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육성의 요소가 있으나, 참가 시간대가 일정할 수 없으니 최대한 고려하여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황은 없게 조율할 예정입니다. - 스토리 플롯의 변화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어, 결과적으로 대립성향을 띈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 매너를 지키며 즐겁게 플레이 합시다. 불편하거나 개선사항 같은게 있으면 얼마든지 캡틴에게 문의해주세요. - 이벤트는 보통 금-토 8시 ~ 로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진행을 잘 해 하루만에 끝날때도 있을거 같네요. - 각 캐릭터마다 주 1회, 의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 하루에 한번, 훈련 스레에서 훈련 독백을 쓸 수 있습니다. - 10일내로 아무런 갱신도 없을 시, 시트를 일시 동결, 그 이후 7일 동안 해제 신청이 없을때 시트가 내려갑니다. (미리 기간 양해를 구할 시 제외) - 다이스 전투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다이스 제외 전투를 하는건 자유-☆ - 데플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캐릭터의 자유에 걸맞는 책임감을 부탁드립니다. - 서브 캐릭터를 허용합니다. (설정상 일상을 돌리기 힘든 성향이라거나 여러 기타 사유를 고려해서.) - 매주 월요일에 웹박수를 공개합니다. 앓이나 응원, 호감표시등 자유롭게 해주세요. 공개되길 원하는 웹박수의 경우 말머리에 [공개]를 써주세요.
가까운 곳을 갈땐 곳곳에 놓인 지도가 도움이 되었지만 멀리 떨어진 곳에 갈때는 딱히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가다가 다시금 길을 잃어버리곤 했으니까. 그럼 근처 지도를 찾아보는게 어떻냐, 싶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럴때마다 주변엔 지도가 보이질 않았다. 그러니까 길을 잃는 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는거야!
" 그럼 저도 금방 길을 외우겠네요! "
이렇게 넓은데 반년이라니 그게 가능한건가 싶었지만 선배가 가능하다니까 나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지도를 전부 외운다기보단 포인트를 외워두는 식으로 돌아다니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선배의 옆구리에 끼고 있던 책이 갑자기 빠져나오더니 머리 위로 올라갔다! 신기한 광경에 시선을 뺏긴 나는 선배의 목소리가 들릴때까지 계속 책을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 아니에요! 선배님은 선배님! "
동대륙에는 도리라는게 있다고 수업시간에 배웠다. 그러니까 이건 후배로써의 도리인 것이다! 선배님을 선배님이라 부르지 않으면 어떻게 부른다는 말이야.
" 저는 셀리아라는 성이 마음에 들어요. 마리도 좋지만 성이라는건 되게 특별한거니까요. "
선배님이 셀리아라는 성으로 불러주자 괜시리 기분만 좋아져서 텐션이 올라가버린 나는 발걸음이 좀 더 당차졌다. 성씨가 생긴 것만으로도 좋았지만 그것을 선사해준게 록시아님이라는 것이 더 좋았다. 아카데미에 들어오기 전에 딱 한번 뵈었지만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는 것이다.
" 앗! 레오넬이라면 제나님이랑 필리아님이 있는 가문이잖아요! 아카데미에 두분 다 계신다고 들었는데 한번도 못뵈어서 아쉬워요 ... "
이미 아카데미에 들어오기 전에 사전조사를 끝낸 나에게 모르는 귀족분들은 없었다. 특히나 제나님과 필리아님은 레오넬 가문의 직계로 가주 자리를 이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분들이었다. 제나님은 불꽃을 완전 잘 다루고 필리아님은 근접전의 귀재라고 하시던데 ... 언젠가 꼭 이 두눈으로 보고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 헤헤 저는 록시아님도 좋지만 제나님이 더 좋아요. 같은 여자로써 멋있으니까요! 싸인도 받을거라구요! "
혹여 록시아님이 들을까 주변을 열심히 둘러본 나는 누가 들을새라 선배님에게 작게 속삭였다.
지도를 보고서도 반대로 걷거나 같은 곳을 헤멘 전적이 있다보니 셀리아의 심정이 잘 이해가 되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평민 출신끼리 대화를 하다보면 특별히 길눈이 밝은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나오는 공통적인 푸념이었다. 이때문에 지각한 적이 몇 번 있다고 한숨을 죽죽 내쉬던, 유독 방향 잡는 걸 힘들어하던 아이가 떠올랐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번처럼 길을 모르겠으면, 주변 선배분들에게 부탁하면 대부분 도와줄 거에요. 아- 음, 대부분."
