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밖] 새봄의 능력으로 붉은 머리의 옷과 소지품은 모두 솜사탕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가지고 있던 검은색 샹그릴라도 포함해서입니다. 그것에 붉은 머리를 칫, 소리를 냈습니다. 이어 금은 그대로 아래에서 화염을 일으켜서 단번에 붉은 머리를 불태웠습니다. 옷은 물론이고 소지품이 모두 잿더미가 되었고, 그의 몸의 흉터나 이전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빠드득 갈긴 했지만 이내 붉은 머리는 꾹 참았습니다. 하지만 불타는 느낌은 그대로 느껴졌는지 그는 크게 비명을 질렀습니다. 랑은 팔을 채찍으로 휘감은 후에 전류를 흘려넣었습니다. 크아아악! 하는 소리를 내는 듯 했으나 이내 붉은 머리는 피식 웃었습니다.
"이미 끝났어!!"
새봄과 세은, 그리고 금이 밟고 있던 쿠키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더 나아가 땅바닥에서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쿠키 부분을 시작으로 지면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건물 기둥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천장이 무너지며 땅이 꺼지고 있었습니다.
"하하하! 쿠키로 땅을 바꿀 것은 예상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처음에 지하에 깔아둔 수정을 지금 이 타이밍에 무너뜨려서 지면을 붕괴시켰지! 너희들은 전부 끝이다!! 지하에 파묻혀버려라!!"
하지만 그 순간이었습니다. 지하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의 몸을 살며시 띄워올리고 있었습니다. 무너질 것 같은 건물 파편들도 무너지지 않고 그대로 공중에 떠 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생각도 못한 사태에 붉은 머리는 당황하며 두 눈을 깜빡였습니다.
"...오빠?"
"뭐야?! 뭐인건데?! 왜 안 무너지는거야?! 왜 갑자기 떠오르는건데?!"
[안] 서연과 철현의 외침에 수연은 이를 꽉 악물고 고개를 아래로 숙였습니다.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상당히 쓰린 모양입니다. 이내 철현은 리라의 팔찌를 벗어던졌습니다. 그리고 서연은 그에 깜짝 놀랐는지 철현을 감쌌습니다. 그 모습에 크게 당황한 것일까요? 수연은 바로 능력을 해제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대로 고개를 아래로 숙였습니다.
"내가..내가...." "...나는...나는..." "폐인 같은 거 되고 싶지 않아. 이런 거 먹고 싶지 않아. 이것 때문에.. 이것 때문에... 이것 때문에!!!" "나는...나는...그저...그저... 이런 것이 아니라..그저..."
-역시 당신은 마음이 너무 약해. -그렇다면...제가 도와드릴게요.
그 순간, 대체 무엇을 들은 것일까요? 수연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몸의 기계파츠가 일제히 붉은색으로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빠르게 서연과 철현을 향해 질주했습니다. 기계 다리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고, 팔의 기계장치가 작동하면서 주먹을 꽉 쥐었고 그 위에 나이프가 솟아올랐습니다.
"도망쳐어어어!!"
그대로 철현의 가슴을 있는 힘껏 후려치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 주먹은. 하지만 그건 틀림없이 그녀의 의지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선혜는 혜우의 말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어 그녀는 한숨을 약하게 내쉬다가 적대적인 눈빛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힘들었을 사람, 원망하지 않았던 사람. 그 사람이 누구를 의미하는지 선혜는 분명하게 알아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를 빠드득 갈았습니다.
"언니를 여기서 거론하다니. 너무 비겁한 거 아닌가요?" "애초에 언니는 내가 아니라 당신들을 택했잖아. ...그런데 여기에 와서 나를 흔들기 위해서 언니를 거론해요?" "언니는... 이미 내가 어떻게 되건 알바 아닌 사람이야. ...내가 여기서 죽는다고 해도... 걱정하는 것은 폭탄 때문이야..." "핫. 하핫. 하지만 이제 코드를 얻었다는 것 같으니까 해제했을테고... 내가 어떻게 되어도 정말로 아무래도 좋겠네. 에어버스터와 당신들의 편을 들 사람이니까!" "그래. 버림받은 내가 우습다 이거죠?! 그런거죠?!"
