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사이코메트리로 책을 안 읽고 내용을 알아낼 수는 없을까? 그럼 공부를 좀 덜 해도 될지도 모르는데. 사실 책 미리 보기(???)는 처음이었다. 원체 책이랑은 담을 쌓고 살았고, 모의고사 때 써 봤더니 인쇄 과정이랑 잉크에 관한 정보만 잔뜩이라 김 샜는걸;;;; 그래서 큰 기대 없이 일단 비교적 만만한 만화책에다 사이코메트리를 써 봤다. 그러자 대강의 줄거리며 그림체가 굳이 정독 안 해도 되겠다 싶게 감이 왔다. 놀라서 만화책을 펼쳐 보니 실제로도 큰 차이가 없다. 뭐야? 이제 인쇄 공정 제작 공정 말고 인쇄된 내용도 알아지는 거야?? 신기하면서도 안 믿겨서 선배랑 읽던 책에도 사이코메트리를 써 봤더니 순식간에 옛날 이야기를 들은 듯했다. 만났다 하면 싸우더니 둘이 커플 되는구나. 옛날 소설이랬는데 완전 로설이네. 검색 결과 내용도 얼추 맞다. 세상에, 이게 된다고? 반가우면서도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거 연구원이 알면... 문제집이란 문제집은 다 가져와서 사이코메트리로 풀라고 들볶을 게 뻔하다. 에비에비!!! 딱 입 다물어야지.
잔뜩 수줍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시인하는 모습에 흐뭇해졌다. 역시 놀리는 보람이 있다니까. 내년이면 철형이 졸업하긴 하지만,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 둘 다 좋은 사람들이고, 서로를 저렇게 좋아하니까 오래오래 잘 만나는 게 그려진달까. 내겐 미래 예지 능력은 없긴 하지만. 그도 잠시, 서형이 물었다. 정인 쌤이랑 어떻게 됐냐고. 차였을 때, 그리고 임시 훈련기간이 끝났을 때를 생각하면 조금 마음이 아려왔지만, 대답하는 데 오래 걸리진 않았다.
"아아, 그렇지. 얼마전에 정인쌤한테 고백했었어요. 제가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제대로. 차였긴 하지만 고백하길 잘 한 것 같아요. 고백도 못 해보고 뵙기 어렵게 됐으면 정말 많이 후회했을 것 같거든요." "서형이 해준 조언 덕분에 결심이 섰었어요. 고마워요!"
생각해보면 그 때도 서형이랑 철형 덕분에 후회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철형의 조언 덕분에 내 마음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고, 서형 덕분에 제대로 고백하고 정인 쌤의 의사를 확인하고, 최대한 미련 없이 마음을 접을 수 있었으니까.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간 끝에,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선하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들에게도 터놓지 못했던 일들이었다. 매년 돌아오는 성하제 때도. 편지는 항상 검열당하고, 인첨공 외부 사람인 엄마들이 그 일을 알았을 때 위험해질까 두려웠었으니까. 전혀 좋은 이야기라고 할 수 없을, 오히려 무겁고 부담이 될 수 있을 만한 이야기를 듣고도, 서형은 한참을 침묵했다. 서형도 이제 열여덟살인데. 많이 놀랐겠다. 무어라 화제를 바꾸면 좋을지 고민하던 찰나, 어깨가 따스하게 감싸이더니 다독이는 손길이 느껴졌다.
순간 울컥했다. 선하의 일을 말하면서도, 선하를 잃었던 상처가 헤집어졌었던 일을 말하면서도 눈물이 나지 않았는데, 울 것 같아졌다. 서형의 품에 기대다시피한 채로 숨을 죽이고 눈을 질끈 감으려니, 서형이 조곤조곤 건네는 말에,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이 흘렀다. 혼자서도 잘 지내야 한다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버텨왔는데, 마음 한 구석에서는 서형처럼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보다. 그래도 울기까지 하면 서형이 놀라겠다 싶어 숨을 삼키고 눈물을 닦으려니, 뜻밖의 말이 들려왔다. 유니온을 죽이지 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서형의 말을 들으며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뭐였는지를.
