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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와 같이 들었던 얘기들 중에는, 특출난 감각을 가진 일원들이 그 대가 삼아 갖는 광증과 불행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히라무는 오싹한 이야기를 좋아하고 괴담을 찾아 헤매는지라 그런 이야기들도 흥미롭게 들었다. 그래도.
"아, 싫다. 무서워, 이즈미상은 일찍 안 갈 거야."
히라무의 말끝은 억지로 이으려다 뚝뚝 끊겼다. 길게 늘인 밀가루 반죽 같다. 농담인 것도 알고 괴담인 것도 알지만 친구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야말로 진짜 무서운 일이다.
"금고를 따는 게 더 신기한데. 나중에 해볼래요?"
눈빛으로 문 못 열면 어때? 비밀번호만 알아내도 전설이지. 히라무는 제법 진심을 담아 말했다. 실험은 해보고 봐야지!
히라무를 위해 마련된 수고했어요 일당은 히라무가 따온 실질적인 찻잎 양에 어울리지 않게 정성이 가득 들어 있다. 무척 정교하게 빚어진 예쁜 다식, 꿀과 섞었다는 엷은 빛깔의 백차. 백차에서는 금방이라도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바람 같은 향이 난다. 히라무는 우선 차 향을 코 한가득 들이마시고,
"정말 좋다...이건 무슨 꽃 꿀이랑 섞은 거예요?"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노동 후에 즐기는 휴식시간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그간 흐르던 땀이 싹 날아가는 것 같다.
"현대 과학이나 의학으로 설명을 들으면 제법.. 광증이 일어날 만도 했겠다는 생각은 있어요." "그들은 그러지 못했지만 저는 광증이나 불행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를 이해하고.. 타인들에게도 이해시킬 수 있게 되었으니. 음.. 적당히 오래 살지 않을까요?"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동떨어진 것 같다. 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최근에야 인터넷같은 것의 발달로 모임같은 것에서 커뮤니티를 할수도 있으니 덜하지만..
"끼릭끼릭 돌리면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보이니까요?" 전통적 금고구나. 현대 비밀번호 금고는 잘 모를지도? 아니면 버튼 누른 횟수의 흔적같은게 보일지도 모른다?
"아. 차에는 1년에 한번 뜨는 숙성꿀이요. 잡화라고 봐도 되겠네요." 그렇게 설명하고는 이즈미도 입 안에 머금으려 합니다. 꿀의 단맛이 차의 향을 가리지 않고 입 안에서 부드럽게 어우러집니다. 차를 차갑게 만들어서 낸 터라 덥지 않게 되네요. 달콤하고 고소한 맛들이 다식과도 같이 어우러집니다. 좀 쉬다가 말차 만드는 것까지 하고 나서 일당과 샘플세트를 갖고 갈 수 있을지도요?
"...다들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네요." 요절이나 그런 것은 안타깝다...일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어떤 것을 보고 있는 걸까요.. 이즈미의 시선은 어디로 향하는지 알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보기좋게 실패하면 어떡하나요." "그래도 해보는 데에 의의가 있으면.. 좀 재미있을지도요?" 라는 말을 하며 사진을 찍으려는 걸 기다려줍니다. 시원한 차에 달콤한 다식까지. 이즈미도 사진을 찍고는 한 모금 들이킵니다.
"저는... 이 다식이 강이 흐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강은 고요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것 같지만 그 흐름을 거스르기 쉽지 않으니. 라고 생각하는 이즈미입니다. 부드러우나 강력하지.
간식을 먹어치우고 여운을 남기며 말차를 가공하는 데까지 가면, 말차를 만드는게 보입니다. 기기로 가공하는 것도 있고, 손으로 가공하는 것도 있네요. 오늘은 손으로 가공하는 체험인 것도 있으니. 해보도록 합시다.덖어서 수분을 날리고 곱게 빻아서 가루로 만드는 거죠. 히라무가 따 온 차잎이 덖어지면서 쪼그라듭니다.
오래 전에 만난 친구를 몇 년이 지나고 다시 만날 수 있다, 히라무는 그 말을 의심해본 적 없지만 한 가지만은 자꾸만 불안해졌다. 그 때 연세를 들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도 있듯이 만나지 못한 사람은 만나지 못한 대로 놓아두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재밌지 않을까? 실험의 결과는 언제나 두 가지. 가설이 맞거나, 가설이 틀리거나. 어느 쪽이든 실험은 완료다. 이즈미의 말대로 시도해보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
"그럼. 나는 이즈미상 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니까."
히라무는 태평하게 찻잔을 비웠다.
"맛이 잔잔하면서도 강인하게 흘러가니까?"
찻잔과 그릇은 깨끗해져 있다. 강이 흐른다고 생각하니 이렇게 목넘김이 부드러운 이유도 알 것 같다. 히라무는 태양광 에너지로 움직이는 인형처럼 고개를 끄덕거렸다.
"음음, 그럼 찻잎은 강물에 떠내려가는 나뭇잎이네. 환상의 조화로군."
오늘의 체험은 수제 말차 만들기. 히라무의 손에는 말차를 빻는 작은 절굿공이가 들렸다. 이걸로 덖은 찻잎을 빻아서 물을 부어 거품을 내면 토키와라산 명물 말차가 완성되는데...히라무도 말차를 출하 공정부터 빻아본 적은 없다. 일단 이즈미가 알려주는 대로 자근자근 밟듯이 공략해 본다.
"오오, 진짜 가루가 되고 있어. 냄새 좋다."
종지 안의 말차들은 말 그대로 가루가 되고 있다. 히라무는 속도가 붙을수록 인간 제분기로 진화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가쿠모 미카즈키: 108 종이가방은 모아 둔다 vs 버린다 "할머니가 매일 모아두시다 보니, 나도 두어 개는 챙겨두게 됐어. 유용하게 써먹은 경험도 몇 번 있고..."
180 캐릭터의 손의 특징은? "......?" (미카즈키는 손을 내밀었다.) (새하얗고 길다란, 거미같은 손이다.) (이상할 정도로 차갑다.) (흉물스러운 굳은살이 갑각 같다. 손가락 끝에 굳은살이 두드러진다.) (손가락 마디가 굵어 불거져나와 있다.) (살이 기괴하게 말라붙어 손 근육 데피니션이 선명한 것이 오히려 꺼림칙하다.) (그나마 제법 봐줄만한 주인의 얼굴과 달리, 참으로 흉물스러운 손아귀다.)
107 머리 감을 때 자연건조 vs 드라이 "겨울이나, 비오는 날에는 드라이. 화창한 여름날에는 자연건조로 괜찮다고 생각해."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꿇어." 나가쿠모 미카즈키: "꿇려봐." "감당 되겠어?"
"가장 증오하는 사람과 강제로 하루를 보내야 한다면?" 나가쿠모 미카즈키: "......" 미카즈키는 잠깐 생각했다. "그냥 서로에게, 평소보다 약간, 아주 약간만 불쾌한 하루... 최대한 그 정도로 끝내려고 노력해야겠네."
"정신적으로 한계일 때의 너는?" 나가쿠모 미카즈키: "......새삼스럽게?" 미카즈키는 머나먼 길을 절룩거리는 다리로 걸어온 사람의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장강의 앞물결은 뒷물결에 밀려나듯이..." 끝없이 흐르는 것처럼.. 이라고 생각하는 듯. 먼 곳을 봅니다. 산 아래쪽을 보는 걸까요.. 비단이 흐르는 것같은 강을 보고 있을까요... 시선을 어디에 두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건 조금 부담되는데요." 할 수 있지만 할 수 있다라는 타인의 시선은 아무리 이즈미라고 해도 조금 부담은 있을 수 있습니다. 환상의 조화같은 걸로도 좋죠. 그리고 이즈미는 히라무의 요리실력은 모르고 디저트 같은 것도 같이 만들어도 좋겠다는 말도 꺼내고 맙니다.. 가재 잡은 것으로 이것저것 만들었다는 말도 함께일까요?(feat. 나기사와 함께 만든 가재요리 사진들)
종지 안의 말차들이 가루가 되고 있지만. 덜 갈리는 듯한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슬쩍 손을 대줍니다. 이걸 이렇게 좀 더 돌리면 밑에 순어있던 덜 갈린 부분이 드러난다.. 같은 말이네요. 이 말차는 종이에 포장해서 샘플 세트에 딸려가도록 하는 것이겠지요. 가루의 색만 하얬다면 종이에 포장된 가루약처럼 보였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요.
"샘플은... 원하는 걸 골라가는 것도 가능해요." 그러니까 이 제품과 이 제품의 샘플을 주세요. 도 가능한 거죠. 라고 설명해주려 합니다. 백차, 홍차, 녹차, 말차, 꽃차, 블렌딩 차... 그리고 일당은 집에 가서 확인해 보라면서 봉투에 담아줍니다.
//일당은...?
.dice 6 20. = 19 숫자+000엔. 6일 경우 6000엔. 20일 경우 20000엔.
>>32 아니;;;;;; 이런귀한답변이올라온줄도몰르구,,, 지식인 제목은 그냥 드립이엇지만 히라무랑 이런 대화 나누고 싶으니까 진짜 올려버린 걸로 할게요 ^_^ㅋㅋ(사쿠라흑역사1스택적립) 답변자가 히라무란걸 알게 된 날... 문제의 글은 소리소문도없이사라지고마는데, ㅋㅌㅋㅋㅋㅋㅋ그러먼.. 그렇게 정리해서 관계란에 삭 올려놓도록 하겟읍니다... 세상에.. 힘빠지면 업어주기까지 한다니 이렇게ㅠ스윗할수가없다.. 좋은선관감사하빈다 안녕히 줌셔용,,
"딱지를 떼고 싶을 때가 있답니다. 그 딱지를 떼어버리면 훤히 드러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막고 있는 둑을 열려면. 경고를 무시해야겠지요? 당신이 차에 설탕을 듬뿍 부어주세요." 설탕이 아니란 걸 이즈미는 그 색만 보고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경고를 모두 무시해버리는 것이다.
2. 『곁에 있어줘』 "그냥... 내 감각이 느낄 수 있기만 하면 되니까요.." "예민한 건 이럴 때에 도움이 되네요"
3.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 "온전한 정적은 이루어질 수 없기는 하지만. 직접적이지만 않아도 되니까요...지금은 정적에 가까워져주세요"
>>49 캬아앗 질투심마저 정화시켜버려 ㄴㅇㄱ...!! (정화되어 하얀 프릴하트가되엇다.)
ㅡ
우치야마 사쿠라 TMI 주세요! 우리 우치야마 사쿠라... 잠옷 취향은 어떤가요? > 나시에 반바지, 혹은 얇은 반팔에 반바지. 겨울엔 반바지가 긴 바지로 바뀌지만 수면 재질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팔랑팔랑.. 프릴... 샤라랑.. 보다는 무난하게 심플한 면재질 셔츠형 투피스파. 대신 패턴이나 색이 화려한 건 좋아한다네요,,, ^ ^ (대충 스파오 잠옷st)
진상같은 사람 대처는 어떻게 할까요? 🌸 : 아재(아지매)요!!!!!!!! 보소!!!!! 와이라는교!!!!!! 잘못을 했으먼 사과를 해야지 와 이캅니까 세 살 문 아아맹키로!!!!!
로 시작되는...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지를 거 다 지르는 스타일.... 워낙에 겁 없이 달려들어서 오히려 상대가 주춤하게 만드는 타입입니다. 생각해보니 그거네요.. 치와와.... 성깔 더러운 치와와.....🙄
절대 용납 못하는 것이 있나요? > .....생명...경시?....(???) 죽음에 꽤 민감할 것 같은데요! 특히나 죽는다 < 이런 말은 발작버튼일 것 같고.. 니 돌았나 어케 디진단 말을 그케 암시롱않게 하노! 를 시작으로 흔치 않은 잔소리 퍼레이드가 시작됩니다.... 우리 모두 생명을 소중히 해요 ^^!! (???)
>>54 이즈미에 대한 첫인상ㅠㅋㅋㅋㅋㅋ 아니 진단 안되겟네,,,, 제 머릿속에 막 맘대로 들어갔다; 오네요;;; 이즈미가 아름다운건 사실이지만 이렇게 맘대로 침해를;;;(???) 크아악.. 말하는 대사들이 묘하게 시적인 부분이 넘좋읍니다 아름답다, ,,그저아름답다
>>57 >어느 날, 고양이< 진짜 소름돋는다 스즈네가 고양이키우는걸 진단은 또 어케 알고 이렇게 연관을??????? 어쩐지 링링이랑 연관되어서 생기는 이벤트일 것 같단 예감이 지금 딱, 머릿속에 시나리오가 자동으로 딱, 장소가 카페 도서관 숲인것도 어쩐지 잘 어울려요 캬아,, 이 집 맛집이네,,~~! ^ ^
>>64 >>66 ㅋㅋㅋㅋㅋㅋ아ㅋㅋㅋㅋ해냇다 선머스마 농도 높여서 청춘1루로 진출하기 ^ ^!!! (기쁨의 세리머니) 여름날의 젖은 머리카락 자연건조..... 운동장 뛰고 더워가지고 수돗가에서 가볍게 목 부근이랑 땀에 젖은 머리 헹궈내고 젖은머리 초ㅏ아악 쓸어넘기는 여름햇살속 미카 제 머릿속에 실존.
>>71 헉...(다음AI는 이걸로해야겟다;; 천재신가바)ㅋㅋㅋㅋㅋㅋ오예~! 기쁘다 사투리 표현에는 나름대로 신중을 기울이고 잇답니다..... 어쩐지 제 예상과는 달리 스레유일사투리캐가 되고 말앗지마는요🤔 oO(사쿠와와)(우, 우리애가지금애칭을받은..???) 가리가리군... 가리가리군하면 또 당첨막대 아니겟습니까 둘 중에 하나가 당첨돼서 하나 또 바꿔서 나눠먹고.. 이런 해프닝도 보구싶네요 우하하 여름이엇다
>>76 >>78 처참할수록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더 눈부시다고 생각해서.. 가족관계 친구관계 연애관계 셋다 와장창 망가진 애라 (옆눈) 토키와라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마음놓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이끌리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어. 그래그게맞겠다두시간이라도눈붙여야... >>79 너무햇
>>78 (다행이다,,,~!!!!) 어색한 사투리가 되면 어쩌나 항상 조마조마하고있는데 그렇다니 맘이 놓입니다.. ^//^ 장모치와와는 아니지만 사쿠와와. (스즈네주:이게뭐야;;) 캬아악... 마지막 한 입 양보하는 스즈네에게서 언니미가 마구 뿜어져나와서 버티지못하고 쓰러져버렷 ㅇ(-(.... (대충 정신을 잃는 짤)
방석을 가져온 링링이는 스즈네와 마찬가지로 미카즈키를 빤히 바라보았다. 원하는 바가 명백한 행동만큼이나 동그랗고 올곧은 시선이다. 미카즈키가 링링 자신을 괴롭히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시선이기도 했다. 고작, 조금 전에 만났을 뿐인데도 말이다.
"으우우우웅~"
시선이 거짓이 아니란 듯 링링이는 미카즈키가 방석에 앉자 곧장 그 옆으로 다가갔고, 투박한 손으로 능숙하게 들어올리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둥글게 식빵을 구웠던 그 아름드리 나무 아래에서와 달리 미카즈키의 무릎에 편안히 늘어져 손길이 다소 마구잡이여도 그대로 받아들였다. 흐느적하게 늘어져 온 몸으로 기분 좋음을 표현하는 링링이의 모습은 스즈네와 언뜻 닮아보인다.
차가운 손도 개의치 않고 오는 내내 꼭 잡던. 한 번 거절한 권유도 다시 내밀고 재차 거절당해도 유순히 순응해 고개를 끄덕이던. 미카즈키가 키리야마 가를 찾게 된 초기 목적을 달성시켜주며 그대로 돌아갈 소년을 위한 방비까지 마련해 온. 지금 이 순간에조차 환히 웃는 얼굴로 미카즈키를 마주하는, 키리야마 스즈네와 닮았다.
어쩌면 반대일까. 저런 스즈네이기 때문에 이런 링링이일 지도.
"웅~"
무릎에서 내려진 링링이는 고맙다는 듯 미카즈키의 허벅지에 머리를 부비고 갔다. 돌아온 스즈네의 옆에 얌전히 앉아 스즈네와 함께 소년을 바라보았다. 안에서 뭔가 열감 도는 작업을 하고 온 듯, 얼굴과 목덜미에 엷은 발그레함을 두른 스즈네가 후드 제낀 미카즈키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스즈네 역시 조금 전과 비슷하게 그늘을 안았지만 얼굴만은 환했다. 그 환한 얼굴이 은은히 심술 어린 질문에 소리 없이 눈매를 깜빡 휘었다.
"처음부터 말했잖니. 미카즈키 군. 함께 차를 마시자고."
가볍게 말문을 연 스즈네는 뻗었던 팔을 잠시 거둬들였다. 갈색 종이 가방이 구겨지지 않게, 그러면서 내용물이 흐트러지지 않게 잘 받쳐 들고 말을 조금 더 이어갔다.
"오늘은 그저 차 한 잔 대접하고 싶었어. 네 손, 한여름인데도 한겨울처럼 차가웠거든. 저 태양으로 안 된다면 따뜻한 차가 담긴 찻잔으로는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그걸로 부족하다면 내 손도 더해서. 여기까지 왔다가 돌아갈 네 손에 그저 조금이라도 온기를 쥐어 주고 싶었어."
차라랑. 미소 짓는 스즈네의 뒷편으로 풍령 소리 부드러이 울렸다.
"무엇이 무서운지. 무엇이 두려운지. 꼭 말하지 않아도 되었단다. 이제 겨우 이름만 알게 된 사이에 무슨 얘기를 쉬이 할 수 있을까. 다만 네가 한 걸음 내딛지 못 하는 이유가 그렇다면. 그래서 놓아버린 내 손이 다시 필요하다면 기꺼이 잡을 이유 삼아주길 바라서였지. 잡지 않아도 단지 내밀기만 하면 내가 잡아 이끌어 주려 했지."
반달로 접힌 눈이 천천히 깜빡인다.
"오늘은 그저 내게 휘둘린다 여겨도 좋으니 너와 함께 차를 마시고 네 손을 조금이라도 더 잡아주고, 그 동안 시덥잖은 대화라도 주고받아 너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었을 뿐이야. 충분한 대답이 되었을까?"
말갛게 웃는 얼굴은 일말의 부정적 감정의 파편조차 보이지 않았다. 부디 스즈네의 말이 충분한 답이 되었길 바라는 표정이자 방금 말한 미카즈키를 향한 관심이 명확히 드러난 얼굴이었다. 네가 알고 싶어, 라고 말하듯이.
토키고의 학생들이 제출한 기획안을 검토하는 회의는, 테이블에 가져다 둔 과자가 동나기도 전에 일찌감치 끝났다. 어차피 매년 열리는 행사이기에 지자체 관계자들도 그렇게 신경질적으로 굴지는 않으려는 모양이었으나······. 아직 해가 쨍쨍한 와중에 돌아가려는 집행부를, 회의 내내 거의 졸고 있었던 엔도 선생이 불러세웠다. 그 옆에는 사복 차림의 키타토라 양이 서 있었다.
“어───이, 자네들. 안 바쁘면 이 친구 좀 도와줘.” 누구 한 명이 바쁘다고 칭얼댔지만······ 엔도 선생은 단칼에 반박했다. “방학 중인 주제에 뭐가 바쁘다는 거야. 세상에서 제일 한가한 녀석들이.”
“수고 많으세요.” 키타토라 양은 농담을 받아들이고 생긋 웃었다. 하네이 신사의 종업원 키타토라 미라이, 그녀는 「집행부」에 정식 멤버로 등록된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토키와라 고교에 대한 신사 측의 의견 전달자 역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저런 회의에서 마주칠 일이 많았다.
“신사 뒤편에 창고가 있는데, 거기에 선배님들이 썼던 기자재를 보관하고 있거든요. 꺼내는 걸 조금 도와주실 수 있나 해서요.”
······그렇게 집행부의 일원은 키타토라 양에게 이끌려 쿠레비야마로 향했고, 하네이 신사 뒤편의 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을 통해 걸어 들어갔다. 몇 분쯤 걷자, 바깥에서는 눈치채기도 어려울 만큼 작은 헛간이 나왔다. 트럭이 들어올 수 없어 상자를 직접 날라야 한다는 것이 키타토라 양의 설명이었다. 창고 안에 들어 있는 물건들은, 가판대를 설치하기 위한 천막이나 잡동사니들이 대부분이었다. 기성품들이 많았지만 일부는 학생이 직접 다듬어 만든 손길이 느껴지기도 했다.