뜬금없는 급발진을 하며 선혜는 허리에서 나이프를 꺼내들었습니다. 그리고 혜우를 향해 겨눴습니다.
"듣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였어. ...유언 있어요? 아. 걱정마요. 오래 걸리더라도 반드시 짓밟아줄테니까. 아무리 당신이라고 목과 몸을 분리하도록 물어뜯게하면 죽겠지. 내 말 틀려요?"
어쩌면 이 중에서 가장 어린 존재. 중학생이었기에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어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한양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공간을 왜곡시켰습니다. 자신에게 번개가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여기저기서 그를 노리던 번개는 그에게 닿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에 빠르게 각도를 틀어서 계속 주변을 멤돌았습니다. 몇 번은 한양을 일부러 공격하는 듯 했지만, 그럼에도 빗나가면 빗나가는대로, 스쳐지나가면 스쳐지나가는대로 계속해서 번개는 몰아쳤습니다.
이어 주변의 공기에서 강한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몰아치는 번개는 닿지 않았지만, 주변의 공기는 스파크로 공명하고 있었습니다.
"너 되게 말이 많다?" "저번에 나에게 말이 많니 뭐니 하던 애 맞아?"
이어 민우는 번개 상태에서 다시 인간의 형태로 모습을 바꾼 후에 피식 웃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팔짱을 끼더니, 가만히 한양을 내려다봤습니다.
"혹시라도 있을 불안감 때문에 그러는 거야? 아니면 졸라 강해서 방심하는거야?" "이전에 너에게 공격이 닿지 않는 것을 봤는데, 내가 똑같은 방법을 쓸리가 없잖아."
이어 주변의 공기에서 튀는 스파크는 더욱 강하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일제히 그 근방의 공기가 '파란색'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전기 에너지가 마치 기둥처럼 솟구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블루 제트'. 비행기도 단번에 관통해서 추락시켜버릴 정도로 아주 강력한, 번개로 이뤄진 강력한 일격이었습니다. 닿지는 않더라도, 공기 자체에 가해지는 타격은 그대로 한양을 노렸을 것입니다.
만약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았다면 번개에 맞지 않았어도 그 충격과 열 에너지로 인해 한양은 치명타에 가까운 데미지를 입지 않았을까요?
"닿지 않으면 그 공간 자체를 날려버리면 그만이야. 한양아." "...너만 레벨5라고 생각해?"
한편 혜성은 바다에 서서 자신의 능력을 발동했습니다. 그리고 초음파를 발사했습니다. 바다 속을 탐사하기 위한 초음파는 바다에 번지며 주변으로 퍼졌습니다. 하지만 혜성의 눈에는 당장 뭔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바다 속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어쩌면 힘들지 않을까요? 아니. 그걸 넘어서서 너무나 멀리 있는 곳일지도 모릅니다. 바다 속의 이미지는 보일지도 모르나... 파동의 흐름은 생각보다 강하게 번지지 않았습니다.
머리가 아파옵니다. 애초에 이건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 아닐까요? 어딘지도 알 수 없는 바다 속을 어떻게 초음파 하나로 탐지할까요?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고급 시설이 있는 배도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일부라면 모를까. 어디에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잠수함을 어떻게 찾을까요?
-...뀨... -뀨...뀨.... -뀨...뀨...뀨...뀨....
그 순간이었습니다.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것은 다양한 초음파의 집합입니다. 아니. 초음파만이 아닙니다. 바다속에 퍼지고 있는 생명체들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것은 일제히 연산으로 인해 초음파로 변환됩니다. 바다 속이 보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바다속이 보입니다. 원래라면 보이지 않는 저 멀리.. 바다 그 자체의 이미지가 보입니다.
