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야심차게 과자집을 지어보았으나 생각보다 인기가 없다. 어떻게 보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이 과자집의 정체를 아는 우리끼리는 이걸 먹이기 애매할 뿐더러, 퍼클에게 먹여봤자 은우선배한테 수리비나 물어주게 될 테니까. 그래서 보수하기 전에 재고를 처리할 겸 겸사 끼니를 때우며 핸드폰을 만지고 있자니, 은우선배의 개인톡을 무심코 눌러보게 됐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바로 칩을 제거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물론 엊그제 TV로 은우선배가 인터뷰하는 걸 봤다. 위크니스의 존재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나는 그걸 보고 곧장 은우선배가 대표이사를 포함한 윗대가리들에게 휴전 선언을 하기 위해 그런 인터뷰를 했다는 걸 알아챘지만, 윗대가리들은 어떨까? 아니, 애초에 이 휴전 선언이 윗대가리들에게 혹할 만한 제안일까?
내가 윗대가리라면, 플레어와의 전투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순간부터 퍼클들의 심장을 폭파시키는 버튼을 누를 거다. 왜냐면, 플레어와의 전투를 통해, 은우 선배 뿐 아니라 퍼클 전원이 윗대가리들과 척을 지기로 했고, 코드까지 확보한 이상, 미적거려봤자 좋을 게 없으니까, 폭파가 되든 안되든 버튼을 눌러볼 수밖에 없을 거다. 퍼스트클래스가 유일한 전력이어도 위험분자가 되었으니 제거해야 할 판에, 특수부대도 있고, 제로들도 대량 생산하고 있는 이상 그들이 퍼클들을 살려둘 이유를 나는 못 찾겠다. 물론, 그렇게 따지면 지금까지 조용한 게 이상하긴 하다만,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이 버튼을 누르기로 결정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런데 왜 은우 선배를 포함한 퍼스트 클래스들은 보류하자는 의견에 따랐을까? 아니, 애초에 왜 보류를 해야 할까? 바로 칩을 해제하면 은우 선배가 무슨 일을 벌일 것이기 때문이라면, 차라리 은우선배한테 일을 벌이지 말라고 설득하거나, 다같이 덤벼서 은우선배를 무력으로 묶어놓는 편이 낫지 않나?
그런데, 생각을 하다보니, 이런 고민을 내가 할 정도면 2학년 3학년 선배들은 당연지사 해봤을 것이고, 그럼에도 결론이 이렇게 난 거라면, 내가 고민을 해봤자 큰 의미는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서형에게 한 말과 비슷하게, 폭탄이 터질 거라면 당장에 터졌을 거고, 안 터질 거면 앞으로도 쭉 안 터질 거다.
무엇보다도, 은우선배를 포함한 퍼클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들의 목숨(특히 크리에이터는 딸의 폭탄을 해체하지 않았다니 딸의 목숨도)을 가지고 도박을 하고 싶지는 않을 테니, 뭔가 생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내 정신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
생명공학 아니 머리 어딘가에서 연금술사 오빠를 찾으며 앉아있는 키메라가 생각났지만...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아서 얼른 지워내버렸다.
" 뭐... 맞든 아니든, 일단 난 오레오한테 약자로 각인된 모양이니. " " 먹히지 않도록 조심해야겠군. "
토끼는 분명한 초식이지만, 어딘가의 보팔레빗은 모든 생명체를 닥치는대로 공격하고 잡아먹는다고 하니까. (?)
" 그런거야. " " 가끔은 나자빠져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나를 위해 명복을 빌어줘... "
한 번 오레오가 올라오면 쉽사리 내려가질 않았다. 누군가가 '어떻게 닉네임이 스턴?' 이라고 할만큼 오랫동안 스턴 상태에 빠져있다 보면 심심해지기도 하고, 몸이 근질거리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레오가 위에서 내려오는 틈을 타 잽싸게 몸을 날려 피신해버리는 동월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겠지.
