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인첨공 구역에 있는 은우의 섬은 오늘도 평화로웠다. 파도가 철썩이고, 폭포가 떨어지고, 새 소리도 들리지만 시끄러운 소음소리는 없는 평화로움은 쉽사리 깨질 일이 없었다. 인첨공이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 마치 거짓말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섬의 뒷편에선 살벌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사라져! 사라져! 타버려! 다 죽어!"
플레어. 본명 고은별. 어쨌건 지금 그녀는 울상을 짓고 여기저기로 붉은색 레이저를 마구 난사하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하니, 그녀의 주변에는 벌들이 앵앵거리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저지먼트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어색해서 그녀는 이곳에 와도 주로 혼자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섬 반대편에 있는 작은 숲에 들어간 것까진 좋았는데, 하필 거기에는 말벌집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것을 미처 보지 못한 그녀는 근처까지 다가갔다가 말벌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것이다. 하필 가을철이라 말벌의 독이 강하게 올라온 시기. 쏘이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은별은 발을 동동 굴리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말벌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요격하며 불태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말벌은 물러나지 않고 오히려 공격할 틈을 노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어 그녀는 단번에 뒤로 물러서더니, 오른손을 위로 올렸다. 그러자 그녀의 손가락 위에 모든 것을 불태워버릴 것 같은 붉은 빛이 강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아마 이대로 공격을 날리려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랑이 근처에 있었다면 사이렌이 울리다 못해 섬이 불바다로 흽싸이는 이미지를 느낄뿐만이 아니라, 식은땀이 줄줄 흘렀을지도 모른다.
인첨공은 뭘 해 봤자 노답이니 다 없애 버리겠다? 묻지 마 살인을 홀로코스트급 규모로 벌이는 짓이지만 동기가 파악은 된다.
아버지의 바램이 인첨공 소멸이었으니 이루겠다? 소원의 상태가 옛날옛날에 왕이 죽으면 아랫사람들까지 생으로 묻어 버렸다는 수준(이거 뭐라고 부르더라??)이지만 동기가 파악은 된다.
다 죽이겠단 소리 듣고 겁에 질리고 절망한 꼴 구경하기를 즐긴다? 흰머리 싸이코 같은 싸패라고 쌍욕이 나올지언정 동기가 파악은 된다.
단번에 모조리 죽여 버리는 게 희생을 최소화하는 길이라 믿는다? 진짜로 그렇게 믿는다면 지능 장애가 의심스러워 어처구니없지만(초능력자한테 지능 장애가 있을 수 있을 거 같진 않다만 세상 일은 모르니까;;;;;) 그래도 동기가 파악은 된다.
근데, 그렇게나 한참 얘기했는데도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 대체 왜 수십만 명을 다 죽이고야 말겠다는 건데? 자연 현상이라 그저 랜덤인 자연재해가 아니고, 개발자가 입력한 대로만 작동하는 봇도 아니면 동기가 있을 거 아냐, 동기가!!! 근데 그 동기가 파악조차 안 된다;;;;;;;;;;;;; 아니, 잠만. 설마...
" 인첨공에 온 25만 명은 이미 망한 인생이라 죽어도 할 수 없지만, 앞으론 인첨공에 오는 사람이 없도록 인첨공을 없애겠단 발상일까? "
그거면 동기가 파악은 되네. 더는 피를 안 흘리네 어쩌네 하던 거랑도 어찌어찌 아귀가 맞는 것도 같고. 그래 봤자 끔찍하긴 똑같다만. 수박!
