 건데 공짜로 받아가도 되나? 아까 전에 마음껏 받겠다고 해서 티내진 않았지만 머쓱한 게 사실이라 히라무는 좀 쑥스러운 듯 소리내어 웃었다. 집에 친구 오면 자랑해야지. 특히 카요쨩이라든가 스즈 누나처럼 여자 친구들.
차인 뒤로 이렇게 말 붙여보는거. 백만년하고도x2 백만년째인가. 아무리 경멸하는 표정 지어봤자 그런 허술한 모습으로 당황 안할 수가 있겠냐고. 아, 아니. 그보다 괜히 휘말려서 가뜩이나 박살난 이몸의 이미지. 도저히 건질 구석도 없게 되어버리기 전에 다급하게 자기 변호를 외쳤다.
마음껏 받겠다는 그 말에 카나타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인형 역시 고맙게 받겠다는 그 말에 카나타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캐릭터 상품이 모여있는 서랍장을 열었고, 나나를 쏙 빼닮은 강아지 인형을 트레이 위에 올렸다. 물론 방금 막 완성된 아이스 아메리카노 역시 트레이에 올렸다.
"...캐릭터. ...아무리 그래도 실물은 좀 어렵잖아. ...그래도 많이 비슷해. SD 캐릭터 느낌이야. 자. 여기."
이어 그는 인형과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담겨있는 트레이를 배달하듯이 그가 앉아있는 자리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가 함께 준 인형은 그야말로 나라를 쏙 빼닮은 형태였다. 감촉은 상당히 부드러웠고, 마치 만화에 나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개성과 특징이 아주 잘 살아있었다. 아마 가볍게 누르면 왈왈 우는 나나의 울음소리도 나왔을 것이다.
"...자신작이야. ...나름대로."
자신 역시 마음에 들었는지, 그는 괜히 인형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그리고 원래 서 있던 카운터자리로 천천히 향했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다 그는 히라무에게 요청하듯이 말했다.
"...아직 발매전이니까 너무 많이 퍼뜨리진 말아줘. ...우리 알바생에게도 아직 비밀인 상품이니까."
즉, 현 시점에서 인형의 존재를 아는 것은 카나타와 카나의 부모님. 그리고 히라무. 딱 4명 뿐이라는 이야기였다.
>>140 ㅠㅠㅠㅠㅠㅠ 너무해 >>141 네!! 호죠상이랑 배 타면서 썼던거 기념으로 가게에서 보관중이라고 하면 좋겠네요!! 타케군 아버지… 당연히 음치박치죠!! 아마 춤은 이런 느낌으로! https://www.youtube.com/shorts/BxiWdTZ9-bs 타케군은 아버지 닮아서 경박스러운데 라무군네 아버지는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