" 뭣, 내가 또 왜! "
동월은, 애린을 만나기 전엔 빈 시간마다 부실이나 집에 드러누워서 인첨튜브를 둘러보는 것이 일상이었다. 밈에 대해 아는 것이 많긴 하지만... 아무래도, 애린의 앞에선 한 수 접어야 하려나.
" 마솝...은 그렇다 치고, 치토스는 어째서...? "
물론 치토스는 맛있다. 하지만 과연 그게 기술명으로 적합한가? ...언젠가 인첨튜브에서 흘러가듯이 봤던 치토스 광고를 생각해보면, 딱히 이상할 것도 없으려나.
" 사, 상대를 잠자는 공주로 만들어버리겠다는건가... "
잠자는 숲속의 공주. 모종의 저주를 받아 영원히 잠에 빠져버린 비운의 주인공. 어쨌든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이야기니까 상대에게도 좋은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 음... 역시 나한텐 어려운 얘기야. " " 난 몰라! "
누구나 어려워할 이야기를 배 째라는듯이 말해봤자...
" 그... 바니보이는 심의 이전에 내 멘탈이 못버틸 것 같은데... " " 동물 잠옷 정도야 뭐... 근데 난 없어. "
메이드복이야 뭐...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특별한 날(축제 같은 날)에야 못입을 것도 없지.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나... 아무래도 바니보이는 그 옷을 보는 것만 해도 멘탈에 금이 갈 것 같았기에... 별로 입어보고 싶지는 않았다. 동물 잠옷은 이야기는 무성하게 들었지만 직접 구입하거나 입어본 적은 없었다. 뭐 누구 보여줄 것도 아니고 잠옷인데 그런걸 굳이 싶었더랜다.
혜우의 이야기엔 그저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최근에 성격이 좀 바뀐 것 같은 것도 있고, 워낙에 예측이 되지 않는 아이였으니까. 동월도 유추해내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다.
" 커헙, " " 보통 입 돌아간다하지 않냐!? 목 돌아가면 죽어요!? "
마치 어딘가의 괴담처럼 들리는 이야기에 동월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뜬다. 어린아이들에게 길바닥에서 잠들지 말라고 흘리는 괴담 같았달까..
" 뭐야, 부러워. 나도 해줄래. " " 복복 감아버릴테다. "
물론 정하도 좋은 마음으로 해준 것이었을테고, 능력으로 해줬을테지만... 그럼에도 동월은 툴툴거리며 질투심을 감추지 않았다.
" 흠? 뭐 해달라면야 해줄 수 있다만. " " 너, 다른 사람 연애사에도 관심이 있었냐? "
이상한 일은 아니려나? 올해 저지먼트에는 커플이 꽤 많이 생겼으니까. 물론 동월이 알아차리지 못한 커플도 몇 있다만... 그걸 제하더라도, 단기간에 꽤 많은 커플이 성사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 그-런거지. " " 뭐 물론, 난 오히려 좋아. "
이젠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안정적으로 받아낼 수 있을 지경까지 왔다고 한다. 물론 거의 대부분이 불의의 습격이라 바닥에 나자빠지는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동월은 언제나 누워서도 픽 웃으며 그녀의 등에 팔을 휘감았을테다.
" 당연...한건가. " " 몰라 나도. 누구 사귀어본거 처음이라고. "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는 듯, 양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싼채로 몸을 뒤로 빼보지만... 벽에 가로막혀 퇴로는 없었다.
" ...듣는 사람 부끄러워서 죽을만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뱉는구나... " " 언젠간... 언젠간 이 부끄럼 대결(?)에서 이겨줄테다.... "
꽤나 먼 미래가 될지도 모르겠다.
" ......흠. "
무얼 잘못했냐는 말. 바이콘이 발작한다는 말에 동월은 행동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이내 당당한 포즈를 취하며 당당하게 말을 잇는다.