학생들이 사용한 축제 물품을 학교에 보관하기에는 토키고의 창고가 지나치게 좁고, 그렇다고 신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물건을 신사 본전의 창고에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몇 년 전에 학교 측이 신사의 신직과 협상해서 간신히 버려진 창고 하나를 얻어내 쓰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로서는 이미 만든 물건을 버리기는 아깝고, 예산을 마구잡이로 쓸 만큼 사정이 넉넉한 것도 아니니 울며 겨자 먹기로 동의했다는 모양.
키타토라 양이 성심껏 관리한 덕에 기자재들은 모두 먼지가 쌓여 있을 뿐 더럽혀지지는 않았지만······. “정리가 필요하겠네.” 팔짱을 끼고 있던 신문부장의 감상은 이랬다.
밤이 되자 쿠레비야마의 삼나무 숲에서 쏙독새가 울기 시작했다. 창고의 정리를 마친 집행부원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상자를 하나씩 들고 오솔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서둘러 돌아가려는 마음으로 저마다 다른 페이스로 걸으며 대열이 뿔뿔이 흩어지려는 그때, 키타토라 양이 싸리비를 내밀어 발길을 막아섰다. “······여러분, 적어도 두 사람이 함께 이동해 주세요. 이런 밤중에 혼자 걷는 건 좋지 않아요.” 말을 듣지 않으면 지나갈 수도 없다는 듯이 단호한 말투였다.
몇몇은 놀라면서도, 혹시나 반달가슴곰이 튀어나올까봐 하는 말이겠거니 하고 수긍했다. 고작해야 산책길 수준의 짧은 오솔길이고 심지어 신사 주변이기까지 하니 기우처럼 들리는 것이 당연했지만, 키타토라 양의 표정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사뭇 진지해 보였기 때문에 이겨낼 수 없었다.
두 사람씩 어울려 어두운 산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자, 발 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소리와, 서늘해진 밤 바람의 감촉이, 한낮의 달구어진 아스팔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여름 날씨와는 사뭇 다른 생경함이 되어 등 뒤에서 들끓기 시작했다······. 연기 같은 구름에 반달이 흐려졌고, 곳곳에 서 있는 이끼 덮인 석등이 기둥 틈으로 백열광 같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누군가는 문득 깨닫는다. 이 숲길이······ 이렇게 길고 복잡했던가?
- 여러분은 쿠레비산의 작은 오솔길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혼자는 아닙니다······. - 이벤트 기간 동안, 「신은(神隠)」 일상 레스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 레스로 이어집니다. - 이벤트는 7월 22일(월) - 8월 4일(일) 2주간 진행됩니다.
● 이벤트 설명 - 「신은」 일상 레스를 작성할 때마다 .dice 0 21. 판정을 해서, 결과값을 계속 합산합니다. (상대방의 것을 포함.) - 현재 결과값의 총합에 따라 다음과 같은 상황이 새로 발생합니다. (추가 묘사는 자유롭게 허용합니다.)
1-25: 아까 전에 지나왔던 길목으로 되돌아온 느낌이 든다. 26-50: 수많은 두견새들이 나무 위에 앉아 지켜보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51-75: 달과 나뭇잎이 새빨갛게 변하고 오솔길의 바닥이 잔잔한 물에 잠겨 있다. 76-100: 사방에서 수많은 나방이 날아들어 지척을 분간할 수 없다. 101-107: 기현상이 잦아들면서, 무수히 많은 양초와 함께 붉게 빛나는 센본토리이의 통로가 눈앞에 나타난다.
- 다음 조건 중 하나를 달성한 시점에서 이벤트 참여가 종료됩니다. 달성한 조건에 따라 이벤트 결과가 변화합니다.
① 다이스 결과값이 0(펌블)으로 나온다. ※「운명력」 사용 시 무효 ② 두 사람이 레스를 주고받으며 나온 다이스 결과값의 총합이 정확히 108에 도달한다. ③ 두 사람이 레스를 주고받으며 나온 다이스 결과값의 총합이 108을 초과한다. ④ 서로 다섯 번째까지(도합 10개 레스) 레스를 주고받는다. (타임아웃 조건) (동시에 여러 조건을 달성했을 경우 앞선 조건을 우선 달성한 것으로 판정합니다.)
※ 주의사항 - 「신은」 일상은 한 사람하고만 돌릴 수 있습니다. 모두가 잘 참여할 수 있도록 편파를 최대한 지양하기 바랍니다. - 다만, 상대방이 3일간 갱신하지 않은 경우에는 상대방을 변경하거나, 혼자서 다이스를 2번씩 판정하는 것도 허용합니다. - 더 이상 참여가 가능한 상대방이 남아 있지 않아 이벤트 일상이 불가능한 경우 캡틴에게 문의 바랍니다. ● 전야제 - (1회 한정) 이벤트 시작 전까지 >>999 앵커를 달고 레스를 작성한 참가자 전원에게 「라무네」 1개를 즉시 지급합니다. - 단, >>999 앵커를 작성한 참가자 중 두 명을 랜덤으로 추첨해서 창고에 가두어 버릴 예정입니다. - 창고에 갇힌 캐릭터는 「신은」 레스를 작성할 수 없으되, 별도의 이벤트 참여 방법을 따로 공지할 예정입니다.
운명의 물결에 지금 맞서라 깨닫지 못하고 얼빠지게 살아 온 과거를 전부 짚으로 매듭지어 출구까지 이어지도록
▶ 테마 : Cube - 호시노 겐 〔라무네의 운명력〕 - 이제부터, 「라무네」 1개씩을 소모해서 지정된 이벤트에서의 다이스 결과값을 1씩 올리거나 내릴 수 있습니다. - 「라무네」를 통해 다이스 값을 조정하여 조건을 달성했을 때는 보상 중 일부가 제외될 수 있습니다. (별도 공지 시) - 예를 들어, 이벤트의 특정 다이스 조건에 ※「운명력」 사용 시 무효라고 표시가 되어 있을 경우 「운명력」을 통해 해당 다이스 값을 얻어도 실패한 것으로 처리되거나 일부 보상이 제외됩니다.
축제의 보조하고 돕는다는 건 참으로 큰 일이었다. 매년 축제마다 교토에 사는 언니이자 키리야마 가 장녀인 후우린 -후우쨩-이 직접 운영하는 디저트 카페 [아후레루]의 노점을 냈다. 그리고 스즈네는 매년 그 준비를 돕는 것을 해와서 얼마나 번거로운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써야 할 것이 얼마나 많던지.
올 해는 그나마 집행부에 소속되어 후우쨩의 노점을 도울 일은 적어졌다. 그렇다고 집행부의 일이 만만한 것도 아니었다.
"네에~ 에~?"
기획검토 회의가 끝나고 돌아가려는데 고문인 엔도 선생이 집행부를 불러세웠다. 들어보니 키타토라 양을 도우라는 지시다. 누군가 바쁘다며 투덜대자 곧장 엔도 선생의 일침이 날아왔다. 방학이라 한가한 녀석들이라길래 스즈네도 뒤에서 에에~ 하며 한 소리 보탰다.
"우~ 저어는 집안 일도 도와야 해서 진짜 바쁜대요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미 집에서 집행부의 일을 우선하라는 말을 듣고 온 참이었다. 이런 이런~ 어쩔 수 없나~ 괜히 고개를 젓고 어깨를 으쓱이며 제법 얄밉게 말한 스즈네는 곧 같은 집행부 부원들과 함께 키타토라를 따라갔다.
>>128 완전;;; 맛있는거 드시고 계시잔아;;;;; 동파육 한입만주세요 제발요(다리잡고질질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상식배틀ㅋㅋㅋㅋㅋㅋㅋ사쿠라.... 괜찮을까? (???) 저는 타케루가 일하는 시간에 팔딱팔딱에 가서 겁도없이 사도음식을 마구 제조하는 걸 한 번 해 보고 싶어요... ^ ^) (타케루주 : 네?) 저녁 맛있게 드시구 오시길~!
>>132 ㅋㅋㅋㅋㅋㅋㅋㅋ아ㅋㅋㅋㅋㅋㅋ가게 안에서 사도제조 하는 순간 타케루가 슥.. 나타나는거군요..... 좋은데? 언제든 타케루를 볼 수 있겠는데?(???) 김치 먹고 브레스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애들이 일본인이라는 걸 잠시 망각하고 있었습니다,,, 브레스. 삽가능. 매운음식 하는 가게 가서 둘이 챌린지 대결하는 거... 같이 해 주실래요?,,
>>125 "...?" "잠깐만. 다시 돌려보자." "......외계인 손인가?" "저런 구위라면 저 구속으로 프로리그에서 활약하는 게 말이 되네. 우타자들이 진짜 싫어할 공이야." "그런데 저러면 제구가..." "저게 스트라이크야? 왜?" "심판들이 선수 구질에 따라 관대해지거나 엄해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저 선수는 좀 후하게 봐주네." "......좋은 공은 맞는데 이상해. 할아버지가 말하길 옆동네 리그는 기인들이 많다더니 맞는 말인 것 같아."
>>126 "번트? 저 사람 공에, 아니면 내 공에?" "딱히 별생각 없어. 번트도 전략인걸." "번트 잘 대서 1루로 나갔으면 거기서부턴 야수들을 믿어야지."
미카즈키가 지금까지 유난히 퉁명스레 굴어댔던 것은, 그것보다 더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발버둥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왠지 모를 위기심에서 나오는 거부감이 있기도 했다. 왠지 모르게 일방적으로 읽힌다는 기분이 얼핏 들었던 것이다. 스즈네는 읽으려 시도하고 있고, 이 고양이는 이미 유의미한 정보를 읽어낸 모양이다. 그에 반해서 자신은, 이렇게 막막하게까지 상대를 못 읽어낸 적이 없었다. 그야 당연하다. 마운드 위에서 타자 생각을 읽는 것은 아주 마르고 닳도록 숙련되어 있는 것이 그이지만, 야구선수로서 필드 위에서 야구선수를 상대하는 것 이외의 다른 심리는 딱히 모르기 때문이다. 뭘 원해서 나와 가까워지려는 거야. 모르겠어. 무서워. 어차피 당신도 날 떠날 텐데... 결국 우리 모두 혼자 죽지 않던가.
아, 바지, 엉망진창... 미카즈키는 고양이 털 범벅이 된 바지를 그제서야 발견했다. -나중에 털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미카는 스즈네를 마주했다.
오사카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미카즈키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남겼다. 그때 미카즈키는 오해하고 말았다. 인간관계라는 것은 결국 상처로 귀결된다고. 사람으로서 다치면 안 될 부분까지 다쳐버릴 정도로 호되게 마음을 다친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인간관계라는 것은 자신이 무언가 얻을 것이 있기에 성립되는 게 아니던가. 자신에게 다가온 이들은 모두 그들마다 미카즈키에게서 가장 맛있어보이는 부분만을 물어뜯고 사라져갔다.
"...그게 바라는 것의 전부인가요?"
그래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듯, 미카즈키가 기억하던 그 토키와라다운 상냥함으로 다가오는 스즈네에게 미카즈키가 가장 먼저 가진 감정은 경계심이었다. 그저 사람과 만나는 것이 좋기에 사람과 친해진다, 그 자연스럽고 당연한 친애에 대한 개념 또한 미카즈키가 상처입은 부분의 하나였으니. 그리고 그 경계심은 아직 다 풀리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어요."
이해할 수 없어서, 믿을 수 없다- 아니 믿을 수 없다는 냉정한 표현보다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표현인 믿기지 않는다, 라는 표현이 미카즈키가 하고 있는 생각을 좀더 정확히 대변해주는 말이겠다. 손을 조금이라도 더 잡아주겠다는 말에, 미카즈키는 흔들리는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문득 들어서 내려다본다. 주인의 얼굴만큼 새하얗고, 다른 이들보다 손가락이 더 긴데다, 흉한 굳은살로 뒤덮여 있으며, 손등과 손바닥에 근육과 혈관이 쩍쩍 갈라진 자국이 여실한 그것은 영장류의 손이라기보다 흉물스러운 절지류에 더 가까운 것이었다.
바보라고 정곡 찔린 마시로는 눈을 가늘게 떴다. 검지로 한쪽 입꼬리를 벌려 뾰족한 송곳니를 보란듯이 자랑하더니 이내 이마의 상처를 치료해주고있는 미카즈키의 팔뚝을 깨물기 위해 여러차례 입질한다. 어떻게해서든 깨물어 부숴주마. 가 아니라 놀리지 말라는 위협 정도였으니 실제로 깨물 생각은 없었다. 시늉 정도지. 다만 그가 전혀 피하지 않는다면 마시로의 성격 상, 이왕 하얀 피부의 맛을 본 이상 여지 없이 세게 꽉 깨물었을 것이다. 바보마시로는 참지않긔.
초등학생 때 도쿄로 전학가고 내려오는 방학마다 연습 중인 야구부의 모습을 지나가며 가끔 구경하긴 했었으나 직접적인 접점은 없었다. 애초에 그 이후로 야구공이 약간 무서워져 너무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 그래도 멀리서도 보이는 그 애의 웃는 얼굴이 무척 귀여웠던 것은 또렷하다. 거뭇거뭇한 소년들 사이 하얀 피부와 푸른 눈으로 혼자만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던 그 애의 청순함이 좋았는데. 굉장한 몸치인 본인과 다르게 제비같이 날렵하고 오차 없이 몸을 쓰던 것도. 그런데 그때부터 그냥 가련하고 예쁘장하게 생겼을 뿐인 남자애였었다는 거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 너무 커진 몸집으로 더 이상 헷갈릴 일은 분명 없을 테다.
“왕-.”
구겨진 미간으로 저를 불만스레 불렀으나 마시로는 아랑곳하지 않고 능청스레 웃는 얼굴로 그의 볼을 붙잡고 주물주물 장난치더니 하찮은 강아지 소리를 멋대로 만든 미카즈키의 입모양에 맞춘다. 하얀 미카쨩이 왕왕.. 어라, 근데 웃네? 무정하게 바라 볼 때는 언제고 웃을 줄도 아네? 미카즈키의 웃음이 터지자 마시로의 눈이 동그래진다. 해로운데? 해롭다.
“너...... 자주 웃어야겠다.”
한참을 그 모습을 눈여겨 보던 마시로는 무심한 말투로 진지하게 설득한다. 이런 얼굴과 표정을 숨겨두고 사는 건 좀 불공평 한 것 같다. 남녀 가리지 않고 오해사고 싶지 않아 일부러 참는 게 아니라면. 소년의 이름을 처음 들은 소녀는 무언가 생각하는 것 같더니 여전히 소년의 볼을 두 손으로 잡고 늘려 일직선의 입으로 주욱 무표정으로 만든 후에
“미카즈키.“
하고 이름을 불렀다. 곧이어 손가락으로 그의 웃는 입을 직접 만들어 내고서는 ‘미카.’ 덧붙였다. 체감 온도가 확연히 다른 두 표정에 큭큭 웃고 있을 때 즈음 이제 놓아달라고 하자 ‘싫어.’ 라고 했지만 그녀의 손은 이미 그의 볼을 떠난 후였다. 놓고나서 보니 하얀 눈밭 같았던 미카즈키의 볼에 불그스레 한 자국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조금 미안했었나? 아닐지도. 하여튼 웃었잖아.
“잡으면 알려줄게.”
이름을 알려줘? 나는 몇 년만에 넘어져가면서 어렵게 겨우 들었는데? 용서 못하지. 마시로는 제 말이 끝나자마자 곧장 벤치에서 튀어나가 가파른 비탈길 쪽으로 향해 뛰었다. 그야 땀도 좀 흘렸고 목이 마를 타이밍이었으니 마시로의 참을성에 도란도란 얘기를 하며 돌아갈게 아니라, 곧장 시원한 포카리를 목구멍에 때려넣고 싶었다. 그러니까 위험하든 말든 시합이다! 비탈길은 비탈길이기에 급하게 올라간다면 위험 할 만 했으나 또 조심조심 올라간다면 못 올라 갈 경사도 아니었다. 하지만 말 안듣는 고양이 마시로는 그런 거 모르겠고 잡히지 않고 미카즈키보다 먼저 도착한다는 일념 하나로 빠르게 비탈길을 올라가고 있었다. 중간중간 발이 미끄러지는 듯한 소리가 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몸을 낮춰 간신히 중심을 잡으며.
물론 바쁜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고3은 한가한 것은 아니지 않나요? 선생님. 이라는 말을 카나타는 애써 속으로 삼켰다. 물론 실제로 바쁜 것은 아니었으니까. 어쨌든 듣자하니 신사 뒤편에 있는 창고의 기자재를 가지고 오면 되는 모양이었다. 대체 기자재가 얼마나 많길래 이렇게 우르르 가는 것인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신은 집행부고 이런 잡일을 싫어하진 않았기에 그는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본 적도 없는 작은 헛간에는 여러 물건들이 많았다. 여기에 보관하고 있었구나. 위치를 기억하려는 듯, 카나타는 가만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오는 길은 확실하게 외웠으니, 주변의 특징적인 것 하나 정도만 기억하려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기에 그는 조금 아쉽다고 생각하며 제법 큰 크기의 상자를 챙긴 그는 두 손으로 상자를 꽉 붙잡고 길을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는 와중 미라이의 '두 사람이 함께 움직여라'라는 지시가 나오자 그는 가만히 미라이를 바라봤다. 그냥 가도 상관없지 않나? 반달가슴곰이 나와도 곰 퇴치 스프레이를 뿌리면 어떻게든 될텐데. 하지만 굳이 반박하진 않으며 그는 다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 명에게 가자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런 미래에 도달하지 못하고 창고에 갇혀 문만 쾅쾅쾅 두들기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미카즈키의 팔에 입질을 하는 것은 쉬웠다. 어딘가 믿는 구석이 있는 건지 아니면 방심한 건지 아니면 그냥 애가 이렇게 맹한 건지, 이번에도 미카즈키는 마시로가 자기 팔뚝에 입을 들이대건 말건 치료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꽈아악. 거즈를 자르던 미카즈키가 당혹감이 약간 섞인 하? 하는 표정으로 마시로를 빤히 바라보았다. ...톰처럼 아오옷홋홋홋홋홋호까지는 안 바라더라도, 일반적인 사람 팔을 이 정도로 깨물었을 때 나오는 평균적인 리액션에 비해서 좀 무덤덤하다.
아무튼 거즈를 붙이려면 결국 거즈를 붙들고 있을 손과 반창고를 붙일 손 두 개가 필요하니, 미카즈키는 이거 놔- 하고 점잖게 마시로의 이마(안 다친 부분)에 꾹꾹이를 해야 했다.
그때 네 이름은 뭐야-? 하고 되물을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때서야 미카는 기억해냈다. 자신이 미카─! 하고 소리쳤을 때 어떤 소리가 마시로의 귀를 막았었던 것인지. 땡 땡 땡 땡 땡 땡 땡 땡... 그래, 건널목 알람음 소리였다. 차단기가 내려온 건널목을 사이에 두고, 그렇게 미카는 자신의 이름을 소리쳤었던 거다. 그리고 나서, 네 이름은 뭐야-? 하고 물었지만, 그때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휘이잉, 하고 한 바탕 몰아닥치는 바람. 철커덩 철커덩 철커덩 철커덩 철커덩. 한 순간도 끊임없이 몰아치는 레일의 충격음. 뒤에 끝이 없어 보이는 MAERSK나 HUSQVANA라는 로고가 찍혀있는 화물차의 행렬. 아이들은 끝없이 멀어져가고. 미카는 열차가 다 지나가기를 기다리다가... 애들이 벌써 저만치 점처럼 보일 지경이 되자, 결국은 '내일 다시 만날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 몸을 돌려 아이들에게로 향했던 것이다.
그 내일이라는 녀석이 몇 년이나 지각해버린 것이 문제다. 아무튼, 무슨 뜻에서인지 자주 웃어야겠다 하고 권장해오는 마시로를- 아직 자신은 이름을 모르는 그 어엿하게 커서 재회한 까만 고양이를 바라보며, 미카는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무심하게 대답한다.
"딱히 웃음을 참고 살지는 않는걸... 웃기지 않을 때 웃지도 않을 뿐이야."
하고 대답은 했지만,
"...확실히 웃는 게 오랜만이네."
