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탁. 말을 마친 직후, 중원의 입꼬리가 가볍게 휘어갔다. 그것이 뜻하는 바는 너무나도 간단히 그 의미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었다. 애초에 중원은 모든 선택지에 단점을 붙혔지만, 그 이외에 사족을 붙히지는 않았다. 가령...
초절정이 되는 방법을 선택했다면 중원은 그를 광인으로 취급했을 것이다. 그런 결과로 하여금 더이상 그는 중원과의 관계를 이어가긴 힘들었겠지만 적어도 원하는 자유 정도는 얻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모용세가에 몸을 의탁했다면, 중원은 그를 중책으로 쓸 생각이었다. 마침 자신의 동생 중 결혼하지 않은 여동생이 있었으니. 그와 정운을 이어 모용세가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것 역시 그가 생각한 것 중 하나였다. 충성에는 그에 걸맞는 대가를 줌이 옳다. 그리고, 그 악명 역시 그를 다루는 자가 가짐이 옳다. 그러나 그는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듯 싶었다.
"이 무림이라는 곳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은 법이지."
무림맹을 선택한 것. 그것 역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그 대가로 정운은 모용중원의 '호의'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위치가 되었다. 사람들은 정운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그 뒤에 있는 '차기 모용세가주의 사람'이라는 점을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호의를 표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이들 중에 차기 모용세가주의 호의를 얻으려는 이들이 없진 않을 것이다. 그래. 어떻게 보면 이건 그만한 불공정계약에 하나다. 중원은 인재를 놓쳤지만, 얻었다. 그는 남궁지원 이후로 생각하지 못했던 정파의 중심을 얻을 계획을 다시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과정에 정운이 얻을 것이 없진 않을 것이다. 중원은 절대로, 그에게 받는 것과 주는 것만을 하진 않을테니까.
중원은 가슴에서 패를 하나 꺼내고, 먹을 갈아 종이에 글을 휘갈긴다. 그 위에 적힌 글씨는 단 14개의 글자.
추천서
모용세가 소가주 모용중원
"이 패는 나의 작위를 뜻하는 소가주패이네. 내가 이것을 내어준 것은 지금까지 단 셋 뿐이었지. 하나는 나를 위해 충성을 바치게 하고싶은 사람. 하나는 나의 곁을 지켜줄 충실한 칼. 하나는 내가 하여금 그 공허를 채워, 모용세가의 새로운 미래를 쌓게 할 사람. 내가 이것을 그대에게 내어주는 것은 그만큼 그대에게 거는 기대가 지대함이야."
중원은 웃고 있었다. 더러, 중원이 오히려 손해를 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모용중원은 소가주패를 내어주었고, 추천서 역시 정운에게 내어주었다. 정운은 단지 짧은 시간만을 들여 그에게서 벗어났다. 사람들은 그리 알 것이다.
"정운. 강호에 출두한 것을 환영하네. 나는 지금부터 그대의 배경이고, 또한 그대의 정치적인 스승이 될 것일세. 자네는 무림맹에서 협객이 되면 되네. 사람들을 사귀고, 그들과 하나가 되고, 무림맹에서 곧은 인물이 되어... 언젠가, 나와 손을 잡으면 되네.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좋네. 하지만... 날 적으로 돌리는 것과, 나와 손을 잡는 것. 어떤 것이 그대에게 더 좋은 선택일지 가늠하는 것은 그대도 쉽게 하리라 믿네."
곧 찻잔이 부글부글 끓고, 방안이 거대한 안개에 휩싸이듯 수증기가 나갈 곳을 찾지 못하고 안개처럼 가라앉았다. 정운의 반대편에 앉은 모용중원은 황금빛의 눈과 황금빛의 기운을 번뜩이며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