" 몰라! 뭘 잘못했는지도 까먹었지만 아무튼이야! "
결국 애꿎은 애린만 콕콕이를 당한 모양새가 되었다...
" 뭘 교육이 중요해! 나도 다 알아 인마! " " 겜할때 체력관리 하면... 딜이 줄어들잖아? "
그렇다. 동월은 무슨 게임을 하던간에, 주류로 플레이하는 직업은 거의 정해져있었다. 이쯤되면 눈치 챘을거라 생각하지만...
" 버서커는 피를 흘려야 강해지잖아! "
어찌보면 굉장히 어울리다고도 할 수 있는... 광전사였다.
" 뭐 너무 오래 삭힌게 아니라면 먹을 수는... "
말을 잇다가, 애린이 말과 씨앗의 흉내를 내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러다가 그녀가 웃는 타이밍에 맞춰 그도 푸훗, 하고 웃음을 뱉는다.
" 내 입맛이라.... 흐음. " " 육포 덮밥? "
우웩. 아무튼 동월은 킥킥거리며 힘겹게 몸을 일으키더니, 슬슬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한건지 비틀거리면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아마 그녀의 집으로 가려 하겠지. 하지만 역시나 피가 많이 빠져 머리도 어질어질해진 것인지, 그녀의 집 반대편으로 움직이고있다...
현실적으로 새봄이의 생각대로 폭탄을 터트리는 것이 정석이고 특수부대를 보내서 저지먼트를 몰살시키는 것이 진짜 정석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했다간 이 스레는 회피할 수 없는 몰살엔딩일테니까 그러지 못하는 캡틴을 여러분들은 부디 용서해주길 바랄게요. 사실 리버티가 먼저 위크니스를 터트린지라 실제로 폭탄을 터트리면 그 사실을 실제로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비율이 크고, 퍼클 쪽에서 다 부인해줄테니까 이번 일로 건들지 말라고 쇼부를 본 상태라는 점만 다시 거론하며...
덧붙여서 제로 시리즈는 대량 생산되고 있지 않아요. 그냥 박살나면 수리가 되고 박살나면 다시 만들어질 뿐이에요. 제로는 단 한번도 대량생산된다고 한 적이 없어요.
>>881 으, 으잉? 용서라니? 오늘 훈련레스는 그냥 새봄이가 현 상황에 대해서 추론하는 내용일 뿐인걸;; 새봄이는 퍼클들이 전부 반기를 든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위크니스의 여부를 인정하고 말고는 중요한 사안이 아니리라고 짐작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새봄이의 추측이지 윗분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 윗분들의 생각이 꼭 새봄이랑 일치할 필요는 없지 않겠어>< 그리고 새봄이가 제로즈가 대량생산되고 있다고 판단한 건 situplay>1597048394>456에서 서연이가 알아낸 내용으로 쓰여진 situplay>1597048394>568의 서연이의 보고서를 토대로 짐작한 건데 (생산장치가 있다면 제로즈를 대거 생산해 군대로 키우는 것도 이상하지 않으니깐) 캡틴이 아니라고 공언했으니 그렇게 알고 있을게. 정정해줘서 고마워~><
>>881 >>886 캡 에에?? 서연이가 사이코메트리 썼을 때 바이오로이드 태아 배양 공장이랑 안드로이드 생산 공장...이 있다고 알려 주신 거 같아서 대량 생산용 공장이구나 했는데...가 아니라 >>888의 새봄주 앵커 보니 생산 장치라고만 하셨는데, 제가 지레 공장으로 생각했었네요... 의외로 소량 생산 시설이었다??!! (먼눈)(옆눈) 더위 싹 몰아내고 배도 든든히 채우신 뒤에 돌아오세요오오오오
>>888 새봄주 앗 아앗 @ㅁ@;;;;; 위에 캡께도 말씀드렸지만, 당시 캡께서 주신 사이코메트리 정보를 제가 잘못 이해해서, 서연이 보고서에도 정보 오염(;;;;;)이 일어났었네요. 착오를 불러일으켜 죄송합니다👀👀👀;;;;;
>>890 혜성주 안녕하세요~~~ 퇴근하셨을까요? 수면 시간이 늘 부족하신 거 같은데 피곤하진 않으시고요? 혜성주께서도 저녁 맛난 걸로 챙겨 드세요!!!