미카는 수긍을 덧붙였다. "읍." 그리고 마시로의 꾹꾹이에 이번엔 좌우로 쪽 잡아땡겨졌다가, 원래 얼굴로 되돌아갔다. 자신의 뺨에 남은 자국을 눈치채지도 못하고, 그제서야 미카는 마시로에게 응급처치를 해주고 생긴 쓰레기를 정리하면서 마시로에게 이름을 알려달라고 청한다.
하지만, 그때 예기치 못한 마시로의 돌발행동. 번트 대고 1루로 튀는 주자마냥 호다닥 도망가는 마시로를 보며, 미카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는 땅을 박차고, 거진 두 배는 되는 속도로 마시로를 추격해 비탈길을 올라가서는 마시로를 앞지르며 손을 붙잡았다. 발이 몇 번이나 미끄러지는 폼이 저러다가 또 다치겠다는 걱정이 든 탓이다. 미카는 후우 하며 숨을 고르고는, 뾰루퉁한 표정이 되어 마시로에게 톡 쏘았다.
세상에서 제일 한가한 녀석들이- 하는 엔도 선생의 타박에 이 자리에서 정당한 반박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몇 사람 있었고, 그 중 한 명이 나가쿠모 미카즈키였다. 몇 년만에 고시엔 본선 진출티켓 확보라는 쾌거를 올린 야구부. 이대로 본선진출을 포기하고 동네 야구 좋아하는 아이들로 남는 것은 어떤가 했으나, 동네 야구 좋아하는 아이들이 말하기를, 자신들은 동네의 야구 좋아하는 아이인 지금 그대로 고시엔 구장을 밟아보고 싶다고 하지 않나. 그래서 야구부는 여름 특훈 중이었다.
오늘은 비록 야구부 훈련이 없는 날이긴 했으나, 훈련 계획 짜야 한다고 둘러대면 그만이다. 둘러댄다고 할 것도 없는 것이 거기에 시간투자를 할 필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야구부 훈련에 조언을 해주는 조건으로 집행부 활동에 충실하라는 말을 한 통에, 미카즈키는 말없이 집행부 아이들의 동정을 살폈다. 그리고 삼삼오오 엔도 선생의 지시에 군말은 있어도 따르는 분위기가 되자, 미카즈키는 별달리 불만을 표하지 않고 기자재를 운반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면을 튼 이들과의 인사는, 눈인사 정도로 끝내(려고 하)고.
야구부 비품창고 정리에 일가견이 있는 미카즈키는 이 창고에서의 정리정돈도 수월하게 해냈고, 이젠 키타토라 씨가 맡긴 상자를 들고 짧은 오솔길을 거슬러 되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적어도 여기까지는 딱히 청춘같은 거 없는 귀찮은 작업과, 작업 이후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돌아가는 산책길 정도였다.
키타토라 씨가 부자연스럽게 단호한 말투로 적어도 두 사람이 함께 이동하라고 언질할 때에서야, 미카즈키는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마운드 위에 올라서서 포수가 할 걱정까지 다 해오면서 단련된 촉이, 지금껏 전혀 반응한 적 없는 방향으로 반응하고 있었다. 왜인지 이 돌아가는 길이, 자신이 생각하던 것과는 약간 다른 길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누군가 시끄럽다고 화내지 않은 것이 용하다 싶을 만큼 회의 내내 한 구석에서 연신 뽀시락거리던 소리가 뚝 끊겼다. 짧은 회의가 끝나고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바쁘게 일어나던, 딱 그 때였다. 헉, 인제 집에 가도 됩니까?! 분명히 그 자리에 있었는데도 마치 회의 내용은 전혀 듣지 않은 사람인 것처럼. 뭐, 거의 들은 내용이 없음은 진실이다. 뭔가를 결정한다고 여럿이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건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방학숙제 면제란 메리트를 얻었으니 누군가 일을 시키면 냅다 예이, 하고 받들어 몸으로 뛰는 수 밖에.
손가락 끝에 남아 있던 간장맛 센베의 희미한 짠맛을 낼름 혀로 핥고는, 의자 등받이에 걸어 놓았던 가방을 냉큼 챙겨 후다닥 일어났다. 아직 해도 쨍쨍하고, 냇가에 들러서 물장구라도 좀 칠까? 수고하셨십니데이ㅡ 흥흥흥, 콧노래를 부르며 문을 나서려는데.
"예에?"
왐마야ㅡ 귀신맹키로 할 일이 생기노. 몰래 도망이라도 쳐 볼까 싶어 스으윽, 발소리를 죽이고 몇 걸음 내디뎠으나 어쩐지 엔도의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아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돌아왔다. 아~ 집 가서 십령특집 방송 볼라캤는디. 누가 봐도 실망한 걸 알 만큼 얼굴이 구겨졌다. 우잇. 입술 비죽이며 내는 이상한 추임새.
"...야ㅡ 이 완전 보물창곤데여. 머 필요 없는거 찌끄만거 하나 가지가믄 안 댑니까?"
예? 가능할 리 없는 질문을 하며 이 쪽을 돌아보는 눈이 언제 그랬냐는 듯 반짝반짝, 얼굴이 확 폈다. 오래된 창고! 보물! 보물찾기다! 아니, 일단 보물같은 건 없고 그냥 창고 정리 비슷한 거니까. 누군가 옆에서 츳코미를 걸어도 눈의 초롱거림이 사라질 기미는 전혀 없다. 딱 대라, 청소루키, 청소괴물, 청소의 권위자 우치야마 사쿠라 들어간디~!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대결이라도 하려는 모양인지, 아니면 청소하다 나온 무언가를 슥삭 할 생각 만만인 건지. 반팔 소매를 걷어붙이며 창고 안으로 들어간다. ...무것! 지 몸만한 상자 함 들어 보겠다고 벌써부터 시끌시끌 유난이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정리정돈도 슬슬 끝이 났다. 어라? 이상하다. 초반에 바쁘게 여기저기 쏘다니던 핑크색 머리가 영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자신만만하더니 어디로 갔는고 하면,
".......와~.... 한계다, 죽는디....."
이전의 초롱함은 찾아볼 수도 없이 기진맥진한 얼굴로 구석에 반쯤 눕듯 널브러진 소녀가 있다. 아무래도 초반에 지나치게 무거운 상자들을 가지고 낑낑댔던 게 체력 소진의 화근이었던 모양이다. 모두가 창고에서 나가고 나서야 느적느적 발을 질질 끌며 밖으로 나가서는, 이제 집 가믄 됩니까~? 맥 없는 소리로 물어보는데. 뭐라고, 이 짐들을 또 옮겨야 한다고~? 우와~. 탄식에 가까운 추임새. 아, 거, 두 명이든 세 명이든 다 좋은데요, 그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실망하는 마이주의 맘이 너무 파아악 다가와버려서 넘... 넘귀엽다... 라는 생각을 하고말앗스... (마이주 벅벅벅쓰다듬기) 다들.. 금요일 밤을 불태우러 가신 걸까... 아님 피곤해서 일찍 주무시러 가신 걸까.. >:3... 11시까지만 있어보구 없으면 제가 찔러보도록 하겟스빈다
산책하던 카나타 오빠를 만난 모양이었습니다. 다행히 남에게서 이야기가 들려온 것에 신경쓰이는 쪽이었던 하나요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납득했습니다. 카나타 오빠든, 마이 쨩이든, 모여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쁘게 했을 리는 없다고 믿습니다. 그 신뢰는 방긋 웃는 미소로 현현합니다.
엉뚱하게 무엇인지 모를 생각을 하다가 에어컨에게 합장하는 마이를 보고 귀엽다고 생각한 하나요. 푸후후, 웃고서 마이에게 묻습니다.
"마이 쨩, 무슨 생각 해?"
여차하면 나도 같이 할까- 똑같이 두 손을 모으고 몸을 기울여 마이 쨩의 시야에 듭니다.
"앗-차."
봐도 될까~?? 하지만, 마이 쨩이 도와달라고 한 상황이니 조금 봐도 되지 않을까요? 응응, 카렌 쨩의 편지를 본 일은 없으니까 아마도 괜찮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조심스레 마이 쨩의 편지를 뒤에서 보기로 합니다. 싫어하면, 바로 물러서려 했으나 마이 쨩,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우후후후.."
소개하는 부분까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풋풋한 두 친구의 자기소개에 자신도 풋풋함이 전염되는 기분으로 보고있었지만, '여자아이인 것이~' 부터는 어레렛?! 하는 표정이 됩니다.
situplay>1597049538>722 “앗, 아아.. 뭐야. 아니 그게 그거였다고? 왜 나만 몰랐지?”
‘방학 숙제’ 얘기에 눈이 번쩍 틔였다. 엔도 선생님이 이러쿵저러쿵 뭔가 얘기 했다고. 앞뒤는 싹 자르고 숙제 면제라는 얘기만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는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갔다는건데. 왜 아무도 나한테 말 안해줬지? 황당해서 헛웃음을 ‘허’ 흘려버렸다.
“그러니까 숙제 대신에 더 빡센거 시킨다는거 아냐. 아니!? 나 방학때 진짜 가게 더 바쁜데 내 이름은 언제 올린건데 그 털보 아저씨.”
아 갑자기 또 화악 올라오네? 이번건 진짜 스팀 올라서 살짝 얼굴이 붉어졌다. 귀찮은거 싫어서 학교도 조용히 다니는데 적어도 의사는 물어보고 이름 올려야 하는거 아니냐고!! 생강을 손질하는 손길이 더욱 거칠어졌다.
“이거 선 넘은거잖아!! 어이 미야마!! 맞냐 틀리냐!!”
신메뉴니 뭐니 벌써 잊어버리고 당장 일복 터질 상황에 미간에 핏줄이 쫘악 올라온 사백안 표정으로 ‘답은 정해졌으니 넌 대답만 해라.’ 같은 말을 묵직하게 내던졌다.
하나요의 물음에 길게 생각할 것 없이 대답하는 마이. 서로 이야기 해 본 사람이라면 친한 사람의 범주에 넣는 마이라지만, 다행히 카나타는 서로 얼굴과 이름을 아는 것 이상의 교류가 있는 상대이다.
"카렌짱에게 쓸 답장 생각-"
옆으로 몸을 기울여오는 하나요를 보며 베시시 웃으며 대답을 하고는 펜을 테이블 위에 얹어둔다. 더 이상 쓸 내용이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인데,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머리를 부여잡는 하나요의 모습에 내심 놀라고야 말았다. 눈을 크게 뜨고 상대를 빤히 바라보다가 벌떡 일어서서는 사무실 구석에 둔 구급상자를 가지고 헐레벌떡 뛰어오는 마이.
"하나짱 두통이야? 현기증? 목 말라서 그래?"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구급통을 열며 이런 저런 약을 챙기다가 우르르 쏟아버리고는 하나요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얹어 체온이 높지는 않은지 확인하려 들었다.
몇 사람의 이름과 얼굴이 스쳐지나갔지만, 언급하지는 않은 상태로 넘겼다. 그야 상대의 머릿속을 마이가 들여다 볼 수는 없으니. 대신 달콤한 메론소다의 빨대만 입에 물은 체 대답하고, 어린 아이처럼 빨대를 바라보며 압력차이에 의해 빨대 위아래로 움직이는 메론소다의 높이를 찬찬히 지켜보았다.
조용히 타케루의 불평을 듣고, 빨대 보기도 지겨워진 것인지 생강손질하는 모습을 바라보다 큰 소리에 마이는 움찔 하고 놀라고야 말았다.
젠틀하다, 혹은 느긋하다는 평이 있지만 나같은 똥개들은 단번에 알아차렸지. 엄청나게 계산적인 사람이라고. 아닌 척 하면서 실컷 굴릴 생각이잖아. 주체 못할 성미에 얘기조차 못들은 사람이 있겠지. 그런 말에 대꾸도 못하고 실컷 화만 냈다.
“야야, 물티슈 있으니까 빨리 닦아. 그거 가만 놔두면 물든다?”
뭐야, 언제 흘렸어? 소다가 찔끔 흐르는 걸 보곤 혹시나 입고 있던 티에 묻었나 빨리 닦아내라고 한다. 짜증이 확 올라와서 그런지 손이 급해진 탓에 통 안에 가득 들어있는 생강을 뚝딱 해치워버렸다. 물기 잘 빠지라고 한번 탁탁 두드려주고 손을 훅 털어내며 주방을 나선다.
“아하아잇~ 오늘도 풀근이네. 이거 진짜 노동청에 고발해야하는거 아냐? 아무리 아부지 아들이라지만.”
기지개를 쭉 켜며 경박한 하이톤으로 쫑알쫑알 혼잣말 하듯이 말을 흘린다. 복학 후 타케루의 평균 수면시간은 대략 5시간 남짓. 밤새 돌아가는 가게를 지키고 돌아오면 벌써 학교 갈 시간이 된다. 그러니 학교 가면 퍼질러 잠만 자는게 일상이다. 손님이 없는 날이나 일찍 퇴근하는 날에는 몇시간이라도 푹 잔다지만 오늘처럼 가게 문 닫을 때까지 일하는 날은 정말 답도 없다.
아픈데 쿡쿡 웃음소리를 내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고 서로의 피온의 차이를 느껴보려 했다. 하지만 같은 에어컨 바람을 쐰 사이라 그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하나요가 괜찮다는 말에야 눈을 떴다. 하나짱의 눈이 살짝 마주치자 미야마 마이는 눈을 감고 천천히 이마를 멀리 하려 한 것이다.
"응. 진정했어."
학교에서 배운 라디오체조 심호흡 자세까지 따라하며 몇 번 깊게 숨을 쉰 마이는 일어섰던 곳에 다시 앉아 주섬 주섬 어질러진 구급상자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거즈는 여기, 파스는 저기..
"하나짱 심심해서 그런 소리 내 본 거야?"
선풍기 앞에 앉아서 아/아/아- 하고 목소리가 끊어지는 소리를 내는 것은 재미 있으니까, 하나요도 그런 이유로 머리를 잡았던걸까.
쨍쨍한 한낮, 운동장 구석. 연록색 이파리가 파릇하니 빼곡히 올라온 나무들 틈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바람 때문에 흔들리는 소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누가 봐도 인위적인 움직임 탓에 나는 소리. 가지 꺾이는 소리 따위가 같이 섞여 들리고. 그 틈새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꽃 필 시기는 한참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분홍색 꽃송이 같은 것이,
...라고 생각했더니 웬 이상한 여자애가 커다란 나무가지 위에 드러눕듯 아슬아슬하게 몸을 걸치고 있다. 그 배 위에는 작은 고양이가 하나 제법 애타는 목소리로 야옹, 하고 두리번거리며 울고 있고. 가볍게 할퀸 자국이 팔다리에 고스란히 남아 조금 발갛게 부었다.
"....제엔장~..."
열정과 정의감에 불타 나무를 열심히 기어 올라와서 아기 고양이를 구하는 것까지는 딱 좋았다, 이거야. 그런데.. 큰일이 났다. 고양이도 저도 내려가지 못 하게 된 이 당황스런 상황을 무어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 와중에 누워서 나뭇잎 틈새로 조각조각 보이는 하늘이 꽤 보기 좋아서, 그냥 오늘은 여기서 자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는데, 하는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가지 아래로 늘어뜨린 다리만 달랑거린다.
집행부 명단에 이름이 들어갔단 소식에 ‘욘사마 닮은 국어쌤’에서 ‘털보 아저씨로’ 바로 강등. 느긋하게 다가오는 목소리에 ‘속 좋네!’ 라며 잔뜩 뚱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이름 올려봐야 뭘 어쩔 수 있는데? 전력을 다해서 땡땡이 쳐줄거라고. 그런 반항심리가 이글이글 눈빛으로 타오른다.
“이나리? 그 신사에서 모시는 신 말하는거냐? 잘 들어라 미야마 마이!! 인생은 자기 스스로 개척하는거야!! 그딴데 어슬렁거리면서 백날 합장해봐야 정신승리밖에 안되는거라고오오!!”
가뜩이나 성질 나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야! 그딴 거 믿지 말라고 와악 불을 내뿜듯이 데시벨을 높였다. 마치 아버지에게 털렸던 걸 재연하듯이. 그럼 팔이라도 다시 솟아나게 해달라고 소원 빌면 다시 운동이라도 할 수 있다는거냐,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 한 줄 알아!? 다친 팔쪽으로 손가락을 확 치켜들었다가 뻐근한 느낌에 어깨를 돌린다.
“근데 그거 어떻게 비는거임? 세전함에 돈 넣어야돼?”
실컷 내뱉곤 화가 풀렸는지. 바로 순한 양처럼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목청껏 왁왁거렸지만 냄비처럼 들끓는 이 철부지에겐 고작 ‘소노’ 정도였다는걸. 이해심이 아주 깊은 사람이라야 알아차릴 수 있을거다.
더운 여름날은 오늘도 지속되고 있었다. 뜨거운 태양이 비추는 운동장을 카나타는 조용히 걷고 있었다. 별다른 목적이 있어서 걷는 것은 아니었고, 집행부 일을 가볍게 마친 후에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애매해서 그냥 발길 닿는 방향으로 걷는 중이었다. 물론 고양이와 개를 좋아하긴 하지만, 정확히는 자신의 집에서 하는 카페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하루종일 고양이와 개를 돌보고 카페일만 할 순 없는 것 아니겠는가. 무엇보다 자신은 아르바이트가 아니기 때문에 일을 돕는다고 해서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고, 용돈이 더 추가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적당히 조금만 더 이렇게 걷다가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고서 그는 조금 더 페이스를 빠르게 한 상태에서 나무가 있는 곳 근처까지 왔다. 그리고 이내 그의 귓가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머리 위에 물음표를 크게 띄운 그는 가만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나무 위를 바라봤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으니, 나무 위에서 나는 소리가 아닐까라고 추측해서 나온 행동이었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분홍빛 누군가의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이 계절에 왠 벚꽃이 피었나 싶었지만, 자세히 보니 그것은 벚꽃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슬아슬하게 몸을 걸치고 있는 모습이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기에 딱 좋았다. 꽤 놀랐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눈을 깜빡이던 카나타는 이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거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괜찮아?"
평소 내는 무덤덤한 목소리에 약간의 다급함과 긴장감이 녹아있었다. 그만큼 현 상황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탓이었다. 이어 카나타는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야, 우리 암도 안 오면 걍 여서 잘래? 니 의견은 어떤데. 사람을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위기감은 사라진지 오래고. 배 위에서 하염없이 꼼지락거리는 고양이를 검지 끝으로 슬슬슬 매만지면서 대답 돌아올 리 없는 태평스러운 장난을 던진다. 네에, 조아여~ 걍 여기서 자여~ 작고 얇은 목소리로 대신 대답을 하고선 어리둥절한 고양이의 표정을 구경하며 킬킬거리고 있는데,
".......우와!"
우악 머, 머꼬! 갑자기 밑에서 들려 온 외침에 몸이 크게 흔들려 하마터면 떨어질 뻔 했다. 젖 먹던 힘까지 다 해 부들부들, 몸을 이리저리 뒤틀며 가까스로 다시 균형을 되찾았다. 깜짝 놀라 세운 고양이의 발톱을 슬슬 떼어내며 상체를 일으켜 보면, 그제서야 보이는 것이다. 나무 밑에서 제법 심각해보이는 얼굴로 이 쪽을 바라보는 검은 머리 소년을. 얼레, ....회의같은 데서 본 적 있지 않았나? 집행부 아이가? 생뚱맞게 떠오르는 생각은 일단 접어 두고,
"머, 멉니까? 뭔데요?!"
마치 별 일 없는 사람을 놀래키기라도 했다는 양 이 쪽이 더 당황스러운 얼굴이었다. 이게 진정 위험에 처한 사람의 얼굴이라 할 수 있을지? .....곧 상황을 파악하고 아! 무언가를 깨닫는 것 같긴 했지만서도. 아~ ...맞네, 내 위험하네 지금. 머쓱타드. 괘, 괜찮십니다~. 뒷통수 벅벅 긁다가.
"아~ 말로 하믄 긴데요, 거... 슨배임 맞지예? 일단은 야 좀 받아주이소."
괭이가 높은 데서 떨어져도 괜찮다 카지마는 야는 넘 아깽이다 아인교. 고양이를 내려보내기 위해 조심스럽게 움직여 자세를 바꾸기 시작했다. 끙, 가지에 엎드려 한 손을 쭈우욱 뻗어 내려 보내면, 아프지 않을 정도로 단단히 그러쥔 밀색의 보송털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집요하게 물어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이토바야시 양을 위해서라는 마음이 원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우당탕탕 결과가 될 줄은....!!
