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이 쨩, 미안한데 오늘만 카구라(神楽) 대타 들어가 줄 수 있어?」 「으······ 나중에 아이스크림 사 주세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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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 이후엔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기까지 했다. 물론 다른 것도 맛있지만, 촉촉한 버터가 스며든 속살을 맛보면 다시는 버터구이를 무시할 수 없으리라···. 나름 만족스러운 결론을 내뱉은 나기사는 이즈미가 가져온 재료들을 하나씩 꺼내어놓았다. 문득 재료들 사이에서 다른 게 잡혔는데 포장된 디저트였다. 나기사는 잠시간 의아한 표정 짓다가··· 이즈미를 슥 돌아보았다.
>>10 할아버지...ㅋㅋㅋㅋㅋ 하지만 할아버지니까 괜찮지 않을까? ㅋㅋㅋㅋㅋ 그리고 의미있는 숫자는 나중에라도 만들면 된다! 그리고 캐치볼 하자! 할래! 나 할래! 카나타 말고 내가 할래! (꼬리 살랑살랑) 그리고 토닥여주는거...짧지만 뭔가 되게 다정한 느낌이야! 으아.... 장난이지? 이거 묘하게 무시무시해..(덜덜)
"그럼 버터구이용으로.. 적당한 놈을 빼놓은 다음 샤오룽샤용이...제일 오래 걸릴 것 같으니까요." 그래도 마라샤오룽샤와 훙샤오샤오룽샤... 두가지 소스재료를 준비했다! 같이 만든다면 누군가 소스를 만드는 동안 가재손질을 할 수 있다는 계산하였을까? 버터구이가 좋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긴.. 담백하고 촉촉한 버터구이는 맛있죠.
"버터도 좀 사왔어요." 가재가 가득 들어있을 아이스박스도 큰 편이고.. 그 외 재료도 꽤 들고 온 걸 보면.. 남으면 어쩌려고.. 라는 생각부터 들지도 모르죠. 선물이냐고 묻는 것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음.. 그렇죠?" 오픈런을 서지는 않았지만 오픈런이 아니라 그냥 예약을 박아버린 이즈미입니다. 디저트를 냉장고에 낳어두는 게 좋을 거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하네요.
>>12 고봉밥으로 퍼왔으니 괴도=상은 정체를 드러내주시길 바라욧. 당연히 말차도 포함이야. 할머니에게 등짝스매싱을 맞지 않는 유일한 요소기도 하고. 비싼 차를 덜컥 사서 할머니가 기함을 해도 같이 마시자고 하면 바로 넘어가시거든... 아니, 그건 아니야. 다른 게 있어. 응, 안에 아직 뭔가 남아있긴 한데 그렇게 가치있는 것은 아니지.
>>13 이 스레에서 만들 수 있길 기대하고 있ㅇ... ......카나타주 사실 골든리트리버...(몹시실례발언.) 애가 음기가 좀 차있어서 묘하게 히스테릭한 부분도 있어. ◐◐
"네가 가 본 제일 수상한 장소는?" 이즈미: (류몬지 밑바닥에 아직도 이무기들이 우글거리며 여의주가 태어난 거니까 제물로 바쳐진다는 그런 괴담같은걸 창작해서 들려줄까 고민하다 그만둠.) 수상한 장소라면.. 역시 지하실이나... 아주 한구석의.. 그런 곳이나.. 고서점.. 같은 곳일지도 모르겠네요...
"인기가 생긴다면 즐기는 편? 신경 쓰지 않는 편? 피하는 편?" 이즈미: 신경을 많이 쓰지 않으려 노력해요. 일단.. 시선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외모이기도 해서..
"게임을 하면 꼭 이기고 싶다? 상관 없다?" 이즈미: 상관.. 없죠? 다만 카드게임은...대부분.. 보여서..
>>38 넓고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 우리 스레에 그런 이가 상당히 많아보이기는 해! 그리고 친구에게 조언도 하는구나! 착하다! 타에미! 그리고 컬렉션이라. 이건 따로 기억을 해둬야겠다! (메모메모) ㅋㅋㅋㅋㅋㅋ 9해줘요...ㅋㅋㅋㅋㅋ 옛날에 본 개그지만 그래도 빵 터졌어!