>>893 에구 아니야! 내가 지레 착각한 부분도 큰 걸>< 빌런 중 한 축이기도 하고, 배양 시설에 생산장치라 하니 스케일 큰 생산시설에다가, 양산형 제로들과의 한판 승부! 이런걸 무심코 상상해버렸지 뭐야 히히 근데 생각해보니 공원에 풀기 전까지 비밀리에(비밀이었으려나?) 제작하려면 웬만해선 대량 생산은 어려울 것 같긴 해 히히 (레벨 짱 높은 아공간 능력자를 포섭한게 아니라면?)
"말해두는데 독박 아니었어. 너희들만 물리려고 한 거지. 퍼스트클래스들에겐 도망치라고 한 적 없어."
이것만큼은 억울하다는 듯, 은우는 괜히 고개를 강하게 도리도리 저었다. 그 당시엔 너무나 위험한 상황이었기에 저지먼트 멤버들만 도망가라고 했을 뿐, 다른 이들에겐 도망가라고 한 적이 그는 없었다. 그런데 그게 독박이란 말인가. 너무나 억울하다는 듯, 그는 괜히 자신의 가슴을 오른손으로 쿵쿵 치는 시늉을 하다가 결국 작게 웃었다.
"세은이도 레벨5니까 백수가 될 걸? 나보다는 못 벌어도 그만큼 많이 벌 것 같은데."
담당 연구원과도 사이가 좋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가만히 눈을 감고 다시 바람을 맞이했다. 서연의 말대로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한동안 계속 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나아가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의 표정은 천천히 부드럽게 가라앉았다. 물론 취미로 베이킹이나 요리는 계속 할 것 같았지만.
"정식 부원이라니. 지금 너네가 하는 일이 어딜 봐서 정식 부원이야? 전에도 말했지만 이미 우리들이 하는 일은 저지먼트의 정도를 넘어섰어. 그리고 난 분명히 그걸 말렸지만 하겠다고 한 것은 너희들이야."
너희가 선택한 길이야. 악으로 깡으로 버텨. 그렇게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그는 오른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빵 터지는 웃음이 아니라 잔잔한 파도나 멜로디 같은 웃음소리였다. 그 와중에 오른쪽 눈을 살짝 떠서 서연을 바라보다 뭘 그렇게 고민하는지 얼굴이 빨개지는 듯한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어쭈.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면서 은우는 키득키득 웃었다.
"결혼까지 생각이 있으시겠다?"
딱히 너희에게 달라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괜히 얄궂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그는 두 눈을 제대로 뜬 후에 그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철썩이는 파도 너머. 수평선 너머에 있을 그 풍경을.
"...뭐, 철현이는 좋은 녀석이지. 가끔 아슬아슬하기도 하지만... 잘 잡아줘. 친구로서 잘 부탁할게."
굳이 긴 말은 하지 않고 그는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다시 눈을 감고 바람을 조용히 맞이했다. 그러다가 자신의 능력으로 잔잔한 바람을 만들기도 하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간지럽혔다.
밝은 얼굴과 다정한 말투가 새삼 설렌다. 알려지느니 자퇴하리라 치를 떠는 흑역사를 다 들었는데도 이렇게 말해 줄 줄이야. 하지만 들뜬 건 잠시. 그 내용들을 곱씹자마자 뒷골이 당긴다. 술 취하면 운다, 잠꼬대 심하다, 땅에 떨어진 먹을걸 주워 먹......
" ...... "
아냐, 선배. 그건 아닌 거 같애.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걸 간신히 삼켰다. 대신 그때 선배가 해 줬던 얘기를 되새겼다.