약 15km 떨어진 곳. 그곳을 향해 바다가 모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물기둥에 천천히 오르고 있는 검은색 수중 전함이 보입니다. 그 안에 탑승한 이들이 보입니다. 가장 앞에 탄 것은... 푸른머리. 그녀의 모습입니다. 그녀는 가만히 컴퓨터를 향해 한양과 민우의 전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수중전함에는 그물이 달린 어뢰, 그리고 전기를 방산하는 장치도 달려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다른 소리를 초음파로 변환하여 그 소리가 닿는 그 모든 것을 자신의 초음파로 바꾸는 이치'가 생성되고 있었습니다.
가방에서 활과 화살을 꺼낸 뒤- 둥실, 떠올랐다.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바람. 이것이 누구의 힘인지는 부러 입에 담을 필요도 없다. 백색은 옅은 한숨을 뱉고 붉은 머리의 남성을 바라보았다. 그 후, 지금 어떤 행동도 취할 수 없도록 잠시, 기억을 통째로 날려버리려 했다. 오래 지속될 힘은 아니지만, 밖으로 올라갈 때 까지는 정신이 나가있겠지.
단번에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도 올해 들어 갖은 과정을 겪고서야 알게 된 사실이자 결과였다. 당장 아무 것도 이루지 못 한, 그것도 아직 중학생인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었다.
이해하기엔, 나의 고통과 상처가 더 크고 아팠으니.
"하지만 그 사람만큼 너를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 너도 알고 있잖아. 그 사람이 왜 너와 같이 리버티가 되지 않고 돌아섰을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변 동물들이 다시 경계하거나 이빨을 드러낸다 해도 개의치 않고 선혜를 향해 한 걸음 내딛었다.
"너를 위해서야. 네가 언젠가 마음을 돌려 돌아서고자 했을 때, 돌아올 곳이 되어주기 위해. 네가 언젠가 죗값을 치러야 할 때, 너를 기다려주기 위해. 정말로 너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 그 말, 직접 묻고 대답을 들어보긴 했어? 주고 받지 않은 말은 의미가 없어. 확인하지 않은 마음은 섣불리 결론지어선 안 돼."
물리고 쪼이고 치이더라도 꿋꿋이 선혜에게 다가갔다. 바로 앞, 숨소리도 들릴 앞까지 다가가 여린 어깨를 감싸 안아주려 했다.
설령 내가 찔린다 해도.
"너는 버림받지 않았어. 세상 전부가 네게서 돌아서도, 단 한 사람만은 너를 버리지 않을 거야. 지금은 그 사람의 뒷모습 밖에 보이지 않겠지만, 네가 부르면 언제든 돌아봐 줄 사람이야. 너도 알잖아. 그렇기 때문에 네가 그 사람이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된 거란 걸."
지금의 나는 고통스러울까. 잘 모르겠다. 그저 선혜를 다독여주려 하며 말했다.
"너의 분노와 복수심은 정당해. 그걸 포기하라고는 안 해. 그렇지만 돌이킬 수 없는 짓 만큼은 하지 말아. 보고 싶지 않잖아. 상상도 하기 싫잖아. 네게 늘 미안해하고, 너를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 너로 인해 슬퍼하고 우는 거, 말로 꺼내는 것조차 싫잖아. 그러니까, 그것 만은 하지 말자."
고통스러워하는 상대를 보는 것이야 전혀 즐거운 일이 되지 못한다. 그러니 빨리 끝내자고. 화염 제압하려고 했을 때, 바닥이 무너지면 금은 비틀거리다 자세를 낮춰 바닥을 짚으며 버티려 한다. 바닥에 금이 가고, 건물 기둥이 무너지면 입술을 잘근 깨문다. 바닥을 수정으로 바꾸고 했던 것이 이것을 노리고 있었던 것인가. 최대한 살 방법을 찾던 도중 공중에 갑자기 떠오르면 금은 놀라며 주변을 살핀다. 새봄의 말에 출구로 향하면서도, 빨간 머리를 노려보며 그의 좌표에 화염을 일으키려 한다.
소리는 만능이 아니다. 퍼질 수 있는 범위의 한계가 분명하게 존재했다. 바다는 너무 넓고 방대한 것에 비해, 제 능력은 미비하다. 감히 혜성은 제 능력으로 제 눈앞에 있는 바다를 모두 탐색할 수 있을 거라 자만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평소 능력을 사용할 때와 다른, 두통이 진통제의 효력을 관통하여 뇌를 두드린다. 뒷목과 손끝이 차갑게 오그라드는 감각이 지긋하리만큼 익숙했다.