"에에에에~??!?~?!"
하나요가 놀라서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가버립니다.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건데~??!"
그렇게 말 하지만.... 생각해보면 오해할 만도 했으려나? 하나요는 붉어진 얼굴로 곰곰히 생각하다 털어버리기로 합니다. 고백한 것은 아마, 이토바야시 양이야- 라고 말을 해도, 이토바야시 양이 그것을 원할까? 애초에 이토바야시 양이 쓴 편지를 본 적이 없어서~ 하나요는 그렇게 머리를 한번 더 부여잡습니다.
"하, 하나요 말고, 에또.... 예를 들어, 이토바야시 양이 고백한다면~?"
이것이 최선입니다. 통하지 않으면, 에라, 모르겠다~ 입니다. 알아주었으면, 하는 또랑또랑한 눈망울입니다.
대체 뭔데 저렇게 나무 위에 올라가서 저렇게 아슬아슬하게 있단 말인가. 저러다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진짜 크게 다칠텐데. 카나타는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자신도 나무 위로 올라가는 것이 좋을까? 아니. 당연히 안되지. 자신도 저렇게 올라갔다가 마찬가지로 내려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그야말로 바로 2총사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카나타는 굳이 그런 모험은 하고 싶지 않았고 오명도 가지고 싶지 않았다.
"...선배가 맞는진 모르겠지만... 3학년이 아니면 내가 선배일거야."
3학년 아니지? 쟤? 얼굴은 본 기억이 나지만 안타깝게도 카나타의 입장에선 그녀가 누구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집행부 일원이었던 것 같지만, 카나타는 모든 집행부 위원을 다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성향상 그다지 알지 못하는 이와는 그다지 교류를 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고. 하지만 그것과 이건 별개였다. 위험한 사람이 있으면 일단 돕는 것이 먼저 아니겠는가.
그 와중에 그녀 쪽에서 고양이를 받아달라고 하자 카나타의 시선이 고양이에게 향했다. 고양이를 구하러 갔다가 저렇게 된 것일까. 일단 고양이를 밑으로 내미는 모습에 그는 우선 고양이를 받았다. 너무나 작고 귀여운 밀색의 아기 고양이였다. 평소라면 고양이를 안고 귀여워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었기에 그는 우선 고양이를 땅에 내렸다.
"고양이는 받았어. ...다음은 네 차례야. 잡아줄테니까 눈 꽉 감고 뛰어내려."
아직은 가지가 버티고 있지만, 얼마나 저 가지가 버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나무가지는 두꺼운 것이 아니면 생각보다 힘이 많이 약해서 사람의 무게를 오래 버티지 못하는 법이었으니까.
그녀가 만약 뛰어내릴 준비를 한다면 그는 그대로 잡아줄 생각으로 팔을 앞으로 내밀면서 모았다. 떨어지는 이도 가볍게 받을 수 있는 자세를 취하면서 그는 침을 꿀꺽 삼켰다.
흐르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나름의 순환이 일어나기에 맑음을 유지하는 것이라.. 고 이즈미는 생각했을 겁니다. 이즈미라는 이름부터가.. 그런 것이잖아요? 그리고 이즈미가 힘내야 한다는 말을 하는 히라무를 보며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그날이 되면 깨닫게 될 겁니다 이즈미... 요리치의 모습을요. 아무리 커버쳐줘도 안될 때가 있어요.
이즈미: 왜 그걸 지금...? 이즈미: 그걸 왜? 이즈미: 오 맙소사. 를 연발할 수도 있어요.
"마약이라뇨. 너무하세요." "예전 말차 유행은 흰 거품이라고 하니.. 흰 거품을 보시고는 설마? 라고 하실 수도 있겠네요." 라는 농담을 합니다. 그리고 블렌딩 티 종류도 잘 골라서 샘플 세트로 만들어줍니다. 샘플 세트도 예쁜 패키지가 있다고요. 물론 비슷한 종류라서 파츠를 다 모았다! 예쁘다!까지는 아니지만.
"카트.. 타고 가실래요?" 생각보다 엄청 차를 타고가야 할 정도로 힘든 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짐칸에 타겠다는 생각을 알았다면 한번쯤은 말렸을 테지만 이즈미는 독심술에 가까운 걸 할 수 있다(말로 표현되지 않는 무의식적인 심리적 행동을 보거나 들음으로써 추측해내는 것)일 뿐 실제로 하는 건 당연하지만 힘듭니다..
스즈네의 행동이 미카즈키를 읽으려는 것처럼 보인다면, 틀린 말은 아니긴 하다. 상대에 대해 알고자 함이 곧 보이지 않는 내면을 읽고자 함이기도 하니. 어떤 의도도 없이 그저 들여다보고자 하는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것도 당연하다. 보통 사람이라면 할 수 없음에 가까운 행동이니까.
그러니 미카즈키가 스즈네를 마주하길 그만두고 돌아섰어도 마땅한 상황이었다.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거리를 두어도 한결같이 웃고만 있었을 것이다. 낮에도 밤에도 구름은 한결같이 저 하늘에 흐른다.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않은 채 그 자리에 있다. 다가오고 떠나는 것은, 항상.
"오늘은."
미카즈키의 반문에 스즈네는 짧게 답했다. 흔들림 없이 단호하며 솔직하고 간결하게. 오늘 다음은 입에 담지 않았다. 그건 스즈네의 영역이 아니라는 듯. 드문드문한 말과 말 사이. 고요한 적막함이 둘 뿐인 현관에 넘실거린다. 어느새 일어난 링링이가 방석 끄트머리를 물고 복도 안 쪽으로 사라졌다.
소년은 이해할 수 없음에 혼란해하며 손을 본다. 투박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혹사한 손의 형태는 흉함 그 자체이다. 미카즈키의 곱상한 얼굴과 대비되어 더욱 도드라지는 그 손 위로 작은 손이 살며시 내려와 덮였다. 거침없는 행동과 달리 부드러운 온기가 닿은 부분으로부터 전해진다.
"이거, 가 아니란다. 미카즈키 군의 손이지."
오는 내내 줄곧 소년의 손을 잡았던 스즈네의 작은 손이 엷은 그늘 아래 조금 더 또렷이 내보였다. 마냥 곱게만 자랐을 것 같아 보이나 스즈네의 손은 나름대로의 시간이 쌓여 있다. 말랑한 손바닥은 굳은 살은 없어도 제법 다부지며 감싸쥐는 손짓은 망설임이 없어 단호하다. 미카즈키의 손에 형태를 맞추면서도 잡는 힘은 강하다. 고통스럽게 강한 것이 아닌, 손을 내어준 이가 안심하고 내맡기게 하고픈 강함이다. 아름드리 나무 아래의 벤치에서는 미카즈키가 이끌려 주었기에 미처 느껴지지 못 했을 힘, 혹은 의지, 혹은 마음이라 할 것이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소년을 끌어당긴다.
"이리 오렴."
두려워 말아. 무서워 하지 않아도 돼. 같은 말은 없었다. 스즈네는 다만 자신을 따라오기만 하란 듯 소년을 현관 너머 복도로 이끈다. 느릿하게 한 발 두 발 물러서 미카즈키가 올라설 자리를 내어주고. 현관과 복도의 턱만큼 나던 시선 차이가 다시 쑤욱 멀어지게 되면. 이번엔 풍령 소리 아닌 진짜 웃음 소리가 작고 맑게 울릴 것이다. 천진하게 웃으며 돌아선 스즈네가 정면이 아닌 측면의 한 발 앞서서 긴 복도를 걸어갈 것이다.
머, 먼... 고양이를 무사히 내려보내서 잘 되었다 싶었더니, 뒤늦게 상상도 못 한 대사가 날아온다. '잡아 줄 테니까 눈 꽉 감고 뛰어내려' ...라고. 내가 지금 잘 들은 게 맞나? 끔뻑끔뻑. 희한한 말을 들었다는 듯 어리둥절한 얼굴로 상대의 얼굴을 멀거니 바라보다가.
"..예? 아이, 슨배임, 그거 잘못하먼 둘 다 어디 하나 뿌라지기 딱 좋은 행동 아입니까?"
아이, 거, 여서 뛰믄 진짜로 서로 다칩니다. 괭이땜에 그칸거라 인제는 다시 내리갈 수 있을걸요. 쫌만 기다려보이소, 내 금방 내려갑니다~. 제법 자신만만하니 당당한 얼굴로 외치고서는 꿈지럭거리며 조금씩 몸을 움직인다. ..사실 고양이가 있든 없든 멀쩡히 내려가지 못 할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자칫 잘못 뛰어내려서 서로 다치는 것보단 최대한 노력이라도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바로 아래 쪽, 줄기 쪽에 가깝고 굵어 튼튼해 보이는 가지로 내려가기 위해 발 끝을 힘껏 뻗어 아슬아슬하게 더듬거리는데. 문득 제 발에 집중하느라 흐려진 초점이 명확해지며 보인다. ....소년의 발치에서 어딜 가려는지 발발발 빠르게 움직이는 고양이의 모습이.
"...괘, 괭이! 아깽이 도망간디!"
차도로 나가믄 클난디, 저거 쫓아가 잡으이소! 대롱, 아슬아슬하게 가지에 매달려 있는, 제 코가 석자인 주제에 이상한 데 꽂혀선 다급한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아이고 저거, 저거 환장하겠네, 니 암데나 나갔다가 강새이라도 만나믄 우짤라고 카는데! 마음은 급한데 섣불리 움직이지는 못 하겠고, 입만 나불대는 꼴로 겨우 매달려 있는데, 옆에, 시선 옆에 뭔가 걸리는 게,
쌔애애액ㅡㅡㅡㅡ
따아앙, 하고 힘찬 매미소리가 귓전을 세차게 때린다. 조용하다가 갑자기 뭔데. 아악!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몸을 퍼드덕, 떠는데,
물론 그렇다고 전문적으로 체육활동을 하는 이들 수준은 아니지만, 카페에서 일을 돕고 이것저것 짐을 나르기도 하고, 매일매일 강아지들을 여러 마리 산책시키다보니 카나타의 체력은 제법 좋은 편이었다. 적어도 떨어지는 여자애 한 명은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카나타는 괜찮다는 듯, 그렇게 이야기했다.
일단 혼자서 내려오겠다고 하니 카나타는 굳이 더 말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불안했는지 그는 가지를 옮기려고 하는 그녀의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는 와중 고양이가 도망친다고 다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것에 카나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야생에서 사는 고양이는 경계심이 크기 때문에 위험한 곳에 굳이 막 들어가진 않아. 위험하다고 느끼면 굳이 뛰어들지도 않고."
그리고 고양이보다는 네가 먼저야. 그렇게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며 카나타는 살며시 위치를 바꿔서 무슨 일이 벌어지면 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았다. 이대로 아무런 문제없이 그녀가 내려온다면 다행이겠지만, 혹시라도 떨어지게 되면 경우에 따라선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만큼, 그는 좀처럼 긴장된 표정을 풀지 못했다.
그러는 와중 그녀가 가지를 놓치자 그는 깜짝 놀라 그녀가 떨어질법한 위치로 슬라이딩까지 하면서 빠르게 발을 옮긴 후에 단번에 그녀를 받아내려고 했다. 만약 아래로 떨어졌다면 공주님 안기 비슷한 자세로 그녀를 잡는데 성공했을 것이고, 그녀가 떨어지지 않고 재빠르게 가지를 잡았다고 한다면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자세를 조금도 풀지 않았을 것이다.
"...괜찮아?"
그리고 어느 쪽이건 카나타는 그녀에게 괜찮은지, 다치진 않았는지의 여부를 물었을 것이다.
/사쿠라가 옮기려고 했던 가지를 붙잡아도 되고, 카나타에게 공주님 안기 비슷한 것을 당해도 괜찮아! 그 부분은 사쿠라주의 자유에 맡길게! 일단 이렇게 답레를 남기고 난 정말로 자러 갈게! 다들 잘 자!!
72 자캐가_들고_다니는_우산은_어떻게_생겼나요 이즈미주: 하얀 바탕에 비단잉어가 그려진 지우산.... 이즈미: 은 무거워서 못 들고 다니고요. 단색 우산이에요. 색은..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데. 가장자리에 반사띠를 둘렀답니다. 이즈미: 그것도... 가지고는 있어요. 이즈미주: 머 하얀바탕에 비단잉어가 그려진 지우산을?!?
파사사삭. 작은 가지무리를 빠르게 헤집는 소리가 아주 짧게 스치고. 엉덩이에 커다란 멍 하나정돈 가볍게 들겠다 싶어 눈을 질끈 감고 각오를 다지며 후두둑 떨어지는데. 엉덩방아 특유의 둔탁하니 알싸한 아픔은 없고 등허리와 오금이 어딘가에 덜컥 단단히 걸리는 느낌만 남았다. 감았던 눈을 뜨면 여전히 진지한 소년의 얼굴이 이제는 고개 가까이에 있다. 이, 이게 되네.. 얼빠진 얼굴로 머엉하니 얼마간 그를 바라보다.
"....우와, 우와~~~! 우하학, 이게 되네요! 와~, 대박이다. 이런 거 순정만화 잡지에서밖에 못 봤는데여. 이야~! 슨배임, ..이야~!"
..그러나 현실과 순정만화는 역시 다른지, 어맛! 얼굴을 붉히는 일은 없고, 대신 호탕한 웃음소리만이 깔깔깔 소녀의 입에서 흘러나올 뿐이다. 연신 섞여 나오는 진심 어린 감탄사는 덤이다. 내 아부지한테도 아직 이런거 못 당해 봤십니다! 요상한 tmi가 슬슬 섞이는 것 같기도 하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소란스럽게 꽤 한참을 웃었다. 소년 발치에서 조금 거리를 두고 주변을 맴돌던 아기고양이가 길게 울음을 남길 때 즈음에야 겨우 진정하곤 숨을 고른다. 하아~. 웃음기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숨을 내뱉으며 머리에 붙은 나뭇잎을 떼어내서 후, 불어 날리고.
"........슨배임요."
......인제 내려주이소.... 웃음기 가시면 귀신같이 찾아오는 정적. 싸늘하다...
"..야~! 오늘은 신세 많이 졌습니다, 슨배임. 집행부 맞지요?"
먼지투성이 치마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대충 저리하고선, 제법 뻔뻔하니 의기양양한 얼굴로 대뜸 말을 건다. 슨배임 없으믄 진짜로 야랑 나무 위에서 잘까 생각했거등요~! 농담 던지는 소녀의 품에는 밀색 아기고양이가 웅크린 채 가만히 안겨 있고.
왐마, 돌겠네! 니 속고만 살았나! 캠핑장 요정 언니랑, 고서점 자시키와라시랑, 마캉 진짜리! 삭막한 병실 속 옆 침대 아이와의 짤막한 담소, 옛날 이야기, 그러나 믿지 않는. 하~ 그래, 니 맘대로 해라! 믿든 안 믿든. 맥이 축 빠져서 침대에 드러눕자 프레임이 작게 삐걱거린다. 환기를 한다고 열어둔 창 틈새로 들어오는 꽃향기가 달기도 하지, 토키와라에도 꽃이 참 많이 피었는데. 햇빛 가리려고 이마에 올려놓은 앙상한 팔뚝 아래로 눈꺼풀의 소리 없는 움직임. 깜빡. 곧 여름이, 여름이 온다.
"..야. 내가."
이마에 손등 얹은 그대로 고개만 틀어 아이를 본다. 평소처럼 장난기 묻었으나 그것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어딘가 무거운 웃음이, 얹지 않은 반댓손 침대 너머로 슥 내밀어서 손을 맞잡는다. 건조하다.
"퇴원해서 토키와라 다시 가면은, ..편지 쓴다. 진짜로. 요정 언니도, 자시키와라시도, 사진 다 찍어가꼬."
니 먼저 퇴원하면은 니도 그케 해 줘야되는 거 알제. 흘러나오는 가벼운 웃음소리, 킥킥킥.
B. 「무슨 맛을 좋아해?」
"자극ㅡ적인 거. 먼지 알제, 짜고달고맵고시고."
뚜껑 따자마자 벌컥벌컥 들이키는 콜라! 초콜릿으로 범벅되다 못 해 아예 빠져버린 수준의 뺑 오 쇼콜라! 깜짝 놀랄 만큼 신 맛 나는 레몬사탕! 불닭소스 왕창 뿌린 매운 닭고기 요리! 그런 거! 크아~, 말만 했는데 침이 다 고인다. 입가를 슥 닦는 체 하고는 킬킬킬 웃었다. 머? 위장도 안 좋은데 건강식? 머래여. 내 집 가믄 먹는 게 온통 건강식이리. 도쿄에선 이런 거 먹을라캐도 못 뭇다.
C. 「약속 지켜줘서 고마워.」
온통 꾀죄죄한 꼴이 되어선 다리에도 팔에도 생채기 투성이지만, 아프지도 않은지. 아랑곳않고 엄지만 척 들어보였다. 헤헹. 의기양양한 웃음은 덤. 머어, 다리? 침 바르면 낫제. 가방에 반창고 많다. 걱정 노노. 다 큰 아가 일케 울면은 엉덩이에 털 난디~. 어, 우나? 우나? 안 그래도 울상인 얼굴이 더 구겨질까 봐 일부러 더 장난을 걸었다. 도망치는 거 재밌었으니까 됐디. 뚝! 뚝! 어, 운다! 털 난다! 어!
>>389 머머멋~! 이새벽에 이런 맛있는 진단~! 그야 요정이랑 요괴? 얘기하면 안 믿지~ 꼭 사진 보내준다했던거 지켰을까나~ 사쿠라 자극적인 맛 좋아하는구나~ 나중에 단짠단짠 당고 같이 먹고 싶다~ ૮꒰ིྀ˶꜆´˘`꜀˶꒱ིྀა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웃는 사쿠라 대견하지만 쪼금 안타까운 느낌도 드는 거에오... 아프지 말구 항상 웃으면 좋겠다아 ૮ ◜ᵕ◝ ྀིა
>>393 그럼용, 전 오늘? 아니 어제 저녁도 계란 두개 구워서 간장계란밥 삭삭 잘 비벼먹었다고요 ^ ^)7 우하하 아이고~~!!! 안 그래도 고되게 일하시는데 영양제랑 밥 진짜 잘 챙겨드시고... ㅠ ㅠ 종합비타민도 좋은데 아르기닌이 저는 진짜 괜찮더라고요 아르기닌.. 추천합니다..
>>394 글쎄요 편지를 썼을까? 못 썼을까? 상대 친구는 퇴원했을까 어케됐을까 그것은 각자의 상상의 나래에 맡깁니다 ^ ^) 스즈네슨배임과 함께 먹는 단짠단짠 당고. 이건 솔직히 소스에 안 절여도 달거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옆에 스즈네가 잇잔아 스즈네가 인간설탕이니까.
>>396 아이구~~!! 저번에 보니까 미카주께서 시차적응.. 이런 이야기 하시던데.. oO) 그런거까지 겹치면은 당연히 힘들 수 밖에요ㅠ ㅠ~~!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힘내라는 말밖엔 없지만요,,, 응원하고 잇답니다.... 얼른 맥모닝 사먹으러 가게 이즈미주를 놔줘라 회사자식😠😠🔨
>>397 하~,,, 방울소녀 너무 사랑쟁이라 이 사랑을 받아들이기가너무힘들다... 크으윽... 크으윽....... 우리 애가 이런 복에겨운 대접을 받아도 되는건지... 사쿠짱이래, 사쿠짱이래ㅠ ㅠ...
아이고 하나요주 깨셨구나~! 지금은 다시 주무시러 가셨겠죠 안 깨고 아침까지 푹 주무시길~!
무사히 그녀를 받아낸 것 같아 카나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떨어지는 그녀를 받았을 때 느껴지는 무게감이 순간적으로 강하게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받아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보아하니 다친 곳도 없었기에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입을 열었다.
"나도 받아본 적 없어. 똑같네. 그건."
아버지에게도 받아본 적이 없다는 그 말에 카나타는 피식 웃으면서 그렇게 대꾸했다. 이제 내려달라는 말이 나오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땅에 내려주었다. 이어 팔을 푼 그는 괜히 두 팔을 올려서 가볍게 턴 후에 다시 아래로 내렸다. 그녀를 받으면서 흐트러진 옷맵시를 다시 바로잡은 후, 그는 다시 방금 나무에서 떨어진 그녀를 바라봤다.