" 술은 취하고 우는 사람 상대하는 건 누구나 곤란할 테니 앞으론 안 마실 거고 " " 잠꼬대는...선배가 알려 준 대로 자기 전에 운동해 봤는데, 효과는 그때그때 달라. " " 글고, 요샌 떨어진 건 버려. 병원비 더 나온댔잖아. "
습관이란 게 무서워서 떨어뜨리면 울적해지긴 하지만.
" 그니까, 어...... 고칠 거라구우우우 "
이거 생각해 보니 햇님과 바람 이야기 같다!! 선배가 우스워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해 준 덕에 나 스스로 고치기 시작했다? 선배가 햇님인데?!
마음이 헤실헤실 풀어졌다가 백발 싸이코 얘기에 바짝 긴장이 됐다.
" ............ " " 징하다;;;;;;;;;;; "
황당해서 입이 안 다물어졌다. 반복되는 생활에 지겨워 죽을 지경일 줄 알았는데, 감옥을 장악했다?? 이 무슨 수박스러운 상황이람;;;;;;;;;; 수박씨의 위크니스도 고렙이라고 들었지만 감옥에서 별 말썽을 일으키진 않았다는 모양인데 (수박씨가 단속해선가? 꺼내 주지도 않고 도로 감옥에 넣었을 정도니;; ) 진짜 상상 이상의 막장이다. 그 싸이코;;;;;;
진저리를 치다가 내가 행복하길 바란단 얘기에 웃음과 한숨이 동시에 나왔다. 상대의 행복을 바라는, 이것도 같은 마음이지. 그러니 가능한 한 숨김 없이, 있는 그대로 답하고 싶었다.
" 안 말려들 거란 장담은 못 해. 미래는 모르잖아. " " 그래도 그 싸이코가 죽지 않은 게 아쉬워지진 않을 거 같아. " " 그 싸이코의 죽음 때문에 누가 스스로를 살인자로 여기게 되는 게 더 싫거든. " " 글고 나더러 이기적이다, 위선적이다 운운하는 건 그러려니 할 거야. " " 사실이니까. 그 싸이코가 살길 바라는 것부터가 순전히 내 만족을 위해서고 "
선배의 까만 눈을 마주 응시하면서도 내심 놀랐다. 난 수박씨와의 전투 이후 한동안 걸핏하면 움츠러들었는데, 선배는 훨씬 더 끔찍한 일을 겪고서도 자신보다 날 더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고민된다. 지금도 그렇게 놀자판이면 가 봤자 그 싸이코한테 재미만 더 주는 거 아냐? 그건 싫은데!!! 어째야 하나? 얼른 판단이 안 되어서 남은 고기를 전투적으로 씹었다.
그런 끝에 내린 결론. 가 보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증오스럽기만 한 존재라도 인간으로 대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직접 부딪쳐서 알아보자. 하여 선배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 고마워! 선배!! "
그랬다가 화들짝 선배를 앞질러 카운터에 달려들었다.
" 내가 산댔잖아~~~ "
선배 빨라;;;;;;;;;;;;;;;; 황급히 직원에게 카드를 건네고는 결제가 끝나길 기다리며 돌아섰다.
" 영화 안 볼래? "
쇼핑몰에 영화관도 있으니 성하제 때 얻은 영화 티켓, 써먹으면 되겠다!!
/ 이렇게 식칼 살인마 씨 면회 루트가 해금되나요? (두둥!!) 저는 이번 일상이 길어지는 동안 나온 섬 이벤트에도 혹해 있습니다만ㅋㅋㅋㅋ(◀팔랑귀) 서연이는 선배랑 최대한 오래 있을 구실을 찾을 거 같아서 영화 보잔 소리를 넣었습니다:D 영화 관람도 일상으로 돌리고자 하시면 마저 이어 주셔도 좋고>< 적당히 마무리 지어 주셔도 좋을 거 같아요~☆ (붕붕방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