" 그런 거면, 남의 인생 망했고 말고를 뭔 자격으로 지가 판단하나 몰라. 인첨공의 설립 목적이 자기 짭 만들기라고 여깄는 수십만 명이 모조리 자기 찌꺼기로 보이나 봐. 인첨공식 능력지상주의의 표본스럽다, 아주 그냥;;;;; "
질색팔색을 하던 중 불쑥 당시 세은이의 해석(???)이 떠올랐다. 월이 말마따나, 기회를 줄 테니 막아 볼 테면 막아 보란 의도랬나? 그 말이 맞다 쳐도 이상한 점은 생긴다. 그렇게 한참 떠들어 댔던 녀석은 분신이고, '오리지널'한텐 상대가 안 되는 듯했으며, 분신이 우리한테 떠들어댄 건 오리지널이 바라지 않았던 일인 듯했다. 근데 오리지널은 자기 의도와 달리 우리한테 시간이 생겨 버렸는데도 아무 조치도 안 하고 있으니, 이상하다. 당최 뭔 상황인지 모르겠네;;;;;;
하긴, 이런 거 생각해 봤자 다 뻘짓이다. 유니온의 동기가 뭐든, 지금 가만있는 이유가 뭐든 알 반가? 중요한 건 죽기 싫으면 유니온을 막아야만 한다는 거지.
생각이 어디까지 가는지 모르게 뻗치다 잠잠해지는 동안에도 새봄이의 한탄은 끊이질 않았다. 듣고 보니...그러게? 부장은 선망의 대상인데? 울 사장님도 부장이 손님으로 오니까 팬심이 끓어넘치는 듯 히죽히죽이셨고. 남의 신발에 쥐 넣었던 수박처럼 고렙이면 질색하는 사람도 없지야 않지만, '에어버스터' 하면 우러러보는 사람이 훨 많잖아?? 하물며 '유니온'일까? 하고 썩소가 나오다 멈칫했다. 선후 관계가 바뀌었다. 부장 같은 사람이 선망의 대상이 된 건, 인첨공이 생긴 뒤다.
" 추측이지만 인첨공이 생기기 전엔,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당했을지도 모르겠어. 태오 선배처럼 능력을 쓰고 말고를 선택 못 하는 지경이 아니었다면 배척당한 원인이 순전히 초능력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 " 글고... " " 인첨공의 특성상 인품, 취미, 가치관 이전에 능력으로만 접근하거나 배척하는 사람이 생겼다면, 본인을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는다는 느낌에 벽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고... "
말하면서도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럴 수밖에. 이건 추측이라기도 민망한 내 망상인걸. 그나저나, 새봄이 지금 꽤 빡쳐 보이는데? 이 판국에 유니온 얘길 하면서 즐겁고 편안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만, 그래도 뭐랄까, 감정 표출이 평소에 비해 격한 느낌이다. 글고 보면 자연공원에서도 박형오가 목소리를 내자마자, 혜성 선배의 에코로케이션이라도 구현할 기세로 아주 샤우팅을 했었지.
" 새봄아, 어... 너, 유니온이랑 박형오한테 치를 떠는 이유가 혹시 더 있어? "
말해 놓고 보니 완전 무례한 질문이다. 새봄이와 눈이 마주칠세라 황급히 아아를 드링킹했다. 그새 컵이 다 비었다...
" 미안!! 안 들은 셈 쳐도 돼!!!;;;;;;;; "
하고는 냉큼 이명 얘기로 넘어갔다. 봄에 폭탄이란 뜻도 있었나 보네. 건 영어래 한자래? 그랬다가 제 이명이 화제에 오르자 머릿속에 김이 가득 올라 버린 서연이었다.
" 어, 어, 어...;;;;; " " 한자 달라! 한자 달라!! "
선배 이름자를 이명에 붙이고팠던 건 맞지만;;;;;
" 선배 이름 자는 어질 현 자고~ "
돗자리 옆 모래에다가 賢을 써 보인다. 몇 번을 써도 이 한잔 완전 복잡해 @ㅁ@;;;;;;;;; 그래도 인제 획 안 틀리고 곧잘 쓴다. 히히~☆
" 내 이명은 나타날 현 잔데~ "
賢 옆에 기세 좋게 쓰려다 멈칫했다. 나타날 현 자 어케 쓰더라??;;;;;;; 모래에 꽂았던 손가락은 움직이지도 빼지도 못하고 고개만 푹 숙인 서연이었다.