"...응. 집행부 맞아. 3학년인 호시노 카나타. 너는?"
그녀를 본 기억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누구인지까지는 그도 알지 못했다. 자신을 선배라고 계속 부르는 것을 보면 1학년 혹은 2학년이겠지. 그렇게 추측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어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녀가 안고 있는 아기고양이에게 향했다. 아무런 말 없이 고양이를 바라보던 카나타는 오른손을 들어 그 고양이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다음에는 고양이가 나무 위에서 내려오지 못하면 무작정 올라가지 마. ...주변의 사람이 있으면 도움을 요청하고 사다리가 있으면 사다리를 사용해."
그냥 나무 위에 올라가는 것보다 훨씬 안전해. 무덤덤한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다시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집행부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창고에 도착했더니, 히라무에게 주어진 짐짝들에 히라무는 그다지 당황하지 않았다. 이것보다 더 옮길 수도 있지만 더 이상 쌓았다간 시야를 가리니까 적정히 들고 내려가자.
주변 친구들도 저마다 양손에 짐을 들고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고지대도 아니라 방심하기 쉽지만, 자연은 잘 안다고 착각할수록 어둠에 잠긴 면모를 드러낸다. 혼자 하는 등하산이 위험하다는 상식은 특히 시골에서 자랐다면 으레 알고들 있다. 산길을 자주 돌아다니니 더욱 그렇다. 주간에도 그렇지만 야간에는 결코 홀로 다니지 말 것을 어려서부터 주의받고 자란다.
그런데도 키타토라 양은 혼자 내려가지 말라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신신당부를 했다.
위험하니까?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히라무는 담력시험으로 단체행동을 했을 때를 빼면 밤중에 산행을 해본 적은 없다. 상식적으로도 위험할 건 알지만, 키타토라 양의 경고에는 상식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어떤 두려움이 있었다.
음. 사실 상판도 그렇고, 외부 자커에서도 이런 페어이벤트? 같은 것을 해본적이 있지만 그때마다 꼭 한두명은 자기가 원하는 사람이랑 못했다고 잠수를 타거나 사라지거나 시트를 내리는 케이스가 있었거든. 외부 자커에서도 자기가 원하는 이랑 되는 것이 아니면 파트너가 되건 말건 잠수 탔다가 끝날 때야 돌아와서 이벤트 신청했던 사람을 물먹이는 케이스가 엄청 많기도 하고...
그런 것들을 보다보니 자유롭게 일상으로 매칭! 1번만 가능! 이렇게 되버리면 자기가 원하는 이가 일상을 구할때까지 쭉 잠수를 타거나 눈길도 안 주다가 자기가 원하는 이가 일상을 구할때 갑자기 나타나서 콕! 하는 케이스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이렇게 악용되지 않는 것이 역시 베스트긴 하지!
>>460 응? ㅋㅋㅋㅋㅋㅋㅋㅋ 카나타가 아니라 카나타주가 뒹굴거리는 거니까 상관없지 않을까? 카나타는 뒹굴거리지 않아! 츠키를 닮아간다고 한다면 진심으로 어리둥절해하면서 내가 어딜 봐서? 라고 할 것 같은데. 츠키에게 너무 게으르게만 굴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는 것이 카나타니 말이야. 진지하게 그렇게 보일법한 모습이 있었나...하고 생각부터 할 것 같아.
>>461 지금이라도 빨리 보내고 라무네 1개 가져가자!
>>462 저녁? 집에 있는 거! (진지) 그거..좋기는 한데 그래도 상대가 말없이 사라져버리고 끝날때나 돌아오면 괜히 섭섭하고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 나도 자커에서 몇 번 당했는데 관캐랑 파트너가 아니라 내 캐릭터랑 파트너가 된 것이 그렇게 싫었나..라는 생각도 들고. 뭐 이제는 지나가버린 옛날 이야기지만!
>>466 그건 저도,,, (눈 앞을 무수히 스치는 잠수맨들의 기억,) 그래도 전.. 그런.. 머랄까... 편파는 100% 방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3... 혼자 진행하거나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완전 땡큐.. 완전짱.... 이란 생각이 들엇어요 우하하 슬프지만.. 8 8
무정한 말투로 정곡만 줄줄이 찌르는 아마네의 지적에 마시로는 피곤하다는 듯 눈을 한번 크게 굴리고서 표정을 가다듬고 턱을 괴었다. 계속 그런식으로 아빠나 선생님처럼 군다면 마시로 역시 꼬박꼬박 선을 그어 성으로만 부를 생각이었다. 마시로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아마네의 투박한 말들은 이미 너무 많은 이들의 입에서 거쳐 들었으니 그러고 싶지 않아도 지겹게 들릴 지경이었다. 그 말들에 대해 이제와서 반성하거나 슬퍼하는 감정을 느끼기엔 너무 많이 건너 온 것 같다. 더 이상 이 주제에 대해선 이야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어물쩡 넘기며 모르쇠로 일관 할 생각이었다. 소중한 추억을 가진소꿉친구가 갑자기 불량 서클 락스타-가 되어서 돌아온다면 누구라도 기겁하고 혐오스러워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그래도 좀 더 진정하여 준다면 좋을텐데. 그렇게까지 까칠하게 말 할 필요는 없잖아. 지금의 아마네는 마치 자신이 상처받은 만큼 마시로를 상처주기 위해 뱉는 것인가 하는 착각 마저 들었다. 오히려 이 상황에서 침착하게 굴 수 있는 마시로가 이상한 걸 지도 모르지. 어쨌든 마시로는 아마네를 미워하거나 상처주고 싶지 않았고 아마네의 뾰족한 말들 속에서도 어떻게하면 그의 기분이 풀어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내가 먼저 거슬리게 말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마네의 무거운 한숨이 이번으로 몇 번째였는지 세는 데 실패했다.
“오므라이스에 케찹 고양이.”
안 까먹었지? 뒤에 타라는 허락이 떨어지자, 마시로는 기다렸다는 듯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헬멧을 착용하고 스트랩을 잠구더니 아마네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깜박 기다렸다가 얌전히 뒷자리에 올라탔다. 오므라이스에 그려진 케찹 고양이는 어릴 때부터 마시로가 음식을 해주던 어른들에게 언제나 요구하던 것. 아오는 그 옆에서 토끼를 그렸던가. 오토바이가 무사히 출발하고, 쨍한 여름볕 사이를 가로지르며 시원히 부는 바람에 환기되는 기분을 느낀다. 여전히 토라진 듯 하지만 확연히 듬직해진 아오의 넓직한 등을 새삼 바라보던 마시로는 정적을 깨고 다정히 읊조렸다.
“아오. 나 얼마나 보고 싶었어?”
두 손으로 안전하게 아오의 허리춤 옷자락을 꼭 쥐고 그의 등에 고양이가 볼을 문지르듯 밀착한다. 잘못 했으니 그만 기분 풀어달라는 애교스러운 제스처였다. 어떤 대답이 돌아오든 아오 다운 대답에 말간 웃음소리를 내었을 마시로는 애정 담긴 목소리로 나직하게 덧붙였다.
이걸 왜 묻냐고? 히라무는 안 해 봤다. 스스로 되짚어보기에는. 물은 흘러야 물이고 세상을 돌아 순환한다. 하지만 이즈미의 이름처럼 같은 자리에서 쉴새없이 솟아 나오는 물도 있다. 제자리에서 운동하는 물. 그것도 따지고 보면 수원지로부터 움직여 태어나는 물이지만, 어쨌든 그 자리에 있기는 하니까. 그런 맑은 샘물 같은 인생도 있는 법이니까.
사실 생각보다 노동의 강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히라무는 충분히 짐칸에 누워서 또는 앉아서 갈 수 있을 만한 활기가 되었다. 이즈미도 그걸 아는지 히라무의 전혀 은근하지 않은 질문에 은근한 대답을 흘린다. 히라무는 단칼에 대답했다.
"타고 싶습니다!"
이리하여 히라무의 바람은 현실화되어 히라무를 니시키리 가 전동카트 뒷자리에 앉혔다. 히라무는 짐칸에 편하게 걸터앉아 다리 아래로 선물받은 차 세트를 넣었다. 이즈미가 직접 곱게 포장해 주었으니 속포장도 겉포장 못지않게 고급스러울 것이다. 받은 말차도 거품 희게 나오려나? 집에 가자마자 실험해 봐야겠다 생각하며 히라무는 타고 올라왔던 때처럼 기적을 울렸다.
"저 탔어요. 출발~"
멀어진 차밭에서 향 품은 바람이 살랑인다. 이번에야말로 온몸을 이 향기로 치장한 기분이다. 오늘로 히라무의 자랑거리가 또 늘었다. 같이 술은 아직 안되고 찻자리 가시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람.
아까부터 이런 이상한 자신감이 어디에서 퐁퐁 솟아나는지 참 모를 일이다. 또 예의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고선 힘 자랑이라도 하듯이 팔을 구부려 들어 보이는데, ........그냥... 앙상한 팔뚝만 보여 주는 사람이다. 아마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저 혼자 머쓱해져선 에헴, 이래봬도 힘 좀 씁니다, 그겁니다 그거, 실전압축근육. 그, 그거. 실 없는 변명만 줄줄 늘어놓겠지.
"아~ 그쳐! 회의할 때 몇 번 본 얼굴 아인가 긴가민가해가지고여. 1학년 우치야마 사쿠랍니다."
별의 저편, 캬~ 낭만 있는 이름. 한자로 무어라 표기하는지도 모르면서 냅다 들리는 대로 해석해버리곤 몰래 맘 속으로 남기는 감상. 뭐, 검은 머리카락을 바탕으로 빛나는 맑은 눈망울을 보면 딱 들어맞는 이름인 것 같기도 하다. 소년의 시선이 고양이를 향하면, 그 길 따라 품에 안긴 고양이를 슥 내려다보고선 손가락 끝으로 정수리를 살살 쓸어준다. 기분 좋은 가르릉 소린 나지 않아도 불편한 맘은 없는 듯 눈을 가늘게 뜨는 모습이.
"아하~, 제가 항상 몸부터 나가삐리가지고여, 맨날 생각하고 움직이란 소린 듣는데여. 잘 안 됩니다."
그.. 머더라? 천성! 천성인가봅니다. 그래도 어케 잘 해결됐으니까 잘 된 거 아이겠습니까? 니 생각은 어떤데? 고양이에게 말을 거는 척 하더니, 네에 맞아여, 언니오빠 덕분에 살았어여~ 또 고양이가 대답하는 척을 퍽 능청스럽게 한다.
일단 사쿠라가 자신을 공주님 안기로 안을 수 있을지는 별개로 치더라도 자신의 무게가 절대 가벼울리 없다고 카나타는 생각했다. 사람의 무게란 것이 어디 가볍던가? 40kg대라고 하더라도 말이 좋아 40kg이지. 실제로 들려고 하면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하물며 자신의 몸무게는 40kg를 훌쩍 넘지 않던가. 역시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1학년의 우치야마 사쿠라? ...아깝네. 시기가 봄이 아니라서 말이야."
그렇다면 나무에 벚꽃(사쿠라)이 핀 모습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아재개그 같은 말장난은 굳이 입밖으로 끄집어내지 않고, 그의 가슴 속으로 꿀꺽 삼켰다. 하지만 스스로가 생각하기엔 꽤 재미난 말장난이라고 생각했는지, 그는 제 3자가 보면 영문을 알 수 없는 웃음소리만 작게 낼 뿐이었다. 하지만 그 웃음소리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그는 표정을 원래대로 돌렸다.
"...이해해. 나도 가끔 그럴 때가 있으니까. ...하지만 역시 위험한 것은 안돼."
다치면 결국 자기 손해잖아. 그렇게 말을 덧붙이면서 그는 가만히 고개를 들어 나무를 바라봤다. 그렇게 엄청 높은 높이는 아니지만, 사람의 몸으로는 고작 저 정도에서 떨어져도 크게 다칠 수 있었다. 운이 나쁘면 병원행일 정도로 인간의 몸은 약했으니까. 이번에는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키우는 고양이가 아니라 야생 고양이라면 가급적 그냥 길가에 두는 것이 좋아. ...사람의 냄새가 너무 남으면 어미에게 버림 받을 수도 있으니까."
이어 그는 가만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새끼 고양이가 있다고 한다면 버려진 것이 아닌한 근처에 어미 고양이가 분명히 있을테니까. 하지만 당장 카나타의 눈에는 고양이가 보이지 않았다.
"...보통 새끼 고양이가 있는 곳 근처에는 어미 고양이가 있기 마련이야. ...단지 인간이 있기에 오지 못하고 이곳을 바라보기만 할 수도 있어."
어쩌면 독립한 아이거나, 어미가 죽었거나 버림받은 고양이일 가능성도 있어. 이 말이 그의 입 끝까지 나오긴 했지만, 그는 애써 그 발언까진 하지 않았다. 정말로 그럴지 알 수 없었고, 무엇보다 필시 그렇게 말하면 눈앞의 이 후배가 크게 걱정할 것 같았기에.
스읍~. 잇새로 숨을 스치며 슬쩍 눈 앞의 소년을 살펴보았다. 키랑 등치가 쪼매 있긴 하지마는, 이 정도면.... 잘 하면.. 될 거 같은데...? 이젠 공주님 안기보다 드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는지 소년을 어깨에 둘러맨 자신의 모습 따위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이케 들면은, 아니, 이 정도가 아녀도 이 자세면은 좀 더 쉽게.... 소년을 어떻게 들어야 할지 머릿속으로 온갖 고민을 하고 있는 와중에 소년에게서 튀어나온 작은 웃음소리가. 웃긴 게.. 있었나? 작은 의문스러움이 머리를 디밀었으나 그냥 고양이 흉내가 우스워 그랬나보다, 싶어 가볍게 이히 따라 웃고 넘겼다.
"예에, 담부턴 생각 좀 해 볼게여. ...캐도 혹시 모르니까 다닐 때 나무 위좀 잘 살펴주이소. 또 올라가 있을지 모른다 아입니까."
아하하! 호탕하게 웃으며 뒷통수를 벅벅 긁으면 안 그래도 가지에 긁혀서 엉망인 머리가 더 흐트러진다. 아이고, 머리도 귀신 산발해갖고 난리가 났네! 빈 손으로 고무줄을 끌어당겨 확, 하고 머리를 풀어헤치면 장난감을 발견한 것 마냥 품 안에서 머리카락 끝 붙잡으려고 바둥거리는 고양이가 아웅 짧게 울고. ..아팟! 야야, 발툽 세우지 마라! 또 한 차례 소란스럽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어찌 잘 치우고서야 잠잠해졌겠지.
이야~ 완전 괭이 박사다, 박사! 글체. 또 품 안의 고양이에게 말을 걸고. 다시 한 번 고양이 정수리를 가볍게 쓰다듬더니, 옷에 걸린 발톱을 슬슬슬 떼어내 나무둥치 근처에 내려놓았다. 니 여서 쫌 기다리라, 엄마가 근처에 있으먼 오겠지. ...나무 또 올라가지 마리! 올라갔다 또 잘못 떨어지믄 그때는 진짜 어디 뿌라진다. 알아듣지도 못 할 훈계를 줄줄이 늘어놓고는 소년을 향해 한다는 말이.
"그러면 야 여따 두고 저희는 저 멀리 가서 좀 지켜보져? 가입시다, 자자, 빨리요! 엄마 안 올라."
재촉하듯 던지곤, ...무어라 말 꺼낼 새도 없이 후다닥 저 반대편 나무 뒤쪽으로 달려갔다.
적어도 자신은 돌아다니면서 그다지 본 적은 없었다. 물론 가끔 고양이가 나무 위로 올라가긴 하지만, 나무 위에서 못 내려와서 곤란한 상황이 되는 일은 잘 없기도 했고. 괜히 나무를 잘 타는 동물이겠는가. 물론 어린 고양이라면 주체를 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사쿠라의 말에 카나타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다음에는 조금만 더 위를 보고 걸어가볼까.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 머리카락을 붙잡으려고 하는 고양이와 그것 때문에 아파하는 사쿠라의 모습에 카나타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전문가 수준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그는 그녀의 물음에 부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기본적인 것은 어느 정도 알지 않을까라고 그는 스스로 생각했다. 어쨌든 사쿠라가 고양이를 나무둥치 근처에 내려놓고 이런저런 훈계를 하는 모습에 그는 또 다시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뭐지. 이 후배. 귀엽네. 그런 속마음은 굳이 밝히지 않으며, 막 들려오는 그녀의 말에 그는 입을 열었다.
"...나도? ...좋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조금 더 지켜봐도 괜찮을 것 같아."
어차피 당장 해야 할 일은 없었다. 그렇기에 조금만 더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고양이와 최대한 거리를 띄우고 소리를 완전히 줄였다. 그녀가 숨은 나무와는 또 다른 나무 뒤에 숨으면서 그는 고개만 살짝 내밀어 고양이를 바라봤다. 이대로 어미가 오면 좋겠지만, 만약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그냥 자신이 사정을 말하고 카페로 데리고 갈까. 고양이 한마리 더 들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테니까. 물론 부모님에게 이야기는 해야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조용히 팔짱을 끼고 상황을 살폈다.
>>518 어릴 때 사방팔방 쌔빠지게 뛰어다닌 게 성장판을 자극해서 좀 컸다네요.. ^ ^)b 초반엔 일부러 키 안 적고 그냥 째깐한 꼬맹이라고만 할까 싶었는데 그렇게나 뛰어다니는 왈가닥이면 성장판이 안 자극되기가 힘들 것 같아서,,, :3
>>519 ㅋㅋㅋㅋㅋㅋㅋ 그 랬 던 거냐고~~!!! 170 미소년 오히려 좋아,,, ^//^ 이즈미.. 뻘한데 잉어무늬 들어간 기모노같은 게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남자 기모노는 수수하고 심플하단 인상이 강하지만 화려한 것도 잘 어울릴 거 같애.. 거기에 전에 썰 풀어주셨던 지우산도 들면 좋겠어요,,, ^ ^ 그대로 차 밭에 서있으면 그림같은 광경 우하하
후식을 만드는 것은 여러 사람이 해도 되지만. 다과회 초청장 같은 걸 보내는 것도 제법 나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 전에 다과회 초대장에 기재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봐야 할까요?
가볍게 의논하는 것도 좋을 테니. 마침 놀러오는 이에게 물어보려고도 하겠지요. 타에미를 맞이한 이즈미입니다. 아마 별가면 대문을 열어줬을 거고. 본가면 마중을 나와서 카트를 태워줬을지도요?
"타에미 양은 어떤 디저트랑 어떤 차가 어울릴 거 같다고 생각하세요?" 차는 말차나 백차도 좋지만.. 혹은 여름이니까 히비스커스 계열로 차갑게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디저트 만들래요? 같은 말을 먼저 꺼냈으니까.. 일단 의견을 구해보는 겁니다.
! 말해놓고선 뒤늦게 뭔가를 깨달았다. 그래, 소년의 성이 호시노란 사실을..! 이제까진 단순히 고양이강아지 행성 따위의 컨셉 네이밍인 줄 알았는데, 그게 가게를 운영하는 집안의 성일 줄이야? 아, 호시노가 그 호시놉니까..?! 왐마, 꿈에도 몰랐네! 제법 호들갑스러운 리액션이 튀어나온다. 제법 떨어진 거리에 있어도 일방적인 재잘거림은 멈출 생각이 없고. 와~. 맨날천날 지나다니기만 해 갖고 몰랐네여, 슨배임이 그 집 아들래미구나! 아들 몇 마리나 있습니까? 조만간 한 번은 가 볼라 했다 아인교.
나름 소리를 죽여 속닥거린다고 가성을 써서 재잘대지만 고양이가 이 쪽을 빤히 바라보는 걸 보면 별 소용은 없는 모양이다. 한참 재잘거리다 고양이와 눈이 딱 마주치고 난 뒤에야 합, 하고 입술을 말아 물었다. 왐마야, 시끄럽다고 눈치 주는 것 좀 봐라~. 귀신같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나무 뒤에서 고양이를 살피겠다고 고개를 내밀 때마다 스치는 소매 소리, 우는 매미 소리, 바람 부는 소리 정도가 가끔 정적을 깨는 게 전부였다. 안 올랑가~, 내밀었던 고개를 다시 집어넣었을 때.
"머~.. 정 안되믄 집에 델꼬 가거나 해야지요, 멀 달고 기어들어오냐고 등짝은 좀 맞겠지마는..."