이대로 연산을 계속하면 위험하다고 몸뚱이가 경고를 날리는 게 분명했으나,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값비싼 탐지기가 탐재되어 있는 잠수정도 하지 못할 일임에도 여기서 자신이 해내야한다고. 혜성은 이를 꽉 물며 연산을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경고는 위험신호가 되었고, 혜성은 코 점막이 시큰해지는 섬찟한 감각이 흐르는 걸 느꼈다. 눈살만 찌푸리고 혜성은 시큰한 감각이 감도는 하관을 손으로 덮었다. 그와 동시에 혜성은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바다 전체를 물들이는 어지러울 정도로 다채로운 색체의 물살이 쏟아졌다. 소리들이 섞여서 만들어내는 지독하리만치 아름다운 풍경이자, 신경이 따끔거릴 정도로 아름다운 선율이다.
"...─아.."
한곳으로 모여드는 바다에서, 찾고 있던 것을 찾아낸 혜성이 감탄인지 감격인지 그것도 아니면 이유없는 탄성인지 모를 소리를 단말마처럼 뱉어내고야 말았다.
혜성은 손을 뻗었다. 바다가 찾아낸 저것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가. 저 멀고 먼 곳까지 전달된 저 소리들은 오롯이 제것인가. 바다속 생물들이 낸 모든 소리들이, 제 뜻대로 움직여줄 것인가.
포세이돈을 찾아낸, 자신 외의 누구도 보지 못하는 소리들이 포세이돈의 이동을 늦출 수 있도록 혜성은 방금전과 똑같이 손가락을 튕겼다.
뒤따라간 곳에는 붉은 머리의 소년이 있었다. 리라는 또다시 드러난 그의 몸을 보고 숨을 삼킨다. 그러나 어떤 감상을 떠올리기도 전에 친구들이 밟고 있던 바닥이 무너지고, 그대로 추락한다.
저 아래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리라는 순간적으로 멈춘 붕괴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즉시 공중이 손가락을 그어낸다. 저 모든 사람들을 받을 만 한 크기의 공중섬 한 덩어리를 머릿속에서 그려내고, 색채를 씌우고, 실체화 시켜 모두의 발 아래에 띄우려 한다.
동시에 반대 손에 들린 펜은 또 다른 것을 그려냈다. 검은 샹그릴라만을 찾아내 갉아먹을, 동시에 검은 샹그릴라 섭취자에게 울렁거림을 유발할 연분홍색 가루를 뿌리는 하얀 나방 하나. 그 나방을 열 마리씩 한 군집으로, 총 30마리를 만들어 실체화 시켜 날려 보낸다.
"......저기요. 당신, 그거 먹으면 죽을지도 몰라요. 아니. 거의 확정적으로 죽을 거예요. 그게 그쪽이 바라는 거예요?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해요. 내가 당신이어도 그랬을 거예요. 하지만 이 복수가 과연 당신과 타인의 생명을 다같이 태울 정도의 가치가 있는 행위인가요?"
짧은 숨을 들이키면 조금 전 수정을 변화시켜 날리게 했던 꽃가루의 달큰한 향이 후각을 자극한다. 리라는 또다시 펜을 들어 그어내렸다. 이번에는 형태 없는 손짓이 아니다. 공중에 빛나는 선부터가 실체화 되고, 그게 이어져 면이 되는 순간 머릿속에서 그린 모습 그대로 현실에 튀어나왔으니까.
커다란 거미 한 마리가 붉은 머리에게 접근하려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거미줄을 뱉어 그의 몸을 구속하려고 했을 것이다.
"죽지 않고 살아볼 마음은 없어요? 태어난 건 당신이 선택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앞으로의 삶은 어느 정도 당신 선택에 달려 있잖아요."