아카데미에 다니는 학생 중 인격이 비비 꼬인 사람이 흔한 것은 아니다 또 아예 없다기에도 그랬다. 세상 어디에나 이상한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또 악의같은 이유가 아니라 '도와주실 수 있겠군요!' '아니 나도 길잃었어'라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도 없고. 사실 나도 아직 생소한 곳에서는 길을 찾기 쉽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은 네로가 길을 좀 알려주지.. 팔을 들어서 머리 위의 네로를 쓰다듬듯 툭툭 두드렸다.
"예에. 그러시다면야."
어째 동쪽의 예절이 떠오르는 답변이었다. 최근 (문예의 도움을 받아) 재미를 붙인 동쪽의 서적들에서 본 바로는, 서쪽보다 위계라고할까, 나이나 분배에 대한 구분이 확실하던 것이 떠올랐다. 같은 대륙이라 해도 역사에 따라 이 정도로 달라지는구나- 하고 신기해했었지-
"이름은 받는 것이나, 그 의미는 만드는 것이니."
셀리아가 자신의 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며 떠오른 문구를 읊었다.
"제가 전에 읽은 소설의 문구에요. 그냥, 음, 생각나서."
이저러런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서 어울리는 내용도 아니고, 그냥 셀리아가 자신의 이름에 자부심을 가진 것을 보고 튀어나왔을 뿐이다. '셀리아'란 이름에 어떤 의미를 담아 지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셀리아가 그것을 특별하다 여기면 그걸로 충분한 것 아닐까?
"아, 네. 제나님이랑.. 필리아 경."
제나 님에 대해서는 그렇다해도 필리아 경은... 귀족이라는 자태가 물씬 풍기긴 한다. 차를 즐기는 것도 그렇고(음미하기보다는 그대로 들이키지만) 가문의 이미지를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조금 과격하지만). 다만 그보다는 편력기사의 이미지가 나한테는 강했다. 일전에 본 이야기 속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이미지 덕분이다. 그도 아니라면, 과격한 전쟁군주. ..사실 이쪽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지만. 설마 이 작은 아이에게도 권유를 하진 않겠지?
"그으런가요? 록시아 님이 들으시면 슬퍼하시겠네요."
살짝 장난스럽게 말을 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필리아 경이 권유를 하면 그대로 잡혀갈 거 같은데.
뒤에서 발걸음이 느껴졌다. 하지만 우성은 신경쓰지 않았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고 그저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꽤나 오랜 기간 동안 안 들었기에 누구인지 아리까리한 그런 목소리. 우성은 뒤를 돌아보며 목소리의 정체를 보았다.
"...?"
분명 모습을 보면 누구인지 기억이 날 법도 한데..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그야 우성의 기억에 남은 제나는 단발머리에 피곤에 쩔고 날이 살짝 선 그런 인상이었으니깐 말이야. 지금처럼 여우귀에 9개의 꼬리, 백발의 긴 머리의 제나는 우성이 전혀 모르고 있었다. 1년 동안 거의 은둔을 했다고 할 정도로 수련에만 매진했기에 교류도 거의 없었고 말이야. 그래도 우성은 어색하게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를 받고, 곰방대를 뻐끔거린 다음에 말한다.
"싸울 때 불편해서.. 그런데 누구세요...? 저랑 구면이었나요?"
이와 동시에 보랏빛이었던 우성의 눈빛은 하늘색 빛으로 변하며, 제나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한 3초 정도 지났을까? 우성은 이제서야 알아본 듯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누구세요? 라니. 전혀 예상 못한 답변이 들려오자 그녀는 고개를 갸웃인다. 이 선배가 1년동안 은둔생활을 하더니 내 얼굴도 까먹은건가? 아니면 1년 사이에 내 인상이 못 알아볼 정도로 크게 변했나? 농담을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고갤 갸웃일 때마다 따라 쫑긋이는 여우귀가 꽤나 볼만할지도 모르겠다.
" 저 제나입니다 선배.. "
우성의 눈빛이 하늘빛으로 변하고, 그가 이제서야 알아본 듯한 표정을 지음과 동시에 제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자신의 이름을 밝힌다. 설마 이름을 듣고도 누구냐고 물어보진 않겠지.
" 인상 많이 변했다는 소리는 자주 들었지만 못 알아보는건 너무하잖아요 "
투덜투덜, 꼬리도 짜증스레 휙휙 흔들리고- 그때서야 그녀는 자기가 구미화 중이였다는걸 자각했을까. 아, 하는 표정을 짓는 걸 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