굴러들어온 핏덩이 그냥 보낼 사람은 또 아이거든여, 엄마아부지가. 장난스러운 웃음 킬킬. 아부지가 맨날 말은 아니라캐도 귀여운 강새이 새끼같은 거에 환장한다 아입니까. 쟈 보면 날리 날 걸요. 또 짧은 담소가 둘 사이 몇 마디 흘러가고.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이 쪽을 바라보던 새끼고양이가 무언가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삐약거리는 울음소리가 반복되길 몇 분, 운동장 구석 수풀에서 또 다른 고양이가 경계하며 모습을 드러내고. 조금 말랐지만 밀색 털이 꼭 닮은 어른 고양이가 한 마리. 누가 보아도 어미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의.
나무 뒤에서 고개만 살짝 뺀 채 숨을 죽이고 있으면, 누군가 또 나타날까 잔뜩 경계하는 기세로 새끼에게 후다닥 다가온 어미가 상태를 살피고 뒷목을 물어채 수풀 속으로 사라진다.
>>533 캬~! 너무 예쁘다 이런 무늬.. 기모노도 유카타도 둘 다 좋을 거 같아요 아 그리고 서치하다가.. 이즈미 이런 거 어울리겠다 싶은 생각이 든 거를 찾았거든요 xxx홀릭의 와타누키 옷,,, 이거는 노출도가 좀 있어서 어려울수도 있겠지만 이런 옷을 좀 더 꽁꽁 싸매서 입히면은... 입히면은,, (??)
고양이 7마리. 강아지 8마리. 그렇게 총 15마리.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카나타는 그녀의 물음에 잔잔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조만간 한 번 가보려고 했다는 그 말에 그는 기분 좋게 웃으면서 꼭 오라고 조용히 이야기했다. 물론 오지 않아도 뭐라고 할 순 없었으나 가능하면 그녀도 와서 자신의 집에서 운영하는 카페의 아이들의 귀여움을 만끽했으면 좋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보아하니 동물을 함부로 대하는 이는 아닌 것 같았기에 더더욱.
딱히 소음이 조금 있어도 별 상관없지 않나 싶긴 했지만, 사쿠라가 입을 다물자 카나타는 마찬가지로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기다린다고 한다면 너무 시끄럽게 떠드는 것보다는 조용히 있는 것이 좀 더 어미 고양이의 경계심을 낮추기에는 좋긴 했으니까. 여름에 들을 수 있는 매미의 맴맴 우는 소리가 유난히 시끄럽다고 생각하며 그는 괜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애매하면 나에게 맡겨도 돼. ...고양이 한마리 더 기른다고 해서 크게 문제는 없어."
오히려 아기 고양이를 보려고 더더욱 카페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자연히 미소를 지었다. 물론 원래 살던 고양이들이 조금 경계할지는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서열이 정해지고 한 공동체가 될테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카나타는 판단했다. 물론 아이들이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땐 입양처를 구하긴 해야겠지만. 그래도 카페의 고양이들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았기에 카나타는 정 안되면 자신이 데려가도 상관없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시간이 흘러 운동장 구석 수풀에서 좀 더 크기가 큰 어른 고양이가 한 마리 나오자 카나타는 바로 확신할 수 있었다. 저 고양이가 어미 고양이라고. 지금까지 숨어있다가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새끼를 데리러 왔다고. 실제로 어미 고양이는 주변을 빠르게 살피더니 새끼 고양이의 뒷목을 물고 수풀 속으로 사라졌다. 그 고양이가 완전히 모습을 감춘 후에야 그는 나무 뒤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
"다행이네. ...어미가 와서. ...야생에선 버려지는 일도 허다하거든."
그래서 다행이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카나타는 괜히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 와중에 수풀 속에서 새끼 고양이의 작은 야옹! 야옹! 목소리가 들리자 그는 귀엽다는 듯이 오른손으로 입을 막고 조용히 웃음을 터트렸다.
"...너에게 고맙대. 저 새끼 고양이가. ...저 울음소리는 기쁜 감정을 표현하는거거든. 굳이 네가 있는 곳으로 우는 것을 보면... 고맙다고 하는 거야."
동물도 감정을 표현하고 감사를 표현할 줄 알거든. 우리와 언어 체계가 달라서 알아듣지 못하는 것 뿐이야. 차분한 목소리로 그는 사쿠라에게 이야기했다.
'방학중인데 뭐가 바쁘다는거야. 세상에서 제일 한가한 녀석들이.' 아마네는 의문스러운듯 고개를 기울였다. 저, 이래보여도 학생회장인걸요. 바쁘다구요. 굳이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하지는 않았다. 방학이라고 하더라도 느긋하지는 않았다. 잠을 한두시간 더 자는것 정도일까. 오토바이 면허를 딴 이후로 아버지 배달도 쭉 도와드리고 있고-특히 방학이면 더욱 그랬다. 시도때도없이 배달을 도와달라고 하고는 했으니.- 학생회 업무도 해야하고, 공부도 해야했으며, 틈틈이 운동도 해야했다. 그러면서도 친구들을 만나 놀기도 했으니, 몸이 두개여도 부족할 정도였다.
'뭐어, 어쩔 수 없지만.'
비행기 기장이 되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고 싶다. 그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인 거니까. 그리고, 자신도 어느정도 느긋함을 즐기기도 했고. 거기에 키타토라 양을 도와주는 것 정도라면, 그리 어렵지도 않으니까. 아마네는 함께 쿠레비야마로 향했고, 하네이 신사 뒤편의 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을 통해 걸어 들어갔다. 몇 분쯤 걸었을까. 바깥에서는 눈치채기도 어려울 만큼 작은 헛간이 나왔다.
'트럭이 들어올 수 없어 상자를 직접 날라야 해요.' 그게 키타토라 양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그래 보이기도 했다. 오솔길로 들어 올 수 있는 트럭은 존재하지도 않을테고, 온다고 하더라도... 차가 너무 작을터다. 어쩔 수 없지. 향취를 느끼며 그녀를 돕다보니 어느새 밤이 되었다.
쏙독새가 운다. 발 밑에서는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 서늘해진 밤 바람 감촉. 반달은 흐려지고, 어쩐지 길고 복잡한 길을 따라 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에. 아마네는 상자를 내려놓고 조심스레 물었다.
그 말대로, 이대로 돌아섰어도 마땅했을 것이다. 아니 원래라면 진작에 스즈네가 내어주는 차며 다과들을 들고 현관에서 발을 돌이켜 할아버지 댁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언제나처럼 수천 미터 위를 자신과는 아무 상관없이 흘러갈 구름을 머리 위에 그렇게 흘러가게 두고, 자신은 다시금 그늘 아래로 들어섰을 것이다. 그렇게 수천 미터 위를 유유자적 흘러가시라고, 흘러가게 두자고 그렇게 밀어내고 되뇌였는데...
당신은 지금 왜 이렇게 내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나. 아니, 질문을 바꾸자. 여기에서 등을 돌려 돌아간다면... 어째서 후회하게 될 것 같은 걸까. 결국 오늘뿐이지 않은가. 내일이나 그 다음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지 않나. 지금 이 차가운 손을 거머쥐어오는 스즈네의 이 손에 그대로 끌려가도, 어느 날에는 후회하게 될 텐데.
......미카즈키는, 가볍게 발을 툭툭 찼다. 끈을 느슨하게 맨 운동화가 미카즈키의 발에서 가볍게 떨어져나와 현관에 가지런히 놓인다. 결국 이래도 후회하고 저래도 후회할 거라면, 무엇 때문에 후회하게 될 것인지 알고나 후회하자고. 그런 심술이 문득 든 탓이다. 심술의 탓으로 돌려놓고, 미카즈키는 잔잔한 그늘 드리운 복도 너머로 자신을 잡아끄는 스즈네의 손에 가볍게 끌려 다다미 위로 소리없이 발을 디뎠다.
이전에 가봤던 카페에선 심지어 탄산음료를 같이 내주기까지 했었지. 심지어 그게 그들의 시그니처 세트라고 했었다. 팬들 중 한명이 생각보다 괜찮다며 추천을 해줬는데··· 처음엔 의아했던 그녀였지만,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식이었을까. 그녀 또한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렸었다.
"응응~ 밸런스적으로 딱 맞을듯한 느낌···~"
이즈미가 제시한 것은 마들렌과 휘낭시에의 여러 바리에이션, 그리고 케이크 하나였다. 테이블에 늘어놓는 상상을 하며 머릿속에 구도를 그려보았을 때, 문득 든 생각이 있던 그녀는 틀을 꺼내고 있던 이즈미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음. 나는 AI짤을 예쁘게 뽑아낼 자신이 없으니까 글로 묘사하자면... 일단 색은 연한 푸른색이고.. 약간 물색 같은 느낌? 그런데 등쪽에 검은색 선으로 강아지가 그려져있는 그런 유카타를 입을 것 같아. 실제로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건 창작물이니까 있다고 치자! 아무튼 강아지가 메인이고 그 아래쪽에 작게 고양이 그림도 그려져있다면 금상첨화지!
뭐야, 걔 얘기 한거 아니었나? 아 몰라- 이러쿵 저러쿵 토다는것도 귀찮아져서 거의 다 다듬은 생강 무더기를 죽상인채 로 조리대 위에 ‘탕!’ 세게 내려놓았다. 아직 가게 열기까진 시간이 한참 남았지만. 준비해야할 것도 많고. 아아. 이럴때 위아래로 하나 더 있었으면 훨씬 편했을텐데.
“ㅏㅏㅏ 배고파!! 아니 음식점은 왜 쉬는 날이 없냐?”
요샌 구르는 일도 없는데 배꼽 시계만 늘어서 큰일이다. 점심도 무지막지하게 먹어댔었다. 락교를 곁들인 점보 카레에 그리고 가라아게와 양배추. 아직 해가 떨어지려면 한참 남았는데 뱃속에선 벌써 밥 달라고 아우성이라. 조만간 완벽한 꿀꿀이가 돼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야, 너 안가? 곧 쿠레비야마 가는 차 끊기는거 아냐? 여유 있음 저녁이나 먹고 가든가.”
묵은 재료를 처분하기 위해 앞치마를 꽉 동여매며 우두커니 서 있는 마이에게 말했다. 물론 메뉴는 주방 담당 마음대로다.
>>625 우효 캠핑장까지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산책데이트 초ㅡㅡㅡ럭키쟌ww~~~~(키모)
>>628 ㅋㅋㅋㅋㅋㅋ이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뒤에서 보면 누가 봐도 카페홍보하러 나온 강지괭이카페 아들래미, 쿨한 얼굴로 이런 귀여운 무늬 유카타를 입고 있을 생각하니까 제 안의 오타쿠가 또 한번 불타오릅니다 ^ ^) 축제 다음날에 카나타덕분에 홍보 제대로 돼가지고 손님들 밀어닥칠듯?!
>>629 >>638 캬~~~~~!!! 그니까 해냈다는 말은 아래쪽이 미카주가 생각하시는 미카 얼굴에 가장 가깝단 이야기죠 ㅇㅋ. 알겟습니다. 제 머릿속에 이제부터 저 사진을 딱 박아놓도록 하겠습니다 ^ ^ 아니 근데 진짜,, 머랄까... 미인. 미인이잖아. 잘생쁨이 공존하고 있잖아 이거 어릴적이었으면 진짜로 미소녀얼굴이래도 아무도 의심 안 했을거잔아, 쿠라야 그럴만햇다 속을만했다!!
>>632 공?설?미인? 유감 ^ ^ 사쿠라 시트에 예쁘장하다 예쁘다 귀엽다 < 이런 말은 한 마디도 안 적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우하하 공설미인? 공설미인~~??! 그 말은 그대로 아마네에게 반납하도록 하겟습니다 공설미인 아마네쿤 자꾸 그렇게 얼굴로 사람들의 첫사랑을 캐치하고 다니면 큰일난다구 ^ ^)~~!!
>>679 뭔가 잔뜩 죽상으로 “축제인데 왜 나는 일을 해야해.......? 왜 일을 해야해? 잔인하다.... 잔인한 현실........ 야타이 아래 죽어가는 청춘을 기억해줘.....”라며 시들시들하다가 아버지께 외출 허락 받고 미쳐날뛰는 모습 떠오르네요!! 하이텐션 조합이라 저세상 텐션 일상 예감이 듭니다!
>>682 ?????????????? (두 눈을 의심) 아니 당신 이런 거 쓰고 다니면은 허위사실유포어쩌구로 큰일나는 수가 잇소
>>686 인정 또 인정하는 바입니다... ^ ^ 얼른 축제가 시작됐으면 좋겟다, 아니 하지만 거기까지 가기엔 아직 일이 너무 많이 남았으니까 좀 기다렸다가 와, 아니 하지만 축제 즐기는 우리애들은 보고싶으니까 얼른 와, 아니 하지만 준비과정을 충분히 즐기지 않으면 또 내 진짜 맘은... 몰까?,,,,,
>>687 ㅋㅋㅋㅋㅋㅋㅋㅋ아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타케루야,,,~~!! 이것이 식당 아들의 숙명인가,,, ㅠ ㅠ 하지만 핫피입고 노점에서 야키소바같은 거 볶는 타케루도 보고싶긴 하네요 ^ ^)7
>>704 ㅋㅋㅋㅋㅋㅋㅋ아ㅋㅋㅋㅋㅋㅋㅋ너무웃기다 한등치하는 남학생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거임? 그런거임??ㅠ ㅠㅋㅋㅋㅋㅋㅋㅋ꽉꽉 눌러 담아주는 이유도 그냥 친하니까. 더먹으라고. 이게 아니고 재료소진 빨리하려고 < 이 부분이 진짜넘웃기고좋네요... 하,,~! 모든 알바생 상상속의 일을 진짜로 실행해버리는 이 쾌남 어쩔거임
>>709 ????? ? ? ? 아니 어디 있다가 다시 튀어나오셔서 이런 소리를 남들이 들으면 큰일나요 먼소릴하고잇어!!!! 떽!!!!
>>707 물기 척척한 여름더위에 열기 가득 볶음 요리라 사람 미치게 만들죠!! 에어컨 아래 앉아있는 저 타케루주는 상상도 못할 일이에요! 경험하고 오셨다니 유감입니다.. >>714 노는게 제일 좋은 단순 근육뇌니까요!! 사쿠라양은 조금 공감해줄거라 생각해요! 많이 먹어라는 것도 있지만 배탈 나서 집에나 빨리 들어가버리라고 사악한 의도도 약간 포함돼 있습니다!! 근데 실제로 이러면 아버지한테 바로 뒤통수 한대 맞겠죠! 인건비도 안나오게 왜 막 퍼주냐고
특히나 쇼유당고 같은 종류라면 그 특징상 단짠의 느낌이 강하기에 오히려 차종류와는 다른 청량감이 잘 맞는 경우도 있었을 테다. 글쎄··· 기껏해야 홍차 선에서 끝날 뿐 다른 것까지 곁들여본적은 없었지만··· 문득 커피라던가 요즘 자주 보이는 사고와의 조합은 어떨지 생각해보는 그녀였을까.
"맞아 맞아···~ 그런건 오히려 만들어두었다가 천천히 식어가면서 살짝 바삭하거나 쫀쫀해지는 느낌이 더 좋으니까···~"
부드러운 마들렌도 분명 맛있긴 하지만, 역시 그녀는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표면이 살짝 굳고 탄탄해진 것을 더 선호했다. 물론 좀 퍽퍽해지긴 하겠다만, 이상하게도 그쪽이 더 먹음직스러웠을지도··· 언제나 입안에서 일어나는 싸움은 즐거운 법이었다.
"그런거려나···~ 그럼 최대한 예쁘게 나오도록 해봐야겠어···~"
마들렌의 배꼽은 여러 용도로 쓰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건 제대로 구워졌는지를 육안으로 확인할수 있는 척도라고 했다. 물론 그런 이유 뿐이라면 딱히 부풀게 할 필요는 없겠지만···
"필링을 채우기 위해서도 좋을것 같아···~ 레몬제스트와 말차필링의 조합도 살짝 쌉싸름하다는 공통점 때문에 의외로 잘 맞으니까···~"
그녀 또한 준비만전. 그녀도 왕이 될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쿠킹과 베이킹일테니, 재료들의 비율을 요모조모 생각하며 맞춰보고 있었다.
>>745 완전초면 상태에서 어떠신가요! 중학생 무렵쯤 해서 츠키양이 토키와라쵸에 다시 전학 왔을때. 타케루가 긴머리 한 츠키양 보고 완전 이상형이라고 하트뿅뿅 눈으로 우다다 달려들어서 고백공격했다는 느낌으로요! 대충 “야 너 내 여자 해라!!”이런 식으로 타케루 아니면 아무도 안할것 같은 무친 대사 날렸을겁니다!
어차피 나는 단기니까 그래도 최대한 많은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멀티를 구한 거라서 딱히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긴 해! 어차피 지금 사쿠라주와도 돌리고 있는걸! ㅋㅋㅋㅋㅋㅋ 다만 가능하면 일상이 조금 곤란하다 싶으면 말은 해줬으면 좋겠다 정도? 나도 무한정 계속 대답해줄때까지 기다릴 순 없긴 하니까. 그래야 나도 다음 행동을 어떻게 할지를 정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사실 사람이 많아서 레스를 보기 힘드니까 넘어갈 수도 있겠거니 해서 그냥 그렇구나 하고 만다!
기분이 안 상해서 다행이지만 사실 하나요주..... 신은 일상은 카나타와 돌리고 싶었어. 이건 카나타주가 기분 상할까봐 지금 정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다네.....~~~ 그래서 혹시 신은 이벤트가 시작되면 같이 돌려줄래??~~?? ^ㅁ^ 하나요주 텀 느리지만...~~ 혹시 이벤트 후에 찌르는 사람하고 돌리고 싶다면 그리해도 괜찮아~~~...
>>763 하나요주에겐 미안하지만 이에 대한 답변은 지금은 하지 않을게. 정확하게 어떻게 배정되는지도 알 수 없고, 혹시라도 서로의 캐릭터를 찜한다/침바른다 같은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무엇보다 창고 안에 누가 갇힐지도 모르는 판국이고 이것으로 인해서 혹시라도 누군가가 눈치를 보는 것도 원하지 않거든. 일단 마음만 고맙게 받고... 현 시점에선 답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할게! 하나요주와 하나요가 싫다거나 내가 누군가와 꼭 돌리고 싶은 이가 있다거나..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야! 8ㅅ8 다만... 혹시라도 나올지도 모르는 뒷말은 피하고 싶어서...
좀 더 룰이 명확하게 정해지고 협의가 가능하다고 한다면 그때 대답하는 것으로 할게. 괜찮을까?
나가쿠모 미카즈키의 오열을 멈추게 한 것은 감정의 소진이 아니라 음울한 체념이었다. 결국 그래서 자신은 지금 당장 이 모든 잘못된 것을 되돌리러 갈 용기가 없지 않은가. 돌려달라고 아무리 부르짖어봤자 누가 척 집어서 그의 눈앞에 다시 되돌려줄 리도 없고, 결국은 그가 나서야 하는 일인데... 이제 와서 예전에 헤어진 이들을 다시 찾아다니기에는, 나가쿠모 미카즈키는 자기 스스로가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그렇게 떠나고 나서 금의환향해도 어색할 판에, 이리 비참한 꼴이 되어버린 자신을 내어보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미카즈키는, 부끄러운 낯짝을 볼캡 챙 아래에 숨기고 숨어다녔다.
다시 만나고 싶은 이들이 한 가득이지만, 감히, 이 꼬락서니를 하고, 내가 어떻게 감히.
그렇게 비겁하게도, 나가쿠모 미카즈키는 눈물로 범벅된 무표정한 얼굴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우당탕 나뒹군 몸 여기저기가 욱신대지만 대수롭지 않다. 땅에 내리쳤던 손이 화하니 아프지만 대수롭지 않다. 볼캡도 가방도 어느 샌가 어디 갔는지 사라졌다만 대수롭지 않다. 그냥... 그냥, 어딘가에 푹 잠겨서 멍하니 둥둥 떠있고 싶다고, 미카즈키는 생각했다.
집에 돌아가서 욕조에 물을 받기도 귀찮아, 미카즈키는 시선 끝에 걸린 연못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툭툭, 발에 칩칩스레 거슬리는 운동화를 벗어버리고, 미카즈키는 자갈길을 자박자박 가로질러서는 계단 내려가듯이 연못으로 발을 들였다.
