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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 위에 회색 후드집업. 반바지에 슬리퍼, 검은 볼캡. 차림새는 어렸을때와 많이 달라졌지만 멀리서 봐도 마시로인걸 알 수 있었다. 어렸을때 정말 많이 같이 놀았으니까. 껌딱지처럼 우리 둘은 붙어다니곤 했었지. 나뭇가지에 애벌레 붙이고 돌아다니다가, 내가 넘어져서 네게 업혔던게 엊그제같은데. 우리집 만물상에서 이젠 기억도 안나는 뭔갈 깨트려서 잔뜩 혼났을때, 내가 했다고 거짓말하면서 대신 혼나주기도 했었지. 그랬는데.
나는 오토바이 시동을 끄고, 길 가세로 대놓은 뒤 트렁크를 열어 헬멧을 넣어놓고, 천천히 마시로에게 다가갔다.
"어라, 할 때가 아니잖아."
화가 났다는걸 알 수 있는 표정. 이런 표정도 처음 보겠지. 너와 있을땐 울거나 웃거나 둘 중 하나였으니까. 무뚝뚝한 말투. 상냥하게 인사하고 싶었는데. 너와 재회하는걸 제법 오래 바라왔는데, 적어도 이런 식은 아니었어. 네 눈동자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려 담배를 쳐다본다. 삐딱한 눈으로 고개를 들고, 볼캡을 벗어 올리며 너는 웃는다. 그 사이로 숨길 수 없는 희뿌연 연기가 새어 흐른다.
"어디가 라고 말 할때도 아니고."
"너, 뭐야, 대체."
몇년만에 만난건지. 11살때 이후로 연락이 일방적으로 뚝 끊겼는데, 갑작스레 만난 너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언제 돌아왔어. 담배는 언제부터 피우기 시작한거야. 무슨 일 있었어? 그렇게 말해야 하는건 알겠지만,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난다. 어째서일까. 아랫 입술 꾹 문 채로 손을 뻗어 탁, 하고 담배를 뺏으려고 했다.
"이건 또 뭐고."
꾸욱, 하고 주먹을 쥔다. 그리고는 가만히 네 눈동자를 바라본다. 묻고 싶은게 많았다. 하지만 너는 어느새 많이 변해있었고, 나 역시도 마찬가지여서. 화를 낼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들고다니던 나뭇가지와 애벌레 대신 너는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웠고, 나는 네게 업히는 대신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매일 눈 뜨면 일어나서 만나고 즐겁게 놀았는데, 이젠 너무 오랜만에 만나 안녕 대신 성큼성큼 화를 내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그게 싫어서일까.
>>477 ㅋㅋㅋㅋㅋ수첩 챡<ㅜㅜㅋㅋㅋㅋ넘귀여워서 치임.. 코코주가 자꾸 사람을 치고다녀욧....
헉 이 답변 하나로 코코가 어떤 중학교 시절을 보냈고 어떤 입지에 있는지 한번에 와닿았어 학교 실세 무리에 속하는데 그냥 그중에서 제일 예쁜 포지션 맡고잇는.. 질투 받을만도 한데 젤 착하고 나쁜짓 안해서 인기짱인... 학창시절 첫사랑 원탑...... 예쁘니까 갸루들도 맨날 옆구리에 끼고다니는... 스스로는 갸루가 아니라 생각< 캐해 정확히 맞추셔서.. 땅콩별점5점 드리겠습이다.. 동질감 형성 좋은 것 같아 ^.^!! 같은 중학교 다닌것도 기뻐...완전... 세상완전좁다 실사판 토키와라초..
그런데 이제 문제가 있다면 마시로는 학교에서 갸루^.<~☆느낌보다는 걍 진짜 사고뭉치거든... 시비걸리면 무조건 주먹다짐으로 끝내고.. 학교도 최소한으로 나오고 학교 나와도 수업 잘 안 듣거나 땡땡이치고 (그러고 따로 시간내서 벼락치기로 공부함....굳이? 굳이..) 진짜 생각보다 도쿄내에서는 소문이 안 좋게 나있을 것 같은데 괜찮을까? ㅜㅜ흔히 말해서 건드리면 무는 개.. 또라이마시로.. 학년도 다르고 하니까 큰 접점이 될 사건을 하나 만들면 재밌을 것 같은데
코코가 예쁘고 선해보이니까 양아치 남학생들이 오이오이 이쁜이 오디가냐구 하고 끈질기게 따라붙는거 마시로가 지나가다 발견하고 도와주려고 시비붙였다가 크게싸워서 경찰서까지..가게되서.. 코코가 옆에서 목격자로 증언해줬다거나... 경찰서 무사히 풀려나서 약발라줬다거나.. ((엄청난 클리셰)) 그 사건 뒤에 평범하게 갸루 친구들끼리 친해서 건너건너 야~1학년에 재밌는 애야 하고 소개시켜줘서 다시 만나게 됐는데 코코주 말대로 소문이랑 다르게 말해보니 둘이 성향이 비슷한 걸 알게되서 짱친으로 붙어다녔다거나 <:3c?? 사실 짱친하고 싶은 건 제 사심이구요.. 마시로가 치고박고 올 때마다 예븐 코코가 밴드랑 약발라줬으면 좋겠는...귀여운 우애를..^^..
이건 너무 클리셰적이라 진부하다면! 역으로 질문해서 코코가 사고뭉치 소문 안 좋은 마시로랑 친해지게 된다면 어떤 연유로 친해지게 됐을까? 하고 생각해보고 답변 나오는 방향으로 가는 것도 좋아!
막장 아침드라마 장면은 뚝딱 나오더니 이건 잘 모르겠나 보다. 눈을 땡그랗게 뜨고서 두어번 깜빡깜빡 하더니, 아! 하는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이즈미의 앞으로 호도도 가서 이즈미의 손 -아마네와 잡지 않은 쪽- 을 잡고 대사를 치기 시작했다. 제법 진지하게.
"이즈미. 예전부터 했던 생각인데 이제라도 말할게. 나 이즈미 진짜 좋아해!"
여기까지는 평범하다. 미션에 부합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이어지는 대사가 있다. 나름 표정 연기를 해가며 말이다.
"알아! 거절할 거 알아. 이러는 거 구차한 것도 알고... 하지만 우리 함께 한 시간을 없었던 걸로 하고 싶지 않아. 제발 진지하게 생각해주면 안 될까?"
아니, 이쯤에서는 이게 진짜 아닐까 싶다. 평소처럼 늘어지지도 않은 말투로 진지하게 치던 대사가 막판에 터진다.
"저 사람(아마네를 가리키며) 말고 나는 안 돼?! 내가 더 잘해줄 수 있어! 내가 속상하게 하면 마음대로 헤어져도 되니까!"
간절함까지 보이던 대사는 딱 거기까지였다. 더는 못 하겠는지 에헤~ 하고 풀어진 스즈네가 머리를 긁적였다.