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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를 물끄럼 마주보다 씩 웃어버렸다. 그 모습에 "하아, 정말. 어쩔 수 없다니까." 그리 말하면서 키득여버렸지.
"헤에, 재밌는 곳 보고 있네. 그 쪽이 재밌긴 하지. 로마 쪽."
워낙 유명하니까. 아마네는 진심으로 히라무를 칭찬했다. 시험 범위로부터 조금 엇나가 있다고는 하지만, 공부 자체에 흥미를 가지는건 중요한 일이니까. 시험이 모든 인생의 정답은 아니다. 자신처럼 도쿄대를, 아주 높은 곳을 목표로 한다면 모르겠다만. 히라무는 그런 것도 아니니까. 거기에, 히라무는 똑똑하기도 하고.
"좋아. 그 쪽으로 얘기하자. 밥부터 먹고 느긋하게 하자고."
그렇게 이야기하다가.
"흐응."
짧게 덧붙이며 물끄러미 너를 바라보았다. 너는 쓰다듬어지는 손길을 따라 내 눈을 피한다.
"자주 놀러 올 거니까, 걱정하지 마, 히라무."
"여전히 아기같다니까. 왜, 형 벌써 보고싶어졌어?"
장난스레 이야기하면서 싱긋 웃었지. 자아, 이제 요리 할 시간이다. 우선은 야채를 다질까. 탁, 탁, 탁... 정갈하게 다듬는 소리가 즐거이 귓가에 울려퍼진다.
매양 잔소리지만, 그래도 아오 군처럼 히라무를 가까이에서 보아 주는 사람도 몇 없다. 히라무의 여러 가지를 알고, 그걸 받아들여 주고...이렇게. 도시국가 전쟁사나 로마 제국 쇠망사를 들춰보고 있다는 얘기에도 공감해 주는 친구인걸.
"그렇지? 흥미진진해. 유물도 그렇고 정치체제도 그렇고. 로마는 말이야, 그런 고대에 이미 거의 완성된 중앙집권체제를 갖추고 있었던 걸, 고대 아테네 민주주의랑 비교하면...그으, 그러니까. 그냥 그렇다고. 1차대전 하자, 1차대전."
역덕에게 역사의 역 자를 꺼내면 신공 안 물어본 비교역사학 줄줄 읊기를 들을 수 있다. 곧 오므라이스를 만들어야 해서 참을 수 있었다. 히라무는 충분히 아오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 아오가 구태여 어디론가 떠나지 않아도...히라무가 그걸 따라가지 못해도.
"그...거겠냐고!"
히라무는 덥수룩한 머리칼을 흔들어 손을 털어냈다. 물 젖은 털을 털어내는 동물인 양. 목에 매달린 열쇠가 같이 달랑달랑 춤을 춘다.
"나도 놀러 갈 수 있는 거고, 형이 나갔다 들어오면 나야 좋지..."
그럼 뭔데? 히라무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도 당장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 그럼 뭐가 불만인데? 아오가 도쿄로 가든 무슨 상관이며, 해외로 가든 무슨 상관이야. 히라무도 대학교는 옆동네 교토를 생각하고 있고. 돌아오기만 하면 되지, 히라무가 그렇듯이. 언제나 기다리고 있을 토키와라에 지금처럼.
돌아오겠지? 형은 돌아온다. 아버지는 한 달마다 귀가하고, 형도 멀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지? 히라무는 찾으러 못 간다. 열쇠가 있는 한은. 아오는 돌아오지 않아도 되지만 히라무는 꼭 돌아와야만 한다. 불공평하게. 야채 써는 소리에 히라무는 아오의 뒷모습을 보았다. 아오는 키가 크고 유도도 해서 뒤태가 멋있다. 완전 별로.
…뭔가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일단 루나짱한테 붙어 있어야 겠네요. 평소 같았으면 그냥 넘어가겠지만 뭔가 오늘의 츠키쨩 묘햐게 장난이 심하다고 할지 어떨지… 뭔가 캐릭터 다르지 않느냐는 말이 목끝까지 차올랐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슬쩍 루나짱이 나중에 둔 가벼운 상자를 들고 위아래를 둘러보았습니다. 해는 진작에 저물고 묘하게 나무가 많아서 조금 앞을 보기는 어려웠지만 틈새로 비추는 어스름한 달빛이… 공포영화? 아, 위험하네요. 다리가 떨려오는 것 같기도. 아니 평소에 마주치는 사람이 있으면 그건 그거대로 위험할 것 같은 분위기가…
“이, 일단 내려가보죠! 얼마 안 걸릴 것 같으니까요!”
슬쩍 다른 짐을 들기는 했지만…아니 뭔가… 발이 축축해져서…
“그눗…”
…계절이 가는게 참 빠르네요! 어느새 하늘은 높고 구름이 예쁘던 여름은 가고 어느새 이렇게 단풍이 예쁘게 들 정도로 시간이 흐른건지 모르겠네요.아니그보다이거뭔가이상하지않나요뭔가요이거몇달은커녕몇시간은고사하고몇십분밖에안됐잖아요이거뭔데요이거이해할수가없는데요?!
“끅…”
자연스럽게 거친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났습니다. 서늘한 바람, 갑자기 바뀌어버린 주변. 하늘은 빨갛고 새들은 뭐가 재미있는지 보고있고… 그보다 루나짱 아까부터 뭔가 즐기고 있지 않아요?! 이거 지금 우리 둘다 위험한 상황이거든요!?
로마 제국의 멸망을 이해하려면 우선 로마 제국의 분할을 알아야 합니당. 편의상의 분할이지만 서로마 제국이 동로마 제국보다 먼저 멸망했기 때문이죠.
A.D. 395년 테오도시우스 1세의 두 아들이 각각 로마 제국의 서쪽과 동쪽을 분할 통치하게 되어 로마 제국은 서로마 제국과 동로마 제국(비잔티움) 으로 나뉩니다. 다만 당대에는 로마가 분단되었다는 인식은 없었고, 현대 연구에서 편의상으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즉, 로마 제국은 서로마와 동로마 제국을 모두 이르는 말이지만 두 통치 주체가 달랐고 그로 인해 각국의 멸망 시기에 약 1000년에 이르는 격차가 있기 때문에, 이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이죵.
따라서 로마 제국의 멸망을 서로마 제국의 멸망으로 간주하면, A.D.476년, 동로마 제국의 멸망으로 간주하면, 1453년 이 되는 것입니당.
서로마 제국의 멸망이 곧 로마 제국에 의한 천하 통치의 종료를 말한다는 시각도 있지만...(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