이런 커다란 감정적 좌절을 겪은 이들이 호수로 서서히 걸어들어가며 마침내는 머리까지 잠기는 것은 구슬프고도 음산한 클리셰로 종종 쓰이는 일이 있지만, 이 연못은 그러기에는 너무 얇다. 대중목욕탕의 욕조보다 살짝 깊은 정도, 미카즈키의 무릎 언저리에서 찰랑거리는 정도니까. 애초에 미카즈키 본인이 그런 엔딩으로 삶을 포기할 생각까지는 없기도 하고.
그 대신에 미카즈키는 몸을 뒤로 기울여, 물 속에 첨벙 눕듯이 빠져버렸다.
어딘가에 푹 잠겨서 멍하니 둥둥 떠있고 싶었다. 휙 뒤집어지던 풍경이 물속에 잠겨 꾸르륵 하고 거품 속에 산산조각났다가, 부력에 의해 미카즈키의 몸이 둥실 떠오르자 다시 일렁이며 원래의 형상을 되찾는다.
흙먼지와 피가 씻기며 저 개울 어딘가로 흘러간다. 셔츠며 바지며 하는 옷자락들이 물에 잠겨서 해파리의 프릴처럼 하늘하늘 흔들린다. 가슴 속에 드리운 깊은 그늘은 아랑곳하지 않고, 햇살은 풀벌레 소리며 새 소리와 함께 속절없이 잎사귀 사이로 부서져내리며 연못 위를 비춘다.
>>776 후.. 이런 미청년계 이미지 너무 좋습니다!! >>781 뭔가 선고백 박고 고베로 간 모습도 그렇고. 스즈양 얘기 꺼낸것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타케루가 욕먹을만한 상황으로 전개됐을것 같아요! 평소에도 양키라고 오해받는 페이스에 괴팍하고 욱하는 성격이니까요! 서로 잘 지내긴 했지만 생각보다 안맞는 부분이 많아져서 자연스럽게 헤어졌다는 느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티는 안내려고 하지만 좀 신경쓰인다는 느낌? 심지어 복학해서 같은 학년이 됐으니 타케루 입장에선 멘탈 털릴거에요!
냅다 소리는 빽 질렀지만 그 뒤로도 한참 고개만 빼고 나무에 찰싹 붙어서 고양이 가족이 들어간 수풀을 바라봤다. 묘한 아쉬움이라도 느끼는 것인지 좀처럼 시선은 떨어지지 않고. 소년이 나무 뒤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곤 그제서야 자신도 줄기에서 떨어져 나와 소매에 묻은 먼지를 탁탁 털어낸다. 흠, 크게 내쉬는 숨과 함께 끼는 팔짱. 겨우 떨어졌던 시선을 한번 더 수풀로 옮겼다가.
"...아~, 보내놓고 나니까 쪼매 아쉬운 건 또 머고."
으하하! 그거 잠깐 같이 있었다고 고새 정 들었나봅니다, 멋쩍은 마음을 일부러 큰 웃음으로 날려보냈다. 또 다시 흐트러진 뒷통수만 벅벅 헤집으며. 담에 만나면 얄짤 없디, 우리집으로 델꼬 갈끼라~ 혼잣말처럼 재잘거리며 그럼 해결도 됐겠다 슬슬 집에 가지요 슨배임, 발걸음을 떼려고 했을 때에,
"...! 슨배임 괭이 소리도 알아듣습니까? ....사실 괭인 건 아이지여?"
장난스레 되받아치는 것 같지만 수풀을 바라보는 눈에 담긴 건 분명 흐뭇한 기쁨이다. 가시나 그래도 싸가진 있어갖고, 감사인사도 할 줄 아네. 천재괭이 아이가? 또다시 키득키득 웃음소리, 사뭇 진지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진 않아서 냅다 미간을 잡고 크으윽, 과장된 신음소리를 내며 우는 체 장난을 쳤다. 이 엄마는, 아니 언니는 뿌듯하디...!
"아무쪼록요, 오늘은 참 신세 졌습니다 슨배임요."
슨배임 없으믄 오늘 집에 못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아인교. 내 담에 만나믄 머라도 쏠테니까여. 착 엄지를 들어보이며.
>>792 다짜고짜 고백 공격 박아버림. 한 학년 선배와 친구 이상(가족처럼) 관계. 자주 집에서 자기도 함. 여친 버리고 고베로 가버림. 우우우 쓰레기~! 재밌는 선관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츠키양 뭔가 ‘츠키츠키 다이스키~’ 같은 개드립도 유루이하게 받아줬을 것 같은 이미지.. >>793 사고 나서 다시 고향으로 복귀했으니 천벌 받은셈 칠까요!! >>794 도박은 나쁜겁니다!!
카나타는 사람이었기에 당연히 정확하게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뭘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방금 말한 것처럼 톤을 통해서 대충 감정은 파악할 수 있었다. 지금의 울음소리 톤은 고맙다고 느낄 때 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는 필시 그 고양이가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한편 바로 옆에서 사쿠라가 미간을 잡고 과장된 울음소리를 내자 카나타는 두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그리고 사쿠라에게 슬며시 내밀었다.
"...필요해?"
물론 우는 척하는 것은 금방 짐작할 수 있었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일단 주고 필요없다고 하면 다시 집어넣으면 될 일이었다. 손수건을 권한다고 해서 부끄러울 것은 없었기에 그는 그녀가 행동을 취할 때까지 그 자세를 유지했다. 그녀가 필요없다고 한다면 아마 손수건을 곱게 접어서 다시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었을 것이다.
"...괜찮아. 서로서로 돕고 사는 거야. 딱히 뭘 바라고 한 것도 아니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조금은 쑥스러운지, 그는 살며시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침묵을 쭈욱 지키다가 그는 시선을 그대로 계속 그 자리에 고정하면서 사쿠라에게 이야기했다.
"...고마우면 다음에 카페에 찾아와줘. ...저 고양이보다 더 귀여운 고양이들도 많으니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그렇게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슬그머니 카페를 홍보했다.
'아마네, 까칠해.' 그제서야 소년은 굳게 입을 다문다. 놀란듯 합, 하고. 너는 피곤하다는듯 눈을 한번 크게 굴리고서 표정을 가다듬고 턱을 괴었다.
"마시로."
"옛날처럼 불러주지... 않을래."
알고있다.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을까. 네 사연을 어림짐작하지도 못하는데, 내가 대체 무슨 자격으로 네게 설교를 한단 말인가. 이제서야 깨달았다. 자신이 얼마나 네게 상처 주었는지. '하지만 나도 상처받았는걸.' '그렇다고 해서 네가 남을 상처 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건 아니야.' '그냥 대체 무슨 일이 있던건지 알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머릿속이 다양한 생각들로 복잡하다. 그래서 아마네는 가장 간단한 길을 고르기로 했다.
"내가, 잘못했어."
사과하는 것. 진심을 담아서. 차마 눈은 마주치지 못했지만, 소년은 진심어린 사과를 소녀에게 건네었다.
"네가 또 사라질까봐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몰라."
"너는... 그냥, 그렇게."
사라져버렸잖아. 채 뒷말을 잇지 못하고 고민하던 소년은 조용히 눈물 흘렸다. 어린 시절 사랑하던 사람이 사라졌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아주 천천히 너는 시간을 들여 그렇게 멀어져갔지만 어리기만 할 뿐이던 나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마음이 많이 아팠고, 그렇기에 두려웠다. 무엇인가를 잃어버린다는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깨달아 버렸기에. '다시 친구부터 시작하고 싶어.' 이 말 마저 조용히 사라져버린채로 소년은 소녀를 바라본다. '오므라이스에 케첩 고양이.' 자연스럽게 헬멧을 쓰고 스트랩을 착용하며 뒷자리에 올라탔다. 나는 네 케첩 고양이 옆에 케첩 토끼를 그리곤 했지. 시동을 걸고 앞으로 나아간다. 채 마르지 않은 눈물이 바람에 쓸려나간다.
"많이."
네가 두 손으로 안전하게 내 허리춤을 꼭 쥐고 등에 밀착한다. 얼마나 보고싶냐는 물음에, 많이라고 대답한 소년. 그리고 소녀는 말간 웃음소리를 내고. 나지막히 애정을 담아서.
"..."
대답하지 못했다. 어떤 말이 나올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기에. 소년은 그렇게 한 발자국 더 어른에 다가갔다. 그런 생각이 드는 여름이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머지않아 익숙한 집에 도착했다. 아마네 만물상. 차고에 익숙하게 주차한 뒤에 헬멧을 벗고, 트렁크에 헬멧을 넣으면서.
긴 머리카락을 풀고다니는 것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풀고다니는 하나요이지만, 이런 무더운 여름에는 머리카락마저 짐처럼 느껴집니다. 작은 손을 목 뒤로 집어넣어 머리카락을 펄럭이자, 하나요의 뒷 목줄기를 따라 땀방울이 맺혀 흘러내립니다.
이럴 때는 차가운 물 속에 발을 담그고 참방이며 쉬고 싶어집니다. 심부름으로 사온 쇼유와 화과자 가게의 미나즈키가 들어간 봉투를 손에 들고, 문득 하나요는 지나던 곳을 의식합니다.
"나가쿠모 할아버지네..... 우후후."
어느샌가 그곳을 미키 군의 집이 아닌 나가쿠모 할아버지네 댁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나가쿠모 할아버지네 양말 상태로 성큼성큼 들어가, 재잘재잘 얘기하고 화과자를 나눠드리는 생각을 하고서 후후 웃는 하나요입니다.
이대로 나가쿠모 할아버지네 놀러가는 것도 좋겠지만, 어째선지 오늘은 조금 색다른 장소가 생각이 났습니다. 바로 할아버지네 댁 뒤쪽에 있는 자그마한 연못입니다. 오랜만에, '가보고 싶다' 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하나요는 그 기분에 응하기로 했습니다. 발을 담그고 한김 더위를 식힌 뒤 할아버지에게 인사하러 가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一人秋の海を見つめて思い出す♪
あの夏の影を探して ♪
옛 노래를 흥얼거리며 오솔길을 걷는 하나요. 양손을 벌리고 선을 따라가듯, 한줄로 발걸음을 남깁니다.
이곳을 알려준 친구를 본 지는 오래 되었지만 얼굴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깜짝 놀래키자 뒤로 넘어가던 미키 군. 다정하게 손을 잡아주던 미키 군. 흩뿌려지던 물방울 속 환하게 웃던 미키 군.
忘れられないけど 次の夏にも ♪
またここへ来る ♪
하나요는 과거가 부르는 곳으로 이끌리는 듯, 연못에 향했습니다.
"..... 어레...??~"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연못에는, 장신의 시체가 둥둥.
"오와, 오와와와와......"
하나요가 손에 든 봉투가 바닥을 구릅니다. 주춤주춤, 하나요는 뒤로 물러납니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빠질만한 깊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겠지만 지금의 당황한 하나요에게는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런 말을 하며 실없이 웃던 너. 하, 사랑이란 것이 참 우스운 일이지. 초면에 고백한 이, 그것도 불량하게 생긴 이에게 마음이 상하지 않을까하고 받아들인 나도 그렇고. 1년간 그래도 너와 지내며 웃고 떠들고 어쩔 때는 짜증내고 울고 그리고 헤어질 때는 지쳐서 헤어진 것만이 기억에 남을뿐
"그래도 말이야"
확실한건 내게 더이상 네게 향하는 감정은 없어. 너눈 내 우울한 과거에도 남지 못했으니까.
"잘 지내길 바라는 줄게"
타케루
그리 짧게 중얼거리며 멀리서 보이는 너를 무시하고 코코를 향해 발걸음을 움직여. 우리의 연애는 오래 전의 이야기가 되었으니까 말이야. 극적인 상봉같은 러브코미디는 일어날 필요가 없겠지.
얼핏 퍽퍽하게 느껴진다면 그때 마시는 차 한모금이 그것을 말끔하게 내려주면서도 차의 향을 머금어 촉촉해진 식감을 즐길수 있더랬다. 그런 산뜻함을 그녀가 즐기지 않을리 만무했으니, 벌써부터 입안에 고이는 침을 간신히 삼켜낼 뿐이었을까? 벌써부터 포만감이 생기는 기분이었다.
"얼마든지···~ 그러려고 가지고 온거기도 하고···~"
재료로 사용하면 모를까, 간식으로 소비된다면 양은 더 많아야 하기에 언제나 넉넉하게 준비하는 그녀였던만큼 이것저것 만들며 가끔 집어먹어도 어느정도 남을 수준의 양이었을테다.
손가락 두세마디정도 되는 크기의 그것은 마치 산딸기를 잡아당겨 길게 늘여놓아 말린 것처럼 생기기도 했고, 손으로 만져보면 그래도 선인장의 열매라고, 아주 살짝 까끌한 느낌도 들었을 테다. 입 속으로 넣어보면 적당히 말라있던 과육이 마지막으로 감춰둔 수분을 터뜨렸을지도, 입가에 맴도는 것은 여느 열대과일 같으면서도 달콤한 향이 끝에 강하게 맴돌았을 것이다.
"아마도 그럴 거야···~ 향은 역시 조금 가라앉을 수도 있지만 색은 이쁘게 나올거구···~"
그것이 콩코드 와인의 눅진한 색일지, 그것을 감쌌던 펠트지의 은은한 색일지는 그녀도 확신할수 없지만 말이다.
"그렇죠. 마들렌의 아이싱이나 초콜릿코팅도 살짝 식어서 차갑게 먹는 게 녹아내리는 것과 함께니까요." 그러니까 함께하면 좋은 일이다. 인 모양입니다. 이즈미는 먹어도 된다는 말에 고맙다면서 하나를 먹어봅니다. 그냥 먹어도 맛있네요. 어딘가 상큼하고 달콤한 그런 맛을 느끼면서도.. 다른 느낌일까요...
"상당히.. 여운을 남기는 존재네요." 먹어보면서 느낀 것들을 살짝 음미합니다. 어딘가 팡팡 튀는 듯한 걸 보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이지만. 이즈미는 그것들도 가지고 마들렌이나 휘낭시에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같이 만드는 거죠. 그리고 크레이프 케이크는... 마들렌을 다 만들고 나서 시작해도 되는 일이죠.(*크레이프 반죽만은 미리 만들어서 숙성시켜도 괜찮으니까요) 마들렌 반죽을 만들고 그것을 틀에 팬닝하는 것은 오래.. 걸리진 않을지도요? 타에미에게 마들렌이나 휘낭시에에 넣을 재료를(무화과나 크림치즈나 선인장 열매를) 넣어달라고도 할까요?
이대로 물이 되어서 같이 흘러가버리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면 기억이나 생각, 후회 따위에 고통받지 않아도 될 텐데.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나가쿠모 미카즈키로 살아가기로... 어머니와 약속했으니까. 차라리, 차라리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머니, 어머니는 삶에서 어떤 행복을 느꼈기에 제게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그러나 이제 와서 딱히 뭔가 더 눈물은 흐르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너무 지쳤다.
초여름의 적절히 시원한 개울물에, 몸의 무게마저 반쯤 사라져버린 부유감은 지친 몸에 참으로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미카즈키는 문득 눈을 감았다. 그런 소년의 귓전에, 개울물 소리와 함께 누가 멀리서부터 부르는 듯 아련히 귀에 걸리는 흘러간 옛노래. 문득 어릴 적 햇살이 비스듬히 비쳐들어오던 순간들이 플래시백된다.
물놀이를 마치고 하나요와 함께 식탁에 앉아 할머니의 요리를 기다리며, 창가에 놓인 낡은 전축에서 흘러나오던 노래가 이 노래였다. 낚시를 나갔을 때 같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서는 할아버지가 파라솔 아래서 종종 흥얼거리던 노래가 이 노래였다. 누가 부르는 노랠까, 하고 고개를 들어 살펴보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지칠 대로 지친 미카즈키는 여기에서 그저 의식의 흐름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을 택했다.
이대로 흘러가버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흘러가버릴 수 없다는 사실을 잠시 잊는 것만큼은 괜찮지 않을까.
그 노랫소리 끄트머리가 어레? 하는 소리로 바뀌었을 때에는, 이미 소년은 물 위에 둥둥 뜬 채로 잠들어 있었다. 그러니 하나요가 그것을 시체로 간주해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이대로 바로 발을 돌려서 근처의 어른을 불러오거나 119를 부르거나 하는 게 아니라, 하나요가 물가에 누워 있는 그 사람을 확인하러 다가간다면, 하나요는 볼 수 있을 것이다.
물 속에 가만히 누워서 반쯤 동동 뜬 채로, 머리카락도 옷자락도 하늘하늘 물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그것은, 분명히 사람이라기엔 생동감이 모자랐으나 그렇다고 익사체라기엔 살아있는 사람이 분명한 얼굴. 수심의 기색이나 고통의 기색 없이 편안히 잠들어있는 사람. 검은 머리카락을 하얀 얼굴 위에 늘어뜨린 채로 눈을 감고 나직한 숨을 쉬고 있는 그것은, 어느 샌가 하나요의 인생에서 거짓말같이 사라졌던 소꿉친구 미키군이라는 것을.
소년이 바닷가로 온 것은 별 다른 이유 없었다. 단순히 머리를 식히고자 했을 뿐. 닥터마틴 샌들에 청 반바지, 흰색 반팔티를 입은 가벼운 차림새로 소년은 산책을 나섰다. 느긋하게 노래 흥얼거리며. 일부러 오토바이는 끌고 오지 않았다. 가끔은 이런 산책도 즐기고 싶었다. 요즘 자주 오토바이를 타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고.
'양아치처럼 보이기는 싫단 말이지.'
그렇지 않아도 인식이 좋지 않은 오토바이인데. 학생회장으로써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소년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소년은 어느새 바닷가에 도착했다. 느릿하게 파도가 넘실거리는 모습을 보며, 소년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바다 냄새.'
좋구나. 그렇게 생각하다. 문득 누군가와 눈이 맞았다. 아아, 역시. 전 회장님이 맞았구나.
"머리를 식힐 겸이라.. 비슷한 목적이네요." 계속해서 많은 것을 받아들이다 보면 굉장히 피곤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이즈미는 모래에 깔려있던 것을 간단하게 접어두고는.. 아이스크림을 사줄 거냐는 말과 함께 우양산 안으로 들어오는 아마네를 보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가리가리군을 보고 당첨되었는지 볼래요?" 아 물론 까고 나서는 이즈미는 알 수 있겠다지만, 깔 때까지는 이즈미도 모르는 부분이니까요. 그러다가 저쪽을 보고는
"아니면.. 장난으로 저 가차폰을 해본다거나요?" 돌려서 구슬이 나오는 그 추첨기를 가리킵니다. 4등이나(젤라토 아이스크림 1개) 5등(롤리팝 사탕 1개)은 대략 참가상이고.1등 상품은 비교적 큰 거긴 하지만(여행) 3등정도면(디퓨저) 본전치기는 할 수 있을지도요? 2등은 나름 고급(디저트 가게 이용권)인 거 같고..
"그 이후에는 물에는 가까이 가면 곤란하니까요?" 장난스러운 말을 합니다. 조금은 걱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들은 말을 하는 건지..
あの時もらった未来で芽吹く種は 아노토키모랏타미라이데메부쿠타네와 그 때 받았던 미래에 싹트는 씨앗은 前触れもなしに今朝咲きました 마에부레모나시니케사사키마시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아침에 피었습니다 見たことないのにどこか懐かしい 미타코토나이노니도코카나츠카시이 본 적도 없는데 어쩐지 그리운 花をつけました 하나오츠케마시타 꽃을 피웠습니다 コンビニ曲がって西へ300歩 콘비니마갓테니시에산뱟보 편의점을 돌아 서쪽으로 300걸음 赤いポストに「ただいま!」 아카이보스토니「타다이마!」 빨간 우체통에 「다녀왔습니다!」 ネクタイゆるめ深呼吸「おかえり!」の香り 네쿠타이유루메신코큐우「오카에리!」노카오리 넥타이를 풀고 심호흡하며 「어서와!」의 향기
조화, 시너지 같은 것들은 으레 그러한 법이었다. 오직 그 하나만으로도 즐길수 있다지만··· 그렇다면 둘이 함께하지 못할 이유는 또 뭘까, 여러 색들이 섞여 다른 색을 만들어내듯··· 비록 결과는 예상될지라도 직접 입으로 가져가기 전까지는 추함이던 아름다움이던 감히 정의할 수 없었다.