의문과 호기심과 질문이, 스즈네의 눈 한 번 깜빡이고 고개짓 한 번 할 때마다 튀어나온다. 마치 다섯살배기 아이가 한창 세상을 바라보며 왜?를 남발하는 것 같다. 닮은 부분이 있으나 다른 부분도 있었다. 스즈네와 다섯살배기의 차이는, 모든 물음표에 답을 요하냐 아니냐였다. 왜냐는, 바쁘냐는 물음에 미카즈키가 의도적으로 답을 피했어도, 스즈네는 방긋 웃었다.
"그렇구나~ 나아두 마마 닮았는데~ 같다아~"
순진무구하게 휘어 접힌 눈동자는 단지 그 대답을 해준 것이 기쁜 듯이 깜빡였다.
"우히~ 별 말씀을~" "우웅."
링링이의 챙김으로 재차 밀짚모자를 쓴 스즈네가 미카즈키를 이끌어 나아가기 시작했다. 키 차이 탓에 보폭이 답답할 수도 있겠으나 정수리와 어깨에 쬐이는 햇빛을 생각하면 딱 적당한 폭이지 않았을까. 스즈네로서는 나름대로 열심히 걷고 있었으니 그런가보다, 할 수도 있겠고, 정 답답하면 둘 사이를 절묘하게 간격 맞춰 따라가는 링링이에게 시선이 갈 수도 있겠다.
링링이는 스즈네의 혼잣말에 마치 말이 통하듯 소리를 냈다. 중간에 딴길로 빠지려 하자 머리로 다리를 건드려 가던 길 제대로 가게 하는 역할도 했다. 양치기견과 양의 위치가 바뀐 것 같달까. 그래도 연신 들리는 바보 소리는 싫은지 링링이 스즈네의 다리로 쫑쫑 다가가 발목을 긁듯이 무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히약! 하고 스즈네의 작은 비명이 이어졌다.
"히잉~ 너무해~"
우는 소리 하는 스즈네를 뒤로 한 링링이 미카즈키의 곁으로도 와서 다리에 정수리를 슥 부비려 했다. 걷는 중에 이러는게 익숙한 듯 멈춰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고 빠졌을 것이다.
그 뒤로도 두어번 정도 스즈네의 정신이 다른 곳에 팔릴 때마다 링링이 소리를 내거나 발목을 건드려 옆길로 새는 것을 막아주었다. 그 때마다 짤막한 대화 같은게 이어져, 사람과 고양이 콤비의 기묘한 만담과 함께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다. 바다가 보이는 길을 따라 쭉 걸어 어느새 야트막한 산의 기슭 같은 곳으로 풍경이 바뀌고, 현대식 주택들과는 거리가 조금 멀어졌을 쯤, 스즈네가 고개를 반짝 들며 저 앞을 가리켰다.
"저어기~ 가 우리 집~ 키리야마다요~"
스즈네의 손이 가리킨 곳엔 그리 높지 않은 돌담이 있었다. 조금 길게 이어진 돌담을 따라 걸으니 전통적인 기와 지붕 달린 대문이 나오고, 대문을 폴짝 넘어가자 조경이 잘 된 앞마당과 고풍스러운 전통 가옥이 눈 시야에 펼쳐진다. 퐁당퐁당. 대문에서 가옥의 현관까지 이어지게 깔린 조경석을 땅따먹기 하듯 뛰며 나아간 스즈네는 불투명 유리 현관문을 드르륵 열었다. 방범 의식이 약한건지 원래 잠금이 없는 건지. 어쨌든 도착했으면 그만이란 듯 스즈네가 안으로 들어갔다. 빈 현관에 게다를 방정맞게 휙휙 벗고 마루로 성큼 올라서서 미카즈키를 돌아보았다.
"미카즈키 군도 올라와~ 정원 보면서 같이 차 마시자~"
현관과 마루의 높이만큼 올라온 스즈네의 시선이 미카즈키를 올곧게 바라본다. 찻잎만 받아서 가겠다던 소년의 말을 그새 잊었는지. 혹은 스즈네가 가서 생각하자고 했으니 재차 대답하길 바라는 건지. 의도와 의중을 알 수 없는 스즈네의 얼굴에 다시금 방긋 미소가 피었다. 잡고 온 손을 여전히 꼭 잡은 채였다. 미카즈키가 놓아야만 놔주지 않을까. 어느새 현관으로 올라간 링링이도 스즈네의 옆에 앉아 미카즈키를 응시하고 있었다. 동그란 밀크초코브라운의 눈동자가 깜빡깜빡.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