확실히, 살인은 수단에 불과했다. 내가 원하는 건, 서형과 철형, 단풍이, 선생님들 등 내가 마음을 준 사람들이 안전한 거고, 다른 사람들이 선하같은 죽음을 맞는 일이 없어지는 거다. 그것만 이뤄진다면, 박씨 부자가 죽든 말든, 어떻게 살든 상관 없다. 그렇다면, 죽이는 게 아니라, 죽이지 않고도 제압이 가능하도록 협력한다면, 내 바람도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정리되자, 마음도 진정이 됐다. 눈물을 닦고, 고개를 가만히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서형 말대로예요. 유니온을 죽이고 싶었던 건, 그 녀석을 막을 방도가 그것밖에 없을 지도 몰라서라고 생각해서였고, 박형오를 죽이고 싶었던 건... 솔직히 선하를 잃은 울분을 풀 만한 상대라고 생각했던 것도 큰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서형 말대로 유니온이나 박형오를 죽이지 않고 완벽하게 제압할 방법만 있다면, 그놈들이 죽든 말든 아무래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건, 모두가 무사한 거고, 선하처럼 죽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거니까요. 그리고 확실히, 그런 녀석들 때문에 살인자가 되는 건 손해인 것 같아요."
사실, 모르겠다. 박형오는 그렇다 쳐도, 유니온을 죽이지 않고 제압하는 방법은. 그렇지만, 방법은 있지 않을까? 그녀석이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존재였다면 그렇게 족쇄를 차고 있지도 않을 거고, 철형이 확보한, 레벨 0 이상의 초능력자라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캐퍼시티 다운도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제법 기운이 났다. 그래서 서형을 향해 웃어보였다.
"나야말로 고마워요, 서형. 이야기 들어주고, 서형 생각도 들려줘서요." "덕분에 마음이 개운해졌어요!"
나보다 딱 한살 많을 뿐인데, 서형은 속이 참 깊다. 이런 점 때문에 철형도 서형을 좋아하게 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멋진 사람이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모카고에 오기 전에 서형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화제도 바꿀 겸, 나도 밀푀유를 포크로 잘라 한조각 먹으며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고보니 서형은 언제부터 인첨공에서 살았어요? 저는 여덟살 때였나, 초등학교 입학할 때 인첨공에 들어왔어요."
//잇기 빡세긴! 덕분에 편하게 이었어>< 서연이가 조언해준 보람이 있는 반응이었으면 좋겠는걸! 그리고 현생 화이팅이야!
살아만 있다면 된다는 지극히 일차원적인 생각... 하긴, 동월이라면 죽더라도 지옥을 깽판쳐서 되살아날 것 같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 음... 그치만 네가 힐러면 그거대로 죄책감이 강했을지도. "
먼 과거를 회상해본다. 회복 능력자였지만, 커리큘럼의 부작용인지, 아니면 타고난 체질이 그런것인지... 능력을 사용할 때 마다 두통을 호소하던. 무리하면 코피까지 흘리던 아이가 생각났다. 너무 큰 상처가 아닌 이상 혜우의 치료를 피하려던 이유는, 그것에서 시작된 것이다. 지금 와서야 이미 없는 사람이고, 이제는 그저 추억일 뿐이니. 동월은 가감없이 죄책감의 이유를 애린에게 설명했다.
" 어쩔 수 없지. 내가 직접 만드는 수 밖에 없나... "
인첨공이니 청어를 구하기는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 고약한 음식을 대체 어디서 만드느냐가 문제인데...
" 윽.... 후우..... 후아..... "
머리를 쥐어싸매자, 그보다 더 위에서 느껴지는 손의 감촉. 동월은 최대한 그 감촉에 집중하며 심호흡을 하고, 이내 공포를 어느정도 떨쳐냈다.