결국 바닥이 무너지는 것을 막지는 못했지만, 그게 상황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아래로부터 바람이 불어 올라오고 있었으니까, 떨어지지 않게,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도록. 랑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채찍을 있는 힘껏 잡아당긴 뒤 빨간 머리의 목에 팔을 휘감아 단단히 팔을 걸어잠그고 기도를 압박해 기절시키려고 했다.
서한양은 민우의 블루제트를 굳이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롭게 다가오는 블루제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에도 공간왜곡을 시도하는 것이 민우에게도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순히 방어적으로 사용하려는 왜곡이 아니었다.
공간의 밀도를 높여 전기 에너지를 흡수하고, 민우의 공격 경로를 변경시키기 시작했다. 블루제트의 전기 에너지를 압축된 공간에 갇혀 점점 밀도를 높이려는 것이었다. 염동력을 통해 특정 지점의 공간 밀도를 변화시키는 것인데, 이를 통해 전자기파, 즉 전기 에너지가 이동하는 경로를 변경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전기 에너지가 밀도가 높은 공간을 통과할 때 에너지가 흡수되거나 반사되는 것인데, 이를 통해 민우의 번개 공격이 서한양에게 도달하지 못하게 할 수 있었다.
또, 어느 지점은 오히려 공간을 확장하였다. 확장된 공간은 에너지 밀도가 낮아져 공격력이 약해지니깐 말이야.
민우의 번개들을 직접 조작하여 피할 수는 없으니, 공간의 밀도를 조절해서 피해지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었다.
" 응ㅎ 방심하는 거야. 사실 너라면 똑같은 방법을 쓸 줄 알았어. 이거는 내가 인정. 그러길래 좀 나타날 때마다 잘하지 그랬어? 이러니깐 우리가 너를 깔볼 수 밖에 없잖아. "
이번에는 단순히 방어의 용도가 아니었다. 공간의 밀도를 조절해서 단순히 전기를 피한다? 그렇다면 민우의 입장에서는 한양의 출력이 다 될 때까지 공격을 퍼부으면 되는 것이었다. 한양의 진짜 의도...
에너지의 역이용.
공간을 압축시켜서 밀도를 높이면, 영역에 있는 에너지를 고도로 집중시킬 수 있었다. 전기 에너지는 압축된 공간 안에 갇히게 되며, 에너지 밀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를 통해 민우의 전기 에너지를 흡수하고.. 방출할 수 있었다.
서한양은 흡수한 전기 에너지를 염동력으로 고도로 압축한 후, 한순간에 방출하여 강력한 전기 충격파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압축된 공간에서 방출된 에너지를 민우에게 되돌려주려고 하는 것이었다.
리버티고 뉴트로미니컬 에너지고 모르겠다. 선배만 안 다쳤음 좋겠다. 당장 떠오르는 모든 신에게 빌면서 눈을 꽉 감았는데
" ? "
너무 잠잠하다. 뭐지? 의문이 또렷해질 찰나 등 뒤로 울먹이는 소리가 들려 왔다. 잘은 모르겠지만 마약을 먹을 생각은 버린 것 같고, 정말 하고팠던 일은 따로 있는 모양이다. 선배의 설득이 먹혔다...?? 죽다 살았네!!
한숨 돌리며 강수연에게로 돌아서는데 강수연의 몸에서 붉은 빛이 비치더니, 강수연이 이쪽으로 돌진해 왔다. 본인의 뜻이 아니라는 듯 자지러지는 외침. 그러고 보니 안티스킬의 파워슈트에 귀신 들렸을 때도 저런 빛이 났던 것도 같다?? 그때처럼 조종당하는 거겠구나!! 그럼 저걸 어째?;;;;;
머리가 텅 비었는지 터질 거 같은지 모르겠는데, 강수연의 주먹에서 칼날이 솟자 정신이 번쩍 난다.
허겁지겁 리라의 총을 꺼냈다. 이거 안드로이드도 30초는 저지 가능해! 능력자한테 조종당하는 기계까지 막아지는지는 모르겠지만. 리라가 애써 넣어 준 조준 보정 기능에 힘입어 칼이 솟은 손을 노린다. 제발 맞아라!! 그리고 멈춰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