" ...까먹었어. 어케 쓰는지;;;;; "
쪽팔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새봄이네 연구소 얘기가 나온 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는데, 나오는 내용은 뭔가뭔가다. 매 끼니 야채죽이라니? 뭣하러? 커리큘럼상 레시피를 완벽하게 익히도록 시켰대도, 무슨 난민도 아니고 끼니마다 야채죽을 먹었다고?
" 너희 연구소, 무슨 일 있었어? 그, 기숙사 망가진 거 보상하는 거 말고도?? "
생각해 보면 울 연구원도 리버티가 기승 부릴 때 피난 갔었고, 청윤이네 전 연구원은 아예 살해까지 당했으니, 다른 연구소라고 별 일 없었으리란 법이 없구나...;;; 뒤늦게 제 둔감함이 실감 나는 서연이었다.
한편 새봄이의 첫 전투 얘긴 얼떨떨하면서도 묘했다. 난 크리에이터를 처음 만났을 때 쩔부터 받았는데, 새봄이는 적으로 처음 만났었구나. 그 와중에 선배가 농담 따먹기로 긴장을 풀어 줬다니, 어떤 상황일지 상상이 가 절로 웃음이 났다. 혜우가 납치당했을 때도 새봄이가 납치범들한테 말린 미역 케이크를 맥이쟀는데, 그게 누구한테서 유래한 농담이었는지 알 만하다.
" ㅎㅎㅎㅎㅎ 진짜로 저질렀으면 크리에이터가 식고문이라고 질색했겠는데? "
그렇게 웃어넘기려니 새봄이의 표정이 묘하다. 아까처럼 살벌하진 않은데, 심경이 복잡미묘해 보인달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물을까 말까 하던 찰나, 새봄이가 부장의 사인이 홍보 효과가 있을 거라며 맞장구를 쳐 줬다. 그 사인을 처음 받았을 때의 야심찬 계획(???)을 되새겨본다. 에어버스터 버전은 점포 입구에 잘 보이게 붙이고, 최은우 버전은 계산대에 눈에 띄게 붙여 놔야지~ >< 그러나 제 능력 언급에는 찔끔하고 도리질을 치는 서연이었다.
" 아니 아니, 내 능력은 비밀!!! 새봄이 너처럼 맛난 걸 만드는 능력이면 판촉 행사라도 하겠지만, 내 능력은 잘못 썼다간 사생활 노출당한다고 손님 뚝떨할 각이야;;;;;;;;;;;; " " ...... " " 내 얼굴 신상 다 가려지는 사주 카페 부스는 따로 마련해 보고 싶지만 "
성하제 때 집사 메이드 카페에서 제법 쏠쏠히 써먹었으니까. 그 정도로 가벼운 노가리는 사람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으면서도, 대하기 빡센 사람은 덜 만날 수 있을 것도 같고. 그러면서 길벗 상담 센터의 커리큘럼이나 간간이 하는 정도면... 상담심리사가 되지 않고도 그럭저럭 보람 있지 않을까? 지금 생각은 그렇다.
그리고... 새봄이가 선배는 물론, 날 만난 것도 저지먼트에 잘 들어온 이유로 꼽아 주는 건 감동이다. 어쩌면 이렇게 날 잘 따라 주는지. 이제는 새봄이의 시그니처 디저트 같기도 한 생크림 딸케를 한 입 가득 넣고는 행복한 맛을 만끽했다.