자의식 과잉이라고 매도해봤자 어쩔 수 없다. 동월은 저지먼트에 한해, 그리고 애린에 한해 특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앞뒤 안재고 달려올 것이라는 확신감과도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애린은, 괴이부기도 하지 않은가. 자신 다음으로 괴이라는 것과 긴밀하게 지내온 것이다.
은별의 중얼거림이 작게나마 들리긴 했지만 거기에 반응하는 대신, 은별이 벌집을 태워버리고 남아 있는 말벌들도 태워 없애는 것을 쳐다보았다. 어찌어찌 상황이 정리된 뒤, 뭐 때문에 이러고 있었냐는 질문에 뭔가 켕기는 게 있는 듯 입을 꾹 다물고 시선을 피하던 은별이 그물침대를 만들려고 했으나 그 쪽에 말벌집이 있었을 뿐이라는 말을 했다.
"그럼 딴 데다 만들면 되는 거 아니었나...?"
그보다 퍼스트클래스가 그물침대를 직접 만들고 싶어한다는 건 또 신선한 느낌이다. 볼 때마다 죽일 듯이 싸웠던 사람이 이러는 걸 보고 있으니 더욱. 그 와중에 자신이 굳이 긁어 부스럼을 냈다는 걸 알고는 있는지 묘하게 토라진 듯한 목소리를 내는 은별을 빤히 쳐다보던 랑은 여전히 공허한 그 눈빛을 보며 잠시 무슨 생각을 하다가 말벌이 없어졌으니 이제 다시 그물 침대를 만들 거라는 말에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일단 능력으로 주변에 말벌 같은 위협이 없는지 살펴 보고는 있는데...
뭔가 그에 로망이라도 가지고 있는지, 은별은 그물침대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였다. 물론 꼭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만들고 싶은 욕망은 퍼스트클래스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사실 정확히는, 같은 숙소에서 자고 쉬는 것이 조금 불편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물론 자신의 뜻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자신은 저들을 죽일 뻔 했었으니까.
일단 랑은 더 이상 위험 요소를 느낄 수 없었다. 적어도 당장은 위협이 될만한 벌레는 이곳에 없는 모양이었다. 사실 그도 당연했다. 그렇게나 레이저를 쏘아대고 말벌집과 말벌이 다 타 죽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있었으니, 어지간한 벌레는 다 도망치지 않았을까? 어쨌든 그 사실을 알리 없는 은별은 랑의 말에 잠시 생각하더니 싱긋 웃었다.
"괜찮아. 다 태우면 돼."
그럼 벌레도 존재하지 않게 돼. 그렇게 말을 하는 순간, 또 다시 랑은 섬의 숲이 이글이글 불타는 이미지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못해 아주 제대로 사이렌이 머릿속에서 울리는 것도 느끼지 않았을까? 순수하게 웃고 있지만, 그 웃음 너머의 광경은 그야말로 지옥불이었다.
말하는 걸 들어 보니 그물침대에서 잠을 자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 환상을 가지려면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어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랑의 생각이었으니까. 물론 경험상 별로더라도 이번만 그런 것일 수도 있다며 다음 번을 기약하고 다시 시도하는 것일 수도 있긴 하지만은... 아마 아닌 것 같다.
"...주변에 남아있는 게 거의 없으니까 태울 필요 없다."
있어봤자 근처 나뭇가지에 앉아 쉬거나 할 나방이나 낮은 수풀 사이를 뛰어다닐 풀벌레 정도겠지. 아까처럼 공격적으로 나설 곤충은 아마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덧붙인다.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정말 다 태워버릴 것 같았으니까. 분명 세뇌는 푼 것 같은데, 어째서 행동에 브레이크가 거의 없는 것일까 잠깐 고민도 해 본다. 역시 뭐든지 할 만한 힘이 있어서 그런가.
"그다지, 내가 왜 불편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군."
은별은 벌레에 호들갑(?)을 떨기는 했으나 일단은 조용한 편이었고, 뭔가 어울리지 않게(??) 소소한 것에 대한 로망도 가지고 있었다. 그다지 불편하지도, 두려워할 사람도 아니다... 라고 생각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