"그치이···~ 자기주장이 확실하니까···~"
그것은 마치 수수한 외모 속에 감추어진 발군의 실루엣, 마냥 연약하게만 느껴져도 실상은 강인하기 그지없는 생명력과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뒤에 강하게 남는 달콤함은 자신의 과실을 취한 이에게 그만큼 긴 여운을 가져가도록 열사의 대지 아래에서 모든 것을 끌어모아 치밀하게 계산된 당도였을 테고, 그러고서도 남아 땅에 떨어져 뒹구는 것은 후대를 위해 틔워지는 싹이 될 것이다.
이즈미는 그것에 대해 알수 없는 표정을 보이는듯 싶었지만 꺼내어진 이야기는 생각보다 긍정적이었던듯 싶다.
"나도 힘껏 할테니까···~ 그러기 위해 온거기도 하고···~"
다만 만들 가짓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순서를 잘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니, 그녀는 이즈미의 이야기에 맞추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속재료들을 하나하나씩 일정한 크기에 맞추어 놓기 시작했다. 반응은 느릿할지언정, 반복작업만큼은 누구보다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자신이 있었으니까
스즈네는 오늘에 대해서는 말했으나 내일은 입에 담지 않았다. 모레도 글피도 그 다음 날도. 어느 날도 약속하지 않는다. 다만 이 순간만을 미카즈키에게 인식시킨다. 고된 현실에 혹사당한 손을 개의치 않고 잡아 이끌어 지금 이 순간으로. 그리고 그 다음 순간으로.
누구에게나 다정할 것이 분명한 스즈네의 손이 지금만큼은 소년에게 오롯히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네. 그러게. 어디로 가야 좋을까..."
작게 삐걱이는 복도를 쭉 걷다보니 다다미 곱게 깔린 방이 나온다. 중앙에 탁자가 있었으니 여기일까 싶은 것도 찰나. 스즈네는 작게 중얼이더니 멈추지 않고 방을 지나쳐 새로운 복도로 미카즈키를 안내한다. 잘 꾸며진 정원이 열린 툇마루 창 너머로 병풍의 한 폭처럼 지나간다. 드문드문한 창 덕분에 은은히 밝은 복도를 쭉 나아가던 스즈네가 문득 멈춰섰다. 잠시 고민하다가 흠,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링링~"
적막하던 복도에 맑은 목소리가 울렸다. 좁고 거의 밀폐된 복도라 소리가 잘 울릴 구조이기도 하나 잡은 손을 통해 전해지는 울림이 결코 약하지 않다. 한 번 더 링링~ 하고 부르자 복도 너머 저 어딘가에서 먀악. 하고 대답이 돌아온다. 대답을 들은 스즈네가 아 거기~ 하고 다시 나아가기 시작했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복도를 한 번 더 꺾어들어가니 이번엔 탁 트인 툇마루가 나왔다. 마루 가장자리에 놓인 두 개의 방석과 그 옆의 링링이도.
"그렇지. 역시 여기지." "먁."
툇마루 너머에는 아까와 다른 풍경의 정원이 있었다. 절제된 녹음을 두른 가레산스이 정경. 하얀 자갈과 투박한 돌, 굵직한 대나무 몇 그루가 그려내는 풍경은 먹으로만 그린 산수화를 펼쳐놓은 듯 하다. 스즈네는 의기양양하게 누워있는 링링이에게 싱긋 웃어주고 미카즈키를 향해 말했다.
"앉자."
긴 말 없이 간결하게 말한 스즈네가 두 방석 중 한 자리에 폴싹 앉는다. 꼭 잡은 손이 어서 앉으란 듯 당겨온다. 정원을 향해 놓인 방석이었으니 앉으면 정갈한 풍경이 시야에 한가득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정원을 향해 앉으면, 스즈네는 잠시간 말이 없었다. 돌아보면 헤에~ 하고 그 옆에 늘어진 고양이와 얼추 비슷하게 풀어진 얼굴이 나른하게 눈을 깜빡인다. 그러다가 현관에서부터 들고 온 종이 가방으로부터 작은 보온병을 꺼내들고 그 풀어진 얼굴로 미카즈키를 보았다. 이거 마실래~? 라는 말이 표정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아. 제가 학생회장일 때에 집행부가 아니었던 게 다행이네요.." 장난기있는 표정으로 말을 하는게.. 약간 얄미울지도요. 하지만 이즈미도 공부하고 운동도 하고 말차밭도 좀 돌보고 그러는데 집행부까지 있으니까 좀 많이 바쁘잖아요?
"가차폰은 제가 사는 걸로.."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는 것까지 철회할 필요는 없는데.. 라고 중얼거리지만 정말 그렇다면 가차폰은 자기가 사겠다는 생각일까요?
"갈아입을 옷이 없는 것도 그렇네요." 고개를 끄덕이는 이즈미는 가차폰 쪽으로 가는 아마네를 따라 걸어갑니다. 한번 부드럽게 누군가 돌린 가차폰에서는 5등을 알리는 구슬이 나옵니다. 4등과 5등만 나오는 걸 보니. 의외로 상위의 것이 걸릴 확률이 높아졌을지도 몰라요? 물론 가차폰 아저씨가 4등5등 구슬을 보충한다면 말짱 도루묵이지만!
"그렇죠.." 그렇게 혼자서는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는 듯이 말하려 합니다.
"자기주장이 확실한 맛이에요." 색도 소리도 꽤 확실하다고 말을 합니다. 해외를 돌아본다면 더 많은 경험이 있겠다.. 같은 생각을 하는 이즈미입니다. 하긴.. 예전에는 많은 경험을 하기 어려웠음에도 강렬함으로 이해를 구하지 못했으니까.
"정말 잘하시네요." 완벽하게 동일하진 않더라도 용인될 만하게 놓아진 것들을 보고 마들렌 팬닝을 끝내고 공기를 조금 빼낸 다음. 예열된 오븐에 넣으려 합니다.
"크레이프는 여름이니까 과일을 넣지 말고 생크림으로만 할까요? 아니면 메론이나.. 그 선인장 열매를 넣는다거나요?" 초코 크레이프 케이크를 만들 재료를 곁눈질합니다. 만일 겨울이었으면 딸기도 제법 괜찮았을 텐데 말이지요. 라고 생각하며 이즈미는 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 크레이프 케이크를 만들 재료를 점검해보려 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오자마자 바로 질문을 하게 되어서 미안한데... 혹시 이벤트 일상인 신은 일상을 같이 돌리는 존재는 캡틴이 참가 신청을 한 이들 중에서 랜덤으로 지정해주는거야? 아니면 그냥 같이 돌리고 싶은 이끼리 서로 협의를 해서 돌리는거야? 웹박수로 찌르기는 아무래도 시간상 아닌 것 같고?
>>911 웅웅 그거 관련해서 공지해 두려구 '신은' 일상은 일반적인 일상 매칭처럼 신청해서 돌리는 형식이고, 별도의 찌름은 존재하지 않아. (다만 창고 감금은 다이스로 선정할할 예정. // 찌르는 종류의 이벤트는 다음 주 이후로 예정되어 있음.) 공지에도 나와 있었던 내용이지만, 다시 분명히 말해 두자면 특정 캐릭터와 '신은' 일상을 돌리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일상 신청을 무시하거나, 잠수하는 등... 캡틴이 보기에 의도적인 편파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 시트는 NRS로 급사한 것으로 처리할 거야. 물론 이건 평상시 일상도 마찬가지.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대볼 수 있는 것이니까요?" 보통 선지는 5개고 5개의 퍼즐조각을 대보는 것이랑 수식을 계산해보는 것 중에 뭐가 더 빠른지는 자명한 일이라고 가볍게 농담하듯. 하지만 진담을 말하는군요.
"하지만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려면 지켜보고 그래야 하긴 해요." 헛공부를 하고 있는 이들이라던가. 출제 경향이라던가. 같은 것을 생각하면 성적 올리는 건 공부 재능이 진짜 없지 않다면 가능할 거라고 말하는군요.
"글쎄요.. 잉어가 되어버릴 거라고 믿기라도 하는 걸까요.. 수영을 권하지는 않더라고요?" "음. 현 회장님인 아마네 아오 군은 바베큐나 여름 피서를 계곡에서 잘 할 계획이신가요." 장난스럽게 물어봅니다. 계곡 가에서 캠핑을 한다면 기꺼이 같이 하자고 장소를 제공해줄 수 있으니까요.
디저트 이용권을 받고는 눈을 깜박입니다. 이게 걸릴줄은 몰랐는데 말이지요? 라는 표정으로 아오군이 가질래요? 라고 표를 팔락거립니다. 지금은 누구에게.. 같은 걸 생각한 적이 없으니까요.
캡틴은 여러분이 특정인이랑 일상 돌리려고 편파하는 걸 보고 싶은 게 아니라, 호관캐가 다른 사람이랑 신은 일상 하고 나온 다음에 '어디 갔었던 거야!! 걱정했단 말이야...!!' 하고 울면서 안기는 모습 좋아하는 그애가 요즘 나만의 그 아이가 아닌 모두의 친구가 되어가는 것을 보며 가슴아파했고 그런 자기 자신이 너무나 추해서 괴로웠다고 처절하게 털어놓는 모습 왜 너는 내 것이 되어주지 않는 거야? 아니, 그게 당연하겠지, 그만큼 나는 일그러졌으니까, 네 사랑을 얻기에는 너무나 일그러졌으니까, 알고 있어, 그렇지만, 어째서... 잠깐만 참아 나 자신!!!!
크흠 아무튼 서사에는 여러 속도가 있으니 너무 서두르지 말란 얘기야~. 물론 그로 인해서 제3자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건 더더욱 일어나선 안 된다는 거고.
>>924 후... 내가 잔인하지 않다고 누가 그랬지, 히라무주? 세상은 타이밍이야. 그 타이밍을 놓치고서 뒤늦게 기회를 달라니, 뻔뻔한 아이로구나. ...특별히 이번만이야. https://ibb.co/XyBDw8m 어디까지나 요런 느낌이다~ 하는 예시일 뿐이지만~ 히히~ (*' ꈊ'*)ゝ
으흑흑! 한동안 미간을 부여잡고 과장되게 우는 척을 계속했더니, 옷깃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 엥, 고개를 들었다. 필요해? 손수건 내미는 얼굴이 제법 진지한데, 그걸 가만히 보고 있자니 조금 웃기기도 하고 닭살 오소소 돋는 것 같기도 하고 근질근질 한 것 같기도 해서 으학! 또 호탕한 웃음으로 후드득 털어 버리고. 에~ 괜찮습니다, 안 울어여. 슨배임 방금 받아준 것도 글코 완전 젠틀맨이 따로 없다 아인교~. 능글거리는 말투로 히죽히죽 웃으며 스스슥 다가가선. 톡, 가볍게 팔뚝 따위를 두드리고 킬킬거리며 돌아온다. ...왜 음흉한 아저씨의 얼굴이 투명도 30 정도로 비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
"에~ 사양 마이소, 슨배임 아이면 진짜 어디 한 군데 뿌라졌다 아입니까. 병원비 생각하면 밥 한끼 사는 거 정돈 암것두 아인데요."
정 그라시믄.. 제가, 밥 사는 것도 배고픈 슨배임 돕는 거라고.. 생각해 주시먼 좋고요. 뒤늦게 헝클어진 머리를 하나로 모아 정리하며 말을 이었다. 입에 문 고무줄 덕에 발음이 조금 웅얼거리긴 했지만, 어렵지 않게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는 된 것 같다. 지나치게 단단히 묶인 머리를 약간 당겨 헐겁게 만들고선, 가볍게 흔들어 마무리하고. 둥치 옆에 버려진 것처럼 한참을 놓여 있었던 가방을 찾아 메어들었다.
"진짜요? 헤~ 전 눈이 높은 사람인데 자신 있십니까?"
진짜 귀여븐 괭이 아니면 안 됩니다. 각오하이소?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동물이라면 뭐든 OK다. 세상에 귀엽지 않은 고양이나 개가 어디에 있겠는가. 휴일에 치카랑 같이 가 볼까, 비는 날이 언제인지 머릿속 달력을 체크하면서.
"그건... 초안이었고요?" 그걸 본 아오 군이 잘못이에요. 라는 제법 뻔뻔한 말을 합니다. 하긴. 초안은 본인만 알아보는 걸로 했다고 해도 그걸 정리해서 읽을 수 있게 만든 것도 이즈미이긴 하잖아요?
"잉어가 되면 대를 이어서 키워야 할지도 모르는데요?" 한.. 천년쯤? 이라는 장난같은 말을 하고는.. 정말 그렇지는 않겠지만요. 라고 덧붙입니다. 하긴.. 전설상에서는 천년도 아니고 반백년도 아니었는걸요? 같이 가자는 말에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저랑 가는 것도 괜찮다면 가는 건 가능하다고 하네요.
"바쁘다고는 해도 갑자기 잡힌 당일일정같은게 아니면 가능할 거에요.. 바베큐나.. 그런 쪽도요" 라는 말로 가능성을 확인하고는 다시 5등이 걸린 아마네를 보고는 저도 이번에는 자신은 없는데 말이죠.. 라고 중얼거리며 뽑기를 뽑아보려 합니다. 항상 느긋하게 돌리는군요.
여기서 한번 더 거절하면 아무래도 상대를 무안하게 하는 것이겠거니 생각하며 카나타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집행부 사이니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아니. 사실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볼 수밖에 없을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혹시 모르니 먹거리 정도는 생각해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머리를 정리하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조용히 한마디를 더 추가했다.
"...하지만 비싼 것은 부담스러우니 야키소바나 타코야키 정도면 충분해."
굳이 둘 중 하나라면 야키소바. 오사카산이 좋아. 그렇게 말을 하는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강하게 녹아있었다. 아마도 카나타식 농담이 아니었을까? 물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사쿠라의 자유였다. 이내 카나타는 손수건으로 자신의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은 후, 닦은 부분을 안쪽으로 한 후에 곱게 접어 주머니 속에 다시 집어넣었다.
"귀여워. 솔직히 내 눈에는 아까 그 아기고양이보다 훨씬 귀여워. 특히 리카의 도도함은 어찌나 귀여운지 몰라. 시안이는 개냥이라서 사람만 보면 달라붙어서 부비부비를 하는데 이 모습이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르고 살이 통통하게 찐 타마는 뱃살이 부드러워. 그리고 세일은 가끔 두발로 걷기 묘기를 보여주는데 그 모습에 엉뚱하면서도... 미안."
귀여운 고양이가 아니면 안된다는 말에 카나타는 저도 모르게 평소와는 다르게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런저런 말을 이어가다가 중간에 끊었다. 그리고 얼굴을 붉히더니 헛기침 소리를 하며 말을 끊었다. 조금 무안했는지, 괜히 손으로 제 얼굴을 부채질하던 그는 숨을 후우 내뱉었다.
"...집. 아니. 정확히는 카페에. ...애들 밥 줘야 하거든."
그러니까 다음에 또 보자.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카나타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리고 아마 그녀와 비슷한 속도로 걸어가다가 갈림길에서 그녀와는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갔을 것이다. 이어 잠시 멈춰선 그는 고개를 살짝 돌려 사쿠라를 바라봤다. 그리고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사쿠라는 없지만, 스미레는 있어. ...강아지 중에서."
또 보자. 또 다시 인사를 하면서 그는 다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고양이와 강아지가 기다리고 있을 작은 낙원을 향해서.
/조금 고민을 했지만...일단 1회차니까 이쯤에서 끊는 것이 적당할 것 같네! 이렇게 막레를 줄게!! 일상 재밌었어! 사쿠라주!
>>949 헉... 사쿠라주는... 교회의 축복을 받고 있군아....(???) 헤헤 내일 잘 다녀오라구~ 비 엄청 올것같은데 화이팅이야 ;3 그리고... 사실 나만 그런진 모르겠는데 그렇게 아침일찍 갔다와서 다시 꿀잠 자면 기분 엄청 좋더라...(소곤소곤) 안되겠다 사쿠라주 우리 하나 둘 셋 하면 팻말 서로 불태우자 하나 둘 셋 (가만히있기)
>>953 ㅋㅋㅋㅋㅋㅋㅋ 하나요주를 웃겼으니 대만족이다 ;3 그래도 진짜야~~~~~ 넘 옙버........(눈물줄줄)
"약간.. 더운 나라의 과일들은 상큼함..도 있지만 좀 녹진한.. 무거운 느낌이 있더라고요." 바나나 같은 종류가 꽤나 예시에 근접한 거 같다는 말을 합니다. 망고도 굉장히 달고.. 상큼한 만큼 묵직한 단맛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선인장 열매도 좀 시럽같은 그런 달달함이 있네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의견을 경청합니다. 얼그레이 자몽 시폰 케이크같은 종류도 괜찮긴 하지만 크레이프 케이크에는 과일을 올린다면 키위도 의외로 괜찮아보인다고 생각하고는 과일을 몇 가지 생각해봅니다.
"이런 일을 하는 것도.. 나름 보람있네요." 여름이니까요.
"그럼 크레이프 케이크 하나의 4분의 1은 멜론을 얹고, 4분의 1은 그냥. 4분의 1은 바나나. 나머지 4분의 1은 키위를 얹어서 만들어보고 어울리는 걸로 좀 더 만들어볼까요?" 그렇지 않아도 크레이프 케이크는 얇게 한장씩 구워서 최소 15장은 쌓아야 하는 만큼. 이즈미는 구울 준비가 만만입니다. 구우고 식은 크레이프를 판에 올리고 생크림을 넣고 필요하다면 과일도 올리고 크레이프를 덮는 걸 반복하는 건 꽤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만들었을 때 홀케이크 하나가 나오니까요.
>>966 하나 둘 셋 (불태우려다가 배신감에 가득 찬 얼굴로 바라봄,,) ,.,,,평화협정 결렬입니다 어둠의아마네아오팬클럽 회원 절 찬 모 집 시작하겟습니다 지금당장. 당장!!!!!
하나요주 안녕히 주무셔용~!!
>>971 ㅋㅋㅋㅋㅋㅋㅋㅋ사투리... 실사용지역에서 살긴 했는데 안 쓴지 좀 되어가지고 이게 자연스런 사투리인지 뚝딱거리면서 쓰는데요.. 즐거우셨다니 다행입니다 ^ ^)7 사실 저는 카나타랑 돌리면서 사쿠라 대사 쓸 때마다 사쿠라 안에 아저씨를 한 명 심어놓은 기분이 들긴 했는데요, 카나타주가 좋으셧다면 좋은거 아니겟어요 우하하
아. 그리고 하나요주 아직 있을까? 일단 캡틴에게 물어보니 신은 일상은 찌르기가 아니라 협의하에 돌릴 수 있는 거래! 어차피 나야 그런 케이스라면 그냥 적당히 퇴근 후에 일상 구할 때 돌릴 수 있는 이와 돌릴 생각이던지라..누구라도 괜찮거든. 그러니까 나나 하나요주 둘 중 하나가 창고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둘 다 신은 일상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한다면 돌릴 수 있을 것 같아. 물론 하나요주가 바쁘면 무리는 하지 않아도 된다! 나도 그럴 생각이야.
>>976 아조시 몸에 들어간 여고생은... 보통 청춘물보단 개그판타지물에 주로 등장하죠 장르가 다르다고 할까,, (?? ?) 어딘가 다른 세계선에는 존재하고 있겠죠 분명 샐러리맨 아저씨의 몸에 들어간 사쿠라같은 게... ^ ^(??) 하지만 이 쪽은 웃기다는 것 외엔 고통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고,
>>984 샐러리맨 아저씨(4x세) 몸에 들어간 김사쿠라(15세, 여고생) 놀랍게도 달라지는 건 별로 없엇다고 한다 그저 휴일에 배벅벅긁으며 낮잠자기만........(카나타주 : ????)
>>985 아니 이건 이거대로 엄청 흥미로운 소재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아저씨의 몸에 들어간 여고생.... 그러나 아저씨는 사실 밤마다 마법소녀로 변신하여 세상의 악과 싸우는 정의의 사도엿고... 원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악당 xxxx명을 처치하여 소원의 씨앗을 얻어야만 하는데...... 낮에는 직장에서 구박당하는 샐러리맨! 밤에는 정의의 사도! 이 여고생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투비컨티뉴,,~!
>>98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용서못해. 그래도 팬클럽모집은 해야겟어요. (팻말댄스) 그쵸 이거 어딘가 분명히 있다니까... 아침에 일어나서 늘어난 러닝셔츠차림 화장실 거울로 보고 으아아악~! 비명지르는 클리셰같은 게 눈에 화화확 떠오르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