" 나야말로. 늘 잘 따라 줘서 고마워!!! "
/ 이거저거 넣다 보니 별 내용도 없이 분량만 노답으로 불어나 버렸어요!!!8989ㅁ9898 (머리싸쥠) 편하신 만큼 쳐내시고 이어 주세요오오오(털푸덕) 곤란하시면 당근 흔들어 주셔도 좋아요!!!!(뻘뻘)
※ 전체적인 흐름 - 이벤트의 흐름은 '수색 및 심문' 1챕터와, 본격적인 전투를 2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1챕터의 경우 과거 행했던 춘치자명 이벤트와 동일하게 '불규칙한 시간에 이루어지는 개인 진행'을 채택하고 있으며, 저번과 달리 턴 제한이 없습니다. - 단, 캐릭터들의 원활한 활약을 위해 '단서'를 찾으면 턴이 자동적으로 종료됩니다. - 일정 개수의 단서가 모이거나, 캐릭터가 진행자가 의도한 것을 찾을 경우 '키 포인트 단서'가 등장하며, 이 포인트 단서로 하여금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있는 '명분'이 생깁니다. 누구도 명분을 찾지 못할 경우 npc 찬스를 단 1회 사용할 수 있습니다만, 혼자서도 찾아낼 수 있도록 진행자가 최대한 조율하겠습니다. - 2챕터의 경우 타 스토리 진행과 동일한 '체크 후 정해진 시간 진행' 요소를 채택했습니다. - 전투는 모두 취합하는 방식이나, 다이스를 굴리기 때문에 빗나갈 수 있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 바로 기절시키려 했다...와 같은 원턴킬 방식을 그렇게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예? 빠르게 끝나면 좋은 거 아니냐고요? 에이. 설마요. 여기는 세이브도, 로드도 없는 낙장불입 세계관인걸요. 본 진행은 플레이어 우선적인 시스템이 적용됩니다. 타 진행보다 더욱 우호적인 보정이 들어간 판정을 내리고, 판정에는 여타 긍정, 부정의 구분이 없이 모두 잘 들어갑니다. - 레벨 3은 권총, 레벨 4는 잘 훈련된 병사. 명심하십시오. 레벨 3만 해도 권총입니다. 지금껏 여러 사건이 오가면서 인명피해는 적었지만, 명분 없이 단번에 끝내려다간……. 에어버스터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를 겁니다. 은닉을 도와주긴 할진 모르겠지만.
때 아닌 광란의 파티. 라고 보일 만한 상황이 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허공을 가르는 얇지만 선명한 붉은 색 광선, 누가 광선 쇼라도 하나 싶은 그런 모습을 쳐다보던 랑은 섬 뒷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연히 쇼 같은 게 아닐 테니까.
얼마쯤 걸었을까, 아직 정확한 위치는 특정하지 못했지만 이 근처에서 누군가가 광선을 쏴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 중에서는 이런 일을 할 사람이 한 명 정도밖에 없다는 것도. 아마 플레어일 것이다. 최근 정상으로 돌아와 같이 섬에 들어왔지만 주로 혼자 시간을 보냈기에 거의 마주치지 않았던 그 녀석이 섬 뒷편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그런 의문이 피어오를 즈음, 랑은 섬에 들어온 뒤에는 거의 느끼지 못했던 위기감이 강렬하게 머리를 강타하는 듯하자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근처에서 나무 사이로 강렬한 붉은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으니... 랑은 재빠르게 나뭇가지를 헤치며 나아갔다.
"...느껴진 그대로군."
플레어, 거기에는 플레어가 있었다. 뭔가에 질색하며 섬 자체를 날려버리려는 듯한... 어마어마한 출력의 빛이 모이는 걸 확인한 랑은 풀숲에서 튀어나가 플레어의 팔을 붙잡고 수풀로 잡아당기려고 했다.
자신의 팔을 붙잡고 수풀로 잡아당기려는 움직임에 플레어는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붉은 빛이 반짝이는 손을 그대로 그녀에게 내려치려는 듯 하다가 멈칫했다. 이어 은별은 능력을 해제한 후에, 가만히 랑을 바라봤다. 누구? 기억에는 없지만, 여기에 있으니까 저지먼트겠지. 그렇게 납득하며 은별은 랑의 별에 대답했다.
"...그럴 생각 없어. 그저 나를 해치려는 저 사악하기 짝이 없는 벌레놈들을 불태워서 없애버리려고 한 것 뿐이야."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시무시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며 은별은 평소와 다를바 없는 감정이 섞여있지 않은 무덤덤한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이내 어딘가에서 앵앵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깜짝 놀라 꺄아악 소리를 지르며 바로 몸을 아래로 숙였다. 그리고 몸을 파들파들 떨면서 그녀는 오른손만 위로 향한 후에 또 다시 무차별적으로 하늘을 향해 레이저를 난사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랑을 향해서 쏘지 않는 것은 그녀가 그만큼 능력 사용이 익숙하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아, 아무튼 떨어져! 이 녀석들이 있으면 너희들도 최종적으로는 위험해져. 이거 알아? 말벌에게 쏘이면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일어날 수 있어.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아주 무시무시한 증상이야. 그래. 그런 위험 요소를 없애버리기 위해서는 이딴 숲 따위, 하나 없어져도 어쩔 수 없는 희생이야."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면서 은별은 으으...소리를 내더니 고개를 들어올리다가 다시 어딘가에서 앵앵 소리가 들리자 화들짝 놀라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자신에게 겨눠지던 붉은 빛이 사라지고, 플레어 자신을 해치려던 사악한 벌레를 불태워 없애버리려고 했을 뿐이라는 말에 그제야 랑은 말벌을 확인했다. 말벌 때문에 이런 짓을 하려고 한다고? 퍼스트클래스들은 다들 뭔가 있나? 같은 생각을 하다가 앵앵거리는 소리에 플레어가 화들짝 놀라 몸을 아래로 숙이는 것을 보곤 눈을 조금 크게 떴다.
"그러니까, 말벌 때문에 여길 싸그리 날리려고 했단 말이지."
그리 중얼거리던 랑은 플레어가 다시 하늘로 레이저를 난사하자 움찔했지만 자신에게 향하는 광선은 없었기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와중에 말벌에게 쏘이면 생길 수 있는 위험한 일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며 스스로의 행동을 합리화하던 플레어를 보고 그냥 두고 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랬다간 정말 숲이나 섬이 날아갈 수도 있었기에 여기서 해결을 해야 했다.
랑은 떨어지라는 플레어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주변을 둘러본다. 분명 근처에 말벌들이 공격할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떨어진 말벌집이라든가 말이지.
"퍼스트클래스라더니 말벌만 골라서 없애는 건 어렵나."
말벌집을 찾으며 그리 지나가듯 말을 던진 랑은 말벌집을 찾았다면 플레어를 보며 말을 이어갔을 것이다.
말 끝을 흐리면서 그녀는 마치 자기 탓이 아니라는 식으로 변명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올리지 못하고 계속 소리가 나는 곳으로 레이저를 발사했다. 말벌들은 일부는 불타버렸지만, 일부는 또 어떻게든 피하면서 위협하듯 앵앵 소리를 더욱 크게 일으켰다. 물론 랑에게도 다가오는 소리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랑은 자신의 능력으로 아주 가볍게 회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어쨌건 랑의 말을 듣고서 은별은 겨우 고개를 위로 올렸다. 한 곳에 모이면 굳이 다 태울 필요는 없겠지? 그 말을 들으면서 플레어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건 그렇긴 하지만... 그보다 왜 계속 반말이야. 너 고등학생. 나. 20살. 내가 연상이야."
자신이 아무리 못해도 최소 1살 더 연상이라는 것을 어필하듯이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가볍게 툭툭 쳤다. 이어 말벌집을 바라보더니 그녀는 그곳을 향해서 붉은색 레이저를 마구 난사했다. 이내 뜨거운 불꽃과 함께, 말벌집은 흔적도 없이 소멸하듯 사라졌다.
"...임무 완료."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하긴 했지만, 이미 볼 것을 다 본 랑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